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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6 소니 KDL-HX920 3DTV (2)
  2. 2011.07.15 소니 KDL-HX920 3DTV (1)
2011. 7. 16. 16:33

posted by 최 원 태

 



2011년 빅33DTV 전쟁 (SG와 편광 방식의 기술 진보)

HX920의 3D 화질 평가에 앞서 잠시 이야기를 3DTV 시장의 경쟁에 관한 이야기로 돌려 보자.
2011년 중반인 지금의 시점 쯤에서 한번 조망해 볼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2010년의 3DTV 시장은 삼성의 압승이었다. 이때는 빅3(삼성, LG, 소니) 모두 SG(셔터 글라스) 방식이었다. LG와 소니는 준비도 부족했고 기술적인 완성도에서도 다소 뒤진 편이었다. 소니는 몇 가지 시행착오가 있어 계획대로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고, LG는 3D 시장이 열리는 시기를 다소 안이하게 판단해 대처를 늦게 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2010년의 3DTV 시장은 워낙 그 규모가 미미해 사실 각 제조사들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앞날이다. 언제가 됐든 3DTV는 크게 성장 할 것이 확실해 보이니까 그때까지 어떻게든 LG와 소니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비상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런데 여기서 두 회사의 대응방식이 판이하게 갈린다.

소니는 동일한
SG 방식을 고집하면서 하드웨어의 스펙을 높이고 여기에 새로운 테크닉을 적용하는 정공법을 채택한 반면, LG는 아예 방식 자체를 SG에서 편광으로 바꾼 뒤, 편광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SG의 단점을 공격하는 "역공법"을 채택했다. 일단 두 회사의 시도는 모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LG와 소니의 3DTV 마켓쉐어가 꽤 증가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삼성의 쉐어가 훨씬 크기는 하지만, 증가 속도만 보면 소니와 LG의 상승세가 매우 놀랍다.

사실 기술은 계속 진화한다. 지금 정해 놓은 기술 포맷이 평생 가지는 않는다. 계속 바뀐다. 그러나 마켓 쉐어는 한번 정해지면 뒤집기가 좀체 쉽지 않다.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기 전에 어떤 방법을 쓰던 자리를 확실히 잡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사실 소비자들 여러 회사들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가며 서로 경쟁을 하는 것이 더 좋다.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더 좋은 제품이 더 낮은 가격으로 더 빠른 시기에 등장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LG의 주력 모델 LW5700]

올 초 부터 치뤄지고 있는 LG vs 삼성의 "3DTV 결전"은 사실상 LG측이 주도하고 있는 셈인데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보면 시기나 방법이 꽤 적절했다. 앞서 있는 삼성은 방어적이고, 추격하는 LG는 공세적인 것이 당연하다. 똑 같은 경기장에서 똑 같은 조건으로 겨루기 보다는 아예 무대(舞臺) 자체를 달리 해서 상반된 특징을 가진 조건으로 겨룬다는 발상은 추격자 입장에서는 현명한 선택일 수 있겠다. 이건 기술적인 방향과는 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필자는 연초 LG가 편광 방식에 올인한다고 했을 때 고개를 갸웃하는 입장이었다. 당장은 몰라도 앞으로 수년 뒤를 길게 내다볼 때 다소 힘든 과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케팅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감탄할 만큼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우선은 이게 더 중요하다. 기술적인 것은 또 그때 그때 형편에 맞춰 보완하거나 또는 다른 것을 개발해내면 된다. 평생 편광으로 가기로 종신서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또 셔터글라스라는 기술 또한 언제 더 나은 다른 기술로 대체 될지 알 수 없다. 말씀 드렸듯이 기술이란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우선은 마켓쉐어를 회복하기 위한 비상전략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쯤에서 행보가 궁금했던 것이 소니였다. LG는 편광으로 전환해서 소기의 목적을 이룬 셈인데, 과연 소니는 어떻게 삼성을 추격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대답은 결국 HX920이라는 제품 하나로 압축되어 설명 되어지는 셈이다. HX920은 SG 방식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최소화 시키는 이를테면 '정면돌파'를 시도하면서, 동일한 SG 방식에서 삼성에 뒤지지 않는 화질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과적으로 HX920만 보면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사실 소니의 3DTV가 불과 1년 만에 이 정도로 개선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었다.

여기서 눈 여겨 볼 점은 SG 방식 3DTV의 기술적인 발전 속도이다. 
올 초 발매된 삼성의 D8000은 SG 방식의 가장 큰 단점으로 거론되어 온 크로스톡 문제를 거의 해결한 제품이었다. 좀 뜻 밖이었다. 작년 1년 내내 SG 방식 3DTV를 거론 할 때 마다 언제나 원죄처럼 붙어다니며 가장 큰 단점으로 거론 되던 것이 바로 크로스톡이었는데, 이게 불과 1년 만에 이렇게 맥없이 흐물흐물 존재감을 잃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D8000은 크로스톡 문제는 해결했지만 SG 방식의 또 다른 문제점인 '낮은 휘도' 문제는 극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소니의 HX920은 휘도 문제까지도 해결을 했다. 이 또한 예상보다 빠른 진도이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3D 기술이 또 어떻게 더 변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편광 또한 마찬가지이다. 작년만 해도 LG가 편광으로 선회 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작년 이 맘때 보았던 편광 3DTV의 품질이 지금의 LG LW5700하고는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이 이렇게 낮아질 것이라고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런데 LG는 편광 방식을 개선시킨 FPR을 개발하면서 화질의 투명도는 크게 높이는 한편 오히려 가격은 크게 낮추는 뛰어난 기술적 발전을 보여 주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SG 방식도 크로스톡과 저휘도 문제를 이렇게 빨리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기술이란 꾸준히 발전 하는 것이니까 언젠가는 해결 될 것이라고 보고는 있었지만 놀라운 것은 그 진행 속도이다. 이쯤 되면 또 내년쯤에는 어떠한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 질 지 자못 궁금해진다.

말 나온 김에 여기서 아예 본격적으로 옆 길로 새어 보자. SG 방식과 편광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도 첨예하게 목숨걸고 대립을 하고 있으니까 말 한 마디 하는 것도 눈치 봐야 하는 우스꽝스런 상황인데, 사실 생각해보면 우습기만 하다. 누차 반복해 말씀 드리지만, 기술이란 언제나 진행형이다. 영구불변하면 그게 무슨 기술인가, 자연법칙이지. 지금은 21세기이고, 대한민국은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전자대국으로 올라선 나라이다. 지금 당장도 숱하게 많은 테크놀로지들이 나타났다가 곧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 사라져 가 버린다. 그런 상황인데, 3DTV 디스플레이 기술 포맷이 무슨 정치 이데올로기도 아니고, 뭘 그렇게 거기가다 기술 외적인 가치를 듬뿍 부여해서 '편'을 나누고, 얼굴 붉혀가며 상호비방을 해가면서까지 옭아 매려고 하는지, 참 생각해보면 너털웃음만 나온다. 뭐 물건을 홍보해야 하는 마케터나 팔아야 하는 영업사원이라면 당장의 생계문제이니까 나중은 모르겠다, 일단 당장 팔고 보자 하는 식의 말들을 할 수도 있지만, 엔지니어나 기술 관련 전문가들이 그런 마케팅적인 도그마에 갇혀 버리면 그건 정말 끝장이다. 한 마디로 주객전도가 되는 것이다.

올 상반기 국내 TV 시장은 SG 방식과 편광 방식의 논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루었다. 말씀 드렸듯이 LG가 시도한 <SG vs 편광>의 대결구도는 뛰어난 전략이었고, 영업이 아닌 기술적 성과로만 평가해도 경쟁력이 높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동인(動因)이 되었다. 그런데 이 논쟁의 시점을 지금의 현재 시점이 아닌, 몇 년 뒤의 미래 시점으로 옮겨서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편광 쪽이 고민거리가 더 많아질 듯 싶다. 최근의 추이로 볼 때 SG 방식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꽤 빠르기 때문이다.

한번 정리를 해보자. 도대체 SG가 왜 좋다는 것이고, 편광은 왜 좋다는 것인가? 포인트만 간단히 짚어보자.
편광과 SG는 각기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편광의 단점이 SG의 장점이고, SG의 단점이 편광의 장점이다. 큰 항목들만 꼽아보자.

SG의 단점은 (1) 안경 (싱크 신호, 가격, 무게) (2) 플리커링 (3) 크로스톡 (4) 낮은 휘도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반해 편광의 가장 큰 단점은 수직 해상도의 열세한 가지이다. 가짓수로 따지면 SG가 더 단점이 많다. 그런데 SG의 단점들은 모두 기술적 문제들이다. 다시 말해 기술이 발전하면 하나, 둘씩 대부분 해결이 될 항목들이라는 것이다. 이미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다. 반면 편광의 단점인 해상도건은 물리적 구조의 문제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물리적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기술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해상도는 다른 항목들에 비해 가치 비중이 훨씬 큰 항목이다. 따라서 편광에게는 해상도 문제가 항상 큰 짐이 된다.


먼저 편광 쪽부터 살펴보자. LG에서 아무리 마케팅 자료를 통해 FPR 방식에 해상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도,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어느 정도 관련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다 아는 상식이다. 어쩔 수가 없다. 물리적 구조는 Fact이기 때문이다사람들 모아놓고 거수(擧手)로 결정할 수 있는 종류의 사안이 아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삼성, LG의 연구 개발 수준은 단연 세계 탑 레벨이다. 짧은 기간 안에 정말 놀라운 기술들을 개발 해낸다. LG 연구진도 편광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감탄할 수준의 노력을 참 많이 했다. 대표적인 것이 (1) 홀수 라인과 짝수 라인 정보를 1/120초 간격으로 교대로 내보내거나 또는 (2) 홀수 라인과 짝수 라인의 정보를 다운 믹싱해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FPR은 기존 편광에 비해 크게 개선된 화질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적 방법으로 하드웨어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

위에 언급한 알고리즘의 경우
, 전자(前者)의 방법은 1080p는 아니더라도 1080i의 효과에는 어느 정도 근접하는 의사(擬似, pseudo) 1080i" 레벨이라고 할 수 있지만, 대신 모션 저더가 자주 나타나고 포커싱이 흔들리는 단점이 있다. (아무튼 1080p는 아니다) 이에 반해 후자(後者)는 비교적 안정된 그림을 보여 주지만, 이론적으로 100% 540p이기 때문에 FPR Full HD라는 주장을 할 근거가 없어진다. 또 움직이는 사물의 주변에 하울링이 일어나는 버그도 있다. (이 두 가지 모드는 LG TV 내의 라이브 스캔모드에서 선택이 된다. “라이브 스캔을 끄면 (1), 켜면 (2)가 된다.) 하울링이나 모션 저더 같은 것은 기술적인 문제라서 더 연구 개발을 하면 나아질 것이 확실하지만 해상도는 구조적 문제라 기술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편광에서 해상도 문제가 해결 되려면 HD 4배 해상도를 갖는 UDTV 패널을 개발해 Full HD 영상을 좌/우로 나누어 보내야 가능하다. 그러나 언제 가능할 지도 모르고 또 그 경우에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과 가격이 크게 높아진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당장은 이 문제가 별로 크지 않다. 3D 컨텐츠 자체가 아직 귀하고 익숙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해상도의 차이까지 민감하게 구별 해낼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도 많은 사용자들이 블루레이와 DVD의 화질도 구별하지 못할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1.5Mbps CD 음질과 176kbps MP3 음질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고해상도의 CD가 사용 편의성, 접근용이성, 경제성을 장점으로 하는 MP3에게 패해 도태 되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해상도만이 절대적인 평가 항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다. 해상도라는 항목은 일시적으로는 다른 항목보다 가치 비중이 뒤질 수는 있겠지만, 아주 길게 장기적으로 내다보면 결국 최종적으로는 가장 궁극적인 가치 기준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마치 용수철 같다고 해야 할까. 일시적 트렌드에 잠시 밀렸다가도 결국 그 트렌드가 지나고 나면 다시 용수철처럼 되돌아와 가치 중심이 되어 버리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위에 예를 들었던 MP3 음원의 경우를 보자. MP3는 저장용량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었다. 그때는 해상도 높고 대신 저장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고음질 음원이 인기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저장공간이 대용량화 되기 시작했다. 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시 해상도라는 항목이 고개를 들게 된다. 요즘 보면 176kbps MP3가 아닌 320kbps MP3를 추구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 아마 더 발전이 되면 640Kbps, 720Kbps 등의 덜 압축된 MP3를 단계를 찾게 될 것이고, 나중에는 CD 수준의 무손실음원인 flac이나 wavMP3를 대체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얼마 전부터 모 음원 사이트는 flac 포맷을 제공하고 있다) MP3 초창기 때만 해도 이어폰에 따라 음질이 달리 들린다고 말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임재범의 헤드폰, 박태환의 헤드폰 가격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고, 수십만원짜리 젠하이저 헤드폰도 중고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팔려 나가는 세상이다. MP3의 보급율이 높아지고 전체 표본집단의 크기가 커지면서 자연히 해상도(음질) 같은 궁극적 가치기준이 부각되게 된 것이다.

즉, 
곧장 가든 아니면 중간에 부산, 대전을 찍고 가든 어차피 보여지고 들려지는 것들은 해상도라는 궁극적 가치를 향해 움직이게 되어 있다. 디스플레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VHS에서 LD, LD에서 DVD 그리고 최근의 2K급 HD 시대를 거쳐 또 4K, 8K의 UDTV급 해상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모두 해상도에 관계된 것이다. 결국 이 것이 메인 스트림이다. 그렇기 때문에 길게 본다면 편광 방식은 어떻게든 해상도 문제를 해결해내야 한다. 이건 지금처럼 마케팅적인 언론 홍보자료로만 계속 커버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사진 출처: "3D입체영상에서 시각적 구성요소의... 프로젝트"(최우영)]

이번에는 SG 방식의 단점 항목들을 체크 해 보자. 일전에 이종식님이 비유를 통해 언급하신 것처럼 SG 방식의 문제점들은 사실 갯수는 많지만 편광 쪽보다 훨씬 덜 골치 아픈 것들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싸움은 편광 쪽이 다소 불리하다고 한 것이다. 우선 안경에 관한 지적이 많다. 비싸다, 싱크 신호가 잘 끊어진다, 충전이 번거롭다..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사실 이런 건 사소한 것들로 곧 해결이 될만한 것들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안경 가격은 벌써 작년의 1/4 수준으로 떨어졌고 앞으로 계속 더 떨어질 것이다. 싱크 신호는 이미 블루투스로 대체 되어 가고 있다. 충전 또한 휴대폰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그다지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SG 방식의 가장 큼지막한 골칫거리는 크로스톡저휘도두 가지이다. 그 중에서도 크로스톡 1번 순위였다. 제조사들은 크로스톡을 없애기 위해 블랙 필드를 정상 프레임과 교대로 1/240초 간격으로 삽입해 넣었고, 이 떄문에 밝기가 희생되었고 또 값비싼 240Hz 패널을 써야 하는 부담도 떠 안았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불과 1년 만에 이 골칫거리가 거의 해결이 되어 가고 있다.

삼성의 D8000과 소니의 HX920의 3D 영상을 보면 크로스톡이 거의 신경 쓰이지 않는다. 이질감이나 울렁거림도 거의 없다크로스톡이 100% 사라진 것은 아니다.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면 곳곳에서 발견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일부러 신경 쓰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시청 시에는 거의 불편을 주지 않는다. D8000의 경우는 거의 PDP급 수준이고, HX920 PDP보다는 다소 많지만 역시 그다지 신경 쓰일 정도가 아니다. 불과 6~7개월 전만 해도 이 수준이 아니었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신경 안 쓸 수 없을 만큼 크로스톡이 많았다.

크로스톡이 개선된 가장 큰 원인은 LCD 패널의 반응속도가 크게 향상 되었기 때문이다. 3D 뿐 아니라 2D 영상에서도 요즘 나오는 LCD TV들은 예전에 비해 잔상이 크게 줄어 들었다. 그런데 반응이 빠른 패널의 개발은 계속 가속화 되고 있다. 현재의 패널보다도 반응속도가 10배 가량 빠른 패널이 이미 개발 완료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반응속도나 크로스톡을 운운할 필요 조차도 없는 OLED 시대를 생각할 수도 있다. 결국 크로스톡 문제는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였다. 단지 그 시점이 예상보다 더 빨라진 것 뿐이다.

그렇다고 현재 모든
SG 방식의 TV가 크로스톡을 다 해결한 것은 아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내놓은 120Hz 제품들은 아직도 크로스톡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크로스톡이 해결된 것은 아직 고가의 몇몇 모델들 뿐이다. HX920만 해도 크로스톡이 아주 깔끔한 상태는 아니다. 아직은 조금 더 손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 문제이다. 지금 진행되어 가는 속도로 볼 때 이제 기술적으로 크로스톡 문제는 거의 해결 단계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SG 방식 3DTV의 또 커다란 문제점은 저휘도”, 즉 밝기가 떨어지는 문제이다. “크로스톡밝기두 가지는 사실 서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SG 방식의 밝기가 떨어지는 이유는 구조적으로 밝기를 떨어트리는 방해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요약해보자.

(1) SG 방식은 안경이 좌우 교대로 개폐된다. 여기서 광량이 1/2로 준다
(2) 3D 안경에 있는 LCD 글래스의 투과율이 또 광량의 1/3 가량을 잡아 먹는다.
(3) 풀 블랙 필드를 어드레싱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또 약 40% 정도 밝기를 잡아 먹는다.

이 세가지 요소를 모두 거치면 최종적으로 남는 휘도는 평균
20% 안팍이다. 이 가운데 (3)은 전적으로 크로스톡을 유발하는 잔상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패널의 반응속도가 빨라지게 되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삼성 D8000은 이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크로스톡은 줄었지만 밝기는 오히려 예전 C8000보다도 어두워졌다. 그러나 HX920은 이 문제를 해결했다. 블랙 필드 대신 백라이트 스캐닝 만으로도 크로스톡을 만족할 만큼 줄이는데 성공했다면밀히 비교해서 살펴보면 블랙 필드를 사용한 D8000 보다는 아직 크로스톡이 많다. 그러나 말씀 드렸듯이 시청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대신 패널의 밝기가 대폭 증가했다. 실(失)보다 득(得)이 더 많은 셈이다. (물론 밝기가 증가한 데는 다른 요인도 작용을 했다.)

결과적으로 HX920만 보면 이제 밝기문제도 더 이상 SG 방식의 단점이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패널의 반응속도가 키 포인트가 된다. AMOLED LCD 보다 더 밝지는 않지만 반응속도가 비교가 안 될 만큼 빠르다. 따라서 백라이트 스캐닝이라는 것도 없고, 블랙 필드 어드레싱도 불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밝기를 저해하는 요소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해상도가 1080p 그대로 유지되면서 크로스톡도 없고 밝기도 떨어지지 않는 3D 입체 영상을 만들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렇다 해도 SG 방식에서는 플리커링이 많다는 단점 항목은 그대로 남는다. , 플리커링은 해상도, 크로스톡, 밝기 등과 비견할 만큼의 비중을 갖는 항목은 아니다. 그래도 이 문제는 여전히 SG 방식의 해결과제이다. 크로스톡과 달리 플리커링은 쉽게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플리커링도 종류가 다양하다. 영상 내에서 발생하는 주사선이나 프레임 깜박거림 현상은 기술이 발전하면 차츰 해결 되겠지만, 외광의 간섭으로 인해 발생하는 플리커링은 사용자 환경에 관한 것이라 쉽게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삼성의 주력 모델 UN-D8000]

크로스톡과 저휘도의 두 가지 굵직한 문제가 해결이 되면, 왜 해상도의 손실을 감수해가면서 편광을 채택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게 된다. 물론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할 게재가 아니다. HX920 같은 제품은 아직 가격이 어마하게 비싸다. 향후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편광 제품 수준이 되려면 아마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편광이 더 편리하게 느껴질만한 여러 가지 장점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 바라보면, 미래로 갈수록 편광 쪽이 다소 불리한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 때문에서라도 연초에 광풍
(狂風)처럼 3DTV 방식 전쟁이 일 때에도, 너무 갈 데까지 가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후유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 나중에라도 필요하면 삼성이 편광으로, LG SG 방식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고 그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번 어떤 방식이 좋다고 외쳤다고, 계속 지조를 지켜야 할 이유는 없다. 기업은 정치집단도 학자도 아니다.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이 궁극적 목표일 뿐이다. 더구나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전자제품 시장에서는 말이다. OLED 시대로 넘어가거나 또는 SG의 단점들이 거의 해결된 시점이 되면 얼마든지 LG SG 방식으로 다시 되돌아 올 수도 있다. (사실 LG 2010년 하반기 모델인 LEX9 같은 SG 방식 제품은 완성도가 대단히 높은 수준이었다.) 시간이 흐를 수록 SG가 유리한 입장이라고 일단 말씀은 드렸지만, 사실 SG 방식도 그대로 쭈욱 나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안경부터 우선 대폭 성능이나 착용감이 개선 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셔터 글라스와 편광의 장점을 합한 새로운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고도 한다. 이 또한 반길 일이다. 물론 장점을 합한 것이 될지, 오히려 단점만 합한 것이 될지 그건 알 수 없다. 아무튼 바라마지 않는 것은 당장의 시야에 매이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방식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접근들 했으면 하는 것이다. 진정한 승자(勝者)는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 자라고 하지 않던가.


HX920
의 크로스톡(Cross-Talk)

사설이 꽤 길었다. 이제 HX920의 3D 화질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누차 언급한 대로 HX920은 과거에 비해 놀랄만큼 크로스톡(Cross-Talk)을 크게 줄인 제품이다. 아래 스크린 샷을 보자. 위 쪽 사진은 소니의 작년 모델인 LX900이고, 아래 사진은 HX920이다. 두 사진 모두 3D 실사 영상에서 좌측 안경에 비친 이미지를 찍은 것이다.

스크린 샷에서 보듯 LX900은 조각 상 우측으로 테두리에 하얀 선이 두툼하게 보인다. 우안(右眼)에 보여야 할 정보가 잔상이 되어 좌안(左眼) 정보에 남아 있는 전형적인 크로스톡의 형태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작년 모델 SG 방식 3DTV들의 크로스톡이 이 정도 수준이었다. 그러나 HX920을 보면 같은 장면인데도 크로스톡이 거의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살짝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시청에 그다지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소니 LX900 모델의 스크린 샷]

[소니 HX920 모델의 스크린 샷]

확실히 놀랄 만큼 크로스톡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삼성 D8000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크로스톡은 확실히 삼성 D8000이 더 깔끔하다. HX920은 일반적으로는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라지만 좀 예민한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 가끔 어떤 장면에서는 화면 가장자리가 중앙과 뎁쓰 차이가 많이 날 때 원근감이 헷갈려 나타날 때도 있다. 이에 반해 삼성 D8000은 예민한 사람들 조차도 거의 불만을 갖지 않을 만큼 크로스톡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DLP 급까지는 아니어도 PDP급은 된다. 뎁쓰 정보도 잘 틀리지 않아 어지럼이 별로 없다. 크로스톡 한 가지만 놓고 보면 삼성 D8000이 가장 앞서는 것은 맞다. 아무래도 소니 HX920은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하지 않은 점이 삼성 D8000 보다 불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신 소니는 휘도를 얻었다. 소니 HX920으로서는 잘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기대 되는 것은 말씀 드렸듯이 지금보다도 월등 반응속도가 좋은 패널이 곧 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블랙 필드 어드레싱 없이 백라이트 스캐닝만으로도 현재의 D8000 보다 훨씬 더 좋은 크로스톡 프리 상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래 이야기이다. 현실적으로는 아직도 중저가형 SG 제품들은 적잖은 크로스톡과 저휘도 문제를 안고 있다. 또 고가의 240Hz 제품들도 스펙에 따라
경중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해상도에 민감하지 않은 대신, 크로스톡과 휘도에는 민감한 사용자라면 FPR 편광 방식이 훨씬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가격도 더 저렴하다. 올 시즌 편광 TV가 성가(聲價)를 올리는 이유이다.


3D
영상에서의 밝기

3D
영상에서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 밝기인가에 대한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2D의 기준을 적용하면 대략 110/(칸델라) 이상이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편광이라면 이 정도 밝기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LG LW5700의 경우 3D에서 150/㎡ 이상의 세팅도 가능했지만 오히려 과다한 밝기라서 실제 시청 시에 110/㎡으로 낮춰 세팅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SG 방식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밝기를 내기가 대단히 어렵다. 편광 방식이 SG 방식보다 더 눈에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용자가 많은데 그렇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밝기" 때문이다. 편광은 3D 안경을 썼을 때 밝기가 툭 떨어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테스트 했던 SG 방식 3DTV 중에서는 삼성의 2010년 대표모델인 C8000이 가장 밝았다. 100% White 3D 패턴에서 약 70/㎡ 였다. 올해 출시 모델인 D8000의 경우 크로스톡은 현저히 줄었지만 밝기는 오히려 C8000보다 못하다. 52/㎡ 정도가 나온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반이다. 작년에 출시된 다른 SG 제품들은 대개가 30/㎡ 안팎으로 정말 어두웠다. PDP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삼성 PN-C7000 PDP의 경우는 최대 밝기가 18/㎡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에 소니 HX920을 측정해보니 최대 밝기가 무려 107/㎡가 나온다. 대단히 놀라운 수준이다.

/우안 안경이 교대로 개폐되는 SG 방식에서는 정확한 광량의 측정이 쉽지 않다. 대개는 SG 안경의 한쪽을 광량 분석기 렌즈에 대고, 3D Pluge 패턴을 띄워 측정하는데 백라이트나 블랙 어드레싱 유무에 따라 불균일한 밝기가 측정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쪽만 측정한 것이라서 양안을 총합시킨 광량 값으로 간주 할 수도 없다. 한쪽 눈을 감고 느끼는 광량과 양쪽 눈을 모두 뜨고 느끼는 광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안과학 쪽의 논리가
Binocular Contrast Summation 이론이다. 한쪽 눈의 광량과 양쪽 눈의 광량 관계를 계산하는 이론인데, 조사해보니 아직 최종 결론 난 것은 없고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다. 두 배는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똑 같지도 않다. 독자들도 한번 한쪽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면서 양안 상태의 광량과 단안 상태의 광량에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스스로 테스트 해 보시라. 이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식은 아래와 같다고 한다.

  (C=양 눈의 광량, L=좌안 광량, R=우안 광량)
 
계산해보면 대략 1.41 정도가 된다. 즉, 광량 분석기에 측정된 밝기에 x1.4 를 하면 얼추 양안(兩眼)이 느끼는 밝기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를 토대로
역산(逆算)해 보면 SG 방식에서는 한쪽 눈 기준으로 최소 80/㎡ 이상은 나와 주어야 양안 상태의 3D 영상에서 어둡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감할 만한 이론이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80/㎡는 여전히 좀 아쉬운 밝기이고 약 90/㎡ 이상이면 SG 방식 3D에서는 충분한 밝기가 되지 않나 가늠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 수준에 근접한 SG 방식 3DTV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소니 HX920의 밝기가 107/㎡로 측정 되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수치만 그렇게 나온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감상 할 때에도 HX920의 3D 영상에서는 밝기에 대한 아쉬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예전의 SG 방식 3DTV를 볼 때는 좀 어둡군..”하는 생각이 늘 한 구석에 있었지만, HX920에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소니
HX920이 어떻게 해서 밝기 문제를 해결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 수 없다. 일단 블랙 필드 어드레싱 없이 백라이트 스캐닝 기법만 썼기 때문에 최소 30~40% 이상 밝기를 증가 시킬 수 있었음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직하형이라서 모듈 수가 더 많다는 점도 감안 할 수 있다. LED의 밝기를 boosting 시켰다는 설도 있는데 정작 어떤 방식으로 부스팅 시켰는지 설명된 기술 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 이건 그냥 하는 말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아무튼 삼성에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저휘도 문제를 소니는 해결한 셈이다. 이제는 기술 수준에서 소니에 확실히 앞서 나간다고 자부했던 삼성으로서는 적잖은 자극이 될 것 같다.

그러나
HX920은 아직 대중적인 제품이 아니다. 사실 너무 비싸다. 스펙을 고려하더라도 말이다. 이럴 때 소니가 좀 더 적극적인 가격정책을 펼쳐야 경쟁업체에게 뺏긴 마켓 쉐어를 찾아 올 수 있을텐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좀 답답하게 느껴진다. 물론 언젠가 가격이야 떨어지겠지만 아직까지는 "크로스톡도 적고, 밝기도 좋고 해상도 손실도 없는 3D 화질"을 얻으려면 막대한 비용을 치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밝기가 아쉽던지, 크로스톡이 거슬리던지 또는 해상도가 다소 떨어지던지 하는 제품 중에서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한편 HX9203D 영상에서도 로컬 디밍이 작동된다. 작년에 출시된 LG의 직하형 SG 방식이었던 LX9500이나 LEX9 2D에서만 로컬디밍이 되고 3D에서는 글로벌 디밍 밖에 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HX920 3D에서도 가능하다. 로컬디밍을 켜면 블랙이 확실히 차분하게 가라 앉는다. 사실 SG 방식 3D 영상은 항상 밝기에 목 말라 있는 형편이어서 암부의 깊이까지 신경 쓸 여유가 별로 없었다. 일단 웬만한 밝기가 나와야 명암비이고 뭐고 따질 형편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HX920은 밝기가 만족할 만 하니까 자연히 명암비에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런데 로컬 디밍이 가능하니, 3D 영상에서도 수준급의 명암비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3D
모드에서의 MotionFlow의 중요성

HX920
에서 3D를 감상할 때는 반드시 MotionFlow 기능을 작동 시킬 것을 권한다. MotionFlow같은 프레임 보간 기능은 영상을 부자연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원래 2D 영상에서는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3DTV에서는 고질적인 모션 저더를 없애는 데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용을 권장한다. HX920 역시 MotionFlow를 작동 시키지 않으면 피사체가 움직이거나 카메라가 패닝 할 때 움직임이 툭툭 끊어지는 Motion Judder가 생긴다. 삼성 D8000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D8000도 프레임 보간 기능(Motion Plus)을 끄면 끊기는 것은 똑 같으나 소니 HX920가 확실히 좀 더 두둑 거리는 편이다. 그러나 MotionFlow표준에 놓으면 어지간한 모션 저더는 다 사라진다. 대신 움직임이 미끈덩거리는 부작용이 있지만 3D에서는 별로 어색하지 않다. 어차피 3D 입체 영상은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실제의 움직임처럼 자연스러울 수는 없다. 시청자가 이미 어느 정도는 부자연스런 것을 감수하고 보기 때문에 프레임 보간에 의한 어색함 정도는 사실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HX920에서 MotionFlow을 사용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MotionFlow를 사용하지 않으면 화면에 플리커링이 제법 심하게 나타난다. 프레임 전체가 깜박거리는 프레임 플리커링이 아니라, 주파수가 낮을 때 화면의 밝은 부분에서 파르르 떨리는 주사선 플리커링이 있다. 원래 소니측 자료에 따르면
MotionFlow를 끄면 24Hz 필름 소스를 5:5로 풀다운 시켜 보여준다는 것인데, 5:5 풀다운이면 120Hz가 되기 때문에 플리커링이 생길 까닭이 없다. 48Hz 또는 72Hz라면 혹 모르겠다. 파나소닉 VT25의 경우 3D 모드에 48Hz 재생 메뉴가 있는데 계조가 살아나고 움직임이 부드러워진 반면 심한 플리커링이 생기는 것을 감당해야 했다. 필자 생각에는 5:5 풀다운이 아니거나 중간 프로세싱 과정에서 무언가 버그가 생겨 플리커링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싶다. 어찌 되었든 소니 HX920에서 3D 영상을 볼 때는 반드시 MotionFlow를 켜고 시청해야 한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다.


3D
영상의 화질 성향

HX920
3D 영상 입체감은 아주 우수하다. MotionFlow를 켜면 모션 저더나 모션 블러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X-Reality 회로는 3D에서도 활성화가 가능하다. 2D에서는 사용을 권하지 않았지만 3D에서는 사용도 고려할 만하다. 크로스톡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살짝 윤곽보정이 들어가도 큰 방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입체감, 동적 해상도 모두 우수하지만 은근히 단점도 보인다. 아
마도 휘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 같은데, 영상에 살짝 막이 낀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영상보드에서 흔히 있는 노이즈 중 하나인데, 과도한 햇살이 비친 것처럼 화면이 살짝 화이트닝 되면서 그로 인해 윤곽선이 살짝 뭉개지는 현상이다. 삼성 D8000과 비교하면 D8000의 그림이 차분하게 안정되고 포커싱이 또렷하게 나타나는 반면, HX920은 살짝 들뜬 그림이 된다. 이것도 혹시 휘도를 얻기 위해 치른 대가는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화면의 안정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져도 일단 화면이 훨씬 더 밝으니까 D8000 보다 눈은 더 편하다. 마침 옆에 놓여져 있던 D8000과 비교해 보니 그렇지, 사실 HX920만 보면 3D 영상도 꽤 디테일하고 입체감이 우수한 그림이다. X-Reality 기능을 활성화 시키면 영상이 살짝 블러링 되는 것이 많이 보정된다. , 너무 심하게 넣으면 역효과가 난다.

최근 입수한
3D 전용 패턴 제너레이터인 Video Forge를 통해 HX920 3D 모드에서의 색 정확도와 색온도를 측정해 보았다. 그림에서 보듯 3D 영상에서도 색 정확도는 그다지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이다. 2D에 비하면 그린과 옐로우가 살짝 포화된 느낌이 있으나 큰 차이가 아니다. 그러나 블루는 여전히 기준좌표(+ 마크)보다 다소 옅게 빠져 있다. 전체적으로는 2D에서 유지되었던 색 정확도의 우수성이 3D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색온도는
따뜻하게 2”로 놓았을 때 기본적으로 6100K 안팎이 나온다. 이건 삼성 D8000 모델도 그렇다. 3D 모드에 들어가면 전반적으로 색온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화이트 밸런스 조정을 했더니 6400~6500K 안으로 비슷하게 들어 맞는다. 그러나 조정 기능의 정세도가 떨어져 아주 정확하게 맞지는 않는다. FPR 방식인 LG LW5700의 경우 조정 전 색온도도 잘 맞는 편이었지만, 워낙 화이트 밸런스 조정 기능이 정세하고 옵션이 다양해 전 대역에 걸쳐 델타 에러 값을 0~1 수준에 맞도록 색온도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 화질 조정 기능의 옵션이 다양하지 못하고 정밀한 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앞으로 소니가 개선해 나가야 할 점 중 하나이다.


2D-to-3D
변환 기능

HX920
에도 2D-to-3D 변환 기능이 있다. 3D 컨텐츠가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상황이라 제조사로서는 넣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HX9202D-to-3D 변환 기능은 성능이 영 좋지 않다. 작년 모델에도 동일한 기능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조악한 수준이었다. 그때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뎁쓰를 세 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데
, “중간낮음 3D 효과가 거의 없다. “높음으로 해야 효과가 나기 시작하는데 크로스톡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프로세서 문제인지 알고리즘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오리지널 3D 영상의 크로스톡이 적었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분명 하드웨어 문제는 아니다. 경쟁 제품인 삼성 D8000, LG LW5700도 모두 2D-to-3D 변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은 작년에도 삼성이 한 걸음 앞선 편이었는데, 올해에도 삼성의 변환 기능은 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리지널이 아닌 2D-to-3D 변환 영상에서도 크로스톡은 거의 사라졌고 뎁쓰 오차로 인해 앞뒤 레이어 간격이 이상해지는 모습도 줄어 들어 꽤 깔끔한 모습을 보인다. LG의 경우, 작년에 SG 방식 제품을 낼 때에는 크로스톡 때문에 2D-to-3D 변환 기능을 넣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 넣지 않았었다. 그러나 올해는 편광에 올인하면서 자신있게 이 2D-to-3D 변환 기능을 장착하게 되었다. 당연히 크로스톡도 없고 또 화면이 밝기 때문에 대단히 훌륭한 성능을 보여준다. 가장 깔끔한 화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SKY 위성 채널을 통해 야구 경기를 HD급으로 시청할 때(※ 사실 말이 HD급이지 전송률이 AVC 코덱 기준 8Mbps 안팎이기 때문에 필자는 "짝퉁 HD"라고 부른다. 참고로 블루레이 디스크의 경우 보통 30~40Mbps의 전송률을 갖는다.) 주로 2D-to-3D 변환 기능을 많이 사용한다. 이 때 LG의 LW5700을 통해 시청하면 세 시간 가량을 연속으로 시청해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물론 가끔 뎁쓰가 안 맞아 앞 뒤 사물의 비율이 잘 안 맞기는 한다. 즉, 앞 쪽 사람의 얼굴이 갑자기 '큰 바위 얼굴'이 되거나 하는 현상이다. 이건 LG이든 삼성이든 2D-3D 변환 기능에서는 어느 정도는 다 있다. 그런데 LG의 경우는 뎁쓰의 디폴트 값이 과(過)해 값을 줄이지 않으면 이 현상이 좀 심해진다. 그러나 값만 줄이면 LW5700이 2D-3D 변환 기능은 가장 깔끔하다.) 결과적으로 LG, 삼성 등 경쟁사의 2D-to-3D 기능은 크게 진일보한 반면, 소니는 아직 정체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3D
안경

[소니 TDG-BR250 3D 안경]

소니 HX920과 함께 배달된 3D안경(TDG-BR250)은 충전형이다. 디자인도 좋고 착용감도 괜찮다. 삼성 SSG-3300 모델처럼 귀에 걸지 않고 그냥 머리에 두르는 형태이다. 이런 방식이 더 편하다. 그러나 삼성 안경보다는 다소 뻑뻑해 머리가 큰 사람은 약간 조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싱크가 블루투스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아쉽다. 여전히 적외선(IR)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되면 싱크 신호가 끊어진다. 그런데 TDG-BR250은 작년 모델이다. 경쟁사인 삼성이 SG 안경의 종류와 가격을 다양화 하기 위해 노력 하는 것에 비해 소니는 이 부분에서 다소 게으른 모습이다.


[삼성 SSG-3300 3D 안경]

소니도 3D 안경의 싱크 신호를 빨리 블루투스로 전환해야 한다. IR 방식에 비해 블루투스 방식이 훨씬 편하다. 고개를 가로 세로로 아무리 많이 돌려도 싱크 신호가 끊어지지 않는다. 옆 사람이 안경을 추가로 장착했을 때 그 사람의 싱크 신호에 간섭 받는 일도 전혀 없다. 따라서 소니도 조속히 블루투스로 전환을 해야 한다. 또 소니는 3D 안경 가격도 아직 너무 비싸다. 최근 SG 방식 3D 안경의 가격은 작년의 1/3 이하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 소니만 아직 멈춤 상태이다. 동작이 너무 느리다.


앞으로 크게 진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가 3D 안경이다. LG전자 광고에서 원빈이 쓰고 나온 3D 안경은 명품 브랜드인 알랭 미끌리 제품(※ 아래 사진 참조)으로 야외에서는 일반 선글라스로도 사용 할 수 있다. 물론 대단히 비싼 고가의 제품이다. 그러나 3D 안경이라고 명품 브랜드가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 삼성전자는 특정 개인에게 맞춘 맞춤형 3D 안경을 제작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고도 근시자를 위한 “3D 도수 안경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소니 HX920은 3D 안경의 밝기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그런데 안경을 벗고 살펴보니 옵션을 바꿀 때마다 바뀌는 것은 안경의 밝기가 아니라 패널 화면의 밝기였다. 왜 이런 옵션을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크로스톡이 많던 시절에는 밝기가 증가하면 크로스톡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에, 크로스톡에 민감한 사람들은 일부러 밝기를 줄여서 보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그런 뜻에서 만든 옵션이 아닐까 추측은 된다. "높음", "중간", "낮음", "자동"의 네 가지 옵션이 있는데 측정 결과는 옆 표와 같다. 당연히 "높음"으로 선택하면 된다.

 

3D 안경에 대한 팁 한 가지. 원래 3D 영상은 최대한 실내 조명을 어둡게 하고 보는 것이 정석이다. 안경에 외부 조명이 들어올 경우, 간섭에 의한 플리커링이 일어날 수 있고, 또 영상에 대한 집중력도 많이 흐트러 놓는다. 특히 SG 방식이 이에 더 민감하다. 따라서 3D 영상을 볼 때는 안경에 다른 빛이 새어 들어오지 않게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끝 맺는 말

소니의
HX920은 참 잘 만든 제품이다. 화질에만 국한해서 보면 2D 3D 모두 최정상급의 수준작이다. 특히 SG 방식의 강점인 높은 해상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점으로 지적되던 크로스톡과 저휘도의 문제를 해결해 낸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색 정확도와 계조별 평탄성, 그레이스케일, 감마 등 기초적인 화질 특성도 우수하다.

단,
세부적인 전문가 조정 기능이 빈약한 점, 3D 싱크가 아직도 IR 인 점 등은 아쉽다. 또 크로스톡도 약간 더 개선될 여지가 남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HX920의 가장 큰 단점은 너무 비싼 가격이다. 직하형에 풀 로컬 디밍이고, X-Reality Pro 회로에 값비싼 사운드 바 스탠드이며 원가가 많이 들어간 스펙인 것은 맞다. 또 플래그 쉽 모델이라는 자존심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현재의 시장 상황이나 경쟁사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 등에 대해 제대로 파악을 하고 있다면 이렇게 높은 가격을 붙인다는 것이 말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소니는 지금 예전 브라운관 TV 시절의 브랜드가 아니다. 물론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떨어질 것이다. 당장은 접근이 쉽지 않은 가격대이지만 일단 이런 류의 제품이 나왔다는 것이 중요하다. 곧 가격이 낮으면서도 크로스톡과 밝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제품들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 동안 삼성
, LG에 비해 제품 개발 능력이 답보 상태에 머무른 것처럼 보였던 소니가 모처럼 저력을 발휘한 것도 반갑다. HX920은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제품으로 보여진다.  (최 원 태)


Review Equipment

● Color Spectro Radiometer : Photo Research PR-650
● Luminance Measuring Meter : Minolta LS-100
● Test Pattern Generator : AccuPel HDG-4000, VideoForge 3D Pattern Generator
● Analysis Program : Datacolor Colorfacts Professional 7.5
● Source Component : OPPO BDP-93 3D Blu-ray Player, Playstation 3



1부 다시 읽기

Posted by hifinet
2011. 7. 15. 13:58

posted by 최 원 태


소니의 새로운 플래그 쉽 모델

KDL-HX920은 소니가 발표한 새로운 플래그 쉽 모델이다. 3DTV의 태동기였던 작년(2010년)에 소니는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는 바람에 시장점유율과 제품의 완성도 양면에서 모두에서 그다지 만족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작년 말에 3DTV로는 최초로 직하형+로컬디밍이 적용된 제품인 HX900을 발표했지만(※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았다), 장점 못지 않게 단점도 꽤 많이 지적되었고, 뒤쳐진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에도 다소 역부족이었다. 이에 HX900을 기본 베이스로 해서 패널을 교체하고 엔진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한편 몇 가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발표한 모델이 바로 HX920이다.
 
즉, HX920은 같은 SG(셔터 글라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삼성의 대표 모델 D8000, FPR(필름 편광) 방식으로 전향한 후 성가(聲價)를 올리고 있는 LG의 대표 모델 LW5700과 더불어 2011년형 3DTV를 대표하는 소니측 대표 모델이라 할 수 있겠다. (※ LG의 LW6500은 LW5700과 화질 외적인 스펙만 다르고 화질은 동일한 제품이다.)

2011년의 TV 트렌드는 3DTV스마트 TV 두 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이중 스마트 TV 기능은 최근 불고 있는 스마트 폰의 열기를 차용(借用)해 TV 판매에 도움을 주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이전 모델들도 DLNA, USB, 인터넷 TV 등의 기능들은 다 갖추고 있었다. 스마트 TV는 여기에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 폰의 앱(App) 기능을 원용(援用)한 것에 지나지 않다. 스마트 TV 기능이 얼마나 유효한가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살펴 보기로 하고, 어찌 되었든 스마트 TV 기능은 TV의 본질적 요소인 화질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말 그대로 Trend 기능이라 하겠다.

 


그러나 3DTV 기능은 그렇지 않다. 2010년을 3DTV의 태동기였다고 한다면 2011년은 본격적인 성장기가 시작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3D는 아직 컨텐츠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방송 표준 규격도 확정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고, 제품의 기술적인 완성도도 아직 발전 중간 단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본격적인 3DTV 시대가 열리려면 앞으로도 최소 2~3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실제로 떠들썩한 광고에 비해 판매 비중도 아직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DTV는 여전히 트렌드의 대세(大勢)를 이루고 있다. 주요 TV 제조업체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3DTV의 개발과 홍보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특히 국내에서는 올 초부터 LG와 삼성 간에 과열(過熱) 양상의 ‘3DTV 전쟁’이 지속되고 있어 연일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

도대체
판매 비중도 적다는데 제조사들은 왜 이렇게 3DTV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는 것일까? 그 것은 진행 속도가 더딘가 빠른가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언젠가 TV 시장은 3DTV로 귀착 될 수 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3DTV의 앞날은 굉장히 밝다. TV 디스플레이 패널의 주종(主種)은 현재의 LCD에서 수 년내에 OLED로 넘어 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럴 경우 3DTV의 기술적인 완성도는 더욱 높아진다. 영화 산업을 주도 하고 있는 헐리웃 메이저 제작사들은 올해부터는 블록버스터의 절반 가량을 3D로 만들고 있다. 아마 1~2년 안에는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3D로 제작될 것이다.

3D 활성화의 또 다른 키를 쥐고 있는 것이 방송 산업인데, 현재 미국, 일본, 한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모두 3D 방송을 위성 또는 케이블을 통해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지상파 3D까지도 계획하고 표준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3D 카메라의 보급화도 중요한 견인요소가 될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3D 카메라는 모두 전문가용 뿐이었다. 대당 수억원짜리만 있었다. 파나소닉에서 처음으로 보급형(?) 제품이라고 발표한 것도 2500만원이나 했다. 그러나 최근 3백만원 이하의 보급형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조악한 수준의 그림이다. 그러나 과거 HD급 카메라의 보급과정이 그랬듯이 3D 카메라도 수준급의 컨슈머용 제품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최소 2~3년이면 될 것이다. 게다가 주요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는 이미 3D 포맷을 지원하는 단계에 와있다.

최근 삼성 vs LG의 3D 전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셔터 글라스(Active)와 편광(Passive)이라는 용어에 익숙한 편이다. 일전에 어느 국회의원은 두 회사 간의 과당경쟁에 대해 언급하면서 "3D도 빨리 표준 포맷이 정해져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참 황당한 발언이다. 셔터 글라스와 편광 같은 디스플레이 기술은 둘 중 하나는 버리고 하나는 택해야 할 표준화의 대상이 아니다. 표준화는 통일된 기준이 필요한 방송 규격 등에서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축구를 할 때 축구공의 무게와 크기는 어떠해야 한다는 명확한 표준 규격이 필요하지만, 공격 할 때 4-3-3 전법을 쓸 것인지 4-4-2 전법을 쓸 것인지는 표준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냐면 우리가 알고 있는 셔터 글라스나 편광 방식은 언제든지 다른 기술로 대체되거나 개량되어질 수 있는 불확실한 것이지 그렇게 둘 중 하나를 표준포맷으로 정해야 할 만큼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액티브 방식이든 패씨브 방식이든 현재의 3D 영상포맷은 모두 좌우 양안의 시차(視差)를 이용한 Stereoscopics 이론에 근거해 만들어 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방식도 그다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분명 언젠가는 다시점(多視點, Multiview) 방식으로 진화하는 날이 올 것이다. 오디오로 따지면 좌/우 채널만 있는 2채널 시스템에서 서라운드 채널까지 구성하는 멀티 채널 시스템으로 바뀌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현재로는 요원해보이는 무안경 3D 방식도 그때쯤에는 가능해 질 것이다.

이렇게 3D 기술은 앞으로도 발전의 여지가 무궁하게 남아 있고, 그 발전 속도에 따라 생활에 미치는 파급 영향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단순히 잠깐 스치고 지날 일회성 트렌드로 보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TV 제조업체들은 미래의 큰 시장인 3DTV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치열한 개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소니의 3DTV 라인업

소니의 2011년형 3DTV 모델은 모두 5종이다. 최상위 모델이 HX920이고 그 뒤로 HX820, HX720, NX720, EX720 등이 있다. 이 중 HX920, NX720, EX720 세 종이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 KDL-HX920은 미국에서는 XBR-HX929라는 형번으로 출시 되었다.)


HX
시리즈는 240Hz 패널, NX/EX 시리즈는 120Hz 패널을 쓰고 있다. NX/EX 시리즈가 240Hz 패널 제품인 것처럼 잘못 소개된 것도 본 적이 있는데, 이는 120Hz 패널에 백라이트 스캐닝이 적용된 <MotionFlow XR 240>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LG 전자의 경우는 자사(自社) 제품에 백라이트 스캐닝이 적용되면 무조건 패널 프레임 레이트를 두 배로 올려 표기해 왔다. 따라서 240Hz로 표기된 모델의 실제 패널 프레임 레이트는 120Hz이고, 480Hz로 표기된 제품은 240Hz 패널이 맞다. 소니의 NX/EX 시리즈가 일부에서 240Hz로 표기 되는 것도 같은 논리이다. 그러나 소니는 원래 백라이트 스캐닝을 했다고 프레임 레이트를 두 배로 올려서 표기하지 않았었다. 소니 재팬의 자료에도 NX/EX배속(倍速) 패널’(120Hz)이라고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다. 유독 국내 자료에서만 240Hz로 표기가 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HX920도 국내에는 480Hz로 혹 소개될 지도 모른다. 아무튼 다 틀린 표기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소니의 세 가지 모델 중 HX920은 240Hz 패널, NX720, EX720은 120Hz 패널로 정리하면 된다.

전 모델 모두 소니의 화질 보정 회로인
X-Reality 회로를 장착하고 있는데 HX 시리즈는 SBM 기능과 패턴 데이타베이스 기능이 추가된 Pro 버전을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HX 시리즈 중에서는 HX920만 유일하게 직하형 LED 모듈에 로컬 디밍이 구현되는 제품이다. 또 유일하게 4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디밍이나 프레임 보간 기법의 차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설명할 기회를 갖기로 하자.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 TV 기능은 없다. 그러나 기본적인 DNLA 기능, 인터넷 비디오 기능은 있다. 무선 Wi-Fi 카드도 내장하고 있다.

일단 스펙만 놓고 보면
HX920은 소니 라인업은 물론이고 경쟁사인 삼성, LG의 제품과 비교해 원가가 더 많이 들어간 흔적이 느껴진다. 따라서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55인치 형을 기준으로 할 때 HX920 인터넷 최저가가 530만원(7월 중순 기준) 안팎으로 앞서 언급한 3사의 대표 모델 중 가장 비싸다. 삼성의 UN-D8000이 330만원, LG의 LW5700이 290만원 안팎이니까 비싸도 아주 많이 비싼 편이다. 당연히 가격대비 성능으로 계산하면 꼴찌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HX920은 가격으로 승부하는 제품이 아니다. 소니의 플래그 쉽 모델이 늘 그렇듯이 가격보다는 절대 성능의 가치를 앞에 내세운 컨셉의 제품이라고 봐야 한다.


HX920
의 디자인

HX920은 소니 고유의 마너리씩(Monothic)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Monolithic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스크린과 베젤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패널로 일체화 된 스타일이라는 점이다. (사진 참조) LG Borderless Design과 비슷한 개념인데 실제로 외적인 세련미는 LG 보더리스보다는 소니 마너리씩이 조금 앞서 보인다.
직하형이기 때문에 LED 모듈이 뒤쪽에 배치 되어 있어 Edge형보다 1cm 가량 더 두껍다. 그래도 별로 두껍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요즘은 빛을 분산 시켜주는 기술이 발전해 모듈과 패널 사이가 가까워도 유니포미티가 나빠지거나 하는 현상이 거의 없다.

[CES 2011에 전시된 HX920 모델]

 

스탠드가 특이해 보인다. 메탈 알루미늄 소재의 Bar 타입 스탠드이다. 가운데 파여진 홈에 TV의 본체를 맞춰 끼우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스탠드(SU-B551S)에는 2.1채널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다. 앞쪽 메탈 바 안에는 풀 레인지 프론트 스피커가 들어 있고, 뒤 쪽에는 서브 우퍼가 붙어 있다. 출력은 프론트가 10W+10W, 서브우퍼가 20W이다. 디자인 때문에 사운드를 포기하는 LCD TV의 트렌드를 소니도 따라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런 식의 사운드 스탠드를 이용하면 사운드의 희생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실제로 HX920 LCD TV 중에서는 꽤 건실하고 두께감 있는 소리를 들려 준다. 뭐 썩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좀 낫다는 것이다. 스피커 유닛은 개방이 되어야 제대로 소리가 난다. 저렇게 꼭꼭 숨겨져서야 제 소리가 날 턱이 없다. 마스크 쓰고 노래 부르라고 하면 임재범이든 플라시도 도밍고이든 탁하고 답답한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TV 본체 안에서 주변에 있는 온갖 보드 사이에 끼어 천대 받으며 한귀퉁이에 세들어 있는 삼성, LG 제품의 스피커 유닛들에 비하면 그래도 소니의 스피커 유닛은 독방을 따로 쓰는 셈이니 훨씬 낫다. 그런데 벽에 너무 바짝 붙이면 서브우퍼에서 나오는 저역이 웅웅거릴 가능성이 있다.

스탠드는 Bar 타입이 아닌 일반적인 사각형 형태의 블랙 알루미늄 스탠드를 쓸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Monolithic 디자인의 스탠드는 TV의 본체를 6도 가량 뒤로 눕힐 수가 있다. 의자에 앉아서 플로어에 있는 TV를 내려다 볼 때에는 이 각도도 무난하다. 그러나 TV의 설치 위치는 주거 환경마다 다 다르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눈 아래 쪽에 TV를 두는 경우가 흔치 않다. 따라서 일단 수직으로 바짝 세워서 설치 위치를 잡은 뒤 형편을 봐서 뒤로 눕혀야 한다. 원래는 가슴 높이 이상에 TV를 설치 할 경우 기울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부가 기능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작년 모델부터 제공 되는 인텔리전스 센서(Intelligence Sensor) 기능이다. 하단 프레임에 장착된 센서가 시청자의 위치를 파악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1) 특정 범위 내에 얼굴이 감지 되지 않으면 시청자가 자리를 떴거나 잠이 들어 누웠다고 판단하고 알아서 화면을 끈다. (소리는 안 꺼진다.) (2) 어린이 시력 보호를 위해 1m 이내에 근접하면 경고음과 함께 화면을 꺼 버린다. (3) 마지막으로 시청자의 위치를 센서가 파악해 화면과 스피커의 밸런스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위치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아래 두 장의 사진은 <위치 제어>설정으로 놓았을 때 해당 메뉴화면 하단에 나타나는 영상이다.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여 사각형으로 나타내고 있다. 옆으로 움직여 보니 사각형도 따라서 움직인다. 그리고 좌측의 그래프에 사용자의 위치를 표시해준다. 물론 이 기능을 사용하기 보다는 그냥 스스로 시청 위치를 가운데로 옮기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겠지만 아무튼 꽤 재미있는 기능이기는 하다.

 


리모콘의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든다. 앞면이 아크(Arc) 형태로 되어 있어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그림처럼 뒤집어 놓으면 아주 깔끔하다. (그런데 뒤집어 놓으면 가끔 리모콘이 어디 있는지 쉬 찾지 못할 때가 있다.)

 


 

전용 3D 안경으로 TDG-BR250 모델이 제공된다. 이전에 쓰던 BR100B 모델보다 디자인도 더 세련되고 사용하기도 더 편하다. 또 충전식이라서 무게도 훨씬 가볍다. 그래도 여전히 좀 촌스런 디자인이다. 안경 디자인에 대해서는 LG, 삼성에 비해 소니가 다소 신경을 덜 쓰는 감이 있다. 3D 안경에 대해서는 나중에 3D 영상에 대해 언급하는 2부 말미에 가서 따로 다시 다루기로 하자.



LED
백라이트 모듈 방식

HX920
은 직하형(Direct) LED 방식으로 Full (Array) Local Dimming이 구현되는 제품이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LCD TV들은 Edge LED 방식을 쓰고 있다. 모듈의 수가 적으니까 원가도 낮아지고, TV의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외관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연히 화질은 직하형이 더 좋다. LED 백라이트 모듈의 숫자가 많으면 밝기를 높일 수 있고, 동적 해상도도 더 좋아지며, 무엇보다 로컬 디밍을 사용할 수 있어 LCD TV의 커다란 약점인 블랙의 심도를 깊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대신 원가가 높아지고 모듈과 패널 사이에 빛 확산을 위한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Edge형보다 두꺼워 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화질을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들은 Edge LED와 Direct LED의 화질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은 Edge LED 방식을 쓰고 있는 것이다.

[좌측: CCFL / 중앙: Edge LED / 우측: Direct LED (로컬 디밍)]

기본적으로 직하형은
Full Local Dimming이 가능하다. LCD TV는 스스로 빛을 발광하는 PDP CRT TV와 달리 광원(백라이트)으로부터 빛을 공급 받아야 영상을 표시할 수 있다. 각각의 밝기(계조)가 다 다를 수 밖에 없는 각 화소들이 한 개의 백라이트에서 획일적인 양의 빛을 일괄적으로 받게 되면, 어두워야 할 화소가 이웃한 밝은 화소의 영향을 받아 들떠 보이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화면 전체를 한 개의 블록으로 간주해 일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글로벌 디밍)이 아닌, 화면을 여러 블록으로 잘게 나누어 각 블록 단위로 그 블록에 알맞는 밝기에 맞추어 백라이트를 통제하는 방식(로컬 디밍)을 쓰면 그만큼 블랙이 깊어지고 명암비가 높아지게 된다.

원래 로컬 디밍은 직하형에만 적용되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Edge형에서도 로컬 디밍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직하형처럼 화면을 100여개 이상으로 잘게 나누지는 못하지만, 다만 몇 개라도 제한적인 수의 Zone으로 나누어 Edge에 장착된 모듈을 껐다 켰다 하는 방식이다. 이를 Limited Zone Dimming 이라고 부르고 이와 구별하기 위해 기존의 직하형 로컬 디밍을 Full (Array) Local Dimming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그런데 사실 어폐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Full Local Dimming PDP처럼 200만개의 화소가 다 각기 움직여야 한다. 직하형도 블록수가 기껏해야 몇백개 정도이니까 Limited 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일단은 이를 Full Local Dimming 이라고 부르자. 그러지 않으면 열 개도 안 되는 블록을 가진 Limited Zone Dimming과 용어 상으록 구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마케팅 목적으로
Limited Zone Dimming Local Dimming인 것처럼 부풀려 광고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속아 넘어가기 쉽다. 용어도 소니는 Dynamic Edge Dimming, 삼성은 Spotlighting Dimming, LG는 그냥 거두절미하고 Local Dimming 등으로 각기 다르게 부르고 있다. 용어가 어떻든 소비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최종 결론은 Limited Zone Dimming 방식과 Full Local Dimming 방식은 그 효과가 천지차이라는 점이다. Limited Zone Dimming은 사실상 Global Dimming에 더 가깝다. 따라서 흔히 말하는 고화질을 상징하는 로컬 디밍이라는 용어는 소니의 HX920, LG LX9500 처럼 직하형의 Full Local Dimming 제품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 한편 소니에서는 Full Local Dimming 방식을 Intelligent Peak LED라고 부른다. Edge Local Dimming Dyanamic LED와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아무튼 세 회사가 서로 앞 다투어 새로운 용어들을 작명해내다 보니 전문가들도 정신이 없다. 아마 자기네들도 자기네 것 외에는 헷갈려서 다 못 외울 것이다.)


HX920 모델은 
Local Block의 수가 몇 개나 되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2010년 모델인 HX900의 경우는 52인치 모델의 블록수가 96(가로 12 x 세로 8)였고, 블록당 9개씩 총 864개의 LED 모듈이 들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리뷰 제품은 55인치이기 때문에 아마도 100개 이상의 블록에 1000개 이상의 모듈이 사용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추정이다. 하지만 갑자기 몇 개월 만에 확 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한편 LG의 경우는 직하형의 모듈 수나 로컬 디밍 블록수가 소니보다 훨씬 많다. 같은 55인치라도 블록수와 모듈수가 거의 2~3배 수준이다.

한편 
HX920 3D 영상 모드에서도 로컬 디밍이 된다. 이건 매우 큰 강점이다. LG의 직하형 3DTV LX9500이나 LEX9의 경우(SG 방식) 2D에서만 로컬디밍이 작동하고, 3D 모드에서는 글로벌 디밍 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3D 영상에서 블랙이 들뜨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소니 HX920 2D 3D 모드 모두에서 로컬 디밍이 가능해 블랙이 크게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소니의
MotionFlow XR 기술 (3DTV의 프레임 처리 기술)

MotionFlow
는 소니의 프레임 보간 기술을 일컫는 명칭이다. 3DTV에서는 프레임 보간 기술이 상당히 중요하다. HX920에 적용된 MotionFlow 기술은 XR960이다. XR960 HX920에만 적용되었고, 다른 3DTV 모델들은 XR480 또는 XR240 등이 사용되었다.
MotionFlow XR 기술은 (1) 패널의 오리지널 프레임 레이트, (2) 블랙 필드 어드레싱의 적용 유무(有無), (3)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의 적용 유무와 분할 개수 등의 세 가지 요인에 따라 그 등급이 결정된다. XR960, XR480, XR240 등의 명칭은 소니 고유의 것이지만, 경쟁사들의 3D 영상 프레임 처리 방법도 알고 보면 대개 비슷하다.

SG 방식 3DTV는 크로스톡(Cross-Talk)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선결과제이다. 크로스톡은 잔상(殘像) 때문에 발생 되므로 잔상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법들이 강구된다. 물론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반응속도가 개선된 패널을 개발하는 것이다. 반응속도가 빠른 OLED PDP 등에서는 크로스톡이 문제 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블랙 필드 어드레싱 (Black Field Addressing)을 하는 것이다. 240Hz 프레임 레이트를 가지고 있는 패널이라면 1/240초 간격으로 정상 프레임과 블랙 필드를 교대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전 순서의 좌안 프레임 영상이 다음번 순서인 우안 프레임 영상에 잔상으로 남는 것이 크로스톡인데, 좌안 프레임과 우안 프레임 사이에 블랙 필드를 하나 집어 넣으면 잔상이 사라질 시간을 그만큼 끌어 주기 때문에 크로스톡이 대폭 줄어든다. 그러나 대신 밝기가 떨어진다. 또 반드시 240Hz 이상의 패널에서만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다. SG 방식은 좌/우안 프레임이 각각 Full HD 해상도이기 때문에, 각각 한 개씩의 프레임을 차지한다. 블랙 어드레싱에 전체 프레임의 1/2을 할당하고, 남는 1/2을 가지고 다시 좌/우안으로 나누게 되면, 결국 한쪽 눈에 해당되는 프레임은 전체 패널 프레임 레이트의 1/4이 된다. 일반적인 비디오 영상 프레임 규격이 60Hz이므로 x4를 하면 최소 240Hz의 패널 프레임 레이트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반해 편광은 블랙 필드 어드레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120Hz만 있어도 3DTV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편광 방식은 SG 방식보다 원가가 싸게 든다. (물론 이는 3D 구동에서만 그런 것이고, 2D 영상에서는 당연히 240Hz 패널과 120Hz 패널의 영상이 다르다.)

한편 백라이트 스캐닝은
2D 영상에서도 자주 쓰이는 기법으로 특히 LG전자에서 주도적으로 사용해왔다. 블랙 필드 어드레싱보다 잔상 제거 효과는 적지만 대신 화면 밝기에 끼치는 영향도 적어 주로 2D 영상에서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3D 영상에서도 블랙 필드 어드레싱 기법과 병합해서 사용할 경우 크로스톡 제거 효과가 더 확실해지기 때문에 LG 뿐 아니라 소니, 삼성 등에서도 SG 방식 제품에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전혀 쓰지 않고 백라이트 스캐닝만 사용하는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 국내에 판매되는 소니의 3DTV들이 모두 그렇다. 그런데 모델에 따라 그 이유가 각기 다르다. 소니 NX720, EX720, 삼성 D6400 같은 120Hz 패널 제품은 사실 엉겁결에 탄생한 감이 있다. 패널이 120Hz이기 때문에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부득이 백라이트 스캐닝으로 대체 할 수 밖에 없다. 120Hz 패널을 쓰게 된 것은 당연히 가격 때문이다. LG120Hz 패널이 주류인 편광 방식으로 전향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덕에 3DTV의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그 바람에 삼성, 소니 쪽에서 맞대응을 위해 원가가 낮은 120Hz 모델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만든 감이 있다. 그러나 HX920은 240Hz 패널 제품으로 경우가 좀 다르다. 패널의 반응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백라이트 스캐닝만으로도 충분히 크로스톡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 만들어 진 제품이다.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하지 않으면 대신 "밝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HX920
MotionFlow XR960은 이런 이치이다. 240Hz이므로 패널에는 초당 240개의 영상 프레임이 보여지게 된다. 즉 한 프레임이 보여지는 시간은 1/240초 동안이다. 이때 뒤쪽의 백라이트가 우측 그림에서 보듯 스캐닝을 한다. 처음에는 상단 3/4의 백라이트 모듈을 끄고, 다음 번은 중간 1/2의 백라이트를 끄고 또 그 다음 번에는 하단 3/4의 백라이트를 끄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위쪽 1/2과 하단 1/4을 동시에 끈다. 이런 식으로 각기 다른 형태의 4분할 백라이트 스캐닝을 한다. 물론 스캐닝이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사용자는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그냥 합쳐서 한 개의 영상 프레임으로 보여지게 되는데 단지 좀 어둑해졌다는 느낌은 혹 받을 수도 있다. (※ 백라이트 스캐닝의 순서나 헝태가 꼭 예(例)를 든 것처럼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든 것은 소니 HX920에 적용된 4분할 스캐닝의 경우에서이다. 다른 회사, 다른 기종의 제품은 또 전혀 다른 순서와 형태가 적용될 것이다.)

이 모든 스캐닝 작업이 1/240초 사이에 이뤄지니까 한 가지 형태의 백라이트 스캐닝이 진행되는 시간은 1/960초에 불과하다. 1초에 보여지는 240개의 영상 프레임마다 매번 이런 식의 4분할 스캐닝이 진행되므로 백라이트 스캐닝이 변하는 횟수로만 따지면 1초에 960번이 진행 되는 셈이다. 그래서 XR960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러나 이를 960 프레임 레이트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백라이트 스캐닝은 패널에 나타나는 실제 영상 정보가 바뀌는 것이 아니고, 뒤쪽에서 비추는 광원(백라이트)이 비추는 작동 방식만 달라지는 것 뿐이다. (※ 삼성에서 CMR이라는 정체불명의 측정단위를 만들어서 자기네 제품의 동적해상도가 960 CMR이니, 720 CMR이니 하며 광고하는 것을 보면서 아마도 소니도 무언가 큰 숫자가 들어가는 용어를 하나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XR960이라는 용어도 탄생한 것 아닐까?)

HX920에 사용된 XR960 4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이다. 일전에 리뷰한 LG 72인치 SG 방식3DTV 모델인 LEX9의 경우는 무려 10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이 사용되었다.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은 LG가 가장 앞서는 편이다. 최근에는 삼성의 3DTV들도 백라이트 스캐닝을 하고 있다. 소니로 따지면 HX820, HX720 모델에서 사용된 XR480 기술과 흡사한 형태이다. XR480은 이렇다. 일단 1/240초 간격으로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한다. 따라서 초당 240 프레임 중 120 프레임이 블랙 필드로 할당된다. 나머지 120 프레임이 영상 프레임인데, 매 한 프레임 당 2분할의 백라이트 스캐닝이 행해진다. 2분할이기 때문에 240x2=480의 수식이 적용되어 “XR480”이라고 명명 되었다. (블랙 필드도 2분할 되는 것으로 계산하는 셈이다.) 이 기술은 현재 삼성의 240Hz 3DTV 모델에 적용되는 기술과 비슷하다.

한편 120Hz 패널 제품에서 블랙 필드의 삽입 없이 2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법만 쓰는 것을 소니에서는 XR240이라고 칭하는데, 소니 NX720, EX720, 삼성 D6400이 이에 해당된다. XR240 기술은 크로스톡을 없애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그러나 XR960에서는 크로스톡이 훨씬 더 줄어든다. HX920은 크로스톡과 휘도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제품으로 평가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술적 성과는 기본적으로 모두 MotionFlow XR960 기술에서 기인 했다고 말할 수 있다.



X-Reality Pro

X-Reality
는 소니 고유의 화질 보정 회로인데, HX 시리즈는 더 업그레이드된 X-Reality Pro 회로를 내장하고 있다. X-Reality는 사실 소니가 1997 Wega 시리즈를 처음 발표하면서 내놓은 DRC 기술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소니는 이 기술에 그동안 참 정성을 많이 들여왔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사실 알고보면 이 또한 그 흔한 윤곽강조기능의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단지 일반적인 윤곽 강조기능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교묘한 기법을 사용해 눈에 약간 덜 거슬릴 할 뿐이다.

X-Reality Pro 회로는 X-Reality XCA7 회로를 하나 더 장착한 것으로 (1) 패턴 데이터베이스 기능과 (2) SBM 기능이 추가되었다. 다른 NR(Noise Reduction) 기능은 모두 동일하다. 패턴 데이터베이스 기능은 사전에 저장된 <동화상(動畵像) 무빙 패턴 분석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움직이는 동영상의 윤곽을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윤곽 보정 기술에 비해 섬세해 거부감이 적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권장할 만한 기능은 아니다. 패턴이 아무리 정교하고 데이타 베이스가 많더라도 실시간으로 나타나게 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경우의 수"가 적용되는 영상의 패턴에 다 대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떤 형태이든 윤곽 보정 기능은 오리지널 영상에 왜곡된 테이터를 가미하는 역할을 히게 될 뿐이다.

얼핏 보면 그림이 더 정세해진 느낌이 든다
. 특히 카메라가 패닝 할 때 동적 해상도가 증가하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 해상도가 높은 것과 윤곽선이 보정된 것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에게는 신기한 마법의 손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된다면 사용하셔도도 무방하다. 그러나 고대역(高帶域)의 세세한 화소정보가 많은 영상이 나오면 화면이 거칠고 지저분 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윤곽보정은 윤곽을 강조하기 위해 노이즈를 첨가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X-Reality를 동작 시킨 상태로 TV를 보면 영상 고유의 자연스러움이나 순수한 맛이 없는, 작위적이고 꺼끌꺼끌한 느낌의 영상에 익숙해지게 된다. 이 화면에 익숙해지면 정상적인 그림이 오히려 맹숭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을 권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 저해상도의 비디오 소스, 예를 들어 인터넷 동영상이나 DLNA 연결을 통해 보게 되는 AVI 파일 등에서는 꽤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별로 아쉽지 않은 기능이라 하겠는데, 문제는 이런 것 때문에 제품의 원가가 엄청 올라 간다는 점이다.

SBM
Super Bit Mapping의 약자로 8비트인 영상신호를 14비트로 업스케일링 함으로써 계조 표현력을 높여주는 기능이다. 말은 그럴 듯 하지만, 원본이 14비트인 데이터를 비압축으로 보여 주는 거라면 모를까, 원본 자체가 8비트인데 이를 억지로 업스케일링 해봐야 빈 깡통 억지로 채워 넣기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로 SBM을 작동시켰을 때 계조 표현력이 향상 되는 효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컨투어링(Contouring)을 줄여 준다는 홍보 문구도 있었는데, 해상도가 많이 떨어지는 소스에서는 다소의 보정 효과가 있다. 그러나 DVD 급 이상의 영상에서는 뚜렷한 효과를 발견하기 힘들다. 14비트는 8비트의 1.75배가 아니다. 14비트는 214이고, 8비트는 28이기 때문에 무려 64배가 된다. 극단적인 컨투어링 에러(계조력이 떨어져 계조간 층이 지는 현상)를 검색해 보정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한 화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계조의 경우의 수를 모두 64배의 단계로 확장해서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버스캔 해제

HX920
을 제대로 시청하려면 TV를 처음 켜자마자 일단 <화면 모드>의 기본 설정 단계에서 오버 스캔을 해제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소니 HX920은 디폴트 값이 5% 오버스캔이 설정된 화면 상태로 되어 있다. 환장할 노릇이다. 왜 이렇게 해 놓은 것일까? 오버스캔이란 한 마디로 화면을 쭈욱 잡아 당겨 늘려 놓은 것으로 화질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HD
영상의 해상도는 1920x1080이다. 5%씩 오버스캔이 되면 가로/세로로 가장자리 5%가 잘려져 나가고, 가운데 95%(약 1800x1000) 부분만 남긴 뒤, 이를 1920x1080 화면에 맞게 억지로 늘리게 된다. 이렇게 하면 각종 노이즈와 픽셀 뭉개짐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지상파 방송을 볼 때는 채널 간 블랭크 싱크 신호가 서로 맞지 않아 짐짓 일부러 오버스캔을 시킬 때도 있다. 그러나 외부입력 단자에서는 이렇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왜 기껏 좋은 제품 만들어 놓고 일부러 뭉개진 그림으로 보도록 할까? 참 이상한 공장 설정치이다.

 


오버스캔을 해제하려면 <홈 메뉴>에 들어간 뒤 <화면 설정> 메뉴의 1 <와이드 모드> 항목에서 전체를 선택해야 한다. 이어 2 <자동표시영역>에서 해제를 선택한 후, <표시영역> 항목에 들어가 전체화소를 선택해야 오버스캔이 해제된다. (위 사진 참조)


화질 모드의 선택 및 밝기 설정


소니 TV에는 <장면선택> 기능이 있다. . <시네마>, <스포츠>, <사진>, <음악> 등 소스의 종류에 따라 알맞은 화질 모드를 제공 해준다. <장면 선택> 메뉴에서 <자동>을 선택하면 TV가 소스의 종류까지도 알아서 판단해 준다. 화질 세팅 작업이 번거롭게 느껴지는 분들에게는 이 기능이 안성맞춤이다.

<
장면 선택>에서 일반을 선택하면 <장면 선택> 기능이 비활성화 되면서 사용자가 직접 화질 모드를 선택하고 그 세팅값을 바꿀 수 있다. 메뉴 선택은 홈 메뉴버튼을 눌러 소니 고유의 XMB 트리 메뉴를 불러 낼 수도 있고, 간편하게 리모컨의 옵션키를 눌러 선택할 수도 있다. 화질 선텍 메뉴 화면에 들어가면 우선 <메모리 선택> 항목에서 <현재 입력> <모든 입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현재 입력>은 조정한 세팅값이 현재의 입력에만 적용이 되는 것이고, <모든 입력>은 모든 입력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HX920
의 화질 모드는 <표준>, <선명>, <사용자> 세 가지가 있다. 각 모드의 디폴트 값과 이를 실측 색온도 및 밝기 값은 아래와 같다.


위 표를 보면
<표준> 모드의 경우, 백라이트와 픽처(Contrast)가 모두 최대치로 설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밝기가 208/(칸델라) 밖에 나오지 않는다. 동일한 세팅의 <선명> 모드가 무려 516/㎡가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참 희한한 일이다. 짐작 가는 바가 있다. 최근 'Best Buy" 같은 미국의 대형 가전 양판 매장들은 에너지 절감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격하다. 매장에 TV를 설치할 때는 대개 <표준> 모드로 보게 되는데 이 때 소모 되는 전기량이 많으면, 아예 매장에 전시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요즘은 제조사들이 스스로 <표준> 모드를 일부러 어둡게 세팅하는 것이 추세이다. 아예 전시조차도 못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서로 밝게 보이려고 야단들 했었는데 이제는 정반대가 되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앞서 설명한
<장면 선택>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은 굳이 <표준> 모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일반 사용자들은 <장면 선택>에서 <자동>을 선택하면 된다. 한편 고급 사용자들은 <장면 선택>에서 <일반>을 선택한 후, 화질 모드를 <사용자>로 선택하면 된다.

<
사용자> 모드 또한 튜닝을 다시 해야 한다. 우선 밝기를 조정해야 한다. 디폴트인 238/(칸델라)는 지나치게 밝다. 2D 영상에서는 100 IRE의 밝기를 110~160/㎡ 범위 안에서 맞추는 것이 괜찮다. 보통 120~130/㎡ 정도가 무난하다. 아래 표는 <사용자> 모드에서 Contrast(픽처)의 밝기를 90 또는 80에 놓았을 때 백라이트의 밝기 설정에 따른 실제 측정된 밝기 값이다. (※ 소니는 전통적으로 Contrast를 꼭 Picture라고 표기한다. 자기네 만의 엉터리 용어지만 일단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당연히 공식 용어는 Contrast가 맞다.)

HX920 Contrast는 80~90 정도가 적당한데 90104% 화이트가 살짝 묻히니까 이왕이면 80이 더 무난하다 싶다. 그 상태에서 백라이트의 밝기를 3에 맞추면 피크 화이트의 밝기가 130/㎡ 전후가 나온다. 이 정도면 적당하겠다. 디폴트 값인 픽처 90 + 백라이트 7은 지나치게 밝게 설정된 잘못된 값이다.


로컬 디밍과 블랙 레벨

HX920
은 직하형이고 풀 로컬 디밍을 사용 하기 때문에 블랙이 매우 깊다. 0% 풀 블랙 필드의 밝기는 당연히 0이 측정된다. 백라이트 전원이 자동으로 모두 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수치는 의미가 없다. 이 보다는 실제의 일반적인 영상 속에서 0%에 해당되는 블랙 부분의 밝기가 진짜 중요하다. 실제 영상에서 화면 전체가 0% 블랙인 경우는 거의 없다. (※ 있기는 하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에 1초 정도 풀 블랙 화면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블랙의 깊이를 따지고 화질을 따지는 사람이 있을까?) 실제 영상은 대개 어떤 부분은 더 밝고 어떤 부분은 어둡고 하는 식으로 다양한 계조의 영상이 뒤섞여 있다. 이때 어두워야 할 부분이 밝은 부분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아 들뜨는 현상이 나타나게 마련인데, 그 영향을 얼마나 최소화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 영향을 적게 받는 것이 CRT, PDP, DLP 등이고 비교적 많이 받는 것이 LCD인데, LCD 중에서도 백라이트가 CCFL이면 더 많이 받고 요즘처럼 LED 백라이트이면 영향을 덜 받는다. 또한 LED 백라이트 중에서도 앞서 설명한 대로 글로벌 디밍이면 영향을 많이 받고, 작하형에 로컬 디밍이면 영향을 훨씬 적게 받는다.

블랙이 화이트의 간섭을 얼마나 적게 받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 필자가 주로 사용하는 테스트 방법은 10~50%의 화이트 윈도 패턴(아래 사진 참조)이 중앙에 차례로 나타나는 동안에, 윈도 측면의 0%에 해당하는 블랙(아래 그림의 노란색 동그라미)부분이 얼마나 화이트 윈도의 영향을 덜 받으며 자신의 블랙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지 측정하는 방법이다.

[※ 설명 : 50% White Window 옆으로 0%, 4%, -4%의 블랙 부분이 표시된다. -4%는 안보이는 것이 정상이고 4% 블랙은 클릭해서 큰 그림으로 보면 구별이 간다. 이때 배경을 이루는 0% 부분이 얼마나 깊이를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과를 살펴 보자. 아래 표에서 보듯 HX920의 블랙 레벨은 대단히 깊은 수준이다. 동사(同社) 2010년 모델인 LX900은 아예 비교 대상이 아니다. 3DTV 모델 중에서는 꽤 깊은 블랙을 보여주는 삼성의 D8000 보다도 훨씬 더 깊다. LG 72LEX9 모델은 HX920과 동일한 직하형에 풀 로컬디밍 타입이며 로컬 블록은 오히려 HX920보다 더 촘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EX9 보다도 HX920이 더 깊고 안정된 블랙을 보여주고 있다. (※ All Black Field에서의 밝기는 값이 측정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대로 아예 백라이트의 전원을 꺼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상 의미가 없다. 실제 영상에서의 블랙의 안정도와는 관계가 없고 오로지 스펙에 표기되는 고정 명암비의 수치만 높여 줄 뿐이다.)

 
파나소닉 VT25는 블랙이 깊은 PDP 제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보다시피 HX920이 블랙의 심도가 더 좋다. 플랫형 TV 중에서는 이제는 전설이 되어 버린 파이오니아 쿠로 시그니처 101(PDP) 모델을 제외 하고는 아마도 가장 블랙이 깊게 내려가는 제품이 아닌가 싶다. HX920에서 로컬 디밍 기능을 끄고 블랙의 깊이를 측정해보면 대체적으로 삼성 D8000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높은 값이 나온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두 모델이 유사한 특성의 패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그렇다면 HX920의 블랙이 더 깊게 나오는 것은 오로지 <직하형+풀 로컬 디밍>의 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HX920 3D 영상에서도 로컬 디밍이 작동 되는데 실제로 3D 영상에서도 블랙의 심도가 더 깊어지는 것을 쉽게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유니포미티와 할로 현상

원래 삼성, 소니 등이 사용하는 S-PVA
패널은 LG가 사용하는 S-IPS 패널에 비해 유니포미티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HX920 같은 직하형은 빛샘 현상이 없다는 이점(利點)이 대신 있다. HX920의 유니포미티는 꽤 우수한 편이다. 삼성 D8000과 나란히 비교해 보면 밝은 쪽 유니포미티는 비슷한 수준이고, 50% 그레이 필드부터는 HX920이 더 깔끔한 모습을 보인다. 25% 그레이 필드에서는 화면 중앙부분의 색조가 다소 불균일하게 나타나지만 눈에 쉬 뜨일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면 S-PVA 패널 치고는 썩 좋은 편에 속한다.

로컬 디밍의 단점으로 늘 지적되는 것이 할로
(Halo) 현상이다. 어두운 배경을 뒤에 두고 아주 밝은 피사체가 나타 날 경우 피사체 주위에 밝은 빛무리가 형성 되는 현상이다. 로컬 디밍을 위해 잘게 쪼개 놓은 블록과 블록의 경계 면이 매끄럽게 처리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할로 현상은 블록수가 적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HX920 역시 할로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할로 현상은 일반적인 그림에서는 눈여겨 보지 않으면 눈치 채기 어렵다. 동굴 속의 횃불 또는 밤 하늘의 달빛 같은 극단적인 대비가 이루어지는 영상에서 주로 눈에 뜨인다. 할로 현상은 로컬 디밍 제품에게는 일종의 숙명(宿命) 같은 것이다. 블록수가 수만개로 늘지 않는 이상 감수 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감마

HX920의 공장 디폴트 값은 로컬 디밍이 해제된 상태이다. 그런데 실제 영상을 세팅 해보면 로컬 디밍을 상태를 기준으로 화질이 튜닝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오버스캔이 설정된 것도 그렇고 로컬 디밍이 해제된 상태도 그렇고 도대체 누가 이 제품의 공장치(디폴트)를 설정한 것인지 또 한번 궁금해진다. 아무튼 사용자는 TV를 설치하면 일단 무조건 화질의 고급설정 부분에 들어가 로컬 디밍 파트를 활성화 시켜 놓아야 한다.

HX920
은 감마를 -2~+2 다섯 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데 디폴트 값은 0 이다. 로컬 디밍이 꺼진 상태에서 감마 0의 실측 값은 2.00~2.10 정도로 표준 감마값에 맞지 않게 나온다. 그러나 옆 표에서 보듯 로컬 디밍을 켠 상태에서 측정 해보면 감마 0에서 평균 2.26의 감마 값이 양호한 결과가 측정된다. 표준 감마 값은 2.20이 원칙이지만 LCD TV의 경우 2.20~2.40까지는 허용 되는 범위라 할 수 있다.


색 농도

HX920의 색농도 디폴트 값은 50이다. 디폴트 상태에서는 레드와 블루가 비교적 강하고 그린이 표준 값보다 다소 빠져있다. 영상을 더 선예하고 자극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레드와 블루의 농도비를 짐짓 높이는 일은 흔하다. 의외로 많은 사용자들이 제조사들의 이런 식의 의도적 세팅그 회사 특유의 색감으로 오해하고 있다. 절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소니 고유의 컬러’, ‘삼성 특유의 색감’ 등과 같은 말은 대개 오해에서 비롯 되는 것이다. 표준 값을 정확하게 지켜서 튜닝을 하면 제조사별로 색감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색상과 관련된 항목들을 100% 다 철저하게 지키기는 사실 굉장히 어렵다. 항상 오차는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컬러는 굉장히 복잡하게 서로 얽혀져 있는 여러 요소들에 의해 결정이 된다. 따라서 오차가 발생하는 항목의 종류에 따라 또는 오차의 형태나 값 차이에 따라 제품 간에 표현되는 색상이 약간씩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 TV와 LG TV, 소니 TV가 튜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다른 색감을 보인다면, 그 것은 각 회사간의 고유한 컬러에 대한 철학이나 특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표준을 지키지 못한 오차의 형태나 값의 크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전문 장비를 이용해 정밀하게 튜닝을 할 경우, 처음에는 크게 달라 보이던 제품들이 점점 비슷한 느낌의 색상으로 변해 가는 것을 쉽게 경험 할 수 있다. HX920의 경우, 색농도 기본 값인 50은 다소 자극적이다. 색농도 값을 47로 조정하고 다시 측정해 보았다. 표준값에 더 근사(近似)한 값이 얻어진다. 이 정도면 납득할 만 하다.


색 정확도

아래는
HX920의 기본 색좌표 값을 측정한 CIE 차트이다.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Primary Color(Red, Green, Blue)는 물론이고 Secondary Color(Cyan, Magenta, Yellow)까지 모든 컬러의 좌표값(흰색 삼각형)BT 709 HD 색좌표의 표준값(검은 색 삼각형)에 거의 일치한다. 흰색 라인에 가려 검은 색 라인이 거의 보이지 않은 정도이다. 최근 출시되는 TV들은 색좌표가 대개 표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HX920은 색상의 정확도가 더욱 돋보이는 수준이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Blue 값이 표준보다 약간 포화도가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블루의 BT.709 표준 좌표값은 위 그림 좌하단에 표시된 청색 + 마크 지점인데 HX920의 측정치는 이 보다 약간 삼각형 안 쪽으로 들어와 있다. 대개 디스플레이 기기들은 Red Green, Yellow 값은 틀리는 경우가 잦지만 Blue는 잘 안 틀리는 편인데, HX920은 반대이다. 오히려 다른 컬러 값은 정확한데 Blue 값이 다소 부정확한 편이다. 그런데 HX920은 컬러 값을 조정할 수 있는 고급 사용자 메뉴가 없다. 따라서 Blue 좌표 값을 표준값에 맞게 튜닝 할 도리가 없다. 그런데 사실 굳이 별도로 튜닝 할 필요는 없다. 블루의 색좌표가 약간 틀리기는 하지만, Blue와 연계된 Secondary Color Cyan Magenta의 값이 비교적 정확한 편이라서 전체 색상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HX920은 색 정확도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기기이다.


그레이 스케일

HX920
은 <시원하게>, <기본색>, <따뜻하게 1>, <따뜻하게 2>의 모두 네 가지의 색온도 옵션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모드에서 100 IRE를 측정해보니 시원하게 12000K, “기본색 9600K, “따뜻하게 1” 8200K, “따뜻하게 2” 6550K가 측정된다. 당연히 권장 모드는 표준 색온도 6500K에 근사한 따뜻하게 2”이다.

디폴트 상태에서
HX920 Grayscale을 측정해보니 비교적 평탄한 모습을 보인다. 아래는 Calibration 하기 전의 계조별 RGB Level 차트이다. 전체적으로 Red Blue가 모두 과다하게 나타난다. Blue의 과다한 정도가 Red 보다 더 크기 때문에 색온도가 표준보다 높은 6500K로 나타나는 것이지 Red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런데 유의할 점은 색온도가 전반적으로 6500K보다 다소 높기는 하지만, 어두운 계조(그림 좌측)부터 밝은 계조(그림 우측)에 이르기까지 오차가 일어나는 모습이 똑같은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델타 에러값도 10~100 IRE까지 똑같이 5가 나온다. 바람직한 모습이다. 이렇게 계조별로 평탄성이 유지되면 Calibration을 하기가 매우 쉬워진다.
 

[HX920의 RGB Level (Before Calibration)]


<
사용자> 모드의 고급설정에 들어가면 화이트 밸런스를 조정하는 메뉴가 있다. Gain Bias를 맞추는 2포인트 조정 방식인데 정밀도가 다소 떨어진다. 소니 TV Calibration 메뉴는 LG나 삼성에 비해 단촐하고 정세하지 못하다. LG와 삼성의 화이트 밸런스 조정은 시간과 장비만 충분히 갖추면 ITU 표준에 거의 일치하게 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니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도 HX920은 워낙 계조의 평탄성이 좋아 약간만 조정해도 델타 에러값을 0~1 수준으로 맞출 수가 있었다.

[HX920의 RGB Level (After Calibration)]


위는
Calibration을 마친 뒤의 RGB Level Chart이다. RGB Level이 전 계조에 걸쳐 나란히 일치되어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색온도도 표준 값인 6500K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측 표는 
Calibration 조정 전후의 HX920의 계조별 색온도 및 델타 에러값이다.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델타 에러(δ E) 값이다. 색온도가 표준 값 6500K에서 멀어질 수록 델타 에러 값도 커지지만, 6500K에 근접하더라도 레드, 블루와 그린 간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델타 에러 값은 줄어들지 않는다. 델타 에러 값이 0에 가까워야 RGB 간에 밸런스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비로소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캘러브레이션 이전에도 어두운 부분, 밝은 부분 할 것이 평탄하게 델타 에러값은 5를 유지했다. 캘러브레이션을 마친 뒤에는 30~100 IRE의 델타 에러 값이 모두 0~1 수준에 이르는 매우 우수한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단, 20 IRE 이하의 깊은 암부 쪽은 정밀하게 맞추는 것에 한계가 있었는데, 사실 LCD TV들은 대개 이 쪽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깊은 암부 쪽 색온도 조정 능력은 LCD TV 중에서는 LG TV가 가장 으뜸이다. 조정 메뉴도 다양하고 또 조정한 결과도 잘 맞는 편이다. 그리고 PDP까지 포함해 플랫 패널 제품 중에서 그레이 스케일이 가장 정확한 제품은 단연 파이오니아의 쿠로 시그니처 101 모델이다. 그러나 소니 HX920도 비교적 Grayscale이 정확하고 색온도가 잘 맞는 편이다.

이제까지 살펴 본 2D 영상의 주요 지표를 종합해 보면, HX920은 밝기, 블랙의 깊이, 색온도, 색 정확도 등등에서 모두 수준급의 매우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정리 할 수 있다. 가히 소니의 플래그 쉽 모델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소니 HX920의 진정한 진가(眞價)는 3D에서 훨씬 더 위력적으로 발휘가 된다. 이제 잠시 쉬었다가 다시 2부에서 HX920의 3D 화질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최 원 태)

2부 읽기

Posted by hif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