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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7.16 16:33

posted by 최 원 태

 



2011년 빅33DTV 전쟁 (SG와 편광 방식의 기술 진보)

HX920의 3D 화질 평가에 앞서 잠시 이야기를 3DTV 시장의 경쟁에 관한 이야기로 돌려 보자.
2011년 중반인 지금의 시점 쯤에서 한번 조망해 볼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아시다시피 2010년의 3DTV 시장은 삼성의 압승이었다. 이때는 빅3(삼성, LG, 소니) 모두 SG(셔터 글라스) 방식이었다. LG와 소니는 준비도 부족했고 기술적인 완성도에서도 다소 뒤진 편이었다. 소니는 몇 가지 시행착오가 있어 계획대로 일이 잘 진행되지 않았고, LG는 3D 시장이 열리는 시기를 다소 안이하게 판단해 대처를 늦게 한 감이 있었다. 하지만 2010년의 3DTV 시장은 워낙 그 규모가 미미해 사실 각 제조사들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앞날이다. 언제가 됐든 3DTV는 크게 성장 할 것이 확실해 보이니까 그때까지 어떻게든 LG와 소니는 제품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비상대책을 세워야 했다. 그런데 여기서 두 회사의 대응방식이 판이하게 갈린다.

소니는 동일한
SG 방식을 고집하면서 하드웨어의 스펙을 높이고 여기에 새로운 테크닉을 적용하는 정공법을 채택한 반면, LG는 아예 방식 자체를 SG에서 편광으로 바꾼 뒤, 편광의 장점을 부각시키고 SG의 단점을 공격하는 "역공법"을 채택했다. 일단 두 회사의 시도는 모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LG와 소니의 3DTV 마켓쉐어가 꽤 증가했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도 삼성의 쉐어가 훨씬 크기는 하지만, 증가 속도만 보면 소니와 LG의 상승세가 매우 놀랍다.

사실 기술은 계속 진화한다. 지금 정해 놓은 기술 포맷이 평생 가지는 않는다. 계속 바뀐다. 그러나 마켓 쉐어는 한번 정해지면 뒤집기가 좀체 쉽지 않다. 시장이 본격적인 성장기에 접어들기 전에 어떤 방법을 쓰던 자리를 확실히 잡는 것이 중요한 이유이다. 사실 소비자들 여러 회사들이 어느 정도 균형을 이뤄가며 서로 경쟁을 하는 것이 더 좋다. 치열하게 경쟁을 해야 더 좋은 제품이 더 낮은 가격으로 더 빠른 시기에 등장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LG의 주력 모델 LW5700]

올 초 부터 치뤄지고 있는 LG vs 삼성의 "3DTV 결전"은 사실상 LG측이 주도하고 있는 셈인데 마케팅 전략 차원에서 보면 시기나 방법이 꽤 적절했다. 앞서 있는 삼성은 방어적이고, 추격하는 LG는 공세적인 것이 당연하다. 똑 같은 경기장에서 똑 같은 조건으로 겨루기 보다는 아예 무대(舞臺) 자체를 달리 해서 상반된 특징을 가진 조건으로 겨룬다는 발상은 추격자 입장에서는 현명한 선택일 수 있겠다. 이건 기술적인 방향과는 좀 다른 차원의 이야기이다. 필자는 연초 LG가 편광 방식에 올인한다고 했을 때 고개를 갸웃하는 입장이었다. 당장은 몰라도 앞으로 수년 뒤를 길게 내다볼 때 다소 힘든 과정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마케팅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감탄할 만큼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우선은 이게 더 중요하다. 기술적인 것은 또 그때 그때 형편에 맞춰 보완하거나 또는 다른 것을 개발해내면 된다. 평생 편광으로 가기로 종신서약을 맺은 것도 아니고, 또 셔터글라스라는 기술 또한 언제 더 나은 다른 기술로 대체 될지 알 수 없다. 말씀 드렸듯이 기술이란 끊임없이 진화하기 때문이다. 우선은 마켓쉐어를 회복하기 위한 비상전략이 더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쯤에서 행보가 궁금했던 것이 소니였다. LG는 편광으로 전환해서 소기의 목적을 이룬 셈인데, 과연 소니는 어떻게 삼성을 추격 할 수 있을 것인가? 그 대답은 결국 HX920이라는 제품 하나로 압축되어 설명 되어지는 셈이다. HX920은 SG 방식이 가지고 있는 단점들을 최소화 시키는 이를테면 '정면돌파'를 시도하면서, 동일한 SG 방식에서 삼성에 뒤지지 않는 화질을 보이기 위해 노력했는데 결과적으로 HX920만 보면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사실 소니의 3DTV가 불과 1년 만에 이 정도로 개선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측하지 못했었다.

여기서 눈 여겨 볼 점은 SG 방식 3DTV의 기술적인 발전 속도이다. 
올 초 발매된 삼성의 D8000은 SG 방식의 가장 큰 단점으로 거론되어 온 크로스톡 문제를 거의 해결한 제품이었다. 좀 뜻 밖이었다. 작년 1년 내내 SG 방식 3DTV를 거론 할 때 마다 언제나 원죄처럼 붙어다니며 가장 큰 단점으로 거론 되던 것이 바로 크로스톡이었는데, 이게 불과 1년 만에 이렇게 맥없이 흐물흐물 존재감을 잃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D8000은 크로스톡 문제는 해결했지만 SG 방식의 또 다른 문제점인 '낮은 휘도' 문제는 극복하지 못했다. 그런데 소니의 HX920은 휘도 문제까지도 해결을 했다. 이 또한 예상보다 빠른 진도이다. 이런 식이면 앞으로 3D 기술이 또 어떻게 더 변하게 될 지 알 수 없다.

     
    


편광 또한 마찬가지이다. 작년만 해도 LG가 편광으로 선회 하리라고 예측하지 못했던 것은 작년 이 맘때 보았던 편광 3DTV의 품질이 지금의 LG LW5700하고는 크게 달랐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격이 이렇게 낮아질 것이라고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런데 LG는 편광 방식을 개선시킨 FPR을 개발하면서 화질의 투명도는 크게 높이는 한편 오히려 가격은 크게 낮추는 뛰어난 기술적 발전을 보여 주었다. 그와 마찬가지로 SG 방식도 크로스톡과 저휘도 문제를 이렇게 빨리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는 예측하지 못한 것이다. 기술이란 꾸준히 발전 하는 것이니까 언젠가는 해결 될 것이라고 보고는 있었지만 놀라운 것은 그 진행 속도이다. 이쯤 되면 또 내년쯤에는 어떠한 기술적 진보가 이루어 질 지 자못 궁금해진다.

말 나온 김에 여기서 아예 본격적으로 옆 길로 새어 보자. SG 방식과 편광 방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하도 첨예하게 목숨걸고 대립을 하고 있으니까 말 한 마디 하는 것도 눈치 봐야 하는 우스꽝스런 상황인데, 사실 생각해보면 우습기만 하다. 누차 반복해 말씀 드리지만, 기술이란 언제나 진행형이다. 영구불변하면 그게 무슨 기술인가, 자연법칙이지. 지금은 21세기이고, 대한민국은 끊임없는 기술개발로 전자대국으로 올라선 나라이다. 지금 당장도 숱하게 많은 테크놀로지들이 나타났다가 곧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 사라져 가 버린다. 그런 상황인데, 3DTV 디스플레이 기술 포맷이 무슨 정치 이데올로기도 아니고, 뭘 그렇게 거기가다 기술 외적인 가치를 듬뿍 부여해서 '편'을 나누고, 얼굴 붉혀가며 상호비방을 해가면서까지 옭아 매려고 하는지, 참 생각해보면 너털웃음만 나온다. 뭐 물건을 홍보해야 하는 마케터나 팔아야 하는 영업사원이라면 당장의 생계문제이니까 나중은 모르겠다, 일단 당장 팔고 보자 하는 식의 말들을 할 수도 있지만, 엔지니어나 기술 관련 전문가들이 그런 마케팅적인 도그마에 갇혀 버리면 그건 정말 끝장이다. 한 마디로 주객전도가 되는 것이다.

올 상반기 국내 TV 시장은 SG 방식과 편광 방식의 논쟁으로 한바탕 홍역을 치루었다. 말씀 드렸듯이 LG가 시도한 <SG vs 편광>의 대결구도는 뛰어난 전략이었고, 영업이 아닌 기술적 성과로만 평가해도 경쟁력이 높은 훌륭한 제품을 만들어 내는 동인(動因)이 되었다. 그런데 이 논쟁의 시점을 지금의 현재 시점이 아닌, 몇 년 뒤의 미래 시점으로 옮겨서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편광 쪽이 고민거리가 더 많아질 듯 싶다. 최근의 추이로 볼 때 SG 방식의 발전 속도가 예상보다 꽤 빠르기 때문이다.

한번 정리를 해보자. 도대체 SG가 왜 좋다는 것이고, 편광은 왜 좋다는 것인가? 포인트만 간단히 짚어보자.
편광과 SG는 각기 서로 다른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편광의 단점이 SG의 장점이고, SG의 단점이 편광의 장점이다. 큰 항목들만 꼽아보자.

SG의 단점은 (1) 안경 (싱크 신호, 가격, 무게) (2) 플리커링 (3) 크로스톡 (4) 낮은 휘도 등으로 요약된다. 이에 반해 편광의 가장 큰 단점은 수직 해상도의 열세한 가지이다. 가짓수로 따지면 SG가 더 단점이 많다. 그런데 SG의 단점들은 모두 기술적 문제들이다. 다시 말해 기술이 발전하면 하나, 둘씩 대부분 해결이 될 항목들이라는 것이다. 이미 그렇게 진행이 되고 있다. 반면 편광의 단점인 해상도건은 물리적 구조의 문제이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물리적 구조를 바꾸지 않는 이상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기술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게다가 해상도는 다른 항목들에 비해 가치 비중이 훨씬 큰 항목이다. 따라서 편광에게는 해상도 문제가 항상 큰 짐이 된다.


먼저 편광 쪽부터 살펴보자. LG에서 아무리 마케팅 자료를 통해 FPR 방식에 해상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도,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어느 정도 관련 지식을 가진 사람들은 다 아는 상식이다. 어쩔 수가 없다. 물리적 구조는 Fact이기 때문이다사람들 모아놓고 거수(擧手)로 결정할 수 있는 종류의 사안이 아니다. 늘 말씀 드리지만, 삼성, LG의 연구 개발 수준은 단연 세계 탑 레벨이다. 짧은 기간 안에 정말 놀라운 기술들을 개발 해낸다. LG 연구진도 편광의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감탄할 수준의 노력을 참 많이 했다. 대표적인 것이 (1) 홀수 라인과 짝수 라인 정보를 1/120초 간격으로 교대로 내보내거나 또는 (2) 홀수 라인과 짝수 라인의 정보를 다운 믹싱해서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을 개발한 것이다. 이를 통해 FPR은 기존 편광에 비해 크게 개선된 화질적 발전을 이루어냈다. 정말 대단하다. 그러나 소프트웨어적 방법으로 하드웨어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는 역시 한계가 있다.

위에 언급한 알고리즘의 경우
, 전자(前者)의 방법은 1080p는 아니더라도 1080i의 효과에는 어느 정도 근접하는 의사(擬似, pseudo) 1080i" 레벨이라고 할 수 있지만, 대신 모션 저더가 자주 나타나고 포커싱이 흔들리는 단점이 있다. (아무튼 1080p는 아니다) 이에 반해 후자(後者)는 비교적 안정된 그림을 보여 주지만, 이론적으로 100% 540p이기 때문에 FPR Full HD라는 주장을 할 근거가 없어진다. 또 움직이는 사물의 주변에 하울링이 일어나는 버그도 있다. (이 두 가지 모드는 LG TV 내의 라이브 스캔모드에서 선택이 된다. “라이브 스캔을 끄면 (1), 켜면 (2)가 된다.) 하울링이나 모션 저더 같은 것은 기술적인 문제라서 더 연구 개발을 하면 나아질 것이 확실하지만 해상도는 구조적 문제라 기술로 극복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편광에서 해상도 문제가 해결 되려면 HD 4배 해상도를 갖는 UDTV 패널을 개발해 Full HD 영상을 좌/우로 나누어 보내야 가능하다. 그러나 언제 가능할 지도 모르고 또 그 경우에도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문제점과 가격이 크게 높아진다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당장은 이 문제가 별로 크지 않다. 3D 컨텐츠 자체가 아직 귀하고 익숙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반인들이 해상도의 차이까지 민감하게 구별 해낼 상황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아직도 많은 사용자들이 블루레이와 DVD의 화질도 구별하지 못할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1.5Mbps CD 음질과 176kbps MP3 음질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고해상도의 CD가 사용 편의성, 접근용이성, 경제성을 장점으로 하는 MP3에게 패해 도태 되는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 해상도만이 절대적인 평가 항목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다. 해상도라는 항목은 일시적으로는 다른 항목보다 가치 비중이 뒤질 수는 있겠지만, 아주 길게 장기적으로 내다보면 결국 최종적으로는 가장 궁극적인 가치 기준으로 평가된다는 점이다. 마치 용수철 같다고 해야 할까. 일시적 트렌드에 잠시 밀렸다가도 결국 그 트렌드가 지나고 나면 다시 용수철처럼 되돌아와 가치 중심이 되어 버리는 그런 종류의 것이다.

   
   


위에 예를 들었던 MP3 음원의 경우를 보자. MP3는 저장용량을 적게 차지하기 때문에 인기를 끌었었다. 그때는 해상도 높고 대신 저장공간을 많이 차지하는 고음질 음원이 인기가 없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저장공간이 대용량화 되기 시작했다. 기술이 발전한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시 해상도라는 항목이 고개를 들게 된다. 요즘 보면 176kbps MP3가 아닌 320kbps MP3를 추구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 아마 더 발전이 되면 640Kbps, 720Kbps 등의 덜 압축된 MP3를 단계를 찾게 될 것이고, 나중에는 CD 수준의 무손실음원인 flac이나 wavMP3를 대체 하게 될 것이다. (이미 얼마 전부터 모 음원 사이트는 flac 포맷을 제공하고 있다) MP3 초창기 때만 해도 이어폰에 따라 음질이 달리 들린다고 말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가? 임재범의 헤드폰, 박태환의 헤드폰 가격이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고, 수십만원짜리 젠하이저 헤드폰도 중고 시장에 나오기 무섭게 팔려 나가는 세상이다. MP3의 보급율이 높아지고 전체 표본집단의 크기가 커지면서 자연히 해상도(음질) 같은 궁극적 가치기준이 부각되게 된 것이다.

즉, 
곧장 가든 아니면 중간에 부산, 대전을 찍고 가든 어차피 보여지고 들려지는 것들은 해상도라는 궁극적 가치를 향해 움직이게 되어 있다. 디스플레이 또한 마찬가지이다. VHS에서 LD, LD에서 DVD 그리고 최근의 2K급 HD 시대를 거쳐 또 4K, 8K의 UDTV급 해상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모두 해상도에 관계된 것이다. 결국 이 것이 메인 스트림이다. 그렇기 때문에 길게 본다면 편광 방식은 어떻게든 해상도 문제를 해결해내야 한다. 이건 지금처럼 마케팅적인 언론 홍보자료로만 계속 커버할 수 있는 종류의 문제가 아니다.

[사진 출처: "3D입체영상에서 시각적 구성요소의... 프로젝트"(최우영)]

이번에는 SG 방식의 단점 항목들을 체크 해 보자. 일전에 이종식님이 비유를 통해 언급하신 것처럼 SG 방식의 문제점들은 사실 갯수는 많지만 편광 쪽보다 훨씬 덜 골치 아픈 것들이다. 그래서 앞으로의 싸움은 편광 쪽이 다소 불리하다고 한 것이다. 우선 안경에 관한 지적이 많다. 비싸다, 싱크 신호가 잘 끊어진다, 충전이 번거롭다.. 등이 거론된다. 그러나 사실 이런 건 사소한 것들로 곧 해결이 될만한 것들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안경 가격은 벌써 작년의 1/4 수준으로 떨어졌고 앞으로 계속 더 떨어질 것이다. 싱크 신호는 이미 블루투스로 대체 되어 가고 있다. 충전 또한 휴대폰 문화에 익숙한 현대인들에게는 그다지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SG 방식의 가장 큼지막한 골칫거리는 크로스톡저휘도두 가지이다. 그 중에서도 크로스톡 1번 순위였다. 제조사들은 크로스톡을 없애기 위해 블랙 필드를 정상 프레임과 교대로 1/240초 간격으로 삽입해 넣었고, 이 떄문에 밝기가 희생되었고 또 값비싼 240Hz 패널을 써야 하는 부담도 떠 안았다. 그런데 앞서 언급했듯이 불과 1년 만에 이 골칫거리가 거의 해결이 되어 가고 있다.

삼성의 D8000과 소니의 HX920의 3D 영상을 보면 크로스톡이 거의 신경 쓰이지 않는다. 이질감이나 울렁거림도 거의 없다크로스톡이 100% 사라진 것은 아니다. 눈을 부릅뜨고 찾아보면 곳곳에서 발견 할 수는 있다. 그러나 내가 일부러 신경 쓰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시청 시에는 거의 불편을 주지 않는다. D8000의 경우는 거의 PDP급 수준이고, HX920 PDP보다는 다소 많지만 역시 그다지 신경 쓰일 정도가 아니다. 불과 6~7개월 전만 해도 이 수준이 아니었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아무리 애를 써도 신경 안 쓸 수 없을 만큼 크로스톡이 많았다.

크로스톡이 개선된 가장 큰 원인은 LCD 패널의 반응속도가 크게 향상 되었기 때문이다. 3D 뿐 아니라 2D 영상에서도 요즘 나오는 LCD TV들은 예전에 비해 잔상이 크게 줄어 들었다. 그런데 반응이 빠른 패널의 개발은 계속 가속화 되고 있다. 현재의 패널보다도 반응속도가 10배 가량 빠른 패널이 이미 개발 완료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면 반응속도나 크로스톡을 운운할 필요 조차도 없는 OLED 시대를 생각할 수도 있다. 결국 크로스톡 문제는 언젠가는 해결될 문제였다. 단지 그 시점이 예상보다 더 빨라진 것 뿐이다.

그렇다고 현재 모든
SG 방식의 TV가 크로스톡을 다 해결한 것은 아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내놓은 120Hz 제품들은 아직도 크로스톡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크로스톡이 해결된 것은 아직 고가의 몇몇 모델들 뿐이다. HX920만 해도 크로스톡이 아주 깔끔한 상태는 아니다. 아직은 조금 더 손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이는 시간 문제이다. 지금 진행되어 가는 속도로 볼 때 이제 기술적으로 크로스톡 문제는 거의 해결 단계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SG 방식 3DTV의 또 커다란 문제점은 저휘도”, 즉 밝기가 떨어지는 문제이다. “크로스톡밝기두 가지는 사실 서로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 SG 방식의 밝기가 떨어지는 이유는 구조적으로 밝기를 떨어트리는 방해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요약해보자.

(1) SG 방식은 안경이 좌우 교대로 개폐된다. 여기서 광량이 1/2로 준다
(2) 3D 안경에 있는 LCD 글래스의 투과율이 또 광량의 1/3 가량을 잡아 먹는다.
(3) 풀 블랙 필드를 어드레싱 해야 하기 때문에 여기서 또 약 40% 정도 밝기를 잡아 먹는다.

이 세가지 요소를 모두 거치면 최종적으로 남는 휘도는 평균
20% 안팍이다. 이 가운데 (3)은 전적으로 크로스톡을 유발하는 잔상을 줄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패널의 반응속도가 빨라지게 되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 삼성 D8000은 이 문제를 아직 해결하지 못했다. 크로스톡은 줄었지만 밝기는 오히려 예전 C8000보다도 어두워졌다. 그러나 HX920은 이 문제를 해결했다. 블랙 필드 대신 백라이트 스캐닝 만으로도 크로스톡을 만족할 만큼 줄이는데 성공했다면밀히 비교해서 살펴보면 블랙 필드를 사용한 D8000 보다는 아직 크로스톡이 많다. 그러나 말씀 드렸듯이 시청에 큰 지장을 주지 않는다. 대신 패널의 밝기가 대폭 증가했다. 실(失)보다 득(得)이 더 많은 셈이다. (물론 밝기가 증가한 데는 다른 요인도 작용을 했다.)

결과적으로 HX920만 보면 이제 밝기문제도 더 이상 SG 방식의 단점이 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국은 패널의 반응속도가 키 포인트가 된다. AMOLED LCD 보다 더 밝지는 않지만 반응속도가 비교가 안 될 만큼 빠르다. 따라서 백라이트 스캐닝이라는 것도 없고, 블랙 필드 어드레싱도 불필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밝기를 저해하는 요소들이 사라지기 때문에 해상도가 1080p 그대로 유지되면서 크로스톡도 없고 밝기도 떨어지지 않는 3D 입체 영상을 만들 것으로 예상이 된다.

그렇다 해도 SG 방식에서는 플리커링이 많다는 단점 항목은 그대로 남는다. , 플리커링은 해상도, 크로스톡, 밝기 등과 비견할 만큼의 비중을 갖는 항목은 아니다. 그래도 이 문제는 여전히 SG 방식의 해결과제이다. 크로스톡과 달리 플리커링은 쉽게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플리커링도 종류가 다양하다. 영상 내에서 발생하는 주사선이나 프레임 깜박거림 현상은 기술이 발전하면 차츰 해결 되겠지만, 외광의 간섭으로 인해 발생하는 플리커링은 사용자 환경에 관한 것이라 쉽게 해결될 사안은 아니다.

[삼성의 주력 모델 UN-D8000]

크로스톡과 저휘도의 두 가지 굵직한 문제가 해결이 되면, 왜 해상도의 손실을 감수해가면서 편광을 채택해야 하는지 의문이 생기게 된다. 물론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그런 질문을 할 게재가 아니다. HX920 같은 제품은 아직 가격이 어마하게 비싸다. 향후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편광 제품 수준이 되려면 아마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리고 아직은 편광이 더 편리하게 느껴질만한 여러 가지 장점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 바라보면, 미래로 갈수록 편광 쪽이 다소 불리한 쪽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이런 이유 때문에서라도 연초에 광풍
(狂風)처럼 3DTV 방식 전쟁이 일 때에도, 너무 갈 데까지 가지는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 있었다. 후유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또한 그다지 심각하게 생각할 것은 없다. 나중에라도 필요하면 삼성이 편광으로, LG SG 방식으로 얼마든지 바꿀 수도 있고 그 것이 하나도 이상할 것이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한번 어떤 방식이 좋다고 외쳤다고, 계속 지조를 지켜야 할 이유는 없다. 기업은 정치집단도 학자도 아니다. 소비자에게 득이 되는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이 궁극적 목표일 뿐이다. 더구나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는 전자제품 시장에서는 말이다. OLED 시대로 넘어가거나 또는 SG의 단점들이 거의 해결된 시점이 되면 얼마든지 LG SG 방식으로 다시 되돌아 올 수도 있다. (사실 LG 2010년 하반기 모델인 LEX9 같은 SG 방식 제품은 완성도가 대단히 높은 수준이었다.) 시간이 흐를 수록 SG가 유리한 입장이라고 일단 말씀은 드렸지만, 사실 SG 방식도 그대로 쭈욱 나갈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안경부터 우선 대폭 성능이나 착용감이 개선 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셔터 글라스와 편광의 장점을 합한 새로운 방식이 개발되고 있다고도 한다. 이 또한 반길 일이다. 물론 장점을 합한 것이 될지, 오히려 단점만 합한 것이 될지 그건 알 수 없다. 아무튼 바라마지 않는 것은 당장의 시야에 매이지 않고 꾸준히 새로운 방식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접근들 했으면 하는 것이다. 진정한 승자(勝者)는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 자라고 하지 않던가.


HX920
의 크로스톡(Cross-Talk)

사설이 꽤 길었다. 이제 HX920의 3D 화질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누차 언급한 대로 HX920은 과거에 비해 놀랄만큼 크로스톡(Cross-Talk)을 크게 줄인 제품이다. 아래 스크린 샷을 보자. 위 쪽 사진은 소니의 작년 모델인 LX900이고, 아래 사진은 HX920이다. 두 사진 모두 3D 실사 영상에서 좌측 안경에 비친 이미지를 찍은 것이다.

스크린 샷에서 보듯 LX900은 조각 상 우측으로 테두리에 하얀 선이 두툼하게 보인다. 우안(右眼)에 보여야 할 정보가 잔상이 되어 좌안(左眼) 정보에 남아 있는 전형적인 크로스톡의 형태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개 작년 모델 SG 방식 3DTV들의 크로스톡이 이 정도 수준이었다. 그러나 HX920을 보면 같은 장면인데도 크로스톡이 거의 없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살짝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시청에 그다지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소니 LX900 모델의 스크린 샷]

[소니 HX920 모델의 스크린 샷]

확실히 놀랄 만큼 크로스톡이 줄어든 것을 알 수 있다. 삼성 D8000과 나란히 놓고 비교하면 크로스톡은 확실히 삼성 D8000이 더 깔끔하다. HX920은 일반적으로는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라지만 좀 예민한 사람이라면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또 가끔 어떤 장면에서는 화면 가장자리가 중앙과 뎁쓰 차이가 많이 날 때 원근감이 헷갈려 나타날 때도 있다. 이에 반해 삼성 D8000은 예민한 사람들 조차도 거의 불만을 갖지 않을 만큼 크로스톡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DLP 급까지는 아니어도 PDP급은 된다. 뎁쓰 정보도 잘 틀리지 않아 어지럼이 별로 없다. 크로스톡 한 가지만 놓고 보면 삼성 D8000이 가장 앞서는 것은 맞다. 아무래도 소니 HX920은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하지 않은 점이 삼성 D8000 보다 불리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대신 소니는 휘도를 얻었다. 소니 HX920으로서는 잘한 선택이라고 볼 수 있다.

기대 되는 것은 말씀 드렸듯이 지금보다도 월등 반응속도가 좋은 패널이 곧 등장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게 되면 블랙 필드 어드레싱 없이 백라이트 스캐닝만으로도 현재의 D8000 보다 훨씬 더 좋은 크로스톡 프리 상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미래 이야기이다. 현실적으로는 아직도 중저가형 SG 제품들은 적잖은 크로스톡과 저휘도 문제를 안고 있다. 또 고가의 240Hz 제품들도 스펙에 따라
경중의 차이가 있다. 따라서 해상도에 민감하지 않은 대신, 크로스톡과 휘도에는 민감한 사용자라면 FPR 편광 방식이 훨씬 편하게 느껴질 수 있다. 더구나 가격도 더 저렴하다. 올 시즌 편광 TV가 성가(聲價)를 올리는 이유이다.


3D
영상에서의 밝기

3D
영상에서는 어느 정도가 적정한 밝기인가에 대한 기준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2D의 기준을 적용하면 대략 110/(칸델라) 이상이면 충분하다고 볼 수 있다. 편광이라면 이 정도 밝기가 전혀 문제가 안 된다. LG LW5700의 경우 3D에서 150/㎡ 이상의 세팅도 가능했지만 오히려 과다한 밝기라서 실제 시청 시에 110/㎡으로 낮춰 세팅을 할 정도였다. 그러나 SG 방식에서는 이 정도 수준의 밝기를 내기가 대단히 어렵다. 편광 방식이 SG 방식보다 더 눈에 편하게 느껴진다고 말하는 사용자가 많은데 그렇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밝기" 때문이다. 편광은 3D 안경을 썼을 때 밝기가 툭 떨어지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 동안 테스트 했던 SG 방식 3DTV 중에서는 삼성의 2010년 대표모델인 C8000이 가장 밝았다. 100% White 3D 패턴에서 약 70/㎡ 였다. 올해 출시 모델인 D8000의 경우 크로스톡은 현저히 줄었지만 밝기는 오히려 C8000보다 못하다. 52/㎡ 정도가 나온다. 그래도 이 정도면 양반이다. 작년에 출시된 다른 SG 제품들은 대개가 30/㎡ 안팎으로 정말 어두웠다. PDP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심지어 삼성 PN-C7000 PDP의 경우는 최대 밝기가 18/㎡ 정도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번에 소니 HX920을 측정해보니 최대 밝기가 무려 107/㎡가 나온다. 대단히 놀라운 수준이다.

/우안 안경이 교대로 개폐되는 SG 방식에서는 정확한 광량의 측정이 쉽지 않다. 대개는 SG 안경의 한쪽을 광량 분석기 렌즈에 대고, 3D Pluge 패턴을 띄워 측정하는데 백라이트나 블랙 어드레싱 유무에 따라 불균일한 밝기가 측정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한 쪽만 측정한 것이라서 양안을 총합시킨 광량 값으로 간주 할 수도 없다. 한쪽 눈을 감고 느끼는 광량과 양쪽 눈을 모두 뜨고 느끼는 광량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관한 안과학 쪽의 논리가
Binocular Contrast Summation 이론이다. 한쪽 눈의 광량과 양쪽 눈의 광량 관계를 계산하는 이론인데, 조사해보니 아직 최종 결론 난 것은 없고 여러가지 설()이 난무하다. 두 배는 결코 아니다. 그렇다고 똑 같지도 않다. 독자들도 한번 한쪽 눈을 감았다 떴다 하면서 양안 상태의 광량과 단안 상태의 광량에 어느 정도 차이가 나는지 스스로 테스트 해 보시라. 이와 관련해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수식은 아래와 같다고 한다.

  (C=양 눈의 광량, L=좌안 광량, R=우안 광량)
 
계산해보면 대략 1.41 정도가 된다. 즉, 광량 분석기에 측정된 밝기에 x1.4 를 하면 얼추 양안(兩眼)이 느끼는 밝기가 된다는 이야기이다. 이를 토대로
역산(逆算)해 보면 SG 방식에서는 한쪽 눈 기준으로 최소 80/㎡ 이상은 나와 주어야 양안 상태의 3D 영상에서 어둡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공감할 만한 이론이다. 개인적 경험으로는 80/㎡는 여전히 좀 아쉬운 밝기이고 약 90/㎡ 이상이면 SG 방식 3D에서는 충분한 밝기가 되지 않나 가늠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까지 이 수준에 근접한 SG 방식 3DTV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 소니 HX920의 밝기가 107/㎡로 측정 되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다. 수치만 그렇게 나온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감상 할 때에도 HX920의 3D 영상에서는 밝기에 대한 아쉬움을 전혀 느낄 수 없었다. 예전의 SG 방식 3DTV를 볼 때는 좀 어둡군..”하는 생각이 늘 한 구석에 있었지만, HX920에서는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소니
HX920이 어떻게 해서 밝기 문제를 해결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 수 없다. 일단 블랙 필드 어드레싱 없이 백라이트 스캐닝 기법만 썼기 때문에 최소 30~40% 이상 밝기를 증가 시킬 수 있었음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설명이 부족하다. 직하형이라서 모듈 수가 더 많다는 점도 감안 할 수 있다. LED의 밝기를 boosting 시켰다는 설도 있는데 정작 어떤 방식으로 부스팅 시켰는지 설명된 기술 자료를 찾을 수가 없어, 이건 그냥 하는 말 아닌가 의심하고 있다. 아무튼 삼성에서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저휘도 문제를 소니는 해결한 셈이다. 이제는 기술 수준에서 소니에 확실히 앞서 나간다고 자부했던 삼성으로서는 적잖은 자극이 될 것 같다.

그러나
HX920은 아직 대중적인 제품이 아니다. 사실 너무 비싸다. 스펙을 고려하더라도 말이다. 이럴 때 소니가 좀 더 적극적인 가격정책을 펼쳐야 경쟁업체에게 뺏긴 마켓 쉐어를 찾아 올 수 있을텐데 소비자 입장에서는 좀 답답하게 느껴진다. 물론 언젠가 가격이야 떨어지겠지만 아직까지는 "크로스톡도 적고, 밝기도 좋고 해상도 손실도 없는 3D 화질"을 얻으려면 막대한 비용을 치루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밝기가 아쉽던지, 크로스톡이 거슬리던지 또는 해상도가 다소 떨어지던지 하는 제품 중에서 선택할 수 밖에 없다.

한편 HX9203D 영상에서도 로컬 디밍이 작동된다. 작년에 출시된 LG의 직하형 SG 방식이었던 LX9500이나 LEX9 2D에서만 로컬디밍이 되고 3D에서는 글로벌 디밍 밖에 되지 않았었다. 그러나 HX920 3D에서도 가능하다. 로컬디밍을 켜면 블랙이 확실히 차분하게 가라 앉는다. 사실 SG 방식 3D 영상은 항상 밝기에 목 말라 있는 형편이어서 암부의 깊이까지 신경 쓸 여유가 별로 없었다. 일단 웬만한 밝기가 나와야 명암비이고 뭐고 따질 형편이 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HX920은 밝기가 만족할 만 하니까 자연히 명암비에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런데 로컬 디밍이 가능하니, 3D 영상에서도 수준급의 명암비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3D
모드에서의 MotionFlow의 중요성

HX920
에서 3D를 감상할 때는 반드시 MotionFlow 기능을 작동 시킬 것을 권한다. MotionFlow같은 프레임 보간 기능은 영상을 부자연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원래 2D 영상에서는 사용을 권하지 않는다. 그러나 3DTV에서는 고질적인 모션 저더를 없애는 데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사용을 권장한다. HX920 역시 MotionFlow를 작동 시키지 않으면 피사체가 움직이거나 카메라가 패닝 할 때 움직임이 툭툭 끊어지는 Motion Judder가 생긴다. 삼성 D8000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니 D8000도 프레임 보간 기능(Motion Plus)을 끄면 끊기는 것은 똑 같으나 소니 HX920가 확실히 좀 더 두둑 거리는 편이다. 그러나 MotionFlow표준에 놓으면 어지간한 모션 저더는 다 사라진다. 대신 움직임이 미끈덩거리는 부작용이 있지만 3D에서는 별로 어색하지 않다. 어차피 3D 입체 영상은 아무리 잘 만들었어도 실제의 움직임처럼 자연스러울 수는 없다. 시청자가 이미 어느 정도는 부자연스런 것을 감수하고 보기 때문에 프레임 보간에 의한 어색함 정도는 사실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HX920에서 MotionFlow을 사용해야 할 이유가 한 가지 더 있다. MotionFlow를 사용하지 않으면 화면에 플리커링이 제법 심하게 나타난다. 프레임 전체가 깜박거리는 프레임 플리커링이 아니라, 주파수가 낮을 때 화면의 밝은 부분에서 파르르 떨리는 주사선 플리커링이 있다. 원래 소니측 자료에 따르면
MotionFlow를 끄면 24Hz 필름 소스를 5:5로 풀다운 시켜 보여준다는 것인데, 5:5 풀다운이면 120Hz가 되기 때문에 플리커링이 생길 까닭이 없다. 48Hz 또는 72Hz라면 혹 모르겠다. 파나소닉 VT25의 경우 3D 모드에 48Hz 재생 메뉴가 있는데 계조가 살아나고 움직임이 부드러워진 반면 심한 플리커링이 생기는 것을 감당해야 했다. 필자 생각에는 5:5 풀다운이 아니거나 중간 프로세싱 과정에서 무언가 버그가 생겨 플리커링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싶다. 어찌 되었든 소니 HX920에서 3D 영상을 볼 때는 반드시 MotionFlow를 켜고 시청해야 한다는 것이 최종 결론이다.


3D
영상의 화질 성향

HX920
3D 영상 입체감은 아주 우수하다. MotionFlow를 켜면 모션 저더나 모션 블러도 별로 신경 쓰이지 않는다. X-Reality 회로는 3D에서도 활성화가 가능하다. 2D에서는 사용을 권하지 않았지만 3D에서는 사용도 고려할 만하다. 크로스톡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살짝 윤곽보정이 들어가도 큰 방해를 주지는 않는다.
 
그런데
입체감, 동적 해상도 모두 우수하지만 은근히 단점도 보인다. 아
마도 휘도를 높이는 과정에서 생긴 문제 같은데, 영상에 살짝 막이 낀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다. 영상보드에서 흔히 있는 노이즈 중 하나인데, 과도한 햇살이 비친 것처럼 화면이 살짝 화이트닝 되면서 그로 인해 윤곽선이 살짝 뭉개지는 현상이다. 삼성 D8000과 비교하면 D8000의 그림이 차분하게 안정되고 포커싱이 또렷하게 나타나는 반면, HX920은 살짝 들뜬 그림이 된다. 이것도 혹시 휘도를 얻기 위해 치른 대가는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화면의 안정감은 상대적으로 떨어져도 일단 화면이 훨씬 더 밝으니까 D8000 보다 눈은 더 편하다. 마침 옆에 놓여져 있던 D8000과 비교해 보니 그렇지, 사실 HX920만 보면 3D 영상도 꽤 디테일하고 입체감이 우수한 그림이다. X-Reality 기능을 활성화 시키면 영상이 살짝 블러링 되는 것이 많이 보정된다. , 너무 심하게 넣으면 역효과가 난다.

최근 입수한
3D 전용 패턴 제너레이터인 Video Forge를 통해 HX920 3D 모드에서의 색 정확도와 색온도를 측정해 보았다. 그림에서 보듯 3D 영상에서도 색 정확도는 그다지 흐트러지지 않은 모습이다. 2D에 비하면 그린과 옐로우가 살짝 포화된 느낌이 있으나 큰 차이가 아니다. 그러나 블루는 여전히 기준좌표(+ 마크)보다 다소 옅게 빠져 있다. 전체적으로는 2D에서 유지되었던 색 정확도의 우수성이 3D에서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색온도는
따뜻하게 2”로 놓았을 때 기본적으로 6100K 안팎이 나온다. 이건 삼성 D8000 모델도 그렇다. 3D 모드에 들어가면 전반적으로 색온도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화이트 밸런스 조정을 했더니 6400~6500K 안으로 비슷하게 들어 맞는다. 그러나 조정 기능의 정세도가 떨어져 아주 정확하게 맞지는 않는다. FPR 방식인 LG LW5700의 경우 조정 전 색온도도 잘 맞는 편이었지만, 워낙 화이트 밸런스 조정 기능이 정세하고 옵션이 다양해 전 대역에 걸쳐 델타 에러 값을 0~1 수준에 맞도록 색온도를 정확히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 그에 비해 화질 조정 기능의 옵션이 다양하지 못하고 정밀한 조정이 쉽지 않다는 것은 앞으로 소니가 개선해 나가야 할 점 중 하나이다.


2D-to-3D
변환 기능

HX920
에도 2D-to-3D 변환 기능이 있다. 3D 컨텐츠가 아직 활성화 되지 않은 상황이라 제조사로서는 넣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HX9202D-to-3D 변환 기능은 성능이 영 좋지 않다. 작년 모델에도 동일한 기능이 있었는데 그때는 정말 조악한 수준이었다. 그때보다는 훨씬 나아졌다. 그러나 여전히 완성도가 많이 떨어진다.

뎁쓰를 세 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데
, “중간낮음 3D 효과가 거의 없다. “높음으로 해야 효과가 나기 시작하는데 크로스톡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프로세서 문제인지 알고리즘 문제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오리지널 3D 영상의 크로스톡이 적었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하면 분명 하드웨어 문제는 아니다. 경쟁 제품인 삼성 D8000, LG LW5700도 모두 2D-to-3D 변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 기술은 작년에도 삼성이 한 걸음 앞선 편이었는데, 올해에도 삼성의 변환 기능은 꽤 발전한 모습을 보여준다. 오리지널이 아닌 2D-to-3D 변환 영상에서도 크로스톡은 거의 사라졌고 뎁쓰 오차로 인해 앞뒤 레이어 간격이 이상해지는 모습도 줄어 들어 꽤 깔끔한 모습을 보인다. LG의 경우, 작년에 SG 방식 제품을 낼 때에는 크로스톡 때문에 2D-to-3D 변환 기능을 넣을까 말까 고민을 많이 하다가 결국 넣지 않았었다. 그러나 올해는 편광에 올인하면서 자신있게 이 2D-to-3D 변환 기능을 장착하게 되었다. 당연히 크로스톡도 없고 또 화면이 밝기 때문에 대단히 훌륭한 성능을 보여준다. 가장 깔끔한 화면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필자는 SKY 위성 채널을 통해 야구 경기를 HD급으로 시청할 때(※ 사실 말이 HD급이지 전송률이 AVC 코덱 기준 8Mbps 안팎이기 때문에 필자는 "짝퉁 HD"라고 부른다. 참고로 블루레이 디스크의 경우 보통 30~40Mbps의 전송률을 갖는다.) 주로 2D-to-3D 변환 기능을 많이 사용한다. 이 때 LG의 LW5700을 통해 시청하면 세 시간 가량을 연속으로 시청해도 전혀 거부감이 없다. (물론 가끔 뎁쓰가 안 맞아 앞 뒤 사물의 비율이 잘 안 맞기는 한다. 즉, 앞 쪽 사람의 얼굴이 갑자기 '큰 바위 얼굴'이 되거나 하는 현상이다. 이건 LG이든 삼성이든 2D-3D 변환 기능에서는 어느 정도는 다 있다. 그런데 LG의 경우는 뎁쓰의 디폴트 값이 과(過)해 값을 줄이지 않으면 이 현상이 좀 심해진다. 그러나 값만 줄이면 LW5700이 2D-3D 변환 기능은 가장 깔끔하다.) 결과적으로 LG, 삼성 등 경쟁사의 2D-to-3D 기능은 크게 진일보한 반면, 소니는 아직 정체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다.


3D
안경

[소니 TDG-BR250 3D 안경]

소니 HX920과 함께 배달된 3D안경(TDG-BR250)은 충전형이다. 디자인도 좋고 착용감도 괜찮다. 삼성 SSG-3300 모델처럼 귀에 걸지 않고 그냥 머리에 두르는 형태이다. 이런 방식이 더 편하다. 그러나 삼성 안경보다는 다소 뻑뻑해 머리가 큰 사람은 약간 조이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싱크가 블루투스가 아니라는 점이 가장 아쉽다. 여전히 적외선(IR)을 사용하기 때문에 고개를 다른 곳으로 돌리게 되면 싱크 신호가 끊어진다. 그런데 TDG-BR250은 작년 모델이다. 경쟁사인 삼성이 SG 안경의 종류와 가격을 다양화 하기 위해 노력 하는 것에 비해 소니는 이 부분에서 다소 게으른 모습이다.


[삼성 SSG-3300 3D 안경]

소니도 3D 안경의 싱크 신호를 빨리 블루투스로 전환해야 한다. IR 방식에 비해 블루투스 방식이 훨씬 편하다. 고개를 가로 세로로 아무리 많이 돌려도 싱크 신호가 끊어지지 않는다. 옆 사람이 안경을 추가로 장착했을 때 그 사람의 싱크 신호에 간섭 받는 일도 전혀 없다. 따라서 소니도 조속히 블루투스로 전환을 해야 한다. 또 소니는 3D 안경 가격도 아직 너무 비싸다. 최근 SG 방식 3D 안경의 가격은 작년의 1/3 이하 수준으로 크게 떨어지고 있는데 소니만 아직 멈춤 상태이다. 동작이 너무 느리다.


앞으로 크게 진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분야가 3D 안경이다. LG전자 광고에서 원빈이 쓰고 나온 3D 안경은 명품 브랜드인 알랭 미끌리 제품(※ 아래 사진 참조)으로 야외에서는 일반 선글라스로도 사용 할 수 있다. 물론 대단히 비싼 고가의 제품이다. 그러나 3D 안경이라고 명품 브랜드가 생기지 말라는 법은 없다. 또 삼성전자는 특정 개인에게 맞춘 맞춤형 3D 안경을 제작하기도 한다. 또 최근에는 고도 근시자를 위한 “3D 도수 안경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소니 HX920은 3D 안경의 밝기를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한다. 그런데 안경을 벗고 살펴보니 옵션을 바꿀 때마다 바뀌는 것은 안경의 밝기가 아니라 패널 화면의 밝기였다. 왜 이런 옵션을 만들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크로스톡이 많던 시절에는 밝기가 증가하면 크로스톡이 더 많이 보이기 때문에, 크로스톡에 민감한 사람들은 일부러 밝기를 줄여서 보는 경우가 간혹 있었다. 그런 뜻에서 만든 옵션이 아닐까 추측은 된다. "높음", "중간", "낮음", "자동"의 네 가지 옵션이 있는데 측정 결과는 옆 표와 같다. 당연히 "높음"으로 선택하면 된다.

 

3D 안경에 대한 팁 한 가지. 원래 3D 영상은 최대한 실내 조명을 어둡게 하고 보는 것이 정석이다. 안경에 외부 조명이 들어올 경우, 간섭에 의한 플리커링이 일어날 수 있고, 또 영상에 대한 집중력도 많이 흐트러 놓는다. 특히 SG 방식이 이에 더 민감하다. 따라서 3D 영상을 볼 때는 안경에 다른 빛이 새어 들어오지 않게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끝 맺는 말

소니의
HX920은 참 잘 만든 제품이다. 화질에만 국한해서 보면 2D 3D 모두 최정상급의 수준작이다. 특히 SG 방식의 강점인 높은 해상도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단점으로 지적되던 크로스톡과 저휘도의 문제를 해결해 낸 것에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색 정확도와 계조별 평탄성, 그레이스케일, 감마 등 기초적인 화질 특성도 우수하다.

단,
세부적인 전문가 조정 기능이 빈약한 점, 3D 싱크가 아직도 IR 인 점 등은 아쉽다. 또 크로스톡도 약간 더 개선될 여지가 남아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HX920의 가장 큰 단점은 너무 비싼 가격이다. 직하형에 풀 로컬 디밍이고, X-Reality Pro 회로에 값비싼 사운드 바 스탠드이며 원가가 많이 들어간 스펙인 것은 맞다. 또 플래그 쉽 모델이라는 자존심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도 현재의 시장 상황이나 경쟁사들의 뛰어난 기술력과 마케팅 능력 등에 대해 제대로 파악을 하고 있다면 이렇게 높은 가격을 붙인다는 것이 말이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소니는 지금 예전 브라운관 TV 시절의 브랜드가 아니다. 물론 가격은 시간이 지나면 떨어질 것이다. 당장은 접근이 쉽지 않은 가격대이지만 일단 이런 류의 제품이 나왔다는 것이 중요하다. 곧 가격이 낮으면서도 크로스톡과 밝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제품들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 동안 삼성
, LG에 비해 제품 개발 능력이 답보 상태에 머무른 것처럼 보였던 소니가 모처럼 저력을 발휘한 것도 반갑다. HX920은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에게도 신선한 자극이 될 제품으로 보여진다.  (최 원 태)


Review Equipment

● Color Spectro Radiometer : Photo Research PR-650
● Luminance Measuring Meter : Minolta LS-100
● Test Pattern Generator : AccuPel HDG-4000, VideoForge 3D Pattern Generator
● Analysis Program : Datacolor Colorfacts Professional 7.5
● Source Component : OPPO BDP-93 3D Blu-ray Player, Playstation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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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11.07.15 13:58

posted by 최 원 태


소니의 새로운 플래그 쉽 모델

KDL-HX920은 소니가 발표한 새로운 플래그 쉽 모델이다. 3DTV의 태동기였던 작년(2010년)에 소니는 여러가지 시행착오를 겪는 바람에 시장점유율과 제품의 완성도 양면에서 모두에서 그다지 만족 할 성과를 얻지 못했다. 다시 전열을 가다듬어 작년 말에 3DTV로는 최초로 직하형+로컬디밍이 적용된 제품인 HX900을 발표했지만(※국내에는 수입되지 않았다), 장점 못지 않게 단점도 꽤 많이 지적되었고, 뒤쳐진 시장 점유율을 만회하기에도 다소 역부족이었다. 이에 HX900을 기본 베이스로 해서 패널을 교체하고 엔진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한편 몇 가지 새로운 기술을 적용해 발표한 모델이 바로 HX920이다.
 
즉, HX920은 같은 SG(셔터 글라스)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삼성의 대표 모델 D8000, FPR(필름 편광) 방식으로 전향한 후 성가(聲價)를 올리고 있는 LG의 대표 모델 LW5700과 더불어 2011년형 3DTV를 대표하는 소니측 대표 모델이라 할 수 있겠다. (※ LG의 LW6500은 LW5700과 화질 외적인 스펙만 다르고 화질은 동일한 제품이다.)

2011년의 TV 트렌드는 3DTV스마트 TV 두 가지로 요약 할 수 있다. 이중 스마트 TV 기능은 최근 불고 있는 스마트 폰의 열기를 차용(借用)해 TV 판매에 도움을 주려는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사실 이전 모델들도 DLNA, USB, 인터넷 TV 등의 기능들은 다 갖추고 있었다. 스마트 TV는 여기에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 폰의 앱(App) 기능을 원용(援用)한 것에 지나지 않다. 스마트 TV 기능이 얼마나 유효한가에 대해서는 나중에 따로 살펴 보기로 하고, 어찌 되었든 스마트 TV 기능은 TV의 본질적 요소인 화질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 말 그대로 Trend 기능이라 하겠다.

 


그러나 3DTV 기능은 그렇지 않다. 2010년을 3DTV의 태동기였다고 한다면 2011년은 본격적인 성장기가 시작되는 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3D는 아직 컨텐츠 시장도 제대로 형성되지 않았다. 방송 표준 규격도 확정되려면 조금 더 기다려야 하고, 제품의 기술적인 완성도도 아직 발전 중간 단계에 있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본격적인 3DTV 시대가 열리려면 앞으로도 최소 2~3년은 더 기다려야 한다. 실제로 떠들썩한 광고에 비해 판매 비중도 아직 그리 높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DTV는 여전히 트렌드의 대세(大勢)를 이루고 있다. 주요 TV 제조업체들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3DTV의 개발과 홍보에 온 정성을 쏟고 있다특히 국내에서는 올 초부터 LG와 삼성 간에 과열(過熱) 양상의 ‘3DTV 전쟁’이 지속되고 있어 연일 세간의 이목을 받고 있다.

도대체
판매 비중도 적다는데 제조사들은 왜 이렇게 3DTV에 사활(死活)을 걸고 있는 것일까? 그 것은 진행 속도가 더딘가 빠른가의 차이가 있을 뿐 결국 언젠가 TV 시장은 3DTV로 귀착 될 수 밖에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지만 3DTV의 앞날은 굉장히 밝다. TV 디스플레이 패널의 주종(主種)은 현재의 LCD에서 수 년내에 OLED로 넘어 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럴 경우 3DTV의 기술적인 완성도는 더욱 높아진다. 영화 산업을 주도 하고 있는 헐리웃 메이저 제작사들은 올해부터는 블록버스터의 절반 가량을 3D로 만들고 있다. 아마 1~2년 안에는 거의 대부분의 작품이 3D로 제작될 것이다.

3D 활성화의 또 다른 키를 쥐고 있는 것이 방송 산업인데, 현재 미국, 일본, 한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이 모두 3D 방송을 위성 또는 케이블을 통해 시험방송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지상파 3D까지도 계획하고 표준화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3D 카메라의 보급화도 중요한 견인요소가 될 것이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3D 카메라는 모두 전문가용 뿐이었다. 대당 수억원짜리만 있었다. 파나소닉에서 처음으로 보급형(?) 제품이라고 발표한 것도 2500만원이나 했다. 그러나 최근 3백만원 이하의 보급형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물론 아직은 조악한 수준의 그림이다. 그러나 과거 HD급 카메라의 보급과정이 그랬듯이 3D 카메라도 수준급의 컨슈머용 제품이 등장하는 것은 시간 문제이다. 최소 2~3년이면 될 것이다. 게다가 주요 영상 편집 소프트웨어는 이미 3D 포맷을 지원하는 단계에 와있다.

최근 삼성 vs LG의 3D 전쟁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셔터 글라스(Active)와 편광(Passive)이라는 용어에 익숙한 편이다. 일전에 어느 국회의원은 두 회사 간의 과당경쟁에 대해 언급하면서 "3D도 빨리 표준 포맷이 정해져야 한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참 황당한 발언이다. 셔터 글라스와 편광 같은 디스플레이 기술은 둘 중 하나는 버리고 하나는 택해야 할 표준화의 대상이 아니다. 표준화는 통일된 기준이 필요한 방송 규격 등에서 필요한 것이다. 예를 들자면 축구를 할 때 축구공의 무게와 크기는 어떠해야 한다는 명확한 표준 규격이 필요하지만, 공격 할 때 4-3-3 전법을 쓸 것인지 4-4-2 전법을 쓸 것인지는 표준으로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무슨 말을 하려는 것이냐면 우리가 알고 있는 셔터 글라스나 편광 방식은 언제든지 다른 기술로 대체되거나 개량되어질 수 있는 불확실한 것이지 그렇게 둘 중 하나를 표준포맷으로 정해야 할 만큼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액티브 방식이든 패씨브 방식이든 현재의 3D 영상포맷은 모두 좌우 양안의 시차(視差)를 이용한 Stereoscopics 이론에 근거해 만들어 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 방식도 그다지 썩 좋은 것은 아니다. 분명 언젠가는 다시점(多視點, Multiview) 방식으로 진화하는 날이 올 것이다. 오디오로 따지면 좌/우 채널만 있는 2채널 시스템에서 서라운드 채널까지 구성하는 멀티 채널 시스템으로 바뀌는 것과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현재로는 요원해보이는 무안경 3D 방식도 그때쯤에는 가능해 질 것이다.

이렇게 3D 기술은 앞으로도 발전의 여지가 무궁하게 남아 있고, 그 발전 속도에 따라 생활에 미치는 파급 영향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여진다. 단순히 잠깐 스치고 지날 일회성 트렌드로 보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TV 제조업체들은 미래의 큰 시장인 3DTV 시장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 치열한 개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2011년 소니의 3DTV 라인업

소니의 2011년형 3DTV 모델은 모두 5종이다. 최상위 모델이 HX920이고 그 뒤로 HX820, HX720, NX720, EX720 등이 있다. 이 중 HX920, NX720, EX720 세 종이 국내에 수입되고 있다. (※ KDL-HX920은 미국에서는 XBR-HX929라는 형번으로 출시 되었다.)


HX
시리즈는 240Hz 패널, NX/EX 시리즈는 120Hz 패널을 쓰고 있다. NX/EX 시리즈가 240Hz 패널 제품인 것처럼 잘못 소개된 것도 본 적이 있는데, 이는 120Hz 패널에 백라이트 스캐닝이 적용된 <MotionFlow XR 240> 기술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생긴 오해이다LG 전자의 경우는 자사(自社) 제품에 백라이트 스캐닝이 적용되면 무조건 패널 프레임 레이트를 두 배로 올려 표기해 왔다. 따라서 240Hz로 표기된 모델의 실제 패널 프레임 레이트는 120Hz이고, 480Hz로 표기된 제품은 240Hz 패널이 맞다. 소니의 NX/EX 시리즈가 일부에서 240Hz로 표기 되는 것도 같은 논리이다. 그러나 소니는 원래 백라이트 스캐닝을 했다고 프레임 레이트를 두 배로 올려서 표기하지 않았었다. 소니 재팬의 자료에도 NX/EX배속(倍速) 패널’(120Hz)이라고 분명하게 표기되어 있다. 유독 국내 자료에서만 240Hz로 표기가 되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HX920도 국내에는 480Hz로 혹 소개될 지도 모른다. 아무튼 다 틀린 표기이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소니의 세 가지 모델 중 HX920은 240Hz 패널, NX720, EX720은 120Hz 패널로 정리하면 된다.

전 모델 모두 소니의 화질 보정 회로인
X-Reality 회로를 장착하고 있는데 HX 시리즈는 SBM 기능과 패턴 데이타베이스 기능이 추가된 Pro 버전을 장착하고 있다. 그리고 HX 시리즈 중에서는 HX920만 유일하게 직하형 LED 모듈에 로컬 디밍이 구현되는 제품이다. 또 유일하게 4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디밍이나 프레임 보간 기법의 차이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설명할 기회를 갖기로 하자. 요즘 유행하는 스마트 TV 기능은 없다. 그러나 기본적인 DNLA 기능, 인터넷 비디오 기능은 있다. 무선 Wi-Fi 카드도 내장하고 있다.

일단 스펙만 놓고 보면
HX920은 소니 라인업은 물론이고 경쟁사인 삼성, LG의 제품과 비교해 원가가 더 많이 들어간 흔적이 느껴진다. 따라서 가격이 비쌀 수 밖에 없다. 55인치 형을 기준으로 할 때 HX920 인터넷 최저가가 530만원(7월 중순 기준) 안팎으로 앞서 언급한 3사의 대표 모델 중 가장 비싸다. 삼성의 UN-D8000이 330만원, LG의 LW5700이 290만원 안팎이니까 비싸도 아주 많이 비싼 편이다. 당연히 가격대비 성능으로 계산하면 꼴찌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HX920은 가격으로 승부하는 제품이 아니다. 소니의 플래그 쉽 모델이 늘 그렇듯이 가격보다는 절대 성능의 가치를 앞에 내세운 컨셉의 제품이라고 봐야 한다.


HX920
의 디자인

HX920은 소니 고유의 마너리씩(Monothic) 디자인을 채택하고 있다. Monolithic 디자인의 가장 큰 특징은 스크린과 베젤이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패널로 일체화 된 스타일이라는 점이다. (사진 참조) LG Borderless Design과 비슷한 개념인데 실제로 외적인 세련미는 LG 보더리스보다는 소니 마너리씩이 조금 앞서 보인다.
직하형이기 때문에 LED 모듈이 뒤쪽에 배치 되어 있어 Edge형보다 1cm 가량 더 두껍다. 그래도 별로 두껍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요즘은 빛을 분산 시켜주는 기술이 발전해 모듈과 패널 사이가 가까워도 유니포미티가 나빠지거나 하는 현상이 거의 없다.

[CES 2011에 전시된 HX920 모델]

 

스탠드가 특이해 보인다. 메탈 알루미늄 소재의 Bar 타입 스탠드이다. 가운데 파여진 홈에 TV의 본체를 맞춰 끼우게 되어 있다. 그런데 이 스탠드(SU-B551S)에는 2.1채널 스피커가 내장되어 있다. 앞쪽 메탈 바 안에는 풀 레인지 프론트 스피커가 들어 있고, 뒤 쪽에는 서브 우퍼가 붙어 있다. 출력은 프론트가 10W+10W, 서브우퍼가 20W이다. 디자인 때문에 사운드를 포기하는 LCD TV의 트렌드를 소니도 따라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이런 식의 사운드 스탠드를 이용하면 사운드의 희생을 많이 줄일 수 있다. 실제로 HX920 LCD TV 중에서는 꽤 건실하고 두께감 있는 소리를 들려 준다. 뭐 썩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나마 좀 낫다는 것이다. 스피커 유닛은 개방이 되어야 제대로 소리가 난다. 저렇게 꼭꼭 숨겨져서야 제 소리가 날 턱이 없다. 마스크 쓰고 노래 부르라고 하면 임재범이든 플라시도 도밍고이든 탁하고 답답한 소리가 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TV 본체 안에서 주변에 있는 온갖 보드 사이에 끼어 천대 받으며 한귀퉁이에 세들어 있는 삼성, LG 제품의 스피커 유닛들에 비하면 그래도 소니의 스피커 유닛은 독방을 따로 쓰는 셈이니 훨씬 낫다. 그런데 벽에 너무 바짝 붙이면 서브우퍼에서 나오는 저역이 웅웅거릴 가능성이 있다.

스탠드는 Bar 타입이 아닌 일반적인 사각형 형태의 블랙 알루미늄 스탠드를 쓸 수도 있다. 어떤 것이든 Monolithic 디자인의 스탠드는 TV의 본체를 6도 가량 뒤로 눕힐 수가 있다. 의자에 앉아서 플로어에 있는 TV를 내려다 볼 때에는 이 각도도 무난하다. 그러나 TV의 설치 위치는 주거 환경마다 다 다르다. 더구나 한국에서는 눈 아래 쪽에 TV를 두는 경우가 흔치 않다. 따라서 일단 수직으로 바짝 세워서 설치 위치를 잡은 뒤 형편을 봐서 뒤로 눕혀야 한다. 원래는 가슴 높이 이상에 TV를 설치 할 경우 기울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부가 기능 중 눈길을 끄는 것은 작년 모델부터 제공 되는 인텔리전스 센서(Intelligence Sensor) 기능이다. 하단 프레임에 장착된 센서가 시청자의 위치를 파악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1) 특정 범위 내에 얼굴이 감지 되지 않으면 시청자가 자리를 떴거나 잠이 들어 누웠다고 판단하고 알아서 화면을 끈다. (소리는 안 꺼진다.) (2) 어린이 시력 보호를 위해 1m 이내에 근접하면 경고음과 함께 화면을 꺼 버린다. (3) 마지막으로 시청자의 위치를 센서가 파악해 화면과 스피커의 밸런스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위치 제어> 기능을 제공한다. 아래 두 장의 사진은 <위치 제어>설정으로 놓았을 때 해당 메뉴화면 하단에 나타나는 영상이다. 사용자의 얼굴을 인식하여 사각형으로 나타내고 있다. 옆으로 움직여 보니 사각형도 따라서 움직인다. 그리고 좌측의 그래프에 사용자의 위치를 표시해준다. 물론 이 기능을 사용하기 보다는 그냥 스스로 시청 위치를 가운데로 옮기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이겠지만 아무튼 꽤 재미있는 기능이기는 하다.

 


리모콘의 디자인이 참 마음에 든다. 앞면이 아크(Arc) 형태로 되어 있어 사용하지 않을 때에는 그림처럼 뒤집어 놓으면 아주 깔끔하다. (그런데 뒤집어 놓으면 가끔 리모콘이 어디 있는지 쉬 찾지 못할 때가 있다.)

 


 

전용 3D 안경으로 TDG-BR250 모델이 제공된다. 이전에 쓰던 BR100B 모델보다 디자인도 더 세련되고 사용하기도 더 편하다. 또 충전식이라서 무게도 훨씬 가볍다. 그래도 여전히 좀 촌스런 디자인이다. 안경 디자인에 대해서는 LG, 삼성에 비해 소니가 다소 신경을 덜 쓰는 감이 있다. 3D 안경에 대해서는 나중에 3D 영상에 대해 언급하는 2부 말미에 가서 따로 다시 다루기로 하자.



LED
백라이트 모듈 방식

HX920
은 직하형(Direct) LED 방식으로 Full (Array) Local Dimming이 구현되는 제품이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의 LCD TV들은 Edge LED 방식을 쓰고 있다. 모듈의 수가 적으니까 원가도 낮아지고, TV의 두께를 줄일 수 있어 외관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연히 화질은 직하형이 더 좋다. LED 백라이트 모듈의 숫자가 많으면 밝기를 높일 수 있고, 동적 해상도도 더 좋아지며, 무엇보다 로컬 디밍을 사용할 수 있어 LCD TV의 커다란 약점인 블랙의 심도를 깊게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대신 원가가 높아지고 모듈과 패널 사이에 빛 확산을 위한 공간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Edge형보다 두꺼워 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리고 화질을 잘 모르는 일반 소비자들은 Edge LED와 Direct LED의 화질 차이를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래서 시중에 판매되는 제품 대부분은 Edge LED 방식을 쓰고 있는 것이다.

[좌측: CCFL / 중앙: Edge LED / 우측: Direct LED (로컬 디밍)]

기본적으로 직하형은
Full Local Dimming이 가능하다. LCD TV는 스스로 빛을 발광하는 PDP CRT TV와 달리 광원(백라이트)으로부터 빛을 공급 받아야 영상을 표시할 수 있다. 각각의 밝기(계조)가 다 다를 수 밖에 없는 각 화소들이 한 개의 백라이트에서 획일적인 양의 빛을 일괄적으로 받게 되면, 어두워야 할 화소가 이웃한 밝은 화소의 영향을 받아 들떠 보이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화면 전체를 한 개의 블록으로 간주해 일괄적으로 통제하는 방식(글로벌 디밍)이 아닌, 화면을 여러 블록으로 잘게 나누어 각 블록 단위로 그 블록에 알맞는 밝기에 맞추어 백라이트를 통제하는 방식(로컬 디밍)을 쓰면 그만큼 블랙이 깊어지고 명암비가 높아지게 된다.

원래 로컬 디밍은 직하형에만 적용되는 개념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Edge형에서도 로컬 디밍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직하형처럼 화면을 100여개 이상으로 잘게 나누지는 못하지만, 다만 몇 개라도 제한적인 수의 Zone으로 나누어 Edge에 장착된 모듈을 껐다 켰다 하는 방식이다. 이를 Limited Zone Dimming 이라고 부르고 이와 구별하기 위해 기존의 직하형 로컬 디밍을 Full (Array) Local Dimming 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 그런데 사실 어폐가 있다. 진정한 의미의 Full Local Dimming PDP처럼 200만개의 화소가 다 각기 움직여야 한다. 직하형도 블록수가 기껏해야 몇백개 정도이니까 Limited 한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래도 일단은 이를 Full Local Dimming 이라고 부르자. 그러지 않으면 열 개도 안 되는 블록을 가진 Limited Zone Dimming과 용어 상으록 구별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마케팅 목적으로
Limited Zone Dimming Local Dimming인 것처럼 부풀려 광고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은 속아 넘어가기 쉽다. 용어도 소니는 Dynamic Edge Dimming, 삼성은 Spotlighting Dimming, LG는 그냥 거두절미하고 Local Dimming 등으로 각기 다르게 부르고 있다. 용어가 어떻든 소비자들이 알아두어야 할 최종 결론은 Limited Zone Dimming 방식과 Full Local Dimming 방식은 그 효과가 천지차이라는 점이다. Limited Zone Dimming은 사실상 Global Dimming에 더 가깝다. 따라서 흔히 말하는 고화질을 상징하는 로컬 디밍이라는 용어는 소니의 HX920, LG LX9500 처럼 직하형의 Full Local Dimming 제품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 한편 소니에서는 Full Local Dimming 방식을 Intelligent Peak LED라고 부른다. Edge Local Dimming Dyanamic LED와 구별하기 위해서이다. 아무튼 세 회사가 서로 앞 다투어 새로운 용어들을 작명해내다 보니 전문가들도 정신이 없다. 아마 자기네들도 자기네 것 외에는 헷갈려서 다 못 외울 것이다.)


HX920 모델은 
Local Block의 수가 몇 개나 되는지 파악하지 못했다. 2010년 모델인 HX900의 경우는 52인치 모델의 블록수가 96(가로 12 x 세로 8)였고, 블록당 9개씩 총 864개의 LED 모듈이 들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리뷰 제품은 55인치이기 때문에 아마도 100개 이상의 블록에 1000개 이상의 모듈이 사용 되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물론 추정이다. 하지만 갑자기 몇 개월 만에 확 늘지는 않았을 것 같다. 한편 LG의 경우는 직하형의 모듈 수나 로컬 디밍 블록수가 소니보다 훨씬 많다. 같은 55인치라도 블록수와 모듈수가 거의 2~3배 수준이다.

한편 
HX920 3D 영상 모드에서도 로컬 디밍이 된다. 이건 매우 큰 강점이다. LG의 직하형 3DTV LX9500이나 LEX9의 경우(SG 방식) 2D에서만 로컬디밍이 작동하고, 3D 모드에서는 글로벌 디밍 밖에 되지 않았다. 따라서 3D 영상에서 블랙이 들뜨는 현상이 있었다. 그러나 소니 HX920 2D 3D 모드 모두에서 로컬 디밍이 가능해 블랙이 크게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소니의
MotionFlow XR 기술 (3DTV의 프레임 처리 기술)

MotionFlow
는 소니의 프레임 보간 기술을 일컫는 명칭이다. 3DTV에서는 프레임 보간 기술이 상당히 중요하다. HX920에 적용된 MotionFlow 기술은 XR960이다. XR960 HX920에만 적용되었고, 다른 3DTV 모델들은 XR480 또는 XR240 등이 사용되었다.
MotionFlow XR 기술은 (1) 패널의 오리지널 프레임 레이트, (2) 블랙 필드 어드레싱의 적용 유무(有無), (3)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의 적용 유무와 분할 개수 등의 세 가지 요인에 따라 그 등급이 결정된다. XR960, XR480, XR240 등의 명칭은 소니 고유의 것이지만, 경쟁사들의 3D 영상 프레임 처리 방법도 알고 보면 대개 비슷하다.

SG 방식 3DTV는 크로스톡(Cross-Talk)을 줄이는 것이 가장 큰 선결과제이다. 크로스톡은 잔상(殘像) 때문에 발생 되므로 잔상을 줄이기 위해 여러 방법들이 강구된다. 물론 가장 근본적인 것은 반응속도가 개선된 패널을 개발하는 것이다. 반응속도가 빠른 OLED PDP 등에서는 크로스톡이 문제 되지 않는다. 두 번째는 블랙 필드 어드레싱 (Black Field Addressing)을 하는 것이다. 240Hz 프레임 레이트를 가지고 있는 패널이라면 1/240초 간격으로 정상 프레임과 블랙 필드를 교대로 내보내는 것이다. 이전 순서의 좌안 프레임 영상이 다음번 순서인 우안 프레임 영상에 잔상으로 남는 것이 크로스톡인데, 좌안 프레임과 우안 프레임 사이에 블랙 필드를 하나 집어 넣으면 잔상이 사라질 시간을 그만큼 끌어 주기 때문에 크로스톡이 대폭 줄어든다. 그러나 대신 밝기가 떨어진다. 또 반드시 240Hz 이상의 패널에서만 가능하다는 제한이 있다. SG 방식은 좌/우안 프레임이 각각 Full HD 해상도이기 때문에, 각각 한 개씩의 프레임을 차지한다. 블랙 어드레싱에 전체 프레임의 1/2을 할당하고, 남는 1/2을 가지고 다시 좌/우안으로 나누게 되면, 결국 한쪽 눈에 해당되는 프레임은 전체 패널 프레임 레이트의 1/4이 된다. 일반적인 비디오 영상 프레임 규격이 60Hz이므로 x4를 하면 최소 240Hz의 패널 프레임 레이트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에 반해 편광은 블랙 필드 어드레싱이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120Hz만 있어도 3DTV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래서 편광 방식은 SG 방식보다 원가가 싸게 든다. (물론 이는 3D 구동에서만 그런 것이고, 2D 영상에서는 당연히 240Hz 패널과 120Hz 패널의 영상이 다르다.)

한편 백라이트 스캐닝은
2D 영상에서도 자주 쓰이는 기법으로 특히 LG전자에서 주도적으로 사용해왔다. 블랙 필드 어드레싱보다 잔상 제거 효과는 적지만 대신 화면 밝기에 끼치는 영향도 적어 주로 2D 영상에서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3D 영상에서도 블랙 필드 어드레싱 기법과 병합해서 사용할 경우 크로스톡 제거 효과가 더 확실해지기 때문에 LG 뿐 아니라 소니, 삼성 등에서도 SG 방식 제품에 이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전혀 쓰지 않고 백라이트 스캐닝만 사용하는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 국내에 판매되는 소니의 3DTV들이 모두 그렇다. 그런데 모델에 따라 그 이유가 각기 다르다. 소니 NX720, EX720, 삼성 D6400 같은 120Hz 패널 제품은 사실 엉겁결에 탄생한 감이 있다. 패널이 120Hz이기 때문에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부득이 백라이트 스캐닝으로 대체 할 수 밖에 없다. 120Hz 패널을 쓰게 된 것은 당연히 가격 때문이다. LG120Hz 패널이 주류인 편광 방식으로 전향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덕에 3DTV의 가격이 많이 낮아졌다. 그 바람에 삼성, 소니 쪽에서 맞대응을 위해 원가가 낮은 120Hz 모델들을 울며 겨자 먹기로 만든 감이 있다. 그러나 HX920은 240Hz 패널 제품으로 경우가 좀 다르다. 패널의 반응속도가 예전보다 빨라졌기 때문에 보다 정교한 백라이트 스캐닝만으로도 충분히 크로스톡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에서 만들어 진 제품이다.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하지 않으면 대신 "밝기"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HX920
MotionFlow XR960은 이런 이치이다. 240Hz이므로 패널에는 초당 240개의 영상 프레임이 보여지게 된다. 즉 한 프레임이 보여지는 시간은 1/240초 동안이다. 이때 뒤쪽의 백라이트가 우측 그림에서 보듯 스캐닝을 한다. 처음에는 상단 3/4의 백라이트 모듈을 끄고, 다음 번은 중간 1/2의 백라이트를 끄고 또 그 다음 번에는 하단 3/4의 백라이트를 끄고 그리고 마지막에는 위쪽 1/2과 하단 1/4을 동시에 끈다. 이런 식으로 각기 다른 형태의 4분할 백라이트 스캐닝을 한다. 물론 스캐닝이 워낙 순식간에 일어나기 때문에 사용자는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 그냥 합쳐서 한 개의 영상 프레임으로 보여지게 되는데 단지 좀 어둑해졌다는 느낌은 혹 받을 수도 있다. (※ 백라이트 스캐닝의 순서나 헝태가 꼭 예(例)를 든 것처럼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든 것은 소니 HX920에 적용된 4분할 스캐닝의 경우에서이다. 다른 회사, 다른 기종의 제품은 또 전혀 다른 순서와 형태가 적용될 것이다.)

이 모든 스캐닝 작업이 1/240초 사이에 이뤄지니까 한 가지 형태의 백라이트 스캐닝이 진행되는 시간은 1/960초에 불과하다. 1초에 보여지는 240개의 영상 프레임마다 매번 이런 식의 4분할 스캐닝이 진행되므로 백라이트 스캐닝이 변하는 횟수로만 따지면 1초에 960번이 진행 되는 셈이다. 그래서 XR960이라고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러나 이를 960 프레임 레이트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백라이트 스캐닝은 패널에 나타나는 실제 영상 정보가 바뀌는 것이 아니고, 뒤쪽에서 비추는 광원(백라이트)이 비추는 작동 방식만 달라지는 것 뿐이다. (※ 삼성에서 CMR이라는 정체불명의 측정단위를 만들어서 자기네 제품의 동적해상도가 960 CMR이니, 720 CMR이니 하며 광고하는 것을 보면서 아마도 소니도 무언가 큰 숫자가 들어가는 용어를 하나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XR960이라는 용어도 탄생한 것 아닐까?)

HX920에 사용된 XR960 4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이다. 일전에 리뷰한 LG 72인치 SG 방식3DTV 모델인 LEX9의 경우는 무려 10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이 사용되었다. 백라이트 스캐닝 기술은 LG가 가장 앞서는 편이다. 최근에는 삼성의 3DTV들도 백라이트 스캐닝을 하고 있다. 소니로 따지면 HX820, HX720 모델에서 사용된 XR480 기술과 흡사한 형태이다. XR480은 이렇다. 일단 1/240초 간격으로 블랙 필드 어드레싱을 한다. 따라서 초당 240 프레임 중 120 프레임이 블랙 필드로 할당된다. 나머지 120 프레임이 영상 프레임인데, 매 한 프레임 당 2분할의 백라이트 스캐닝이 행해진다. 2분할이기 때문에 240x2=480의 수식이 적용되어 “XR480”이라고 명명 되었다. (블랙 필드도 2분할 되는 것으로 계산하는 셈이다.) 이 기술은 현재 삼성의 240Hz 3DTV 모델에 적용되는 기술과 비슷하다.

한편 120Hz 패널 제품에서 블랙 필드의 삽입 없이 2분할 백라이트 스캐닝 기법만 쓰는 것을 소니에서는 XR240이라고 칭하는데, 소니 NX720, EX720, 삼성 D6400이 이에 해당된다. XR240 기술은 크로스톡을 없애는 데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다.그러나 XR960에서는 크로스톡이 훨씬 더 줄어든다. HX920은 크로스톡과 휘도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제품으로 평가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기술적 성과는 기본적으로 모두 MotionFlow XR960 기술에서 기인 했다고 말할 수 있다.



X-Reality Pro

X-Reality
는 소니 고유의 화질 보정 회로인데, HX 시리즈는 더 업그레이드된 X-Reality Pro 회로를 내장하고 있다. X-Reality는 사실 소니가 1997 Wega 시리즈를 처음 발표하면서 내놓은 DRC 기술의 확장판이라 할 수 있다. 소니는 이 기술에 그동안 참 정성을 많이 들여왔다. 그러나 실질적인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다. 사실 알고보면 이 또한 그 흔한 윤곽강조기능의 하나일 뿐이기 때문이다. 단지 일반적인 윤곽 강조기능보다 조금 더 복잡하고 교묘한 기법을 사용해 눈에 약간 덜 거슬릴 할 뿐이다.

X-Reality Pro 회로는 X-Reality XCA7 회로를 하나 더 장착한 것으로 (1) 패턴 데이터베이스 기능과 (2) SBM 기능이 추가되었다. 다른 NR(Noise Reduction) 기능은 모두 동일하다. 패턴 데이터베이스 기능은 사전에 저장된 <동화상(動畵像) 무빙 패턴 분석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해 움직이는 동영상의 윤곽을 실시간으로 보정하는 기술이다. 일반적인 윤곽 보정 기술에 비해 섬세해 거부감이 적은 편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권장할 만한 기능은 아니다. 패턴이 아무리 정교하고 데이타 베이스가 많더라도 실시간으로 나타나게 되는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경우의 수"가 적용되는 영상의 패턴에 다 대응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어떤 형태이든 윤곽 보정 기능은 오리지널 영상에 왜곡된 테이터를 가미하는 역할을 히게 될 뿐이다.

얼핏 보면 그림이 더 정세해진 느낌이 든다
. 특히 카메라가 패닝 할 때 동적 해상도가 증가하는 것처럼 착각을 일으키기 쉽다. 해상도가 높은 것과 윤곽선이 보정된 것의 차이를 잘 느끼지 못하는 사용자에게는 신기한 마법의 손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된다면 사용하셔도도 무방하다. 그러나 고대역(高帶域)의 세세한 화소정보가 많은 영상이 나오면 화면이 거칠고 지저분 해지는 느낌을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윤곽보정은 윤곽을 강조하기 위해 노이즈를 첨가하는 개념이기 때문이다. X-Reality를 동작 시킨 상태로 TV를 보면 영상 고유의 자연스러움이나 순수한 맛이 없는, 작위적이고 꺼끌꺼끌한 느낌의 영상에 익숙해지게 된다. 이 화면에 익숙해지면 정상적인 그림이 오히려 맹숭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사용을 권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 저해상도의 비디오 소스, 예를 들어 인터넷 동영상이나 DLNA 연결을 통해 보게 되는 AVI 파일 등에서는 꽤 효과적이다. 결론적으로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별로 아쉽지 않은 기능이라 하겠는데, 문제는 이런 것 때문에 제품의 원가가 엄청 올라 간다는 점이다.

SBM
Super Bit Mapping의 약자로 8비트인 영상신호를 14비트로 업스케일링 함으로써 계조 표현력을 높여주는 기능이다. 말은 그럴 듯 하지만, 원본이 14비트인 데이터를 비압축으로 보여 주는 거라면 모를까, 원본 자체가 8비트인데 이를 억지로 업스케일링 해봐야 빈 깡통 억지로 채워 넣기밖에 되지 않는다. 실제로 SBM을 작동시켰을 때 계조 표현력이 향상 되는 효과는 찾아보기 힘들다. 컨투어링(Contouring)을 줄여 준다는 홍보 문구도 있었는데, 해상도가 많이 떨어지는 소스에서는 다소의 보정 효과가 있다. 그러나 DVD 급 이상의 영상에서는 뚜렷한 효과를 발견하기 힘들다. 14비트는 8비트의 1.75배가 아니다. 14비트는 214이고, 8비트는 28이기 때문에 무려 64배가 된다. 극단적인 컨투어링 에러(계조력이 떨어져 계조간 층이 지는 현상)를 검색해 보정하는 경우라면 모를까, 한 화면에 존재하는 수많은 계조의 경우의 수를 모두 64배의 단계로 확장해서 표현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오버스캔 해제

HX920
을 제대로 시청하려면 TV를 처음 켜자마자 일단 <화면 모드>의 기본 설정 단계에서 오버 스캔을 해제하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소니 HX920은 디폴트 값이 5% 오버스캔이 설정된 화면 상태로 되어 있다. 환장할 노릇이다. 왜 이렇게 해 놓은 것일까? 오버스캔이란 한 마디로 화면을 쭈욱 잡아 당겨 늘려 놓은 것으로 화질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친다.

HD
영상의 해상도는 1920x1080이다. 5%씩 오버스캔이 되면 가로/세로로 가장자리 5%가 잘려져 나가고, 가운데 95%(약 1800x1000) 부분만 남긴 뒤, 이를 1920x1080 화면에 맞게 억지로 늘리게 된다. 이렇게 하면 각종 노이즈와 픽셀 뭉개짐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지상파 방송을 볼 때는 채널 간 블랭크 싱크 신호가 서로 맞지 않아 짐짓 일부러 오버스캔을 시킬 때도 있다. 그러나 외부입력 단자에서는 이렇게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왜 기껏 좋은 제품 만들어 놓고 일부러 뭉개진 그림으로 보도록 할까? 참 이상한 공장 설정치이다.

 


오버스캔을 해제하려면 <홈 메뉴>에 들어간 뒤 <화면 설정> 메뉴의 1 <와이드 모드> 항목에서 전체를 선택해야 한다. 이어 2 <자동표시영역>에서 해제를 선택한 후, <표시영역> 항목에 들어가 전체화소를 선택해야 오버스캔이 해제된다. (위 사진 참조)


화질 모드의 선택 및 밝기 설정


소니 TV에는 <장면선택> 기능이 있다. . <시네마>, <스포츠>, <사진>, <음악> 등 소스의 종류에 따라 알맞은 화질 모드를 제공 해준다. <장면 선택> 메뉴에서 <자동>을 선택하면 TV가 소스의 종류까지도 알아서 판단해 준다. 화질 세팅 작업이 번거롭게 느껴지는 분들에게는 이 기능이 안성맞춤이다.

<
장면 선택>에서 일반을 선택하면 <장면 선택> 기능이 비활성화 되면서 사용자가 직접 화질 모드를 선택하고 그 세팅값을 바꿀 수 있다. 메뉴 선택은 홈 메뉴버튼을 눌러 소니 고유의 XMB 트리 메뉴를 불러 낼 수도 있고, 간편하게 리모컨의 옵션키를 눌러 선택할 수도 있다. 화질 선텍 메뉴 화면에 들어가면 우선 <메모리 선택> 항목에서 <현재 입력> <모든 입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현재 입력>은 조정한 세팅값이 현재의 입력에만 적용이 되는 것이고, <모든 입력>은 모든 입력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것이다.

HX920
의 화질 모드는 <표준>, <선명>, <사용자> 세 가지가 있다. 각 모드의 디폴트 값과 이를 실측 색온도 및 밝기 값은 아래와 같다.


위 표를 보면
<표준> 모드의 경우, 백라이트와 픽처(Contrast)가 모두 최대치로 설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밝기가 208/(칸델라) 밖에 나오지 않는다. 동일한 세팅의 <선명> 모드가 무려 516/㎡가 나오는 것과 비교하면 참 희한한 일이다. 짐작 가는 바가 있다. 최근 'Best Buy" 같은 미국의 대형 가전 양판 매장들은 에너지 절감에 대한 규제가 매우 엄격하다. 매장에 TV를 설치할 때는 대개 <표준> 모드로 보게 되는데 이 때 소모 되는 전기량이 많으면, 아예 매장에 전시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래서 요즘은 제조사들이 스스로 <표준> 모드를 일부러 어둡게 세팅하는 것이 추세이다. 아예 전시조차도 못하면 큰일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서로 밝게 보이려고 야단들 했었는데 이제는 정반대가 되었으니 아이러니한 일이다.

앞서 설명한
<장면 선택>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일반 사용자들은 굳이 <표준> 모드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일반 사용자들은 <장면 선택>에서 <자동>을 선택하면 된다. 한편 고급 사용자들은 <장면 선택>에서 <일반>을 선택한 후, 화질 모드를 <사용자>로 선택하면 된다.

<
사용자> 모드 또한 튜닝을 다시 해야 한다. 우선 밝기를 조정해야 한다. 디폴트인 238/(칸델라)는 지나치게 밝다. 2D 영상에서는 100 IRE의 밝기를 110~160/㎡ 범위 안에서 맞추는 것이 괜찮다. 보통 120~130/㎡ 정도가 무난하다. 아래 표는 <사용자> 모드에서 Contrast(픽처)의 밝기를 90 또는 80에 놓았을 때 백라이트의 밝기 설정에 따른 실제 측정된 밝기 값이다. (※ 소니는 전통적으로 Contrast를 꼭 Picture라고 표기한다. 자기네 만의 엉터리 용어지만 일단 그대로 사용하기로 한다. 당연히 공식 용어는 Contrast가 맞다.)

HX920 Contrast는 80~90 정도가 적당한데 90104% 화이트가 살짝 묻히니까 이왕이면 80이 더 무난하다 싶다. 그 상태에서 백라이트의 밝기를 3에 맞추면 피크 화이트의 밝기가 130/㎡ 전후가 나온다. 이 정도면 적당하겠다. 디폴트 값인 픽처 90 + 백라이트 7은 지나치게 밝게 설정된 잘못된 값이다.


로컬 디밍과 블랙 레벨

HX920
은 직하형이고 풀 로컬 디밍을 사용 하기 때문에 블랙이 매우 깊다. 0% 풀 블랙 필드의 밝기는 당연히 0이 측정된다. 백라이트 전원이 자동으로 모두 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수치는 의미가 없다. 이 보다는 실제의 일반적인 영상 속에서 0%에 해당되는 블랙 부분의 밝기가 진짜 중요하다. 실제 영상에서 화면 전체가 0% 블랙인 경우는 거의 없다. (※ 있기는 하다. 영화가 끝나고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직전에 1초 정도 풀 블랙 화면이 나오기도 한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블랙의 깊이를 따지고 화질을 따지는 사람이 있을까?) 실제 영상은 대개 어떤 부분은 더 밝고 어떤 부분은 어둡고 하는 식으로 다양한 계조의 영상이 뒤섞여 있다. 이때 어두워야 할 부분이 밝은 부분의 영향을 간접적으로 받아 들뜨는 현상이 나타나게 마련인데, 그 영향을 얼마나 최소화 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그 영향을 적게 받는 것이 CRT, PDP, DLP 등이고 비교적 많이 받는 것이 LCD인데, LCD 중에서도 백라이트가 CCFL이면 더 많이 받고 요즘처럼 LED 백라이트이면 영향을 덜 받는다. 또한 LED 백라이트 중에서도 앞서 설명한 대로 글로벌 디밍이면 영향을 많이 받고, 작하형에 로컬 디밍이면 영향을 훨씬 적게 받는다.

블랙이 화이트의 간섭을 얼마나 적게 받는지를 알아 보기 위해 필자가 주로 사용하는 테스트 방법은 10~50%의 화이트 윈도 패턴(아래 사진 참조)이 중앙에 차례로 나타나는 동안에, 윈도 측면의 0%에 해당하는 블랙(아래 그림의 노란색 동그라미)부분이 얼마나 화이트 윈도의 영향을 덜 받으며 자신의 블랙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지 측정하는 방법이다.

[※ 설명 : 50% White Window 옆으로 0%, 4%, -4%의 블랙 부분이 표시된다. -4%는 안보이는 것이 정상이고 4% 블랙은 클릭해서 큰 그림으로 보면 구별이 간다. 이때 배경을 이루는 0% 부분이 얼마나 깊이를 유지하느냐가 중요하다]


결과를 살펴 보자. 아래 표에서 보듯 HX920의 블랙 레벨은 대단히 깊은 수준이다. 동사(同社) 2010년 모델인 LX900은 아예 비교 대상이 아니다. 3DTV 모델 중에서는 꽤 깊은 블랙을 보여주는 삼성의 D8000 보다도 훨씬 더 깊다. LG 72LEX9 모델은 HX920과 동일한 직하형에 풀 로컬디밍 타입이며 로컬 블록은 오히려 HX920보다 더 촘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EX9 보다도 HX920이 더 깊고 안정된 블랙을 보여주고 있다. (※ All Black Field에서의 밝기는 값이 측정되지 않는다. 앞서 언급한대로 아예 백라이트의 전원을 꺼버리기 때문이다. 이는 사실 상 의미가 없다. 실제 영상에서의 블랙의 안정도와는 관계가 없고 오로지 스펙에 표기되는 고정 명암비의 수치만 높여 줄 뿐이다.)

 
파나소닉 VT25는 블랙이 깊은 PDP 제품으로 알려져 있지만 보다시피 HX920이 블랙의 심도가 더 좋다. 플랫형 TV 중에서는 이제는 전설이 되어 버린 파이오니아 쿠로 시그니처 101(PDP) 모델을 제외 하고는 아마도 가장 블랙이 깊게 내려가는 제품이 아닌가 싶다. HX920에서 로컬 디밍 기능을 끄고 블랙의 깊이를 측정해보면 대체적으로 삼성 D8000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높은 값이 나온다. 이로 미루어 볼 때 두 모델이 유사한 특성의 패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만일 그렇다면 HX920의 블랙이 더 깊게 나오는 것은 오로지 <직하형+풀 로컬 디밍>의 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HX920 3D 영상에서도 로컬 디밍이 작동 되는데 실제로 3D 영상에서도 블랙의 심도가 더 깊어지는 것을 쉽게 눈으로 확인 할 수 있다.


유니포미티와 할로 현상

원래 삼성, 소니 등이 사용하는 S-PVA
패널은 LG가 사용하는 S-IPS 패널에 비해 유니포미티가 다소 떨어지는 편이다. 그러나 HX920 같은 직하형은 빛샘 현상이 없다는 이점(利點)이 대신 있다. HX920의 유니포미티는 꽤 우수한 편이다. 삼성 D8000과 나란히 비교해 보면 밝은 쪽 유니포미티는 비슷한 수준이고, 50% 그레이 필드부터는 HX920이 더 깔끔한 모습을 보인다. 25% 그레이 필드에서는 화면 중앙부분의 색조가 다소 불균일하게 나타나지만 눈에 쉬 뜨일 정도는 아니다. 이 정도면 S-PVA 패널 치고는 썩 좋은 편에 속한다.

로컬 디밍의 단점으로 늘 지적되는 것이 할로
(Halo) 현상이다. 어두운 배경을 뒤에 두고 아주 밝은 피사체가 나타 날 경우 피사체 주위에 밝은 빛무리가 형성 되는 현상이다. 로컬 디밍을 위해 잘게 쪼개 놓은 블록과 블록의 경계 면이 매끄럽게 처리되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따라서 할로 현상은 블록수가 적으면 그 정도가 더 심해진다. HX920 역시 할로 현상에서 자유롭지 못하다할로 현상은 일반적인 그림에서는 눈여겨 보지 않으면 눈치 채기 어렵다. 동굴 속의 횃불 또는 밤 하늘의 달빛 같은 극단적인 대비가 이루어지는 영상에서 주로 눈에 뜨인다. 할로 현상은 로컬 디밍 제품에게는 일종의 숙명(宿命) 같은 것이다. 블록수가 수만개로 늘지 않는 이상 감수 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감마

HX920의 공장 디폴트 값은 로컬 디밍이 해제된 상태이다. 그런데 실제 영상을 세팅 해보면 로컬 디밍을 상태를 기준으로 화질이 튜닝 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오버스캔이 설정된 것도 그렇고 로컬 디밍이 해제된 상태도 그렇고 도대체 누가 이 제품의 공장치(디폴트)를 설정한 것인지 또 한번 궁금해진다. 아무튼 사용자는 TV를 설치하면 일단 무조건 화질의 고급설정 부분에 들어가 로컬 디밍 파트를 활성화 시켜 놓아야 한다.

HX920
은 감마를 -2~+2 다섯 단계로 조정할 수 있는데 디폴트 값은 0 이다. 로컬 디밍이 꺼진 상태에서 감마 0의 실측 값은 2.00~2.10 정도로 표준 감마값에 맞지 않게 나온다. 그러나 옆 표에서 보듯 로컬 디밍을 켠 상태에서 측정 해보면 감마 0에서 평균 2.26의 감마 값이 양호한 결과가 측정된다. 표준 감마 값은 2.20이 원칙이지만 LCD TV의 경우 2.20~2.40까지는 허용 되는 범위라 할 수 있다.


색 농도

HX920의 색농도 디폴트 값은 50이다. 디폴트 상태에서는 레드와 블루가 비교적 강하고 그린이 표준 값보다 다소 빠져있다. 영상을 더 선예하고 자극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 레드와 블루의 농도비를 짐짓 높이는 일은 흔하다. 의외로 많은 사용자들이 제조사들의 이런 식의 의도적 세팅그 회사 특유의 색감으로 오해하고 있다. 절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소니 고유의 컬러’, ‘삼성 특유의 색감’ 등과 같은 말은 대개 오해에서 비롯 되는 것이다. 표준 값을 정확하게 지켜서 튜닝을 하면 제조사별로 색감은 그리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색상과 관련된 항목들을 100% 다 철저하게 지키기는 사실 굉장히 어렵다. 항상 오차는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컬러는 굉장히 복잡하게 서로 얽혀져 있는 여러 요소들에 의해 결정이 된다. 따라서 오차가 발생하는 항목의 종류에 따라 또는 오차의 형태나 값 차이에 따라 제품 간에 표현되는 색상이 약간씩 다를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삼성 TV와 LG TV, 소니 TV가 튜닝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다른 색감을 보인다면, 그 것은 각 회사간의 고유한 컬러에 대한 철학이나 특징이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니라, 표준을 지키지 못한 오차의 형태나 값의 크기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고 봐야 한다. 실제로 전문가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전문 장비를 이용해 정밀하게 튜닝을 할 경우, 처음에는 크게 달라 보이던 제품들이 점점 비슷한 느낌의 색상으로 변해 가는 것을 쉽게 경험 할 수 있다. HX920의 경우, 색농도 기본 값인 50은 다소 자극적이다. 색농도 값을 47로 조정하고 다시 측정해 보았다. 표준값에 더 근사(近似)한 값이 얻어진다. 이 정도면 납득할 만 하다.


색 정확도

아래는
HX920의 기본 색좌표 값을 측정한 CIE 차트이다.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Primary Color(Red, Green, Blue)는 물론이고 Secondary Color(Cyan, Magenta, Yellow)까지 모든 컬러의 좌표값(흰색 삼각형)BT 709 HD 색좌표의 표준값(검은 색 삼각형)에 거의 일치한다. 흰색 라인에 가려 검은 색 라인이 거의 보이지 않은 정도이다. 최근 출시되는 TV들은 색좌표가 대개 표준에 크게 어긋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HX920은 색상의 정확도가 더욱 돋보이는 수준이다.

 

그런데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Blue 값이 표준보다 약간 포화도가 부족한 것을 알 수 있다. 블루의 BT.709 표준 좌표값은 위 그림 좌하단에 표시된 청색 + 마크 지점인데 HX920의 측정치는 이 보다 약간 삼각형 안 쪽으로 들어와 있다. 대개 디스플레이 기기들은 Red Green, Yellow 값은 틀리는 경우가 잦지만 Blue는 잘 안 틀리는 편인데, HX920은 반대이다. 오히려 다른 컬러 값은 정확한데 Blue 값이 다소 부정확한 편이다. 그런데 HX920은 컬러 값을 조정할 수 있는 고급 사용자 메뉴가 없다. 따라서 Blue 좌표 값을 표준값에 맞게 튜닝 할 도리가 없다. 그런데 사실 굳이 별도로 튜닝 할 필요는 없다. 블루의 색좌표가 약간 틀리기는 하지만, Blue와 연계된 Secondary Color Cyan Magenta의 값이 비교적 정확한 편이라서 전체 색상에 미치는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HX920은 색 정확도에서 매우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한 기기이다.


그레이 스케일

HX920
은 <시원하게>, <기본색>, <따뜻하게 1>, <따뜻하게 2>의 모두 네 가지의 색온도 옵션을 가지고 있다. “사용자모드에서 100 IRE를 측정해보니 시원하게 12000K, “기본색 9600K, “따뜻하게 1” 8200K, “따뜻하게 2” 6550K가 측정된다. 당연히 권장 모드는 표준 색온도 6500K에 근사한 따뜻하게 2”이다.

디폴트 상태에서
HX920 Grayscale을 측정해보니 비교적 평탄한 모습을 보인다. 아래는 Calibration 하기 전의 계조별 RGB Level 차트이다. 전체적으로 Red Blue가 모두 과다하게 나타난다. Blue의 과다한 정도가 Red 보다 더 크기 때문에 색온도가 표준보다 높은 6500K로 나타나는 것이지 Red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런데 유의할 점은 색온도가 전반적으로 6500K보다 다소 높기는 하지만, 어두운 계조(그림 좌측)부터 밝은 계조(그림 우측)에 이르기까지 오차가 일어나는 모습이 똑같은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델타 에러값도 10~100 IRE까지 똑같이 5가 나온다. 바람직한 모습이다. 이렇게 계조별로 평탄성이 유지되면 Calibration을 하기가 매우 쉬워진다.
 

[HX920의 RGB Level (Before Calibration)]


<
사용자> 모드의 고급설정에 들어가면 화이트 밸런스를 조정하는 메뉴가 있다. Gain Bias를 맞추는 2포인트 조정 방식인데 정밀도가 다소 떨어진다. 소니 TV Calibration 메뉴는 LG나 삼성에 비해 단촐하고 정세하지 못하다. LG와 삼성의 화이트 밸런스 조정은 시간과 장비만 충분히 갖추면 ITU 표준에 거의 일치하게 조정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소니는 그렇지 못하다. 그래도 HX920은 워낙 계조의 평탄성이 좋아 약간만 조정해도 델타 에러값을 0~1 수준으로 맞출 수가 있었다.

[HX920의 RGB Level (After Calibration)]


위는
Calibration을 마친 뒤의 RGB Level Chart이다. RGB Level이 전 계조에 걸쳐 나란히 일치되어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색온도도 표준 값인 6500K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측 표는 
Calibration 조정 전후의 HX920의 계조별 색온도 및 델타 에러값이다.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델타 에러(δ E) 값이다. 색온도가 표준 값 6500K에서 멀어질 수록 델타 에러 값도 커지지만, 6500K에 근접하더라도 레드, 블루와 그린 간의 균형이 맞지 않으면 델타 에러 값은 줄어들지 않는다. 델타 에러 값이 0에 가까워야 RGB 간에 밸런스가 잘 유지되고 있다고 비로소 말 할 수 있는 것이다.

캘러브레이션 이전에도 어두운 부분, 밝은 부분 할 것이 평탄하게 델타 에러값은 5를 유지했다. 캘러브레이션을 마친 뒤에는 30~100 IRE의 델타 에러 값이 모두 0~1 수준에 이르는 매우 우수한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단, 20 IRE 이하의 깊은 암부 쪽은 정밀하게 맞추는 것에 한계가 있었는데, 사실 LCD TV들은 대개 이 쪽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깊은 암부 쪽 색온도 조정 능력은 LCD TV 중에서는 LG TV가 가장 으뜸이다. 조정 메뉴도 다양하고 또 조정한 결과도 잘 맞는 편이다. 그리고 PDP까지 포함해 플랫 패널 제품 중에서 그레이 스케일이 가장 정확한 제품은 단연 파이오니아의 쿠로 시그니처 101 모델이다. 그러나 소니 HX920도 비교적 Grayscale이 정확하고 색온도가 잘 맞는 편이다.

이제까지 살펴 본 2D 영상의 주요 지표를 종합해 보면, HX920은 밝기, 블랙의 깊이, 색온도, 색 정확도 등등에서 모두 수준급의 매우 우수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정리 할 수 있다. 가히 소니의 플래그 쉽 모델다운 모습이다. 그러나 소니 HX920의 진정한 진가(眞價)는 3D에서 훨씬 더 위력적으로 발휘가 된다. 이제 잠시 쉬었다가 다시 2부에서 HX920의 3D 화질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최 원 태)

2부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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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9.05.10 15:06

파이오니아 쿠로 KRP-500M/600M 플라즈마 모니터 (2)
- posted by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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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및 명암비

쿠로 PDP-5020FD의 블랙이 "갈 데까지 간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말씀 드린 바 있다. 이미 갈 데까지 갔는데, '시그니처'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붙었다고 거기서 블랙이 더 내려갈 것 같지도 않고, 또 더 내려 갈 곳도 없다고 보았다. 처음에 KRP-600M 모델만 접했을 때에는 그 생각이 맞아 보였다. 600M은 시그니처 모델이지만, 논 엘리트 쿠로 모델인 PDP-5020FD와 비교했을 때 블랙이 더 깊지는 않다. 그러나 뒤이어 KRP-500M 모델을 입수해 비교해보니, '거기서 블랙이 더 내려갈 수도 있구나'하는 것을 알았다.

사실 KRP-600M의 블랙은, 같은 60인치인 논 엘리트 모델(PDP-6020FD)이나 엘리트 모델(PRO-151FD, KRP-600A) 등과 비교가 되어야 한다. 쿠로는 50인치와 60인치가 실질 명암비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이즈가 달라지면 공정한 비교가 아니다. 그런데 같은 60인치에서도 시그니처가 논 엘리트나 엘리트 모델보다 블랙이 조금 더 깊을 것으로 추측된다. 50인치가 그랬기 때문이다.

보통 디스플레이 기기의 블랙 레벨은 전체 화면이 모두 블랙인 Field Black 패턴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Field Black을 기준으로 하면, 논 엘리트 모델이든, 엘리트 모델이든, 또는 시그니처 모델이든 블랙 레벨에서 차이가 거의 없다. 심지어 50인치 모델과 60인치 모델 또한 측정치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사이즈에 관계 없이, 등급에 관계 없이 쿠로 9세대 모든 모델이 Field Black에서 0.000~0.003 cd 범위 내에서 비슷한 밝기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런 방식의 측정으로는 모델 간의 차이를 알 수 없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제로 영상을 볼 때, 그레이드 간에 또는 사이즈 간에 분명한 차이가 육안으로 드러나 보인다는 것이다. 각각의 수상기를 따로 보면 차이를 알기 어렵다. 그러나 여러 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확실한 차이가 드러난다. 따라서 시그니처 모델의 블랙을 좀 더 파헤치기 위해서는 Field BlackAnsi Black 두 파트로 나누어 분석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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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500M의 Field Black 밝기는 0.000~0.003 cd 범위이다. 앞서 PDP-5020FD 리뷰 때 필자는 고정 명암비를 계산하기 위해 5020FD의 Field Black 밝기를 0.0013 cd로 산정했다. 시그니처 모델도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사실 0.001, 0.002... 처럼 소숫점 셋째자리를 거론하는 레벨이 되면, 아주 미묘한 오차만 가지고도 끝자리 숫자가 휙휙 바뀔 수 있으므로, 끝자리 숫자 하나, 둘 차이에 연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Field White가 120 cd라고 할 때, Field Black이 0.001 cd 이면 고정 명암비가 120,000 : 1 이 되고, Field Black이 0.002 cd가 되면 고정 명암비는 절반인 60,000 : 1 이 된다. 수치만 보면 굉장히 큰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같은 수준이다. 사실 동일한 Field Black 에서도 어떤 때는 0.001이, 어떤 때는 0.002 가 계측될 만큼 오차범위 안의 수치들이다. 만일 이 보다 열배가 높은 0.01 cd와 0.02 cd 를 비교하라면, 이건 육안으로 봐도 대번에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0.001~0.002 cd 수준은 실제 영상에서든 패턴 영상에서든 그 차이를 알기 어렵다.

최근 플랫 TV들이  명목 상의 고정 명암비를 높이기 위해, Field Black 신호가 들어 올 경우 전기를 완전히 꺼버리는 "꼼수"를 쓴다는 말씀은 여러 차례 드린 바 있다. PDP-5020FD 리뷰 때 쿠로 또한 "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씀 드렸다. 이 부분을 이번에 좀 더 찬찬히 살펴 보았다. 쿠로는 필드 블랙 신호가 들어 왔을 때 2단계 또는 3단계로 블랙 레벨이 바뀐다. (편의 상 이를 1단계~3단계 블랙이라고 부르자.) 이렇게 블랙 레벨이 단계적으로 바뀐다는 것은, 쿠로 역시 블랙 신호에 대응하는 내부의 알고리즘이 별도로 존재함을 알 수 있다.

1단계 블랙은 0.002~0.003 cd 수준이고, 2단계 블랙은 0.001~0.002 cd, 3단계 블랙은 0.000~0.001 cd로 사실 상 전기가 꺼진 상태이다. 1단계 블랙 상태에서 약 10초가 지속되면 블랙이 2단계 수준으로 떨어지고, 다시 20초간 필드 블랙이 더 유지되면 블랙이 더 떨어져 3단계 수준이 된다. 사실 30초쯤 지나서 나타나는 3단계 블랙은 0.000 cd로 수치가 나타나더라도 사실 의미가 없다. 필드 블랙이 30초간 유지되는 그림이 실제 영상에서 나타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저 명목 상의 고정명암비를 높이기 위한 "꼼수"일 뿐이다.
 
그렇지만 1단계 블랙을 고정 명암비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것도 불합리 해 보인다. 왜냐하면 쿠로의 블랙이 항상 1단계→2단계→3단계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1단계가 아닌 2단계 블랙 수준으로 곧장 떨어질 때가 있는데 사실은 이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따라서 고정 명암비를 계산할 때 적용되어야 할 쿠로의 블랙 레벨은 2단계 상태인 0.001~0.002 cd 범위로 보아야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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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 시그니처 모델의 고정 명암비는 왼쪽 도표와 같다. 필드 블랙과 필드 화이트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약 40,000:1이 나오고, 1/9 화이트 윈도 패턴(전체 화면의 1/9이 100 IRE 화이트 윈도우인 화면)으로 측정하면 약 90,000~95,000:1 안팎이 나온다. 이는 PDP-5020FD의 고정 명암비와도 비슷한 수치이다. 전체적으로 모델 등급에 관계 없이 50인치 모델이 60인치 모델보다 피크 화이트가 조금 더 밝은 편인데, 필드 화이트 패턴 때 보다는 화면의 일부만 화이트 일 때 특히 더 그렇다. (대개의 TV들은 사이즈에 따른 밝기 편차가 당연히 있다.)

말씀 드렸듯이 고정 명암비 수치는 사이즈나 그레이드에 관계 없이 대개의 쿠로 9세대 모델이 거의 비슷하다. 우열이 따로 없다. 측정해보면 다 비슷하게 나온다. 사실 이 정도의 고정 명암비 수치만 놓고 봐도 쿠로 9세대는 경쟁제품보다 월등 성적이 우수하다. 그런데 쿠로의 블랙을 높이 평가 되는 진짜 이유는 단순한 '고정 명암비'에 있지 않다. 수치 장난으로 변질된 고정 명암비에 현혹 될 것 없이, 실제 영상에서 보여주는 블랙의 깊이와 암부의 계조에서 쿠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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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쿠로는 실제 영상에서의 블랙과 필드 블랙 패턴에서의 블랙이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 점이 쿠로의 가장 큰 강점이며, 펀치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다. 이를 몇 가지 간접적인 지표를 통해 살펴 보기로 하자.
 
Ansi Contrast 비는 우측 사진처럼 체커 보드의, 화이트와 블랙 사각형들을 측정해서 계산하는 데, 고정 명암비와 달리 흑백이 혼재된 상태에서 블랙이 화이트의 간섭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독립적으로 블랙의 깊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살펴 보는데에 쓰인다. 물론 APC가 작동하는 PDP에서는 Ansi Contrast 역시 직접적 지표가 되지는 못한다. PDP는 화면의 구성 상황에 따라 동일한 계조 레벨에서도 밝기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접 지표는 된다. 더구나 쿠로처럼 계조와 감마가 안정되어 있으면,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APL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시그니처 모델이라면 충분히 유의미한 수치가 될 수 있다.

 4x4의 Checker Board 두 종류(Reverse Checker Board 포함)를 이용해 모델 별로 각 6차례에 걸쳐 측정해서 평균값을 구했다. (같은 영상을 오랫동안 고정 시키면 쿠로는 밝기가 약간씩 떨어진다. 또 Image Retention의 염려도 있어 수시로 화면의 종류를 바꾸어 다시 측정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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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M의 안시 명암비는 약 20,000:1, 600M은 약 9,000:1 정도가 나온다. 최근 출시된 플랫형 TV들의 안시 명암비는 5000:1을 초과하는 경우를 보기 힘들다. 둘 다 대단히 우수한 수준이다. 그런데 두 모델 간에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다. 한 마디로 500M이 600M 보다 '더 밝고, 더 어둡다'.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고, 밝은 부분은 더 밝다는 뜻이다. 필드 블랙, 필드 화이트에서는 사이즈 간 차이가 별로 없다. 그래서 고정 명암비는 비슷하게 나온다. 그러나 실제 영상에서는 500M이 600M 보다 확실히 더 펀치감이 강하고 임팩트 있는 그림을 보여준다. 그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앞서 리뷰했던 PDP-5020FD의 경우, 동일한 방식의 측정에서 안시명암비가 77.6 cd / 0.005 cd = 약 15,000:1의 수치가 나왔다.

모델의 등급에 관계 없이 50인치 모델은 60인치 모델보다 실제 영상을 볼 때 조금 더 블랙이 가라 앉는 편이다. 그 것이 단순히 사이즈 때문인지, 아니면 오리지널 파이오니아 패널(50인치)과 NEC 계열 패널(60인치)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PDP-5020FD는 KRP-600M 보다 아랫 등급의 논 엘리트 모델이지만  실제 안시 블랙은 더 가라앉은 편이다. 그러나 안시 화이트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60인치임에도 불구하고 600M이 약간 더 밝다. 만일 60인치 논 엘리트 모델 PDP-6020FD였다면 5020FD보다 안시 화이트 레벨이 더 떨어졌을 것이다.(600M이 500M보다 밝기가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따라서 이는 KRP-600M이 60인치라 하더라도 시그니처 모델이라 더 우수한 패널을 사용했기 때문이라 추정할 수 있다.

한편 KRP-500M와 PDP-5020FD은 같은 50인치이지만 500M이 더 밝고 높은 안시 명암비를 나타낸다. 블랙도 조금 더 내려 가고, 피크 화이트는 훨씬 우수하다. 8세대와 9세대의 여러 모델을 두루 살펴 보면서 필자는 쿠로의 명암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① 필드 블랙의 레벨은 사이즈와 등급에 관계 없이 다 엇비슷하다. (따라서 고정 명암비는 비슷하다)
② 실제 영상에서의 명암비는 사이즈에 따라 등급에 따라 다른데, 우선 블랙 레벨은 사이즈가 우선 요소이며 그 다음으로 등급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 즉, 등급에 관계 없이 딜단 50인치 모델의 블랙이, 60인치 모델보다 더 어둡고 가라앉은 블랙을 나타낸다. 그러나 같은 사이즈 내에서는 시그니처가 엘리트보다, 엘리트가 논 엘리트 모델보다 실제 영상에서의 블랙이 미세하게 더 내려간다. 그러나 사이즈에 따른 편차에 비하면 별로 큰 차이는 아니다.
③ 실제 영상에서의 화이트 레벨은 등급이 우선하고, 그 다음으로 사이즈에 따라도 다르다. 즉, 윗 등급으로 갈 수록 피크 화이트가 더 밝으며, 동일한 등급이라면 작은 사이즈가 더 밝다. 시그니처 60인치가 논 엘리트 50인치보다 더 밝다. 물론 명암비를 좌우하는 큰 요소가 분모(分母)이다 보니, 블랙이 더 깊은 50인치 논 엘리트가 60인치 시그니처보다 안시 명맘비는 더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실제 영상에서의 임팩트는 60인치 시그니처 모델이 훨씬 더 강하게 느껴진다.

비단 명암비 때문이 아니더라도 시그니처 60인치는 엘리트나 논 엘리트 50인치 모델보다 더 우수한 화질적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발광 능력이 더 좋다. 따라서 색감이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둘째, 정밀한 세팅을 통해 감마와 색상, 그레이스케일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셋째, 고대역이 더 명세하고 또렷한 영상을 제공한다. 넷째, 화면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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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시그니처의 50인치와 60인치를 비교하면, 500M은 600M 보다 블랙이 더 차분하고, 더 다이내믹하며, 발색 또한 더 앞선다. 즉, 화질에서는 50인치가 60인치보다 확실히 더 좋다. 그러나 600M은 사이즈가 크다는 무시 못 할 장점이 있다. 이거 무시 못한다. 플랫형 TV는 아직 40~50인치대가 주종이다. 화면이 60인치 정도로 커지면 화질적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쿠로 60인치는 안 그렇다. 특히 시그니처 모델 60인치는 화면의 임팩트와 화질의 임팩트가 서로 시너지 역할을 해주고 있어 대단히 매력적이다. 테스트 기간 동안 500M과 600M 모델을 나란히 놓고 동일한 영상을 계속 비교했다. 화질의 차이를 살펴보자고 보면 항상 50인치가 두드러져 보인다. 그런데 정작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시청하게 될 때에는 항상 60인치에 눈이 간다. 솔직히 50인치 시그니처가 옆에 자리하고 있어 비교되어 그렇지, 60인치 시그니처 모델도 이미 갈데까지 간 탁월한 수준의 화질인데다가 사이즈가 주는 압도감이 대단하다.

감마와 DRE 모드

쿠로 시그니처 모델을 테스트 하면서 가장 시간도 많이 들이고 고생도 많이 한 부분이 감마 테스트이다. 시그니처 모델은 5개의 감마 프리셋 모드를 제공한다. 또 Pro Adjust에서 가면 DRE 모드라는 것이 있는데 이 DRE에 따라 프리셋 감마 5개가 또 다 바뀐다. DRE(Dynamic Range Enhancer)는 인위적으로 계조별 밝기를 조정해 명암비를 높이는 방식이므로, 감마 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당연하다. 50인치와 60인치는 블랙과 화이트 레벨이 달라 감마 값도 다르다. 또 쿠로는 그레이스케일을 캘러브레이션 할 때 Green 값을 손대는 경우가 꼭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디폴트 감마 값이 또 영향을 받을 소지가 커진다. 이렇게 감마 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다 보니 감마를 측정하고 테스트 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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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한 결과, 우선 DRE 모드 값을 설정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는 결론을 얻었다. DRE는 OFF, LOW, MID, HIGH의 네 단계가 있는데 원칙적으로는 OFF가 맞다. DRE 개념 또한 명암비를 높이기 위한 '꼼수'의 일종이다. 옆 그래프를 보자. 붉은 색 커브는  정상적인 2.2 감마 그래프이다. 어두운 쪽과 밝은 쪽에 관계 없이 2.2 감마 값이 나란히 유지된다.  그런데 푸른 색 커브는 붉은 색 커브와 양상이 약간 다르다. 평균 값은 2.2로 동일하다. 그러나 암부(가로축 1~5) 쪽은 붉은 색보다 더 어둡고, 밝은 쪽(가로축 8~10)은 븕은 색보다 더 밝게 나타난다. 아랫쪽은 감마 값이 2.5~2.7 수준이고, 밝은 쪽은 감마 값이 1.3~1.8 수준이다. 이렇게 틀어져 버린 푸른 색 커브의 감마를 흔히 'S 커브 감마'라고 부른다. 그래프의 꺽어진 모습이 'S'자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이 S 커브를 만드는 이유는 (1) 암부가 들뜨는 단점을 어느 정도 감출 수 있고 (2) 밝은 환경의 매장에서 자신들의 TV가 조금이라도 더 '쨍'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대신 치뤄야 할 댓가가 크다. 어두운 쪽, 밝은 쪽 할 것 없이 모두  뭉개져 자연스러운 계조 표현이 될 수 없다. 한 마디로 계조를 크게 왜곡 시킨다.

쿠로의 경우 명암비도 충분하고 계조가 우수해 굳이 위의 S커브 감마 모드를 만들 이유가 없다, DRE 모드도  OFF로 놓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DRE를 OFF로 놓으면 쿠로는 Above White를 표현하지 못한다. 16~235의 비디오 레벨 신호를 정상적으로 처리한다면 디스플레이 기기는 패턴 상에서 -4% Below Black이나 105% Above White 같은 Out Range 신호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쿠로는 Below Black은 문제가 없는데 Above White는 DRE를 OFF 시킨 상태에서는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클리핑 되는 것도 아니다. 105% White는 클리핑 되지만, 102% White는 또 희미하게 구별이 된다. 그런데 DRE를 LOW로 놓으면 Above White가 Clipping 없이 확실하게 표현이 된다.

따라서 타협점을 찾아야 했다. DRE LOW 상태에서 감마 값을 측정해보고 S 커브가 나타날 경우, 클리핑을 감수하더라도 DRE OFF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DRE LOW의 감마가 DRE OFF의 감마에 비해 그다지 크게 왜곡된 것이 없다면 클리핑이 없는 DRE LOW를 선택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아래는 DRE 모드 4개 x  감마 모드 5개 = 총 20개의 감마 모드를 따로 따로 측정하여 평균 감마 값 및 10~30 IRE, 40~60 IRE, 70~90 IRE 계조 감마 값을 비교하여 표로 만든 것이다. (※ KRP-500M의 1080p/24Hz 모드에서의 측정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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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 OFF 모드를 보자. 다섯 개의 프리셋 모드 모두가 어두운 부분, 중간 부분, 밝은 부분 간의 감마 값에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LCD, PDP TV 들은 이렇게 정상인 감마 커브가 나타는 경우가 별로 없다. 비정상인 S 커브를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DRE OFF를 기준으로 할 때 적정한 감마 모드는 500M은 모드 2번, 600M은 모드 3번이다.

한편 DRE가 작동된 경우를 살펴 보자. 가장 극단적인 DRE HIGH의 경우, 감마 값이 가장 높은 모드 1을 선택해도 평균 감마 값이 2.01에 불과하다. 그런데 각 계조단위 별로 보면 전형적인 S 커브인 것을 알 수 있다. 어두운 쪽(10~30 IRE)은 감마 값이 2.31로 상당히 어두운 반면, 밝은 쪽(70~90 IRE)은 감마 값이 1.77도 날라간 영상이다. DRE MID 또한 비슷한 양상이다. 대개의 플랫형 TV들이 이런 식의 감마 커브를 만들곤 한다. 따라서 MID와 HIGH는 써서는 안 된다. 어두운 쪽, 밝은 쪽 모두 뭉쳐져 정보가 다 날라간 단순한 영상이 되어 버린다.

관건은 DRE LOW 모드이다. 일단 밝은 쪽에서의 의도적인 과장은 없다. 40~90 IRE의 넓은 범위가 일정한 감마 값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30 IRE 언더의 암부 쪽은 역시 의도적으로 더 어둡게 만들었다. 쿠로는 블랙이 깊고, 디테일 묘사력이 좋아 암부의 감마가 다소 낮아도 그렇게 영상이 뭉개져 보이지는 않았다. 따라서 DRE LOW 라 하더라도 (1) 30 IRE 언더 감마 값이 2.5 이내이고 (2) 40 IRE 이상의 감마 값이 평탄하며 (3) 40 IRE 이상의 감마 값 평균이 표준 감마 값(2.20)에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수용할 만 하다고 판단 된다. 테스트 결과 DRE LOW는 다섯 개의 프리셋 모두 위의 (1), (2) 조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3)의 조건까지 놓고 따지면 DRE LOW에서 가장 적절한 모드는 500M에서는 모드 1번, 600M에서는 모드 2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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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DRE LOW 를 기준으로 했을 때 KRP-500M 및 KRP-600M의 평균 감마 값 표이다. 캘러브레이션을 하기 전 감마 값과 캘러브레이션을 마친 뒤의 감마 값이 약간 다른데, 500M보다 600M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인다. 500M은 조정 전이나 후 모두 모드 1이 2.20에 가장 가까웠다. 600M은 조정 전에는 모드 3, 조정 후에는 모드 2가 2.20에 더 가깝다. 나중에 그레이 스케일에 대해 다시 언급하겠지만,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DRE 모드가 바뀌거나, 감마 모드가 바뀌더라도 색온도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는 500M의 경우는 <DRE LOW+감마모드 1>과 <DRE OFF+감마 모드 2>, 600M의 경우는 <DRE LOW+감마모드 2>와 <DRE OFF+감마모드 1>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필드 유니포미티

필드 유니포미티 성능이 대단히 우수하다. 화면의 중앙, 코너 등의 밝기에 편차가 있는지 체크하는 스크린 유니포미티 테스트도 완벽히 통과한다. 또 화면의 특정 부분이 밝기가 달라짐에 따라 색이 변하는 현상도 전혀 없다. 논 엘리트 쿠로도 우수하지만, 시그니처 모델은 그 특성이 더 좋은 편이다. 또 500M과 600M 간에도 차이가 있다. 필드 블랙의 경우, KRP-500M은 중앙 부분이 0.002 cd가 측정 되었을 때 네 군데 코너 쪽의 밝기도 역시 0.002~0.003 cd 수준으로 측정된다. 그러나 KRP-600M은 중앙은 0.002 cd가 나오더라도 귀퉁이 코너 쪽은 0.004~0.007 cd로 중앙에 비해 다소 밝기가 높게 나타난다. 한편 밴딩 노이즈의 경우, 논 엘리트 모델은 20~30 IRE 부근의 White와 Green에서 미세하게 잡힌 편이나, 시그니처 모델은 그나마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역시 패널의 성능 차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Color와 Tint 조정

보통 TV는 Contrast, Brightness, Color(Saturation), Tint(Hue), Sharpness의 기본 화질 메뉴를 제공한다. 이 중 Color와 Tint는 보통 디폴트 값이 제일 잘 맞는 편이다. 그런데 쿠로는 그렇지 않다. 디폴트로 설정된 Color 값 0를 그대로 두면, 완전히 '물 빠진 원색'이 되어 버린다. Saturation을 더 높여야 한다. 사실 왜 디폴트를 그렇게 부정확하게 설정 했는지는 좀 의아하다. 쿠로의 몇 안 되는 단점 중 하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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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모델의 프로 조정 모드에 들어가면 위와 같은 Blue Only Mode를 선택할 수 있다. DVE 나 AVIA 같은 캘러브레이션 디스크를 살 때 끼어 오는 Blue Filter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시그니처 모델이 전문가용 프로 장비로 설계 되었다는 '티'를 내는 셈이다. Blue Only Mode를 통해 Color SMPTE 패턴을 띄워 놓고 Color(Saturation)를 조정해 보니 +10 ~+13 수준으로 값을 높여야 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Color를 +10에 놓으면 Tint를 건드리지 않아도 되고, Color를 +11에 놓으면 Tint를 Green 방향으로 +1 시켜야 했다. 이는 KRP-500M, 600M 모두 동일했다.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Color +11, Tint G1>이 조금 더 맞는 값이다. (물론 기기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모든 쿠로 사용자에게 이 수치를 일률적으로 적용해도 되는지 장담할 수는 없다.)

Color Accuracy, Color Space

오로지 Wide Gamut 하나만 채택했던 논 엘리트 쿠로 모델과 달리 시그니처 모델은 두 가지의 Color Space 모드를 제공한다. Mode 1은 Wide Gamut이고, Mode 2는 Normal Gamut이다. 디폴트는 Mode 2 이다.

먼저 Mode 1 부터 살펴보자. 아래는 500M의 Color Space Mode 1의 색 좌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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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Wide Space 좌표이다. 지난 번 리뷰했던 PDP-5020FD의 색 좌표 도표(아래 그림)와 한번 비교해보자. 거의 똑 같다. R, G, B의 프라이머리 컬러는 물론이고 Yellow, Cyan, Margenta의 세컨더리 컬러까지도 좌표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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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좌표가 넓어지면 전체적으로 색상이 과포화 된다. 얼굴 피부에는 붉으스름한 끼가 과도하게 흐르고, 잔디색은 물감을 덧칠한 듯 부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영상미(美)에 예민 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고 색감이 또렷하게 각인되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 경쟁사 제품들과 비교 될 때는 더 강한 인상을 주게 된다. 그래서 파이오니아도 논 엘리트 모델에는 와이드 개멋을 고정 컬러 스페이스로 설정한 것이다. 그러나 와이드 개멋은 "틀린 색상 범위"이다. 원래의 색상이 아닌, 과장된 인위적인 색상이기 때문에 틀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된다. 잠깐 동안은 이목을 더 끌 수 있을지 몰라도, 고화질의 고급영상을 감상할 때에는 색상의 부자연스러움 때문에 방해를 받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삼성, 소니, LG 모두 와이드 개멋을 쓰지 않는다. BT.709의 표준 좌표에 맞게 세팅하는 추세이다.

아래는 500M의 Color Space Mode 2의 색 좌표이다.(Calibration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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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선은 500M의 색 좌표이고, 거의 겹치듯 보이는 회색 선은 표준 BT.709 좌표이다. 500M의 색좌표는 BT 709에 거의 근접한다. 그러나 100%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래프에서 보듯 Green의 x 값이 살짝 벗어나 있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Red와 Blue는 거의 일치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쿠로 M 시리즈는 일본 내수 및 유럽 수출형 모델이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ITU-R BT.709가 아닌 EBU의 색 설정 좌표를 따른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는 프로용과 컨슈머용이 분리되어 709와 EBU 3273이 혼용 되는, 좀 복잡한 구조이다.) 아래는 KRP-500M의 색좌표를, BT709 대신 EBU 3273 기준에 대비 시킨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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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 보듯, 흰색선(KRP-500M 색좌표)과 회색선(EBU 표준 색좌표)는 거의 완전히 일치해서, 회색선이 흰색선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이로 미루어 KRP-M 시리즈가 EBU를 표준 좌표로 삼아 세팅이 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미국형 시그니처 모델인 PRO-111/141FD은 BT 709와 일치하는 색좌표를 가지고 있다. 이 것이 M 시리즈와 111/141FD의 차이점 중 하나이다.

그런데 BT 709와 EBU 색 좌표는 실제로 별 차이가 없다. EBU(European Broadcasting Union)는 ITU-R Recommended BT 규약과 별개로 운용되는 개념의 단체가 아니다. EBU 또한 ITU-R을 기본으로 해서, 자체 권고안을 설정한다. EBU는 HDTV에 대한 대응이 ATSC 보다 많이 늦었는데, 프로 및 컨슈머용 비디오 모니터에 대한 EBU 3320 규약에서는 BT 709를 HD 표준안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그러나 FPD(Flat Panel Displays)에 대한 EBU의 가이드 라인에서는 EBU Tech 3273의 u'v' 좌표를 프라이머리 개멋으로 지정하고 있다. EBU Tech 3273의 u'v' 좌표는 우리가 이전에 일반적으로 EBU(SDTV) 좌표라고 부르던 것이다. 그런데 EBU 3273 좌표는 실제로 ITU-R BT 709와 값이 거의 비슷해서, 구별 한다는 것이 사실 별 의미가 없다. EBU의 가이드 라인에서도 '양 좌표 간의 차이는 무시해도 좋을만큼 작다'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위에서 본 두 개의 CIE 차트를 보면, EBU에 정확히 들어맞는 500M의 색좌표가 BT 709에 맞추어도 Green의 x 값만 살짝 벗어났을 뿐 나머지는 거의 일치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T 709와 EBU 3273은 오로지 Green의 x 값만 0.010 차이가 있을 뿐, Red, Blue는 완전히 일치하고 Green도 y 값은 완전히 동일하다. 아래는 BT.709와 EBU의 표준 색좌표 값 및 KRP-500M과 600M의 측정 색좌표를 나열한 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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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709와 EBU는 오로지 Green의 x 값이 0.300과 0.290으로 다를 뿐, 나머지 좌표값은 완전히 일치한다. KRP-500M의 색좌표를 보면 EBU에 100% 완벽히 들어 맞는다. (±0.005은 오차범위이므로 동일한 값으로 간주한다.) KRP-600M도 EBU에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500M만큼 완벽히 들어 맞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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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709와 EBU의 색 좌표 값 차이가 크지 않고, M 시리즈에 색 좌표를 보정하는 CMS 조정 기능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Calibration 과정만 거치면 M 시리즈의 색 좌표를 BT.709에 거의 일치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게 할 필요도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자신들이 설정한 표준 디폴트 색좌표에 맞도록 처음부터 철처하게 설계가 된 제품이어서, 색좌표를 바꾸게 되면 그레이스케일이 속성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게다가 CMS는 luminance와 saturation의 포인트는 손대지 못하고 오로지 tint만 조정이 되기 때문에, 좌표 조정에 한계가 있으며, 조정 시 움직여야 하는 값의 범위도 매우 커진다. CMS와 그레이스케일의 조정의 합치점을 찾기 위해, 며칠 간 기기를 붙잡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본 결과, 필자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①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CMS 조정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②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굳이 CMS 조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기본적인 색좌표가 정확하다.
③ CMS를 조정해서 색 좌표를 더 정밀하게 조정을 할 수는 있으나, 대신 그레이스케일이 흐트러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두 가지를 다 만족 하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전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10 이라고 하면, 후자를 통해 잃게 되는 것은 -100에 해당된다. 따라서 ①과 같은 결론이 나온 것이다.

표준 색상에 대한 왈가왈부 많은 주장이 있는데, 종합해서 딱 한 마디로 정리 하면 "BT 709가 표준이다". 소스가 필름이냐, 방송용 비디오냐,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이 어떻게 되느냐, 텔레시네 및 그 이후의 디지털 미디어가 되기 까지의 영상 처리 과정이 어떠했느냐, 주파수와 프레임 레이트가 어떻게 되느냐 등등... HDTV 표준 색좌표는 고려 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심각하고 엄밀하게 따질 것도 사실 없다. BT 709와 EBU는 한끗 차이도 안 되기 때문에,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
 
EBU 좌표 기준으로 500M의 색 좌표를 살펴보면, R,G,B는 퍼펙트한 수준이지만, 세컨더리 컬러인 Y. C, M은 약간씩 벗어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기본 메뉴의 Color/Tint 값이 모두 0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쿠로는 Color/Tint의 디폴트 값이 다소 어긋나 있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 이 것부터 맞추어야 한다. Color +11, Tint G+1로 조정을 마쳤다. 이렇게 하면 CMS를 통해 세컨더리 컬러의 틴트를 조정한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아래는 Color/Tint 조정 및 그레이 스케일 Calibration까지 모두 마친 뒤 다시 측정한 500M의 CIE 좌표이다. (기준은 EBU 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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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CIE 차트를 보면, 캘러브레이션 이전과 비교할 때 Yellow, Cyan, Margenta가 현격하게 표준 좌표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BU 좌표를 기준으로 할 때 프라이머리(RGB), 세컨더리(YCM)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정확히 들어 맞는 우수한 Color Accuracy를 보고 있다. 단지, RGB는 디폴트에서 이미 정확히 맞은 상태이지만, YCM은 Color/Tint 조정을 해야만 맞게 된다는 것이 2% 아쉬운 점이다.

필자는 여러 대의 9세대 쿠로 제품을 테스트 해보면서, 각 제품들이 그레이 스케일, Color/Tint, CMS 등에서 약간씩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알았다. 특히 Gray Scale 색온도 조정 수치는 각 기기마다 편차가 꽤 큰 편이다. 한편 Color/Tint 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다. Color 값은 +10~+13 사이에서 조정이 되어야 한다.(이에 맞추어 Tint 값도 조정이 바뀌어야 한다.) 왜 디폴트 값을 이렇게 엉뚱하게 만들어 놓았는지는 참 의문이다. 비단 9세대 쿠로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8세대 쿠로 때에도 그랬다.

아래는 KRP-600M의 Calibration 후의 CIE 1931 좌표이다.(기준은 EBU 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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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 역시 500M과 마찬가지로 Calibration 후에는 RGB 뿐 아니라, YCM 까찌도 표준에 거의 일치하는 아주 우수한 색 정확도를 보인다. 굳이 500M과 비교하자면, 600M은 Red가 약간 더 과포화 된 상태이다. 그렇다보니 세컨더리 컬러에서도 Yellow 의 정확도가 500M 보다 약간 뒤떨어진다. (역시 조금 과표화된 느낌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비교일 뿐 전체적으로는 500M, 600M 모두 색 정확도는 만점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Color Temperature, Gray Scale

쿠로의 계조 평탄성이 좋은 것은 이미 3, 4세대 제품 때 부터 정평(定評)이 나있다. 문제는 디폴트 값이다. 고가의 측정 장비를 갖출 수 없는 일반인들은 디폴트 값을 그대로 이용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모델의 컨셉이 점문가용 프로 장비 아니냐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런데 디폴트 값 은 6300K 전후로, 약간 낮은 편이며 (Pure Mode-색온도 Manual 모드 선택 시), δE 값은 평균적으로 7 정도를 유지했다. 1/9 Window 패턴과 Photo Research PR-650을 이용해 측정했는데, 0.8 cd 이하의 10 IRE 값은 포토리서치가 광량의 값은 잘 읽어 내는데, 색 분석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따라서 20 IRE~100 IRE 범위 내에서 색온도를 조정하되, 10 IRE는 육안으로 통해 20~30 IRE와 대조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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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표는 1080p/24Hz에서의 KRP-500M과 KRP-600M의 Grayscale 디폴트 값이다. 표에서 보듯 500M과 600M 모두 20~100 IRE의 계조값이 매우 평탄하다. 계조별 색온도는 무엇보다도 "평탄성"이 중요하다. 계조별로 색온도가 들쭉날쭉하면, 밝기의 변화에 따라 그림의 톤이 달라져 버린다. 그러나 옆처럼 평탄성이 확보되면 약간만 조정해도 전체적인 그레이스케일이 크게 개선된다. 옆 표에서 단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은, 600M의 20 IRE 값이다. 다른 계조들의 δE 값과 유독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보통 이런 경우 캘러브레이션을 시도할 때 암초 역할을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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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 Mode에서 <Color Temp> 항목을 <Manual>로 놓은 뒤, 커서키를 통해 진입을 하면 우측 화면의 <White Balance>를 조정 메뉴가 나타난다. "High"는 Gain, "Low"는 Bias를 의미한다. Gain/Bias는 기기마다 적용 범위에 편차가 있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의 경우, High, Low 모두 전대역에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편이며, 비교적 매우 정세하게 조절이 되는 편이다. 플랫형 TV들은 대개 같은 밝기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광량이 수시로 바뀌어, 같은 세팅 값에서도 매번 다른 결과의 색온도 값이 나타나는 경우가 잦은데, 쿠로는 그런 현상이 거의 없었다.

10~30 IRE는 Low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한편, High 값에도 섬세하게 반응하는 편이고, 40~60 IRE는 High, Low 양쪽 값에 고르게 영향을 받는다. 70~100 IRE는 High 값에 민감히 반응하나, Low 값에도 미세한 반응을 보인다. 예상한대로 암부의 경우, 10~20 IRE는 30~50 IRE와 별개의 독립적인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색온도 조정 시 가장 민감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10~20 IRE를 맞추기 위해 조정한 값이, 30~50 IRE의 색온도를 엉뚱하게 만들어 놓지는 않는지, 또 그 반대의 경우는 없는지 체크하고, 그 타협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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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scale 조정 시 유의해야 할 점 또 하나는, 앞서 언급 했듯이 쿠로 시그니처는 가급적 CMS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CMS를 건드리면 Grayscale이 심하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암부의 계조 평탄성이 많이 흐트러지게 된다. 물론 그렇다해도 캘러브레이션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찌어찌 하면 엇비슷하게 맞출 수는 있다. 그러나 얻는 효과에 비해 지불해야 할 시간적 고생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왠만하면 CMS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쿠로의 특성 한 가지는, 1080p/24Hz와 1080p/60Hz, 1080i/60Hz 등 서로 다른 수평주파수 및 프레임 레이트에서도 모두 동일한 Gain/Bias 값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이다. 즉, 1080p/24Hz 해상도에서 Grayscale을 맞춘 뒤 그 High, Low 값을 그대로 다른 주파수에 옮겨 적어도, 거의 똑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매 수평 주파수 및 프레임레이트 마다 따로따로 캘러브레이션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보통 편한 것이 아니다. 위에 필자가 테스트한 기기의 White Balance 수동 조절 값을 적어 놓았다. 그러나 말씀 드렸듯이 이 값은 모든 시그니처 기기에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 기기마다 다 각기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란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각각의 해상도 및 프레임레이트에 따라 다 각각의 메모리 페이지를 갖는다. 예를 들어 보자. Input 5에 입력된 1080p/24Hz의 블루레이 소스가 걸었다고 하자. 이를 기준으로 그레이 스케일이나 여러 화질 조정 메뉴를 열심히 조정한 뒤, 잠시 뒤 같은 Input 5에 1080i/60Hz의 공중파 방송 소스를 입력 시키면 방금 전에 조정 했던 조정 치가 모두 사라지고, 디폴트 상태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정한 것이 지워진 것이 아니다. 같은 입력에서도 해상도에 따라 프레임 레이트에 따라 다 각각 다른 메모리를 쓰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합리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번거롭다. 1080p/24Hz 세팅치와 1080i/60Hz 세팅치가 같더라도, 일일이 손으로 적어 놓고 나중에 리모컨으로 버튼을 눌러 옮겨 넣어야 한다. 이런 점을 깜박 잊고, 블루레이 영상을 보면서 화면을 조정해 놓고서, 나중에 공중파 영상을 시청할 때 그때 조정한 값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줄 착각한 채로 계속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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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은 캘러브레이션을 마친 뒤의 500M과 600M의 각 해상도 주파수/프레임 레이트별 색온도를 측정한 값이다. 먼저 KRP-500M을 보자. 한 마디로 놀라운 수준의 Grayscale이다. 1080p/24Hz, 1080p/60Hz, 1080i/60Hz 모두 δE(델타 에러) 값이  전대역에 걸쳐 0~1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며, δE의 값이 0인 계조도 5~7개에 이른다. δE는 특정 색 좌표와 D65 포인트와의 거리값의 제곱근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표면적인 색온도 값 뿐 아니라, Red/Blue와 Green의 밸런스 관계까지도 감안해서 산정되기 떄문에, 사실 Grayscale에서는 표면 색온도보다 δE 값이 더 중요한 지표이다. δE가 0을 보인다는 것은, R,G,B가 D65 포인트를 중심으로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 된다. 대개의 디스플레이 기기의 경우, δE가 0인 계조가 2~3개 정도만 되어도 "그레이스케일이 대단히 좋은 기기"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500M은 δE 값이 0로 나타내는 대역이 전체의 2/3에 이른다. 근래 보기 드문 수준의 평탄한 그레이스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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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500M 모델의 계조별 RGB Level이며, 아래는 500M 모델의 계조별 색온도 히스토그램이다. 우수한 그레이스케일 특성이 두 그래프에 모두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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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KRP-600M의 캘러브레이션 후 그레이스케일을 살펴보자. 500M과 대동소이하다. 해상도에 관계 없이 전(全) 계조에서 6500K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δE도 5~7개 수준으로 탁월하다. 단, 500M와 비교하자면 오로지 20 IRE의 δE가 2~3 수준으로, 약간 벗어나 있다는 점만 다른데, 앞서 이 부분이 염려된다고 말씀 드린바 있다. 쿠로 시그니처는 Red에 대한 감도가 20 IRE와 30~50 IRE 부분이 서로 많이 다른 편이다. 그래서 20 IRE를 정확하게 맞추면 30~50 IRE의 색온도가 틀어진다. 그래서 20 IRE를 6600~6700K 수준으로 높여야 나머지 중간 대역까지가 완벽히 D65 포인트에 머물게 된다.

500M과 600M의 그레이스케일은 감마, DRE, Film Mode, Energy Save, Color, Tint 등의 수치 값을 바꿔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Brightness는 영향을 주기는 하나, 그 효과가 미약하다. 반면, Contrast는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CMS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색온도 조정을 마친 뒤에는 Contrast와 CMS를 다시 만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실제 영상

과연 쿠로 시그니처는
그 명성에, 'Signature'라는 Naming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화질을 보여 주었다. 9세대 쿠로의 공통적인 특징인 깊고 단단한 블랙과 우수한 계조 표현력, 뛰어난 발색 능력에 덧 붙여, EBU 표준 좌표를 정확히 구현한 색 정확도와, 근래 보기 드문 탁월한 Grayscale, 그리고 Advance Film Mode에서 구현되는 72Hz True Rate 3:3 풀 다운 및 정확한 Film Adaptive Processing, 그리고 우수한 Field Uniformity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화질 평가 항목에서 퍼펙트한 성능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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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아가 홈 일렉트로닉 사업에서 철수하게 된 것은 애석한 일이다. 그러나 철수하기 직전에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이런 레퍼런스 제품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 앞으로도 몇 년간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가 주도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이 아무리 레퍼런스 화질이니 뭐니 말해도, 밝은 환경에서 밝은 소스를 높은 Contrast 수치로 시청할 때에는 이놈 저놈 구별이 거의 안 간다. 엣지 딱딱 끊어지고, 시원하게 밝고 화려하게 그림을 전달해 주는 LCD TV가, 게다가 손가락 한 마디만큼의 얇기와 멋진 디자인까지 갖추었니 대세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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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쿠로 시그니처는 불을 완전히 끄고, 고화질의 블루레이 소스를 6500K 색온도에 딱 맞추어서 진지하게 볼 때에만 그 화질의 우수함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필자도 야구 시합을 보거나, 에능 프로, 뉴스, 드라마 등을 볼 때 심각하게 화질을 조정해 가며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소스들에서 조차도 쿠로 시그니처의 위력은 대단하다. 다른 플랫형 TV의 화면을 아주 간단하게 압도해버린다. 물론 앞서 언급한 고화질 소스에서, 또 캄캄한 환경에서는 그 성능이 더 크게 빛난다. 쿠로는 SD급 소스와 HD급 소스의 화질차가 좀 두드러지게 나는 편이다. HD급 소스의 화질이 워낙 좋아서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SD급 소스를 환하게 해 놓고 해 볼 때에는 쿠로 또한 그냥 평범한 TV 수준이다. 그러나 노이즈가 지글한 아날로그 케이블 SD급 소스를 볼 때에도, 블랙의 안정감, 동적 해상도의 우수함, 계조의 뛰어남은 그대로 배어져 나온다. 평범하되 무언가 격이 다른 느낌이다. HD급 소스로 비교하면 그때에는 천하무적(天下無敵)이다.

끝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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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쿠로 시그니처 플라즈마 모니터는 이제까지 출시된 그 어떤 플랫형 TV 보다 우수한 최상급 레퍼런스 제품이다. 플랫형 TV 뿐 아니라  CRT TV들도 일반 민수용 제품들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BVM-D 시리즈, F 시리즈 같은 하이엔드 프로용 모니터들과 견줄만한 수준이다. 사실 이들 제품과 비교하더라도 계조의 정세함, 감마, 색상의 풍부함은 약간 열세일 수 있으나, 블랙은 오히려 조금 더 좋을 듯 싶고, Uniformity와 Grayscale 평탄성 등은 훨씬 앞선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딱지만한 이들 CRT와 달리 쿠로는 50~60인치의 큼지막한 사이즈에서 이런 화질이 구현 된다는 것이 놀랍다.

기술이란 늘 발전하게 마련이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소재의 TV 또한 언젠가 등장할 것이다. 따라서 언젠가 쿠로를 능가할 화질의 제품도 나타날 것이다. LCD TV가 그 역할을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아주 특별한 비약적 사건이 수반되지 않는 이상 말이다. 하지만 Post-LCD TV도 곧 등장하지 않겠는가. 단, 시간은 좀 걸릴 것 같다. 어찌되었든 그때까지는 쿠로 시그니처의 화질에 도전할 직시형 TV를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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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Equipment

● Color Spectro Radiometer : Photo Research PR-650
● Luminance Measuring Meter : Minolta LS-100
● Test Pattern Generator : AccuPel HDG-4000
● Analysis Program : Datacolor Colorfacts Professional 7.5
● Source Component : Playstation 3, Pioneer BD-09FD, Panasonic BW900, LG 3430 Digital Tuner, TVX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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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9.04.29 12:55

파이오니아 쿠로 KRP-500M/600M 플라즈마 모니터 (1)
- posted by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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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의 레퍼런스 모델

쿠로 KRP-M 시리즈는 파이오니아 쿠로 제품 라인의 최상위에 위치한 모델이다. 미국에서 Signature 명칭으로 출시된 바 있어 보통 시그니처 모델이라 부르기도 한다. 일전에 PDP-5020FD를 리뷰하면서 필자는 쿠로 9세대를 '플랫 TV 중 가장 우수한 화질을 가진 제품'이라고 말한 바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PDP-5020FD를 최고의 제품이라 말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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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DP-5020FD는 쿠로 제품 라인업 중 맨 아래에 위치한 제품으로, 제품의 하드웨어적인  특성은 대동소이(大同小異) 하지만, 화질 조정 기능이 대폭 생략되었고, 디폴트 설정치도 표준에서 어긋나는 등, 소프트웨어적인 특성에서 아쉬움이 다소 있었다. 이에 반해 지금 리뷰하는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쿠로의 최상위 모델로 명실상부 현존하는 플랫형 TV 중 가장 화질이 좋은 제품이라 평할 수 있겠다.

쿠로의 제품 라인업

파이오니아 쿠로 시리즈의 모델명이 복잡하게 되어 있다는 말씀은 지난 번 PDP-5020FD 리뷰 때 이미 말씀 드린 바 있다. 판매 지역, 사이즈, 등급에 따라 다양한 모델이 존재 하는데, 제품은 동일한 데 모델명이 다른 것이 많아 헷갈리기 십상이다. 지난 번에 만들었던 표를 참조해서 다시 한번 일별(一瞥)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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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상 미국형 모델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쿠로는 PDP-5020/6020FD, Elite PRO-111/151FD, Elite Signature PRO-101/141FD 세 가지로 간단히 나눌 수 있다. 부르기 쉽게 PDP-5020/6020FD를 "논 엘리트 쿠로"라 부르고, PRO-111/151FD 모델을 "엘리트", PRO-101/141FD를 "시그니처"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하면 '시그니처'는 '엘리트 시그니처'로 엘리트에 속하는 셈이지만, 보통은 그냥 구별해서 말한다.)

"논 엘리트 쿠로" 제품은 미국형 모델에만 있으며, "엘리트" 모델과 "시그니처" 모델은 유럽/일본에도 존재하나 모델명이 다르다. 엘리트에 해당되는 유럽형은 두 가지로 PDP-LX5090/6090H 및 KRP-500A/600A가 그 것이다. 한편 일본 내수형 엘리트 모델은 KRP-500A/600A 뿐이다. 시그니처에 해당되는 유럽형 및 일본 내수형 모델명은 공히 KRP-500M/600M으로 흔히 M 시리즈라고 부르기도 하며, 지금 리뷰하는 제품이 바로 이들이다.

시그니처 모델과 하위 모델의 차이점

'논 엘리트 쿠로' < '엘리트' < '시그니처'로 갈 수록 가격이 비싸지고, 기기 성능이 더 우수해진다. 기기 성능이 더 우수해진다는 말은 '하드웨어'적인 특성과 '소프트웨어'적인 특성 두 가지로 다시 나누어 말할 수 있다.
 
논 엘리트 쿠로보다 엘리트, 엘리트 보다 시그니처가 하드웨어적으로 더 우수하다고 말할 수 있는 부분은 딱 한 가지, 패널의 영상 다이내믹레인지가 더 넓다는 점이다. 컬러, 계조, 감마, 유니포미티 등 다른 화질적 요소들은 다 동일하다. 그러나 블랙의 깊이, 영상의 펀치력 등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탁월한 쿠로 PDP이지만, 시그니처 모델은 그 중에서도 확실히 더 뛰어난 특성을 보여준다.

쿠로 PDP를 처음 접하는 분들은 대개 매우 강렬한 첫 인상을 받는다. 블랙바와 베젤이 거의 구별이 가지 않을 정도의 안정된 블랙과 임팩트한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를 경험하고 나면 "이 정도면 정말 최고구나, 이 보다 더 블랙이 깊고, 이 보다 더 임팩트한 영상이 나올 수 있겠어?" 하는 성급한 결론을 내리게 마련이다. 필자도 PDP-5020FD 모델만 접했을 때에는 그랬다. 엘리트와 시그니처 모델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그 차이점은 소프트웨어적인 것에 국한 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막상 시그니처 모델을 입수해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니, 그게 아니었다. 더욱 더 임팩트한 영상이 펼쳐 지고 있었다. 그러나 오해하지 말아야 할 점은, 쿠로의 각 라인업 간의 성능 차이라는 것은, 하이엔드 오디오에서 흔히 발견될 수 있는 수준의, 즉 아주 섬세하고 미묘한 성질의 것과 같아서, 서로를 맞대놓고 비교해 보지 않는 이상, 그 차이점을 구별하기란 매우 힘든, 그런 정도의 차이라는 점이다.

이에 반해 소프트웨어적인 특성의 차이점은 보다 분명하다. '논 엘리트 쿠로'는 화질 조정 기능이 매우 간단하며, 팩토리 설정값이 정확하지 못하다. 한편 '엘리트'와 '시그니처'는 전문적인 사용자 조정 기능을 대거 제공하기 때문에, 화질에 대한 지식과 전문장비를 갖춘 유저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화질을 얻어 낼 수 있다. 화질 조정 메뉴의 종류와 갯수는 시그니처가 엘리트보다 더 많다. 그러나 대부분 잘 사용되지 않는 것들이어서, 실질적으로는 거의 똑 같다고 보면 된다.

시그니처와 엘리트 모델의 차이는 역시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와 관련된 패널의 성능에 있다고 할 수 있다.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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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표는 시그니처 모델과 엘리트 모델 간의 APL에 따른 피크 화이트의 밝기를 측정한 그래프이다. 비교 대상은 유럽형 엘리트 모델인 LX5090과 유럽형 시그니처 모델인 KRP-500M 이다. 위 표에서 ES0, ES1.. 으로 표기된 것은 Energy Saving Mode를 말하는 것으로 ES0과 Standard(Off) 상태이다.

PDP가 APC(Auto Power Control) 기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들 아실 것이다. 표시되는 화면의 평균 밝기(APL; Average Picture Level)를 측정해서, 그에 따라 표현해야 할 최대 밝기의 정도를 조절한다. 즉, APL이 1%일 때에는 그 1%에 해당되는 밝기에 나머지 99%의 전류를 모두 쏟아 붓기 때문에 그 부분의 밝기가 높아지고, APL이 50%가 되면, 전류를 고르게 퍼뜨려야 하기 때문에 똑 같은 100 IRE라고 해도 APL이 1% 였을 때 보다 밝기가 떨어지게 되어 있다. 굳이 LCD와 비교하자면, PDP는 1920x1080 = 207만개의 로컬 디밍을 하는 셈이라고 볼 수도 있다.

위 그래프에서 빨간 라인이 레퍼런스이다. APL이 1%이든 100%이든 밝기가 언제나 100인 상태로 나란히 유지되는 것이 일반 CRT, LCD TV가 이에 해당된다. (LCD TV는 오토 다이내믹 회로를 항상 켜 놓은 경우,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사실은 해당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엘리트 모델인 LX5090의 경우, APL이 1%일 때 100에 해당되던 피크 화이트가, APL이 100%가 되면 40 수준으로 떨어진다. APL이 100%인 경우라면, 화면 전체가 100 IRE 화이트인 필드 화이트 패턴인 상태를 말한다. 그래서 PDP는 윈도우 패턴에서 측정한 최대 밝기에 비해 필드 패턴에서 측정한 최대 밝기가 훨씬 어둡게 나타나는 것이다. 그런데 시그니처인 KRP-500M을 보면 APL이 100%인 경우에도 피크 화이트가 60 수준을 유지한다. 즉,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가 더 넓은 것이다.

특히 유의미한 것은 APL 50~60% 부분이다. 대부분의 그림들이 이 언저리 부근에 많이 위치한다. 엘리트 모델은 최대 밝기의 95 수준이던 피크 화이트 레벨이 APL 25% 부분부터 떨어지기 시작해 APL 55% 부분에서는 절반인 50 수준으로 낮아진다. 그러나 시그니처인 KRP-500M 모델은 APL이 55%에 이르기까지도 피크 화이트가 최대 밝기의 95 수준을 그대로 유지한다. 이 부분은 매우 높게 평가할 요소이다. PDP이면서도 밝기의 균일성을 최대한 유지해 주고 있기 때문에, 그레이스케일이나 감마 특성 등에서 월등 뛰어난 성능을 기대하게 되며, 무엇보다도 실제 영상에서 유저가 느끼는 임팩트함이 휠씬 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플라즈마 모니터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TV가 아니라 모니터이다. 이 '모니터'라는 단어에 혼동이 없으시기 바란다. 컴퓨터용 모니터가 아니라, 프로 장비용 모니터를 의미하는 것이다. (흔히 Grade 1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감독이나 연출자가 작품을 '모니터한다'라고 말할 때의 바로 그 '모니터'를 의미한다. (PDP는 Burn-In 문제 때문에 본질적으로 PC용 모니터로는 부적합하다.)

프로 장비용 모니터는 일반 민수용 제품과 달리, 표준 영상의 까다로운 여러 기준들을 충족 시켜야 하기 때문에 화질적인 완성도가 매우 높다. 그래서 가격도 비싸고, 사이즈도 30인치를 넘지 못한다. 파이오니아가 그들의 마지막 제품인 9세대 라인에 난데없이 '시그니처' 명칭의 프로용 모니터를 포함 시킨 것은 나름의 의미가 있다. 파이오니아로서는 어떤 선언적 의미를 담고 싶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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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파이오니아는 내세울 것이 '화질' 밖에 없다. 9세대 라인을 기획 할 무렵, 파이오니아는 자체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파나소닉 패널을 제공받아 10세대 제품을 만들기로 이미 결정이 나 있었다. 즉, 10세대 제품은 9세대 제품보다 다운 그레이드된 보급형 제품이 될 상황이었고, 따라서 파이오니아 입장에서는 지금 기획하고 있는 9세대 제품이 그들이 유일한 자존심인 '화질'을 한껏 과시할 수 있는 마지막 라인이 되는 셈이었다. 따라서 파이오니아서로는, 명실상부한 '레퍼런스 모델'을 하나 만들어 넣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제품에 일반 민수용 제품이 아닌, 프로용 모니터라는 타이틀을 부과한 것이다.

이를테면 '마지막 황제'라고 할까. 그런 이미지가 떠 오른다. 첨단 영상 산업의 흐름을 경솔히 예단 할 수는 없다. 하지만 현재의 플랫형 TV의 흐름으로 볼 때, 향후 최소 5~6년 이내에 쿠로를 능가하는 화질의 TV가 나올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뭐, 그렇게 보면 '마지막 황제'라는 칭호가 그리 감상적(感傷的)이지도 않다. 오히려 사실적(寫實的)이지 않은가?

디자인

시그니처 모델은 "모니터"이기 때문에 튜너도, 스피커도 심지어는 스탠드도 없다. 그냥 달랑 본체 하나 뿐이다. 필요한 것은 모두 사용자가 각기 따로 사서 연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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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탠드는 KRP-TS02라는 전용 스탠드가 있다.(옆 그림 참조). 엘리트 모델과 시그니처 모델은 동일한 스피커와 스탠드를 사용한다. KRP-TS02 스탠드는 사이드 스피커를 사용할 경우를 전제로 한 스탠드이다. 만일 언더 마운트 스피커(PDP-5020FD 처럼 본체 아래에 가로로 붙이는 단일형 스피커)를 사용할 경우에는 이 스탠드는 맞지 않는다. 스피커 들어갈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 경우에는 PDK-TS33A라는 다리가 좀 더 긴 전용 스탠드를 사용해야 한다.
 
원칙적으로는 사이드 스피커를 장착하는 것이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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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 사진 참조) 그러나 가로 길이 공간을 줄이고 싶은 분은 언더 마운트 스피커를 달 수도 있다. 언더 마운트 스피커는 LX5090/6090 또는 KRP-500A/600A 모델과 동일한 것을 사용하면 안성맞춤이다. 그러나 논 엘리트 쿠로, 또는 이전 세대 제품 것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전용 제품이 아니면, 부착하는 나사 구멍이 딱 들어 맞지 않기 때문에, 몇 개의 나사로만 지탱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물론 스피커가 무겁지 않기 때문에 이렇게 해도 큰 문제는 없다. 한편 시그니처 모델은 본체 뿐이라 두께가 62mm이다. 93mm 짜리 논 엘리트 쿠로에 장착한 스피커를 그대로 옮겨 달 경우, 앞면이 약간 튀어나올 수도 있다. (그다지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스탠드의 경우도, 이전 세대 제품을 싸게 구입해서 연결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파이오니아 PDP는  모델간에 어떤 것들은 스탠드가 호환되고, 어떤 것은 안 되는 등 그 관계가 좀 복잡하다. 참고로 논 엘리트 모델 스탠드는 시그니처 스탠드로는 쓸 수 없다. 따라서 전용 스탠드와 스피커를 쓰지 않을 것이라면, 사전에 충분히 호환성 정보를 입수하고 구입해야 한다. (M 시리즈는 앰프 단이 있기 때문에 스피커는 집에 쓰던 다른 것을 연결해도 별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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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마운팅은 대부분의 모델들이 서로 호환되기 때문에, 악세사리 구하기가 보다 쉽다. 단, M 시리즈는 입출력단이 본체에 붙어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케이블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충분히 연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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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는 나중에 연결한다 하더라도, 스탠드가 없이 본체만 달랑 받으면 처음에는 참 난감하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본체가 도착하기도 전에 스탠드를 먼저 구입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필자도 처음 입수 했을 때 이점이 난감했다. 다행히 우측 사진에서 보듯, 윗쪽 박스만 벗겨 내고 아랫쪽 스티로폼을 제거하지 않으면 본체는 임시로 그대로 버티고 서 있을 수가 있다. (포장이 꽤 잘 되어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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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는 모니터이므로 튜너가 없다. 따라서 두께가 62mm로 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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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500A/600A처럼 미디어 리시버가 별도로 존재하는 타입이 아니라, 직접 입출력 단자를 갖추고 있다. 시그니처 종류에 따라 입출력단은 약간씩 다른데, KRP-M 시리즈의 경우는, HDMI 2계통, DVI 1계통, 컴포넌트 및 VGA 1 계통 등의 입력단을 갖추고 있다.소스 기기를 많은 유저라면 입력단이 부족하게 느껴질 것이다. 리모컨은 겉 모습은 논 엘리트 모델과 동일한 모양인데, 논 엘리트 모델 리모컨이 자조식(自照式) 형광 버튼였던 것에 반해, 시그니처 리모컨은 상단 우측에 백라이트 버튼이 있는 점, 그리고 논 엘리트 모델 리모컨은 플라스틱 자재였는데, 시그니처 모델 리모컨은 묵직한 철제를 사용했다는 점이 다르다. 리모컨 하단에는 파이오니아 소스 기기를 컨트롤 할 수 있는 선택 버튼이 있으며, 학습 기능을 갖추고 있어 통합 리모콘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시그니처 모델의 종류

지금 리뷰하는 제품은 KRP-M 시리즈이다. 시그니처 모델은 크게 두 종류가 있다. 미국형 모델은 50인치가 <Elite Signature PRO-101FD>, 60인치가 <Elite Signature PRO-141FD>이며, 일본/유럽형 모델은 50인치가 <KRP-500M>, 60인치가 <KRP-600M>이다. Signature 명칭이 정식으로 붙은 것은 미국형이지만 같은 등급의 제품이라 101/141, M 시리즈를 모두 통털어 시그니처 모델이라 부른다. (M 시리즈 모델명의 KRP는 Kuro Reference Panel의 약자이다.)

M 시리즈는 원래 일본 내수 및 유럽 수출형 모델이다. 그런데 일본 내 공장이 먼저 문을 닫기로 하면서, 파이오니아는 M 시리즈의 재고 일부를 미리 미국 공장으로 돌려, 파워 서플라이를 교체하고 펌웨어 및 메뉴얼 일부를 교체하여 미국 시장에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 부터 등장한 이 뜻 밖의 '새 모델'을 소비자들은 '북미형 M 모델'이라고 부르는데, 리뷰 제품 또한 이 북미형 KRP-500M KRP-600M 모델이다.
 
아래는 미국의 AVS 포럼에서 옮겨온 "Pioneer 9G Kuro Comparison Chart: xx20, 500/600M, 111/151, 101/141, 500/600A, LX-XX90" 비교 차트이다. (※ 여기서 언급된 모델들은 모두 미국형과 유럽형이며, 일본형은 제외 됐다-예를 들어 같은 KRP-500A라고 해도 유럽형은 일본형보다 안테나 입력단이 더 많다. 더불어 이 자료는 개인 사용자가 작성한 것이므로 내용이 100% 다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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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한 등급의 시그니처 모델인 101/141 시리즈M 시리즈는 하드웨어적인 특성은 완전히 동일하다. 단지 몇 가지 외적 사양이 다르다.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① M 시리즈는 HDMI 입력이 2개, 101/141은 4개이다.
② M 시리즈는 아날로그 오디오 입력이 2개가 있고, HDMI로도 오디오 신호를 입력 받는다. 그리고 앰프단이 내장되어 있어 스피커만 연결하면 소리를 들을 수 있다. 101/141은 오디오 입력 자체를 아예 받지 않는다. 따라서 101/141를 사용할 때에는 별도의 앰프가 있어야 한다.
③ M 시리즈는 ISFccc 조정 모드가 없다. 그러나 101/141은 ISF Day, Night, Auto의 세 가지 ISFccc 모드를 가지고 있다. (단, 유럽형 M 시리즈에는 ISFccc 모드가 있다. 일본형 M 시리즈에는 없다. 그래서 북미형 M 시리즈에도 없다.)
④ M 시리즈는 공장에서 50 시간의 Break-in을 거쳐 출하되고, 101/141은 100시간의 Break-in을 거쳐 출하된다고 한다. (사실 별 의미는 없다. Break-in 이야 나중에 유저가 자체 패턴을 통해 50시간을 추가로 더 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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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위에 언급된 내용들은 화질과는 무관한 것들로 별로 대단한 것들은 아니다. 하드웨어적인 성능으로 따지자면 M 시리즈와 101/141FD는 사실 상 동일한 모델로 보면 된다. 하지만 M 시리즈가 ISFccc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 한가지는 다소 아쉽다. 사실 시그니처는 워낙 화질조정 메뉴가 다양해 웬만한 세팅은 모두 메뉴 상에서 처리할 수 있다. 굳이 ISF 모드가 필요하지는 않다. 그러나 단 한 가지, RGB 감마 9 포인트 조정 기능 은 오로지 ISF 모드에서만 조정이 가능하다. 이 기능은 9단계의 계조별 감마를 Luminance와 Saturation의 상관성을 연결지어 미세 조정하는 것으로, 전문가들에게는 꽤 매려적인 기능이다. 그런데 북미형 M 시리즈에는 이 기능이 빠졌다. (아마도 서비스 모드 어딘가에 숨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단지 활성화 시켜 놓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감마 9 포인트 조정 기능은 사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지 반드시 있어야 할 필수적인 기능은 아니다. 이미 M 시리즈는 외부 메뉴에 5개의 감마 모드를 프리셋 시켜 놓았다. 또 Grayscale 특성이 워낙 평탄해서 감마 9 포인트 조정 기능이 효용성을 발휘할 일도 없어 보인다. 또한 전문장비를 갖춘 캘러브레이터가 계산기 두들겨가며 해야하는 작업이라 일반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그래도 있으면 좋다.

50인치와 60인치 쿠로의 화질 차이

비단 시그니처 모델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필자가 쿠로 8세대와 9세대 여러 모델을 두루 살펴 보면서 내린 결론이다. 쿠로는 50인치와 60인치 간에 섬세한 '화질의 차(差)'가 존재한다. 물론 50인치가 더 좋다. 선입견이 아닐까 충분히 경계하고 내린 결론이다. 원래 파이오니아는 50인치 패널만 생산했다. 60인치 패널은 2004년 NEC 패널을 인수해서 확장 시킨 것이다. 물론 OEM이 아니라 파이오니아가 직접 관리하여 동일한 공정, 동일한 구조로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자'(嫡子)와 '서자'(庶子)의 개념이랄까, 파이오니아 오리지널 패널인 50인치 제품이 더 화질이 우수할 것이라는 막연한 선입견이 있었다.

결론적으로 진짜로 오리지널리티로 인한 차이인지, 아니면 사이즈의 차이에서 오는 차이인지 알 수 없3지만, 어찌 되었든 어찌되었든 50인치와 60인치는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50인치 모델이 블랙이 더 깊고 화이트도 더 밝다. 그렇다고 계조가 나빠지거나 컨투어링 노이즈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 필드 패턴을 이용하는 고정 명암비는 동일하게 측정된다. 그 것으로는 알 수 없다. 실제 영상에 들어가야 그 차이가 제대로 드러난다. 그 외 컬러나 계조, 감마 특성 등은 완전히 동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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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500M 또한 KRP-600M과 맞비교하면 확실히 영상이 더 임팩트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화질적인 우수성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두 기종을 나란히 틀어 놓으면 습관적으로 600M 쪽으로 눈이 간다. 역시 '사이즈의 위력'이 크다. 500M과 600M의 화질 차이란 사실 그렇게 눈에 확 띄는 정도가 아니다. 반면 "10인치 더 큰 영상"이 주는 압박감은 무시 못할 수준이었다.

완성도 높은 화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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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디스플레이 기기가 되기 위해 갖추어야 할 항목들이 여러 가지 있다. 블랙의 깊이, 높은 명암비, 풍부한 계조 표현력, 정확한 색 표현력, 평탄한 그레이스케일, 정확한 색온도 및 감마 트래킹, 영상의 투명도와 포커싱, 필드 유니포미티, 높은 명목 해상도 및 동적 해상도, 뛰어난 프로세싱 능력 등등... 하지만 이들 요소를 두루 다 잘 갖추기는 쉽지 않다. 하이엔드 비디오 프로세서를 곁들인 최고 사양의 9인치 CRT 프로젝터나 BVM-D 시리즈, F 시리즈 같은 방송용 모니터라면-그래도 100% 완벽할 수는 없겠지만- 아주 높은 완성도의 화질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런 그림을 보기 위해 들여야 하는 비용은 보통 수천만원대이다. 화질의 완성도만 가지고 가격을 결정하라고 한다면 쿠로 시그니처 모델도 충분히 수천만원대 디스플레이 기기 대열에 합류 시킬 만 하다. 바꿔 말하면, 천만원 언더의 'affordable price' 제품 중에서 쿠로 시그니처 보다 더 높은 완성도의 화질을 가진 제품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단순히 몇가지의 특성만 두드러지는 것이 아니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는 이 제품이 좋은 화질을 갖추기 위해 필요한 여러 요소들을 두루 고르게 충족하고 있기 때문이다. 블랙, 색 발광 능력, 계조력, 색 정확도, 명암비... 등 대부분의 요소에서 나무랄 점을 찾기 어렵다. 장타와 교타를 겸비한 김현수나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느낌이랄까.

본격적인 화질 평가에 들어가기 전 미리 밝혀 둘 점은 쿠로에 관한 일반적인 사항 또는 구조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것이다. 이미 8세대인 PDP-5010FD 리뷰 및 9세대 논 엘리트 모델인 PDP-5020FD 리뷰를 통해서 충분히 언급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쿠로의 일반적인 기술적 사항에 대해서는 앞서의 리뷰들을 참조하시기 바란다.

기본 메뉴 탐색

시그니처 및 엘리트 모델이 논엘리트 모델이 갖지 못한 다양한 화질 조정 메뉴를 가지고 있다는 말씀은 드린 바 있다. 시그니처의 주요 메뉴를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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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메뉴 화면은 논 엘리트 셋업 메뉴 화면과 동일하다. <Picture> 항목에 들어가면 우측과 같이 영상 모드를 선택하는 화면이 나온다. 시그니처 모델은 영상 모드에 <Pure>와 <User> 두 가지가 추가 되었다. 프로용 화질 조정을 위한 모드는 <Pure> 모드이다. <Movie>, <User> 모드도 임의 설정이 가능하나, 시그니처 모델  화질 조정의 키는 <Pure> 모드가 쥐고 있다.
 
아래는 각 영상 모드별 디폴트 색온도와 밝기 값이다. (100 IRE, 1/9 윈도우 패턴 기준). <Movie>와 <Pure> 모드만 색온도 <Low>를 디폴트 값으로 하고 있으며, 이들 모드의 기본 색온도 값은 6300K 전후로 꽤 양호한 편이다. 한편 <User>와 <Standard> 모드는 7300K 정도의 색온도를 보이고 있는데, 이들도 화면 조정 메뉴에서 "Color Temp" 항목을 "Low"로 바꾸면 6300K 정도의 색온도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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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 모드를 선택하면 기본 디폴트 색온도가 "Low"로 설정이 되어 있다. 색온도 선택 모드는 모두 6가지가 있다. High, Mid-High, Mid, Mid-Low, Low 이렇게 미리 설정된 5개의 Preset Mode가 있고, 사용자가 임의로 Gain과 Bias를 조정할 수 있는 Manual 모드가 추가 되어 있다. Manual 모드는 <Pure> 모드에서만 제공한다. <Pure> 모드의 기본 색온도는 Low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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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re> 모드 하에서 각 색온도 선택항목 별 실제 색온도를 측정해 보았다.(우측 표 참조) High는 10000K 전후, Mid는 8000K 전후이며, Low는 6300K 전후이다. Manual을 선택하면 Low와 비슷한 값에서 처음 시작하게 된다.

Manual을 선택하고 커서를 우측으로 옮기면 White Balance를 조정하는 아래 사진의 항목이 등장한다. High는 Gain, Low는 Bias를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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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gh(Gain)는 70~100 IRE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40~60 IRE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30 IRE 이하에는 영향을 주기는 하나 정도가 미미하다. 반대로 Low(Bias)는 10~30 IRE에 가장 큰 영향을, 40~60 IRE에도 꽤 영향을 미치는 반면, 70~100 IRE는 미세한 영향만을 준다.
 
전문적인 화질조정을 위해서는 <Pure> 모드의 <Manual> 항목을 선택해 색온도 조정을 직접하는 것이 정석(定石)이다. 그러나 일반 유저들은 이 것이 불가능하므로 위에 표기된 색온도 측정값을 참조로 해서 적당한 프리셋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물론 영화를 시청할 때에는 최대한 6500K에 가깝게 설정하는 것이 표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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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메뉴를 한번 더 살펴보자. Contrast, Brightness, Color, Tint, Sharpness 외에 앞서 살펴본 Color Temp 항목이 있고, 그 아래로 Gamma 항목이 있다. 그리고 다시 그 아래로 Pro Adjust 항목이 있다. Gamma는 모두 5개의 Preset 모드가 있다. Gamma에 대해서는 2부 화질 평가 부분에서 자세히 다루게 될 것이다.
 
Pro Adjust를 선택하면 다시 하부 메뉴에 들어가게 되는데 여기가 '보물창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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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와 같이 매우 긴 서브 메뉴가 화면 왼쪽에 나타난다. Pure Cinema, Intelligent Mode, Picture Detail, Color Detail, Noise Reduction, Other의 그룹 항목이 보이고 다시 각 그룹의 하부 항목들이 보인다. (그림을 클릭하면 더 큰 화면으로 볼 수 있다.) 이 중 언급할 필요가 있는 항목은 Film Mode, DRE Picture, Enhancer Mode, Color Management, Color Space, Blue Only Mode 등이다. 나머지는 모두 OFF 로 놓으면 된다. Other 항목의 I-P Mode는 2(Standard), Drive Mode는 1을 선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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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ise Reduction 기능
 
파이오니아 뿐 아니라 모든 TV 제조사들이 나름 이것 저것 화질 조정 기능을 많이 만들어 붙이는데, 아시다시피 대개가 다 무용지물이거나 화질을 더 나쁘게 만들기 일쑤이다. 따라서 뭔지 모를 때에는 무조건 OFF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여러 가지 NR(Noise Reduction) 기능은 오리지널 영상의 원본 정보를 뭉개고 멍청한 영상을 만들곤 한다. 노이즈가 좀 거슬린다 싶으면 차라리 거리를 떼어 놓고 보시기를 권장한다. 많은 TV들이 겉으로는 NR 기능을 끈 것 처럼 위장하면서, 실제 내부회로에서는 작동 시키는 경우가 많다. 입력 소스가 노이즈가 너무 심해 그냥 내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외부 NR 회로를 또 작동 시키면 설상가상이 되어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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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는 비교적 원본 소스가 투명하고 노이즈가 적어 NR 회로를 작동 시킬 필요가 없다. 공중파 실시간 방송의 경우 가끔씩 Field Noise가 번쩍번쩍 나타나기는 하나 무시 할 만한 수준이다. 밝은 조명 하에서 현란하게 카메라 워킹을 하는 HD급 가요 프로그램의 경우, MPEG-2 HD 방식의 숙명인  Block Noise를 피할 수 없다. 그러나 Block NR을 작동 시킨다고 해서 이게 그다지 크게 줄지는 않는다. 3DNR은 프레임 간의 비교를 통해 노이즈로 추정되는 신호를 제거하는 기법인데, 필름 그레인을 제거할 때에는 도움이 되지만, 실시간 방송 소스에서는 별 효용이 없다. 예전 VHS, LD 시절에는 꽤 효과적이었지만, 요즘 나오는 블루레이 소스는 마스터링 과정에서 이미 심각한 노이즈는 대개 제거되기 때문에 별 효용이 없다. Mosquito Noise는 주로 윤곽선이나 모서리 부근에서 자잘하게 나타나는 노이즈인데, 블루레이 디스크에서도 곧잘 발견되는 편이다.(둔감한 분들은 거의 못 느낀다.) 그러나 쿠로에서는 굳이 이 회로를 작동시킬만큼 신경 쓰이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블루레이 같은 고화질 소스는 모든 NR을 끄고 시청하고, 실시간 방송의 경우는 특별한 경우에 한해 Field NR 정도만 가끔 작동하는 수준이 좋겠다.

Sharpness와 Enhancer Mode

Noise Redution가 화면을 '부드럽게 만든다는 미명(美名)' 아래 영상 정보를 뭉개 버리는 반면, Sharpness는 영상을 '또렷하게 보여준다는 미명' 아래 과장된 노이즈를 만들어 내는 역할을 한다. 쿠로는 Pure, Movie 모드에서는 샤프니스의 디폴트 값이 최저값인 -15이다. 이 수치는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겠다.
 
한편 Pro 조정 메뉴에 가면 Enhancer Mode라는 것이 별도로 존재한다. 1, 2, 3 의 세 가지 선택안이 있는데, Pure Mode의 디폴트 값은 Mode 1 이다. 화면에는 Mode 1을 Hard, Mode 2를 Standard, Mode 3를 Soft로 표시해 놓았다. 테스트 해보니 Mode 3는 의도적으로 De-Focusing 시킨 경우로, 도대체 어떤 상황에서 쓰라는 말인지 잘 모르겠다. 언젠가 LG의 스칼렛 초기 버전을 테스트 할 때, 무심코 샤프니스를 최저값으로 놓았더니 De-Focusing 되어 그림이 형편없이 뭉개져 버린 적이 있었다. 스칼렛은 샤프니스를 중앙 값에 놓는 것이 '사실 상의 최저값'인 셈인데, 쿠로도 그런 셈이다.
 
Enhancer Mode 1은 10MHz 이상의 고대역을 강조하는 디테일 보정 회로이다. 따라서 6.75MHz가 고작인 DVD 급 이하 영상에서는 Enhancer Mode를 1로 두나, 2로 두나 전혀 차이가 없다. HD 영상에서만 효용성이 있다. 고대역 보정이 지나치게 되면 고대역 라인과 라인 사이가 오버랩이 일어나 영상 정보는 손실되고 대신 밝게 휘도 정보만 강조되는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가격이 비싼 프로세서들이 돈 값을 하는 이유는 대개 이런 고대역 영상 보정 회로의 알고리즘이 우수하기 때문이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의 Enhancer Mode 1은 꽤 쓸만하다. 고대역의 휘도가 약간 밝아지기는 하나 크게 문제 될 정도는 아니고, 인접 라인과 오버랩 되는 현상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Pure Mode로 블루레이를 감상할 때에는 Enhancer Mode 1을 권장한다. 그러나 실시간 방송 소스에서는 노이즈가 많은 HD급 소스가 들어 왔을 때 부작용이 있을 수 있으므로, Enhancer Mode 2를 선택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수 있다. 또 말씀 드렸듯이 SD급 영상에서는 Mode 1과 Mode 2가 전혀 구별이 안 간다.

Film Mode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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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 Mode
에 대해서는 8세대 5010FD 리뷰와 9세대 5020FD 리뷰 때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필자가  이전에 언급했던 Film Mode에 대한 설명들은 사실과 다르거나 또는 미흡한 부분들이 있었다. 파이오니아는 Film Mode에 대한 기술적인 설명을 거의 하지 않는다. 메뉴얼을 봐도, 홈 페이지를 방문해도 알쏭달쏭한 설명 뿐이다. 그런 가운데 파이오니아 USA의 엔지니어 리포트를 인용한 미국의 한 ISF Calibrator의 '틀린 정보'가 인터넷 공간에 퍼지면서 오해가 생겼다. 지금도 많은 쿠로 사용자들이 이 '틀린 정보'를 사실로 믿고 있다. 필자도 처음에는 이 '틀린 정보'를 그대로 믿고 잘못된 리뷰를 썼다가 지금은 수정을 한 상태이다. '틀린 정보'의 근원은 Off 모드를 60Hz가 아닌 72Hz라고 말한 것에 있다. Off 모드가 60Hz인지, 72Hz인지에 따라 Film Mode의 활용도는 완전히 달라진다. 그런데 파이오니아의 Off 모드는 예전부터 늘 60Hz 출력이었다. 그래서 필자도 처음에 고개를 갸우뚱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런데 Advance 모드는 필름 소스에서 72Hz로 출력하는 것이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데 Off 모드는 육안으로 보아도 Advance 모드와 전혀 다른 출력 주파수 특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Off 모드는 저더가 심하지만 Advance는 전혀 저더가 없다. 1080p/24Hz 블루레이 영상을 72Hz로 3:3 풀다운 출력을 한다면 저더가 생길 수가 없다. 따라서 Off 모드는 60Hz 출력임이 틀림없다. 한번 의심을 품으니 그 정보원이 전하는 엔지니어 리포트의 신뢰성이 모두 의심이 갔다. 그래서 아예 모든 필름 모드를 일일히 다 확인하기로 했다. 필자가 보유한 무비 카메라(소니 PWR-EX1)는 다행히 24p, 30p, 60i 등 여러 종류의 프레임 촬영이 가능한 기종이다. 이 카메라의 도움을 받아 각 필름 모드의 출력 주파수를 분석해 다음과 같은 표를 만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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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복잡해 보이지만 정리하면 간단하다. 일단 필름 모드는 입력되는 소스가 비디오 소스인지, 필름 소스인지가 중요하다. 드라마, 예능, 뉴스 및 스튜디오 녹화물 등 60Hz 방송용 카메라로 제작된 소스를 통칭 (1) 비디오 소스라고 부른다. (협의적狹義的 의미이다. 모든 영상을 두루 일컬을 때 사용하는 '비디오'의 광의적廣義的 의미와는 다르다.), 한편 35mm, 또는 70mm 등의 필름 카메라를 이용해 제작된, 기본 프레임이 24Hz로 된 소스를 통칭 (2) 필름 소스라고 부른다. 블루레이 영화는 24Hz를 그대로 살린 필름 소스라 할 수 있고, TV에서 방송해주는 영화는 24Hz를 60Hz로 변환해서 내 보내 주는 경우로, 이 또한 필름 소스인 것은 맞지만 24Hz→60Hz 변환 과정에서 Judder라는 부자연스러운 프레임이 끼어들게 된다.

Pure Cinema의 Film Mode의 작동원리는 다음과 같다.

(1) 모든 비디오 소스에는 "Pure Cinema" 가 작동하지 않는다. 어떤 모드에서든 60Hz 그대로 출력 될 뿐이다.
(2) 1080p/60Hz에서는 "Pure Cinema" 가 작동하지 않는다. 필름 소스라 하더라도 그렇다. 1080p/60Hz는 밴드폭이 넓어 처리에 부하를 주기 때문에 아예 프로세싱 대상에서 제외 시켜 버렸다.
(3) 1080p/24Hz는 "Advance"와 "Standard" 모두 3:3 72Hz 프로세싱을 한다.
(4) "Advance"는 Interlace와 Progressive를 가리지 않지만, "Standard"는 Interlace에서만 작동이 된다.

Pure Cinema 모드 <OFF>는 아무런 프로세싱 작동도 하지 않고, 무조건 모든 소스를 60Hz로 강제 출력 시킨다. 들어 오는 소스가 필름 소스이냐, 비디오 소스이냐에 관계 없이 무조건 60Hz 출력이다.

<Smooth> 모드는 일종의 보간 모드로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의 영상을 추정해서 만들어 넣는 것으로 세칭 "미끄덩" 모드라고 평론가들이 비아냥 거리는 모드이다. 얼핏 보면 영화도 방송 드라마처럼 미끄덩하게 나와 좋아 보이지만, 기실은 작위적인 영상이요, 움직이는 물체와 정지된 배경 사이의 경계선 부분에 커다란 크로스 아티팩트를 형성하기 때문에 전혀 권장하지 않는 모드이다. 한 동안 이 "미끄덩 모드"를 각 사들이 엄청 광고했었지만, 실제 쓸모가 없는 기능이다. 그래도 쿠로의 <Smooth> 모드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는 그 부자연스러움이 덜한 편이다. 그래도 역시 쓸 게 못된다.

핵심은 <Standard><Advance> 모드이다. 이들 모드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필터링 과정을 거친다.

 (1) 우선 들어오는 입력 소스가 60Hz인지, 24Hz인지를 일단 파악한다. 그래서 24Hz이면-이 경우는 브룰레이 밖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별도의 프로세싱 없이 그대로 3배를 곱하는 3:3 풀다운을 해서 72Hz로 내보낸다. 가장 이상적(理想的)인 형태이다. (<Standard>가 1080p/24Hz 소스에서는 72Hz 출력을 한다는 것은 필자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2) 만일 들어오는 입력 소스가 60Hz이면, 그 다음 걸러내는 파트는 입력이 interlace인가, progressive 인가이다. interlace 입력이면 둘 다 작동하지만 progressive 입력이면 <Standard>는 작동하지 않고 그냥 들어온 그대로 60Hz로 내보낸다. 입력 소스가 필름일 경우는 제대로 된 true processing이 아니라, 그냥 대충 곱배기로 튕겨 버리는 뻥튀기 프로세싱이 된다. 따라서 입력이 progressive일 때는 <Standard>는 선택하면 안 된다.
 (3) 마지막으로 이 두 모드는 들어오는 60Hz 입력 소스가 필름 소스인지 비디오 소스인지 판단한다. 그래서 비디오 소스면 역시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는다. 필름 소스이면 그제가서 프로세서가 작동한다. 필름 소스를 디텍션해서 24프레임으로 원본 상태로 복원시킨 뒤 1080p로 I/P 변환을 하되, <Standard>는 다시 3:2 풀다운을 거쳐 60Hz로 출력을 시키고, <Advance>는 3:3 풀다운을 통해 72Hz로 트루 프레임 레이트 출력을 하게 된다. 당연히 후자가 더 이상적이다.

사실 결론은 간단하다.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 없이 <Advance> 모드 하나만 선택하면 된다. 이거면 만사형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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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vance>
모드는 ⓐ 비디오 입력 신호가 들어오면 그냥 패쓰 스루 시켜 그대로 60Hz로 내보낸다. ⓑ 그리고 필름 소스가 들어오면 알아서 디텍션해서 24 프레임으로 풀어낸 후 3배수를 해서 72Hz로 내 보내기 때문에 저더가 없는 아주 좋은 영상을 보여준다. 24프레임 무비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서 확인 작업을 해 보았다. 똑같은 1080p/60Hz의 방송 소스인데 일반 스튜디오 녹화물이 보여질 때는 <Advance> 모드가 작동하지 않다가, 방송 내용이 영화 프로그램으로 바뀌자 약 5~10초 쯤 뒤에 <Advance> 모드가 작동하면서 72Hz 출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참, 신통한 재주이다. 물론 실시간 방송 필름 소스의 경우는 DVD, D-VHS 처럼 디텍션을 위한 플래그가 들어있지 않아 디텍션이 완벽하지는 않다. 몇 분에 한 번씩 놓치게 되면 다시 60Hz로 절환이 되었다가 다시 5~10초 뒤 72Hz로 바뀐다. DVD나 D-VHS 일 경우는 완벽하게 작동한다. ⓒ 마지막으로 1080p/24Hz 블루레이가 들어와도 완벽하게 잘 작동이 된다. (필자는 이전까지만 해도 Advance 모드는 비디오 소스도 72Hz로 출력 시켜 주는 줄 잘 못알고 있었다.)

그런데 <Advance> 모드에도 한 가지 딜레마가 있다. 바로 DVD의 1080p 출력문제다. 쿠로는 1080p/60Hz의 경우 밴드폭이 너무 커서 프로세싱 작업을 할 경우, 화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아예 1080p/60Hz는 퓨어 시네마가 작동하지 않도록 만들어 버렸다. 필름 소스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많은 DVDP들이 1080p로 출력을 한다. 이 경우 쿠로는 퓨어 시네마가 작동하지 않아, 무조건 받은 그대로 내보낸다. 즉 72Hz의 트루 레이트 출력의 혜택을 볼 수 없고, 따라서 저더도 그대로 존재한다.

만일 DVDP가 720p/480p/480i로 출력할 경우에는 쿠로의 <Advance> 퓨어시네마 모드가 작동해서 72Hz 출력이 된다. 따라서 Judder Free의 TrueRate 만 생각하면 DVDP의 출력을 720p나 480p로 하는 것이 좋다.(1080i 출력은 권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DVDP에 따라서는 480p/720p 보다 1080p가 다른 부분에서 화질에 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480p/720p의 경우는 DVDP가 한번 프로세싱 한 것을, 쿠로가 다시 한번 더 프로세싱 하는 "더블 프로세싱" 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사실 아티팩트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DVD의 경우는 사용자가 직접 선택을 해야 한다. DVDP의 출력 모드를 480p/720p/1080p에 각각 놓고 쿠로에 비춰진 그림을 비교한 뒤 ① 1080p 영상이 확실히 더 좋으면 굳이 Judder에 연연할 필요 없이 그냥 1080p로 출력하면 되고, ③ 엇 비슷한 수준이면 <Advance>가 작동할 수 있는 480i/480p/720p 안에서 알맞은 출력 해상도를 선택하면 된다.

Energy Save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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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P-5020FD에 있던 Power Control(절전 모드)이 이름만 Energey Save로 바뀌었다. Power Control의 Off, Mode 1, Mode 2 등이 Energy Save 에서는 Standard, Save 1, Save 2로 그 명칭만 바뀌었다.
 
그런데 시그니처의 Energy Save 모드에는  Picture Off 항목이 하나 더 추가되어 있다. 이 모드를 선택하면 음성은 그대로 나오고 화면만 꺼진다. TV가 '라디오'가 되는 셈이다. 프로장비에서는 꼭 필요한 기능이다. 화면 조정을 위해 조정 패턴을 오랫동안 띄워 놓을 수도 있고, 영상 편집을 위해 정지영상을 오랫동안 틀어 놓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전화라도 받게 되거나 또는 갑작스레 모니터 앞을 떠나게 되었을 때, 무엇보다도 걱정되는 것은 Image Retention (Burn-In)이다. 일단 급한 대로 리모콘을 눌러 Picture Off 모드를 선택해 놓으면 안심이 된다. 이 모드는 아무 키나 누르면 즉시 해제가 된다.

PDP-5020FD 때에도 말했지만 Save 1, Save 2를 선택해도 소비되는 전력은 5~8 % 정도만 절약이 된다. 그러나 절전 기능과는 별도로, Save 2 모드는 영상을 Standard 모드보다 피크 화이트의 밝기가 약간 감소 되면서 오히려 차분하고 안정된 그림을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테스트 결과 Save 2는 Standard 모드와 감마 트랙킹, 컬러, 색온도 등에서 동일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Standard가 기본이다. Save 모드는 피크 화이트의 밝기를 감소 시키기 때문에, 실제 영화를 감상할 때의 명암비가 다소 떨어진다.

Input Set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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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모델은 입력 소스의 포맷을 사용자가 임의로 지정할 수 있다. 좌측 그림처럼 각각의 입력 소스 별로 Name, Signal Type, Video Format을 선택할 수 있다. 이름이야 임의로 써 넣으면 된다. Signal Type은 PC인지 Video 신호인지 고르는 것으로 대개는 Video 신호가 되겠다. 핵심은 Video Format 설정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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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력 소스의 Chroma Subsampling Format을 설정하는 파트이다. (그림 참조) Auto, YUV422, YUV444, RGB 16-235, RGB 0-255 다섯 가지의 선택 모드가 있다.
 
Auto로 놓으면 입력 소스의 포맷을 알아서 파악해 컬러 매트릭스를 바꾸는데, 이게 가끔 '판단 착오' 현상이 일어나 엉뚱하게 그림을 보여줄 때가 있다. 이럴 때에는 직접 수동으로 바꾸면 된다. YUV는 YCbCr 또는 YPbPr로 표기 되기도 한다. (엄밀히는 의미가 다르지만, 보통 구별 안 하고 통용하는 편이다.) 이 포맷은 원본 소프트웨어에 담긴 정보에 따라 결정 되는데, DVD 및 대부분의 블루레이 영상은 4:2:2가 주종이다. 그러나 블루레이에는 4:4:4 인코딩 원본도 종종 있다.
 
원본 샘플링 정보가 무엇이든 블루레이 플레이어가 강제로 샘플링을 다시 행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Playstation 3의 경우, 모든 컬러 샘플링을 4:4:4로 바꾸어 내 보내는 기능이 있다. 따라서 PS3를 통해 블루레이를 볼 경우에는 쿠로를 YUV 4:4;4에 맞추어야 한다. 한편 PS3의 일반 메뉴 화면은 RGB이다. 따라서 쿠로가 Auto로 되어 있지 않거나 또는 Auto 기능이 잘 안 될 경우에는 PS3의 메뉴 배경 화면의 컬러 포맷과 블루레이 재생 시의 컬러 포맷이 서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PS3는 블루레이의 컬러 포맷 출력 선택 범위가 (1) YCbCr 4:4:4 (2) RGB 16-235(제한) (3) RGB 0-255(전체) (4) 자동 등 네 가지이다. 파이오니아 09FD 같은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YCbCr도 4:2:2와 4:4:4를 사용자가 선택해서 강제 출력을 시킬 수도 있다.

영상 소스는 원칙적으로 YUV 4:4:4 컬러 샘플링 정보가 그대로 들어와 중간 과정 없이 디지털 스트림 그대로 나가면 그게 가장 이상적(理想的)이다. 그러나 신호 전송 경로가 100% 디지털이지 않으면, 어느 지점이 되었던지 한 번은 필연적으로 YUV가 RGB로 바뀌는 과정을 겪어야 한다. 이를 Color Transcoding 이라고 한다. 언뜻 보면 이 Transcoding 과정은 단순한 수식 변환 과정으로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는 트랜스코딩 알고리즘과 회로에 따라 화질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경험 상 알 수 있다. 블루레이처럼 고해상도 화면을 높은 전송률로 처리할 때에는, 워낙 처리하는 정보량이 많아 소수점 몇째자리에서 끊어졌는지, 처리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등에 따라 그림에 최종적으로 미치는 결과가 제법 다르게 나타난다.

결론부터 말하면, 쿠로의 트랜스코딩 성능은 영 별로다. 무슨 말이냐 하면 가급적 소스 기기의 트랜스코더를 이용해 YCbCr 색 정보를 RGB로 바꾼 후, 쿠로에는 RGB로 입력 시키라는 뜻이다. 그렇게 되면 쿠로는 트랜스코더를 가동할 틈이 없다. 즉 PS3 또는 블루레이 플레이어의 메뉴 설정 항목에 들어가 색 신호 정보를 RGB로 강제 설정해 놓으면 된다. 그리고 쿠로에서 Input Setup을 RGB 16-235로 하면 된다. Auto를 선택해도 되지만 혹 RGB 16-235가 아닌 RGB 0-255를 잘못 선택하는 경우가 있을 수가 있다. (PS3의 경우는 'RGB 제한'을 선택해야 한다. 'RGB 전체'가 되면 안 된다. 0-255 모드가 되어 화면이 캄캄해지면서 감마가 다 틀어진다.)

Input Setup 선택 메뉴에 보면 Audio Input 항목이 있다. 시그니처 모델 중 M 시리즈만 아날로그 오디오 입력단을 가지고 있다. 입력된 오디오 소스를 어느 영상 입력단에 싱크 시킬 것인지 사용자가 임의로 설정할 수 있게 만든, 아주 편리한 기능이다.

Control Set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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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모델은 Control Setup을 이용해 Web Control을 할 수 있다. PC를 통해 쿠로 시그니처의 화질 조정 메뉴를 제어할 수 있으며, ISF 조정 모드도 이를 통해 진입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Pro Adjust 모드에서 옆의 Control Setup 항목의 IP Control 파트를 Enable로 해야 한다. 그 후 허브를 이용해 PC와 연결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 조정 메뉴들이 PC에 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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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렇게 웹 컨트롤을 직접 하는 것이 어떤 이득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화면을 직접 보면서 수동으로 조절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 느껴진다. 웹 컨트롤의 핵심은 ISF 모드 진입에 있는데 어차피 일본 및 북미형 M 시리즈는 ISF 모드가 없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다. 그런데 이 네트워크 부분은 필자가 직접 경험을 해 보지 못했다. 허브에 문제가 있었는지 잘 연결이 되지 않았다. 나중에라도 테스트에 성공해서 별도로 특기할 사항이 발견되면 추가로 언급하기로 하자.

Image Retention과 TV 프로텍션을 위한 습관

아시다시피 PDP는 Image Retention 문제 때문에 항상 골치가 아프다. 어떤 그림이든 1~2분만 지속되면 반드시 Image Retention 되어 버려 화면에 자국으로 남는다. 물론 대부분은 개의치 않고 계속 지내다보면 저절로 사라지는 After Imgae Ghost 수준이지만, 너무 장시간 지속적으로 같은 지점에 같은 영상을 내보내면 복구가 불가능한 Burn-In 상태가 되기 싶다.

일반적으로 PDP TV는 약 150시간 전후의 Break-In Time을 요구한다. 150시간 이전에 특히 Image Retention이 심하게 일어난다. 전원을 끈 상태에서 쿠로의 화면을 찬찬히 살펴보면 검은 얼룩 같은 것이 불규칙하게 퍼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를 Blotching 이라 하는데, 시간이 지나면 이 얼룩들이 서서히 주변으로 퍼진다. 약 700시간 정도가 지나면 화면 전체에 고르게 퍼지게 되는데, 이 쯤 되면 블랙도 더 안정이 되고 Image Retention에 대한 위험도도 많이 줄어든다. 대략 구입 후 1개월까지를 극히 조심해야 할 기간, 그리고 구입 후 6개월까지를 나름 신경 써야 할 기간으로 상정하면 된다.

이 기간 중에는 가급적 Orbit Mode를 작동 시켜 놓아야 하며, 홈 쇼핑 채널, 바둑 채널등을 장시간 시청 해서는 안 된다. 스코어 박스가 화면 상단에 고정적으로 나타나는 스포츠 중계를 본 뒤에는, Option 항목에 있는 Pattern을 가동 시켜 주는 것이 좋다. 또 4:3 화면을 피하도록 해야 한다. 일부러라도 늘려서 화면에 가득 채워 보시기를 권한다. Image Retenion 제거를 위한 패턴 화면은 PDP를 끄기 전에 습관적으로 가동시켜 주는 것이 좋다. 패턴 화면은 Start 시키면 한 시간을 작동하다가 TV 전원과 함께 저절로 꺼지게 되어 있다.

또 다른 권장할 습관은 Sleep Timer의 가동이다. Sleep Timer는 리모컨의 <User Menu> 버튼을 눌러 진입한다. Sleep Timer는 30, 60, 90, 120분 단위로 지정할 수 있는데, 예를 들어 120분을 지정해 놓으면 꺼지기 5분 전인 115분 쯤에 안내 고지가 나온다. 더 시청할 예정이라면 이때 간단히 버튼 몇 번만 누르면 된다. 처음에는 번거로울지 모른다. 하지만 초기 6개월 정도는 이렇게 해 주는 것이 좋다. '설마?' 하겠지만, TV를 보다가 잠이 들 수도 있고, 켜 놓은 것을 깜박 잊고 외출을 할 수도 있다. 100번 중 한 번만 이런 실수가 일어나더라도, PDP에게는 치명적이다.

Integrator Menu

Integrator Menu는 시그니처 모델에만 있는 기능이다. Display 버튼을 길게 누른 뒤 Input 메세지가 화면에 뜨면 Menu 버튼을 눌러 진입한다. Integrator Menu에는 여러 가지 특이한 메뉴들이 있다. 그런데 사실 별로 쓸모는 없다. Picture Preset 모드는 Default 값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Studio Monitor 모드는 쿠로는 모니터 only 모드로만 사용하고 Video Processing은 연결된 외장 프로용 컨트롤러를 통할 때 사용하는 모드이다. FRC 모드는 PC 신호에 한해서 입력 신호에 Frame Rate를 바꿔주는 역할을 하며, Mirror Mode는 쿠로를 돌려 세워 거울에 비춰 보는 Back Projector Monitor로 쓸 경우를 대비해 그림을 좌우가 바뀌게 Mirror 영상으로 나타나게 해준다. 심지어는 Fan Control 기능까지도 제공한다. 그런데 사실 일반인에게는 그다지 크게 쓰일 항목들이 아니다.

Sound

시그니처 모델 중 M 시리즈만 사운드 메뉴가 있다. 101/141FD는 아예 사운드 입력 자체를 받지 않는다. 따라서 출력도 없다. M 시리즈는 Sound 입력을 HDMI 및 아날로그 2채널로 받으며, 스피커로 출력도 한다. 스피커 케이블은 한쪽은 전용 커넥터가 다른 한쪽은 나선이 달린 동봉된 케이블을 이용한다. 사운드 조정 항목이 메뉴에 있는데 무척 단촐하다. 논 엘리트 쿠로 모델에서는 다양한 사운드 조정 항목이 있었지만 M 시리즈에는 그런 것이 없다. 같은 스피커라 해도 음장 모드가 적다 보니 소리는 논 엘리트 모델이 더 좋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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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쿠로 시그니처 모델의 소프트웨어적 특성과 메뉴들을 살펴 보았다. 이제 2부에서는 시그니처 모델의 하드웨어적 특성과 화질에 대해 다루어 보기로 하겠다.

2부 리뷰로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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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9.04.05 22:15

파이오니아 쿠로 PDP-5020FD 플라즈마 TV (2)
- posted by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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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의 세 가지 화질 포인트

이제 본격적으로 PDP-5020FD의 화질 분석에 들어가 보자. 많은 평론가들이 파이오니아 쿠로를 가장 화질이 좋은 플랫형 TV로 꼽는다. 필자도 같은 생각이다. 그런데 쿠로는 왜 화질이 좋은 것일까? 컬러의 정확성이나 명목 상의 명암비 같은 것으로 따지면 쿠로보다 더 좋은 수치를 보여 주는 TV들도 많다. 하지만 아무리 컬러가 정확하고 명암비가 높다는 TV도 막상 쿠로와 Side-by-Side로 비교하면 실제 명암비나 컬러의 생동감에서 일단 밀리고 들어간다.

쿠로의 화질 포인트를 필자는 보통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해서 설명하곤 한다.

(1) 딥 블랙 표현 능력. 특히 화면의 전체 APL에 관계 없이 평탄히 유지가 되는 암부 컨트롤 능력.
(2) 섬세하고 정확한 계조 표현력.
(3) 우수한 발색(發色) 능력으로 인한 생동감을 주는 윤기 있는 컬러.

이렇게 세 가지이다. (1)은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를 높이고, 암부를 살려줘 영상을 시원하게 만들어 주며 (2)는 화면을 자연스럽고 섬세하게 표현해준다. 그리고 (3)은 쿠로의 화면을 투명하고 비비드하게 만들어 준다. 이 외에 패널 유니포미티 특성이 좋다던가, 72Hz 트루레이트를 지원하는 점, 평탄한 그레이스케일 등의 장점들도 있겠지만, 쿠로가 LCD TV를 포함한 경쟁사 제품들과 확실한 차별점을 갖는 포인트는 역시 위의 세 가지라 할 수 있겠다.

블랙 그리고 명암비

그 중에서도 세인(世人)들이 9세대 쿠로에 대한 갖게 되는 가장 큰 관심사는 아마도 "블랙"일 것이다. 8세대 쿠로가 처음 출시 되었을 때에도 역시 '블랙'이 화두였다. 당시로서는 명목 상으로도 가장 우수한 수치를 보였었다. 그 후 블랙 레벨을 크게 낮춘 TV들이 속속 등장 했지만, all black signal일 때 아예 전기를 차단 시켜 버리는 "꼼수" 피는 기술을 제외 한다면, 실제로 8세대 쿠로의 블랙과 대등한 수준의 제품은 파나소닉 비에라 PZ800U 모델과 소니 X4500 등 몇 모델 없다. 그러나 단순한 0 IRE 블랙만이 아닌 압부의 계조 표현까지 고려해서 따지면 아직도 8세대 쿠로가 이들 제품들보다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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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대 쿠로는 "블랙"을 제외하면 8세대 쿠로와 화질적으로 다른 것이 별로 없다. 역시 포인트는 블랙이다. 8세대 쿠로의 Black Full Field 밝기는 0.006 cd. 그런데 9세대 쿠로는 0.0014 cd 이다. 8세대 쿠로의 약 25% 수준이다. 한 마디로 "갈 데까지 다 간 블랙"이라고 보면 된다. 간단히 말해 이렇다. 쿠로의 본체의 프레임을 이루는 베젤의 루미넌스를 측정해보면? 반드시 0 cd가 나오지 않는다. 0.000 ~ 0.001 cd 가 나온다. 0.001 cd는 굉장히 미소(微小)한 수준의 광량으로 사실 0 cd와 쉽게 구분이 가지 않는다. 피아노 마감이기 때문에 어디선가 흘러 들어온 보이지 않는 빛에라도 약간은 반사될 수 있다. 그러나 육안으로는 아주 까맣게 보인다. 실제로 9세대 쿠로에서는 2.35:1 영상을 볼 때 아래 위의 블랙바와 베젤이 거의 구분이 가지 않는다. (물론 암전 상태에서의 이야기이다. 밝은 대낮이라면 구분이 안 갈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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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리뷰에 사용된 PDP-5020 기기의 화면에 11 step vertical grayscale bar를 띄워 놓고 찍은 스크린 샷이다. 맨 우측이 100% 화이트이다. 디카로 찍은 사진이라 실제 육안으로 본 것과 같지는 않겠지만 사진 상으로도 맨 좌측의 0% 부분과 베젤은 캄캄한 환경 하에서는 실제로도 거의 구별이 가지 않는다.

9세대 쿠로의 블랙이 빼어난 것은 사실이지만, 퍼펙트 한 것은 아니다. 해외의 9세대 쿠로 리뷰를 보면 0 IRE 블랙의 밝기를 0 fL 또는 0.001 fL 라고 표현이 되어 있다. 필자가 사용하는 루미넌스 측정기(미놀타 LS-100)는 소숫점 세 자리까지 표시를 한다.(측정 자체는 소숫점 네 자리까지 한다. 단지 표시를 사사오입해서 소숫점 세째 자리까지 하는 것이다.) 루미넌스 전용 측정기 중에서는 성능이 가장 우수한 편에 속하며, 해외의 유명 리뷰어들도 이 기기를 많이 사용한다. 예전에는 이 측정기로 측정 하지 못하는 디스플레이 기기가 거의 없었다. 그런데 기술이 발전하다 보니 요즘은 측정이 까다로워진 기기들이 많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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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필자와 이종식님은 요즘은 주로 칸델라 단위를 이용해 측정을 한다. 조도를 나타내는 단위는 칸델라(cd)와 풋램버트(fL) 두 가지가 많이 쓰이는데, 칸델라가 풋램버트보다 더 수치가 크게 나타난다. 3.426 cd 가 1.0 fL 이다. 따라서 LS-100가 표시하는 최저 풋램버트 수치인 0.001 fL는 0.003426 cd 에 해당한다. 그런데 쿠로도 그렇지만 요즘은 0.003 cd 보다 낮게 나타나는 디스플레이 기기들이 종종 있다. 이들을 풋램버트 단위로 측정하면, 0.001713~0.003426 cd는 반올림해서 0.001 fL로 나타나고, 0~0.001713 cd 이하는 0.000 fL로 나타난다. 이게 풋램버트 단위의 한계이다. 그래서 이종식님과 필자는 더 작은 수치까지 측정 할 수 있는 칸델라 단위를 주로 사용하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아직도 피트법을 고집한다. 풋램버트는 피트법에 해당된다. 따라서 그 쪽 사람들에게 9세대 쿠로는 0 fL 또는 0.001 fL 두 가지 중 하나이다. 실제로 풋램버트로 재면 수치가 이 두 숫자 사이를 왔다 갔다 한다. 그런데 아무리 블랙이라고 해도 전기가 차단된 것 같지는 않은데 0 이라 하기는 뭣하고... 그냥 0.001 fL 이라 하자... 뭐 이렇게 된 것 같다. 그래서 어떤 분은 9세대 쿠로의 블랙이 0 라고 하던데 맞느냐고 묻기도 하셨는데 분명 말씀 드리지만 0 는 아니다. 그렇다고 0.001 fL도 아니다. 그보다는 아래인 풋램버트로 굳이 환산하면 0.0004 fL 쯤 된다. 앞서 말씀 드렸던 0.0014 cd 는 측정단위를 칸델라와 풋램버트로 바꿔 가며 시간평균법(time-averaged method)으로 추정한 것이다. 따라서 항상 0.0014 cd 인 것이 아니고 수시로 바뀐다. 대개 0.001~0.002 cd 사이에서 오가지만 때로는 0.002~0.003 cd에서 오가기도 한다. 그러나 블랙 패턴에서는 0.003 cd를 초과한 적은 없었고, 실제 그림에서도 0 IRE는 0.004 cd 를 넘는 법은 없었다. 쿠로는 두 가지의 절전모드가 있는데 <MODE 2>를 선택하면 <OFF> 보다 블랙이 아주 조금 더 내려 가기는 하는데 별 의미 없는 수준의 차이이다. 아무튼 9세대 쿠로는 이제까지 출시된 플랫형 TV 중에서 가장 완벽한 블랙 컨트롤 능력을 보여 주는 제품이라고 단언 할 수 있다.

Black과 White의 Full Field 패턴을 가지고 계산하는 고정 명암비가 플라즈마 TV에서는 사실 별 의미 없는 수치라는 것을 여러 차례 말씀 드린 바 있다. 플라즈마 TV는 APC(Auto Power Control) 기능이 있기 때문에, 화면 전체가 화이트 일 때와 화면의 일부분이 화이트 일 때의 화이트 부분의 밝기가 서로 다르다. 실제 예를 들어 보자. 아래 왼쪽 사진처럼 화면 전체가 100 IRE 화이트가 되면 PDP-5020FD는 56.1 cd의 밝기를 나타낸다. 그러나 우측 사진처럼 화면의 1/9만 100 IRE 화이트 윈도우이고, 8/9가 블랙이면 TV는 블랙 쪽 전류를 화이트 쪽에 몰아 주기 때문에 화이트 쪽 밝기가 131.8 cd까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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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반해 LCD TV는 어떤 패턴이 들어 와도 밝기가 비슷하게 나타난다. 따라서 Full Field로 고정 명암비를 따지면 항상 LCD 보다 PDP의 명암비가 낮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 영상에서 화면 전체가 하얗게 나올 일은 거의 없다. "눈 보라 치는 북극 평원에서 백곰이 하얀 이불 덮고 백설탕 핥아 먹는 장면"이 아니라면 말이다. 따라서 혹자는 PDP의 고정 명암비는 1/9 Window 패턴 쯤에서 따지는 것이 옳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실제로 PDP는 1/9 Window 패턴의 밝기가 LCD TV와 엇비슷하게 나오기 때문이다. (한편 제조사들은 고정 명암비를 높이기 위해 1% Window를 쓰기도 한다나 어쩐다나...?) 일리는 있지만 그렇게 자기 맘대로 정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Full Field Pattern을 기준으로 한 고정 명암비는 40,000 : 1 이 나온다. 8세대 쿠로인 PDP-5010FD가 9,100 : 1 이었으니 네 배쯤 증가한 셈이다. 필자가 작년에 접했던 삼성 칸느 750는 블랙 필드가 들어 오면 전기 신호가 아예 꺼졌다. 따라서 측정값이 0 이다. 작년에 "100만 대 1"이라는 마케팅 용어가 처음 적용 되었던 기기인데 전기 신호가 아예 안 들어오니 100만 : 1 이 아니라 사실 ∞ : 1 (무한대 : 1)이 맞다. 이게 "꼼수"라는 것은 여러 차례 이종식님이 설명 드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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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뿐 아니고 요즘은 이런 "꼼수"를 쓰는 업체들이 꽤 많다. 올 블랙 신호가 들어오면 전기가 꺼져 0 가 된다. 하지만 아주 약간만 흐릿한 영상이 들어와도 패널에는 다시 전기가 흐르고, 조금 전 전기가 꺼졌을 때와는 전혀 다른 수준의 블랙 레벨을 보여 주게 된다. 화면 전체가 블랙인 상태에서만 오로지 명암비가 좋을 뿐이고, 실제 영상에서는 전혀 별개로 따로 노는 것이다. 이런 식의 블랙 레벨 수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일까? 실제 영상에서 올 블랙 씬은 거의 없다. "달도 뜨지 않은 칠흑 같은 그믐날 밤, 캄캄한 동굴 속에서 까마귀가 먹물 뒤집어 쓰고 웅크리고 앉아 검은 콩 까먹고 있는 장면"이라면 쓸모가 있겠다. (그러고 보니 픽사 애니메이션 "Cars"에서 주인공 매퀸이 등장하는 첫 씬을 보면 이례적으로 올 블랙 장면이 여러 컷 삽입 되어 있다.) 실제 영상에서는 전혀 의미가 없지만, 제조사 입장에서는 명목 상의 고정 명암비가 높아진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꼼수"이다. 즉, '그 들만의 측정치'인 셈이다.

올 블랙 신호가 들어 왔을 때 전류를 차단 하는 것은 요즘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는 삼성 파브 B7000 LED 패널 LCD TV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9세대 쿠로도 또한 그런 "꼼수" 대열에 가담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삼성 칸느 750과는 약간 종류가 다르다. 삼성 칸느 750은 전기가 차단 되는 타임이 한 박자 늦고, 약간만 밝은 영상이 등장해도 곧바로 "꼼수"가 깨져 버린다. 그러나 삼성 B7000은 아주 순식간에 화면을 꺼버리기 때문에 칸느 750보다 훨씬 더 실제 영상에 효과적이다. "Cars"에서 매퀸의 등장씬을 예로 들자면, 칸느 750은 일단 회색 화면 한번 나오고 잠시 뒤 제로 블랙 화면이 되지만, B7000은 순식간에 제로 블랙이 된다. 또 B7000은 화면에 밝은 부분이 있더라도 그 부분이 차지하는 비중이 일정량을 넘지 않으면 제로 블랙을 그대로 유지 한다. (이종식님의 B7000 리뷰 2부를 참조 하시기 바란다.)
 
한편 9세대 쿠로의 제로 블랙은 그와는 경우가 좀 다르다. 9세대 쿠로는 올 블랙 패턴의 밝기가 상황에 따라 약간씩 다르게 나타난다. 방금 전 영상의 APL이 어느 정도였는지에 따라 더 진한 블랙이 나타나기도 하고 덜한 블랙이 나타나기도 한다. 자세히 살펴 보니 대략 3단계 정도의 스텝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0.002~0.003 cd 정도의 블랙인데 편의상 이를 1단계 블랙이라 하자. 그 뒤 약 10초 쯤 지나면 0.001~0.002 cd 수준으로 블랙이 더 깊어진다. 이를 2단계 블랙이라 하자. 그리고 다시 20초쯤 더 지나면 아주 캄캄한 상태의 0.000~0.001 cd 수준의 블랙이 되는데 이를 3단계 블랙이라 하자. 3단계 블랙은 진짜 블랙이다. 전기를 완전히 꺼버린 상태로 사실 상 0.000 cd라 봐야 한다. (그러나 측정기는 베젤을 측정해도 0.000~0.001 cd로 나온다.)

사실 10초 뒤, 30초 뒤 나타나는 블랙 레벨은 유의미한 수치가 아니다. B7000 처럼 즉시 전기가 꺼지는 경우야 사실 유의미하지만 이 또한 실제 밝고, 어두운 부분이 뒤섞인 장면에서는 무용지물이라면 또한 유의미하지 않다. 그런데 쿠로는 그렇게 볼 수도 없다. 앞서 언급한 3단계 과정을 언제나 거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때에는 2단계 블랙이 곧바로 나타났다가 잠시 뒤 3단계 블랙이 되기도 한다. 이게 나름의 어떤 알고리즘이 있을텐데 아직은 그 이치를 파악하지 못하겠다. 따라서 쿠로의 블랙 수치를 1~3단계 중 어느 것으로 채택해야 할 지 애매하다.

그런데 쿠로는 다른 "꼼수" 기종과 달리 화면이 올 블랙이 아니라 APL이 꽤 밝다 하더라도 블랙 부분의 레벨은 여전히 0.001~0.004 cd 수준을 유지한다. 그래서 보통 때에는 블랙에 별 신경을 쓰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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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옆 사진 처럼 10% 윈도우 패턴를 켜 놓은 경우에 블랙 레벨은 1단계 블랙이 아닌, 2단계 블랙이 곧바로 나타나기도 한다. 어떤 때에는 1단계 블랙이다가 10초 쯤 뒤에 2단계 블랙이 되기도 한다.(옆 사진이 0 % 블랙으로 보이는 분들은 그림을 클릭해서 확대해 보시기 바란다.) 어떤 경우에도 0.001~0.003 cd 사이이다. 어떤 경우이든 풋 램버트로 재면 모두 0.001 fL가 되니까 말하기 쉬운데, 까탈스럽게 칸델라로 언급하려고 하니 애매하다. 결국 필자는 가장 자주, 많이 등장하는 것이 2단계 블랙(0.001~0.002 cd)이므로 이 블랙을 9세대 쿠로의 레퍼런스 값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필자는 쿠로의 이러한 단계별로 변하는 블랙 현상을, 명암비를 증가 시키려는 "꼼수"의 목적이 아니라, Image Retention(=Burn-In)을 막기 위한 방어 작용의 하나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쿠로는 Image Retention의 바로 이전단계인 After Image Ghost가 상당히 심한 편이다. 특히 구입하고 약 200여시간은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Black Ghost가 꽤 심한 편이다. 2%, 4% Black Bar 같이 보일락 말락 하는 캄캄한 영상도 5분 이상 계속 켜 놓고 있으면 여지없이 화면에 '새겨져 버린다'. 그런데 '새겨진다'는 말에 겁 먹을 필요는 없다. 다른 영상이 겹쳐지면 금세 그 '새겨진 영상'은 사라 진다. Burn-In 된 것이 아니라, 아직 초기의 Retention 상태인 Image Ghost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금지옥엽 곱게 다뤄 달라는 투정 같아 보인다.) 그래서 쿠로에서 그런 작용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1/9 Window Pattern을 기준으로 하면 쿠로의 100 IRE 밝기는 131.8 cd 가 나오는데 이는 LCD TV 들과 엇비슷한 수치이다. 이를 기준으로 최근에 이종식님이 리뷰 하신 LCD TV들과 쿠로의 고정 명암비를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각 모드들은 영화 모드 또는 유저 모드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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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파브 B7000은 앞서 말한대로 올 블랙 신호 시 전기를 꺼 버리기 때문에 ∞ : 1 이다. 쿠로 9세대와 소니 X4500은 비슷한 수준의 블랙 레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난다. 명목 상의 명암비에서도 9세대 쿠로는 꽤 높은 수치를 보이지만 사실 실제 영상에서는 LCD TV들과는 차원이 다른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를 보여 준다.

블랙 컨트롤과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

앞서 언급했던 APC 기능 때문에 보통 PDP는 감마나 안시 명암비 실측 결과를 100% 그대로 믿을 수 없다. 그러나 TV가 Grayscale Uniformity가 좋고, 계조 표현력이 정확 하다면, PDP의 감마나 안시 명암비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삼성의 LED 광원 LCD TV인 B7000은 얼마 전 이종식님이 이미 리뷰하신 바 있거니와, 필자 또한 화질과 디자인 두 가지 측면에서 모두 진일보한 의미 있는 작품으로 보고 있다. LCD TV라면 소니 X4500 처럼 다소 '무식한 방식'의 RGB LED 로컬 디밍을 쓰지 않는 이상, 현재로서는 최상의 선택이 B7000 급 언저리에 있다고 보여진다. (사족蛇足: 소니가 만일 계속 RGB LED 로컬 디밍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면, 소니 또한 파이오니아의 전철前轍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쿠로는 X4500 보다 화질에서 더 앞섰고, 가격이 더 쌌지만 결국 망했다. 소니로서도 어떻게 해야 할 지 참 막막할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LCD TV는 LCD로서의 화질적인 한계가 있다. 아래의 4x4 체커보드 패턴을 이용해 안시 명암비를 측정해 보았다. B7000은 White 평균이 135.8 cd, Black 평균이 0.040 cd로 안시 명암비가 3400 : 1 정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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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로 PDP-5020FD는 White 평균이 77.6 cd, Black 평균이 0.005 cd로 안시 명암비가 15100 : 1 정도가 나왔다. 삼성 B7000은 올 블랙 패턴에서는 전기가 아주 꺼져 버리기 때문에, Full Field를 기준으로 한 고정 명암비 ∞ : 1을 기록 하지만, White와 Black 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체커보드 패턴에서는 블랙이 다소 들뜰 수 밖에 없다. 그러나 PDP-5020FD는 한 화면에 화이트와 블랙이 공존하더라도 블랙 파트는 영향을 훨씬 덜 받는다. 체커보드에서 블랙이 0.005 cd라면, 대부분의 LCD TV 올 블랙 패턴보다도 훨씬 더 안정된 수준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 영상에서 쿠로의 그림이 훨씬 다이내믹하고 영상이 투명하게 보여진다. 그러나 LCD TV는 어두운 부분이 밝은 부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실제 영상에서는 다소 들뜨고 막이 낀 것 처럼 투명하지 않게 보인다. 로컬 디밍을 쓰면 이 부분에서 다소의 개선점이 있지만, 그건 같은 LCD TV 끼리 비교할 때 이야기이고, 쿠로와 비교 할 때는 로컬디밍이든 글로벌 디밍이든 피장파장이다.

모든 PDP가 다 쿠로 같지는 않다. 그래도 필자는 아직도 PDP가 LCD보다는 훨씬 더 좋은 화질을 만들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노력만 하면 말이다. 하지만 다 시대에 뒤 떨어진 소리이다. LCD의 파상 공세에 밀려 앞날이 불투명한 PDP을 더 좋다 하고, PDP 중에서도 망해 버린 쿠로를 또 그 중 제일 좋은 화질이라 하고... 계속 후진 기어 넣고 가는 셈이다. 아니면 나는 바로 가고 있는데 스쳐 지나가는 세상이 뒤로 움직이는 것이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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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의 블랙이 왜 파워풀 한지 알 수 있는 실험을 한 가지 더 해 보자. 블랙 레벨을 올 블랙 상태가 아닌, 윈도우 패턴(옆 사진) 단위로 측정해 보았다. 각 패턴은 중앙에 화이트 윈도우가 있고, 사이드 쪽에 4% 블랙바가 위치 하고 있다. 이 두 부분을 제외한 모든 백 그라운드는 0 IRE 블랙이다. 블랙바와 윈도우 사이의 백 그라운드 부분(노란색 마크 지점)을 측정하고, 윈도우의 밝기를 측정했다. 윈도우는 10 IRE, 20 IRE, 30 IRE... 100 IRE로 계속 바꿔 가며 측정을 했다. 흰색 부분의 밝기가 바뀔 때 백 그라운드 부분(0 IRE)이 얼마나 간섭을 받는지 측정해 본 것이다. (고정 명암비 수치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떨어지는 세상이라 앞으로는 이런 방법을 종종 사용 해야 할 것 같다.) 측정 결과는 아래와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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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가 되어서 그렇지 사실 삼성 B7000의 계조별 컨트라스트 비도 상당히 우수한 편이다. 대부분의 LCD TV들이 몇백 대 1 수준을 넘지 못한다. LCD TV의 하이엔드 업체들과 중소업체들의 제품 차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우이기도 한데, 이 부분의 특성이 좋지 않으면 화면이 뿌옇고 들떠 보이기 십상이다. 그러나 위 표에서도 보듯이 삼성 B7000은 글로벌 디밍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밝은 쪽에서는 2000~4000:1의 아주 안정된 명암비를 보여주고 있다. 단, 암부 쪽은 역시 아직 LCD TV에게는 취약지역이다.

한편 쿠로 PDP-5020FD는 표에서 보듯 중앙의 윈도우가 10 IRE이든, 100 IRE에 관계 없이 백그라운드 블랙(0 IRE) 의 밝기가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한 마디로 블랙 컨트롤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이는 PDP의 특성이 아니라, 쿠로의 특성이다. 굳이 따지자면 PDP는 1920x1080의 207만개의 로컬디밍 픽셀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PDP가 블랙 컨트롤이 그리 좋지 못하다. 위의 경우에서 C/R이 나쁘게 나오는 것은, 암부의 경우는 뭉쳐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밝은 쪽의 경우는 블랙 부분이 들뜨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암부가 뭉쳐지면서 블랙이 들뜨면 그림이 답답하게 보여지고, 밝은 쪽이 뭉쳐지면서 블랙이 들뜨면 그림에 막이 낀 것 처럼 보인다. 이렇게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가 떨어지게 되면, 그림이 입체감을 잃고 평면적으로 보여지게 된다. 그냥 패널에 그림이 칠해져 있는 느낌인 것이다. 이게 아직까지는 LCD TV의 한계이다. PDP는 그렇게 가지 않을 수도 있었는데 요즘 LCD TV의 영상을 흉내내다 보니까 자꾸 그런 식이 되고 만다. 한편 쿠로의 영상에서 한층 다른 입체감과 생동감을 느끼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블랙 컨트롤 능력이 주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영상을 우리는 영상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은 그림이라고 부른다.

실제 영상의 예를 하나 들어보자. 아래는 영화 "다크 나이트"의 한 장면이다. 화면의 군데군데를 알파벳으로 마킹해 놓았는데 잘 안 보이시는 분은 사진을 클릭해서 크게 보시기 바란다. ⓐ는 남자의 머리 빛나는 부분, ⓑ는 여성의 콧날 부분, ⓒ는 옆 가죽 의자 등받이 어두운 부분, ⓓ는 2.35:1 화면을 벗어난 블랙바 부분, 그리고 ⓔ는 베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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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 PDP-5020FD의 경우 ⓐ가 68.8 cd, ⓑ가 5.6 cd가 측정 되었으며, ⓒ는 0.005 cd, ⓓ의 블랙바는 0.003 cd, 그리고 ⓔ의 베젤 부분은 0.001 cd가 측정 되었다. 동일한 화면을 삼성 B7000에 걸어 놓고 같은 부분을 측정했다. ⓐ 부분의 밝기가 비슷한 수치는영화 모드에서 백패널 밝기 3으로 놓았을 때. 측정 결과는 ⓐ가 67.5 cd, ⓑ가 3.6 cd, ⓒ는 0.045 cd, ⓓ의 블랙바는 0.028 cd, 그리고 ⓔ의 블랙바는 동일하게 0.001 cd가 나왔다. 밝은 부분은 별 차이가 없지만 어두운 부분은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대부분의 LCD TV가 다 그렇다. 명목 상의 수치보다도 실제 영상에서 쿠로의 그림이 훨씬 더 다이내믹하게 보이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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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 PDP-5020은 블랙 레벨과 화이트 레벨의 익스텐션을 조정하는 메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전자(前者)는 필요가 없다. PDP-5020FD는 Below Black을 다 표현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후자(後者)에 해당되는 DRE 기능이다. 엘리트 모델과 시그니처 모델은 DRE 기능을 "강, 중, 약, 끄기" 네 단계로 제공 한다. PDP-5020FD는 그 중 "끄기"에 해당되는 모드가 디폴트인데, 여기서는 Above White가 보이지 않는다. 관련 테스트 패턴(옆 사진)을 띄워 보면 98% 화이트 바, 100% 화이트(백그라운드)는 보이지만 102% 화이트 바는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아주 안 보이는 것도 아니고, 눈 크게 뜨고 보면 보일락말락 한다. 테스트 패턴에서 102%가 보여야 실제 영상에서 화이트 클립핑이 일어나지 않는다. 완성도가 아쉽낟. 그러나 엘리트 이상 모델은 DRE를 Low로 놓으면 이러한 클립핑 현상을 해결 할 수 있다.

감마 및 계조 컨트롤

APC가 작동되는 플라즈마 TV의 특성 상 측정되는 감마 값은 언제나 절대적일 수 없다. 순간순간의 화면 밝기에 따라 언제나 유동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로는 계조의 층이 많고 값이 균일한 편이어서 감마 지표도 성능을 나타내는 유효한 지표가 될 수 있다. 간단히 말해 이렇다.
 
넓은 의미의 계조(Grayscale)에는 세 가지 요소가 있다. 계조의 범위, 계조의 층(layering), 계조의 정확성 등이다.

(1) 계조의 범위가 곧 명암비이다. 일단 블랙과 화이트의 간격이 넓어야 그 안에서 많은 층들이 뛰어 놀 수 있다.
(2) 한편 계조의 층이 많으면 표현되는 빛 정보가 더 세밀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그림을 만들어 낸다. 좁은 의미의 계조가 바로 이 것이다. 계조 표현력이 화질에 끼치는 영향력은 명암비보다 크면 컸지, 결코 작지 않다. 명암비가 넓다고 계조가 섬세한 것은 아니다. 이건 완전히 별개의 능력이다. 일단 집이 커야 사람을 많이 재울 수 있겠지만, 집 크게 만드는 재주와 사람 불러 모으는 재주는 또 전혀 별개이다. 사람은 몇 명 없는데 허세 부리느냐고 집만 크게 만드면 띄엄 띄엄 썰렁하기만 하다.
(3) 마지막으로 계조의 정확성. 이 부분이 감마파트이다. 그런데 인간의 눈은 원래 빛의 밝기에 신축적으로 적응하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계조의 빛을 감지할 때에는 각각의 빛의 양을 정밀하게 판단 하지 못한다. 따라서 계조의 정확성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 표준 값만 있을 뿐이다. 감마 표준값이 디스플레이 기기나 원본 소스의 종류에 따라 2.2~2.6으로 유동적인 이유도 이와 관련있다. 그런데 기준이 어떻든 그 값을 정확히 표현 해내는 능력은 계조의 레이어링이 많은 것, 즉 계조의 섬세함과 관련이 있다. 즉, APC가 작동하는 PDP라고 해도 계조의 층이 많으면 감마 컨트롤 능력도 정확해 질 확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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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표는 쿠로 5020의 계조별 감마 트랙킹 표인데, PDP의 특성을 감안해 1/9 Window 패턴 시 측정값과 100% Full Field 패턴 시 측정값을 각기 따로 구해 비교해 보았다. 표에서 보듯 쿠로 PDP-5020FD는 밝기의 과다(寡多)에 관계 없이 모두 고른 감마 커브를 유지해 주었다. 1/9 윈도우 패턴의 평균 감마값(붉은 글씨)은 2.12, 100% 풀 필드 패턴에서의 평균 감마 값은 2.13. 거의 비슷하다. 유감스럽게도 PDP-5020FD는 감마 컨트롤 값이 고정이다. 사용자 선택 메뉴 자체가 없다. 상급 기종인 엘리트 모델은 세 개의 감마 컨트롤 모드를, 시그니처 모델은 다섯 개의 감마 컨트롤 모드를 제공한다. 그러나 5020FD는 고정이다. 평균 감마 값 2.13은 필름 감마 표준값 2.2 보다는 다소 낮다. 그러나 (1) 1/9 윈도우와 100% 윈도우의 커브 값이 별 차이가 없다는 것, (2) 계조별로 커브 값이 일정 하다는 것은 꽤 고무적이다. 이 두 가지 요소가 신통치 않으면 계조가 들쭉 날쭉해져, 영상이 차분하지 못하고 무언가 어설픈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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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방식으로 감마 값을 한번 더 측정해 보았다. 10 스텝 그레이 패턴을 띄우고 각 스텝 바의 루미넌스를 측정해 보았다. 이런 식의 감마 측정은 표준 방식은 아니지만, 윈도우 패턴이 바뀔 때마다 감마 기준이 바뀔 소지가 있는 'PDP의 변덕스러움'을 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교를 위해 삼성 B7000을 한번 더 동원해 보았다. 두 제품 모두 평균 감마값 2.2 전후의 표준적인 측정치를 보여 주었다. 쿠로 PDP-5020FD는 역시 이번에도 계조별로 꽤 고른 감마값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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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삼성 B7000도 중간 대역은 비교적 평탄한 편이다. 그러나 암부 쪽은 감마가 다소 높고, 밝은 쪽은 급격히 떨어지는 등 편차가 다소 있다. 사실 대부분의 플랫형 TV들이 대개 이와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암부 감마 값이 상대적으로 높고 밝은 쪽 감마 값이 상대적으로 낮으면 평면적이고 들뜬 영상이 나타나게 된다. LCD 만 그런 것이 아니고 PDP도 그런 경우가 많다. 무언가 영상이 입체감이 없고 평면적이다 싶은 경우는 대개 실 화면에서의 감마 트랙킹이 균일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면 된다.
 

서브 필드 프레임과 계조 표현력
 

작년에는 120Hz 라는 수치가 TV 광고마다 꼭 등장 했었다. 올해는 한술 더 떠서 240Hz 라는 수치도 등장 준비 중이다. 마케팅 부서에는 그럴 듯 해보이는 기술적 수치 하나 잡아 살 붙이고 말 붙여 광고 하는 것이 주 업무이다. LCD TV를 만들어 내는 삼성, LG, 소니가 Hz 단위의 수치를 가지고 광고를 해대니까, PDP가 주력인 파나소닉 쪽에서는 내심 속이 상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PDP 쪽에서도 Hz 단위의 수치가 하나 등장했다. 소위 말하는 서브 필드 프레임 레이트(Sub-Fiedl Frame Rate)이다. 처음에는 480Hz라는 수치가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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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비자들로서는 뭐가 뭔지 자세히 모르지만 아무튼 똑같은 Hz 단위인데 LCD TV 수치보다 무려 네 배나 높다니... 파나소닉 PDP가 무언가 대단한 제품인양 속기 딱 쉽다. 이종식님의 CES 리포트를 읽어 보니 이제는 LG에서도 서브 필드 주파수를 홍보 문구에 사용하는 모양이다. 그런데 LG 전자의 안내판에는 "600Hz sub-field driving for smooth motion picture" 라는 문구가 있었다고 하니, 아마도 기술 부서의 확인 없이 마케팅 부서에서 짐작으로 만든 모양이다. PDP의 서브필드 프레임이란 LCD TV에서 언급되는 프레임 레이트와 전혀 다른 종류의 개념이다. 그저 단지 사용되는 단위만 Hz로 같을 뿐이다.
 
서브 필드 프레임은 모션을 부드럽게 해 주는 것이 아니다. 모션을 부드럽게 해 주는 것은 프레임 레이트이다. 프레임 레이트가 높으면 그 것이 24Hz의 배수가 될 경우, 저더를 없앨 수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모션 블러를 줄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움직이는 영상을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PDP에서의 서브필드 프레임 레이트는 계조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간단하게 설명하자. 플라즈마 TV에는 수 많은 픽셀이 존재한다. Full HD라면 1920x1080=207만개의 픽셀이 있다. 그런데 각 픽셀은 실제로는 R,G,B의 3개의 서브 픽셀로 이루어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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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플라즈마 TV는 영상 신호를 만들어 내기 위해 이 각각의 서브 픽셀이 대단히 빠른 속도로 꾸준히 ON/OFF가 된다. 한 개의 TV 필드(=프레임)에 8개의 서브필드가 있다고 하면, 하나의 서브 픽셀, 즉 예를 들어 레드하나만 해도 켜고 꺼지는 선택을 8 차례의 조합 하에서 다양하게 하게 되므로 총 256 단계의 밝기를 조절 할 수 있게 된다. 그린과 블루도 마찬가지이다. 그리고 이 들을 조합해서 서로 다른 밝기의 컬러가 모여 수천만 가지의 컬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따라서 서브 필드가 많으면 많을 수록 표현 할 수 있는 밝기의 종류가 많아진다. 따라서 서브필드는 계조 표현력과 깊은 관계가 있다. 서브필드 프레임이 많으면 그 제품은 계조 표현이 섬세 할 가능성이 크다. (왜 '섬세하다'가 아니고 '섬세 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표현 했느냐면 여기에는 아주 미묘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레드를 입자가 다섯 번 때렸다고 해서 그 것이 네 번 때렸을 때와 비교해 반드시 빛의 광량에서 차이가 난다는 보장은 없다. 수학적으로는 차이가 나야 맞지만, 물리학적으로는 꼭 그러라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형광 특성에 따라 입자의 물리적 강도에 따라 반영 물질의 흡수도에 따라, 바깥에서 볼 때는, 서로 다른 횟수로 켜지고 꺼져도 비슷한 밝기로 느껴질 수 있고, 또 반대로 같은 횟수, 같은 조합을로 켜지고 꺼져도 서로 다른 밝기로 느껴질 수도 있다.) 따라서 PDP의 서브필드는 LCD TV에서의 프레임 레이트와는 성격도 전혀 다르고 효과를 미치는 분야도 전혀 다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나소닉이 480Hz이니 600Hz이니 하는 수치를 내세워 LCD의 120Hz 수치와 비교를 하려고 한 점은 솔직히, 아무리 PDP가 궁지에 몰렸다고 해도 좀 궁색한 짓이다. 그런데 정작 재미 있는 것은, 경쟁사들과 달리 서브 필드에 대해 언급이 별로 없는 파이오나아 PDP가 사실은 이 부분에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는 점이다. 그건 경쟁업체들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사실 PDP 3강(파나소닉, 삼성, LG) 입장에서 파이오니아는 이미 더 이상 경쟁 상대가 아니니 별로 신경 쓰일 것도 없을 것이다.

각 사의 PDP 서브 필드 드라이브 능력이 사실대로 정확히 공개된 적은 없지만, 파나소닉 비에라의 경우 초기에 광고 했던 480Hz는 프레임(필드)당 8개의 서브필드가 드라이빙 된다는 것을 전제로 60Hzx8=480Hz가 도출된 것이다. 최근의 홍보문구를 보면 파나소닉, LG 모두 600Hz를 알리고 있으니 프레임 당 10개의 서브필드라는 의미가 되겠다. 사실 이 것도 다소 어폐는 있다. 필드 당 8개라고 해서 반드시 60Hz에 480Hz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470이 될 수도 있고, 450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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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나 귀결 되는 이야기이지만 이건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전환 문제이다. 작동 원리는 디지털이지만, 최종 결과는 항상 아날로그이기 때문이다.) 한편 파이오니아는 이미 예전부터 프레임 당 서브필드가 14개로, 파이오나아 PDP가 계조력이 우수해진 주요 원인으로 늘 거론되어 왔다. 파이오니아 PDP는 24Hz 출력인 블루레이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72Hz 트루레이트를 지원해 왔다. 트루레이트는 모션에서 저더를 없애줘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영상을 재현해주며, 높은 서브필드 드라이브는 정지화상을 기준으로 보다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계조 표현을 재현해준다. 파이오니아 PDP의 영상이 부드럽고 자연스럽다는 총체적인 평가를 받게 한 두 가지의 견인 요소였다.

색 범위와 색 정확도

전작인 PDP-5010은 컬러 스페이스를 선택하는 모드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PDP-5020FD에서는 컬러 스페이스를 선택하는 메뉴가 빠졌다. 원래 쿠로는 두 가지의 컬러 개멋을 제공한다. 모드 1은 와이드 개멋이고, 모드 2는 클로즈 개멋이다. 8세대 때도 그랬고, 9세대에서도 엘리트와 시그니처 모델은 모두 두 가지의 개멋 선택 모드를 제공한다. 단, 8세대와 9세대가 달라진 점은 모드 2가 8세대 때에는 BT 709보다 좁은 편이었지만, 9세대에서는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이다. 그러나마나 PDP-5020FD는 그럴 것도 없다. 아예 와이드 개멋 한 가지만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PDP-5020FD에 대해 험보다는 칭찬이 많았는데 이제부터는 다소 험담이 들어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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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차트에서 보듯이 KURO PDP-5020FD의 컬러 스페이스(흰색 라인)는 HDTV 표준인 BT.709(검은 색 라인)보다 훨씬 범위가 넓다. 8세대 쿠로의 와이드 개멋보다도 더 넓어진 느낌이다. 블루는 비슷하지만, 레드와 그린은 더 과포화 되었는데 특히 그린이 더 심하다. 엘리트나 시그니처 모델에서 제공하는 컬러 스페이스 2번은 표준에 거의 부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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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것으로 보면 PDP-5020FD의 색영역이 와이드로 고착된 것은 파이오니아의 의도적인 행위로 보여진다. PDP-5020FD의 주 타깃을 일반인으로 놓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혹세무민 해볼까 싶었던 것인데 한 마디로 착각이다. 파이오니아 쿠로가 색 영역이 좁다거나 색상이 떨어진다고 해서 안 팔린 것이 아니다. 그리고 저 정도 컬러 스페이스 넓혔다고 쿠로의 색상이 크게 달라져 보이는 것도 아니다. 쿠로 영상을 본 사람은 쿠로가 컬러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문제는 가격이고, 디자인이고, 밝기이고, 마케팅인 것이다. 왜 엉뚱하게 색 영역 넓혀 놓고 매스 마켓에 가까운 제품이라고 착각을 하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위 표를 보면 파이오니아 쿠로보다 몇 백배 매출이 많은 삼성의 대표 모델도 색좌표가 표준에 거의 들어 맞게 정확한 것을 알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일반인들이 모두 컬러 어널라이저 들고 정확하게 색좌표 측정 할 것이라 생각해서 저렇게 만드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삼성이나 LG도 몇 년전에는 와이드 개멋 고수했고 한때는 그게 무슨 자랑인양 광고 문구에 앞다퉈 넣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은 삼성, LG, 소니 모두 와이드 개멋은 없다. 오히려 색좌표/색온도를 표준에 정확하게 맞추기 경쟁을 하는 느낌이다. 물론 파이오니아 PDP도 고급 모델에 들어가면 색좌표, 색온도 조정 메뉴가 엄청나게 많고 정확하게 맞춰져 있다. 그러나 왜 PDP-5020FD에 대해서는 저런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을 적용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PDP-5020FD는 색 정확도 측면에서는 그다지 높은 점수를 주기 힘들다.

색 온도와 그레이 스케일 유니포미티

같은 문제가 또 발생한다. PDP-5020FD는 색온도를 선택할 수 있는 Preset 메뉴가 전혀 없다. 오로지 주어진 대로 따를 뿐이다. 그렇다면 디폴트 값이 정확하면 만사 OK이다. 그런데 유감스럽게 그렇지 못하다.

PDP-5020FD의 Movie 모드의 디폴트 색온도는 6000K이다. 다소 낮다. 8세대 쿠로인 PDP-5010의 디폴트 치는 6300K 였다. 계조별 색온도가 평탄하기는 하다. 전체적으로 6000K에서 ±30K 내에서 대단히 평탄하게 움직이고 있다. 프리셋 모드가 없으니 다른 모드의 색온도를 측정할 수도 없고, 사용자 조정 메뉴가 없으니 제 아무리 좋은 측정 장비와 기술을 가지고 있어도 색온도를 고칠 방도가 없다. 그냥 보는 수 밖에 없다. 딴에는 필름틱한 느낌을 주기 위해 6000K에 세팅을 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PDP-5020FD의 Movie 모드로 영화를 보면 약간 붉으스름한 톤이 배는 느낌을 감수 해야 한다. (심히 부자연스러운 정도는 아니다. 예전 흑백 CRT 시절에는 5500K로 보는 경우도 많았다.) 아래는 계조별 색온도 유니포미티이다. 보시듯이 정말 대단히 평탄하다. 요 그래프를 날름 들어서 위에 점선 있는 부분으로 고스란히 옮기기만 하면 되는데 이걸 할 수가 없으니 답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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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색온도가 6000K이니 당연히 RGB 레벨도 Red가 Blue보다 많게 나타난다. 레드와 블루가 모두 그린을 향해 좁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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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입장에서는 "참새가 방앗간 그냥 못 지나간다"고, 그냥 넘어가기가 자못 아쉬웠다. PDP-5020FD의 그레이 스케일 유니포미티는 대단히 평탄하다. 그레이 스케일 유니포미티가 평탄하지 않으면 조정에 애를 먹는다. 그러나 이처럼 평탄한 기기는 약간만 조정해 주어도 그대로 딱딱 들어 맞게 되어 있다. 그래서 참지 못하고 PDP-5020FD의 서비스 모드에 진입을 했다. 필자가 서비스 모드에 들어가서 조정하는 것은 사실 독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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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쿠로는 전용 프로그램과 전용 케이블을 통해 서비스 모드(사진 참조)에 진입할 수 있는데, 사실 비전문가들은 서비스 모드에 진입해도 별로 할 일이 없다. 알아 들을 수 없는 약어들이 잔뜩 나열되어 있는데 자칫 잘 못 건드리면 기기에 치명적인 손실을 입힐 수도 있다. 또 요행 색온도를 조정 항목을 찾아내더라도 전문 측정 장비가 없으면 바른 측정 값을 알 수가 없다.

필자의 의도는 이랬다. 서비스 모드에 진입하면 바깥 메뉴에는 없지만, 컬러 스페이스 값을 바꾸거나(컬러 스페이스만 바꾸면 PDP-5020FD도 Color Accuracy가 굉장히 정확해진다.) 감마 트랙킹을 바꾸는 항목(감마는 잘 맞으니까 사실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 CMS 조정 항목, 그리고 색온도 조정 항목이 서비스 모드 내부에 있을 거라고 보았다. 즉, 겉은 엘리트와 일반 5020이 다르지만, 속으로 들어가면 같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었다. 그래서 필자가 일단 내부에 들어가 알맞게 조정을 한 후, 그 조정 방법이 그리 위험하지 않다면, 본인이 그 결과를 책임진다는 약속 하에, 쿠로를 사용하는 다른 유저들에게 조정 방법과 조정치를 공개하는 것을 고려해 보자는 것이었다. 물론 신중히 생각해야 할 일기는 했다. 그런데 이는 100% 필자의 "순진한 생각"일 뿐이었다. 서비스 모드를 한 시간 넘게 샅샅이 뒤졌지만, 컬러 스페이스를 조정하는 기능, 감마 조정 기능을 비롯해 있을 것으로 예상한 조정 기능을 도저히 찾을 수 없었다. 단지 색온도 조정 항목을 찾은 것이 유일한 수확이었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PDP-5020과 상급 모델은 내부 엔진 또한 전혀 다른 제품이라는 것이다. (※ 패널 X, Y 값 조정 항목이 있기는 했다. 삼성의 800K 프로젝터의 서비스 모드에 들어가면 유사한 항목이 있는데 아주 편리하고 전문적으로 설계가 되어 있다. 그와 비슷한 항목이라고 생각했다. 색영역을 좁히고 말고 할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계산해서 넣어 버리면 되겠구나 싶어 한 40여분을 씨름을 했다. 결론은... 전혀 먹히지 않는다. 서비스 모드 값을 바꾸면 하드파워 스위치를 껐다 켜야 한다. 그럼 다시 처음부터 기본 세팅을 다시 해야 한다. 상당 시간을 소모한 뒤 헛수고였다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원위치 시키는 데 또 30분... 참고로 하드파워 스위치는 백 패널을 정면에서 봤을 때 우측 하단-Input 3 방향-맨 아랫쪽에 있다. 아무런 표시가 없기 때문에 대개 그게 스위치인지 모르고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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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서비스 모드를 통해 할 수 있는 것은 6000K에 맞추어져 있는 Movie 모드 디폴트 값을 6500K로 바꾸는 일이었다. 결과는 만족스럽게 되었지만 이 또한 다른 유저에게는 무용지물이다. 미국에 거주하는 또 다른 PDP-5020 유저 두 사람(둘 다 ISF 캘러브레이터이다)과 데이터를 주고 받았더니, 세 대의 조정 값이 모두 다 달랐다. 즉, 기기마다 편차가 있어 일률적으로 적용할 수가 없다는 결론이었다. 따라서 필자가 조정한 색온도 값 또한 다른 유저들에게는 무용지물이 된다는 결론이다. 그래도 이왕 힘들여 조정 했으니 그 결과를 리뷰에 싣기만 하겠다. 옆 표에서 보듯 캘러브레이션 뒤의 색온도 값은 대단히 우수했다. 색온도 6500K 보다 더 중요한 것이 δ 에러 값이다. 6500K에서 크게 벗어나면 당연히 δ 에러 값도 커지게 되지만, 6500K에 가깝더라도 Red와 Blue가 같이 어긋날 경우에는 δ 에러 값도 커진다. 조정 후 색온도는 전대역에 걸쳐 δ 에러값이 0~1 수준으로 대단히 높은 평탄성을 보여 주었다. 단, 0~10 IRE 쪽은 컬러 어널라이저가 읽을 수 없는 지역이어서 위 수치를 신뢰할 수 없으며, 육안으로 볼 때 색온도가 다소 낮게 느껴지나(6000K 쯤?) 신경 쓰일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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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온도 그래프 및 RGB Level 그래프를 보더라도 거의 전 대역에서 색 균형을 이루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게 완벽히 잘 맞을 수 있는 기종의 디폴트 값을 평균 δ 값이 8~9에 이르도록 만든 까닭은 뭘까? 색온도를 꼼꼼히 따지실 분들은 더 비싼 고급 기종 산 뒤 ISF 캘러브레이터를 부르라는 뜻인가? 좀 답답하다.

Color Saturation, Tint 조정

지극히 간단한 PDP-5020FD의 화질 조정 메뉴이지만, Color와 Tint의 디폴트 값을 한 번 체킹해 볼 필요가 있다. Contrast와 Brightness의 디폴트 값은 정확하다. 그런데 8세대 쿠로 때에도 느낀 것이지만, 전체적을 Red 쪽 Intensity가 다소 부족하다. 물 빠진 느낌이다. 쿠로 사용자 중 Blue Filter (JKP 비디오 에센셜이나 AVIA DVD 디스크 등에 끼여 있는 파란색 필터를 말한다.)가 있는 분은 직접 Color와 Tint 값을 조정해 보실 필요가 있다. 필자도 블루 필터를 이용해 Color를 +3 정도 조정한 바 있다.

스크린 샷 몇 장

필자는 파이오니아 PDP를 오랫동안 사용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암부 디테일이 섬세하게 표현 되는 장면에서는 여전히 짧은 탄성을 뱉게 된다. 이를테면 <Dark Knight>, <Se7en>, <U571>. <반지의 제왕>, <캐러비안의 해적>, <Gladiator> 같은 영화라면 더욱 쿠로의 위력이 드러난다. 이런 류의 장면 스크린 샷을 몇 장 올려본다. (필자의 디카가 썩 좋은 기종이 아니어서 제대로 표현 될 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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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와 흡사한 측면이 있다. 비디오에서의 블랙은 오디오에서의 저역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오디오에서도 저역이 깊으면서도 섬세하면, 전체적인 소리가 착 달라 붙듯 안정적으로 부감(浮感) 된다. 마찬가지로 비디오도 블랙이 깊고 섬세하면 그림 전체가 시원하고 안정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오디오에서, 저역이 중요하다고 해서 대책없이 양만 늘리고 벙벙 거리게 만들면 안 되듯이, 비디오도 블랙이 뭉치고 섬세하지 못하면 아무리 블랙 레벨이 낮아도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래서 암부 해상력이 중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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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 유니포미티가 매우 좋다. 쿠로는 블랙 상태일 때 스크린을 보면 흑칠해 놓은 것처럼 군데군데 검은 색 자국이 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것은 패널이 이상한 것도 아니고, 스크린 유니포미티와도 아무 관계가 없다. 이 자국은 그때그때 위치가 바뀐다. 짐작컨대 블랙을 끈 상태로 만들기 위해 전류가 차단되면서 일어나는 현상 아닌가 싶은데 어디까지나 짐작이다. PDP는 원래 스크린 유니포미티와 시야각에서 LCD 보다 강점이 있다. 쿠로는 8세대도 그랬지만 시야각이 매우 넓다. 측면에서 보아도 어둑해지거나 화질이 그다지 크게 변하는 기색을 느끼기 힘들다.
 
아래는 필자가 해상도와 저더를 테스트 할 때 자주 사용하는 "Dark Knight"의 첫 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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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 바닥은 계조와 질감, 주변의 건물들은 고대역의 정세한 해상도 및 노이즈 체크, 건물과 도로는 명암 대비, 그리고 카메라가 Zooming 되면서 앞 쪽으로 다가서 오는 건물들의 움직임은 저더(Judder)를 체크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앞서 언급 했던 항목들 모두에서 쿠로는 나무랄데가 하나도 없었다. 이 장면을 반복 재생 시켜 놓고PDP-5020FD와 시그니처 모델인 KRP-600M을 옆에 두고 한 20여분 계속 비교를 했었다. 그러나 픽셀의 뭉쳐짐이나, 고대역의 평탄성, 모스키토 노이즈 등에서 두 모델 간의 차이점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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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600M 및 KRP-500M은 현재 계속 테스트 중에 있다. KRP-500M/600M은 미국의 Signature 모델인 Elite Signature PRO-101FD/PRO-141FD에 해당되는 일본/유럽형 모델이다. PDP-5020FD 모델과 달리 이 기종은 사용자 조정 항목이 지나칠 정도 많고, 경우의 수에 따른 변수가 너무 많아 기기의 특성을 완벽하게 파악하는 일이 쉽지 않다. 일전에 한번 테스트를 했었지만 앞으로 좀 더 연구를 해 봐야 하겠다. 어느 정도 판단이 서면 이번 PDP-5020FD 리뷰에서 다루지 않은 내용에 한정해서 KRP-500M/600M에 대한 리뷰도 차후 올릴 계획이다.

Rich and Vivid Color

PDP-5020FD의 색 범위가 넓고, 색온도가 낮은 것은 색 정확도와 톤의 문제로, 이는 컬러의 발색(發色) 능력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이다. 쿠로 PDP-5020FD 역시 파이오니아 PDP 특유의 "선명하고 윤기 있는 컬러"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특히 8세대와 9세대의, 쿠로 모델들은 딥 블랙의 '지원 사격' 때문에 영상 Dynamic Range가 넓어져 이전 모델보다 컬러의 윤기가 강화된 느낌을 준다. 이러한 색 재현력은 기기의 내부 구조를 살펴 봐야 그 원인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이전  PDP-5010FD 리뷰를 참조 하시기 바란다. 어차피 5020FD와 5010FD는 내부 구조나 컬러는 바뀐 것은 전혀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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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과거 리뷰에 그냥 미루기만 하기 좀 그러니 파이오니아의 색상에 대해 잠깐만 언급 해보자. 파이오니아 PDP의 컬러는 플랫형 TV 중에서는 가장 브라운관 TV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브라운관 TV 중에서도 하이엔드 급에 해당된다. 이는 곧 파이오니아 PDP의 뛰어난 발광(發光), 발색(發色) 능력 때문이라 하겠다. 원래 PDP는, 외부의 광원(光源)을 이용하는 LCD와 달리, 자체 발광하는 시스템이라 색이 더 라이브 하게 보여진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파이오니아 PDP의 발색 능력은 좀 유별하다. 컬러가 브라운관 TV와 가장 흡사하게 나온다고 했거니와. 사실 양자(兩者)는 형광체의 특성에 따라 컬러의 피크 다이내믹 레인지(순간적으로 반짝 빛났다가 사라지는)가 많은 영향을 받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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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P의 구조는 사실 단순한 편이다. 아래 사진이 일반적인 PDP의 구조인데, 크게 상판과 하판이 있고 하판 맨 위에 셀 구조가 있다. 이 Cell 구조 위 아래로 여러 종류의 기능을 가진 판들이 적층(積層)되는 식이다. 발색(發色)의 질을 결정 짓는 포인트는 바로 이 Cell 구조에 있다.

(1) 첫번째는 형광체의 특성이다. Cell은 각각 R,G,B가 따로 있다. 고압 고온의 불안정한 기체인 플라즈마에서 자외선(UV light, X-ray)이 방출되면, 방출된 자외선이 형광체를 때리게 되고 이 때 발광(發光)이 일어나게 된다. 형광체 하나는 몇 ㎛에 불과할 만큼 작다. 그 안에는 미량의 함유물질을 측정할 때 보통 쓰이는 ppm 단위로, 수 많은 활성물질들이 들어 있다. (예전에는 이 활성물질로 유로퓸(Eu)이라는 희귀원소를 썼는데, 지금도 Eu를 쓰는지는 잘 모르겠다.) 극미(極微)한 세계이지만 그 안에도 복잡하고 다양한 변수가 존재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형광체는 색의 발광 능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첫번째 요소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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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두번째 중요 요소는 격벽 구조이다. 각 Cell을 방이라고 하면 격벽은 방과 방 사이의 벽이다. 벽이 두껍고 튼튼해야 옆 방 소리가 안 들리듯이 Cell에서 격벽은 방전 공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Cell 간의 신호 혼신을 막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디오 시스템의 절반은 룸 튜닝'이라고 우리는 늘 말하지 않던가. 이를테면 그런 역할을 한다. 파이오니아는 원래 예전부터 일반적인 격벽 구조와 다른 Deep Waffle 구조를 가지고 있다. 우물 정(井)자 형태인데, 와플 과자를 닮았고, 격벽이 깊다고 해서 Deep Waffle Cell 이라 부른다. 이 구조는 빛이 새는 것을 막는데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빛샘이 적으면 그만큼 발광효율이 높아지게 되고 색순도도 보장이 된다.

(3) 세 번째로 거론 되는 것이 "고순도 크리스탈 층"이다. Cell에서 출발(?)한 광선은 제일 먼저 "고순도 크리스탈 층"을 통과하고, 다시 유리기판을 통과한 뒤 파이오니아 고유의 "다이렉트 컬러 필터"를 거쳐 우리 눈에 가시광선(可視光線)으로 나타나게 된다. 크리스탈 층이나 컬러 필터는 투명한 영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발광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쿠로가 경쟁 제품들보다 늘 깨끗하고 투명한 느낌을 주는 요인이 된다. 그리고 이런 점은 컬러의 순도를 높이는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

파이오니아 PDP의 발색 능력이 높게 평가 되는 이유, "왜 파이오니아 PDP의 컬러만 유독 저런가?" 하는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필자는 앞서 간략히 서술했던 내용들로 주로 요약을 한다. 필자는 현재 9인치 CRT 프로젝터를 사용하고 있고, 브라운관 TV 시절에도 여러 모델의 하이엔드 제품들을 접했었다. 지금도 소니 BVM D시리즈 모니터 한대를 아직도 레퍼런스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이렇다. 쿠로의 컬러 발색 능력은 사실 민수용 브라운관 TV가 아닌 BVM 같은 방송용 모니터와 비견할 수준이다. 굳이 우열을 따지라면 BVM이 훨씬 더 좋기는 하다. 그러나 블랙의 깊이는 쿠로가 BVM 보다 앞선다. 이번에는 9인치 CRT 프로젝터에 비견된다고 할까? 계조의 섬세함이야 물리적 특성 상 CRT보다 좋을 수 없겠지만, 영상의 투명도나 패널의 유니포미티, 그리고 지오메트리 같은 것이야 당연히 쿠로가 훨씬 더 좋다. 즉, 브라운관 TV라 하더라도 방송용 모니터급이 되어야 컬러에서 쿠로보다 앞선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방송용 모니터는 24인치가 고작이다. 30인치 넘는 몇 몇 모델들은 사실 좀 끔찍한 수준이었다. 게다가 BVM 같은 모니터는 지금 중고로 사더라도 20인치 넘어가면 일단 몇 천만원이다. 그러나 쿠로는 50인치, 60인치 구현이 가능하다.) 그래서 더 아쉽다.

끝 맺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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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 PDP-5020FD의 장단점을 두루 언급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쿠로의 화질을 칭찬 하는 부분이 많았다. 충분히 그럴만큼 파이오니아 쿠로는 좋은 화질의 TV이다. 화질만 따지면 쿠로는 이제까지 나온 모든 플랫 TV 중 가장 우수한 제품임이 확실하다. 그러나 개별 모델로 따지면 PDP-5020FD를 그렇게 말할 수는 없겠다. 쿠로 Signature 모델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패널 상의, 또는 물리적 특성 상의 차이점이 얼마나 되는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적어도 Signature나 Elite PRO 모델은 PDP-5020FD보다 Color Space와 Color Temperature가 정확 하다는 점 두 가지만 가지고도 일단 더 우수한 셈이니 말이다. (사족 한 가지 더. 경황 중에 빼 먹고 거론하지 못한 것이 한 가지 있다. 9세대 쿠로 또한 8세대 쿠로가 그랬듯이, SD급 화질에 대한 배려(?)가 턱 없이 부족하다. 별로 안 좋다는 뜻이다. 특히 SD급 아날로그 영상은 화질 열화 요인을 더 두드러지게 보이는 느낌이다. SD급 영상 프로세싱도 별로 안 좋다. 혹시라도 HD와 SD 구별도 아직 서툰 분들을 위해 TV를 선택 하는 경우라면 쿠로는 상당히 안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쿠로가 화질이 좋다고 해도 "망한 제품"이다. 파이오니아는 이제 홈 일렉트로닉 분야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 TV 사업부는 2010년 3월에 공식적으로 종료 되지만, 아마도 결산월일을 염두에 둔 것 날짜 산정일 것이고, 실제 사업 종료는 연내에 이루어 질 것이다. 여기에 고정 자산 정리와 인원 감축, 퇴직금 정산을 위한 최소 계상 일수를 감안 한다면, 매입/매출 평가구조를 발생 시키는 생산 활동은 사실 상 상반기 중으로 끝내야 계산이 맞는다. 아니나 다를까 일본 내수 공장은 4월 1일자로 생산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가 났다. 미주 공장은 아직 가동 중이나 역시 4월 말 또는 5월 중으로 종료 된다는 소문이 있다. 마켓 쉐어에 관계 없이, 오랜 세월 동안 파이오니아 PDP는 '가장 좋은 화질의 TV"로 독보적인 이미지를 쌓아 왔지만, 이제는 그저 역사(歷史)가 되고 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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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巨人)의 퇴장.... 아쉬운 일이다. 삼성, LG 같이 지금 한창 잘 나가는 회사들이, 경쟁에서 밀려 망해 버린 브랜드의 제품을 벤치마킹 할 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화질 쪽에서의 쿠로의 위상을 생각하면, 과연 쿠로 또는 쿠로의 기술들이 이대로 그냥 사라져 버릴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어떤 식으로든 쿠로의 기술이나 생산 시스템이 이전 되거나 부활하지 않을까 기대하는 분도 계실 것이다. 그런데 사실 쉬운 이야기가 아니다.

쿠로 화질의 핵심 키워드는 우선 순위가 ① 색 발광 능력 ② 딥 블랙 능력 ③ 계조 표현 능력 ④ 투명한 영상 순이다. 삼성, LG, 파나소닉 등도 PDP 화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② ④ 는 어느 정도 따라 갈 수 있다고 본다. 필요 하다면 기술을 사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①과 ③은 패널의 문제이다. 생산 공정이나 시스템을 바꾸지 않는 이상 불가능하다. 특히 발색(發色)이 더욱 그렇다. (계조는 다른 패널에서도 충분히 더 개선 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훨씬 더 잘 팔리는 업체가, 망해서 사라진 업체를 흉내내기 위해 생산 시스템을 바꾼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이다. 더군다나 지금은 플라즈마 TV 자체가 이미 내리막 길이다.
 
따라서 AV파일들의 바램과 달리 쿠로가 어떤 식으로든 부활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하이엔드 화질에 대한 전략적 차원의 접근을 전향적으로 시도 하는 업체가 나타나기 전에는 말이다. 불가능한 이야기다. 그렇다고 해서 쿠로보다 더 좋은 화질을 가진 TV가 조만 간에 등장 할 가능성도 또한 거의 없어 보인다. 따라서 앞으로도 상당기간 화질을 논 할 때마다 우리는 여전히 쿠로를 되새기며 갑론을박 하게 될 여지가 많다.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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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Equipment

● Color Spectro Radiometer : Photo Research PR-650
● Luminance Measuring Meter : Minolta LS-100
● Test Pattern Generator : AccuPel HDG-4000
● Analysis Program : Datacolor Colorfacts Professional 7.5
● Source Component : Playstation 3, Pioneer BD-05FD, Panasonic BW900, LG 3430 Digital Tuner, TVX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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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9.04.04 13:14

파이오니아 쿠로 PDP-5020FD 플라즈마 TV (1)
- posted by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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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아 플라즈마 TV를 바라보는 관점

Kuro PDP-5020은 Pioneer의 9세대 플라즈마 TV이다. 플라즈마 TV 분야에서 파이오니아가 차지하고 있는 위상이나 제품 컨셉에 대해서는 새삼 부연 설명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파이오니아는 새로운 제품 라인이 발표될 때 마다 보통 7세대, 8세대, 9세대(Generation) 등 세대(世代) 번호를 붙인다. 작년 초에 필자는 동사(同社)의 PDP-5010 모델 리뷰를 쓴 바 있거니와, 그 제품은 8세대가 제품이 되며, 지금 소개 하는 PDP-5020FD는 9세대 제품이 된다. 두 제품은 기본 기능이 거의 똑 같다. 따라서 쿠로에 대해 낯설거나 보다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들은 PDP-5010 리뷰를 먼저 읽고 이 리뷰를 접하시는 것도 좋겠다.

잘 알려져 있듯이 파이오니아 플라즈마 TV는 "비싸고 화질이 좋은 TV"의 제품 컨셉을 가지고 있다. 플라즈마 TV가 브라운관 TV를 대체할 차세대 주자로 한창 부각 될 무렵, 거의 모든 업체들이 이 시장에 뛰어 들었었다. 한 동안의 춘추전국시대를 거친 후, 플라즈마 TV는 "양(量)에서는 파나소닉, 질(質)에서는 파이오니아"로 컨셉이 굳어지게 되었다. 파이오니아가 화질 좋은 TV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3세대 PDP-503HD 모델부터였는데, 당시에는 국내에서도 여러 가지 형번으로 판매가 되고 있었다. 당시 1000만원을 훨씬 넘는 초고가(超高價)였지만 반응이 대단했었다. 그러나 4세대 제품인 PDP-5040부터 파이오니아는 국내 수입이 중단 되었다. 그 무렵 파나소닉도 한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그 결과 2003년 이후 국내에서 해외 플라즈마 TV 모델을 공식적으로 접할 기회는 거의 없었다. 즉, 파나소닉, 파이오니아 제품을 국내 유저가 구하려면 해외에 주문해 직접 들여 오는 방법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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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여기서 묘한 차이점이 발견된다. 마켓쉐어로 따질 때 플라즈마 TV의 절대강자는 파나소닉이다. 하지만 파나소닉이 국내에 수입 되지 않는 것을 아쉬워 하는 유저는 별로 없다. 어차피 파나소닉은 삼성, LG와 매스마켓을 놓고 경쟁하는 처지여서 제품의 기본 컨셉이 비슷하다. 삼성, LG 제품과 비슷한 가격대라면 파나소닉 비에라(Viera)를 선호해서 구입할 유저도 더러 있을 수 있겠지만, 개별 수입을 통할 경우에는 운송료, 관세 등 때문에 비에라의 구입가가 크게 상승하게 되는데, 과연 그런 가격적 부담을 감수할 만큼 비에라가 삼성, LG보다 화질이 크게 좋으냐 하면 또 그건 전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최근 삼성, LG의 플라즈마 TV의 화질도 크게 발전했기 때문에, 파나소닉과도  화질, 가격 모든 면에서 일진일퇴(一進一退)를 거듭하며 3강(强) 체제를 이루고 있는 처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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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파이오니아는 경우가 전혀 다르다. 2008년 기준 플라즈마 TV 시장의 마켓 쉐어(금액기준)를 보면 파나소닉, 삼성, LG 3사(社)가 전체의 77%를 차지하고 있다. 파이오니아의 점유율은 고작 5.8%. 3강(强)의 입장에서 보면 경쟁상대 축에도 못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스 마켓 유저가 아닌, "화질"을 최우선으로 삼는 하이엔드 유저들에게 파이오니아의 위치는 그 어떤 브랜드보다도 공고(鞏固)하다. 국내 수입이 중단된 이후로도 꾸준히 4세대부터 최근의 9세대에 이르기까지 해외 쇼핑몰이나 구매 대행사를 통한 개별 수입이 끊이지 않는다. 또한 파이오니아의 신 모델은 어떤 그림을 보여줄 것인지 언제나 관심의 초점이 되곤 했다.  이를테면 그 것이 파이오니아가 버텨온 "힘"이었던 것이다.

파이오니아의 마지막 TV, 9세대 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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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파이오니아의 그 "힘"도 이제 기운이 쇠(衰)했다. 지난 2월 초, 파이오니아의 고바타니(小谷) 사장은 향후 디스플레이 TV 사업을 완전히 접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를 했다. 플라즈마 TV와 LCD TV의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그나마 플라즈마 TV 안에서도 파이오니아의 마켓쉐어는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게다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자니 손익구조가 너무 나빠져 감당이 되지 않는다. 파이오니아로서는 연간 1조원에 이르는 적자 규모를 메꾸기가 힘들었던 모양이다. 결과적으로 지금 소개하는 PDP-5020FD를 비롯한 9세대 쿠로가 파이오니아의 최후의 제품이 되는 셈이다.

한편으로는 뜻 밖이지만 한편으로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다. 파이오니아는 2008년 가을 예년보다 서둘러 9세대 쿠로 라인업을 발표하면서, 향후 자체 패널의 생산을 중단 할 것이며, 10세대 쿠로부터는 파나소닉의 패널을 받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 일각에서는 '파나소닉 패널의 10세대 쿠로'는 '파이오니아 패널의 9세대 쿠로'보다 화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감이 돌았다. 파이오니아의 패널에 대한 신뢰도가 워낙 높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렇게 되면 결국 9세대 쿠로가 '마지막 황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예측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파나소닉과의 제휴는 없던 일로 번복이 되었고, 어찌 되었든 9세대 쿠로가 마지막 제품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적중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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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아의 실패는 자칫 시장에 이런 식의 안 좋은 교훈을 남길 수 있다. "화질 찾지 말아라, 파이오니아 꼴 난다. 계조고, 발색이고 간에 일단 값 싸고, 광고 많이 때리고, 양판점 많이 잡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이런 식의 교훈 말이다. 마케팅의 기본 요소 4P가 있다. Product(제품), Place(유통), Price(가격), Promotion(광고, 판촉)이 그 것인데, 파이오니아는 Product를 제외한 다른 세 분야에서 압도적 열세에 있었다. 궁여지책 8세대 쿠로부터는 가격도 많이 낮추었지만 역부족이었다. 한창 잘 나가던 4~5세대 때부터 가격 경쟁력 확보에 더 노력을 기울였어야 했다. 이런 현실에서 앞으로 파나소닉이나 삼성, LG가 파이오니아의 화질을 벤치마킹 할 일은 절대로 없다. 물론 3사(社)간의 경쟁을 통한 화질 개선이야 계속되겠지만 그 것은 어디까지나 매스마켓을 겨냥한 것일 뿐, 가격이 비싸지는 것을 감수하고 파이오니아 급의 화질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할 까닭은 전혀 없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서 이렇다. LCD, PDP 각기 장단이 있고, 또 모델에 따라 천양지차이지만, 아주 엄밀히 조목조목 따지자면 전체적으로 아직까지는 플라즈마가 LCD 보다 화질적으로 더 성숙한 그림을 보여준다. 하지만 시장은 이미 LCD가 완전히 접수했다. 한편 같은 플라즈마 내에서도 파이오니아는 독보적인 화질을 보여주었디만 결국 망했다. 불행히도 시장 흐름은 절대적 화질 기준과는 전혀 별개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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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9세대 쿠로 모델은 파이오니아에게도 마지막 유작(遺作)이지만, 하이엔드 유저들 입장에서도 보면 마지막 명작(名作)이 되고 말 것 같다. 일단 현재까지는 LCD와 플라즈마 TV 모두를 통털어 가장 좋은 화질을 보여주는 제품이 9세대 쿠로라는 점에는 이의(異意)를 달기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기술은 꾸준히 발전한다. 지금은 엄청난 고가(高價)의 소재이지만 RGB LED의 가격이 갑자기 뚝 떨어져 모든 LCD TV에 다반사로 장착 되고, Edge LED도 RGB 방식에 로컬 디밍까지 구현되는 세상이 올지 모른다. 또 Local Dimming 픽셀이 50인치 기준 수만개에 이를 수 만큼 원가가 떨어지고 램프가 작아질 지 또 아는가? LCD 패널의 투명도가 획기적으로 개선되고 암부 계조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신 패널이 등장할 수도 있다. OLED의 수율이 획기적으로 좋아지고, 유니포미티나 컬러가 비약적으로 개선될 수도 있다. 획기적인 알고리즘의 개발로 보간 기술이 놀랍게 좋아져 부자연스럽거나 윤곽이 뭉개지는 등의 LCD TV의 여러 특성이 일거에 해결될 수도 있다. 어쩌면 아예 다른 제3의 신소재 TV가 등장 할지도 또 모른다. 이 모든 것들이 몇 년안에 한꺼번에 실현 될 수도 있다. 그렇게만 된다면 쿠로의 퇴장이 별로 아쉬울 것도 없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그 것이 '조만간'에 이루어 질 것 같지는 않다. 더구나 요즘처럼 화질보다는 디자인, 계조보다는 밝기가 더 중요시되는 시장 상황에서는 말이다. 그래서 파이오니아의 실패가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것이다.

참고로 파이오니아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2010년 3월에 공식적으로 철수가 완료 된다. 즉, 그때까지는 현재의 쿠로 모델이 꾸준히 생산 된다. 물론 재고를 줄이고 구조 조정을 실시할 것이기 때문에 생산량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2010년 3월에 완전 철수가 되더라도, 7년이던가? 강제적 부품 존치 기간 규정이 있기 때문에 A/S는 가능할 것으로 보여지는데 정확한 규정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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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파이오니아는 지난 4월 12일 샤프와 합작으로 별도의 "광 디스크 플레이어" 제조업체를 만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말이 좋아 합작이지, 사실 상 "광 디스크" 분야에서 손을 떼겠다는 뜻이다. 샤프는 이 분야에서 무명에 가깝지만, 아시다시피 파이오니아는 LD, DVD, BD에 이르기까지 '광 디스크 플레이어'의 독보적인 존재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대표 브랜드이다. 그런데 이제 그 파이오니아 플레이어도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모양이다. 구조 조정의 결과로 탄생하는 신생 브랜드의 새 회사가 행여 1~2천불대의 고급 제품을 만들 까닭이 없다. 차떼고 포떼고 그럼 파이오니아는 뭐가 남는거지? 공식 발표에 의하면 파이오니아는 앞으로 "Car Electronic" 분야에 주로 전념 할 계획이라고 한다.

9세대와 8세대의 차이점

쿠로 9세대와 8세대는 대부분의 기능과 성능이 같다. 가장 큰 차이점은 블랙이 훨씬 더 깊어졌다는 점이다. 원래 8세대 쿠로도 블랙에서는 혁신적인 제품이었지만, 9세대는 8세대 제품을 졸지에 무색하게 만들만큼 훨씬 더 깊은 블랙 능력을 보여준다. 단순히 제로 레벨 상태에서의 블랙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딥 블랙 부분에서의 암부 표현력, 밝은 장면에서의 실질 명암비 등을 포함한 전반적인 블랙의 표현 능력에서, 9세대 쿠로는 타사의 제품은 물론이고, 8세대 쿠로와도 확실히 차별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외에 자잘한 차이점은 있다. 두께가 더 얇아졌다는 점, 튜너가 디지털 신호까지도 검색 한다는 점, 오디오 기능이 좀 더 많아졌고, 홈 미디어 갤러리 기능이 추가된 점 등등... 한편 8세대 5010 모델에 있던 색온도 프리셋 기능이 사라졌고, 화질 조정 메뉴가 더 간단해진 점도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파이오니아 9세대 라인업 구별

어느 회사든 제품의 모델명을 붙일 때 나름의 원칙이 있다. 자기네 회사 직원들만 구분하기 쉬워서는 안 된다. 소비자들이 제품 간의 특징을 쉽게 이해하고 구별하게 하기 위해서는, 일반인도 금세 납득할 만한 네이밍을 해야 한다. 그런데 파이오니아는 이게 영 안 된다. 네이밍이 세대마다, 국가마다 각기 들쭉날쭉 일관성 없이 진행 된다. 모델명만 봐서는 이게 어느 나라의 몇 인치, 어떤 등급의 모델인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아래의 표를 참조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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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인치와 60인치 각각 세 가지의 컬러로 그룹핑이 되어 있다. 같은 색상 그룹은 동일한 등급의 제품으로 보면 된다. 가격대 또한 미국형 50인치를 기준으로 할 때 5020FD가 가장 저렴하고 PRO-111FD, PRO-101FD 순으로 비싼 제품이다. 유럽형/일본형은 모델명을 보고 TV의 사이즈를 알 수 있지만, 미국형 엘리트 모델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많이 헷갈린다.

50인치를 기준으로 할 때 미국의 엘리트 PRO-111FD, 유럽/일본의 쿠로 KRP-500A, 유럽의 PDP-LX5090모델은 모두 같은 패널에 비슷한 기능과 메뉴를 가지고 있는 동일제품들이다. 단, 출시 지역에 따른 차이, 예를 들어 일본 KRP-500A는 일본 지상파와 BS 튜너를 지원하는 한편, 유럽 KRP-500A는 유럽 지상파와 위성 튜너를 장착한다는 등의 차이점과 입출력 단자 등에서 약간의 차이는 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는 같은 모델이라고 보면 된다. 미국형 엘리트 PRO-111FD와 유럽형 쿠로 PDP-LX5090/5090H 모델은 튜너가 내장되어 있고 입출력 단자가 백 패널에 자리 잡고 있는 일체형 제품이고, 유럽/일본의 쿠로 KRP-500A 모델은 튜너 및 입출력단자를 가지고 있는 별도의 미디어 리시버가 외장형으로 존재하고, 본체는 이 미디어 리시버와 전용 케이블으로만 연결되는 분리형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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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형은 일체형보다 두께가 얇다. 유럽형을 기준으로 할 때 일체형인 PDP-LX5090은 두께가 93mm인 반면, 분리형인 KRP-500A의 두께는 64mm로 약 2/3 정도에 불과하다. 뿐만 아니라 벽에 설치할 때에도 분리형은 벽에 노출되는 케이블이 적기 때문에 더 깔끔해 보인다. 또 여러 소스 기기들도 본체 주변에 복잡하게 몰려 있을 필요가 없다. 미디어 리시버를 별도의 수납공간에 설치하고 소스 기기는 그 주변에 놓으면 되기 때문이다. 추가로 케이블을 연결하거나 해지 할 경우에도 벽에 걸린 본체가 아니라 미디어리시버를 상대로 하기 때문에 훨씬 작업이 쉬워진다. 그러나 분리형은 일체형보다 비싸다. 벽에 걸지 않고 스탠드를 이용할 경우, 그리고 소스 기기가 그리 복잡하지 않을 경우에는 굳이 비싼 분리형을 선택 할 이유는 없다. 유럽 일체형 모델인 PDP-LX5090 PDP-5090H는 동일모델인데, 5090H5090에 추가로 위성 튜너 및 디지털 오디오 방송 튜너가 더 장착이 된 모델이다.
 
한편 미국형 엘리트 시그니처 PRO-101FD 및 유럽/일본형 쿠로 KRP-500M 약간 제품의 컨셉이 다르다. 이 모델들은 Monitor로 분류가 된다. 즉, 일반적인 TV 모델이 아니라, 방송/영상 장비로 사용되는 것을 고려한 제품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이들 모델은 튜너도, 스피커도 없으며 심지어는 스탠드도 별도 구매해야 한다. 그런데 가격은 오히려 더 비싸다. 그만큼 화질에 더 중점을 두었다는 의미이다. Signature 레이블은 보통 라인업의 맨 위에 자리한 제품에 붙이게 마련이다. 파이오니아 플라즈마 TV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Signature 모델이다. (시그니처 모델에 대한 리뷰 또한 현재 계획 중에 있다.)

PDP-5020FD와 상급 모델의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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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리뷰하는 Kuro PDP-5020FD 모델은 미국형 라인에만 존재하는 "가장 저렴한 쿠로 9세대 모델"이다. 뭐가 다르기에 가장 저렴 할까? 근본적으로 패널은 동일하다. 특성도 같다. 실제 화질 또한 Signature 모델, 엘리트 모델, 일반 쿠로 모델이 크게 구별이 될 만큼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다. 아마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전혀 그 차이점을 못 느낄 것이다. 외관상으로 드러나는 가장 큰 차이점은 시그니처 모델은 엘리트 모델보다, 그리고 엘리트 모델은 일반 쿠로 모델보다 좀 더 많고 세밀한 화질 조정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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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파이오니아 플라즈마 TV는 "화질"을 주 제품 컨셉이라 예전부터 화질 관련 조정 기능이 꽤 복잡하고 자세하게 제공되는 편이다. 그런데 사실 그 복잡한 화질 조정 기능 중 대부분이 일반인에게는 별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어떤 조정 메뉴는 감(感)으로 맞춰서는 안 되고, 전문장비와 지식을 갖추어야만 되는 것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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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서 미국에서는 ISF Calibrator 같은 전문가들에게 의뢰를 해서 자신의 TV 화질을 정밀하게 조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파이오니아 엘리트 모델은 아예 이렇게 전문가에게 의뢰하는 경우를 전제로 해서 만든 제품이라고 보면 된다. 한편 시그니처 모델은 한 단계 더 나아가 아예 전문가들이 사용하는 것을 전제로 해서 만든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좀 더 꼼꼼하게 자세하게 살펴 보면 사실 조정 메뉴 외에도 아주 미세하고 전문적인 부분들에서 시그니처>엘리트>일반쿠로 간에 차이점이 발견된다. 예를 들어 전원부라든가 회로 부품, 컨덴서 등등에서 좀 더 고급 제품을 사용했는데 시그니처 모델을 사용 할 정도의 관련 분야 전문가라면 분명하게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이라면 사실 전혀 느낄 수 없다. 시그니처 및 엘리트 모델에 대한 부연 설명은 해당 제품을 리뷰할 때 다시 자세히 언급하기로 하자.

쿠로 PDP-5020FD일반인을 위한 모델로 복잡한 화질 조정 메뉴를 대폭 제거한 대신 가격을 크게 낮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PDP-5020FD의 화질 조정 메뉴는 대단히 간단하다. 디스플레이 기기를 리뷰할 때에는 보통 그 제품의 디폴트 값을 측정하고, 화질 조정을 통해 세부 조정을 한 뒤 다시 값을 측정하기 마련인데 PDP-5020FD는 뭐 그렇게 하고말고 할 세부 조정 메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색온도를 수동으로 조정하는 Gain/Bias 세팅 기능이 빠진 것은 그럴 수 있다 생각 하더라도, 상/중/하 정도의 색온도 프리셋 선택 기능 쯤은 넣었어도 좋았을텐데 그 것 마저도 없다. 옳든 그르든 공장치 디폴트 색온도를 무조건 따르는 수 밖에 없다. 컬러 스페이스, 감마 레벨을 조정하는 기능 모두 빠졌고, 컬러 좌표를 미세 조정할 수 있는 CMS(Color Management System) 기능도 없다. DRE, ACL, 여러 가지 NR 기능 및 Black Level 모드 선택 기능 같은 부가 기능들이 없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뭐, 사실 이런 자잘한 기능들은 없어도 아쉬울 것이 없다. 하지만 색온도 조정 및 컬러 스페이스, CMS 기능의 부재(不在)는 좀 아쉽다. 하지만 구매 타깃을 달리해 제품을 차별화 하겠다는 데에는 할 말이 없다.

사실 파이오니아 쿠로는 굳이 화질 조정 기능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기본 바탕 화질 자체가 일단 타사 제품들과는 확실히 다르다. 영상의 투명도나 블랙의 안정성 같은 것은 세부 조정 여부에 따라 결정되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쿠로 사용자 중에는 화질에 매우 민감한 하이엔드 매니아들도 제법 많다. 엘리트나 시그니처 모델은 이들을 위한 일종의 서비스이자, 자신들의 제품에 자신감의 표현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디자인 및 외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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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얇기 경쟁"이 치열하다. 플라즈마, LCD 모두 예전 브라운관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얇은 두께를 실현하고 있지만 그 것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는 모양이다. 9세대 쿠로 또한 이전 모델보다 훨씬 얇아졌다. 50인치/60인치 구별없이 모두 두께가 93mm이다. 8세대 쿠로가 120mm 였으니 75% 수준인 셈이다. 전술(前述)한 바 분리형인 KRP-500A 모델등은 두께가 64mm 이다. 하지만 요즘 출시되고 있는 삼성, LG의 'LED 광원 LCD TV'들에 비하면 사실 아무 것도 아니다. LCD TV 뿐인가, 이들 "얇기의 달인"들은 PDP조차도 채 30mm가 되지 않는 모델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하니 감탄스러울 뿐이다. 독자들은 자신의 가운데 손가락 첫 마디를 한번 흘낏 내려다 보시기 바란다.(대개 20~30mm이다) 이제 대부분의 TV들이 그 손가락 한 마디 길이보다 가늘게 출시 될 것이다. PDP-5020의 본체 무게는 34kg, 스피커와 스탠드를 장착하면 40kg 가량인데 두께가 얇다보니 잡기가 편해, 장정 두 사람이면 손쉽게 운반 할 수 있다. 베젤은 피아노 블랙 마감으로 광택 소재이지만, 스크린은 무반사 코팅 소재이다. 스피커와 스탠드는 기본 부속품이며, 장착이 매우 쉽다. 스피커는 본체 아랫쪽에 달게 되어 있다. 따라서 본체의 폭이 넓어지지 않아 그만큼 공간이 절약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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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컨이 새로 바뀌었다. 언뜻 보면 꽤 세련된 모습이다. 하지만 이 리모컨은 정말 맘에 들지 않는다. 리모컨은 유저가 금세 알아보게 직관적으로 버튼을 배치하는 것이 설계의 포인트이다. 그런데 이 리모컨은 버튼 크기도 작아졌고, 크기마저 일률적이어서 언뜻 봐서는 뭘 눌러야 하는지 구별이 잘 안 간다. 게다가 텍스트는 또 왜 그렇게 작은지... 별도의 백라이트 기능은 없고, 버튼 자체가 형광체인데, 리모컨 설계하는 사람들은 이 점을 알아야 한다. 캄캄할 때 밝혀 주어야 할 것은 버튼이 아니라 텍스트이다. 텍스트가 보이면 버튼은 바로 그 아래에 있으니까 안 보이더라도 더듬어서 누를 수 있다. 그런데 정작 텍스트는 캄캄해서 안 보이고 버튼만 훤하게 밝혀 놓으면 도대체 어쩌라는건가? 리모컨 키 중 "Tool" 버튼이라는 것이 있다. 이 버튼은 잘 만들어 놓았다. PDP-5020FD는 메뉴가 좀 번거롭게 되어 있어 뭐 하나 조정하려면 좀 짜증이 난다. 이때 Tool 버튼 하나만 누르면 아래 사진처럼 쉽게 여러 가지 선택 사항을 바꿀 수 있도록 업다운 형태의 선택메뉴가 하단에 나타난다. 이건 8세대 제품에는 없던 기능인데, 실제로 사용해 보니 꽤 유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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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출력단을 살펴 보자. PDP-5020FD는 모두 7개의 입력단을 가지고 있는데 배치가 썩 잘 되어 있다. Input 1은 S-Video/Composite Video, Input 2는 Component/Composite Video 입력단이다. 요즘은 HDMI가 대세이다. 따라서 S-Video/Composite/Component 입력단을 과감히 줄이고 그 위치도 손이 잘 안 닿는 뒷면 중앙 부분에 두었다. 한편 HDMI 입력단인 Input 4~6은 자주 착탈이 될 것을 대비해 손으로 뒤를 약간 더듬기만 해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사이드 쪽으로 몰아 놓았다. TV를 벽에 부착 했을 경우의 편리성을 감안한 것이다. 한편 Input 4~5 HDMI 입력단은 아날로그 오디오 입력 또한 지원하지만 아날로그 오디오 입력단은 HDMI 입력단과 분리해서 중앙에 또 따로 배치해 놓았다. DVI 출력단을 가진 소스 기기들은 DVI-HDMI 케이블을 이용할 경우, 영상만 HDMI 입력으로 보낼 수 있고, 오디오는 아날로그로 별도로 뽑아야 한다. 이런 경우 Input 4~5를 이용하면 된다. 그런데 쿠로의 디자인 설계자는 이런 경우가 많지 않다고 보았다. 이보다는 HDMI 단자 하나로 영상/음성 신호를 모두 처리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본 것이다. 그래서 가장자리에 배치한 Input 4~6을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 오디오 입력단을 별도로 중앙으로 뺀 듯 하다. 재치 있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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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사이드에 Input 3/Input 7 입력단이 별도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입력단은 쓸모가 많다. Input 3은 컴퍼지트 영상 및 아날로그 음성 입력, Input 7은 HDMI only 입력 모드이다. 요즘은 캠코더, MP3, 게임기 등등 일시적으로 TV에 연결했다 해제하는 포터블 소스 기기가 많다. 이때 쓰면 된다. USB 포트도 같이 준비되어 있다. PDP-5020FD는 Home Media Gallery 기능을 새로 갖추었는데 이 USB 포트를 이용해 구현이 가능하다. 사실 앞으로 TV들이 '두께 경쟁'에 돌입하게 되면 대부분의 입력포트가 측면으로 이동할 소지가 크다. 또는 본체 하단에 배치되어 커넥터를 아래에서 위쪽으로 수직 방향으로 연결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벽에 걸거나 또는 바짝 붙일 경우, 기존의 백패널 입출력단자는 케이블 탈부착이 불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케이블 커넥터 길이 때문에 벽에서 일정 간격 떼어 놓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경우 문제는 '늘어지는 케이블'이다. 업체들이 앞으로 계속 디자인 경쟁, 두께 경쟁을 지속할 생각이라면 다음 번 화두는 '케이블 배선 정리 기술'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PDP-5020HD은 아날로그 좌우 음성 및 서브우퍼 출력 단자를 각 1계통씩 갖추고 있으며 Optical 광 출력단도 한 개 가지고 있다. Ethernet 단자 및 안테나 단자도 갖추고 있다. 안테나 단자는 한 개를 가지고 케이블 및 공중파 신호를 입력 받을 수 있으며 모드는 TV 안의 메뉴에서 선택하게 된다. 전체적으로 입출력단 설계는 아주 잘 한 편이다. 리모컨 설계는 신입사원이, 입출력단 설계는 백전노장이 한 모양이다.

PDP-5020FD는 미국형 모델이므로 ATSC 튜너를 내장 하고 있으며, 이는 국내 ATSC 방송과 호환이 된다. 더불어 9세대의 튜너는 디지털 채널까지도 지원한다. 리모컨의 DTV 버튼을 누를 때 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방송이 절환된다. 그런데 필자의 경우 검색된 디지털 튜너를 통해서는 HD급 영상을 접할 수 없었다. SD 영상을 업스케일링한 수준의 영상이다. 이에 대해서는 설명이 쉽지 않다. 시청 장소에 따른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설치 장소는 분당 지역 아파트인데, 지역 SO로 부터 유선 신호를 받아 공중파 및 아날로그/디지털 케이블 신호를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지역 SO 사업자(아름방송, ABN)는 화질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는 곳으로 보여진다. 아직도 SD급 디지털을 고집하고 있고, 아날로그 케이블 시청자들에게는 SD급 디지털 케이블을 "고화질 고선명방송이니 빨리 전환하라"는 안내 자막을 화면 상단에-하단이 아니라 상단이다. 야구 경기를 볼 때에는 스코어 박스가 전혀 안 보인다-하루 10시간쯤 흘려 보내는 개념의 사업자다. 얼마 전에 아파트 공청 선을 어찌 손 보더니 공중파 재전송 디지털도 잘 안 잡히고, 같은 선을 쓰는 스카이 HD 채널도 SD급으로 나오고... 도무지 대책이 없다. 어쨌든 똑같은 회선인데 독립형 셋탑박스에서는 공중파 디지털 신호를 잘 잡아내고, TV 튜너는 잘 잡아내지 못한다. 아무튼 필자는 외장형 셋탑박스를 두 대 쓰고 있기 때문에 별 불편함은 없었다.

메뉴 및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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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대 모델은 메뉴 시스템을 완전히 바꾸었다. 메뉴 버튼을 누르면 옆 그림처럼 화면이 반으로 분할 되면서 좌측에는 메뉴, 오른쪽에는 영상이 나타난다. 영상 위에 메뉴가 오버랩 되는 일반 메뉴 시스템에 비해 영상이 간섭을 받지 않으니 좋은 점도 있다. 그런데 메뉴 트리가 좀 못마땅하다. 화면 설정을 한번 바꾸려면 1박2일 여행(?)을 해야한다.

PDP-5020FD에는 Home Media Gallery 기능이 새로 추가가 되었다. USB 또는 Network을 이용해 디지털 컨텐츠를 재생하는 기능이다. DLNA(Digital Living Network Aliance)를 지원한다. PC의 파일을 네트워크를 통해 재생할 수 있으며, 윈도 시스템의 경우는 WMP(Window Media Player), 맥킨토쉬는 Twonky Media 같은 DLNA Server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또한 USB를 통해 USB 메모리나 하드 디스크에 저장된 동영상, 음악파일, 이미지 파일 등을 재생할 수도 있다. 지원되는 파일 포맷은 WMV, MPEG-2 TS, MPEG-2 PS, MPEG-1, MPEG-4 AVC(영상), WMA9, MP3, WAV(LPCM), MPEG-4 AAC(음성)등이며 오디오 샘플링 레이트는 48kHz까지만 지원한다. 그림은 JPEG, PNG, GIF, TIFF, BMP 등을 3680x2760 사이즈까지 지원한다.(TIFF는 1600x1200) USB에 몇 가지를 넣고 Home Media Gallery 메뉴에 들어가 보았더니 좌측 그림처럼 폴더 및 파일명이 표시가 된다. 한글 폴더명은 표시하지 못했다. BBC One Session.mpg 파일을 하나 선택해 보았더니 아래 우측과 같은 영상이 재생 되었다. PSP용 MPEG-4 AVC 영상도 하나 재생해 보았는데, 해상도가 너무 떨어져 도저히 볼 수 없는 그림이 나왔다. HD급이 아니면 재생하지 않는 것이 시력에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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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선택 모드

메뉴 시스템이 '오버랩'에서 '분할' 방식으로 바뀌었지만, 화면 조정 시에는 아래처럼 '오버랩' 형으로 바뀐다. PDP-5020FD는 모두 7개의 AV 화면 모드를 가지고 있다. Optimum, Performance, Dynamic, Movie, Sport, Game, Standard 등인데 블루레이, HD 영화 등의 고화질 컨텐츠는 Movie 모드로 보면 되고, 화질 복잡하게 안 따지는 컨텐츠를 볼 때에는 Standard 또는 Optimum 등을 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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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timum
모드는 TV가 알아서 자동적으로 환경에 맞는 세팅을 해 준다는 "척척 모드"이다. PDP-5020FD는 방의 밝기를 측정하는 센서를 가지고 있다. 이 센서는 메뉴 상에서 On/Off 시킬 수 있다. 이 센서가 On 상태이어야 Optiomum 모드가 작동한다. TV는 입력되는 소스의 상태와 외광의 밝기를 측정해서 아래와 같은 분석 자료를 보여준다. 멋지지 않은가? TV가 알아서 다 조정한다니... 그러나 물론 이 말을 순진하게 믿을 분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냥 "뽀다구" 내보자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영상이라는 것이 그렇게 쉽고 간단하게 분석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다른 모드에 비해 특별히 그림을 망치는 것도 아니니까 그냥 써도 무방하다. 단지 진짜로 Optimize 하지는 않다는 점만 주지하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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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모드 역시 밝은 조명이 있는 실내 환경에 알맞게 입력 소스를 분석해 적절한 영상을 만들어 준다는 개념으로 Optimum 모드의 사촌쯤 된다. Dynamic 모드는 컨트라스트와 샤프니쓰를 크게 높혀 눈에 확 띄게 만들어주는 모드이고, Sport, Game 모드들도 각자 이름에 맞게 설정되었다는 것인데 무슨 근거인지는 잘 모르겠다. 단, Game 모드는 다른 모드보다 밝기를 다소 낮추었다. 유저들은 영화를 볼 때에는 Movie 모드를, TV와 같은 다른 소스를 볼 때에는 Standard 모드를 선택하면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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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표는 각 화면 모드별로 100 IRE에서의 디폴트 색온도 값과 밝기(foot-lambert)를 측정한 자료이다. 다이내믹 모드는 10000K가 넘고 스포츠와 게임 모드는 9000K 정도이며, 스탠다드는 8400K이다. 한편 무비 모드의 디폴트 값은 6000K에 불과하다. 이 점은 나중에 2부 리뷰에서 다시 언급하게 될 것이다. 100 IRE Full Field White의 밝기를 보면 각 모드가 15 ft 대로 엇비슷하다. 다이내믹 모드가 특별히 밝지 않은 것이 눈에 띈다. 한편 게임 모드는 10.5 ft로 다른 모드의 2/3 수준이다.

화질 조정 기능

PDP-5020FD의 화질 조정 기능은 매우 단순하다. 앞의 그림에서 보듯이 Contrast, Brightness, Color, Tint, Sharpness의 지극히 평범한 화질 기능과 파이오니아 고유의 Pure Cinema 모드 정도가 전부다. 일반 TV라면 이 정도라도 충분하다. 그러나 파이오니아는 8세대 모델 PDP-5010 때만해도 이 보다는 더 다댱한 조정 메뉴가 있었다. 색온도를 다섯 가지 중 고르게 한다던가, 여러가지 NR 기능을 제공한다던가 하는... 그런데 이번에는 모두 다 제거해 버렸다. 앞서 보았듯이 PDP-5020FD는 색온도가 Movie 모드에서도 평균 6000K 정도로 다소 낮게 설정이 되어있다. 이걸 높일 방도가 없다. 정밀하게 게인/바이어스를 조정하는 기능은 엘리트 PRO 및 시그니처 모델에서나 적용이 된다. 색온도 프리셋 기능을 제공하지 않을거라면 최소한도 Movie 모드의 기본 디폴트 값이라도 6500K에 맞추어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왜 6000K에 맞추었는지 모를 일이다.

Pure 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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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어 시네마
기능은 파이오니아 고유의 프로세서 기능으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잘 알려져 있듯이 파이오니아는 Native 72Hz 출력이다. 최근에는 프로젝터의 경우 48Hz, LCD TV의 경우 120Hz, 240Hz 등의 True Rate Frame이 보급 되었지만 예전에는 True Rate Frame이라고 하면 으레 72Hz를 생각했었다. 필름 소스는 24Hz가 원본이다. 24Hz의 배수인 48, 72, 96, 120, 240 Hz... 등은 원본 프레임을 2배, 3배, 4배, 5배, 10배... 식으로 고스란히 더블링 하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중간의 2-3 풀 다운 프로세싱 과정에서 오는 저더(Judder)가 없다. 그래서 영상이 극장에서 보는 원본 필름과 똑같이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이어진다. 파이오니아 플라즈마 TV는 72Hz 트루레이트 프레임을 상당히 일찍부터 지원해 왔었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필름 소스의 경우 원본 그대로 24Hz로 저장이 된다. 따라서 블루레이 디스크를 쿠로로 시청하면 중간 과정의 인버스 텔레시네, 3-2 풀다운 과정 없이 프레임 수만 3배수가 되어 원본 그대로 재생이 된다. 블루레이는 대개 1080p 해상도이므로 업스케일링 과정도 역시 생략된다. 가장 완벽한 케이스이다.

[아래 부분부터는 원래 썼던 내용을 수정해서 2009년 4월 20일자로 다시 올린 것입니다. 내용이 바뀐 점 사과드립니다]
Pure Cinema의 Film Mode는 <Standard>, <Smooth>, <Advance> 그리고 <OFF>의 네 가지 모드가 있다. 이 모드들의 제조사측의 기술적인 설명이 부족한 탓에 그 동안 다소의 혼선이 있었다. 필자 또한 5010FD 리뷰 때 언급한 내용과 다음의 내용이 다소 차이가 있는데, 필자가 5010FD를 좀 더 꼼꼼히 살펴 보지 못한 탓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혼선의 과정은 다음에 다시 쓰게 될 쿠로 시그니처 KRP 모델에 대한 설명 때 자세히 언급하기도 하자.)

알기 쉽게 각 Pure Cinema 모드의 해상도 별, 프레임 레이트 별 작동여부를 표로 만들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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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스튜디오 녹화물 등 30프레임, 60Hz의 방송용 카메라으로 제작된 소스를 통칭 비디오 소스라고 부른다. 한편 35mm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하여 기본 프레임이 24Hz로 된 소스를 통칭 필름 소스라고 부른다. TV는 기본 출력이 60Hz이다. 비록 출력은 60Hz이지만 TV에서 방송되는 소스는 비디오 소스도 있고, '주말의 명화'처럼 필름 소스도 있다. 영화 전문 케이블 채널의 경우는 내보내는 소스의 대부분이 필름 소스이다. 원래 24Hz 였던 소스를 60Hz로 변환시켜 내보내게 된다. 이를 3:2 풀다운이라 하며, 이 과정에서 앞에서 설명했던 저더(Judder)라고 하는, 화면을 부자연스럽게 만드는 프레임이 슬며시 끼어들게 되지만, 보통 사람은 잘 눈치 채지 못한다.

퓨어 시네마의 작동 원칙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게 된다.

(1) 모든 비디오 소스에는 "Pure Cinema" 가 작동하지 않는다. 전부 그대로 어떤 모드에서든 60Hz로 출력될 뿐이다.
(2) 1080p/60Hz에서는 "Pure Cinema" 가 작동하지 않는다. 필름 소스라 하더라도 그렇다.
(3) 1080p/24Hz는 "Advance"와 "Standard" 모두 3:3 72Hz 프로세싱을 한다.
(4) "Advance"는 Interlace와 Progressive를 가리지 않지만, "Standard"는 Interlace에서만 작동이 된다.

Pure Cinema 모드 <OFF>는 아무런 프로세싱 작동도 하지 않고, 무조건 모든 소스를 60Hz로 강제 출력 시킨다. 들어 오는 소스가 필름 소스이냐, 비디오 소스이냐에 관계 없이 무조건 60Hz 출력이다.

<Smooth> 모드는 일종의 보간 모드로 프레임과 프레임 사이의 영상을 추정해서 만들어 넣는 것으로 세칭 "미끄덩" 모드라고 평론가들이 비아냥 거리는 모드이다. 얼핏 보면 영화도 방송 드라마처럼 미끄덩하게 나와 좋아 보이지만, 기실은 작위적인 영상이요, 움직이는 물체와 정지된 배경 사이의 경계선 부분에 커다란 크로스 아티팩트를 형성하기 때문에 전혀 권장하지 않는 모드이다. 한 동안 이 "미끄덩 모드"를 각 사들이 엄청 광고했었지만, 실제 쓸모가 없는 기능이다. 그래도 쿠로의 <Smooth> 모드는 다른 제품들에 비해서는 그 부자연스러움이 덜한 편이다. 그래도 역시 쓸 게 못된다.

핵심은 <Standard>와 <Advance> 모드이다. 이들 모드는 다음과 같이 몇 가지 필터링 과정을 거친다.

 (1) 우선 들어오는 입력 소스가 60Hz인지, 24Hz인지를 일단 파악한다. 그래서 24Hz이면-이 경우는 브룰레이 밖에는 해당사항이 없다- 별도의 프로세싱 없이 그대로 3배를 곱하는 3:3 풀다운을 해서 72Hz로 내보낸다. 가장 이상적(理想的)인 형태이다. (<Standard>가 1080p/24Hz 소스에서는 72Hz 출력을 한다는 것은 필자도 이번에 처음 알았다.)
 (2) 만일 들어오는 입력 소스가 60Hz이면, 그 다음 걸러내는 파트는 입력이 interlace인가, progressive 인가이다. interlace 입력이면 둘 다 작동하지만 progressive 입력이면 <Standard>는 작동하지 않고 그냥 들어온 그대로 60Hz로 내보낸다. 입력 소스가 필름일 경우는 제대로 된 true processing이 아니라, 그냥 대충 곱배기로 튕겨 버리는 뻥튀기 프로세싱이 된다. 따라서 입력이 progressive일 때는 <Standard>는 선택하면 안 된다.
 (3) 마지막으로 이 두 모드는 들어오는 60Hz 입력 소스가 필름 소스인지 비디오 소스인지 판단한다. 그래서 비디오 소스면 역시 아무런 작업도 하지 않는다. 필름 소스이면 그제가서 프로세서가 작동한다. 필름 소스를 디텍션해서 24프레임으로 원본 상태로 복원시킨 뒤 1080p로 I/P 변환을 하되, <Standard>는 다시 3:2 풀다운을 거쳐 60Hz로 출력을 시키고, <Advance>는 3:3 풀다운을 통해 72Hz로 트루 프레임 레이트 출력을 하게 된다. 당연히 후자가 더 이상적이다.

아래는 1080i/60Hz의 Film Source 영상에 대한 프로세싱 테스트 무빙 패턴이다. 패턴이 움직일 때마다 중앙부분 고대역 부분이 심하게 흔들리고 떨리는 현상이 나타난다. (가운데 노란색 띠가 보이는 부분) 이는 1080i/60Hz 영상을 인버스 텔레시네를 통해 24Hz로 풀어 내지 않고, 그대로 1080p/60Hz로 강제 출력(bobbing) 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필름 소스에서는 <OFF>를 쓰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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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처럼 <Standard> 모드를 쓰게 되면 60Hz 필름 소스를 인버스 텔레시네 한 뒤 I/P 변환해서 다시 3-2 풀다운이 된 60Hz로 출력 한다. 아까 보였던 무빙 시의 아티팩트는 말끔히 사라진다. 하지만 이 모드는 3-2 풀다운을 하기 때문에 저더(Judder)는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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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Advance> 모드이다. 이 모드는 <Standard>와 똑 같이 60Hz 소스를 인버스 텔레시네 하나, 3-2 풀다운을 하지 않고 곧바로 3 배수를 해서 72Hz로 출력한다. 따라서 저더가 전혀 없는 자연스러운 영상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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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프로세싱 용어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뭐가 뭔지 헷갈리기만 하실 것이다. 사실 설명은 복잡하게 했지만 결론은 아주 간단하다. <Advance>모드만 쓰면 된다. 이게 만병 통치약이다.

<Advance>
모드는 ⓐ 비디오 입력 신호가 들어오면 그냥 패쓰 스루 시켜 그대로 60Hz로 내보낸다. ⓑ 그리고 필름 소스가 들어오면 알아서 디텍션해서 24 프레임으로 풀어낸 후 3배수를 해서 72Hz로 내 보내기 때문에 저더가 없는 아주 좋은 영상을 보여준다. 24프레임 무비 카메라의 렌즈를 통해서 확인 작업을 해 보았다. 똑같은 1080p/60Hz의 방송 소스인데 일반 스튜디오 녹화물이 보여질 때는 <Advance> 모드가 작동하지 않다가, 방송 내용이 영화 프로그램으로 바뀌자 약 5~10초 쯤 뒤에 <Advance> 모드가 작동하면서 72Hz 출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참, 신통한 재주이다. 물론 실시간 방송 필름 소스의 경우는 DVD, D-VHS 처럼 디텍션을 위한 플래그가 들어있지 않아 디텍션이 완벽하지는 않다. 몇 분에 한 번씩 놓치게 되면 다시 60Hz로 절환이 되었다가 다시 5~10초 뒤 72Hz로 바뀐다. DVD나 D-VHS 일 경우는 완벽하게 작동한다. ⓒ 마지막으로 1080p/24Hz 블루레이가 들어와도 완벽하게 잘 작동이 된다. (필자는 이전까지만 해도 Advance 모드는 비디오 소스도 72Hz로 출력 시켜 주는 줄 잘 못알고 있었다.)

그런데 <Advance> 모드에도 한 가지 딜레마가 있다. 바로 DVD의 1080p 출력문제다. 쿠로는 1080p/60Hz의 경우 밴드폭이 너무 커서 프로세싱 작업을 할 경우, 화질에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아예 1080p/60Hz는 퓨어 시네마가 작동하지 않도록 만들어 버렸다. 필름 소스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그런데 많은 DVDP들이 1080p로 출력을 한다. 이 경우 쿠로는 퓨어 시네마가 작동하지 않아, 무조건 받은 그대로 내보낸다. 즉 72Hz의 트루 레이트 출력의 혜택을 볼 수 없고, 따라서 저더도 그대로 존재한다.

만일 DVDP가 720p/480p/480i로 출력할 경우에는 쿠로의 <Advance> 퓨어시네마 모드가 작동해서 72Hz 출력이 된다. 따라서 Judder Free의 TrueRate 만 생각하면 DVDP의 출력을 720p나 480p로 하는 것이 좋다.(1080i 출력은 권장하지 않는다.) 그런데 DVDP에 따라서는 480p/720p 보다 1080p가 다른 부분에서 화질에 더 장점이 있을 수 있다. 480p/720p의 경우는 DVDP가 한번 프로세싱 한 것을, 쿠로가 다시 한번 더 프로세싱 하는 "더블 프로세싱" 하는 셈이 되기 때문에 사실 아티팩트가 생길 가능성이 커진다. 따라서 DVD의 경우는 사용자가 직접 선택을 해야 한다. DVDP의 출력 모드를 480p/720p/1080p에 각각 놓고 쿠로에 비춰진 그림을 비교한 뒤 ① 1080p 영상이 확실히 더 좋으면 굳이 Judder에 연연할 필요 없이 그냥 1080p로 출력하면 되고, ③ 엇 비슷한 수준이면 <Advance>가 작동할 수 있는 480i/480p/720p 안에서 알맞은 출력 해상도를 선택하면 된다.
[2009년 4월 20일자 수정된 파트는 여기까지입니다]

Pure Cinema에는 위의 Film Mode 외에 Text Optimization 이라는 기능이 있다. 이 기능이 어떤 이치로 작동하는 것인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화면 하단 부분에만 어떤 윤곽보정 회로를 가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잘 이해가 안 간다. 아무튼 이 기능은 아래 사진처럼 화면 하단에 자막이 흘러갈 때 생기는 Dot Crawl을 단번에 없애주는 신기한 성능을 보여 주기는 한다. 그런데 테스트 해 본 결과 다른 모드에서는 효과가 없고, 60Hz 소스를 인버스 텔레시네하는 Advance 모드에서만 작동이 되었다. 짐작컨대 디텍션 아티팩트와 관련된 듯 하다. 평상 시에는 꺼 놓고, Advance 모드 작동 시에만 상황에 따라 활용하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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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전력 및 절전 모드

플라즈마는 항상 소비 전력에 민감하다. 스펙에 적혀 있는 PDP-5020의 최대 소비 전력은 436W, 대기시 소비전력은 0.2W이다. 실측 결과도 비슷했다. PDP-5020FD는 미국 모델이라 전압이 120V이다. 따라서 220V→120V 다운트랜스가 중간에 끼게 된다. 따라서 아래의 측정기에 나타난 소비 전력 수치들은 모두 일률적으로 8.3W(다운트랜스의 기본 소비전력)를 빼고 계산해야 한다. 아래 사진들은 대기시 소비전력이다. 블랙 필드 시 소비전력, 100 IRE 1/9 윈도 패턴 시의 소비전력 측정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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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 시 소비전력은 다운트랜스의 기본 소비전력과 동일한 8.3W이다. 즉 대기 전력은 거의 잡히지 않는 뜻이다. 한편 블랙 필드 소비전력은 74.8W가 나왔다. 실제는 64W 쯤 되는 셈이다. 그리고 100 IRE 1/9 윈도 패턴 시 소비전력은 296.2W, 실제 상으로 288W가 나왔다. 최근 이종식님이 리뷰한 바 있는 삼성의 LED 광원 LCD TV인 B7000의 소비전력을 한번 측정해 보았다. 블랙 필드에서 55W, 100 IRE 1/9 윈도 패턴에서 91W가 측정 되었다. 실제로 TV 영상을 띄워 놓고 약 5분 간의 전력 변화를 체크해 보았다. PDP-5020FD의 실 소비전력은 235W~424W 사이에서 움직였으며 평균 값은 370W였다. (한편 삼성 B7000의 경우는 동일한 영상을 기준으로  55W~95W 사이에서 변동이 있었고 평균 값은 85W였다. LED 광원 LCD TV의 소비전력이 확실히 CCFL 방식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쿠로는 두 가지의 절전모드를 가지고 있다. Power Control 메뉴에 가면 <Mode 1><Mode 2> 두 가지 선택모드가 있다. 아래 사진은 동일한 패턴을 띄우고 절전모드를 <OFF><Mode 1><Mode 2> 바꿔가며 소비전력을 측정한 값이다. <OFF> 일 때 328.4W, <Mode 1>에서 311.4W, <Mode 2>에서 304.0W가 측정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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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OFF> 떄의 소비전력을 100%이라고 본다면 <Mode 1>은 95%, <Mode 2>는 92% 수준이다. 그렇게 에너지 세이브 효과가 큰 편은 아니다. <Mode 1>, <Mode 2><OFF>에 비해 최대 밝기가 약 70% 수준이다. 그런데 최대 밝기만 주는 것은 아니고, 블랙의 밝기도 그만큼 줄어든다. 따라서 전체적인 명암비는 <OFF>가 다소 높기는 하나 <Mode 2>도 충분한 수준으로 사실 별반 차이가 없다. 감마가 틀어지거나 영상에 왜곡이 있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Mode 2>를 사용해도 별 문제 없다. (<Mode 1>보다는 <Mode 2>가 더 명암비가 높다.) 하지만 위에서 살펴 보았듯 <Mode 2>의 절전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 또 쿠로는 블랙이 이미 내려갈 만큼 내려가 있기 때문에 굳이 블랙을 더 낮추자고 <Mode 2>를 선택 할 필요도 없다. (블랙과 감마를 비롯한 화질에 대한 사항은 리뷰 2부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 보기로 하자.)
 
필자는 <Mode 2> 사용도 괜찮다고 본다. LCD TV는 더 끔찍한 형편이지만, 필자는 PDP도 최대 밝기가 사실 좀 과다 하다고 본다. 일반적인 TV 방송을 볼 때에는 관계 없다. 밝은 환경에서 스포츠 중계를 볼 때에는 필자도 스탠다드나 다이내믹 모드로 본다. 그러나 쿠로 같은 TV의 진 면목을 즐기기 위해서는 역시 고화질의 블루레이 컨텐츠를 방을 어둡게 하고 보는 것이 제 격이다. 이 상황에서는 오히려 절전모드 <OFF> 모다 <Mode 2>가 밝기도 적절하고 더 편안한 느낌을 준다. 따라서 <Mode 2>도 무방하다.

그런데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절전 모드는 미세한 전기 노이즈를 발생 시킨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영상에서는 차이를 못 느끼지만 아주 정세한 라인들이 교차하는 부분에서 지글거리는 전기 노이즈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이 노이즈는 심할 경우 크로스 컬러 노이즈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러한 전기 노이즈는 어떤 가정은 <Mode 2>에서, 어떤 가정은 <Mode 1>에서 그리고 어떤 가정은 오히려 <Off> 상태에서 더 심하기도 하고 뒤죽박죽이다. (대개는 <OFF>가 가장 안정적이기는 하다) 정보량이 아주 많은 화면-사람이 가득 들어찬 경기장 관중석을 롱 샷으로 잡을 때 관객이 입은 줄무늬 의상 같은-을 정지 시켜 놓은 뒤, 모드를 바꿔 가며 자잘한 노이즈가 어떻게 변화 하는지 살펴 보신 뒤 적절한 모드를 선택하시면 되겠다. 물론 기본은 역시 <OFF>이다.

오버스캔 및 오비팅(Orbi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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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대 쿠로도 그랬지만 9세대 쿠로 또한 <Dot by Dot> 화면 모드를 오로지 리모컨에서만 선택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메뉴에서는 선택이 안 된다. Dot by Dot 모드로 놓아야 오버스캔 없이 1920x1080 픽셀을 1:1 매칭 시켜 Full로 다 쓰게 된다. Full, Wide, Zoom 등 여러 다른 모드는 모두 오버스캔을 하기 때문에 엄밀한 의미의 Full HD가 아니다. 왼쪽 사진은 Dot by Dot 상태에서의 JKP 오버스캔 테스트 패턴 스크린 샷이다. TV 화면 오른쪽 끝에 보일랄말락 흰색 수직 라인이 비친다.(사진을 클릭하면 좀 더 큰 화면으로 보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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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흰색 라인은 0% 블랭킹 포인트를 가리키는 것으로 이 라인이 보이면 화면 정보가 100% 다 나오는 것이다. 한편 오른쪽 사진은 Full 모드에서의 같은 패턴 스크린 샷으로 TV 화면 오른쪽 끝이 1.5% 지점에서 짤린 것을 볼 수 있다. 한쪽이 1.5%이니 양쪽 합치면 3% 오버스캔이 된 셈이다. 즉, Full 모드에서는 207만개의 원본 소스 정보 중 195만개만 취해서 억지로 1920x1080 화면에 늘려 맞춘 셈이 된다. 따라서 화면 모드는 Dot by Dot로 놓는 것이 원칙이다. (이 화면 모드는 입력을 바꿀 때마다 지 멋대로 자주 바뀐다. 따라서 입력을 바꿀 때마다 항상 습관적으로 화면 모드가 Dot by Dot 인지 체크해야 한다.)

아래 사진은 JKP 픽셀 매칭 패턴이다. 왼쪽은 Dot by Dot, 오른쪽은 Full 모드일 때이다. 왼쪽 사진에서는 1080p 픽셀바가 곱게 매칭이 되어 나타나고 있지만, 오른쪽 사진에서는 가로 밴드와 스팟이 생긴 것을 볼 수 있다. 오버스캔 때문에 이웃한 픽셀들이 서로 뭉쳐 버리기 때문에 그렇다. 일반적으로 보는 영상에서는 별 차이 없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해서는 안 된다. 인간의 감각 능력은 지각 능력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다. 순간 순간 지각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감각 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1 픽셀 매칭이 된 영상이 더 정세하고 자연스럽다는 것은 화질에 민감하지 않은 일반인이라도 장시간 시청 하다보면 부지(不知) 중에 느낌으로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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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세대 쿠로는 8세대와 동일한 오비트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OFF>Orbit를 하지 않는 것이고, <Mode 1>오버스캔이 된 상태에서의 Orbiting이다. 그리고 <Mode 2>오버스캔이 전혀 없는 <Dot by Dot> 모드에서의 Orbiting이다. 따라서 <Mode 2>+<Dot by Dot>을 선택하게 되면 화면이 움직이면서 가장자리 쪽 일부가 아예 까맣게 되면서 정보가 안 나오게 된다. 이 것은 정상이다. 100% Full Scan 상태에서 오비팅을 하자면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플라즈마는 원래 번인을 신경 써야 하거니와, 쿠로는 특히 다른 PDP 보다도 더 민감한 편이다. 블루레이로 영화를 볼 때에는 별 문제 없다. 오비팅 기능을 꺼도 된다. 영상이 계속 바뀌기 때문이다. 번인이 가장 걱정되는 화면은 "홈 쇼핑" 채널처럼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위치를 바꾸지 않고 제자리에 박혀 있는 문자들이 많은 화면이다. 국내 방송 화면, 특히 케이블 채널의 경우는 끔찍하다. 24시간 내내 한쪽 귀퉁이에는 채널명이, 다른쪽 귀퉁이에는 프로그램 명이 선명하게 박혀 있다. 스코어 박스가 표시되는 스포츠 중계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경우에는 반드시 오비팅 모드를 선택해 주어야 한다. Dot by Dot 화면 모드라면 이때에는 Mode 2의 오비트 기능을 실행해 주어야 한다.

8세대 쿠로 리뷰 때에도 말씀 드렸지만 화면에 자국이 남는다고 해서 모두 Burn-In 이 된 것은 아니다. 가끔 이런 것 때문에 깜짝 놀라서 당황하는 분들을 뵙게 되는데 전혀 당황하실 필요 없다. 화면에 자국이 남지만 잠시 시간이 지나면 곧 사라지는 일시적인 번인 현상을 Image Retention이라고 한다. 쿠로는 Image Retention이 꽤 심한 편이다. Below Black 처럼 어두운 레벨에서도 이미지 리텐션이 일어난다. 하지만 이 이미지 리텐션은 일시적인 것이라 다른 영상이 그 부분에 포개지면 잠시 후 금방 사라진다. 좀 심하다 싶을 경우에는 옵션 메뉴에 있는 "Pattern" 항목을 찾아 돌리면 된다. 리텐션을 제거해 주는 "패턴"으로 이 패턴을 20분쯤 작동시키면 화면에 존재하던 자잘한 리텐션은 모두 제거된다. 이 패턴은 실행을 마치려면 반드시 TV를 꺼야 한다. 그래서 TV를 곱게 다루시는 분들은 시청을 마치면 마지막으로 이 패턴을 돌린 후 끄는 습관을 갖고 계시기도 하다.

오디오

18W+18W (1kHz, 10%, 6옴 기준)의 쿠로 스피커는 성능이 썩 괜찮은 편이다. 스피커는 아랫쪽에 부착된다.  (엘리트 모델은 좌우에 붙인다.) 요즘은 디자인 경쟁 때문에 TV 스피커는 천대받는 추세이다. 그런 가운데 쿠로는 오디오 성능에 꽤 신경 쓴 흔적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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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세대 쿠로에서는 여러가지 사운드 이펙트 기능이 추가 되었다. SRS Focus는 스피커와 시청자의 귀 위치가 잘 안 맞아 보이스가 잘 안 들릴 때 소리의 수직 투사 방향에 변화를 주어 포커싱 위치 보정을 해 주는 기능이다. SRS TruBass는 명칭 그대로 저역대를 보강하는 기능이고, SRS Definition은 중역대의 음질을 더 개선 시킨다고 하는데, 효과는 잘 모르겠다. 그러나 TruBassFocus는 효과가 꽤 그럼직하다. 9세대 쿠로에는 디지털 광 출력 단자가 한 개 있다. 광 출력 포맷은 PCM과 Dolby Digital 두 가지 중 하나로 선택할 수 있다. 전자라면 입력되는 신호를 모두 PCM(2채널)으로 바꾸어 출력 시키고, 후자라면 돌비 신호가 들어오면 돌비 디지털로, 다른 신호가 들어오면 PCM으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제 2부에서는 9세대 쿠로의 블랙, 컬러, 계조, 감마 등 세부적인 화질에 대한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루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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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9.03.18 2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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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Levinson
Nº 53
Dual Monaural Power Amplifier
- Posted by 최 원 태


스위칭 앰프의 문제점과 마크 레빈슨의 IPT 기술

스위칭 앰프는 출력단에서 쉴새없이 켜고 끄는 스위칭 작업을 계속한다. 따라서 '스위칭 노이즈'(Switching Noise)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 대개의 스위칭 앰프들은 이 스위칭 노이즈를 줄이기 위해 가청(可聽) 오디오 대역(20Hz~20kHz) 보다 위 쪽에(약 100kHz) filter를 두어 노이즈를 걸러낸다. 그런데 이때 필터의 위치가 가청 오디오 대역에 가까이 근접해 있으면 위상 관계에 역효과를 주어 주파수 응답성이 떨어지고 이미징이 스무스 해지기 쉽다.

HSG의 IPT 기술은 스위칭 주파수를 100kHz 보다도 훨씬 더 멀치감치 높힌 500kHz~2MHz 대역으로 밀어 내었다. 이 정도 대역이면 스위칭 노이즈나 그 노이즈에 수반 되는 배음 구조 등이 오디오 신호에 영향을 미칠 만한 범위를 넘어서게 된다. 이 대역에서 필터를 사용해 노이즈를 제거하면 필터링 과정도 단순 해지고, 이미징이 뭉개지거나 주파수 응답성에 영향을 주는 일도 거의 없다. 원래 IPT 기술은 스위칭 앰프의 "데드 밴드"(Dead Band) 문제를 해결하려고 고완된 것인데, 결과적으로 스위칭 노이즈를 처리하는 복합적인 기술로 발전하게 되었다.

그런데 '데드 밴드'는 왜 발생할까? Class D 증폭 방식의 도해(圖解)를 다시 살펴 보자. S₁이 On+을  S₂가 On-를 맡는다. 그런데 이렇게 두 개의 스위치가 사용되면 Class B 앰프에서처럼 크로싱 지점에서 문제가 생긴다. 오디오 웨이브 폼이 Positive 증폭에서 Negative 증폭으로 넘어 가거나 또는 반대로 Negative 증폭에서 Positive 증폭으로 막 넘어가는 그 교차 포인트에서, Positive와 Negative가, 아주 찰나지만 잠깐 동안 동시에 꺼지는 포인트가 발생한다. 왜 그럴까? 만에 하나  S₁, S₂두 스위치가 잠깐 동안이라도 동시에 켜져(On) 있는 상태가 되면 전류가  S₁과 S₂를 관통하여 흐르게 되어 기기에 무리를 주게 된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On과 Off가 아주 딱 부러지게 칼 같이 동시에 이루어 지는 것인데 제 아무리 기가 막힌 재주를 지닌 출력단이라고 해도 아주 조금의 gap도 없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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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어쩔 수 없이 시그널 갭(Signal Gap)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즉, 어떤 신호도 들어 있지 않은 Zero Crossing Point가 생기는데 이를 흔히 데드밴드(Dead Band)라고 부른다. 그런데 이 시그널 갭은 가끔 발생 하는 것이 아니다. 20kHz 오디오 시그널을 예로 들면 초당 약 4만번 발생한다. 단지 워낙 '찰라의 순간'이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것 뿐이다. 데드 밴드는 음질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그러나 데드밴드를 줄이기 위해 Transition을 빠르게 가져 가려다가 혹시라도 Voltage가 중복 되면 기기에 무리가 간다. 결국 '음질''기기의 안정성', 이 두 가지 사이에서 딜레마를 겪게 되는 것이다.


IPT (1) - BiTec

하만은 BiTec 이라 이름 붙인 기술을 통해 위 딜레마를 이렇게 해결한다.  PWM 신호를 하나 더 만드는 것이다.  즉 두 개의 스테이지를 만들어 연결 배치 시키되, 이 두 스테이지의 PWM 신호는 서로 위상(Phase)이 반대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왼쪽 그림은 Negative Conduction 일 때의 흐름이고, 오른쪽 그림은 왼쪽 그림과 역 위상 PWM 데이터를 가진 Positive Conduction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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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이 두 Conduction을 동시에 구동하면 아래 그림과 같이 "데드밴드"가 없이 Class A 방식처럼 매끄럽게 구동이 될 수 있다. 역위상의 PWM 신호를 가진 반대되는 스위치가 아주 짧은 시간 동안 동시에 on이 되므로 기기에 어떤 무리도 주지 않고 근본적으로 시그널 갭을 없앨 수 있다. 이때 그림에 보이는 필터들은 단락 사고가 생기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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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밴드가 사라지면 신호가 연속성을 갖게 되어 왜율(THD)이 낮아지고 음질이 개선된다. 또한 BiTec 기술은 일반적인 Class D 앰프와 달리 글로벌 피드백(Global Feedback)을 사용한다. 스테이지 단위의 로컬 피드백이 아닌 출력단에서 입력단까지 거슬러 가는 글로벌 피드백은 로컬 피드백보다 댐핑 팩터와 주파수 응답 성능에서 잇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IPT (2) - Interleaving

Nº 53은 네 개의 IPT 앰프단를 가지고 있다. 이 네 개의 IPT 증폭 스테이지들은 서로 인터리빙되어 연계되면서 PWM 변조 샘플링 주파수를 2MHz까지 크게 높이게 된다. 이렇게 하면 소리를 뭉개는 원인이 되는 '과도한 필터링'을 막을 수 있어, 더 순도 높은 신호를 유지하게 된다. 또 여러 출력 소자들이 동일한 스위칭 주파수에서 작동이 되기 때문에 스위칭 스트레스도 줄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어지고 보다 더 크고 꺠끗한 파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인터리빙 기술을 설명하기에 앞서 미리 밝혀 두어야 할 것이 있다. 하만의 기술적 자료들을 검토해 보면 그들의 새로운 "스위칭 앰프 기술"은 일단 이론적으로는 매우 유효하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실제 이 기술이 '최종 결과물로서의 사운드'에 얼마나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끼치는지는, 현재로서는 검증 할 도리가 없다. 유사한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라도 많다면, 공통적인 음향적 특성을 통해 이론적인 기술과의 관계를 귀납적으로 추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그럴 형편도 아니다. 오로지 리스닝을 통해 제시된 이론이 진짜로 가시적인 설득력을 갖는지 짐작만 할 뿐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단지 '짐작'일 뿐이다.

필자는 Nº 53에 대한 아무런 기술적 지식을 습득하지 않은 상황에 곧바로 시스템에 연결하여 장시간 리스닝을 했었다. 그때의 첫 인상에 대해 잠시 언급하기로 하자. 첫째, 필자는 Nº 53이 왜소한(?) 체구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강하고 큰 파워와 깊숙하고 단단한 저역의 능력을 보여 주는 것에 놀랐다. 체구는 Nº 33H보다도 작은데 파워와 다이내믹 레인지는 Nº 33을 월등히 능가하고 있었다. 이 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동일한 순 A급 증폭 방식을 사용했다면 이 부분은 도저히 설명이 안 될 것이다.

필자가 Nº 53의 첫 인상에서 느낀 또 다른 강렬함 중 하나는 응답이 매우 빠르다는 것이다. 정교하면서도 스피디하고 탄력성이 돋보이는 사운드이다. 가격 때문에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렵겠지만 만일 Nº 53 같은 앰프를 여러 대 묶어 멀티채널로 사용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AV 사운드는 밀도감이나, 빠른 응답성을 이용한 이동감이 매우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Nº 53의 멀티 채널 사운드는 장관음(壯觀音)을 이룰 것 같아 보인다. 더불어 소리가 아주 깔끔하고 잡티 없이 정숙하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Nº 53의 음질적 특징들이 과연 그들의 주장처럼 IPT 기술에서 유래한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다. 어느 정도까지를 일반적인 Class D 앰프의 특성으로 보아야 하고 어느 정도 이상은 IPT 고유의 기술에서 유래된 현상인지 가늠할 기준이 아직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현재로서는 HSG이 설명하는 IPT 기술을 이해해서 옮기는 단계에 머무를 수 밖에 없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

IPT의 인터리빙(Interleaving)이란 여러 개의 IPT 스테이지를 연계 시켜서 유효 스위칭 주파수를 높이는 기술이다. 앞서 설명 했듯이 각 스테이지의 스위치들은 서로 반대의 위상을 담당한다. 실효 스위칭 주파수는 이 위상의 차(差)로 인해 높아지게 된다. (아래 그림 참조) 역 위상의 두 개의 스테이지가 연계되어 한 개의 IPT 스테이지를 이룬다(N=2), 그리고 IPT 스테이지 두 개가 인터리빙 되고(N=4), 다시 인터리빙 된 두 개의 IPT 스테이지들이 또 서로 인터리빙되어, 결과적으로 네 개의 IPT가 모두 인터리빙 되는(N=8)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이렇게 되면서 실효 스위칭 주파수는 배수 단위로 계속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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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효 스위칭 주파수가 높아지면 1) 출력 리플 노이즈가 감소되어 전체적인 노이즈가 레벨이 낮아지며 2) 출력 필터의 사이즈를 줄일 수 있고, 또 복잡하게 만들지 않아도 된다. 3) 더불어 과도한 출력 필터링으로 인해 신호가 손상되는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4) 또한 PWM 변조 샘플링 해상도가 높아지게 되는데, 이를 HSG는 DAC에서 오버 샘플링이 높아지는 것에 비견하는 음질 상승 효과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데 이 부분은 필자의 지식이 짧은 탓인지 쉬 공감이 안 간다. 오버샘플링이 곧 '고음질'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48kHz→96kHz의 DD 오버샘플링이 시도 된다면 두 곱절로 세분화된 디테일 레벨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더 정확하고, 정세한 데이터 재배치 작업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때 적용되는 알고리듬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PWM 모듈레이션의 샘플링 해상도가 높아 지는 것도 그런 과정을 거친다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단순히 Upscaling이 되었다는 것만으로 해상도나 음장의 형성 등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가? 솔직히 잘 모르겠다.)

아래 그림군(群)들은 유효 스위칭 주파수가 변화함에 따른 Waveform 과 Spectrum 그래프들이다. (※ 아래 그림들은 마크 레빈슨 측의 측정 자료이므로 기술적인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일 뿐, 공적인 자료가 아님을 밝혀둔다.)

먼저 출력 웨이브 폼 그림을 살펴보자. 상단 좌측 그림은 일반적인 Class D 앰프의 Waveform(N=1)이다. 이 때의 실효 주파수는 100kHz 정도가 된다. 그 옆으로 상단 우측 그림은 Nº 53의 IPT 스테이지 한 개(N=2)에서 나타나는 Waveform 이며, 하단 좌측 그림은 두 개의 IPT 스테이지가 인터리빙된 상태(N=4), 하단 우측 그림은 네 개의 IPT 스테이지가 인터리빙(N=8) 상태의 Waveform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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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 상태에서는 스위칭 신호의 증폭이 +Vcc에서 -Vcc까지 모두 걸쳐 있으며, 실효 스위칭 주파수는 100kHz 정도가 된다. 그러나 N=2, N=4, N=8 식으로 IPT 기술이 적용되면서 스위칭 시그널 증폭은 1/2, 1/4, 1/8 증폭을 하게 되며, 실효 스위칭 주파수도 200kHz, 400kHz, 800kHz 대역으로 점점 높아지게 된다.

아래는 같은 경우의 스펙트럼 그래프이다. 역시 상단 좌측 그림이 일반적인 Class D 앰프의 Spectrum(N=1)이며, 그 옆의 상단 우측 그림은 1개의 IPT 멀티 스테이지(N=2), 하단 좌측 그림은 2개의 IPT 멀티 스테이지(N=4), 하단 우측 그림은 4개의 IPT 멀티 스테이지(N=8)가 적용된 예에서의 Spectrum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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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1에서는 스펙트럼 맨 왼쪽에 100kHz 스위칭 주파수 밴드가 보인다. 그리고 주변의 사이드 밴드들이 보이는데, 그 중에는 스위칭 주파수의 홀수 배음구조(300, 500, 700kHz...) 밴드들도 보여진다. N=2 스펙트럼으로 옮겨가면 100kHz 대역이 깨끗해졌고, 전에 보이던 홀수 배음구조 대역의 PWM 밴드도 사라진 것을 볼 수 있다. N=4로 가면 오로지 4배수 스위칭 주파수(400, 800, 12000kHz...)에 대한 사이드 밴드들만 남는다. 그리고 N=8에서는 오로지 스위칭 주파수의 8배 지점의 사이드 밴드만 남는다. 이렇게 되면 출력 필터링 작업이 매우 단순해지고 쉬워진다. 달리 말하면 신호가 출력 필터에 도착하기 이전에 이미 자체적으로 필터링이 행해진 셈이 된다.

마크 레빈슨이 '순 A급'을 지켜왔던 그들의 오랜 신조를 버리고, 전격적으로 'D급'으로 선회 했을 때에는 용기도 필요했을 것이고, 나름 그만한 자신(自信)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자신(自信)의 근거가 바로 IPT 인터리빙 및 Bi-Tec 기술이다. 이들을 통해 "스위칭 노이즈"와 "데드 밴드" 문제만 해결한다면, 당연히 고효율 대출력이 가능한 Class D 방식이 향후의 대세(大勢)요, 대안(代案)이 될 것이라고 마크 레빈슨은 내다보고 있는 것이다.


착색에 유혹되지 않는 사운드

Nº 53의 사운드를 단어로 표현 하라고 하면, 아마도 다음의 단문(短文)들이 열거 될 수 있겠다.

"강하다", "깊다", "단단하다", "힘이 넘친다", "밀도감이 좋다", "두텁다", "탄력적이다"... 등등
 
독자들은 이런 추상적인 문구들의 조합을 통해 대략 Nº 53의 소리 경향을 짐작 하실 수 있을 것이다. 열거된 단어의 성향에서 보듯 Nº 53의 사운드는 매우 '남성적'이다. 베이스는 깊고 단단하며, 중고역은 또렷하고 스피디하다. 토널 밸런스도 우수하다. 스테이징은 넓지 않고 이미징은 다소 앞쪽으로 aggressive 하게 다가오는 편이다. 무엇보다도 Nº 53에게서는 어떤 의도된 과장이나 성향의 흔적을 느낄 수 없다. 다시 말해 음의 착색이 거의 없다. 필자는 Nº 53의 가장 큰 강점으로, 다른 어떤 요소보다도 바로 이 부분, '착색이 없는, 중립적인 사운드' 부분을 꼽고 싶다.

돌이켜 보면 Mark A. Levinson이 77년도에 25와트 모노럴 파워 앰프 ML-2를 발표한 이래, '마크 레빈슨' 브랜드의 제품 컨셉은 꾸준히 그 쪽이었다. 착색이 별로 없다, 중립적이고 투명한 소리... 마크 레빈슨 제품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때 보통 쓰이는 표현들이다. No.53에서도 이 컨셉은 그대로 이어졌다. 사실은 훨씬 더 강화(强化)된 느낌이다.
 
사실 Nº 53은 리스너에게 아주 강렬한 인상을 안겨 주는 기기이다. 그냥 있는 둥 마는 둥 한 기기가 아니라, 자신의 존재감을 아주 확실하게 알려 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Nº 53가 자신의 오디오 시스템에 편입되는 순간부터 Nº 53은 그 사용자의 시스템을 지배적으로 장악 하게 될 것이라는 말이다. 수 만불짜리 기기라면 그 정도 '효과'는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러한 시스템 장악력이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이때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바로 소리의 '착색'(着色)이다.
 
착색이 최소화된 상태에서의 존재감은 긍정적이며 바람직한 것이지만, 착색이 강한 성향의 기기가 시스템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되면 '백약(百藥이 무효(無效)'이다. 한 번 착색된 음에 경도(傾到) 되면 그 '새장 안'에서 벗어 나기가 쉽지 않다. 혹자는 평생 그 안에 갇혀 제한된 종류의 오디오만 즐기기도 한다. 마치 아직도 어떤 이들이 TV 화면을 보며 '히다치 TV의 레드(red)는 따뜻하고 소니는 강렬해. 난 파나소닉 레드가 부드러워서 제일 좋아.' 하고 말하는 것과 같다. 이 세상에 따뜻한 레드, 강렬한 레드, 부드러운 레드는 없다. "틀린 레드와 맞는 레드'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왜 오디오 기기에서는 공공연하게 착색이 일어나는 것일까? 음악은, 소리의 여러 가지 특성들이 뒤섞여 이루어 내는 복합적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소리의 음향적 특성들, 예를 들어 톤 밸런스라던가, 과도 응답성이라던가, 공명음이라던가, 타임 딜레이라던가 등등의 여러 요소들은 각 기기마다 성능의 차이, 표현 능력의 차이가 존재한다. 소리의 모든 특성이 100% 완벽하게 구현된 "슈퍼맨"이 될 수는 없으므로, 자연히 제품 디자이너는 자기의 철학에 따라 어떤 것은 일부 포기하고 대신 다른 것은 굳건히 지키는 트레이드-오프도 하게 된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이 세상의 모든 오디오 기기들이 다 각기 다른 소리를 내게 되는 것이다. 또 동일한 설계자가 만든 제품들이 대개 비슷한 소리를 내주는 것도 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 것은 소리의 착색 때문이 아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오디오 기기도, "슈퍼맨"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종의 '밸런스 문제'인 것이다. (이는 '소리'가 근본적으로 아날로그이기 때문에 그렇다. 만일 소리의 제반 특성들을 모두 0과 1로 명확하게 정의해서 완벽히 전달할 수 있다면, 세상의 오디오 기기들은 대개가 다 엇비슷한 소리를 내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소리는 결코 디지털로 100% 다 채집될 수도, 또 환원될 수도 없다.)

착색은 이와는 좀 다르다. 예를 들어 싼 부품을 쓴 제품이라면 고급 부품을 쓴 제품보다 표현 능력에서 차이가 나타날 것이다. 능력이 모자라면 모자라는대로 최대한 자연스럽고, 균형있게 소리를 전달하면 된다. 그런데 어떤 기기들은 여기서 '잔 재주'를 피운다. 의도적으로 고역을 찌그러트려, '화사하고 세련된 음'으로 위장하기도 하고, 고의적으로 부스트 시킨 저역을 '풍부한 양감의 베이스'로 오도(誤導) 하기도 한다. 무언가 경쟁제품이나 상급기기보다 더 특색 있고 어필할 만한 요소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소리의 착색은 단지 상술(商術) 때문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의외로 많은 오디오 제조사들이 이러한 '착색'을, 당연한 자신들의 권리이자 의무로 생각하고 있다. 즉, '소리의 역할', '오디오 기기의 역할'에 대해 착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리는 음악이 아니다. 소리는 음악을 구성하는 물리적 입자요, 언어적 메타포(metaphor)일 뿐이다. 소리들을 통해 우리는 음악을 들을 수 있고, 예술적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도 있지만, 그 것은 소리가 만들어 낸 감동이 아니라, 소리가 전달해 주는 감동이다. 즉, 소리는 전달 매개체일 뿐이다. 그런데 오디오 기기를 만드는 사람, 즐기는 사람 모두 가끔 이를 착각 할 때가 있다. 성능이 우수한 기기들은, 꽉 막힌 쳇증을 뚫어주듯 '소리의 소통'을 원활하게 만들어 준다. 그래서 사용자들은 전에 듣지 못했던-사실은 전에도 존재는 했지만 단지 원활하지 못한 소통 때문에 막혀 있었던-소리를 새로이 듣고 감탄하게 된다. 그때 일어나기 쉬운 착각이 그 '새로운 소리'를 방금 들여 놓은 그 '새로운 기기'가 만들어 주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착각에 빠지게 되면, 모든 오디오 기기들이 다 '각기 개성적으로 음악을 만드는 능력'이 있고, 사용자는 그 중 자기 취향에 맞는 특정한 것을 고르는 것이라고 오디오를 생각하기 쉽다. 이런 까닭에 어마어마한 가격의 고급 부품들을 사용한 하이엔드 기기들조차도 의도적인 착색을 서슴치 않게 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고급 기종으로 갈 수록 소리는 더욱 더 '중립적'이 되어야 하고, '왜곡된 소리에 의한 감동'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 나쁜 녹음 상태의 음반은 나쁘게 들려야 하고, 서투른 연주자의 거칠고 찌그러지는 연주음은 그 상태 그대로 들려야 한다. '자기 자신 만의 특색있는 음색' 같은 것을 가져서는 안 된다. 기기마다 음질적 특성이 다른 것은 정상이지만, 의도적으로 변질시킨 고유의 음색을 갖는 것은 비정상인 것이다.

Nº 53은 이 부분에서는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Nº 53의 사운드는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고, 밝지도 어둡지도 않다. 이런 류의 표현이 좀 무색하다. 그럼 '남성적'이라고 표현했던 의미는? 사실 세상에 남성적인 소리가 어디 있고, 여성적인 소리가 어디 있겠는가? '소녀시대'의 노래를 Nº 53으로 들으면 보이쉬하게 들린다는 뜻인가? ^^; 정말 그렇다면 어마어마한 '착색'이다. Nº 53이 '남성적'이라는 것은 그런 의미가 아니다. 단단하고, 파워풀하고, 스피디한 음향적 특성을 통칭(統稱)할 수 있는 컨셉의 단어를 찾다 보니 '남성적'이라고 한 것일 뿐, 음색을 표현하는 말로 쓴 것은 아니다.

음악 감상(鑑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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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로 고른 타이틀은 <Alfred Brendel, Beethoven Piano Sonata> (1994, Phillips). 생존해 있는 최고의 피아니스트 브렌델은 특히 베토벤과 슈베르트 피아노 소나타로 유명하다.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2번 op.26." 혹자는 브렌델의 연주를 무색무취(無色無臭)하다고 하지만 필자는 그렇게 느낀 적이 없다. 강약 조절이 또렷하고 리듬의 묘사가 정확해 그의 연주에서는 항상 강렬하고 굳센 인상이 남는다. Nº 53이라면 어떨까? 1악장 Andante. 도입부는 A1~A3에 이르는 낮은 음계의 건반이 무겁게 진행된다. 50~220Hz 저역의 파워가 어필되는 장면이다. Nº 53 은 이 부분에서 아주 강한 모습을 보인다. 저역이 깊고 단단해 브렌델의 굵고 간결한 터치가 장중한 느낌으로 그대로 살아난다.  1악장 중간 첫 번째 변주로 접어드는 부분에서의 80Hz 대역의 재생음은 터치감이 너무 직접적으로 전달되어 몸이 움찔할 정도이다. 2악장 스케르조는 빠르고 강렬한 터치가 생명이다. 여기서는 Nº 53의 또 다른 강점인 스피드가 부각된다. 강하게 내리치다가 다시 약하게 이음새를 메꿔 나가는 브렌델의 손놀림이 대단히 빠르다. Nº 53은 탕탕 튀어 오르듯 탄력있고 스피디한 저역을 무리없이 소화해낸다. 강하지만 둔탁하지 않다. 고역을 빠르게 오가도 투명함을 결코 잃지 않는다.
 
그러나 음이 기대만큼 넓게 퍼지지 않는다. 원래 이 부분이 이랬던가?  케이블을 옆에 서 있는 할크로 DM88 파워 앰프에 옮겨 보았다. 무대가 완연하게 넓어진다. 저역의 깊이와 포커싱은 Nº 53이 다소 앞서고, 중고역의 뻗음새와 스테이징 능력은 할크로가 확실히 앞선다. 두 기종은 모두 정상급의 소리를 왜곡없이 들려주지만 사운드 성향은 완전히 대조적이다. Nº 53은 할크로 보다는 차라리 볼더 쪽에 가깝다. 할크로의 화려하고 섬세한 표현 능력에 감탄 하셨던 분들에게 Nº 53은 다소 건조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볼더의 강렬함과 정숙함, 큰 스케일에 감탄 했던 분들이라면 Nº 53에서도 얼추 비슷한 느낌이 가능하다. 필자 개인의 소견으로는 볼더 2050이 좀 더 편안하고 촉촉하며 여유있는 느낌을 주는 반면, Nº 53은 좀 더 스피디하고 탄력적이며 긴장감을 요구하는 편 아닌가 싶다. 그러나 스케일 면에서는 Nº 53도 큰 사운드를 구사하지만, 볼더 2050에 비할 수준은 안 된다. 스테이징도 볼더 2050이 더 넓고 광활하다. 반면 Nº 53은 부드럽고 또박또박한 느낌을 준다. 견강부회(牽强附會) 억지로 '편 가르기'를 하자면, 할크로 쪽보다는 볼더 쪽에 더 가깝다는 비유일 뿐, 결코 2050과 Nº 53이 동류(同類)라는 뜻은 아니다. 오디오라는게 참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브렌델의 또 다른 연주곡.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3번 op.27, 2악장 알레그로는 Nº 53의 투명하고 빠른 음 전달 능력이 십분 발휘되는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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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3악장 아다지오로 넘어가기 직전 부분은 쉴새없이 몰아치던 강렬함이 깊은 여운을 남기는데 Nº 53은 마치 브렌델의 손가락만 집중적으로 노리고 따라가듯 투명하면서도 빈틈이 없고 빠르다. 훌륭하다.

브렌델을 들었으니 내친 김에 하이페츠까지 들어보기로 했다. <Heifetz, Bach Sonatas & Partita> (1999, BMG) 곧장 "샤콘느"(Chaconne, BWV 1004)로 넘어가 보았다. 이 레코딩은 원래 노이즈가 심하다. 필자는 때때로 이 음반을 앰프나 파워 관련 제품을 테스트 하기 위해 쓴다. 볼륨을 키워 자세히 들어보면 노이즈가 평탄치 않고 다양하게 변조가 된다. 좋은 기기라면 이 노이즈가 아주 섬세하게(?) 다 들려야 한다. Nº 53 또한 그랬다.(파워 컨디셔너 관련 제품 대다수가 이 미세하게 들리는 고음 노이즈를 잘라 버린다. 그때 노이즈만 잘리는 것이 아님은 불문가지이다.) 하이페츠에서는 브렌델 만큼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역시 아주 충실하고 분석적인 음 전달 능력을 보여준다. 특히 인상적인 파트는 초고역대의 여린 음을 하이페츠가 신기(神技)에 가까운, 예의 그 운지(運指)를 통해 빠르고 섬세하게 전달할 때이다. 섬칫해진다. 빠른 응답도 응답이지만 음이 찰라의 순간에도 또렷하게 이미지를 형성해 나가는 능력이 놀랍다. 하이페츠가 아무리 빠르게 강약을 조절하며 연주를 시도해도 슬쩍 뭉개면서 전달하는 낌새가 없다. 투명하고 분석적인 능력은 전작인 Nº 33 또한 높이 평가 받던 요소인데, Nº 53은 한층 더 강화 되었다. 그러나 아쉬움도 있다. 하이페츠의 샤콘느의 클라이맥스인 "폐부를 찌르는 듯한 처절한 날카로움"이 다소 무디어진 듯한, 그 보다는 차라리 충실한 음의 전달에 치중한 느낌이 든다. 이 때의 '날카로움'이란 고역이 찌그러져 모서리가 생기는 음(音)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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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페츠의 샤콘느는 완급의 조절없이 거침없이 치고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하는 빠르고 정교한 고음들로 인해 듣는 사람이 일순간에 가슴 찌릿한 전율을 느끼게 마련인데, 이때 Nº 53은 활의 움직임이 무게감 있게 전해지는 반면, 쉴새없이 여운으로 울려 퍼지는 잔향감 부분은 다소 아쉬운 측면이 있다.

<Beethoven Symphony 8번, Bruno Walter 지휘, Colombia 심포니> (1995, Sony Classic). 개인적인 애청곡 중 하나이다. 1악장 Allegro, 도입부. 짐작대로 저역의 전달이 역시 또렷하고 단단하다. 전체적인 오케스트라의 균형을 잡아주는 튼튼한 반석(盤石)의 역할을 한다.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다. 역시 말씀 드렸듯이 이미지를 형성하는 능력은 발군(拔群)이다. 1959년도 녹음이라 상태가 썩 좋은 편이 아니지만,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고, 공간 layering이 세밀해 각 악기들이 겹쳐짐이 없이, 또렷이 정위적(正位的)으로 표현이 된다. 한 마디로 기본기(基本技)가 튼튼한 선수를 보는 것 같다.

이번에는 좀 색다른 음반을 준비해 보았다. <Zappa, The Yellow Shark> (1993, Ryco Disc). 작곡가, 연주자이자 영화감독이고, 반정부 아티스트로도 알려진 프랭크 재파는 20세기 최후의 Post Modernist라 불리울만 하다. 비틀즈와 딥 퍼플에게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던 이 천재 음악가는 1993년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직전 유작으로 이 앨범을 남긴다. 녹음이 아주 우수한 음반이다. 들어보면 재즈도 아니고, 락도 아니고, 퍼포먼스도 아니고 처음에는 어리둥절 "이거 무슨 전위(前衛) 예술인가?" 싶다. 하지만 반복적으로 들어보면 언뜻 즉흥적으로 보이는 연주 속에서 번뜩이는 기지(機智)와 치밀한 천재성을 발견하고 곧 그 세계에 빠져 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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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me Beach II"도 그런 곡이다. 연주를 맡은 Ensemble Modern은 27인조 오케스트라이다. 클라리넷, 호른, 바순, 튜바 등의 관악기와 여러 종류이 퍼쿠션들이 얼핏 무질서하게 툭툭 튀어 나온다. 이 곡은 "멜로디"를 듣는 것이 아니라 "소리의 조화"를 듣는 것이다. 그런데 음상(音像)이 또렷하지 않으면 이 곡은 난삽하고 복잡한 소음(騷音)이 되어 버린다. 그래서 필자는 기기 리뷰에 가끔 이 곡을 사용한다. Nº 53은 제대로 만난 임자였다. 포커싱이 또렷하고 강하게 부각되면서 곡의 진수(眞髓)가 그대로 드러난다. 또 다른 곡 "The Girl in the Magnesium Dress"는 하프의 투명함이 엄청나게 빠른 전개가 포인트이다.  아무튼 16분음표, 32분음표 많이 그려진 악보라면 Nº 53은 언제나 득의만만이다.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Best Recording <Jennifer Warnes, Famous Blue Raincoat> (2007, Shout)를 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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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ird on a Wire"는 강한 퍼쿠션 사운드로 시작된다. 말씀 드렸듯이 Nº 53은 편안함 보다는 긴장과 흥분감이 더 친숙한 기종이다. 강한 비트가 섞인 저역의 묘사에 안성맞춤이다. 소리가 타이트하고 농밀하다. "Famous Blue Raincoat"에서는 제니퍼 원즈의 보컬과 배경의 여러 악기들이 중첩되거나 뭉개짐이 없이 깔끔하게 정돈 된다. 그러나 말씀 드렸듯이 형성된 무대는 그다지 넓지 않고 조밀한 편이다. 원즈는 원래 보컬의 성격 상 쭉쭉 뻗는 편이라 Nº 53이 잘 어울린다. 노라 존스나 야신타 같은 경우는 공기 중에 촉촉하게 퍼지는 잔향감을 통해 여운을 느끼게 되는 편이다.  Nº 53또한 하이엔드 기기인만큼 이런 쪽도 일정 수준 이상은 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쪽 전공은 아니다. 할크로처럼 소리 끝이 여러 층의 계조를 이루어 자연스럽게 전개되고 사라지는 스타일이 아니라, 각 보컬들의 음색들이 아주 세밀히 구분될 만큼 정세하게 또박또박 확실히 표현하는 스타일이다. 위 곡에서도 색소폰 독주 부분이 음상이 또렷한 것은 나무랄데 없는데 조금 더 소리가 고역 부분에서 여유있게 퍼져 주었으면 금상첨화 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워낙 소리가 단단하고 포커싱이 좋아 어떤 장르의 음악이던 생동감을 잃는 법은 없다. 치장없이 생얼굴의 미(美)로 승부하는 셈이랄까.

독자들에게 아주 좋은 타이틀을 하나 소개 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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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의 젊은 음악가들로 구성된 앙상블 악단 The Trondheim Solois의 연주곡이 담긴 타이틀, <TrondheimSolistene, Divertimenti> (2008, Lindberg). 파란 색의 블루레이 케이스를 열면 두 장의 음반이 들어 있다. 한 장은 SACD/CD 하이브리드 판(版), 그리고 다른 한장은 블루레이 판. 후자(後者)에 주목하자. 이 블루레이 디스크는 192kHz/24bit 6.1채널의 비압축 LPCM을 비롯, 같은 스펙의 무손실 압축 포맷인 dts HD Master와 Dolby True HD 사운드 트랙을 모두 담고 있는 한 마디로 작정하고 만든 타이틀이다. 더불어 192kHz/24bit 2채널의 LPCM 트랙도 갖추고 있다. (LPCM은 CD 포맷인 PCM과 같은 것으로 압축 포맷들과 구별하여 비압축 리니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차세대 Audio에서는 LPCM으로 주로 표기한다.) DD 컨버터에 의한 업샘플링이 아닌, 원본 마스터에서 직접 192kHz/24bit로 추출 되어 나온 제작된 타이틀은 현재까지 이 타이틀과 일본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아키라> 일본판 블루레이 단 두 종류 뿐이다. <아키라>는 영상물이지만 이 타이틀은 정지 영상만 있는 오디오 전용 타이틀이다. Nº 53은 멀티 채널이 아니기 때문에 6채널이 아닌, 192kHz/24bit 2채널로만 테스트를 했다. 192kHz/24bit은 6채널의 전송률이 27.6Mbps, 2채널의 전송률이 9.2Mbps로 일반 레드북 CD의 44.1kHz/16bit 포맷 전송률 1.4Mbps와는 정보량과 해상도에서 현격한 차이가 있다. 향후 블루레이를 통해 96kHz/24bit 또는 192kHz/24bit의 고해상도 뮤직 타이틀이 꾸준히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타이틀에는 네 곡의 관현악이 담겨 있는데, 첫 번 트랙은 Benjamin Britten"Simple Symphony"이다. 역시 해상도가 높고 정보량이 넘쳐난다. 샘플링 레이트가 높아지면 대개 음장이 넓어지고 다이내믹 레인지가 더 확대 된다. 그리고 소리가 훨씬 더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Nº 53 또한 넓고 광활한 무대를 자연스럽게 펼쳐서 내 놓는다. 마지막 트랙인 Bela Bartok"Divertimento for Strings". 연속적인 현(絃)의 기교가 넓은 음역대를 넘나들며 이어진다. 각각의 바이올린들이 확실하게 구별 되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장면이 아주 시원스럽게 제대로 표현이 되고 있다. 상쾌함이 느껴진다. 워낙 이 음반의 녹음이 훌륭한 까닭도 있지만, 배경이 정숙하고 깔끔하게 잘 정돈된 무대를 형성하는 능력은 Nº 53의 또 다른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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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John Mayer Live in L.A, Where the Light is> (2008, Sony BMG). 존 메이어의 LA 공연 실황 블루레이 타이틀이다.  96kHz/24bit 6채널의 Dolby TrueHD 오디오 트랙과 96kHz/24bit의 2채널 LPCM 트랙이 들어 있다. 역시 해상도가 높고 정돈이 잘 된 베스트 레코딩 타이틀이다. 개인적으로 앞부분의 acoustic 연주들을 좋아한다. "Stop This Train". 존 메이어의 acoustic guitar 전주(前奏) 부분은 손가락이 현을 스칠 때 나는 마찰음까지도 아주 섬세하고 라이브 하게 전달된다. 해상도도 좋지만 이 타이틀은 band set 트랙 부분으로 가면 다이내믹 레인지 능력을 점검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확실히  Nº 53은 이런 식의 라이브 공연에 강한 느낌이다. 존 메이어의 보컬은 약간 쉰 듯하지만 호소력이 스며 있다. 고역의 가성(假聲) 부분은 약간 건조한 느낌이 있다. Nº 53은 잔향감은 풍부하지 않지만, 입
자의 질감이 두드러지도록 굵고 두텁게 음장이 형성 되기 때문에 무대의 크기와 상관 없이 듣는 사람이 강한 밀도감을 느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화려하게 치장된 음색이 아님에도 늘 생기 있는 사운드를 경험 할 수 있는 것이다. 날카롭거나 딱딱하지만 화사하게 느껴지는 고역음을 을 즐기던 분들에게는 다소 부드럽고 밋밋하게 느껴질 지 모른다. 그러나 사실은 이 쪽이 훨씬 정직한 셈이다. 참고로 블루레이 타이틀은 소니 Playstation 3 또는 전용 블루레이 플레이어에서만 재생이 되며, HDMI가 장착된 AV 프로세서 또는 리시버가 필요하다. 블루레이 영화/음악/다큐멘터리 타이틀 국내에도 100여종 정도 출시가 되어 있으며 클래식 타이틀도 적지 않다.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타이틀도 amazon이나 dvdempire 같은 해외 사이트를 통해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우리는 앞서 Nº 53의 기술적 특징들에 많은 지면을 할애했었다. Nº 53이 깊고 탄탄한 저역과 빠른 응답성을 보이는 점을 '스위칭 앰프'라는 특성과 분리해서 생각하기 곤란하다. 모든 스위칭 앰프가 다  Nº 53 같은 특성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원가도 다르고, 또 소리가 오로지 증폭 방식 한 가지로만 결정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스위칭 앰프는 저역의 깊이와 응답성에서 이점이 있는 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음이 투명하고 분석적인 것은 Nº 33 이전부터 내려온 마크 레빈슨 앰프의 특성이라 하겠지만, 작은 체구에도 불구하고 500W(8옴 기준)의 대출력을 낼 수 있었던 것도 역시 '스위칭 앰프'의 장점 때문이다.

역시 대출력의 위력을 무시할 수는 없다. 사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음압은 그렇게 높은 수치의 파워를 요구 하지는 않는다. 예를 들어 8옴 기준 1000W의 출력을 가진 볼더 2050 같은 앰프는, 우선 그 대출력을 충분히 담보할 수 있을 만큼의 전압을 벽체에서 끌어내는 것 조차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나마 우리가 220V 국가에 살고 있다는 것은 참 다행이다.) 그러나 더 큰 소리를 듣기 위한 것이 아니라도, 정격출력이 큰 고급 앰프들은 대개 우리에게 더 넓은 다이내믹 레인지와 보다 안정되고 여유 있는 저역을 보장해준다. 특히 음압이 높지 않은 6옴 또는 4옴의 풀레인지 스피커를 만나면 더더욱 그 위력이 실감된다. No.53 또한 그렇다. 저역이 깊고 단단한 것과 다이내믹 레인지가 넓은 것은 500W(8옴)/1000W(4옴)의 대출력 스펙과도 또한 연결되는 내용이라 보여진다. 더불어 음량을 어지간히 높혀도 평탄성을 잃지 않으며, 여전히 정숙한 배경을 유지한다. 필자가 사용하는 할크로 DM88은 과거 여러 측정자료를 통해 노이즈 가장 적은 앰프로 소문난 제품이다. Nº 53은 아직 실측 자료를 입수할 수 없어 수치적으로 명확하게 비교 할 수는 없지만 일단 청감(聽感) 상으로는 할크로보다도 더 정숙한 느낌이다. Nº 33과 크게 구별되는 요소 중 하나도 이 점이다. Nº 33은 다소 거친 느낌이 있지만, Nº 53은 훨씬 부드럽고 깔끔한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말씀 드렸듯이 Nº 53은 시스템에 편입이 되자마자 곧바로 그 시스템을 장악하고 자신의 존재를 확실히 드러내는 '카리스마'가 있다.


맺으며

HSG는 향후 파워 앰프 시장이 '스위칭 파워' 쪽으로 급격히 이동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과거 LP가 그랬고, 진공관이 그랬듯이, 리니어 앰프도 비슷한 길을 걸을 것이라는 것이다. 마크 레빈슨의 상표를 달고 있는 회사의 예측이니 무시 할 수 없겠다. 또 최근 스위칭 앰프나 파워, 더 나아가 디지털 앰프 분야의 기술 발전 속도도 놀랍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하이엔드 파워 앰프들도 과거 Class A 일변도의 흐름에서 점점 벗어나고 있다. 일종의 변혁기이다. 아마도 Nº 53이 그 변혁의 속도를 가속 시키데는 큰 역할을 할 것이다. "마크 레빈슨의 레퍼런스 모델"이라는 상징성이 있기 때문이다.

역시 문제는 가격이다. 물론 하이엔드 오디오는 가격보다는 성능이다. 성능이 좋으면 말도 안 되는 가격도 때로 용납되는 특수한 시장이기는 하다. 하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 세계적인 불황의 여파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고환율이 가장 큰 부담이다. 그렇다고 시간이 지나면 환율이 안정될 것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오디오 하는 사람들에게 요즘은 정말 고민의 시기이다. 아무튼 그건 그렇다 치더라도, 명가(名家) 마크 레빈슨이 본격적으로 부활 하고 있다는 점만은 모든 오디오파일에게 흐뭇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 원 태)


Associated Equipment
 :

Digital source : Mark Levinson Nº 31.5 CDT & Nº 30.6 DAC (for CD), Sony Playstation 3, Pioneer Elite BDP-05FD (for Blu-Ray)
Preamplification: Mark Levinson Nº 32 (for CD) & Nº 502 (for Blu-Ray)
Power amplifiers: Halcro dm88 monoblocks
Loudspeakers: Revel Ultima2 Salon2
Cables: <Interconnect> Nordost Valhalla (Digital), Transparent Reference XL (Analog), AudioQuest HDMI-3 (HDMI) <Speaker> Transparent Reference XL (with WBT connector) <AC> Transparent MM, JPS Labs Digital AC, Sanctus Power Cord
Power Conditioner : PS Power Plant P-500, Mark Levinson PLS-330 (for Nº 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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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9.03.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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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k Levinson Nº 53
       Dual Monaural Power Amplifier
          - Posted by 최 원 태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에서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레퍼런스 파워 앰프 모델을 발표했다. 모델명은 53. 아마도 많은 오디오파일이 Nº 53 이라는 형번(型番)에서 동사(同社)의 Nº 33  모노럴 파워 앰프를 연상하기 쉬울 것이다. 다작(多作)의 앰프 전통명가(傳統名家)인 마크 레빈슨이지만 스스로 "Reference Model"이라 칭(稱)했던 제품은 이제까지 두 모델 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992년에 발표된 Nº 20.6(아래 우측 사진)과 1994년 말 발표된 Nº 33 이 그 것이다. 1996년에 Nº 33H가 또한 출시 되었지만 이 제품은 Nº 33의 다운 그레이드 모델로 "레퍼런스 급"이라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그러니까 Nº 53은 무려 15년 만에 발표되는 마크 레빈슨의 레퍼런스 적통(嫡統) 제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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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º 53의 등장은 제품 자체로도 이슈가 될 만 하지만, "마크 레빈슨"이라는 상징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측면에서도 자못 의미가 있다 하겠다. 돌이켜 보면 30번대, 300번대 모델이 전성(全盛)을 이루던 시기가 마크 레빈슨의 황금기였다. 마크 레빈슨, 크렐, 제프 롤랜드, 플리니우스, 볼더 등이 이끄는 Solid-State TR 앰프들은 80년대 질풍노도의 성장 시기를 거쳐, 90년대 수만불 대의 하이엔드 파워 앰프 시장을 형성하면서 완전히 주류(主流)로 자리를 잡았다. 언급한 Nº 33도 이들 군(群)의 대표적 제품 중 하나이다.

파워 앰프 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마크 레빈슨은 Nº 32 프리앰프, Nº 31.5 트랜스포트, Nº 30.6 DAC 등 다량의 레퍼런스 모델을 의욕적으로 발표 했었다. 그러나 2001년 Nº 40 미디어콘솔(AV 프로세서)을 끝으로 더 이상의 레퍼런스 모델은 없었고, 아랫급 모델의 개발조차도 그리 활발치 못했다. 아시다시피 이 무렵 마크 레빈슨 브랜드의 전성기를 이끌어 나가던 모(母)회사 매드리걸(Madrigal)이 파산했고, 그 주축 인물인 마크 글래지어 사장도 회사를 떠난다. 마크 레빈슨 브랜드는 모 회사인 하만(Harman)에게 환수 된 뒤, HSG(Harman Specialty Group)에 편입 되면서 다시 정상화 되었지만, 과거에 버금 가는 이렇다 할 제품을 발표 하지 못한 채 5~6년을 허비한다. 비슷한 시기 불어닥친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의 냉랭한 한기(寒氣)와 맞물려 한때 일각에서는 '하이엔드 오디오의 퇴조론' 이야기도 오고 갔다. (하지만 마크 레빈슨은 하이엔드 제품 개발이 주춤하던 이 시기에 오히려 카 오디오 분야에 진출 했으니 결코 한가했던 셈은 아니다.)

2008년 마크 레빈슨은 모처럼 하이엔드 거물(巨物)을 발표했다. Nº 502 미디어 콘솔. 어마한 물량이 투입된 초고가 AV 프로세서로 "마크 레빈슨이 드디어 잠에서 깨어 나는구나"하고 느끼게 해 준 첫 예고탄이었다. 그 몇 달 전에는 같은 HSG사(社)의 스피커 브랜드 Revel Audio가 역시 십 수년만에 Flagship Line인 Ultima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작년 말 마크 레빈슨은 15년 만에 새로운 레퍼런스 모노럴 파워 앰프 Nº 53을 발표했다. 형번 만이 아니라 타워형(型)의 외모 또한 전작(前作) Nº 33을 연상케 하는 승계기(承繼器)라 하겠다.


Nº 33을 회고(回顧)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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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발표 되었던 Nº 33은 사운드의 품질과 외양, 스펙,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오디오 시장에 큰 반향(反響)을 불러 일으켰었다. 당시 Nº 33은 많은 오디오파일들의 선망(羨望)이었다. 10년도 훨씬 전 이야기이다. 그 해 여름 필자는 리뷰를 위해 Nº 33을 시청실에 들여 놓을 기회를 가졌다. 리뷰를 마친 후에도 수입사에 부탁해 한 달은 더 연장해 사용 했었다. 물론 Nº 33은 탑 레벨의 하이엔드 파워 앰프로서 손색없는 훌륭한 소리를 들려 주었다. 하지만 필자는 당시 다른 이유로 Nº 33에 대해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Nº 33은 우수한 성능을 얻기 위해 사용자가 감수 해야 할 단점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그 막강한 덩치. Nº 33은 폭이 33cm, 높이 80cm, 깊이 80cm의 거구(巨驅)이다. 당시로는 흔치 않은 타워형(型)이었는데 무게가 개당 200kg이다. 그냥 사진으로 보면 크기가 짐작이 안 간다. 매장에서 봤을 때에도 알마나 큰 지 감(感)이 잘 안 온다. 막상 방에 들여 놓으면 그제야 실감이 온다. Nº33을 보지 못하신 분들은 아래 사진을 보시고 크기를 짐작해 보시라.(랙 사이에 있는 나란히 두 덩어리 서 있는 것이 Nº 33이다.) 이런 크기의 앰프를 스피커 사이에 놓으면 무대 형성에도 영향이 있다. 그래서 소리를 들어가며 앰프의 위치를 약간씩 바꿔 줘야 하는데 한쪽 무게가 200kg, 두 짝 합쳐 400kg가 되다 보니 장정 둘 셋이 달려 들어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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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어마한 전기 소모량. Nº 33은 8옴 기준 300W의 대출력을 "순 A 클라스" 방식으로 구동한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실제 소비 전력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다. Standby 시 대기 전력이 210W, idle 구동 시 소비 전력이 840W. 그러나 실제로 필자가 6옴 풀레인지 스피커에 물린 뒤 측정한 소비 전력은 1kW는 기본이고 때로는 2kW에도 육박했다. 모노 기준이다. 페어로 계산하면 약 3kW 정도가 에버리지라고 보면 된다. 대형 에어콘 2대를 틀어 놓는 셈이다. Nº 33을 사용 하려면 전기값에 대해서는 아예 무관심해야 한다.

셋째, 덩치 크고 전기 많이 먹는 순 A 클라스의 앰프라면 열(熱)이 나는 건 필연적인 결과다. 그 무렵이 하필 여름이었는데 당시 거주하던 곳은 전기 용량이 크지 않아 Nº 33을 울릴 때에는 에어콘을 감히 틀 수가 없었다. 문을 꼭꼭 잠그고 음악을 듣고 있자면 삽시간에 땀이 주르르 흐른다. 대신 겨울에는 난방비가 절약될 것이다.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Nº 33은 그래도 언제나 오디오파일들에게는 동경(憧憬)이었다. 소리만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용서되는 것이 오디오 하는 사람들의 못 말리는 본성 아닌가?

매드리걸은 Nº 33이 발표된 지 4년 뒤 Nº 33과 기본 특성은 동일하되 크기를 반으로 줄인 Nº 33H를 발표하는데, Nº 33에 대한 문제점을 자신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Nº 33H의 접미(接尾) 문자 'H'는 'Half'라는 의미로 출력도 반(半), 사이즈도 반이라는 의미인데 실제 부피는 1/3에 불과해 설치에 부담이 없었다. Nº 33H는 큰 히트를 쳤고 판매량도 Nº 33을 훨씬 능가 하는 스테디 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소리의 스케일감이나 저역의 깊이 등 성능의 차이가 뚜렷했기 때문에 여전히 '레퍼런스 모델'로서의 지위는  Nº 33에게 있는 셈이었다.


Nº 33과 Nº 33H, 그리고 Nº 53

Nº 53을 Nº 33의 뒤를 잇는 승계기라고 했는데 그럼 과연 음질적으로도 그러한가? 아마도 Nº 33 또는 Nº 33H를 사용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점이 가장 궁금 할 것이다.

자세한 음질적 특성은 뒤로 미루되, 우선은 결론부터 간단히 표현 하자. Nº 53은 영락없는 마크 레빈슨의 '바로 그 시절, 그 경향의, 그 앰프'이다. 눈감고 들어도 Nº 33의 족보를 이어 받은 같은 혈통임이 쉽게 짐작 된다. 둘째, 그런데 '족보는 같은데 성질이 좀 다르다'. 무슨 소리일까? 기본적인 생김새는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깊고 탄탄하고 스케일 있는 사운드는 같다. 그런데 '급'(級)이 완전히 다른 소리'이다. 새 제품이라서, 또 더 비싼 제품이니까 그냥 '예의 상 하는 멘트' 아니다. 깊이나 스피드, 해상력, 포커싱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Nº 33 보다 확실히 진일보(進一步)한 새로운 모습이 느껴진다.

외관은 Nº 33, Nº 33H와 동일한 타워형(型)이다. 그런데 체구가 훨씬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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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왼쪽 사진이 Nº 33, 오른쪽 사진이 Nº 33H이다. 그리고 아래 왼쪽 사진이 Nº 53 이다. 보시다시피 세 제품의 디자인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체구는 Nº 53이 그중 가장 작다. 사진 사이즈 때문에 Nº 33H보다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키만 약간 크고 너비와 깊이는 훨씬 작다. Nº 33H가 28x47x58cm(폭x높이x깊이), 100kg인 반면, Nº 53은 21x53x52cm, 60kg이다. 부피로 따지면 Nº 33의 25%, Nº 33H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Nº 33은 33x80x80cm, 20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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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사양을 보자. 정격출력(RMS) 기준으로 Nº 33H는 150W(8옴)/300W(4옴)이고, Nº 33은 300W(8옴)/600W(4옴)이다. Nº 53은 500W(8옴)/1000W(4옴)이다. Nº 33과 비교하자면 체구는 1/4인데 출력은 오히려 1.7배이다. 이제까지 출시된 마크 레빈슨 앰프 중에서는 최대 출력이다.
 
어떻게 체구가 더 작아졌는데 출력이 더 증가 할 수 있었을까?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경우 예상 정답은 십중팔구 "스위칭 앰프"가 된다. 스위칭 앰프는 구조 상 리니어 앰프보다 훨씬 컴팩트 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고개가 갸웃 거려진다. '설마 마크 레빈슨이 스위칭 앰프를?', '마크 레빈슨은 A 클라스 앰프의 주창자(主唱者)인데?'... 아마 이렇게 생각 하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뜻 밖에도 Nº 53은 정말로 스위칭 앰프이다. 마크 레빈슨 앰프로서는 최초이다. 그러나 스위칭 파워는 아니다. 증폭을 스위칭으로 할 뿐 파워 서플라이는 리니어 방식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리니어 앰프와 스위칭 앰프, 그리고 Nº 53에 새로 적용된 증폭 기술에 대해 길고 충분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Nº 53의 제품 특성을 파악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페어 기준 50,000불.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모르겠다. 최초의 레퍼런스 모델인 Nº 20.6이 15,000불, Nº 33은 33,000불이었다. 그리고 Nº 33H는 20,000불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Nº 33이 출시 된 것이 15년 전이니 세월을 감안하면 그다지 비싸진 편이 아니라고 제조사측 입장에서는 강변(强辯) 할 지 모른다. 또 명색이 <마크 레빈슨의 레퍼런스 모델>이라는 '위상'(位相)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어마한 금액이다. 물론 더 비싼 앰프들도 있다. 하지만 5만불 파워 앰프를 쓴다면 스피커도 10만불짜리를, 소스기기나 프리앰프도 몇 만불짜리를 써야 격(?)이 맞는 셈이 되는걸까? 필자는 오랫동안 하이엔드 기기들을 리뷰 해 온 처지이지만, 이렇게 천정부지 높아져만 가는 기기 가격에 대해서는 필자 또한 정말 대책이 안 선다. 이러다가는 하이엔드 오디오 윗 단계로 '익스트림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분야를 따로 만들어 독립시켜야 할 것 같다. 걱정거리는 또 있다. 환율(換率)이다. 비단 이 제품 뿐이 아니라 수입 오디오 시장 전체에 지금 핵폭탄으로 작용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고환율 문제'이다. 수입사들도 도무지 가격을 어떻게 책정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오디오 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경색시키는 악재이다.


디자인 & 인사이드


마감은 전통적인 마크 레빈슨 제품의 '블랙 & 그레이' 톤. 그런데 최근의 마크 레빈슨 제품을 보면 '그레이'의 질감이 기존 것과 약간 다르다. 약간 더 밝고 입자가 고운 편이다. HSG 측 말로는 더 비싸고 튼튼한 소재라고 하는데 필자의 개인 생각으로는 '옛날 그레이'가 더 품위 있어 보인다. 반면 '최신 그레이'는 좀 더 모던한 느낌이랄까. (그런데 얼핏 봐서는 잘 구별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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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열판을 제외한 본체의 폭이 정말 날씬해졌다. 전면에 있는 파워 버튼을 눌러 작동 상태가 되면 아래 사진처럼  빨간 색의 마크 레빈슨 로고가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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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을 보자. 맨 아래 전원 콘센트와 파워 스위치가 보이고 그 위로 스피커 연결 커넥터 두 조가 보인다. 조금 더 위 쪽으로 가면 Balanced 및 Single-Ended 단자가 보인다.  상단에는 Ethernet, Link2 (in/out) 및 Power Save Mode 스위치와 트리거 (in/out) 단자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다.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보실 수 있다.)

Power Save Mode Switch는 말 그대로 '절전 스위치'이다. 소비 전력 문제로 애를 겪었던 전작(前作)을 감안한 기능이다. Nº 53은 스위칭 앰프이지만 파워 서플라이는 리니어 방식이다. A 클라스 앰프 같은 커다란 전력의 소모는 없지만, 스위칭 파워처럼 소모량이 작은 것도 아니다. Standby와 Idle에 관계 없이 구동 시 200W 정도의 전력이 소비된다. 그러나 스위칭 증폭이라 그런지 음압이나 세기에 따른 전력 증가가 거의 없었다. 혹자는 Idle 상태라면 감수하겠지만 Standby 상태에서의 200W는 신경이 쓰인다고 말할 것이다. 이때는 '절전 스위치'를 사용하면 된다. 이 스위치가 On 상태면, 프론트 패널의 버튼은 누를 때마다 'On'과 '저전압 절전모드' 사이를 오간다. '저전압 절전모드'가 되면 오디오 회로부에는 전기가 흐르지 않고, 통신/컨트롤 회로에만 전기가 흐르기 때문에 소비 전력이 별로 없다. '절전 스위치'가 Off 상태면 보통 때처럼 프론트 패널의 버튼은 'On'과 'Standby' 상태를 오가게 된다.

Link2 포트는 다른 마크 레빈슨 컴포넌트와 연결하여 작동할 때 사용되나 그나마도 최신 Link2가 장착된 기종에 한할 뿐 예전 기종에는 해당사항 무(無)이다. Ethernet 포트는 ML.net 및 PC와 연결하여 시리얼 포트 제어 명령 등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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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마크 레빈슨 Nº 53을 측면에서 바라 본 내부 구조의 모습이다. 크게 상, 중, 하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사진은 한 쪽면만 보여주고 있으므로 독자들은 동일한 배열의 다른 한 쪽면도 염두 하시기 바란다.) 맨 아래의 파워 서플라이 부분부터 보자. 말씀 드렸듯이 마크 레빈슨 Nº 53은 출력단의 증폭 방식은 스위칭이지만, 파워 서플라이는 종래의 리니어 방식 그대로이다. 하지만 스위칭 증폭은 효율성이 높아 A 클라스 증폭 앰프보다는 역시 파워 서플라이의 크기가 훨씬 줄어든다.
 
1개의 2.8kVA 짜리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4개의 47,000㎌ low-ESR 캐패시터가 배치되어 있다. 참고로 Nº 33은 2.45kVA짜리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2개, 39,000㎌ 용량의 캐패시터를 무려 12개나 사용 했었다. 또 Nº 33H는 3.47kVA 토로이달 트랜스포머 1개와 4개의 60,000㎌ 용량의 캐패시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말 많이 컴팩트(?) 해진 셈이다.
 
가운데로 올라가 보자. Nº 53은 출력 앰프 모듈을 4개를 사용한다.(사진에는 한 쪽 면 2개만 보인다.) 각 모듈은 두 개씩의 대형 코일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코일은 모두 8개이다. 장차 설명을 하겠지만 바로 이 부분이 Nº 53 고유의 IPT 기술에 의한 스위칭 증폭이 실행 되는 핵심 부분이다. 이 들 네 개의 앰프 모듈들은 서로 연계되어 실효 스위칭 주파수를 500kHz~2MHz 대역까지 높이는 위력을 발휘한다.

맨 위 쪽에는 컨트롤 보드가 자리 잡고 있다. 아래 사진은 앰프 위 쪽에서 컨트롤 모듈을 내려다 본 모습이다. 이 모듈에는 별도의 파워가 따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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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 방식에 대한 서술

아무래도 잠깐이라도 증폭 방식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 좋겠다. 마크 레빈슨 Nº 53을 기술적으로 살펴볼 때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스위칭 앰프로의 전환", 그리고 "하만 고유의 새로운 스위칭 기술인 IPT" 이 두 가지이다. 따라서 증폭 방식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아시는 분들에게는 너무 뻔한 이야기이니까 그런 분들은 이 파트를 건너 뛰어 2부로 곧장 넘어 가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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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앰프의 주요 임무는 프리 앰프로 부터 넘겨 받은 미약한 아날로그 전기 신호를 증폭 시켜 스피커를 구동할 만한 큰 전기 신호로 바꾸는 일이다. 파워 앰프는 크게 나누어 (1) 입력 스테이지 (2) 드라이버 스테이지 (3) 출력 스테이지 및 (4) 파워 서플라이 네 파트로 구성이 된다. 위 Nº 53의 내부 사진을 예로 들자면 맨 위쪽이 입력 및 드라이버 스테이지에 해당 되고, 가운데가 출력 스테이지 그리고 맨 아래가 파워 서플라이 부분에 해당된다. 파워 부분은 전기를 입력 받고 강압하고 AC-DC 전환을 하고, 필터링을 하며, 전환된 전기를 캐패서터에 저정하는 작업 등을 하며, 각 스테이지들은 프리앰프에서 전달 받은 약한 전기 신호를 순서대로 처리해 나가면서 높게 증폭 시켜 출력 시키는 역할을 한다.

흔히들 파워 앰프를 분류할 때 Class A, Class B, Class AB, Class D 등등으로 구분지어 말한다. 우리 말로는 간단히 A급, B급, AB급, D급이라 할 수 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를 앰프의 성능을 등급별로 나눈 표시쯤으로 오해하고 있다. A급, B급, C급, D급... 등은 앰프의 성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신호 증폭 방식에 따른 구분이다.

Class A와 Class B는 리니어 증폭 방식이고, Class D는 스위칭 증폭 방식이다. 그러나 증폭 결과에 따른 장단점을 따지다보면 때로는 Class B와 Class D가 유사하기도 하다. 한편 Class AB는 Class A와 Class B가 혼용된 방식이며, 사실은 더 세분화 하자면 Class A/AB, Class E, Class H, Class T 등등 굉장히 많은 종류의 증폭 방식이 존재한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또 다른 새로운 방식이 어디선가 개발 되고 있을 것이다.) 일단 Class A와 Class B가 기본이니까 이 두 가지를 구분해 보기로 하자.

400미터 트랙을 달린다고 가정해보자. Class A는 선수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트랙을 혼자 달리는 것이고, Class B는 두 명의 선수가 구역을 나누어 200미터씩 릴레이로 달리는 것이다. 한편 Class D는 릴레이인 것은 Class B와 같은데 트랙을 도는 수단이 '달리기'가 아니라 '자전거 경주'라고나 할까 전혀 다른 수단을 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Class A는(아래 왼쪽 사진)은 한 개의 트랜지스터가 신호의 + 부분과 - 부분을 모두 담당하는 방식이다. 혼자서 일하니까 일이 일관성도 있고 남의 눈치 볼 것도 없다. Class B 급 방식에서 흔히 말하는 크로스오버 왜곡(Crossover Distortion)이 없다. 대신 혼자서 많은 일을 하려니 힘이 많이 든다. 몸에서 열도 많이 나고 밥도 많이 먹어야 한다. 다시 말해 전기를 많이 소비하고 열이 많이 난다. 전기를 많이 공급해주려면 트랜스포머, 캐피시터도 커야 할 것이고, 또 열이 많이 난다면 그 열을 내보내기 위해 방열판을 크게 달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개 효율성이 떨어지고 앰프의 덩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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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lass B(위 오른쪽 사진)방삭은 Class A와 달리 두 개의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한 쪽 Q₁트랜지스터는 + 출력 때 켜지고, 다른 쪽 Q₂트랜지스터는 - 출력 때 켜지는 방식이다. 따라서 한 쪽이 작동할 때 다른 쪽은 쉰다. 달리 말하면 한 쪽 트랜지스터가 스피커로 전류를 "밀어낼" 때 다른 쪽 트랜지스터는 전류를 "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식의 출력을 Push-Pull 방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Class B와 Class B push-pull 방식은 구별이 되어야 하나, 여기서는 그냥 통칭(統稱) 하기로 하자.)

이 방식의 강점은 '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서로 교대로 작동하기 때문에 열도 적고 크기에 비해 대출력도 가능하다. 달리기로 따지면 두 선수가 릴레이로 뛰니까 힘이 덜 드는 셈이다. 힘이 덜 드니까 혼자라면 200m 밖에 못 뛸 것을 400m도 너끈히 뛸 수 있게 된다. 물론 전기도 덜 먹는다. 그러나 단점이 있다. 한 쪽 트랜지스터에서 다른 쪽 트랜지스터로 역할이 전환 되는 지점에서 크로스오버 왜곡이 생긴다. 릴레이 달리기로 비유하자면 1번 주자가 2번 주자에게 바톤을 넘겨 주는 과정에서 연결이 부자연스럽거나 또는 멈칫하는 현상에 비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음질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효율성은 Class B가 앞서고, 음질은 Class A가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그래서 덩치가 작은데도 출력이 크고, 전기를 덜 먹는, 예를 들어 멀티채널 같은 경우는 Class B가 많고, 음질을 중시하는 고가의 하이엔드 앰프들은 덩치 큰 Class A가 많다.

물론 출력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異見)들이 또한 존재한다. Class A와 Class B의 음질 차이는 순전히 취향에 따른 차이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Class A라고 표기된 앰프 중 상당수가 실제로 회로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Class AB 방식에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 Class A 앰프의 음질적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Class AB 방식은 낮은 출력에서는 A급으로 작동하고 높은 파워가 필요할 때에는 B급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증폭 방식이다. Class AB는 음질과 효율성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말씀 드렸듯이 Class A 라고 알려진 앰프 중에는 기실 Class AB에 가까운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위상반전장치 자체가 아예 없는 '진짜 A급 앰프'들을 이런 '짝퉁 A급'(?)과 구분하기 위해 '순(純)'자(字)를 앞에 붙여 '순 A급' 또는 '싱글 엔디드' 라고 부르기도 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음질이 우수한 앰프 중에 A급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A급 앰프가 다른 방식의 앰프보다 음질이 우수하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홈런타자들 보면 대체로 체구가 크다. 아무래도 장거리포를 많이 쏘려면 체중도 좀 있고 허벅지도 굵어야 한다. 그런데 꼭 그대로 비례하던가? 체구 작은 선수가 큰 선수보다 홈런을 많이 치는 경우는 허다하다. 행크 아론이나 왕정치도 날씬한 편이었다. 증폭방식과 음질의 상관관계는 홈런과 체구의 상관관계보다도 훨씬 더 작다. 선입견은 금물이다. A급을 채택했을 때 들어가게 되는 기회비용을, 음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다른 부분에 더 효과적으로 배분 한다면 푸쉬-풀 앰프나 D급이 A급 앰프보다 당연히 음질이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1만불 이상의 초고가 하이엔드 파워 앰프들을 살펴보면 압도적으로 A급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시장은 아주 자그마한 성능의 개선 정도에도 몇 곱절의 가격을 지불하는 '특수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용자들이 'A급 앰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는 하이엔드 앰프는 당연히 'A급'이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 같은 것이 있었다. '순 A급 하이엔드 앰프'의 붐을 주도하고 환상을 심는 데 앞장 선 브랜듣들이 바로 마크 레빈슨, 크렐, 볼더 같은 브랜드들이었다. 물론 최근 들어서 할크로, 벨칸토 등 Class A가 아니면서 최상급의 사운드를 만들어 주는 제품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마크 레빈슨이 이렇게 "전향적으로"  Class D로 방향을 선회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Class D 증폭 방식에 대해 살펴 보자.


Class D(스위칭) 앰프의 장단점


Class D 증폭 앰프를 우리는 보통 '스위칭 앰프'라고 부른다. 스위칭 앰프는 트랜지스터를 고속으로 ON/OFF 시켜 펄스(Pulse)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입력 오디오 신호를 펄스폭 변조(PWM) 신호로 만든 뒤, 로우 패쓰 필터를 걸어서 다시 스피커 출력을 만들어내는 출력 방식이다.
 
그런데 스위칭 앰프에 대해서는 용어 상의 혼동이 잦은 편이다. 많은 분들이 '스위칭 파워''스위칭 앰프' 그리고 '디지털 앰프' 등의 용어를 구분하지 않고 뒤섞어 사용한다. 그러나 이 들은 모두 다른 개념의 용어들이다.
 
우리가 말하는 Class D 앰프는 '신호의 증폭 방식'에 관한 것으로 '스위칭 앰프'라는 용어는 이 경우에만 해당 된다. 한편 스위칭 파워(SMPS)는 스위치 모드의 '파워 서플라이'로 전원 공급에 대한 구분이다. 따라서 스위칭 파워와 스위칭 앰프는 엄연히 다른 용어이다. 할크로(Halcro) DM58은 스위칭 파워를 사용한 앰프이다. 그러나 DM58은 신호 증폭 방식이 Class A/AB 이다. 따라서 스위칭 앰프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한편 마크 레빈슨 Nº 53은 파워 서플라이가 리니어 파워이다. 그러나 신호 증폭 방식은 Class D이다. 따라서 '스위칭 앰프'라고 부를 수 있다.

'스위칭 앰프'와 '디지털 앰프'도 다른 말이다. 스위칭 앰프가 0과 1 형태의 펄스폭(PWM) 신호를 사용하는 '디지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흔히 '디지털 앰프'로 오해 되기 쉽다. 스위칭 앰프를 뜻하는 'Class D'의 'D'가 Digital을 뜻하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다. 'D'는 Class C 다음 차례로 정의(定義)가 되는 바람에 순서 상 붙은 것으로 Digital을 의미 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파워앰프는 입력 신호부터 디지털이어야 한다. 즉 프리앰프로부터 PCM 데이타를 그대로 받아 들여 PWM 데이타로 변환하는 스위칭 증폭 방식을 사용하면 디지털 앰프이다. 즉, 중간에 DAC 회로를 거치지 않는 경우이다.

그러나 스위칭 앰프는 입력 신호가 디지털일 수도 있고, 아날로그 일 수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스위칭 앰프의 입력 신호는 프리앰프의 DAC 회로를 거친 아날로그 파형이다. 스위칭 앰프에서 사용되는 PWM 데이타는 0과 1로 이루어 진 디지털 신호라는 점에서 PCM과 일맥상통하지만, PCM과 PWM은 엄연히 다른 신호체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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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칭 앰프는 고주파의 triangular wave와 오디오 입력 신호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오디오 신호의 주파수와 증폭 정보를 모듈레이터를 통해 펄스의 폭 신호로 변조한다.(위 사진 참조) 이 것이 PWM 데이타이다. 이 PWM 데이타에 의해 트랜지스터가 쉴새없이 켜지고 꺼지는 스위칭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때 S₁에 의해 웨이브 폼의 포지티브 반쪽(On+ 출력)이 구동되고 다른 S₂를 통해 네가티브 반쪽(On- 출력)이 드라이브 된다. 증폭된 데이터는 다시 커패시터와 인덕터로 구성된 패씨브 필터에 의해 고주파가 제거되고 매끄럽게 다듬어져 최종적으로 스피커로 전달이 된다.

스위칭 앰프의 가장 큰 강점은 '고효율성'이다. Class D 앰프의 이론적인 최대 효휼성은 100%이고, 보통 90% 이상이다. 한편 Class B는 최대 효율성이 78% 이고, 실제 음악 신호에서는 50%를 밑돈다. 효율성이 높으면 소비되는 전력이 줄어들고, 방열판을 작게 만들수 있으며 따라서 앰프의 체구가 작아지면서도 대출력 파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일반적으로 저역이 탄탄하고 응답성이 빠르다는 음질적 강점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칭 앰프는 음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1) Switching Noise와 (2) Dead Band가 바로 그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해결 하느냐가 스위칭 앰프 제조사들의 핵심 기술 개발 과제이다.

이 부분에서 HSG가 내세우는 고유의 특허 기술이 바로 IPT(Interleaved Power Technology)이다. IPT를 이용해 만든 첫 번째 작품이 바로 마크 레빈슨의 Nº 53이다. 실제로 Nº 53은 '스위칭 앰프'라는 요소와 IPT 기술이라는 요소 두 가지로 부터 음질적 특성에 적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제 위에서 언급한 스위칭 앰프의 두 가지 문제점과 이에 대해 마크 레빈슨이 제시 하는 해결책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2부로 넘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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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8.10.04 13:27

  Wadia 170i Transport (2)

  posted by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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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하는 iPod 모델

와디아 측에서 밝힌 170i Transport 공식 지원 iPod 모델은 다음과 같다.

l  iPod 5세대(비디오) 모델 30GB, 60GB, 80GB

l  iPod 나노 1세대 모델 1GB, 2GB, 4GB

l  iPod 나노 2세대 모델 2GB, 4GB, 8GB

l  iPod 나노 3세대 모델 4GB, 8GB

l  iPod 클래식 80GB, 160GB

l  iPod 터치 8GB, 16GB, 32GB

 

이 외의 모델은 확인 되지 않았다.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커넥터만 동일한 형태면 데이터 전송에는 별 문제가 없을 것 같다. 단지 특정 모델이 가지고 있는 특정 기능들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을 수는 있다. 그때는 수동으로 작동하면 된다.)

 

iPod 나노 1세대 제품은 170i 트랜스포트에 연결했을 때 오로지 디지털 오디오 출력만 가능하며 클릭 휠 인터페이스가 먹지 않는다. 그러나 iPod 나노 2세대 제품은 디지털 오디오 출력만 가능한 것은 동일하나 클릭 휠 인터페이스는 작동 한다. iPod 나노 3세대 제품은 컴포넌트 비디오 출력과 디지털 오디오 출력이 모두 가능하고 클릭 휠 인터페이스까지도 정상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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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d 비디오 제품은 컴포넌트 영상 출력은 되지 않고 S-Video 출력만 된다. 또 디지털 오디오만 출력이 가능하다. 클릭 휠 인터페이스도 정상 작동되지 않는다. iPod 클래식 제품은 컴포넌트와 디지털 오디오 출력, 클릭 휠 인터페이스 모두 정상 작동한다. iPod 터치 또한 디지털 오디오 출력, 컴포넌트 영상 출력 및 터치 스크린 인터페이스 모두 작동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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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d
나노 1세대 및 iPod 비디오 제품은 170i Transport에 장착이 되면 자동적으로 “extended interface” 상태로 들어가게 되며, 이때 iPod 화면에는 와디아 로고가 뜬다. 이 상태에서는 디지털 오디오 출력만 가능하고, iPod 자체의 클릭 휠이 먹히지 않는다.(좀 답답한 상황이다.) 이때는 iPod을 막 꽂은 시점에서 이미 iPod에 어떤 곡이 선택되어 있었으면 그 곡을 170i Transport가 이어 받아서 재생을 하며, 그 곡이 끝나면 “All Tracks” 모드가 되어 iPod에 있는 모든 노래를 순서대로 재생한다.(이때 셔플 세팅은 먹히지 않는다.)

 

최상의 음질을 얻기 위해 미리 알아야 할 것들
 

170i Transport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음원으로 비압축 WAV 파일을 사용해야 한다. 여기서 잠깐 파일 포맷에 대해 언급해 보자. (이 이야기는 하자고 하면 끝이 없으니 아주 잠깐만 하자.) CD에 들어 있는 데이터는 대부분이 44.1kHz의 샘플링 레이트에 16bit의 양자화 해상도를 가진 2채널 PCM 데이터다. 이 데이터를 PC로 옮긴 파일의 형태가 WAV, MP3, MP4 등등이다. 관건은 옮길 때 원본 데이터를 얼마나 손실 시키는가 하는 것이다. 세 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

 

(1)  우선 압축을 전혀 하지 않는 것(비압축). 압축을 전혀 하지 않으니 당연히 손실도 없다. 그냥 고스란히 CD 데이터를 PC용 파일형태로 옮긴 것 뿐이다. 이걸 우리는 보통 WAV 파일이라고 부른다. (엄밀히 말하면 ‘WAV=비압축은 아니다. 압축 WAV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보통 통상적으로 WAV라고 하면 44.1kHz/16bit 2채널 기준 1411kbps의 초당 전송률을 갖는, CD와 동일한 크기의 비압축 PCM 데이타를 지칭한다..) 비압축이므로 파일의 크기가 가장 크다. 3분짜리 곡 하나가 보통 30MB 정도 한다. (맥 PC에서는 WAV 대신 AIFF를 주로 사용한다)

 

(2)   압축은 했으나 실질적으로 압축된 데이터를 도로 풀었을 때(디코딩) 원본 데이터와 전혀 차이가 없는 무손실 압축 형태의 것이 있다. 이론적으로 비압축 데이터와 다를 것이 없으나 코덱을 사용하므로 전용 디코더가 필요하고, 또 디코더의 연산 과정을 한번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음질에 미세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2채널 PCM 데이터를 무손실로 압축하는 코덱으로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Apple Lossless(ALAC), FLAC, Shorten 등이 있다. 170i 트랜스포트iPod에서 지원하는 무손실 압축 코덱은 Apple Losseless 방식이다. Apple Losseless MP4 확장자를 가지며 전송률과 파일 크기는 파일의 특성에 따라 가변적이기는 하나 대체로 WAV의 절반 정도 크기라고 보면 된다.

 

(3)   압축을 할 때 원본 데이터를 손상 시켜 섬세한 대역정보까지 많이 날라간 손실 압축 포맷이 있다. MP3가 가장 대표적인 손실 압축 코덱이다. 데이터를 과감하게 날렸으니 파일 크기는 크게 줄어든다. 물론 얼마나 날렸느냐에 따라 다르다. 덜 날렸으면 크기가 커지고 음질이 더 나으며, 많이 날렸으면 크기가 줄고 음질이 더 나빠진다. 일반적으로 64kbps~320kbps의 전송률이 주로 쓰이며 고역은 찌그리지고 저역은 뭉개지는 편이어서 하이파이 시스템에서는 특히 토널 밸런스에서 단점이 많이 드러난다. 192kbps를 기준으로 할 때 3분짜리 곡 하나의 크기는 4MB 남짓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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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i Transport는 하이파이 유저를 위한 디바이스이므로 우리는 당연히 위 세 가지 중 WAV Apple Loseless 포맷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CD의 데이터를 WAV 또는 Apple Lossless 포맷의 파일로 변환을 해야 한다. 변환 작업에 필요한 것은 다음의 세 가지 항목다. (1) 원본 CD (2) CD/DVD/BD ROM (3) 변환 프로그램.

 

(1) 원본 CD 건은 사실 참 민감한 부분이다. 자신이 소유한 CD PC 파일로 변환하는 것은 문제될 것이 없다. 그러나 타인의 CD를 빌려서 파일로 변환하거나 자신이 변환한 파일을 타인에게 복제해 주는 것은 엄연한 불법이다. 디지털 파일의 복제 문제는 언제나 뜨거운 감자이다. 유용성과 정당성 사이에서 항상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일단 패러다임의 변화는 인정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단계에서 현명한 해결방안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이건 지금 할 이야기가 아니니까 그냥 넘어가자. 아무튼 iPod WAV 파일을 넣기 위해서는 기존 CD(레드북)의 데이터를 WAV 파일로 변환해야 한다.

 

(2) 대부분의 PC CD-ROM이든 DVD-ROM이든 롬 드라이브를 장착하고 있다. 그러나 사운드 관련 디지털 엔지니어들은 사용하는 ROM의 성능에 따라 읽어 들이는 데이터의 정확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플렉스터나 야마하의 오래된 고전 모델 몇 가지가 아직도 일부 애호가들에게 사랑을 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혹자는 이를 결벽증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필자의 의견은? 전자(前者)이다.

 

(3) 변환 프로그램은 iPod의 전용 소프트웨어인 iTunes을 사용하면 된다. 애플 사이트에 들어가면 최신버전을 무상으로 다운 받을 수 있다. PC를 다루는 일에 익숙치 않은 독자를 위해 잠시  iTunes 8 프로그램을 통해 변환하는 법을 설명 해보자. (그림을 클릭하면 더 큰 사진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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팝업 메뉴에서 [편집]-[기본설정]을 선택한다. (또는 CTRL과 '+'키를 동시에 눌러도 된다..)
그럼 아래와 같은 윈도박스가 열린다. [일반] 탭 항목의 중간 부분을 보면 [CD를 삽입했을 때-가져오기 요청] 선택항목이 있다. (또는 윈도박스가 열렸을 때 단축키로 알파벳 [O]를 눌러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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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와 같은 윈도박스가 한번 더 열린다. 맨 위의 [다음으로 가져오기](단축키 'I') 항목은, 변환할 포맷의 종류를 판단하는 부분이다. AAC, AIFF, Apple Loseless(ALAC), MP3, WAV 인코더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우리가 선택할 인코더는 Apple Loseless 또는 WAV 두 가지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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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Loseless를 선택했을 때에는 별도로 더 설정할 것이 없다. 설정 값이 무조건 자동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WAV를 선택했을 때에는 바로 아래 설정항목에서 자동을 선택할 수도 있고, ‘사용자 설정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 아래 [오디오 CD를 읽을 때 오류 수정 사용]란은 체크해 주는 것이 좋다. 인코더를 [WAV]+[사용자 설정]을 선택하면 아래와 같은 윈도박스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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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레이트와 양자화 해상도 크기, 채널 등을 세부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데 일반적인 CD라면 44.1kHz, 16비트, 스테레오를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간혹 DVD PCM 데이터와 같이 48kHz의 샘플링 레이트를 갖거나 24비트의 양자화 해상도를 갖는 원본 소스를 넣었을 경우는 그에 맞게 사용자 설정을 직접 해 주는 것이 확실할 수 있다. 물론 애매모호하면 그냥 자동으로 놓아도 된다.

 

이제 CD를 넣으면 iTunes 프로그램이 CD의 내용을 보관함으로 가져올 것인지를 묻게 되며, 이를허락하면 CD의 트랙을 읽어 표시를 한다. 변환하기 원하는 곡목들을 Shift+마우스를 이용해 영역 선택을 한 뒤 마우스의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WAV 생성하기또는 “Apple Lossless 생성하기의 항목이 나타난다. (아래 그림 참조) 이를 선택하면 iTunes가 작업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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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속도는 생각보다 빠르다. 3분 남짓이면 CD 한 장을 변환해낸다. 재생목록 항목의 [Recently Added]에 가면 맨 아래에 방금 전 생성 시킨 곡목들이 보인다. 자신이 알아 보기 쉽게 임의의 폴더를 만든 뒤(단축키: CTRL+N) 그 곳으로 파일을 옮기면 된다.

 

오디오파일들은 파일의 포맷이나 전송률 등이 음질에 미치는 영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당연히 목록에서도 이들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사과 마크 바로 아래 열(Column) 표시 바(Var)에 마우스를 갖다대고 오른쪽 버튼을 클릭하면 표시할 열의 종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팝업메뉴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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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항목들은 uncheck 시키되 [파일 이름], [비트율], [시간], [종류], [트랙번호] 등은 check 한다. [종류] 은 파일이 WAV인지 Apple Loseless인지 MP3인지 표시한다. (Apple Loseless는 실제 파일에서는 MP4 확장자를 갖는다.) [트랙#]가 있어야 변환한 파일들이 CD의 몇번째 트랙인지 알 수가 있다. Apple Lossless 변환의 경우 트랙 넘버 대신 곡목이 자동으로 표시되기 때문에 키를 잘못 누르면 자신의 CD 순서와 달리 알파벳 순으로 정렬될 수도 있다. 따라서 [트랙#]을 표시시켜야 한다. [비트율] 열에 1411kbps로 표시되면 WAV 파일을 뜻한다. Apple Lossless는 가변이라 파일마다 크기가 다 다르다. 이 항목을 보면서 그 곡의 대체적인 압축비율이 짐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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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V 파일로의 변환에 반드시 iTunes를 사용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외부 전용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된다. CD에서 트랙을 읽어 WAV로 변환하는 프로그램 중 유명한 것으로는 주관이 뚜렷한 독일 엔지니어 Andre Wiethoff가 만든 EAC(Exact Audio Copy)가 있다. iTunes 보다 좀 더 전문적인 옵션과 검사 기능을 가지고 있으며 가지고 있는 CD-ROM 또는 DVD-ROM의 성능을 스스로 체킹 하기도 한다. 여러 대의 롬 드라이브를 가지고 있을 경우에는 그 중 어떤 것을 메인 드라이브로 사용할 것인지 추천하기도 한다. EAC는 읽고 변환하는 속도가 iTunes보다 느리다. 한번 더 관련 전문 엔지니어들의 의견을 빌려보면 WAV 변환에 사용하는 프로그램에 따라서도 오류 데이터의 보정 등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음질이 다를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이건 선뜻 안 믿어지는 이야기이다.
 

디지털의 상이성(相異性)’ 21세기의 대표적인 사회과학 테마 중 하나이다. ‘디지털인데 어떻게 다를 수가 있겠느냐?’는 원초적 질문에서 시작해, ‘과연 어디까지를 디지털이라고 규정 지을 수 있겠느냐?’는 사뭇 철학적인 의문도 제시되고 있다. 이 또한 지금 다룰 주제는 아닌 것 같다.

단지 필자가 경험한 것을 잠깐 전해보자. 처음에는 필자도 설마 다르겠어? 또 만에 하나 다르다고 해도 과연 귀로 구별이 갈 수 있는 정도겠어?’ 하고 생각했었다. 평소에 철썩 같이 믿고 있었던 수 많은 "디지털 논리칙(則)'들이 실제 경험을 통해 어이 없이 깨지는 경우를 수 차례 겪었었지만, 그래도 "설마 프로그램에 따라 다르다는 건 좀... "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프로그램에 따른 차이는 미묘하지만 아주 확실하게 존재했다. 스스로 의아한 생각이 들어 착각이 아닐까, 대략 두 시간 남짓 계속 곡을 바꿔 가며 비교 청취를 했던 것 같다. 흥미로운 결론이다. 물론 그 차이는 대단히 미묘한 것이어서 무시해도 좋을 정도이고, , 두번의 비교청취로 구별이 갈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오디오파일이라면 10분 안에 차이를 발견할 수 있을 만큼 확실한 차이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Andre Wiethoff가 써 놓은 테크니컬 도큐멘트를 읽어봐도 프로그램에 따라 결과가 다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이파이넷 필자이기도 한 남상욱님은 유수한 관련 업종 현업에서 활약하고 계신 디지털 오디오 분야의 전문가이시다.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실력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남상욱님께서도 디지털 오디오도 중간 매개들의 여러가지 변수에 의해 그 복제 결과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요지의 글을 쓰신 적이 있었다. 그때는 그 글을 읽고 그저 무심히 고개만 끄덕였었는데, 지금은 어렴풋이 그 뜻을 알 것 같다. 아무튼 디지털도 아날로그 못지 않게 복잡하고 미묘한 세계이다. 결코 편하고 쉽기만 한 분야는 아니다. (※ '디지털 복제' 또는 '디지털 신호 전달의 동일성'에 대한 논쟁은 이젠 좀 진부하다. 1+1=2인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공식만 계속 지겹게 되풀이 해서 말하는 단순한 접근 방식으로는 현상 규명이 안 된다. 뭔가 더하기가 잘 못 되었던지 0.999만 더해졌던지, 아니면 계산기가 고장 났던지... 그도 아니면 안드로메다 성운에 우리가 떨어져 있는 거던지... 아무튼 단순한 연역적 추론의 틀을 벗어나 시야를 더 넓혀 귀납적으로 접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 10월 15일자로 내용 추가합니다. 리뷰에 동원되었던 실제 프로그램에 대한 개인적 문의가 많아 추가로 별기합니다. 본 리뷰에 동원되었던 WAV 파일들은 대부분 EAC 0.9를 통해 추출된 것들입니다. iTunes를 통한 추출 파일은 EAC 추출 파일과의 비교 시청 시에만 사용이 되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문에 iTunes 프로그램만 설명했던 것은, iTunes는 Apple사가 정식으로 공개화한 프로그램입니다만, EAC는 개인 저작 프로그램으로
추가글을 답니다.
본 리뷰에서는 WAV 추출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iTunes의 사용법을 장황히 설명하였습니다.

음질 테스트

 

이제 WAV 파일로의 변환도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170i Transport의 실력을 검증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 별 기대를 하지 않았던 사용자라면 첫 번 감상이 끝난 뒤 대부분 눈이 휘둥그래 해지면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을 것이다. 틀림없다.

 

테스트에 사용된 시스템은 Mark Levinson Reference 모델들이다. DACMark Levinson No.30.6이다. No.30.6 170i Transport의 연결에 사용된 디지털 케이블(Coaxial)은 비교 시청을 위해 다양한 종류를 번갈아 사용했는데 주로 사용된 제품은 Kimber Illuminati D60 이었다. 한편 아날로그 테스트를 위해 사용한 인터선은 AudioQuest Anaconda(Unbalanced)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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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 Levinson의 Reference DAC인 No.30.6. XLR 3개, Coaxial 2개, Optical 3개 등 총 8개의 디지털 입력을 받는 본체(우측)와 AC/DC 변환기능을 담당하는 전용 파워 서플라이 PLS-330(좌측)으로 이루어져 있다.
 

170i Transport와 비교할 CD Transport는 역시 Mark Levinson의 Reference Model No.31.5이다. No.31.5 No.30.6 Nordost Valhalla Balanced Digital 케이블로 연결했고, No.30.6과 프리앰프인 Mark Levinson No.32 사이의 인터선은 Transparent Reference XL 케이블(XLR)이 연결되었다. 그리고 언급된 기종 모두 PS Audio Power Plant에 파워를 연결 되었다.

 

비교 기종으로 사용된 No.31.5 Transport는 사실 가격대로 따지면 170i 트랜스포트와 도저히 같이 비교할 수 있는 등급이 아니다. 하지만 필자는 내심 170i 트랜스포트에 대해 그만큼의 기대를 갖고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100만원 미만대의 소스 기기들과 비교하는 것도 염두에 두었었다. 그러나 170i 트랜스포트를 첫번 리스닝을 통해 약 10여분간 들어 본 후 이 생각은 바로 접었다. 그 급의 기종과의 비교는 전혀 의미가 없다. 이후 No.31.5와의 비교 테스트에만 집중했다.

 

결론부터 앞서 말하자면 170i 트랜스포트+iPod 조합은 정보량이나 스테이지의 크기, 토널 밸런스, 음상의 분리와 포커싱 등등 기본적인 특성에서 No.31.5에 전혀 뒤지는 바가 없었다. 소리의 뉘앙스와 질감 측면에서는 No.31.5와 차이는 있다. 그러나 두 기종 간의 비교는 가격대를 완전히 뛰어 넘는 대등한 관계의 비교였다. 도저히 1만불짜리 제품과 몇백불 대 제품의 비교라고 볼 수 없었다. 마치 dCS 라던가 Esoteric, Meridian, CEC 같은 내노라하는 브랜드의 상급기를 지금 내가 다루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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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스테이지의 각 요소들부터 가늠해보자. 존 루터의 레퀴엠”(Referece Recording), 3번 트랙 “All Things Bright and Beautiful”. 성악파트와 연주파트가 분리되어 깊이감 있는 무대를 형성해 주는 곡이다. 좌우의 크기는 물론이고 무대의 깊이에 있어서도 마크 레빈슨 31.5에 비해 위축되는 기미가 전혀 없다. 같은 음반의 8번 트랙 “Santus”는 홀의 원근감을 만끽할 수 있는 스케일감이 큰 소리를 전달해준다. 홀 전체에 울려 퍼지는 파이프 오르간의 앰비언스 필드 크기는 사운드 스테이지 크기를 판단하기에 좋은 재료이다. 배경을 이루는 관악, 타악기 및 성악의 포커싱이나 위치가 매우 정확하다. 무대가 좁아져 음상이 겹쳐지는 현상을 느끼기 힘들다.

 

이번에는 Iasca의 음질 테스트용 음반으로 갈아 끼워 보자. 영화 핑크 팬더의 테마곡. 메인을 이루는 색소폰과 배경을 이루는 관악 파트의 조화에서, 흔히 중저가형 시스템에서 나타나기 쉬운 소리의 뭉뚱그림이나 음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을 전혀 느낄 수 없다. 정말 스테이징 능력은 확실히 하이엔드 급이다.

 

대역별 밸런스도 매우 우수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고역에서도 찌그러짐이나 탈색됨이 없다. 저역은 양도 풍부하지만 무엇보다도 상당히 깊다. C&L Music Classic Sampler VoL.1, 바하의 첼로 전주곡 G장조. 저역이 울림도 크지만 아주 깊게 내려간다. 그 것은 존 루터의 레퀴엠에서도 그랬다. 딥 베이스의 탄력과 양감은 No.31.5 보다 확실히 더 낫다고 보여진다. 아주 단단한 느낌이다. 고역, 중역, 저역 모두 순음(純音)의 정보량에서는 No.31.5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포커싱도 매우 또렷하고 음상의 경계가 확실하고 위치가 정확하다. 차이코프스키의 삼위 일체의 노래”. 소년 합창단의 성가곡은, 소년부와 청년부가 서로 분리된 위치에서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어 내는데 정위감이 좋을수록 음상이 또렷하면서도 입체적으로 들리게 된다. 대단히 훌륭했다. 음상의 명료한 분리나 위치 표현 능력 또한 No.31.5와 대등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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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트의 파가니니 연습곡 3라 캄파넬라”. Andre Watts의 연주이다. 피아노 건반의 타음이 경쾌하고 반응이 매우 빠르다. 높은 음에서도 왜곡이 전혀 없이 쭉쭉 뻗어준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토널 밸런스와 이미징, 사운드 스테이징 등의 능력으로 보자면 단연 하이엔드 사운드이다.

 

와디아는 원래 “DigiMaster” 필터링 기술과 “Clock Link” 지터 보정 기술로 한떄 큰 각광을 받았었다. “DigiMaster”는 소리의 위상과 응답성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고 “Clock Link”는 클럭 신호를 오디오 데이터와 병합하지 않고 따로 DAC 쪽 메인 회로에 직접 전달함으로써 클럭 타이밍 에러를 대폭 줄여 소리의 투명성과 포커싱을 제고한 기술로 특히 각광을 받았었다. 와디아는 170i Transport에도 이 기술을 채택해 집어 넣었다. 170iiPod 조합이 들려주는 빠른 응답성이나 소리의 투명함, 이미지의 또렷함을 와디아의 원천 기술에 의한 것이라 전적으로 볼 수는 없다. 전통적인 CD 로드&리딩 방식이 아닌, 파일 전송이라는 새로운 방식에 그 원인이 상당부분 연유한 것일 수도 있다.
 
또 한가지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은,
이제까지 언급된 놀라운 음질적 장점들을 100% 모두 170i Transport의 능력으로 귀결지을 수는 없다는 점이다. 소리는 Transport의 능력 한 가지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무엇보다도 No.30.6 DAC No.32 프리앰프 같은 레퍼런스 모델들이 동원 되어 나타난 소리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 170i Transport를 사용한다고 해서 모든 시스템에서 토널 밸런스나 사운드 스테이징이 리뷰 시스템에서만큼 표현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동일한 시스템으로 많은 제품 리뷰를 해 봤던 필자의 입장에서는 섣부른 트랜스포트들에 의해 대개 음의 어떤 요소들이 제거되고 과장되는지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다. 그런 입장에서 내린 결론도 여전히 "170i TransportiPod의 조합은 두말할 것 없이 하이엔드급 트랜스포트"라는 것이다.

 

이제까지는 칭찬일색이었다. 그럼 170i Transport+iPod 조합을 No.31.5와 비교할 때 대등하거나 더 우수하다고 볼 수도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그 차이가 미묘하고 섬세한 것이기는 하지만 (사실 하이엔드 오디오의 세계는 다 그렇다. 언제나 미묘하고 섬세한, 그렇지만 확실하고 명료한 그 작은 차이점들 때문에 수 천불, 수 만불의 가격 차이가 나곤 한다.) 어느 정도 시간을 두고 리스닝을 해 보면 이구동성(異口同聲) 모두 No.31.5의 소리에 더 이끌린다. 정보량이 부족한 것도 아니고, 포커싱이나 스테이징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지만 No.31.5에 비해 170i 트랜스포트의 소리는 어딘가 정돈이 덜 되었고, 음악적인 표현력에서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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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rk Levinson No.31.5 Transport. 대표적인 하이엔드 레퍼런스 모델 중의 하나이다.

, No.31.5보다 '표정'이 부족한 것이다. 양자(兩者)의 소리는 얼핏 들으면 구별이 안 갈만큼 기본적 특성에서는 모두 우수한 특성을 보이지만, 자세히 들으면 미묘하지만 아주 뚜렷한 음질적 특성의 차이를 보이는데, 이는 뉘앙스의 차이가 아니라 사실은 뉘앙스의 부족때문으로 보는 것이 더 옳다. 저역의 경우 탄력은 좋으나, 강약이 섬세하게 조절되어 표현되는 능력이 No.31.5 보다 떨어지는데 이는 응답성, 다이내믹스, 잔향감 등의 요소들이 모두 No.31.5 보다 다소 뒤떨어지기 때문이다. 딥 베이스의 응답성도 좋고 소리가 아주 단단하지만, 베이스의 섬세한 뉘앙스, 예를 들어 검지로 살짝 퉁긴 음과 엄지로 강하게 퉁긴 음에 대한 레벨 레이어링, 빠르게 치고 나간 뒤에 곧바로 길고 느리게 빠질 때의 딜레이 타임의 레이어링 등이 No.31.5보다 부족하다. Transient Response의 기본 특성은 훌륭하지만 Dynamics와 연결되어 표현되어야 할 섬세한 표정에서 No.31.5에 뒤진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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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언급되었던 리스트의 라 캄파넬라의 경우, 높고 낮은 건반을 빠르게 쉴새 없이 움직이면서도, 각각의 건반마다 타음(打音)의 세기가 각기 다르게 표현 되어야 맞다. 곡 자체가 알레그로 빠르기로 16분음 안에 두 옥타브를 오가기도 하는 등 그 순간 순간 처리해야 할 음역대가 장난이 아닌 곡이다. 몇 차례 반복해서 비교해 들어보면 170i 트랜스포트가 No.31.5에 비해 확실히 고역을 때리는 힘이 약하고 섬세하지 못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 까닭에 No.31.5의 피아노 연주가 더 또렷하고 반응이 빠르다고 느껴진다. , 강약을 표현하는 범위가 170i 트랜스포트도 충분히 넓지만, 중간에 펼쳐질 스펙트럼의 레이어(Layer)가 세밀하지 못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레벨 디테일(Level Detail)에서 다소 미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음악적 유연성은 빠르고 여리고 묻히는 음들을 생생하게 잡아낼 때 확보가 되게 마련이다.

 

보컬에서도 No.31.5가 잔향감이 더 풍부하고 소리의 끝이 더 매끄럽게 말리면서 한층 더 살집이 두둑한 소리를 들려준다. 여성 보컬을 들어보면 No.31.5 170i 트랜스포트보다 확실히 치찰음이 더 많이 섞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어찌 보면 노이즈 일 수 있는 치찰음은, 하지만 적당히 조절이 될 경우 더 생생한 질감과 음악적 여유를 전달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170i 트랜스포트와 No.31.5의 음악적 느낌의 차이를 견강부회(牽强附會) 갖다 붙여 비유하자면, 원숙한 중년과 순박한 청년의 차이 쯤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No.31.5와 굳이 비교하여 평가하자니 그런 것일 뿐 기실
170i Transport의 표현 능력이 그렇게 서투르지는 않다. 앞서 말했듯이 170i Transport는 음악적 표현 능력, 레벨 디테일, 잔향감 모두 절대적 기준으로 보아도 분명 하이엔드 레벨이다. 몇 만불대의 레퍼런스 플래그쉽 모델에는 종합적으로 다소 못 미칠지 몰라도 몇 천불대의 하이엔드 제품군들과는 어떤 기종하고도 우열을 다퉈볼 만큼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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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rdost의 Valhalla(Digital)

케이블을 바꿔 끼우던 중 문득 웃음이 새어 나왔다. 170i Transport의 국내 가격이 얼마로 책정될 지는 모르지만 iPod 가격을 포함하고 킴버 D60 급의 케이블 값까지 모두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No.31.5에 연결되어 있는 Nordost Valhalla XLR 디지털 케이블 하나 값에도 미치지 못한다. 한마디로 이 제품은 가격대비 성능이 도무지 계산이 되지 않는 물건인 것이다. 재미있는 일이다. 디지털 기술이라는 것이 정말 이렇다. 디지털 신호가 WAV 파일로, WAV 파일이 다시 디지털 신호로 바뀌는 과정에서, 또 바뀐 디지털 신호가 최종적으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앞으로도 더 기술이 발전할 여지는 많다. 170i Transport 조합류의 제품이 좋은 반응을 보인다면, 그리고 하이엔드 업체들이 이런 류의 제품 개발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면 조만간 지금의 하이엔드 소스 기기들은 몰락할 지도 모를 일이다.
 

동일한 음원을 Apple Lossless WAV 방식으로 각기 따로 추출하여 비교를 해 보았다. 필자는 원래 무손실 압축이라는 표현에 좀 삐딱한 편인데, 과거 새로운 포맷이 등장할 때 마다 '무손실'을 표방하며 따라서 등장했던 기술들이 그냥 흐지부지 되는 적이 몇 차례 있었기 때문이다. 이른바 '동적 데이타론'이라는 것이 있다. 최종 결과물을 정적 상태에서 비교하면 동일할 지 몰라도, 소리나 영상은 수 많은 데이타가 끊임없이 동적으로 움직여 전달되는 것인데 이때의 전달과정까지 모두 동일할 수는 없다는 주장이다. 필자는 디지털 데이타에 관한 공부를 한 적이 없어 그저 무슨 이야기이든 듣고 고개만 끄덕일 뿐 왈가왈부할 처지가 못 된다. 대신 왕성한 호기심을 가지고 삼십번 사십번 서로 다른 논리적 조건 아래 테스트 하는 일을 즐겨 나름의 결론을 얻어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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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 Lossless 방식으로 압축된 데이터의 디코딩 결과물이 WAV의 그것과 다른 것인지, 아니면 디코딩 과정 중에 소리를 다르게 만드는 어떤 변수가 발생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아무튼 결론적으로 Apple Lossless WAV와 동일한 소리를 들려 주지 않았다. 관악곡인 영화 핑크 팬더의 메인 타이틀. 저역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 그러나 중고역에서 음색이 살짝 바뀐다. 뻗어주는 힘이 약하다. 메인 연주 색소폰의 경우 WAV에 비해 음상이 작게 맺히고 잔향감이 다소 부족해 전체적으로 풍부한 느낌이 줄어든다. 오해가 없기 바란다. ‘무손실을 표방했지만 실제 소리가 WAV와 다르더라'는 것을 말하려다 보니 이렇게 상대적인 비교를 한 것일뿐, Apple Lossless가 WAV와 그렇게 대번에 구별이 될 만큼 현격한 음질적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비유하면 적절할까? 비압축 WAV의 크기를 100이라고 하면 Apple Lossless의 크기는 50쯤 되고 192kbps MP3의 크기는 10쯤 된다. 음질 수준을 WAV 100이라 하고 MP3 10이라고 동일하게 놓는다면, Apple Lossless가 이번에는 97 정도 되는 셈이라 할 수 있다. , 170i Transport Mark Levinson No.31.5 같은 하이엔드 기기에 비해 놀랄 만한 가격대비 성능을 보여 준 것과 마찬가지로, Apple Lossless 방식은 WAV에 비해 놀란 만한 공간대비 성능을 보여주는 셈이다. 필자라면 앞으로 어지간하면 전부 Apple Lossless 방식을 쓰게 되지 않을까 싶다.

170i Transport는 케이블 특성을 꽤 많이 타는 편이다. 디지털 케이블은 아날로그 인터에 비해 케이블 특성차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인데, 170i Transport에서는 그 차()가 다소 좀 큰 편이었다. 170i Transport 패키지 안에는 Coaxial 디지털 케이블 하나가 동볻되어 있다. 선재와 커넥터부 어디에도 정보가 새겨져 있지 않아 어느 회사의 무슨 케이블인지 알 도리가 없다. 또 성능 또한 실전 검증을 통해 알아봐야 했다. 필자는 이 외에도 가급적 다양한 가격대의 케이블들을 두루 준비해 두었다. Kimber Illuminati D60, 극저온 처리된 Stereovox HDXV, ApogeeWideEyes, AudioQuest VDM-5, Belden 8291b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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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ogee WideEye WEXX

벨덴 8291b는 원래 영상선이지만 곧잘 디지털 오디오 케이블로도 쓰인다. 잔향감이 좋고 센 소리에서는 저역 표현에 아쉬움이 없으나 여린 소리에서는 저역이 뭉개지고 비교 제품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역구분이 명확치 않았다. 아포지 WideEyes 또한 비슷한 편이었는데 힘이 부족하고 음상이 또렷치 못한 점이 더 해졌다. 그러나 WideEye는 소리가 벨덴처럼 들뜨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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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udioQuest VDM-5

이에 비해 오디오퀘스트 VDM-5는 한결 포커싱이 좋아졌고 잔향감도 풍부해졌으나, 저역이 다소 풀어지는 편이었고 무엇보다도 소리의 섬세함이 여전히 아쉬웠다. 찰기가 없다보니 음악적인 여유를 느끼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와디아에서 제공하는 케이블도 일정 수준 이상의 소리를 들려준다. VDM-5과 비교하면 저역의 양감은 더 좋은 편이지만 디테일이 떨어진다. 갓 뜯었기 때문인지 소리에 부기가 빠지지 않은, 전체적으로 붕붕거리는 울림이 느껴진다. VDM-5보다 아랫급인 것은 맞지만 마땅한 케이블을 찾을 때까지 대용으로는 쓸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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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mber 일루미나티 D60

킴버 D60스테레오복스 HDXV로 가면 이제까지 언급되었던 케이블들과는 일단 품새가 다른 소리가 나온다. 막이 한꺼풀 걷힌 것처럼 훨씬 더 투명하고 맑은 소리가 나온다. 음의 이음새나 강약조절 등에서 보다 세밀한 표현이 이루어진다. 저역도 더 탄탄해진다. 양자(兩者)를 비교하면 킴버 D60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이 착 달라 붙는 음색이라고 하면, 스테레오복스 HDVX는 킴버 D60보다 저역의 양이 조금 더 많고 스테이징이 넓은 편이지만 고역에서는 치찰음이 다소 과도해 깔깔하고 거칠게 느껴지는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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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테레오복스 HDXV

170i Transport
에는 케이블 가격을 가급적 아끼지 않으시기 바란다. “제품 가격에 육박하는 케이블을 쓰라는 말인가?” 하실 분도 계시겠지만, 170i Transport는 이미 성능이 제품의 가격대를 훨씬 초과하고 있음을 말씀 드린 바 있다. 따라서 케이블도 하이엔드 컴포넌트에 부속하는 기준으로 선택하는 것이 격(格)에 맞다.


170i Transport
는 자체 DAC를 가지고 있어 아날로그 출력이 가능하다. 와디아가 디지털 소스기기로 유명한 브랜드이고, 우수한 성능의 DAC를 많이 발표한 회사이기는 하지만 170i DAC는 그냥 그 가격대의 성능에 적합한 수준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기기의 성격 상 트랜스포트로서는 가격대에 구애 받지 않는 탁월함을 보이지만, DAC를 포함한 일체형으로는 메리트가 많이 떨어진다. 고역의 뻗음새나 저역의 임팩트가 모두 부족하고 전체적으로 노이즈가 많은 편이다. 저역이 다소 뭉개지고 디테일이 죽는다. 그러나 왜곡이나 과장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으며 이미징이나 스테이징도 그만하면 괜찮은 편이다. 천불 단위의 프리앰프의 내장 DAC와 견주면 다소 부족할 지 모르지만, 백불 단위의 프리앰프 또는 AV 앰프와 비교하면 더 나을 수도 있다.

 

맺는 말

 

iPod이 날개를 달았다. 평소 iPod의 만듬새나 구조, iTunes 프로그램의 기능들을 보면서 잘 만든 하드웨어/소프트웨어라는 생각은 가끔 했지만, 이제까지는 그 잠재된 능력을 다 발휘하지 못한 셈이다. iPod이 세상을 접수한 지는 오래 되었지만, 하이파이 오디오와의 접합을 시도한 신뢰할 만한 업체가 거의 없었다. 이제 와디아가 좋은 스타트를 끊어 주었다. iPod이 하이엔드 컴포넌트의 일원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단 iPod 뿐이고, 와디아 뿐으로 끝나야 할까. 이게 시작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오디오 애호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마음껏 기대해도 좋을 호재가 두 가지가 있다. 첫번째는 블루레이 기반의 HD-Audio이다. 최대 전송률이 18Mbps에 이르는 고해상도 스펙의 음원을 가진 오디오 전용 블루레이들이 태동 단계에 있다. 그리고 두번째는 와디아 170i Transport+iPod 조합이 보여주는 소스 기기의 혁명이다. 하이엔드 사운드가 한층 더 가깝게 느껴진다. 물론 아직은 갈 길이 멀다. 170i Transport와 같은 기기가 자기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려면 DAC나 프리앰프 등의 뒷받침이 튼실해야 한다. 트랜스포트 하나 좋아졌다고 모두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작이 어딘가. 새로운 시도는 항상 즐겁다. (최 원 태)

 

-       리뷰 시스템

 

l  스 피 커           : Revel Ultima Salon2

l  파워 앰프          : Halcro DM88 Mono+Mono

l  프리 앰프          : Mark Levinson No.32

l  트랜스포트         : Mark Levinson No.31.5

l  DAC                : Mark Levinson No.30.6

l  디지털 케이블      : Nordost Valhalla(XLR), Kimber D60(RCA)

l  인터 케이블        : Transparent Reference XL

l  스피커 케이블      : Transparent Reference XL

l  파워 리제너레이터  : PS Audio Power Plant P-300 2 E/A

 
1부 리뷰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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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8.10.04 13:26
  Wadia 170i Transport (1)
 
posted by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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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소스 타입의 등장

오디오파일이라면 최근의 음원시장의 추이를 바라보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는 그레샴의 법칙을 한번쯤 떠올려 봤을 것이다. 말할 것도 악화는 열악한 음질의 손실압축 MP3 포맷을 뜻하고,  양화는 우수한 음질의 비압축 PCM 포맷을 가리킨다.
 

기술이란 날로 발전하게 마련이니 시간이 흘러갈수록 더 우수한 음질의 포맷이 우리 앞에 등장해 마땅하다. 질감의 차이에서 오는 호불호(好不好)는 있지만 어쨌든 아날로그 LP 시대가 디지털 CD 시대로 바뀐 것도 그 일환으로 보아야 하고, SACDDVD-Audio가 등장했던 것, 최근 블루레이 기반의 HD-Audio가 등장한 것도 모두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당연히 이제 가수들의 신곡앨범은 192KHz/24bit의 고해상도 블루레이로 음반이 나오는 것이 마땅한 흐름이 아닌가? (하긴 얼마 전 음악전용 블루레이 타이틀이 미국에서 첫 선을 보이기는 했다.) 그런데 시장을 한번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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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음질의 CD를 열악한 음질의 MP3가 완전히 대체하고 있는 상황이다. 왜 그럴까? 두말할 것도 없이 그 것은 MP3가 갖는 접근성의 용이함 때문이다. 대부분의 일반 소비자들은 CD MP3의 음질 차이를 확실히 깨달을 수 있을 만큼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못하다. MP3 플레이어는 편리하다. 몸에 지니고 다닐 수 있고, 작은 체구에 많은 노래를 집어 넣을 수 있다. 원하는 노래 한 곡 때문에 원치 않는 노래가 잔뜩 담긴 앨범을 구매하지 않아도 되고, 불법이든 아니든간에 MP3 음원은 자판 몇 번만 두들기면 바로 내 수중에 들어온다. 게다가 MP3 플레이어는 구입 비용도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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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삼스럽게 음원 포맷 이야기를 다시 꺼낸 것은, 지금 소개하려는 와디아 170i Transport의 제품 컨셉을 설명하기 위한 전초(前硝)이다. 아무튼 지금 세상은 온통 MP3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음질을 중시하는 하이파이 시장에 이에 흡수되지는 않는다. 엄연한 우등재(優等財)이기 때문이다. 서로 타협할 수 없는 관계로 양립하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잘 갖추어진 하이파이 시스템을 가진 오디오파일들도 요즘은 다 MP3 플레이어를 겸용한다. 필자도 그 중 하나이다. 고음질을 추구하는 전용 시스템과 별개로, 음질 무시, 대역 무시, 질감 무시.. 그냥 편리하게 쓸 작정으로 가지고 다닌다. 필자도 혼자서 차를 운전할 때에는 대개 iPod 터치를 먼저 카 오디오에 연결하고 출발하는 편이다.

하지만 한번 쯤은 오디오 애호가라면 자신의 MP3를 가지고 있는 시스템에 연결해 볼 생각을 했을 것이다. 애플 iPod는 함께 제공되는 Dock에 Y 케이블을 연결해 아날로그 2채널 출력을 할 수도 있고, S-Video 영상 출력도 할 수 있다. 최근에는 iPod이 인기를 증명하듯 외부업체들이 가지각각의 전용 Docking Station을 만드는 일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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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편하게 대충 듣자고 생각하면 이 정도도 괜찮다. 이어폰보다야 낫다. 그러나 이들 도킹 스테이션들은 대부분 MP3를 더 편하게 듣기 위한 것에 목적이 있지, 오디오 애호가들처럼 iPod을 하이파이 시스템에 접목 시키는 것에 포인트가 있지 않다.

우선 고정관념 하나를 버리자.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iPod‘MP3 플레이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iPod은 엄밀히 말해 디지털 음원 재생기이지 MP3 전용 플레이어가 아니다. 디지털 음원이라고 하면 압축 손실 방식인 MP3 말고, 비압축의 WAV(Window), AIFF(Mac)도 있을 수 있고, 압축이지만 무손실을 표방하는 Apple Lossless 등도 있을 수 있다. 어떤 MP3 플레이어는 비압축 포맷을 지원하지 않지만, iPod은 비압축 WAV를 포함 언급된 포맷들을 모두 재생한다.(※ iPod 나노는 Apple Losseless를 지원하지 않는다.) 과거에는 용량이 문제였다. 1GB짜리 iPod에 넣을 수 있는 비압축 CD 데이타는 고작 1~2장 정도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iPod 클래식의 경우 160GB 하드를 내장한 제품도 있다. (CD를 비압축으로 넣어도 220장이 가능하다. 4분짜리 음악으로 따지면 4000 곡 이상의 분량이다.) 스토리지 용량 때문에 MP3를 고집할 필요는 이제 사라졌으며, 지금부터는 iPod의 편리함을 훨씬 더 좋은 음질의 디지털 포맷에 적용할 차례가 된 것이다.

물론 우리들의 목표하는 소스는 원본과 동일한 비압축 WAV 파일이다.(Mac 기종이라면 AIFF가 이에 해당된다.) 용량이 걱정된다면 Apple Losseless도 충분히 타협안으로 수용할 만한 음질이 된다. iPod WAV 파일 재생기로 사용한다면, 여러분들의 하이파이 시스템에서 당당히 한 축을 담당할 수 있다. 더 이상 열악한 음질의 2등급 제품 취급을 받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 점을 미처 생각하지 못한다.) 하지만 고리가 필요하다. iPod 2등급 MP3 플레이어에서 특급 하이엔드 소스기기로 탈바꿈 시켜 줄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화룡점정(
畵龍點睛)이라고 할까. 필자는 이번 와디아 170i Transport의 등장을 그렇게 본다. 새로운 종류의 하이파이 소스 타입의 등장…” 이렇게 부를 만 하다. 모두가 주목해도 될 만한 센세이셜이 될 것 같다.
 

170i Transport의 역할과 특징

 

필자는 두 대의 iPod을 쓰고 있는데, 하나는 iPod 터치(16GB), 주로 지니고 다니며 듣는데안에 들어 있는 음원 포맷은 대개 MP3 또는 Apple Lossless 타입이다. 차량 스피커나 헤드폰을 주로 사용한다. 다른 하나는 거치용으로, iPod 클래식(80GB)이다. iPod 치고는 덩치가 큰 편인데 하드가 내장되어 있어 잘 가지고 다니지 않는다. 이 안에는 즐겨 듣는 소장 앨범을 원본과 동일한 WAV 또는 Apple Losseless 방식으로 변환해 담아둔다. 그리고 애플에서 제공한 기본 도킹 스테이션에 연결한 뒤, 뒷면의 아날로그 출력을 하이파이 프리앰프에 연결해서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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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파이 프리앰프와 스피커를 통해 들으면 MP3 음원조차도 일반인들에게는 깜짝 놀랄 수준의 소리로 바뀐다. 대부분 PC용 스피커나 이어폰, 붕붕 거리는 카 오디오로 듣는 것이 고작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시 MP3를 필자의 시스템으로 장시간 듣는 것은 고역(苦役)이다. 원본과 동일한 WAV 파일로 바꿔 들어보면 그 때는 꽤 들을 맛이 난다. 하지만 이 역시 음악 감상용으로 애용하게 되지는 않는다. 필자가 정성들여 구축한 기존의 CD Transport/DAC 시스템과 애지중지 사 모은 CD 애장판들이 있는데, 그리고 충분히 이들을 가지고 훨씬 더 우월한 음질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데 굳이 iPod에 손이 갈 이유가 없다. 음질에 연연하지 않을 때, 좋아하는 곡들을 편집해서 모아 넣은 뒤 랜덤으로 듣는 경우라면 그때는 iPod이 효용성이 있다. CD를 번번이 갈아 끼우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이파이 프리앰프를 사용하고 비압축 WAV 파일을 재생한다고 해도 iPod에 선뜻 애착이 가지 않는 것은 iPod DAC와 아날로그 출력단에 대한 불신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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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은 간단하다. iPod MP3가 아닌 CD 원본과 동일한 WAV 파일을 넣은 뒤, 내장 DAC를 거친 아날로그 출력을 배제하고 대신 디지털 출력을 시킨 뒤, 보다 성능이 앞서는 외부 DAC에 연결하면 될 일 아닌가? 오디오를 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시스템 내에, 적어도 iPod의 내장 DAC 보다는 성능이 좋은 오디오용 DAC를 갖추고 있게 마련이다.

iPod
에서 디지털 데이터만 곧바로 뽑아 낼 수 있다면 iPod은 훌륭한 하이파이 소스 기기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웬일일까? 그 많은 도킹 스테이션 제품들을 주욱 훑어 보아도 정작 이런 부분에 포인트가 맞추어진 제품은 찾기 힘들다. 대중적인 iPod 유저들을 겨냥할 뿐, 미묘한 음질 차이 하나에 목숨 거는 오디오 애호가들을 겨냥할 생각이 아예 없는 것이다. 몇 대나 팔겠다고... 역시 이 역할을 기존의 하이파이 전용 브랜드들이 맡아야 할 몫이다. 또 사실 그래야 오디오 애호가들도 신뢰를 하게 마련이다. 아이리버나 삼성 YEPP 상표로 오디오 전용 DAC나 트랜스포트를 만들었다고 하면 선뜻 손이 갈까?
 

결국 와디아(Wadia)가 그 시작을 끊었다. 와디아라고 하면 대표적인 하이엔드 브랜드 중 하나이고, 특히 디지털 트랜스포트 쪽에서 둘쨰 가라면 서러워 할 만큼의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업체이니 이 역할이 아주 딱 안성맞춤이다. 사실 요즘이야 하이엔드 브랜드들도 위기 아닌가. 남산골 샌님처럼 콧대만 세우고 있을 때가 아니다. 어떻게든 대중성에 접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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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아 170i 트랜스포트의 역할을 간단히 정리해보자.

 

     iPod 안에 있는 비압축 WAV 포맷 음원을 디지털 상태 그대로 손실 없이 하이파이 전용 DAC에 연결하는 것이 170i 트랜스포트의 주 임무이다. 물론 별도의 독립형 DAC가 아닌, DAC가 내장된 프리 앰프나 AV 앰프에 연결 할 수도 있다. 또 외부 디지털 입력이 있는 (프리앰프 형) CD 플레이어에 연결할 수도 있다. 170i 트랜스포트 뒷면에 보면 S/PDIF 디지털 출력단(RCA 타입)이 있다.

 

     연결할 만한 DAC를 가지고 있지 못할 경우 170i 트랜스포트 DAC 역할을 대신 수행하기도 한다. 170i RCA 타입의 2채널 아날로그 출력단을 갖추고 있다. 기존의 도킹 스테이션들과 동일한 역할이지만 170i에 내장된 DAC가 와디아의 것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다르다. 물론 수천불짜리 와디아 9 또는 27급의 DAC를 생각하면 안 된다. 급수는 완전히 다르다. 그래도 어쨌든 와디아” 아닌가?

 

     요즘의 iPod은 영상 소스를 수반하는 추세이다. 아직 화질 수준은 높지 않지만 흐름이 일단 그렇다. 170i 트랜스포트iPod 최신 기종들에서 재생되는 동영상을 외부로 출력하는 컴포넌트 및 S-비디오/컴파지트 영상 출력 기능이 있다. TV나 프로젝터 등의 디스플레이 기기와 연결해 영상 소스 기기로도 사용할 수가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제약적이기는 하지만 리모콘을 사용해 iPod을 제어할 수가 있다. 그러나 유무선 형태의 저렴한 iPod 전용 리모콘들이 대거 등장하는 추세라 이 점을 170i의 특징 중 하나로 꼽기는 좀 그렇다.

 

역시 가장 중요한 임무는 첫 번째 항목이다. 이 부분에 덧붙여 다시 정리를 하자면 이렇다.

 

 ü  iPod 안에 있는 디지털 무손실 음원을 손상 없이 그대로 하이파이용 DAC로 전달함으로써, 기존 하이파이 CD 트랜스포트가 하던 역할을 손실없이 수행하면서 iPod이 가지고 있는 보관과 사용의 편리함을 가미하게 하자.

 

 ü  따지고 보면 디지털 파일 전송 방식은, 로딩 앤 리딩 방식의 CD 트랜스포트보다 지터 감쇄 등에서 오히려 더 강점이 있을 수 있고 전송 데이터의 정확성 면에서 밀릴 이유가 없다.

 

 ü  게다가 결정적인 강점. 가격이 저렴하다. 기존 하이파이 오디오 시스템들의 허무맹랑한 가격에 익숙한 오디오 파일들에게 “170i 트랜스포트+iPod” 시스템의 구축 비용은 신선한 충격일 수 있다.

 

이쯤 되면 와디아 170i 트랜스포트에 대한 궁금증이 자못 높아지실 것이다. 이제부터 차근이 제품의 장단점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보기로 하자.

 

외장 및 설치

 

170i 트랜스포트의 디자인부터 살펴보자. 오랜 만에 보는 반가운 와디아로고이다. 오래 전 와디아 860을 한 동안 사용한 적이 있었는데, 그 시절만 해도 와디아의 신제품을 다룰 기회가 많았었다. 그러고 보니 최근 몇 년간은 와디아를 접해 볼 기회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꽤 고급스러워 보이는 그레이 톤 마감이다. 표면은 까칠까칠한 메탈 톤이다. 와디아의 전통적 제품 디자인이 다 그렇듯, 예쁘다거나 세련되었다는 느낌보다는 다소 투박하고 거친 듯 하지만 무게감이 느껴지는 타입의 디자인이다. 기존 와디아 트랜스포트를 작게 줄여 놓은 미니어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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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후해 보이는 외관과 달리 들어보면 제품은 매우 가볍다. 스펙 상 중량은 1.1kg. 가장 무거운 iPod 기종을 꽂아도 1.3kg을 넘지 않는다. (가볍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실 핵심 내용물이야 기판 1~2장이 전부일 것이고, 파워가 클 이유도 없으니 말이다.) 크기는 전화번호부 책 정도 될까. (폭 20.32cm, 높이 6.86cm, 깊이 20.32cm) 일반적인 오디오 랙에 수납하면 좌우와 뒷 공간이 꽤 많이 남는다. 하지만 높이는 기기 높이보다 높은 18cm 가량이 확보되어야 한다. iPod을 꽂아야 하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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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상판 중앙에 iPod을 꽂는 커넥터부가 자리잡고 있다. 170i TransportiPod 전용 제품이다. 다른 종류의 MP3 플레이어를 위한 연결 커넥터는 없다. 자세히 보면 커넥터 주변에 흰색 플라스틱으로 된 Dock Adaptor가 끼워져 있다. (Adaptor에 있는 작은 홈을 손톱으로 톡 치면 사진처럼 쉽게 빠진다.) 170i 트랜스포트 패키지 안에는 모두 6개의 Dock Adaptor가 들어 있다. 별로 대단해 보일 것 없는 부속품이지만 나름 중요한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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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d은 기종에 따라 커넥터부가 있는 밑둥의 크기가 각기 다르다. 나노는 얇고 좁으며, 클래식은두껍고 폭도 넓다. 자신의 iPod 종류에 알맞은 Dock Adaptor를 골라 끼워야 한다. 170i Transport의 단점 중 한 가지는 커넥터부가 영 불안해 보인다는 점이다. 커넥터의 키가 5mm 남짓이라 iPod을 꽂아도 그리 깊숙히 꽂힌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 상태에서 iPod의 휠이나 터치 버튼을 손대다보면 iPod이 앞뒤로 약간씩 흔들리기도 한다. 처음에는 괜찮겠지만 오래 사용 하다보면 커넥터 연결부위가 헐렁해 질 염려가 있다. 따라서 자신에게 맞는 Dock adaptor를 끼워 가급적 고정 시켜 주는 것이 좋겠다.
 
뒤쪽을 보자. 맨 왼쪽부터 파워 입력단, 디지털 출력단, 아날로그 2채널 출력단, S-Video 영상 출력단, 컴포넌트(YCbCr) 영상 출력단이 자리 잡고 있다. S-Video를 제외한 모든 출력단은 RCA 커넥터 타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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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12V 2A의 스위칭 어댑터를 사용한다. 제공된 어댑터는 중국제인데 100~240V 프리볼트 입력 사양이다. 어댑터에는 한글 스펙이 인쇄되어 있다.(수입원측에서 준비한 것 같다.) 최대소비전력이 6W라고 하니 파워부가 어마할 이유는 없겠지만, 파워 서플라이가 음질에 미치는 영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애호가들 입장에서는 어딘가 좀 섭섭해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필자도 이 파워 어댑터와 AC 케이블을 다른 것으로 한번 바꿔 볼 요량이다. 아날로그 신호와 달리 디지털 신호는 파워에 의한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떨어진다. 설령 스위칭 파워 대신 대용량 리니어 파워를 붙이는 개조 작업을 한다고 해도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거라는 것이 전기를 전공하신 분들의 조언이기도 하다. 그래도 허술한 파워부를 보면 무언가 찝찝하다.(이 것도 병이다.) 170i 트랜스포트는 파워 온/오프 스위치가 없다. 항상 스탠바이 상태이다. 보통 때에도 iPod 충전기 역할은 하는 셈이다.

디지털 출력 S/PDIF Coaxial 타입이다. 물론 Balanced 타입이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가격대나 체구를 고려하면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아마도 이런 류의 제품이 장차 인기를 끌게 된다면 Balanced 출력을 지원하는 상급의 기종도 출시 되리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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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 아날로그 출력 170i Transport의 내장 DAC를 이용할 때 사용된다. 그러나 170i 트랜스포트는 디지털과 아날로그 출력을 동시에 지원하지는 않는다. 리모콘의 [Mode] 버튼을 누르면 디지털 출력이 아날로그 출력으로 바뀐다. 그러나 다시 디지털 모드로 돌아오려면 iPod을 뽑았다가 다시 끼워야 한다. 전원 플러그를 뽑았다가 끼워도 된다. 디지털 출력이 디폴트 값이기 때문에 전원이 새로 들어오면 항상 디지털 모드로 설정이 된다.

최신 iPod 기종들은 영상도 재생이 가능하다. 170i컴포넌트 및 S-Video/Composite 영상 출력을 지원한다. (Composite 출력은 별도의 S-Video-Composite 변환 케이블을 구해야 한다.) 그러나 iPod의 영상 화질은 최대 전송률이 2.5Mbps에 불과하고 해상도도 640 x 480 수준이어서, iPod의 작은 창으로 볼 때는 볼 만 하지만, 큰 화면에 연결하기에는 부담 가는 화질이다. (영상포맷은 H.264 코덱의 MP4 파일을 쓴다.) 흡사 화질 안 좋은 렌탈 비디오를 걸어 놓은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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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Pod Touch 내의 동영상을 170i Transport의 컴포넌트 아웃 단자를 통해 TV로 출력한 모습. 아래(▼)는 iPod Touch 액정에 비친 영상. 그러나 동시출력은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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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i의 영상 출력은 오로지 Pass-through만 가능하다. , iPod의 내장 GUI(Graphic User Interface)는 화면으로 제공되지 않고 동영상만 출력을 한다. 따라서 TV 화면을 보면서 iPod의 메뉴를 선택할 수는 없다. 사실 GUI 메뉴를 영상 신호에 실어 보내는 일은 보기보다 꽤 어려운 작업이다. 하지만 향후 꼭 추가 되어야 할 기능이기도 하다. 170i Transport를 통해 영상을 내 보내려면 리모콘의 [모드]키를 눌러야 한다. 또한 동일한 동영상을 iPod 액정TV 화면 두 군에로 동시 출력은 하지 않는다. 외부로 동영상이 출력되면 iPod 화면은 동영상의 스틸 컷 한 장면만 보여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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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 패키지 안에는 아주 자그마한 리모콘 Coaxial Digital Cable이 같이 들어 있다. 케이블의 성능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루게 될 것이다. 리모콘은 너무 작아서 잃어 버리기 쉽겠다. 버튼도 다소 조잡하다. [모드] 키는 아날로그와 디지털 출력을 선택할 때 쓰인다. [+], [-] 키는 현재는 아무 소용이 없는 키이다. 나중에 나올 와디아 제품을 위한 예비용 키라고 하는데 뭘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챕터 이동 버튼과 Play/Pause 겸용 버튼 이 세 개를 주로 쓰게 되는데 버튼이 좋지 않아 꾹 눌러야 작동한다. 리모콘의 IR 신호는 기존 와디아 리모콘과 호환된다. 따라서 와디아 리모콘을 가지고 계신 분이나, 또는 와디아 제품이 등록된 만능/학습 리모콘을 가지고 계신 분은 굳이 이 불필요한 작은 장난감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외부 영상 출력으로 GUI를 내 보내주고 또 리모콘을 통해 iPod의 모든 기능을 통제할 수 있어야 비로소 완성도를 갖춘 기기라고 하겠다. 지금은 이런 점에서 사용자 편의성이 많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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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i와 자신의 시스템을 어떻게 연결할 것이지 다시 한번 정리해 보자.

 

트랜스포트와 DAC로 나뉘어진 분리형 CD 시스템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170i의 디지털 출력을 전용 DAC에 연결하면 된다.

 

일체형 CD 플레이어를 가지고 있는 분들은 자신의 CD 플레이어가 외부 디지털 입력 기능이 있는지 살펴보고, 있을 경우 여기에 연결해도 된다.

 

디지털 입력단을 갖춘 프리앰프가 있으면 프리 앰프에 연결해도 된다. 디지털 입력단이 있다는 것은 DAC가 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하이파이 앰프가 아닌 홈 시어터용 AV 앰프를 사용하는 유저라면, 모든 AV 앰프는 DAC를 가지고 있으므로 AV 앰프 디지털 입력단에 170i를 연결해도 된다.

 

자신의 시스템 어디에도 디지털 입력단을 갖춘 DAC가 발견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 때에는 170i의 아날로그 출력을 프리앰프에 연결하면 된다. 170i DAC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의 다섯 가지 사례 중 ①이 당연히 음질적으로 최상의 조합이다. ②~⑤ 조합은 사용하는 기기, 즉 프리앰프, AV 앰프, CD 플레이어 등의 성능에 따라 음질적인 우열이 다를 수 있어 일괄해서 말할 수 없다. 대개의 경우 ①이 아니라면 ③의 경우가 음질적으로 차선책(次善策)이 될 가능성이 제일 크다. 그러나 최선은 역시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비교 검증해 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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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쉬었다가 이어보자. (2부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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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2008.07.01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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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AF115 SXRD Projector (3부)
- 글 : 최 원 태


AF115의 색좌표 정확도와 계조별 색온도의 균일성, RGB Level과 Luminence 등을 살펴보자. 앞서도 언급했듯이 각 Test는 (1) Before Calibration 모드로 디폴트 상태의 Cinema Mode를 (2) After Calibration 모드로 Expert 2 Mode를 별도로 세탕해서 사용했는데 두 모드의 설정 값은 아래와 같다.

       영상모드  BEFORE   AFTER
     (Cinema)  (Expert2)
  기본설정       Contrast     45     45
      Brightness     50     50
      Sharpness     50      0
         Color     50     50
          Tint      0      0
   
  고급설정    Fresh Contrast    OFF    OFF
       Fresh Color    OFF    OFF
  Color Temperature  WARM  WARM
    Noise Reduction    OFF    OFF
  Gamma Correction   LOW   LOW
      Real Cinema    ON    ON
      Black Level   LOW   LOW
      Lamp Mode   LOW   LOW
   
사용자설정     Red Contrast      -      2
    Green Contrast      -      0
     Blue Contrast      -     -4
     Red Brightness      -     -1
   Green Brightness      -      0
    Blue Brightness      -     -5
※ 입력신호 : 1080p/24Hz RGB
스크린 : Stewart Studiotek HD130 (G3) Gain-1.3 (White Matt)
굵은 글씨는 디폴트 값을 변경하여 조정한 값

색 정확도

색 정확도는 "BEFORE Mode"와 "AFTER Mode" 간에 차이가 없다. CMS 조정 기능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색좌표를 수정할 수 있는 방법도 없다. 앞서 설명드린 바 있는 "Special Mode"를 사용하더라도 색좌표는 동일하게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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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IE 1931 Color Chart (1080/24p) ▼ CIE 1976 u'v' Color Ch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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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가이드 라인이 ITU-R BT.709 HDTV 표준 색좌표이고, 흰색 라인이 AF115의 컬러 색좌표이다. 차트에서 볼 수 있듯이 AF115의 색좌표는 BT.709 표준 좌표보다 다소 넓다. 이건 어느 정도 예상한 일이다. 처음부터 정확하게 잘 맞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고 좀 넓게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단, 다소 과포화되더라도 Hue가 틀어지지는 않았으면 하고 바랬는데 Hue 도 Red와 Blue 가 약간 틀어졌다. 위 사진 중 아래 쪽에 있는 u'v' 차트로 보면 Blue가 다소 벗어난 것이 확연하게 보인다. Green이 넓게 빠지는 것은 '흔한 일'(?)이기 때문에 오히려 신경이 덜 쓰인다.(어떻게 보면 이 정도 넓은 것은 양호한 편에 속한다.) Red와 Blue가 다분히 '튀는 컬러'가 되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그러나 AF115의 색좌표가 그렇게 나쁜 성적은 아니다. 비교 대상을 LCOS 계열로 제한해서 평가하자면 오히려 우등생에 속한다. 아래는 필자가 가지고 있는 LCOS 프로젝터들의 색좌표이다. 소니의 VW60, VW200, JVC의 HD1, HD100 등을 AF115와 비교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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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차트는 JVC DLA-HD100의 CIE u'v' 차트이다. 보시다시피 Red가 많이 과장되어 있다.  JVC DLA-HD1 때에도 그랬다. HD1은 Red 보다 Blue의 과장이 더 심했었는데, HD100은 Blue 오차를 많이 줄인 반면, 오히려 Red와 Green의 과장은 오히려 더 커졌다.

AF115는 HD100에 비하면 Blue는 더 벗어난 편이고, Red와 Green은 색좌표의 범위가 오히려 더 좁다.


Sony VW60도 색좌표는 그다지 양호하지 않다. Sony는 항상 Normal과 Wide 두 종류의 컬러 좌표 포맷을 제공하는데 보통 Normal을 쓴다. 아래 두 사진 중 왼쪽은 VW60의 Normal 모드 색좌표(u'v')이고, 오른쪽 Wide 모드 색좌표(u'v')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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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VW60의 Wide 모드(오른쪽)는 R,G,B 세가지 모두 매우 크게 과장 시킨 것으로 이 모드로 영상을 보면 화면에 등장하는 모든 사물이 다 진하고 선정적이고 강하게 보여진다. 전혀 사용해서는 안 될 모드이다. (※ 그런데 왜 이런 모드를 만들어 놓았을까? 한 마디로 '양다리'이다. 사람들이 다 똑 같을 수는 없다. 아무리 '우남정'(식객, SBS) 음식이 최고라고 이야기해도 우리동네 포장마차가 더 좋다고 말하는 사람은 있게 마련이다. 그렇다고 포장마차를 지향점으로 삼을 수도 없다. 동네마다 사람마다 느끼는 포장마차의 맛도 제 각각이기 때문이다. 표준이라는 것이 없다. 지향점은 '우남정'일지 몰라도, 한쪽 발은 '포장마차' 손님들에게도 내밀어 놓자는 생각일 것이다. 진하고 강하게 보이면 그게 좋은 컬러라고 생각하는 사용자들도 있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런 전략을 자주 쓰는데 그렇다고 주객이 전도되어 Wide 모드를 메인으로 내세우는 법은 없다.)

Wide 모드에 비해 VW60의 Normal 모드는 상대적으로 꽤 정확해 보인다. 그림이 작아서 그렇다. 더블 클릭해서 키워 보시기 바란다. 자세히 보면 이 모드도 R,G,B 세 컬러가 모두 정확하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는데, 문제는 Red와 Green은 과장된 반면 Blue는 오히려 옅은 편이어서 색 좌표계가 한쪽으로 왜곡이 되었다는 점이다. 아래는 LG AF115(왼쪽)와 소니 VW60(오른쪽)의 색좌표를 전통적인 CIE1931 차트로 서로 나란히 붙여 놓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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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W60의 가장 큰 문제점은 광량이 큰 Green의 Hue가 완전히 틀어졌다는 점이다. Green, Yello, Red 라인의, 전체의 1/3에 해당되는 색상이 크고 작게 상(相)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렇게 되면 지금 보여지고 있는 화면 하나 하나가 어느 것도 사실적(寫實的)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된다. AF115는 Green의 Hue는 제대로 맞는다. 다소 과장되었을 뿐이다. Red와 Blue는 약간 틀어졌지만 Red는 좀 덜한데 Blue가 신경 쓸 만큼 벗어났다.

한편 아래는 소니에서 가장 최근에 출시한 VW200의 색좌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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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이 VW200의 CIE 1976 (u'v') 차트, 오른쪽이 CIE 1931 차트이다. 자세히 보면 RGB 역시 약간씩 어긋나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VW60이나 이전의 VW100에 비하면 엄청난 개선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한 때 제조업체들이 "넓은 색좌표"가 좋은 것인 것처럼 앞다투어 광고하는 희한한 일이 있었다. 대개 마케팅에서는 '바른 정보'보다 '눈에 띄는 정보'가 더 우선 순위를 갖는다. 그러나 마케팅 기법이 FACT 자체를 바꾸지는 못하기 때문에 결국은 가야될 방향으로 가게된다. 최근 삼성, LG, 소니, 샤프, 파나소닉, 파이오니아 등등 유명 영상 업체들의 LCD, PDP 직시형 TV 및 투사형 프로젝터들의 색좌표를 보면, 과거처럼 덮어 놓고 넓게 표현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 정확하게 표준좌표에 맞추는 노력들을 하고 있다. 삼성과 LG의 LCD TV의 경우 특히 2~3년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만큼 색좌표가 표준에 근접하게 좁아지고 있다.

위 그림을 보면 VW200도 그런 흔적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특히 신경 안 쓰면 가장 넓게 빠지기 쉬운 Green의 영역을 크게 좁힌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Red가 전과 달리 오히려 모자란 것이 다소 아쉽지만 Yellow, Cyan 등의 Secondary Color 도 잘 맞는 편이다. VW60과 VW200 모두 좋은 기기이지만, 똑 같은 영상을 놓고 두 제품을 번갈아 틀어 나란히 비교해보면 '색이 확실히 다르구나'하는 것을 느끼게 된다. 어떤 사람은 VW60이 좋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오랜 시간 감상해보면 'VW200이 확실히 비싼 이유가 있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LG AF115도 현재 그런대로 괜찮은 컬러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앞으로 조금만 더 신경을 쓰면 소니의 예에서 보듯 훨씬 더 정확한 색상을 얻을 수 있다.

▼ BT 709 표준 및 LG AF115 CIE 1931 색좌표를 JVC(위) 및 Sony(아래) 기종과 비교한 자료
    BT 709 표준  JVC HD100    JVC HD1   LG AF115
      X    Y   X    Y    X    Y    X    Y
  RED  0.640  0.330  0.672  0.309  0.658  0.341  0.656  0.340
 GREEN  0.300  0.600  0.293  0.691  0.287  0.298  0.281  0.648
  BLUE  0.150  0.060  0.142  0.054  0.148  0.037  0.138  0.058
    BT 709 표준  Sony VW60  Sony VW200   LG AF115
      X     Y    X    Y    X   Y    X    Y
  RED  0.640  0.330  0.646  0.351  0.626  0.336  0.656  0.340
 GREEN  0.300  0.600  0.314  0.654  0.294  0.590  0.281  0.648
  BLUE  0.150  0.060  0.154  0.073  0.158  0.069  0.138  0.058
JVC, SONY, LG의 LCOS 제품들만 놓고 비교하면 JVC HD100 < JVC HD1 < Sony VW60 < LG AF115 < Sony VW200 순(順)으로 표준색상에 가깝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LG AF115도 괜찮아 보인다. 그러나 범위를 DLP, LCD 쪽까지 더 넓혀서 보면 별로 좋은 등수에 들지는 못한다. 샤프, 삼성, 야마하, 엡손처럼 전통적으로 색좌표 조정에 상당히 정성을 들여 맞춘 브랜드들도 즐비하기 때문이다. 오리지널 색좌표가 넓고 틀어진 것은 사실 DLP도 그렇고 LCD도 그렇다. 오히려 DLP가 훨씬 더 심할 것이다. 하지만 최근 여러 업체들의 제품을 보면 색좌표를 정확히 맞추는 것은 디바이스나 원가의 문제가 아니라, 제조업체의 정성과 노력에 따르게 되더라는 것을 알 수 있다. LG AF115의 경우는 우선 Blue의 위상(位相)을 바로 잡는 것이 중요하다. 그 후 RGB 삼각형의 범위를 서서히 좁히는 작업을 시도해야 할 것 같다.

Grayscale Colour Temperature

이제 AF115의 그레이스케일 색온도 분포를 살펴보자. 필자는 AF115는 부득이 Auto IRIS를 쓸 수 밖에 없다고 권했었다. Auto IRIS를 쓴다면 그레이스케일 유니포미티가 더더욱 굉장히 중요하다. APL 상태에 따라 바뀌는 화면의 계조 상태를 그나마 통일성 있게 표현하려면 색온도가 통일이 되어야 한다. '상근이'(1박 2일, KBS) 털 색깔이 바닷가 갔을 때와 산에 놀러 갔을 때, 밤에 찍었을 때와 낮에 찍었을 때에 따라 색온도가 휙휙 바뀌면 안 되는 것이다.

아래 그래프는 "BEFORE MODE"(디폴트 상태의 Cinema 모드) 상태이다. 한 마디로 "형편없다". 전체적으로 색온도가 높다는 점은 이미 말씀 드렸었다. 전체 계조 중 가장 낮은 편인 100% IRE가 7700K 이고, 10% 언저리의 딥 블랙 쪽은 10000K를 넘는다. 한 마디로 딥 블랙 쪽으로 가면 '푸르딩딩'해지는 것이, '딥 블랙'이라기 보다 '딥 블루'라고 부르는 것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러나 색온도가 높은 것보다 더 안 좋은 것은 계조별 색온도의 균일성이 나란하지 못하고 가파르게 바뀐다는 점이다. (그래프 상으로 보자면 일직선을 이루어 주어야 한다.) RGB Level Grayscale(아래)을 보면 전체적으로 Blue가 과하지만 특히 낮은 계조 쪽이 30% 이상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최근 LG의 LCD TV를 색온도 테스트 할 기회가 있었는데 스칼렛 및 스칼렛 슬림의 경우, 디폴트 좋고, 조정 기능 세밀하고, 조정 후 성과 완벽하고... 3박자가 모두 완벽히 갖추어 진 것에 깊은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하지만 첫 작품이라 그런지 AF115는 TV와는 양상이 좀 다르다.

앞서 말씀 드렸듯이 "사용자모드 2"를 "AFTER MODE"로 설정해놓고, 세부 조정 메뉴에 들어가 색온도를 맞추었다. Gain(Contrast)과 Bias(Brightness) 공히 Blue 값을 줄여 색온도를 낮추었고, Red 값으로 보정을 했다.
조정 값은 Gain이 R +2, G 0, B -4 이고, Bias가 R -1, G 0, B -5 이다. 이 값은 게인 1.3의 화이트 100인치 스크린을 기준으로 한 것이다. 게인이 1.0~1.3 정도면 위 수치를 사용해도 큰 오차가 없겠지만, 소재를 Pearl, Silver, Bid 타입으로 특수하게 사용한 스크린이면 값이 맞는다는 보장이 없다. 게인 1.0 이하의 Gray 계열 또한 아직 검증하지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게인 1.0 이하의 Gray 계열 스크린에 투사 했을 때의 결과가 궁금하다. 그러나 여건 상 테스트를 하지는 못했다.)

아래는 조정 후 그래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조정 전"에 비해 현격하게 좋아진 모습이다. 아래 표를 보자.
         BEFORE         AFTER
  계 조  색온도  Delta E  색온도  Delta E
  20 IRE   9460     37   6298     3
  30 IRE   8853     31   6502     1
  40 IRE   8601     28   6516     2
  50 IRE   8474     26   6534     1
  60 IRE   8372     25   6549     1
  70 IRE   8180     23   6520     1
  80 IRE   8040     21   6467     2
  90 IRE   7899     20   6414     2
 100 IRE   7718     18   6333     3

"BEFORE MODE"에서 7700~9500K에 이르던 색온도가 "AFTER MODE"에서는 6500K 전후로 안정이 되었다. 사실 색온도보다 델타 에러 값이 더 중요하다. 델타 에러는 색온도와 같이 움직이기는 하지만 Green의 정도까지도 감안한다. Green 값이 맞지 않아도 Blue와 Red가 맞으면 색온도는 6500K가 될 수 있지만 델타 값은 0 이 나오지 않는다. 완벽할 수는 없고 최대한 델타 에러 값이 0~1 정도로 나오도록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BEFORE MODE" 상태의 델타 에러 값은 모두 20~30 대 수준. 완전히 '딴 나라 수치'이다. 그러나 조정을 거친 뒤에는 0 는 나오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1~3 수준에서 맞출 수 있었다. 또 밝은 쪽과 어두운 쪽의 불일치도 해결해 평탄하게 나오도록 만들었다.

그러나 부작용이 있다. 조정 작업이 주로 블루의 게인과 바이어스를 낮추는 쪽에 몰리다 보니 딥 블랙 쪽 색온도가 너무 내려간 것이다. 샤프 XV-Z21000 처럼 특수하게 10 IRE 이하를 조정하는 바이어스를 제공하는 기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고정화소 프로젝터는 20 IRE 아래 쪽이 30~50 IRE 계조와 다르게 움직일 경우 색온도를 조정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다. (그래서 딥 블랙 쪽 맞추기가 어려운 것이다.) 사실 고정 화소 쪽은 어두운 부분의 표현에 항상 한계가 있어 색온도 쪽을 다소 포기하는 편이다. 어차피 조정도 안 되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유난하게 '시퍼렇다'던가 '시뻘겋다' 하면 곤란하다. AF115의 경우 전체 계조 유니포미티를 맞추다 보니 30 IRE 아래 쪽이 붉으딕딕 색온도가 6000K 언더로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었다. 하지만 심한 정도는 아니어서 Accept 할 만하다.

Gamma

감마에 대해서는 1부에서 예를 들 때 충분히 설명한 바 있다. 조정 모드가 전체 밝기나 게인 또는 바이어스의 그린 값을 조정한 것이 없기 때문에 감마의 변화는 "BEFORE"나 "AFTER"나 차이가 없다.

계조별 감마 지수 트랙킹 (감마 모드 LOW 기준)
   10%  20%  30%  40%  50%  60%  70%  80%  90%  100% 평균값
 BEFORE  1.79  2.08  2.11  2.12  2.13  2.15  2.16  2.17  2.20    -   2.10
  AFTER  1.79  2.10  2.12  2.13  2.13  2.15  2.15  2.14  2.15    -   2.10
※ 단위 : foot-Lambert (fL)

표에서 보듯 BEFORE와 AFTER의 감마 값은 거의 일치한다. 평균 감마 값은 2.10 이 나온다. 원래 Gamma Mode LOW가 2.10 이다. 전체적인 감마 값은 2.13 정도이다. 그런데 10% 그레이가 1.79 이다. 그 아래로 가면 더 낮게 나타난다. 실제로 10% 그레이의 밝기는 0.474 fL 정도인데, 나중에 소개할 "스페셜 모드"로 따지면 거의 20% 그레이에 해당될 정도로 높은 편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 모습은 위 그래프에서도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2.10 에 맞는 지수 그래프를 보이지만 낮은 부분으로 가면 감마 커브가 약간 부자연스러워진다. 전체적으로는 설정된 감마 옵션과 실제 감마 값이 잘 맞는 편이다. Auto IRIS를 채택하면 사실 감마 모드는 큰 의미는 없다. Auto IRIS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LOW와 MED 둘 중 한 가지를 사용하면 되겠다.

Color Saturation

화질 기본 조정 항목에 보면 COLOR와 TINT 두 개의 항목이 있다. 대개 이 항목은 중앙값에 두고 건드리지 않는다. TINT는 특히 컬러 좌표에 불균등한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웬만하면 건드리지 않아야 한다. 한편 COLOR는 좌표에는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고 각 컬러의 휘도 분포 비율에 영향을 준다.

디폴트 모드에서 COLOR를 50 으로 두었을 때, RED의 비율은 21.7%, GREEN은 68.1%, BLUE는 10.2%가 측정된다. SMPTE 296M 기준RED 21.3%, GREEN 71.5%, BLUE 7.2% 이다. 정확히 잘 맞은 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acceptable 하다. RED는 정확한데, BLUE가 ITU 709(HD) 보다는 거의 ITU 601(SD)에 가까운 수준으로 다소 과하다. 하지만 RED 값이 맞기 때문에 Color Saturation 값을 조정해서는 안 된다. BLUE의 비율을 줄이려면 COLOR 값을 낮추거나 높여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RED의 비율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대로 디폴트 값 50 으로 두는 것이 최선이다.

"CINEMA MODE"가 아닌, 다른 픽처 모드에서는 COLOR 값이 50 이상으로 조정이 되어 있다. "GAME" 모드55, "STANDARD""SPORTS" 모드는 60 이고, "VIVID" 모드70 까지 설정되어 있다. COLOR 값이 높아지면 Fresh Contrast 에서 설명했던 것처럼 원색 계열이 다소 과장되게 나타난다. 특히 RED와 BLUE 두 대비되는 색상이 각기 튀어 보이기 때문에, 문자 그대로 Vivid 해 보일지는 모르지만, 색이 정확히 표현되어야 하는 영화, 드라마 또는 여행이나 음식 등에 대한 다큐물 등은 이렇게 보는 것이 좀 부담스럽다. 필자의 의견은 모든 픽처 모드에서 COLOR 값은 50 으로 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강력하게 권하지는 않겠다. 단, 사용자 조정 모드나 시네마 모드는 반드시 50 을 유지해야 한다.

화질 조정 옵션 세팅 값

두서 없이 쓰다보니 무얼 다루고 무얼 다루지 않았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각 픽처 모드 별로 화질 조정 기본 세팅 값과 필자가 권장하는 추천값을 표로 정리해 보았다. 한 가지 정정의 말씀이 있다. 지난 1,2부에서 디폴트 값인 줄 알고 언급했던 AF115의 세팅 값 중 일부는 디폴트 값이 아니었다. 필자가 받은 기기가 공장모드로 초기화된 제품이 아닌 테스트 중인 제품이었던 관계로 세팅값이 변경된 부분이 더러 있었는데 필자가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다.

아래 표는 필자가 추천하는 각 픽처별 세팅 값이다. 굵은 글씨는 디폴트 값을 변경한 것이다. 그 중 빨간색 글씨는 반드시 변경해야 할 사항이고, 파란색 글씨는 권장 하지만 필수적인 것은 아닌 사항이다. 그리고 초록색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것을 가리킨다.

 
영상모드
  Vivid  Standard  Cinema   Sports   Game  Expert
      항  목   한글명칭  선명한    편안한    영화   스포츠    게임  전문가
    Contrast     명암     50      45     45      45     45    45
   Brightness     밝기     50      50     50      50     50    50
   Sharpness    선명도      0       0      0       0     55     0
      Color    색농도     70      60     50      60     55    50
       Tint     색상      0       0      0       0      0     0
               
 Fresh Contrast   명암보정    OFF     OFF    OFF     OFF    OFF    OFF
   Fresh Color    색보정    OFF     OFF    OFF     OFF    OFF    OFF
  Color Temp    색온도   Warm    Warm   Warm  Medium  Mediu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