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31 21:53

옵토마 HD80 DLP 프로젝터 (2)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프 명암비

 

HD80은 0~16까지 모두 17단계의 IRIS(조리개) 조절 모드를 가지고 있다. 0이 IRIS OFF이고, 16이 IRIS를 최대한 조인 상태이다. 최적의 모드가 어느 것인지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각 모드별로 온/오프(W/B) 밝기를 측정해 보았다.
 
우선 옵토마의 모든 화면 모드를 리셋하여 디폴트 상태로 되돌린 후“시네마 모드”를 기준으로 측정을 했다. "시네마 모드"는 명암42, 밝기50, 색상52, 틴트50, 샤프니스7의 값에 색온도 MID, 감마 FILM의 디폴트 값을 갖는다.(※ 측정 필드 패턴은 HDG-3000 Generator를, 조도 측정은 미놀타 LS100 전용 Luminence Meter를 사용하였다. 스크린은 게인 1.3의 스튜어트 스튜디오텍 HD130 100인치 16:9 타입을 사용했다.)

 

IRIS

0

5

10

13

14

15

16

White Field

79.7

76.4

57.2

43.1

41.3

35.9

34.0

Black Field

0.042

0.035

0.023

0.017

0.016

0.015

0.015

명암비

1898:1

2183:1

2487:1

2535:1

2581:1

2393:1

2267:1

                                                                       (단위: cd/㎡)


전체적으로 2500:1 전후의 양호한 온/오프 명암비를 보여주고 있다. 이 정도면 HD80이 다크칩2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상당히 우수한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블랙 필드는 아이리스 13~16 단계에서 0.015~0.017cd의 수준으로 풋램버트로 환산할 경우 0.004~0.005fL에 해당이 된다. 0.004라면 다크칩2에서는 내려갈 수 있는 최저 단계라고 할 수 있으며, 적절한 안시 명암비만 유지된다면 시청 시 블랙은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준이다. 게인 1.3 스크린을 기준으로 할 때 다크칩2에서 블랙을 0.004fL로 유지하려면 대신 밝기가 많이 떨어질 염려가 있는데 HD80은 밝기도 그렇게 떨어지지 않는다.
 
결론적으로 명암비는 좋은 점수를 줄 수 있겠다. 다크칩2를 사용한 이상, 어차피 탁월한 수준의 명암비를 기대할 수는 없다. 그러나 HD80 수준이면 16x9 영상은 물론이고, 2.35:1 영상에서도 블랙바가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듯 싶다.

 

광량의 불균일성


그런데 측정 도중에 이상한 점이 발견되었다. 아이리스 값이 일정치 않은 것이다. 즉 상황에 따라, 시간에 따라 동일한 아이리스 내에서도 계속 밝기가 변하는 것이다.
 
원래 광원을 통한 밝기의 제어는 생각만큼 그렇게 정밀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필자가 테스트한 모든 디지털 기기에서 광량을 제어하는 기능-프로젝터라면 아이리스, LCD TV라면 백 라이트가 이 역할을 한다-이 즉석에서 빨리 빨리 대응하는 것을 경험한 적이 없다. 광원의 특성 상 투과되는 빛의 강도는 어느 정도 불안정 할 수 밖에 없다.
필자를 비롯한 일단의 평론가들이 오토 아이리스라던가, 다이내믹 컨트라스트 조절 기능 등을 가급적 사용하지 말라고 권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옵토마 HD80의 예를 들어보자. 아이리스 14 모드에서 처음 측정한 화이트 필드 조도 값은 41.3cd이었다. 그런데 잠시 뒤 다시 측정했더니 두번째에는 37.5cd가 나왔다. 첫번째 측정은 아이리스를 0에서 시작해 한 단계씩 높여 나가, 14에 이르렀을 때 측정한 것이고, 두번째 측정은 아이리스를 16에서 시작해 한 단계씩 낮추어 나가다가 14에 이르렀을 때 측정한 것이다.
 
광원과 조리개가 아이리스 조절 메뉴보다 늦게 반응을 한다고 생각해보자. 사용자가 값을 14로 바꾸었어도 기기는 아직 이전단계의 밝기에서 채 벗어나지 못한 상태인 것이다. 그렇다보니 이전 모드가 더 밝은 13이었다면 실제 14보다 더 밝게 나올 것이고, 이전 모드가 더 어두운 15였다면 실제 14보다 더 어둡게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를 검증하기 위해 아이리스를 0 까지 쭉 내렸다가 다시 14로 올린 후 밝기를 측정해 보았다. 첫번 측정한 값과 비슷한 42.4cd가 다시 나왔다. 증명이 된 셈이다.

앞서 말했듯이 이 것은 HD80만 그런 것은 아니고 광원을 가진 대부분의 기기들이 다 이런 요소가 있다. 일전에 필자는 보르도 Full HD TV를 리뷰하면서 백라이트의 단계를 바꿨을 경우 상당한 시간이 지날 때까지 밝기가 계속 꾸준히 변한다는 것을 지적한 바도 있다. 그런데 그렇다 하더라도 옵토마 HD80은 그 정도가 좀 과한 편이다. 값의 차이가 너무 크다.
 
단순히 아이리스의 단계를 바꾸었을 때만 조도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 아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도 광량이 변하는데 역시 그 변하는 정도가 좀 크다. 앞서 예를 들었던 아이리스 14의 경우, 약 30분이 지난 뒤 측정을 해 보니 화이트 필드의 조도가 46.0cd까지 올라간 것으로 나타난다. 첫번 측정 때보다는 4.5cd, 두번째 측정 수치보다는 무려 8.5cd나 높은 수치이다. 8.5cd라면 2fL(foot Lambert)가 훨씬 넘는 수치이다. 이건 좀 곤란하다. 그런데 이러한 변화조차도 어떤 일관성을 갖고 바뀌는 것도 아니었다. 아래 표를 보자.

 

IRIS

0

5

10

13

14

15

16

작동 직후

79.7

76.4

57.2

43.1

41.3

35.9

34.0

30분 후

63.5

62.0

51.9

49.9

46.0

42.8

41.1

편 차

-16.2

-14.4

-5.3

+6.8

+4.7

+6.9

+7.1

                                                                    (단위: cd/㎡)


30분 뒤에 측정한 것이 아이리스 13 이상에서는 밝기가 10~20% 가량 증가했지만, 아이리스 10 이하에서는 오히려 밝기가 감소했다. 아이리스 0의 경우 작동 직후보다 30분이 지난 뒤에의 밝기가 무려 16.2 cd나 어두웠다. 5fL에 해당되는 대단히 큰 편차이다. 이런 상태라면 적절한 아이리스 모드를 설정하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다. 고민이 아닐 수 없다.
 

오토 아이리스의 위험성

 

이야기 나온 김에 Auto IRIS, 혹은 어떤 기기에서는 Auto Dynamic Mode라고 불리우는, 기능들에 대해 잠시 언급해본다. 위와 같이 광량이 unstable한 상황에서 오토 아이리스 기능을 사용한다고 생각해보자. 화면은 순간순간 계속 바뀐다. 추격자들에게 쫓기고 있는 인디아나 존스가 화면이 일정한 안정된 밝기에 도달할 시간까지 화면의 같은 포인트에서 정지상태로 서 있겠는가? 화면 속 그림은 무수히 많은 포인트가, 각기 다 각각의 계조값을 갖고, 굉장히 빠른 속도계속 바뀐다. 오토 아이리스를 선택하면 전체 화면의 밝기에 대한 평균값을 추리해서 그에 맞게 아이리스 모드를 바꾸게 되는 데... 첫째, 평균값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비논리적이고, 둘째, 설령 그 값이 합당 하더라도 방금 바뀐 아이리스 모드가 소프트웨어가 계산했던 그 값을 정확히 즉석에서 내주지를 못한다. 그렇게 정밀하게 재빠르게 바뀌지 못하는 것이다.


게다가 한 가지가 더 있다. 계조별로 그 기기의 색온도 값이 균일하지 못하다고 가정해보자. 즉 밝기에 따라 색온도 값이 들쑥날쑥 하는 경우이다. 특정한 한 개의 아이리스를 선택한 경우라면 그 아이리스의 밝기에 따른 일정한 수준의 계조별 색온도 값을 일관되게 표현할 것이다. 그러나 오토 아이리스를 사용하게 되면 기준이 되는 밝기가 수시로 바뀌면서 동일해야 할 계조의 밝기 또한 수시로 바뀐다. 그런데 색온도 유니포미티가 좋지 않은 기기라면, 이때 밝기가 바뀔 때마다 색온도 값이 계속 바뀌게 된다. 간단히 말해 화면 속 주인공의 얼굴이 오토 아이리스 조정 값에 따라 수시로 붉어졌다 푸르러졌다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1) 계조별 색온도 유니포미티가 좋지 않고, (2) 램프의 아이리스 반응 속도가 느린 기기에서라면 더더욱 오토 아이리스 기능의 사용은 금해야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옵토마의 HD80이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되는 기기였다. (계조별 유니포미티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언급하기로 하자)


앞서 기술한 옵토마 HD80의 특징을 감안할 때, HD80에서 아이리스 모드를 바꿀 때에는 (1) 반드시 아이리스를 0까지 내렸다가 천천히 해당 모드 값으로 올리도록 할 것 (2) 모드를 바꾼 뒤 약 30분 정도가 지나야 밝기가 안정화 된다는 것, 이 두 가지를 반드시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


한편 화이트 필드와 달리 블랙 필드의 밝기는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편차는 발견되지 않았다. 블랙에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주변 간접광에 대한 철저한 매스킹 작업이다. HD80의 측정치를 통해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 HD80은 아이리스15에서 블랙 필드의 밝기가 0.015cd였다. 그후 아이리스를 선택하는 "메뉴 바"를 화면의 하단에 띄워 놓고 다시 화면의 중앙부의 블랙을 측정해보면 0.021cd가 나온다. "메뉴 바"가 요란스럽게 밝은 편도 아니었는데 그 영향을 화면 중앙부가 받았다는 뜻이다. 다이내믹 명암비보다 풀 온/오프 명암비가 더 의미가 있고, 풀 온/오프 명암비보다 안시 명암비가 더 의미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블랙은 0.001fL조차도 무시해서는 안 될 만큼 기기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민감하다. 그런데 실제로 여러 가정을 다녀보면서 느끼는 점은, 화면의 블랙이 뜨는 가장 큰 원인은 하드웨어보다는 시청환경에 있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더라는 점이다. 전용룸이 아니라도 관계 없다. 스크린 주변과 바로 위 천정 부분에 대한 매스킹은, 블랙 레벨을 비약적으로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적절한 아이리스 값 찾기

 

결론부터 말해서 HD80의 적절한 아이리스 값은 14~16 이다. 디폴트 상태에서는 14, 명암 값을 조정한 후에는 15가 적절해 보인다. 그러나 앞서 언급했듯이 램프의 밝기가 계속 바뀌기 때문에 30분 이상이 경과된 뒤의 밝기를 측정해보면 오히려 16이 맞을 때도 있다.
 
플루지(Pluge) 패턴을 통해 명암과 밝기 값을 조정해보자. 80% B/W HPL 패턴을 통해 볼 때 적절한 명암비는 49 정도이다. 그러나 이는 피크 화이트의 클리핑 정도만 고려한 경우이다. HD80은 밝기가 변하면 색상이 틀어지는 경향이 있어 무리하게 밝기를 높일 수가 없다. 적절한 명암(Contrast) 값은 44~47 정도로 판단이 된다. 아이리스 15에서 명암 값을 47로 조정을 했더니 약 1시간이 경과하자 램프의 밝기가 증가했다. 측정해보니 49.5cd 가 나왔는데 이는 1시간 전에 측정 46.5보다 6%나 증가한 밝기이다. 이때 아이리스를 16에 놓고 측정하면 48.0cd가 나온다.


디지털 프로젝터의 적정한 권장 밝기 값은 42~48cd(12~14fL)수준이다. 당장은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아이리스를 16 이었다.
밝기(Brightness) 값은 디폴트 50이 적정해 보인다. 40% B/W LPL 패턴을 통해 적정값을 찾으려 했으나 실패했다. "Blacker than Black Bar"가 전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옵토마 HD80에서는 -4% 블랙 바가 전혀 나타나지 않는다. PC 레벨에 근거해 Setup을 했기 때문이 아닌가 보여진다. 이 부분은 옵토마나 벤큐 같은, PC용 프로그램에 익숙한 업체들에게는, 향후 비디오 프로젝터를 만들때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이다. -4% 블랙바가 없는 상태에서 대략 눈으로만 판단을 해 보았다. 디폴트 값 50이 가장 무난해 보인다.
 

샤프니스, 컬러, 틴트 조정

 

일단 화면 모드를 "시네마", 감마 모드를 "Film"에 놓고 명암 44, 밝기 50을 선택한 후 다른 화면조정 메뉴를 살펴 보았다. 크로스해치 패턴을 띄워 보니 링잉이 꽤 있다. 샤프니스는 디폴트 값이 7 인데 이 것은 반드시 0 으로 최소화 해야 한다. 그리고 샤프니스 컨트롤 부분 프로그램에 버그가 있는 듯 하다. 값에 대한 조정 결과치가 항상 일정해야 하는데 그렇지 않고 수시로 바뀐다. 예를 들어 처음 디폴트 값 7 때의 링잉의 수준을 100 이라고 가정을 하면 값을 6으로 바꿨다가 7로 다시 돌아오면 똑 같은 100 이 아닌 50 정도로 표시가 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값을 7에서 8로 바꾸면 링잉이 증가해야 하는데 거꾸로 8이 되면 링잉이 감소했다가 다시 9가 되면 링잉이 대폭 증가하는 식으로 종 잡을 수 없게 바뀌었다. 버그인 것 같다. 그런데 별로 신경 쓸 필요는 없다. HD80은 샤프니스를 무조건 0에 놓는 것이 제일 좋기 때문이다. (사실 0으로 놓아도 약간의 링잉이 있다.)

틴트 값은 바꿀 필요가 없지만 색상 값은 52에서 50으로 바꾸는 것이 낫다.
HD80은 Cinema, Bright, TV, sRGB의 네 가지 화면 모드를 가지고 있다. 이들 각 모드는 색온도, 감마 모드, 명암, 밝기 등에 대해 서로 다른 디폴트 값을 가지고 있다. 흔히 컬러라고 칭해지는 색농도(Saturation) 값까지도 서로 다르게 설정되어 있다.(틴트 값은 50으로 일정하다.) Cinema는 52, Bright 55, TV 54, sRGB 52 식이다. 물론 유니포미티가 일정하지 못할 경우 밝기나 색온도를 바꿀 경우, 색농도 값도 일부 변화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HD80은 그런 정황은 전혀 없었고, 화면 모드를 만든 측이 “자의적인 기준으로” 색농도 값을 바꾼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블루 필터를 이용해서 살펴 보았더니 모든 화면 모드에서 색농도 값은 동일한 범위 내에서 움직였다. 결론적으로 화면 모드에 따라 색농도 값을 바꿀 이유는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전혀 없었다. 물론 자의적인 판단에 의한 세팅이라면 할 말 없다. 즉 TV 화면은 좀 진하게 보고 싶고, 영화는 연하게 보고 싶고... 하는 식의 임의적 설정말이다. 옵토마 뿐만 아니라 많은 업체들이 화면 모드를 정하면서 색농도 값을 건드린다.(심지어 틴트 값까지 바꾸는 업체도 있다.) 이건 옳은 방식이 아니다. 사용자가 사용하는 소스기기의 특성(소스 기기가 색정보를 왜곡시키는 경우가 적잖이 있다.)이나 스크린의 특성 때문에 직접 이를 조작할 수는 있다. 그러나 취향 때문에 색농도를 바꾸는 것은 옳은 세팅 방법이 아니다.
 
옵토마 HD80의 색농도 값을 면밀히 검증해 보았다. Bright 모드의 디폴트 색농도 값인 55는 그린의 밝기를 지나치게 증가시킨다. 곤란한 수치이다. Cinema, Bright, TV 모두 동일하게 50~52 범위 내에서 색농도 값이 설정되는 것이 옳으며, 필자는 공히 50으로 값을 설정했다.

색 농도값의 자의적인 설정, 이 것도 많은 업체들이 아직도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과도기적 과정 중 하나이다. 즉 "감성의 의한 화질 튜닝"을 지양하고 "표준에 의거한 화질 튜닝"으로 방향을 바꾸는 이행과정 중의 과도기 말이다. 이는 색좌표, 색온도, 그레이스케일, 감마, 피크화이트 값 등등에 모두 해당되는 부분이다. 옵토마 또한 이 과도기를 빨리 벗어나서 본격적으로 표준영상 경쟁에 뛰어드는 일이 중요한 과제일 것이다.

 

색상의 정확도

 


Spectroradiometer 방식의 Color Analyser PR650을 이용하여 HD80의 색 정확도를 측정해 보았다. 기본적으로 CIE 좌표값은 RGB 모두 BT709 표준값에 다소 어긋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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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느슨한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자면 과포화 되었기는 하지만 Hue 값 자체가 심하게 틀어진 것은 아니니(그러나 Blue는 포화도보다 Hue가 더 문제이다.), 이 정도면 "신인"치고는 괜찮은 편 아니냐고 볼 수도 있다. 사실 삼성, 소니, 샤프 같은 베테랑 업체들도 색좌표를 표준에 근접하게 만들기 시작한 것도 비교적 최근에 와서이다. 게다가 똑 같은 샤프 제품이라도 프로젝터는 색좌표가 맞고 TV는 잘 안 맞는다던가, 똑같은 소니 프로젝터라도 앞 모델은 잘 맞는데 최근 모델은 잘 안 맞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이 작업이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다. 그러나 반드시 거쳐야 하고 지켜야 할 사항이다. 그러나 어찌되었든 최근 정상급 업체들은 색좌표에 대한 규준을 지키려고 굉장히 노력하고 있다. 재작년이 다르고, 작년이 다르며, 또 올해가 다르다. 그래서 지금 발표되는 제품들은 그렇게 엉뚱하게 표시되는 경우가 별로 없다.

이에 비해 옵토마 HD80은 Saturation과 Hue 두 가지 측면, 그리고 R,G,B 각각의 컬러 모두에 대해 아직 바른 컬러 튜닝 프로그램을 갖추지 못한 듯 하다. 위 좌표에서 보듯이 기본적으로 HD80의 CIE 좌표는 RGB 모두 기준값과 X,Y 좌표 모두 맞지 않는다. (※ 검은색은 REC 709 HD 표준 좌표이며, 흰색 선은 HD80의 컬러 좌표 값이다.) 우선 블루의 Hue가 틀어져 있다. 실제의 체감적 느낌에 조금 더 비중을 두어 시뮬레이션을 한 u'v' 그래프의 경우, 좌표 영역이 넓은 그린에 비해 영역이 좁은 블루는 약간만 틀어져도 지각되는 색감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히 커다랗다는 것은 보여주고 있다. 아래는 CIE 1976 u'v' 차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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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와 레드가 모두 기준 값(검은선)에서 많이 빠져 있다. 레드의 경우 과포화된 정도가 적은 편이 아닌데, 실제로 피부톤에서 레드 푸쉬 되는 느낌이 적지 않다. 색상의 포화도가 지나치면 대개 색상이 단조롭고 풍부한 맛이 줄어든다. 전체적인 컬러가 다소 자극적이고 경박한 느낌을 준다. 원색 계열의 단색 컬러를 지닌 물체, 예를 들어 빨간 페라리 자동차 같은 사물에서는 진한 컬러가 선명하고 강렬한 인상을 주어 오히려 시원하게 느껴지게 되지만, 색계조가 다양한 사물, 질감 표현이 섬세해야 할 피사체의 색 표현에 이르면 색 편차가 커지고 어색한 컬러 톤이 되어 버린다. 특히 피부색의 경우는 색조화장이 잘 못 된 느낌을 주기도 한다.

사실 바로 이 점이다. 색좌표 차트는 대개 Primary Color를 중심으로 그 오차의 정도를 판단하는데, 원래의 대의적(大義的) 목적은 사실 그 것이 아니다. 대의(大義)는 "모든 컬러, 모든 색계조가 다 들어 맞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컬러를 다 맞출 수 없기 때문에 그 대표적 존재로 R.G.B의 Primary Color를 우선 기준 잡아 평가하는 것인데, Primary Color의 오차는 다시 Secondary Color로 옮겨져 더 큰 오차를 낳는다. 세칭 어려운 용어로 "등화색"(等和色)이라고도 불리우는 Secondary Color는 R,G,B 각 세 포인트들 간의 중간에 위치한 Y(Yellow),C(Cyan),M(Margenta)의 세 컬러를 말하는데 위 차트를 보면 이 세 포인트의 정확한 좌표 값이 어디인지 검은색 선 안에 + 마크가 있는 위치로 정확히 표시가 되어 있다.

HD80의 경우 보시듯이 Secondary Color 좌표가 Y,C,M 모두 다 값이 많이 틀려 있는데 그 오차가 Primary Color의 경우보다 더 크다. 왜 그렇게 될까 잠깐 설명을 해보자. Secondary Color 중 가장 오차가 큰 것은 Margenta이다. 보라색이 거의 군청색에 가깝게 표시가 된다. 상대적으로 Yellow의 오차는 그 보다 작다. Margenta의 오차가 큰 것은 양 극점인 레드와 블루가 Hue와 Saturation 모두 서로 다른 경향으로 오차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Saturation의 오차보다 Hue의 오차가 훨씬 더 위험하다. Hue가 틀어질 경우는 거의 90% 이상 Secondary Color에 가서는 Hue가 훨씬 더 크게 틀어지게 된다. 둘 다 과포화되기는 했지만, 역시 둘 다 Hue는 그렇게 크게 바뀌지 않았던, 오차의 경향이 같은 Red와 Green의 경우, 그 가운데 있는 Secondary Color인 Yellow가 Margenta보다 훨씬 오차의 정도가 작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렇게 장황하게 색좌표계에 대해 부연 설명을 하는 까닭은, 독자들 중에 혹 "색좌표가 중요하다고는 하는데 왜 꼭 지켜져야만 하는지 잘 이해가 안 간다"고 생각하는 분이 계시던지, 또는 "색좌표는 R,G,B만 보면 되는 것 아닌지", "색좌표의 오차가 약간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도대체 실제로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르겠다" 등의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계실지 모르기 때문이다. 근본은 바로 이 점이다. Primary Color의 오차는 곧 Secondary Color에 더 큰 오차로 전달이 되고, 이 것은 다시 제3색인 Tertiary Color에 또 더 큰 편차로 전달이 된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보는 색상은 엄청나게 많은 중간색들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간색들은 기본적으로 Primary Color에서 출발해서 2차, 3차, 4차, 5차...로 무한하게-마치 Fractal처럼-분기해서 만들어진다. 따라서 색 좌표의 정확도 문제는 단순히 Primary Color 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표현될 수 있는 모든 색에 대한 문제가 되는 것이다. 레드와 블루가 아주 약간 틀어져도 마젠타는 훨씬 더 크게 틀어질 수 있다. 마젠타가 크게 틀어지면 마젠타와 다른 색상들과의 중간색은 또 더 틀어지게 된다. 색상계는 이렇듯 거미줄보다도 더 복잡하게 서로 복잡하게 그리고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시스템이다. 그래서 근본인 Primary Color는 아주 작은 오차조차도 큰 의미를 둘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특히 Hue가 틀어지는 것에는 더더욱 민감할 수 밖에 없다. 이야기가 지류(支流)로 너무 많이 빠져 버렸다. 색좌표에 대한 해석을 주로 RGB 위주로 하다보니까 간혹 이에 대한 오해가 있어 차제에 부가 설명을 붙여 보았다. 다시 HD80으로 돌아가자. 앞서 살펴 보았듯이 HD80은 Secondary Color가 특히 많이 틀어져 있다. 전체적으로 중간색에 대한 정확도에 영향을 많이 미치게 된다.
 
그런데 문득 한 가지 의심스러운 점이 있다. 색좌표는 오리지널 패널에 의한 좌표계가 있고, 이걸 업체에서 나름의 소신과 철학, 또는 기술에 근거하여 튜닝을 하여 만드는 에뮬레이션 결과물이 있다. 오리지널 패널 좌표는 당연히 DLP의 제조업체인 Texas Instrument社에서 결정한다. 그런데 T.I의 패널 색좌표는 원래 그다지 정확하지가 않다. 이는 DLP 초기시절부터 익히 알려진 사실이고, T.I도 자인하고 있는 내용이다. 그런데 필자는 720p 다크칩2 모델을 많이 접했었기 때문에 오리지널 색좌표계가 형상을 기억하고 있으며, 이는 HD80의 색좌표 결과와는 다르다. 즉, 옵토마 HD80은 튜닝없이 오리지널 패널좌표를 그대로 사용하는 대부분의 비지니스 제품들과 달리 나름대로 색 튜닝을 한 것으로 짐작이 간다는 뜻이다. 일단 이는 매우 고무적인 사실로 받아 들일 수 있다. 다음의 그림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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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CIE 좌표 사진은 옵토마측이 HD80을 홍보하기 위해 만든 책자에 나와 있는 차트이다. 필자가 측정한 CIE(1931) 차트와 비교하면 거의 흡사하다. 블루의 Hue가 제시된 사진처럼 정확히 맞지 않았다는 점만 빼 놓으면 거의 흡사하다. 레드가 Hue는 맞는데 Saturation이 과한 것, Green이 Hue가 약간 왼쪽으로 틀리면서 Over Saturated 된 것 등등이 신기하게 그대로 표시가 된다. 이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걸까? 이는 옵토마 HD80가 보여주는 현재의 색상이, 튜닝 기술의 부족에서 온 것이 아니라, 옵토마의 '소신'에 따른 것임으로 증명하는 것이다. 위 차트 바로 옆에 옵토마는 아래와 같은 설명을 붙여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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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하면 HD80은 ITU 709 기준 스펙을 초과하는 (넓은) 컬러 개멋을 만들어 내기 때문에 더 brilliant하고 natural lifelike한 컬러를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는 틀린 말이다. ITU 709 표준은 "초과하라고 만들어 놓은 기준"이 아니라, "그대로 딱 맞춰 놓으라고 만든 기준"이다. 따라서 컬러 개멋은 삼각형에 정확히 맞아야지 넓다고 좋은 것이 아니고, 좁다고 나쁜 것이 아니다. 넓은 것이나 좁은 것이나 마찬가지로 다 안 좋다. 말 그대로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따라서 옵토마는 잘 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옵토마의 착각이 결코 낯설지가 않다. 우리는 근래 수년 동안 발표된 수 많은 디스플레이 기기들을 살펴보면서 옵토마와 같은 주장을 광고문안에 써 넣었던 제품들을 너무나도 많이 보아왔다. 디스플레이 기기에서 색좌표의 중요성을 업체측이 인지하고 강조하기 시작한 건 사실 몇 년 안 된다. 참 반가운 일이기는 했으나, 정작 몇 년 간은 개멋의 크기 문제로 소모전을 벌이지 않을 수 없었다. 한 업체가 컬러 개멋이 넓은 것을 자랑하니까, 다른 업체들도 앞장 서서 자신들의 개멋이 넓다고 자랑하기에 급급했다. 설탕 많이 넣는다고 맛있는 음식 아니고, 산삼이 몸에 좋다고 밥 대신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소고기 한 근을 600g이라고 정했으면 어디서든 한근은 항상 600g이어야 한다. 중뿔나게 한 저울회사가 "우리 저울은 한근이 700g입니다. 우리집 저울을 사십시요" 한다면 그건 틀린 것이다. 디스플레이 기기를 만드는 업체들이 흔히 하기 쉬운 착각이 바로 이 점이다. 자신들이 만드는 것은 "저울"이어야 하는데, 자꾸 "소고기"인줄 착각하는 것이다. 소고기의 양은 정육점 아저씨가 정할 일이지, 저울 회사가 가타부타 할 일이 아니다. ITU에서 정한 709조 기준은 "최소한 이 것을 넘으시오"하고 정해놓은 "합격선"이 아니라, "이게 바로 레드와 블루와 그린의 HDTV 표준 좌표입니다"하고 정해놓은 표준규격선이다. 위의 차트를 가만히 생각해보자. 만일 그 라인이 '합격선'이라면 이 세상에는 도대체 얼마나 많은 종류의 "서로 다른 블루"와 "서로 다른 레드"와 "서로 다른 그린"이 존재한다는 말인가. 업체마다 디스플레이 기기마다 모두 그린이 달라도 그 모두가 다 맞는 색상이라고 가정한다면, 도대체 감독들은, 컬러 엔지니어들은, 필름 제작자들은, 물감 만드는 사람들은, 화가들은, 디자이너들은... 뭘 기준으로 '의사소통'을 할 것인가. 이 사람이 생각하는 레드와 저 사람이 생각하는 레드가 다 다른데 말이다.

다행이 최근 와서 많은 업체들이 전과 다른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디스플레이 판매량이 가장 큰 소니와 삼성이 대표적인 경우인데 올 들어서부터 "넓은 색좌표"가 아닌 "정확한 색좌표"를 강조하고 있으며, 다른 업체들도 이를 따를 것으로 보여진다. 옵토마가 홈 시어터 시장에서 주류업체 중 하나로 발 돋움 하려면 빨리 이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 즉, 색좌표에 대한 이해를 바로 해서 하루빨리 수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색좌표가 정확하지 못할 경우 2,3차의 중간색들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는 앞서 설명한 바 있다.) 일단 컨셉이 틀려서 그렇지 옵토마의 색 튜닝 기술이 좋은 편이라는 것은 증명이 된 셈이다. 그렇다면 색상 문제는 앞으로 기대를 해봐도 좋지 않을까 싶은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중간에 가지 치는 경우가 많아져 자꾸 이야기가 두서 없이 장황해지고 있다. 남은 부분들은 가급적 정리해서 언급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널리 양해해주시기를 바라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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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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