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4. 19. 15:40

삼성 보르도 Full HD LCD TV (3부)

Posted by 최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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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조정 메뉴

HDMI 블랙 레벨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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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MI 입력의 경우 우선 기본적으로 HDMI 블랙레벨 조정 부터 해 주고 들어가야 한다. <설정>-<HDMI 블랙 레벨> 항목에 들어가면 <중간>(1~254), <약하게>(16~235)를 선택하게 되어 있다. 입력 소스 기기의 설정과 서로 맞추되, 기본은 <약하게>로 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명칭이 왜 이런지는 잘 모르겠다. <강>, <약>이거나 <강><중간><약하게>도 아니고 왜 하필 <중간><약하게>일까?
테스트 시 데논 A1XV에 HDMI 연결을 했는데 이 메뉴가 활성화 되지 않았다. 이유가 뭘까? 테스트 패턴을 얻기 위해 패턴 제너레이터에 연결했더니 이번에는 메뉴가 활성화 된다. 도시바 HD-XA2 HD-DVD 플레이어와, 삼성 P1200 Blu-ray Player에서는 또 활성화가 안 되었다. 어리둥절하다가 뒤늦게 이유를 알았다. 이 <HDMI 블랙레벨>YCbCr 입력에서는 활성화가 되지 않는다. RGB 입력에서만 활성화가 된다. HD-DVD, Blu-Ray 플레이어는 YCbCr을 지원하니 이 메뉴가 무용지물이다.(데논 DVD Player는 YCbCr/RGB를 선택할 수 있는데 마침 그때 YCbCr 출력이었던 것 같다.) 물론 소니 플레이스테이션3처럼 RGB 출력으로 바꿀 수가 있으면 이 메뉴 선택이 가능하다. 답답한 것은 왜 이런 내용이 메뉴얼에도 OSD 메뉴에도 제대로 설명이 되지 않았는가 하는 점이다.

화면 모드 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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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화면 모드는 <선명한 화면>, <표준 화면>, <영화 화면> 세 가지가 있다. 주위 환경이 대단히 밝아 화면 속 사물이 잘 분간이 가지 않을 때, 밝기를 잘 가늠하지 못하는 연세 드신 어른들이 주 시청자일 때는 <선명한 화면>을 써도 좋다. 그 외에의 경우라면 제발 이 모드는 선택하지 말기 바란다. 매장에 전시되어 있을 때에는 일단 경쟁사 제품보다 밝아야 눈에 띄니까 <선명한 화면>이 선택될 수 밖에 없지만, 일반 가정에는 전혀 맞지 않는다. 밝기가 과다하고 계조가 모두 다 날아가 섬세한 디테일을 볼 수 없는 단조로운 영상에 과다한 링잉과 높은 색온도로 인해 그림이 매우 부자연스럽다. 음식으로 치자면 재료의 고유한 맛보다는 고추가루와 소금, 독한 향신료 등으로 맛을 형성하는 자극적인 음식과 비슷하다. 이런 음식은 매일 먹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혹자는 이 <선명한 화면>이 많은 사람들이 선택하는 대중적인 모드가 아니냐고 말하는데, 그건 오히려 제조사들이 짐짓 유도한 바가 크다. 삼성만 해도 그렇다 우선 이름부터 "선명(明)한 화면" 아닌가? 화질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선명하다"는 용어의 어감(語感)과 '가장 밝다는 사실' 두 가지 요인만으로도 "선명한 화면"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선명하다'란 '뚜렷하다'라는 의미인데 밝기는 뚜렷할 지 모르지만 계조나 색상은 하나도 안 뚜렷하다. 오히려 다 날아간다. 따라서 <선명한 화면>이란 용어를 차라리 <밝은 화면>이라는 보다 객관적인 용어로 바꾸고, 메뉴얼이나 OSD 메뉴에서도 '주변이 아주 밝을 때에만 사용할 것. 영상의 질감이나 섬세함을 표현하는 능력은 표준화면이나 영화 화면보다 크게 떨어짐' 등의 바른 이해를 돕는 문구를 넣어 주어야 옳다. 그래야만 일반 사용자들도 '밝기=화질'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사람들이 늘어나 <표준 화면>이나 <영화 화면>을 좀 더 살펴보게 될 것이다. 이 점은 삼성이 앞으로 "화질"과 "밝기" 두 가지 중 어디에 더 비중을 둘 것인지와도 관계 되는 이야기이다. 둘 중 한 가지만 택할 수는 없다. 그러나 둘 중 어느 쪽이 우선인지는, 지향점이 무엇인지는 확실히 해 두어야 세세한 부분에서 혼선이 생기지 않을 것이다. 만일 "화질"에 더 우선을 두겠다면, 소비자들을 우민(愚民)으로만 대할 것이라 아니라 바른 정보를 주어 계도(導)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뒤에 할 이야기를 지금 중간에 불쑥 하는 셈인데... 이번에 테스트 하면서 느낀 점은 삼성 TV가 정말 겉만 아니라 속도 참 많이 변했구나 하는 것이었다. 결론적으로 삼성 보르도 Full HD<영화 화면> 영상은 꽤 훌륭하다. LCD TV가 갖는 화질적 한계가 어쩔 수 없지만 그 점을 감안하고만 본다면 삼성 보르도 Full HD는 상당히 잘 만든 제품이다. 같은 S-PVA 패널을 사용했지만 화질이란 패널만 가지고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듯 작년의 삼성 보르도 제품의 화질 완성도는 소니 브라비아 등에 비해 많이 모자란 편이었다. 그러나 2007년형 제품들은 소니 브라비아에 상당히 근접해 나가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은 같거나 오히려 앞선 면도 보이고, 화질 개선에 대한 지향점도 설정이 잘 되어있다. 물론 아직 그림의 완성도라는 측면에서 볼 떄 소니의 브라비아 X2000은 상당히 잘 만든 제품이고 삼성이 조금 더 많이 분석하고 공부해야 할 타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삼성이 화질을 개선하기 위한 비약적인 노력을 꾸준히 해 나간다면 삼성이 물량이나 가격이 아닌 화질 측면에서도 소니, 샤프 등과 대등해지거나 더 앞서 나갈 소지도 있다. 미래의 결과는 누구도 모른다. 단지 문제는 가능성이 있겠느냐 애시당초 꿈도 꿀 상황이 아니냐 하는 점인데, 이번 보르도 Full HD를 보면서 삼성 TV에 대해 필자는 그런 가능성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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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영화 화면>에서의 스크린 샷 (참고 : 스크린 샷은 사실 믿지 말아야 한다. 엄밀히 말해 TV 화면이 아니라 카메라와 촬영자의 능력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그냥 구색 맞추기 정도로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

그러나... (다음이 정작 이야기 하려는 본론이다.) 앞서 느꼈던 가능성 운운하던 것도 보르도 Full HD<선명한 화면>을 보고 있자면 금방 취소하고 싶은 마음이 불끈 일어선다. 물론 매장에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아야 하는 매장용 모드라는 점에서 <선명한 화면>에 고급의 화질적인 요소를 섣불리 적용할 수는 없다. 그러나 HD가 보급화 되면서 화질을 보는 일반인들의 눈도 점점 높아져 가고 있다는 사실을 놓쳐서는 안 된다. 다소 높은 색온도나 자동명암 조정 기능 등은 어쩔 수 없다고 하자. 그러나 지나친 윤곽선 보정으로 인해 피사체들은 짙은 링잉을 달고 움직이고, 구름이 멍든 것처럼 퍼렇게 나올 만큼 과다하게 색온도를 높여야 하는지, 또 밝기에만 집착해 백색 계조가 완전히 뭉개져, 조명이라도 비춰질라치면 등장인물의 이마나 콧등 부분의 질감이 온통 나 날아가고 화이트 쉐도우만 남는 그런 경박한 그림이 나와야만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지... 이건 좀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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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선명한 화면>에서의 스크린 샷

어느 제품이나 이런 매장용 모드가 있다. 이 매장용 모드가 그 제품의 능력을 평가하는 표준적 지표가 아니라는 점 인정한다. 따라서 매장용 모드로 제품 간의 능력을 비교할 생각은 없다. 매장용 모드는 어떤 제품이든 다 어느 정도 과장되어 있고 그림을 왜곡하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접하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쉽게 접하는 모드라는 측면에서 매장용 모드에 대한 평가나 비교를 전혀 하지 않을 수도 없다. 중요한 점은 '매장에서 튀어 보이려면 어쩔 수 없다'는 명분이 '엉망진창의 그림'으로 나타나는 결과을 무조건 합리화 시켜 줄 수는 없다는 점이다. 똑같은 '매장용 모드'인데도 왜 삼성, LG 제품을 볼 때와 소니, 샤프 제품을 볼 때 다른 느낌이 드는가? 글쎄, 혹자가 "파워 유저가 아닌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자면 어쨌든 삼성이 소니 보다 더 많이 팔리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밝기와 윤곽에 천착한 현재의 매장용 모드 전략이 잘 적중한 것 아닌가?" 하고 반문할 지도 모르지만, 어느 시점 '밝기'라는 단순 지표만 가지고 더 이상 대중을 끌어 모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밝기'가 한계 수준에 이르렀거나 경쟁사 간에 별 차이가 나지 않을때) 삼성은 도대체 무엇으로 제품을 소구(訴求)할 것인지도 함께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디스플레이 제조업체는 기술자로서의 마인드를 넘어, 궁극적인 화질의 세계를 항상 생각하고 지향해가는 예술가로서의 마인드, 그리고 미친 척 몇 년 뒤를 앞서 내질러 나가는 매니아로서의 마인드를 모두 공유(共有)해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아무리 매장용 모드라고 해도 '화질 개선'이라는 큰 카테고리를 벗어나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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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기본 메뉴들을 좀 더 살펴보자. 삼성이 자랑하는 하지만 고급 사용자들에게는 결코 사용을 권장하고 싶지 않은 DNIe 기능을 켜고 끌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선명한 화면><표준 화면>에서는 이 기능이 활성화 되지만 <영화 화면>은 비활성화 된다. <영화 화면>은 DNIe가 꺼지게 되어 있다. DNIe는 <켜기>, <끄기> 말고 <기능 보기>라는 항목이 또 있었다. 화면을 분할하여 DNIe ON/OFF를 비교하는 기능이다. 혹시라도 독자들 중에 DNIe 기능에 대해 진지한 관심을 가져 볼 의향이 있는 분들은 이 기능을 이용해 좌우의 화면을 한번 꼼꼼히 잘 살펴보기 바란다. 왜 삼성이 이런 기능까지 만들어 가며 DNIe 기능을 자랑하는지 그 이유도 짐작해 볼 수 있으며, 왜 평론가들이나 파워유저들이 DNIe를 가급적 쓰지 말라고 하는지도 찬찬히 살펴보면 아실 수 있을 것이다.

2007년형 제품 속에는 화질을 세부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세부 조정> 메뉴가 추가 되었다. 이 <세부 조정> 메뉴는 <선명한 화면>에서는 활성화가 안 된다. <표준 화면>의 경우에서도 <DNIe><켜기>로 되어 있을 때에만 활성화가 되었다. 물론 <영화 화면>에서는 항상 활성화 되어 있다. <세부 조정> 메뉴에 대해서는 뒤에 다시 설명하기로 하겠다.

명암, 밝기, 선명도, 색농도, 색상(녹/적), 백라이트 조정, 바탕색 조정 등의 기본 화질 설정 메뉴가 제공된다. 다른 용어를 써서 표현하면 순서대로 Contrast, Brightness, Sharpness, Color, Tint, 백라이트 조정 및 색온도 조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명암>은 각 모드 공히 80~90 정도가 적정 수치였다. 95가 넘어가면 Color Uniformity가 급격히 떨어져 pure white가 나오지 않는다. 80과 90은 표현 특성에서 차이가 없었다. 일단 90을 기준으로 삼고 테스트를 했다.

<밝기>는 잘 설정해야 한다. 시청 환경의 조도(照度) 상황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대체적으로 42~45 사이가 표준이다. 조명이 약간 있는 상황에서는 45가 적절했고, 불을 완전히 끈 상태에서는 42가 알맞다. 그러나 LCD TV는 약한 불이라도 조명을 켜고 보는 것이 기본이다. <밝기>는 어두운 환경에서 맞출 수록 그 설정값이 더 떨어지기 마련이다. 캄캄한 환경에서 맞춰 놓고 불을 켠 상황에서 보면 너무 어두워 암부가 뭉쳐져 버리고, 반대로 밝은 조도에서 맞춘 것을 그 보다 어두운 환경에서 보게 되면 블랙이 많이 들뜬 것으로 보인다. 설정 시에는 이 점을 고려해야 한다. LCD TV는 약간 어둑한 환경, 미등 1~2개 켜 있는 상황에서 블랙을 맞추는 것이 제일 무난하다. 혹시 <Digital Video Essential>이나 <AVIA> 같은 디스크의 패턴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밝기>를 맞추는 데 사용되는 패턴(Half Tone 또는 Window 패턴)에서 밝은 부분의 밝기를 40 IRE로 해서 맞추는 것이 정석이다.

화질 조정 메뉴에서의 <선명도>란 Sharpness를 의미한다. 삼성 전자 제품의 TV에서 공통으로 느낀 점인데 이 Sharpness가 Range는 굉장히 넓은데 실제 조정 단계는 그 보다 훨씬 적더라는 것이다. 이를테면 0~20까지는 거의 차이가 없다가 21이 되면 확 바뀌고 또 21~30까지는 단계별 차이가 없다가 31이 되면 확 바뀌고... 뭐 이런 식이다. 물론 Sharpness는 자신이 용납할 수 있을 때까지 최대한 줄이기 바란다. 0이 되더라도 결코 많이 줄인 것 아니니까 안심하기 바란다. 사실은 0이 제일 좋다. 이 <선명도> 기능은 <영화 화면>에서는 메뉴는 활성화는 되지만 설정 값이 실제로 그림에 반영되즌 것 같지는 않다.  즉 <영화 화면>에서는 기능하지 않는 모양이다.

디폴트 색온도

색온도를 의미하는 <바탕색 조정>은 <차갑게2>, <차갑게1>, <표준>, <따뜻하게1>, <따뜻하게2>의 다섯가지 모드가 있다. 이 용어도 그냥 캘빈 온도로 나타내보면 어떨까? 어차피 화질에 관심 없는 사용자라면 '차갑게, 따뜻하게'라고 표현해도 잘 모른다. 화질에 약간 관심을 보이려고 하는 층에게는 차라리 캘빈 온도 식으로 적어 놓고 적절한 OSD 설명을 붙여주면 그 것이 오히려 더 "전문적인 화질 기능"을 갖춘 TV로 보일 수도 있을거다.

아래 왼쪽은 화면모드를 <영화 모드>로 놓은 상태에서 각 바탕색을 바꿔가며 측정한 색온도 표이고, 오른쪽은 <표준>을 기준으로 각 화면모드 별로 측정한 색 온도이다.

  바탕색    색온도
  차갑게 2   17878K
  차갑게 1   11848K
   표  준   10202K
 따뜻하게 1    7635K
 따뜻하게 2    6800K
    화면 모드    색온도
  선명한 화면   11298K
   표준 화면   11579K
   영화 화면   10202K
※ <영화모드> 기준

<차갑게 2>의 색온도는 무려 17800K까지 측정이 되었다. 화질 튜닝을 생각하지 않고 대충 보겠다고 하더라도 바탕색은 <표준>, <따뜻하게>가 무난하다. <차갑게> 쪽은 과하다. 튜닝이 된 고급화질로 AV를 감상할 때에는 당연히 <따뜻하게 2>가 기본이다.

컨트라스트 비(比)

블랙패널을 이용해 컨트라스트 비를 15000:1까지 올렸다는 것이 삼성측 주장이었다. 물론 15000:1은 동적명암비 기준이다. 육안으로 볼 때 보르도 Full HD은 확실히 블랙이 내려 갔다. 실제 영상을 볼 때에도 모젤에 비해 블랙은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좋아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니와 비교해도 딥블랙은 더 깊게 나타난다. <영화 화면>을 기준으로 볼 때 모젤과의 가장 큰 차이점을 두 가지 대라고 하면 하나는 깊어진 블랙이요, 다른 하나는 링잉이 줄어든 자연스러움이라고 말 할 수 있겠다. 1366x768패널의 보르도 플러스와 비교해도 블랙은 확실히 좋아졌다.

그런데 정작 고정 명암비안시 콘트라스트에서는 보르도 Full HD보르도 플러스가 그렇게 큰 수치 상의 차이를 보여주지 않았다. 우선 고정 명암비를 측정하기 위해 세부조정의 <자동명암조정> 을 OFF 시켰다. "명암"은 90, "밝기"는 45를 기본으로 가장 큰 변수인 백라이트의 밝기를 수시로 바꿔가며 측정을 했다.

백라이트 5의 <영화 화면>은 전백(全白)/전흑(全黑)이 명암비가 1573:1(275.4cd/0.175cd)이 나왔다. 백라이트를 10으로 놓으면 1817:1로 다소 높아진다. 이는 동일한 조건에서의 보르도 플러스와 큰 차이가 없는 수치이다. (※ cd=칸델라)

<자동명암 조정>을 On 시켜서 동적명암비를 측정 해 보자. 보르도 플러스는 <선명한 화면>에서 5785:1(552.6cd/0.098cd)가 측정 되었었다. 보르도 Full HD6893:1(620.4cd/0.09cd)로 보르도 플러스 보다는 높지만 생각보다는 큰 차이는 아니다. 글쎄 실험실 수치는 개별적인 측정치와 조건이 많이 다르니까 15000:1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래도 15000:1이라는 스펙 표현은 좀 과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어쨌든 보르도 플러스 소니 브라비아와 비교해도 동적명암비는 보르도 Full HD가 높다. 그러나 고정명암비나 아래 언급할 안시 명암비는 그렇게 큰 차이가 없다.
 
고정 명암비를 측정할 때 백라이트를 높이게 되면 사실 블랙 패널의 장점이 많이 희석된다. 백라이트를 0에 둔 상태에서 보르도 Full HD는 <영화 화면>에서 1883:1(113cd/0.06cd)이 나온다. 꽤 높은 수치이다. 그러나 다른 제품들은 이와 같은 조건에 명암비를 측정한 자료가 없어 비교 해 보지는 못했다. 단, 간접비교는 가능하다. 삼성의 보르도나 소니의 브라비아 같은 일정 수준 이상의 제품들은 백라이트의 파장이 일정하게 안정되어 있으며 백라이트 밝기가 달라져도 고정명암비는 일정 범위 내에서 나란히 유지되는 편이다. 중간 수준의 백라이트에 <영화 모드>를 기준으로 할 때 소니 브라비아 X2000은 평균 1400:1 전후, 삼성 보르도 Full HD는 평균 1700:1로 정도로 두 제품 모두 꽤 높은 수치를 보이되, 삼성 보르도 Full HD가 조금 더 높게 나온다.
 
안시 컨트라스트 비. 크로스패턴을 이용하여 측정해 보았다. 백라이트 10의 <선명한 화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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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1777:1이 나온다. 동일조건(백라이트 10+선명한 화면)에서 측정한 고정명암비는 5000:1 안팎이었다. 안시 콘트라스트 1777:1은 놀라운 수치이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일반인들은 LCD TV에 순간적으로 끌리는 것이다. 다른 종류의 TV라면 고정명암비 일 수도 있는 수치이다. 소위 LCD TV를 "쨍한 화면"이라고 말하는 이유이다. 보르도 Full HD는 한층 더 "쨍"하다. 이제 명암비를 더 높이기 위해 밝기에 치중하려고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제부터의 과제는 '밝기를 높이는 일'이 아니라 '블랙을 낮추는 일'이다. 보르도 Full HD 블랙 패널의 장점은 전체적으로 어두운 계조의 영상에서 잘 드러나는 편이다. 암부는 확실히 차분해졌다. 그러나 밝은 장면에서는 역시 블랙이 들뜬다. 안시 명암비가 좋은 편이지만 워낙 피크 화이트가 높아 효과가 희석되는 느낌이다.

결론적으로 명암비와 블랙에 있어 보르도 Full HD는 확실히 진일보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모젤과 비교할 때 는 훨씬 클리어하고 임팩트한 영상이다. 블랙도 꽤 깊어졌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아직도 영상이 좀 답답하고 Clearity가 떨어지는 느낌은 있다. 블랙은 내려 갔지만 암부 계조의 디테일한 표현력은 또 별개의 문제다. 밝은 영상에서는 아직도 암부가 들뜨고 탁하게 느껴진다. 아직도 높은 명암비를 이끄는 요소가 블랙이 아닌 밝기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백 라이트와 밝기, 그리고 색온도 관계

LCD TV에서 백라이트의 밝기가 화질에 미치는 영향은 막강하다. 따라서 정식 튜닝에 들어가기 전에 백라이트의 밝기부터 적절하게 설정하고 들어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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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라이트 조정은 0~10 모두 11단계이다. 백라이트의 밝기를 바꾸면 블랙과 화이트의 밝기만 바뀌는 것이 아니라 색좌표까지도 영향을 받는다. <영화 화면>을 기준으로 명암 90, 밝기 43의 상태에서 백라이트의 밝기를 한 단계씩 조정해서 All White, All Black의 휘도를 측정해 보았다. (측정장비는 미놀타 LS100과 어큐펄 HDG3000 패턴 제너레이터를 사용했다.)

All White의 경우, 백라이트 10은 490cd, 백라이트 5는 287cd, 백라이트 0는 103cd. 백라이트 10은 0에 비해 4.76배의 밝기를 보였으며 차이값은 약 400cd였다. 백 라이트를 한 단계 높일 때 평균 30~50cd가 밝아지는데 단계별로 나란하지는 않다. 단계를 높일 수록 밝기가 증가되는 폭도 커졌다. 소니 브라비아와 비교할 때 삼성의 백라이트가 훨씬 더 높은 진폭(振幅)을 갖는다. 백 라이트를 최대로 높았을 때에도 삼성이 소니보다 좀 더 밝은 편이고, 백 라이트를 최소로 놓았을 때에도 삼성이 소니보다 훨씬 더 낮은 수치가 나온다. 얼핏 볼 때 소니에서 백 라이트를 쓰지 않는 수준이 삼성에서 백라이트 1~2 정도 수준 정도라고 할까? 화질에서 큰 차이를 유발하는 정도라고 할 수는 없어도 아무튼 명암비 특성으로 따지면 어떻게 따지더라도 삼성 보르도 Full HD가 동급 제품 중 가장 탁월한 특성을 보이고 있다.

All Black의 경우 백라이트 10은 0.29cd, 백라이트 5는 0.17cd, 백라이트 0는 0.06cd. 블랙 역시 백라이트 10은 0에 비해 4.83배의 밝기를 보였다. White, Black 가릴 것 없이 백라이트 10은 백라이트 0에 비해 4.8배의 밝기를 보였고, 백라이트 5에 비해 1.7배의 밝기를 보였다. 따라서 컨트라스트 비는 백라이트의 밝기를 바꿔도 그렇게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반복해 말하지만 LCD TV는 항상 지나칠 만큼 밝다. 컨트라스트 비의 개선 효과도 없는데 굳이 백라이트의 밝기를 높여 블랙을 뜨게 만들 필요는 없다. 설령 컨트라스트 비의 개선 효과가 있더라도, LCD TV에서는 블랙을 조금이라도 더 낮추는 일에 훨씬 더 큰 비중을 두어야 한다. 이미 안시 명암비 1500:1 이상의 컨트라스트 비를 가지고 있다면 사실 더 높인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다. 그 보다 블랙의 안정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생각해 보자. 삼관식 프로젝터는 고작 2~300:1의 안시 명암비를 갖기 힘들다. 그런데도 삼관식 프로젝터의 영상이 훨씬 더 임팩트하고 보일 때도 있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명암비가 가지고 임팩트한 영상이 나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테스트 중에 재미있는 현상을 한 가지 발견했다. 백라이트의 밝기를 바꾸면 바뀐 밝기가 제대로 적용되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다. <영화 화면>-<따뜻하게 2> 모드에서 백라이트의 밝기를 9→10으로 막 바꾼 직후, All White의 휘도를 측정해 보니 처음에 422cd가 나왔다. 그런데 주의를 딴데로 돌렸다가 다시 측정해 보니 밝기가 조금 올라갔다. 잠시 뒤 한 번 더 측정해 보았다. 또 바뀐다. 처음에 422cd가 나왔던 밝기는 꾸준히 증가하더니 약 90초가 지나니까 490cd까지 밝기가 증가했다. 그 후에는 일정했다. 처음 10으로 바뀌었을 때와 비교하면 70cd, 무려 16%나 밝기가 증가한 것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백라이트의 밝기를 바꾸었다고 해도 실제 그 것이 제대로 적용이 되려면 최소 90초 이상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건 백라이트를 0로 놓았을 때의 All  White 휘도도 마찬가지였다. 백라이트를 1→0으로 바꾼 그 즉시는 130cd가 나왔으나 60초가 경과하자 117cd, 90초가 지나자 103cd가 나왔다. 무려 26%나 밝기가 줄어든 것이다. 다시 말해 백 라이트를 높아지거나 낮아질 때 사용자는 광물리학적인 변화가 일어날 때까지 어느 정도 기다려야 한다. 메뉴 상의 조작이 즉시 발효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영상을 보다가 백 라이트의 밝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하고 조작을 할 경우에도 물론 90초 이상 기다려 보고 적정한 선택인지 판단 해야 한다는 뜻이다.)

백라이트의 밝기는 색좌표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 0~10의 각 단계별로 RGB 좌표를 측정해 보았다. (측정장비는 포토리서치 PR-650을 사용했다.) Red의 경우는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Blue와 Green은 영향을 받는다. 특히 Green이 받는 영향이 가장 크다.

Blue의 경우 x 값은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y 값의 경우는 백 라이트 0에서는 .066이었던 것이 백라이트가 밝아질 수록 그 값이 떨어져 백라이트 10에서는 0.063이 되었다. 차이값은 작지만 변화는 뚜렷하다. 백라이트가 밝아질 수록 saturation이 미세하게 더 높아진다.
 
한편 Green의 경우는 변화값이 좀 더 크다. x, y 값이 모두 영향을 크게 받는다. 백라이트 0에서는 .293(x)-0.601(y)였으나 백라이트 5에서는 0.296-0.598 그리고 백라이트 10일때는 0.302-0.591로 변한다. x 값, y 값 모두 그 변화의 폭이 크다. Green의 경우는 움직이는 방향이 Blue와 달리 백라이트가 밝아질 수록 포화도가 줄어드는 형태로 나타난다.

색온도와 밝기의 변화를 종합할 때 백라이트 밝기는 5가 가장 적절하다고 판단된다.

화면 시야각

명암비와 백 라이트 이야기가 나온 김에 화면 시야각 이야기로 넘어가 보자. 보르도 Full HD의 스펙  상의 시야각은 178도. 이 수치는 동일한 S-PVA 패널을 사용한 기기에는 공통으로 적용된다. 그러나 실제 시야각은 밝기가 높아지면 당연히 좁아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더 밝은 제품은 덜 밝은 제품보다 시야각이 확실히 좁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펙에 표기되는 시야각 수치는 동일하다. 그 이유는 스펙 상으로 시야각을 표기하는 기준이 최대 밝기의 1/10 수준까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실제 시각 상으로는 중앙에 비해 밝기가 1/5 이하로만 떨어져도 시청자는 그 각도에서 시청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스펙 상에 표기되는 시야각은 사실 상 별 의미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블랙 패널을 썼기 떄문인지 아니면, 밝기가 더 높아져서 그런지 아무튼 보르도 Full HD의 시야각은 모젤이나 보르도 플러스보다 좋지 않다. 약 60도 정도까지를 권장 시야각으로 볼 수 있고 90도(좌우 45도)가 넘어가면 제대로 된 시청이라고 보기 곤란하다. 물론 시야각 문제는 2부에서 언급한 바 있는 전동받침대로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다. 단, 비용이 문제다.

기본적인 화면 조정 메뉴 상의 나머지 기능들을 마저 살펴보자. <화면 잡음 제거> 기능은 Noise Reduction 기능인데 왠만하면 쓰지 말자. 그림이 멍청해지기 쉽다. 이 기능을 쓴다고 해서 암부의 노이즈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그건 고정화소 제품의 하드웨어적인 문제이다. 단, 아주 열악한 화질의 소스 기기를 볼 때 아날로그 노이즈 때문에 도저히 못 볼 지경이다 싶으면 그때는 한시적으로 사용해도 된다.
 
<선명한 색상><세부조정 메뉴> 안에 있는 <나만의 색상 조정>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한 것 아닌가 싶은데, 화면 모드를 <선명한 화면>과 <표준 화면>-<DNIe 끄기> 상태를 선택했을 때에만 메뉴가 활성화 된다. <선명한 화면>에서는 <세부 조정 메뉴>를 쓸 수 없다. 따라서 <세부 조정 메뉴> 안에 있는 <나만의 색상 조정> 기능도 쓸 수 없다. <선명한 화면>에서도 <나만의 색상 조정> 기능을 일부 적용 시킨 것이 <선명한 색상> 기능 아닌가 싶은데 명확치는 않다. 그러나 같든 안 같든 <선명한 색상>과 <나만의 색상 조정> 이 두 가지 모드는 모두 필자에게는 오리무중(中)의 기능이다. 이에 대한 의견은 앞서 1부에서도 밝힌 바 있다. 밝혔듯이 메뉴얼에는 "하늘색과 잔듸색을 보다 선명하게 하여 화면에 생동감을 줍니다"라는 '구름 잡는'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삼성의 메뉴얼을 설명서가 아닌, 광고 책자로 분류하는 것이 옳겠다. 기능에 대한 정확한 사용법과 이치를 설명하기 보다는 전부 '구름 잡는 이야기'로 일관한다. 잘 모르는 사람이 삼성 보르도 메뉴얼에 나와 있는 설명을 읽고 충실히 따르자고 하면, 아마도 TV에 나와 있는 수 많은 기능을 모두 다 ON 시켜야 한다. 이 것도 선명한 화질을 만들어 주는 기능이고, 저 것도 생동감 있는 그림을 보여주는 기능이고 도무지 '켜기'를 선택해서 안 좋을 기능이 단 한 가지도 없다. 그 기능을 어떤 때 ON 하는 것이 좋고, 어떤 때 OFF 하는 것이 좋은지 설명해주는 자세가 아쉽다. 아무튼 이런 종류의 색 조정은 1부에서도 밝혔듯이 기본적으로 어불성설()이다. TV에 나타나는 그림은 제조사나 시청자가 창의(創意)하는 작품이 아니다. 그 것은 객관적 데이터요, 사실적 정보이다. 가장 좋은 그림, 가장 생동감 있는 그림은, 들어온 데이터를 가감(加減)없이 그대로 살려 내보내는 것이다. 기본 색좌표에 교정없이 특정 간접색들의 상대적인 Hue, Saturation 값을 바꿔, 또는 광량을 임의로 바꿔 시각적인 색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다.
 
따라서 이 기능은 색 정보를 중시하는 영상, 즉 영화나 드라마 등에는 사용하지 말기를 바란다. 뉴스, 스포츠, 오락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색의 왜곡인 줄 알면서도 짐짓 일부러 특정 컬러를 부스트 시키고 싶을 때는 사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경우에도 분명히 인지(認知)하고 있어야 할 점은, 이 기능은 "색상을 좋게 만들어 주는 기능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세부조정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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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삼성 2007년형 제품의 가장 큰 특징인 <세부조정> 메뉴를 살펴보자. <블랙 조정>, <자동 명암 조정>, <감마>, <색 재현범위>, <화이트 밸런스>, <나만의 색상 조정>, <윤곽 강조> 및 <xvYCC> 등의 항목이 있다.

<블랙 조정>
은 블랙 레벨의 스트렛치 정도를 조절하는 것으로 <끄기>가 무난하다. 그런데 <영화 화면> 모드에서는 이 <블랙 조정> 항목이 선택은 할 수 있으나 실제 끄기를 하나 켜기를 하나 화면에 전혀 차이가 없었다. 리뷰를 위해 받은 기기만 그랬던 것인지 원래 그런 것인지 잘 알 수 없다.

<자동 명암 조정>은 요즘 가장 각광을 받는 동적 명암비를 조절하는 기능으로 <강하게>, <중간>, <약하게>, <끄기>의 네 가지 선택 모드가 있다. 각 화면 마다 밝기의 특성을 파악해 그에 맞추어 백 라이트의 휘도를 적당히 풀었다 놓았다 하는 식으로 명암을 조정하기 때문에 명암비로만 따지면 가장 효과가 확실한 기능이다. 일반적으로 그냥 편안하게 보는 스포츠 중계나 뉴스 프로그램 등에 사용하면 괜찮다. 물론 이런 이런 류의 프로그램에서 과연 블랙이 들뜨는 것에 시청자가 그렇게 신경을 쓸까 싶지만, 그래도 있어서는 나쁠 것은 없다. 그러나 당연히 <영화 화면>에서는 OFF 시키는 것이 기본이다. ("약하게"도 괜찮다.)

잠시 딴 이야기로 흘러가보자. 미국의 조사단체 "주피터케이건"이 얼마 전 향후 1년 이내에 HDTV를 구입하려는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보면 가장 큰 구입 사유는 "더 나은 화질을 위해서"였고, 전체의 33%가 "DVD 영화를 보기 위해서"라고 대답해, "TV를 보기 위해서"라고 대답한 13%를 크게 앞질러 1위를 차지했다. 적어도 지금 이 시점에 Full HDTV에 관심을 갖고 서둘러 구입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일반인들에 비해 화질과 영화 시청에 훨씬 더 많은 비중을 두고 있는 고급 사용자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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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더 나은 수준의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시청 환경이 아닌 이상 <영화 화면>에서는 과감히 <자동 명암 조정><블랙 조정>을 "끄기"로 두기를 권한다. 영상이란 그림이 쉴틈없이 연속되어지는 것이다. 또한 하나의 화면에서 시청자의 눈을 잡아 끄는 부분 또한 그때 그때 다른 것이어서 기계가 판단할 수 없는 것이다. 앞서 살펴 보았듯이 백라이트의 밝기를 수동으로 조작했을 때에도 색좌표와 명암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난다. 자동으로 조정할 경우 우리는 매 그림마다 서로 다른 색상과 계조 레벨을 지속적으로 접해야 한다. 블랙이 들 뜬 당장의 몇 커트를 볼 때에는 개선 효과가 있는 것 처럼 보일지 몰라도 영상 전체를 바라볼 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작위적인 영상이 나온다. 영상의 깊이를 가늠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한 가지가 계조 표현력이다. 제작자가 매 컷 마다 감도가 다른 필름을 사용해 표현하지 않은 이상, 그 그림을 펼친 캔버스 용지의 종류를 매 컷 바꿔가며 본다는 것은 어불성설(語不成說)이다. 따라서 "끄기"가 원칙이요, 기본이다. 단, "약하게"로 놓더라도 그림이 왜곡 되었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는다. "중간"과 "강하게"는 곤란하다. LCD TV 고유의 블랙 문제가 영 껄끄럽게 마음에 걸리는 사용자라면 "약하게"를 선택해도 무방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자동 명암 조정" 기능은 정석(定石)이 아닌 방편(方便)이다. 이 기능이 발전한다고 해서 디스플레이 기기의 본질적인 능력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일종의 시각적인 cheating 기술일 뿐이다. 최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이 "자동 명암 조정"류의 기능 개발에 경쟁적이다. 외형적인 명암비 스펙 싸움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혹시라도 이런 류의 기능을 대세(大勢)요, 본류(本流)의 흐름이라고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되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에만 매달리는 근시안적인 화질 개선책이 난무하게 된다. 그게 염려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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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마>는 디폴트 값 0에서 약 2.2~2.3 정도의 측정값이 나온다. 디폴트를 그대로 유지하면 될 것 같다. <색 재현 범위>는 Color Gamut을 선택하는 기능으로 <자동>과 <와이드>가 있는데 <자동>을 선택해야 한다. 이 기능은 뒤에 "색상 파트"를 언급할 때 다시 설명하기로 하자. <화이트 밸런스>는 RGB 게인과 옵셋을 조정하는 고급 사용자 모드이다. <색 재현 범위>의 설정값과 더불어 같이 조정이 되어야 할 사항이다. <윤곽 강조>는 Edge Enhanced 기능인데 화질이 열화된 오래된 비디오 테이프 등을 소스로 쓰는 경우가 아니라면 "끄기"로 놓는 것이 좋겠다. 마지막으로 <xvYCC> 선택 메뉴가 있다.

xvYCC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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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vYCC는 최근 소니, 미츠비시 등에 의해 강력히 추진되고 있는 새로운 Color Space이다. 즉, 기존의 BT-709를 대체하는 것으로 IEC(국제 전기 표준회의)에 의해 제창이 되었고, HDMI 1.3 이상에서 가능한 규준이다. 흔히 Deep Color라고 부르기도 한다. HDMI 1.3은 이전 버전(1.2a)에 비해 사운드에서 두드러진 발전이 있었다. DTS HD를 비롯한 Loseless 사운드 규격을 지원하기 떄문이다. 그러나 영상 측면에서는 1.2a와 그다지 큰 차별점이 없다.
 
물론 HDMI 1.3은 영상에서도 더 넓은 대역을 지원한다. 그러나 기존 최대 해상도인 1080p를 넘어 1440p까지 지원한다는 기술규격은 별 쓸모가 없는 기능이다. 1920x1080p가 HD에 대한 약속된 최대 해상도인데 혼자서 중뿔나게 1440p 지원해봐야 '개밥에 도토리'격이다. 비슷한 경우가 Deep Color 이다. 흔히 통칭하여 Deep Color라고 부르지만, 엄밀히 구분하면 Deep Color Depth와 Deep Color Space로 또 나누어진다. Deep Color Depth는 색상 정보를 기존의 최대 24비트에서 크게 높여 30비트/36비트/48비트까지 확장시킨 것인데, 혼자서 이렇게 해봐야 아무 소용없고 Color Space가 xvYCC처럼 크게 넓어져야 의미가 있다. Deep Color Depth가 효과를 발휘하게 되면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의 수가 조(兆) 단위가 된다. 그만큼 더 넓고 자연스러운 색상의 표현이 가능해지는 것이다.(그런데 인간의 눈이 조(兆) 단위의 색상을 구별할 수 있을까? 이건 두고 볼 노릇이다. xvYCC가 보편화 되면 그때 한번 흥미진진하게 테스트 해 볼 주요 과제이다.)

한때 Deep Color Space라 불리우기도 했고 또 요즘은 소니에 의해 x.v.Color로 불리우기도 하는 xvYCC 규격은 기존의 BT.709-5 스페이스보다 약 1.8배 가량 넓어진 색 대역을 갖는다. 기존의 BT 좌표계는 16-235(/8비트) 안에서 움직였다. 중간에 한 번 수정이 되기는 했지만 이 컬러 영역은 예전 아날로그 브라운관이 주종을 이루던 시절부터 지속되어 오던 것이다. 그 동안 이 영역을 1-254로 넓히는 시도가 여러 차례 있었다. (같은 개념은 아니지만 비슷한 의도로 그동안 Black에 대해서는 extended mode를 많은 기기들이 옵션으로 제공하기도 했다. 물론 이때의 extended는 색영역의 확대 개념도 아니고 또 현실적으로 그렇게 표현할 기준도 기기들의 능력도 제공되지 않는다. 따라서 normal mode가 정석이다.) xvYCC는 색영역을 1-254(/8비트)로 넓힘으로서 밝은 쪽과 어두운 쪽에서 생길 수 있는, 일정 레벨 이상/이하가 뭉개져 버리는 현상, 소위 말하는 오버슛과 언더슛을 막는다는 것이 그 첫번째 목적이다. 상하단의 슈팅만 막아지는 것이 아니다. 색을 표현할 수 있는 토대 자체가 커지니까 color space도 자연스럽게 커진다. 그래서 기존 BT 기준보다 1.8배 넓다고 하는 것이다.

색상을 이해하는 수 많은 방법 중 가장 보편적으로 이용하는 musell system에 의하면 우리는 color 값에 대하여 x,y 좌표 외에 z 좌표로서 광량 값을 가질 수 있다. BT-709, BT-601 등의 기존 BT 기준에서는 광 기준 값은 RGB를 정점으로 하여 그 영역이 이루어진다. 그 외의 간접색들은 그 연결점 안에서 이해가 되었다. 그러나 xvColor는 간접색들에 대해서도 나름의 영역 설정을 시도한다. 신호 대역이 넓어짐에 따라 Deep Color Depth가 가능해졌고, 한편 디스플레이 기기의 색 표현 능력도 날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중간색들에 대한 위상도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즉 예를 들자면 Blue와 Green의 좌표만 가지고 그 중간색들을 설정하기에는 표현할 수 있는 색상의 수가 너무 많아졌다는 것이다. 따라서 Blue와 Green 라인의 가운데에 위치한 Cyan에도 좌표 기능을 부여해야 한다는 이론이다. 이런 식으로 RGB 외에 Cyan이나 Bright Green의 z 값을 기준 설정할 경우 표현할 수 있는 전체적인 색 영역은 크게 늘어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나만의 색상 조정>에서 나온 잔듸색, 하늘색 조정 기능도 나름대로 일리가 생긴다. 단, 색에 대한 조정 기준이 사용자 임의가 아닌 IEC에서 정한 표준에 의거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물론 설정할 중간색을 정의하는 방식, 광량을 높이는 방식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있지만 말이다.)

xvYCC가 표준 규격으로 채택이 되고, Deep Color Depth가 제대로 구현이 된다면 이론적으로는 컬러에서 아주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말만 들으면 대단할 것 같다. 지금 소니가 가장 적극적이고(촬영 장비 분야에서의 소니의 위치를 참고해보자.) 미츠비시도 최근 찬동하는 분위기이다. 이 메뉴가 있는 걸 보니 삼성도 여기에 가세하는 것 같다.
 
그런데 xvYCC 기능을 <켜기>로 했을 때 진짜로 정확하게 xvYCC에 기준에 맞는지는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xvYCC 기준에 의거한 패턴이 아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놀라운 xvYCC 색영역... 그래도 이 기능은 "꺼야만 한다"

<xvYCC>기능은 앞서 설명했던 그 화려해 보이는 스펙에도 불구하고 <끄기>로 설정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지금 당장은 아무 쓸모가 없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Color Space란 디스플레이 업체 몇 군데에서 임의로 바꾸어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영화나 방송 같은 컨텐츠를 제작하는 단계, 제작된 컨텐츠를 소스 데이터로 만드는 전송 프로세싱 단계, 소스 데이터를 재생하고 전달하는 소스 플레이어 및 중간 비디오 프로세싱 단계, 그리고 최종적으로 사용자가 접하게 되는 디스플레이 단계 등 영상이 제작되고 전달되는 과정에 관계된 수십, 수백 단계의 경로에서 모두 동일한 기준을 사용해야만 한다. 현재까지는 HD를 기준으로 할 때 BT-709가 기준이다. BT709가 내 맘에 들던 안 들던, 색온도 6500K가 싫든 좋든 간에 관계 없이 이런 것들은 모두가 약속한 계약기준이다. 스필버그도 루카스도, 코닥 필름도 소니 방송용 모니터도, 그리고 텔레시네와 오소링 기계도 모두 이 기준에 의거하여 만들어지고 편집되어진다. 즉 BT-709나 색온도 6500K 같은 것은 Full path standard이다. 그러나 아직 xvYCC는 Full path standard가 아니다. 따라서 앞으로 이 xvYCC가 새로운 색 영역 기준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지금 xvYCC를 <켜기>로 하게 되면 아주 엉뚱한 색좌표를 얻게 된다. RGB 모두 밝기가 늘어나되 특히 Green의 광량이 엄청 높아진다. Red와 Blue의 좌표는 변화가 별로 없지만 Green의 경우 아주 큰 변화가 생긴다. 한 마디로 아주 왜곡된 색상이 생긴다. 소스 데이터가 xvYCC를 기준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당연한 결과다. xvYCC를 <끄기>로 해야 하는 이유이다. xvYCC는 xvYCC를 기준으로 촬영된 소스에게만 효용성이 있다.

※  색재현 범위(자동) 및 xvYCC(켜기) 를 했을 때의 x, y 좌표 값 오차(誤差)
                  x 값                 y 값  
        BT709
      (표준)
   색재현
   <자동>
  xvYCC
  <켜기>
     BT709
     (표준)
   색재현
  <자동>
   xvYCC
   <켜기>
  Red 0.640     0.646    0.644    0.330    0.324    0.324   
 Green 0.300     0.295    0.362    0.600    0.598    0.547   
  Blue 0.150     0.148    0.148    0.060    0.064    0.063   


           xvYCC <켜기>의 밝기
   색재현
 (자동) [A]
 xvYCC
 (켜기) [B]
  [B]/[A]
  Red   32.1    50.8    1.58
 Green   78.9   298.0    3.78
  Blue   14.8    25.2    1.70
 ※ 단위 : cd( 칸델라)

그런데 삼성 메뉴얼은 여기서도 또 예의 그 광고책자적 특성을 발휘한다.

"HDMI나 컴포넌트로 연결한 경우 외부기기(DVD 플레이어 등)로 영화를 볼 때 xvYCC를 켜면 더욱 선명하고 밝은 화면을 즐길수 있습니다."

위 문구가 메뉴얼에 소개된 xvYCC에 대한 내용 전부이다. 이런 구절을 읽고 어느 누구가 xvYCC를 선택하지 않으려고 할까? 참 답답한 노릇이다. 더구나 HDMI 1.3 이상에서 지원되는 xvYCC를 컴포넌트로 연결한다? xvYCC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 촬영 소스가 100%인 DVD 영화를 xvYCC 컬러 기준으로 본다? 독자들 중 혹시 이 TV를 사용하는 분이 계시다면 위 문구에 절대로 현혹되지 않으시기 바란다. (xvYCC 기능은 삼성의 다른 제품에도 계속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저 황당한 메뉴얼 상의 표현 문구도 여전히 동반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당장 아무 소용도 없는 xvYCC 기능을 삼성은 왜 집어 넣은 것일까? 실험적 성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소니에서 xvYCC를 지원하는 캠코더를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HDR-UX7/UX5 같은 기종이다. (소니에서는 x.v.Color로 표기한다) 이런 캠코더로 찍은 영상을 볼 때 xvYCC를 선택하면 아주 이상적이다. 단, 연결은 당연히 HDMI로 해야 한다.

Col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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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조정>-<색 재현 범위> 메뉴를 보면 <자동><와이드> 두 가지 선택 항목이 있다. <자동>BT.709(HD) BT.601(SD)에 맞춘 Color Gamut이고 <와이드>S-PVA 패널의 오리지널 특성 그대로의 Color Gamut이다. 필자가 제대로 이해한 것이라면, <와이드> 모드는 S-PVA 패널을 사용하는 모든 디스플레이 기기가 엇비슷한 특성을 보일 것이다. 그러나 <자동>은 각 기기마다 나름의 기준에 따라 세팅을 한 에뮬레이션한 모드이므로 다 각기 다를 것이다.

색재현범위를 와이드로 택했을 떄의 그래프를 보자. 검은 색 삼각형이 기준 BT.709 좌표이고, 흰색이 삼성 보르도 Full HD의 측정치이다. 그린이 아주 크게 벗어나있다. u'v' 상으로는 좀 덜하게 보이겠지만 어쨌든 적절치 않은 Gamut이다. 생긴 모습은 말 그대로 Wide이다. 요즘 Wide Gamut를 옹호하는 억설(說)이 종종 광고문구에 등장하기도 하지만, 그동안 누차 강조했듯이 Gamut은 표준을 지켜야 한다. 넓다고 좋은 것이 결코 아니다. 따라서 Color Gamut은 "자동"을 선택하는 것이 정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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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색 재현범위 <와이드>

그런데 왜 하필 명칭이 "자동"일까? 이전 보르도 리뷰 때 이종식님이 밝혀 주었듯이 BT709, BT601을 비롯 유럽의 EBU 까지 소스에 따라 모두 자동으로 대응을 하기 때문에 "자동"이라고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위에 언급한 여러 가지 명칭을 모두 사용해야 하기 떄문이다.

"자동" 모드에서의 CIE 값 측정치와 이를 u'v' 좌표로 환산한 u'v'차트이다.

      BT 709 (CIE 1931)   삼성 보르도 Full HD
         x        y        x        y
    Red 0.6400    0.3300    0.6458    0.3241   
  Green 0.3000    0.6000    0.2953    0.5980   
    Blue 0.1500    0.0600    0.1482    0.0642   

         ▲ 색 재현범위 <자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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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다시피 색좌표는 꽤 잘 맞는 편이다. RGB 모두 약간씩은 빠져 있지만 오차가 그다지 크지 않다. 보르도 플러스 모젤과 비교하더라도 색상은 훨씬 정확해졌다. 보르도 Full HD가 화질에서 큰 발전을 보였다고 말할 수 있는 이유이다.

Gray Uniformity

색좌표는 잘 맞는 편이지만 Gray Tracking에서는 썩 좋은 수준이 아니다. <영화 화면>+<따뜻학 2> 상태에서 측정한 디폴트 값은 색온도는 6500~6800K 안에서 움직였으나 deviation 값이 너무 컸다. 11~16 범위였다. Blue와 Red가 동시에 모자라거나 넘치게 되면 색 밸런스가 맞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색온도는 맞는 것을 나온다. 따라서 색온도와 더불어 deviation 값(ΔE=delta error로 표기)도 같이 따져 주어야 한다. deviation 값은 엄격히 적용할 경우 3 이상을 넘어서는 안 된다. 그러나 삼성 보르도 Full HD는 deviation 값이 너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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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디폴트(영화 화면-따뜻하게 2-백 라이트 5-밝기 45) 상태의 계조별 색온도 및 RGB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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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IRE를 기준으로 할 때 캘러브레이션 하기 전 디폴트 상태에서 색온도는 6800을 기준으로 분포되어 있었다.  계조별로 Red와 Blue의 비율이 일정치 않다. 소니 브라비아 X2000에 비해 디폴트 값에서의 Grayscale Uniformity는 다소 떨어진다.

RGB 게인과 옵셋을 조정한 후 색온도는 6500~6600 수준으로 떨어졌다. delta error 값도 떨어졌다. 기준이 되는 40 IRE와 80 IRE는 delta error를 1 수준으로 떨어뜨렸지만 다른 계조까지 모두 정확히 맞추는 것은 곤란했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낮은 계조와 피크 화이트인 100 IRE는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다. 캘러브레이션 조정치는 Gain의 경우, RGB 각각 7, 17, 4 였고 Offset은 RGB 각각 15, 14, 14 였다. (게인/옵셋의 조정 값은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단지 참고지표로만 사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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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alibration 영화 화면-따뜻하게 2-백 라이트 5-밝기 45) 후의 계조별 색온도 및 RGB 레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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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 도(K)               ΔE 값
     조정 전   조정 후      조정 전    조정 후
   10 IRE 8076     7315       24       13      
   20 IRE 6539     5920       15       9      
   30 IRE 6296     5922       12       9      
   40 IRE 6874     6551       11       1      
   50 IRE 6977     6640       13       3      
   60 IRE 6902     6718       14       5      
   70 IRE 6753     6538       12       2      
   80 IRE 6814     6573       12       1      
   90 IRE 6975     6689         15       4      
  100 IRE 7037     6808            16 6      

전체적으로 Grayscale Uniformity는 썩 우수한 편이 아니다. 소니 브라비아 X2000과 비교할 때 캘러브레이션을 거친 뒤의 결과는 엇 비슷하다. 그러나 캘러브레이션 이전의 디폴트 값에서는 삼성보다 소니가 좀 더 고른 특성을 보인다. 파워 유저라고 해도 아마도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디폴트 값을 시용하게 될 것이다.

감마는 설정 치 0을 기준으로 <따뜻하게 2>에서 2.3 정도가 나왔다. 삼성의 <감마> 조정 메뉴는 실제 감마 값과 반대 방향이다. 즉 메뉴에서 <감마> 값을 +1, +2 등으로 높이면 실제 감마 값은 2.2 이하로 떨어진다. 반대로 <감마> 조정 메뉴를 -1, -2로 낮추면 실제 감마 값은 2.4 이상으로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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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인 감마 특성은 괜찮다. (※ 위 사진 중 저 계조 그래프가 이상하게 나온 것은 그래프를 출력할 때 설정 값을 잘 못 잡는 바람에 생긴 현상이므로 괘념치 마시기 바란다.)

De-Interlacing, Scaling

비디오 프로세싱의 차원에서, 1080p Full HD 스펙 디스플레이 기기는 1080 소스를 만났을 때 다음의 두 가지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해야만 한다.

첫째로 1080i 소스에 대해서는 1080i→1080p Tru-Deinterlacing을 할 수 있어야 한다. HD 컨텐츠의 85%가 1080 소스이고 1080 소스의 90%가 1080i interlaced 소스이다. 굳이 주류-비주류의 이분법을 도입한다면 현재까지의 주류(主流)는 1080i이고, 곧 다가올 시대의 주류는 1080p이다. 1080p 컨텐츠가 주류를 이루게 되면 우선 720p류는 급속히 사라질 것이고, 1080i는 주요 컨텐츠를 1080p로 변환하는 식으로 결국 통합이 될 것이다.

사족 한 마디. 따라서 현재 720p를 송출 규격으로 채택하고 있는 몇몇 미국 방송사들은 1080p로 변환하기 위한 시기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 유의깊게 시장의 흐름을 바라보고 있다. 그런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 방송사들만이 잘 나오던 1080i 규격을 버리고 조만간 사라질 지도 모르는 720p 규격에 자랑스레 진입하려고 애쓰고 있다. 넌센스다. 방송사라면 세상에서 가장 빠르게 그리고 가장 이르게 움직이는 곳일텐데, 방송 기술 쪽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방송사들은 720p에 대한 궤변에서 벗어나야 한다. 진실로 progressive scan 방식의 우월성을 신봉하고 있다면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이번 기회에 세계 최초로 1080p 송출 시스템을 갖춰 보는 것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자. 다가 올 1080p 컨텐츠 시장에 대비해서 디스플레이 제품들이 하루빨리 갖춰야 할 또 한가지 프로세싱 과제는 Film 소스의 24Hz 컨텐츠를 그대로 받아 Tru-Rate인 48Hz, 72Hz, 96Hz, 120Hz 등으로 출력 시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거론한 두 가지 모두 Tru(e)가 앞에 붙는다. 공교로울 것도 없다. Tru-Interlacing은 1080i를 540p로 바꾼 뒤에 두 배로 "뻥튀기"(Bobing)하여 1080p로 하는 것이 아니라, 제대로 inverse-telecine를 해서 절차대로 순서에 맞게 weaving을 하여 1080p를 만드는 것이라 해서 True가 붙은 것이고, Tru-Rate 역시 Film 소스 그 자체를 2-3 pull-down 없이 그대로 배수(倍數)로 불려서 내보내기 때문에 동작이 자연스럽고 풀 다운에 의한 Juddering이 원천 free가 된다는 점에서 True가 붙은 것이다.

이 두 가지 비디오 프로세싱 파트는 향후 1080p 디스플레이 기기의 고급 성능을 좌우하는 주요 지렛대가 될 것이다. 그런데 삼성 보르도 Full HD는 이 부분에서 아직 만족할 만한 성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1080i D-VHS Film 소스 및 Digital Video Essential (1080i)를 대상으로 직접 TV에 연결한 것과 필자가 보유한 비디오 프로세서 DVDO의 VP50에 1080i 입력 후 1080p 출력을 거쳐 입력한 것을 비교해보면, 후자(後者)가 패닝, 스크롤링, 2-3 존 플레이트 패턴의 모아레 등에서 약간씩 더 좋은 특성을 보여 주었다. Scaling에서는 차이가 좀 더 심한 편이었다. 물론 VP50은 썩 잘 만든 비디오 프로세서이다. VP50 단품 가격이 보르도 Full HD와 엇비슷한 수준이다. 그러나 VP50 역시 디코더인 ABT 1102 칩이 Tru-DeInteralcing을 하는 칩은 아니다. 즉, 1080i→1080p 변환 기능에서는 A급으로 분류되지 못한다. (단, Scaling 기능에서는 VP50은 Top A급이다.)

이번에는 마침 필자에게 잠시 머물러 있는 삼성의 2세대 블루레이 플레이어인 P1200을 연결해 보았다. P1200은 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플레이어로 성가(聲價)를 올린, 그러나 평론가들에게는 엄청난 뭇매를 맞았던 삼성의 1세대 블루레이 플레이어 P1000의 후속기로, 1080i/p 변환 스케일러를 종전(P1000)의 Faroudja FLI 계열에서 Silicon Optix의 HQV 계열(Reon)로 바꾸었다. HQV 칩은 잘 알려져 있다시피 Genum의 VXP 칩과 더불어 현재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비디오 프로세서이다. 삼성 P1200은 이 HQV 칩을 480i/p DVD 소스에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때문에 DVD 성능은 이전 기기인 P1000와는 전혀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우수해졌다. DVD 480p을 기준으로 P1200에서 자체적으로 1080p까지 스케일링해서 TV에 연결한 경우(이렇게 되면 보르도 Full HD의 비디오 프로세서는 실제 하는 일 없이 그냥 들어온 그대로를 내 보낼 뿐이다.)와 P1200에서 480p로 출력하여 보르도 Full HD가 1080p로 스케일링을 하는 경우를 서로 비교해 보았다. 수직 라인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보르도 Full HD는 <영화 화면>을 선택한 후 윤곽선 보정을 없애고 Sharpness(선명도)를 0에 놓으면 작위적인 수직 링잉이 말끔히 사라지기 때문에(이 부분이 이전 모젤과 크게 대비되는 부분이다.) 그림이 아주 깔끔하게 나타난다. 그러나 수평 방향으로는 P1200에 비해 뒤떨어지는 점이 확연히 나타났다. 물론 보르도 Full HD의 디인터레이서와 스케일링도 나름대로 상당 수준이기는 하다. 그러나 여기서 드는 의문점 한 가지.

왜 삼성은 디인터레이싱과 스케일링 기능이 우수하다고 알려진 전문 프로세서들의 칩을 차용(借用)하지 않을까? 상식적으로는 삼성 정도의 규모라면 Genum이나 Silicon Optix, Snell & Wilcox 정도의 회사와 연계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가 아닐까 싶은데... 그렇게 하는 것이 직접 개발하는 것보다 성능과 원가 두 가지 모두 이점이 아닐까 싶은데...(성능을 확실히 좋아지겠지만 원가는 어쩌면 더 들 지도 혹 모르겠다.) 물론 이런 문제는 이렇게 필자 같은 제3자가 잘 알지도 못하고 훈수 둘 일은 아니다. 보르도 같은 큰 물량의 제품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일에는 필자가 알 수 없는 수 많은 고려 요인들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가능하다면 사실 이 부분은, 이미 Just Scan을 성취시켰고 곧 Tru-Rate를 성취 시킬 예정인, 그 맥락(脈絡)과 같이 이어 생각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필자는 오랫동안 CRT Projector를 사용해 온 까닭에 Video Processor에 대해서는 각별한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있다. 좀 알려졌다 싶은 Video Processor는 한 번 사용해 보지 않으면 갈증이 나서 쩔쩔맨다. 물론 그 동안 다뤄봤던 비디오 프로세서의 종류도 무척 많았다. 그런데 많은 프로세서들을 다뤄보면서 내린 결론이 하나 있다. 수 많은 영상 엔지니어들이 가장 만만히 보고 시작하는 분야가 바로 이 비디오 프로세서 분야이지만, 결국 제대로 된 결과물을 만들어 내는 쪽은 "잘 알려진" 몇 몇 군데에 불과하더라는 것이다. 절대로 하루 아침에 되지 않는 것이 이 분야이다. 일본 TV 업체들도 여러 업체들이 비디오 프로세서를 자체 개발하고 있지만, 소니를 제외하고는 아직 썩 좋은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지 못하다.(그런데 소니도 앞에 열거한 전문 프로세서들에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열등하다.)

따라서 삼성, LG 등 국내 업체들도 이 부분에 대해 한 번 생각을 신중히 해 볼 필요가 있다. 향후 1080p TV가 늘어나면 늘어날 수록 이 부분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이 될 것이다. 더구나 국내 방송사들은 지금 1080i의 디지털 HD 방송을 720p로 바꿔 내 보내는 MMS 방송을 계획하고 있다. 1080i로 촬영한 원본 소스를 540p로 바꾼 뒤 다시 더블링도 아니고 720p으로 어정쩡하게 스케일링을 할 것이다. 보르도 Full HD 같은 1080p TV 들은 이렇게 해서 들어온 "짝퉁 720p"를 다시 1080p로 강제 스케일링을 해야 한다. 정말 이게 무슨 황당무계한 시추에이션인지 모르겠다. 좋은 프로세서로 1080i→1080p Tru-Conversion을 하면 간단할 일을 Bobing과 강제 Scaling만 세 번 거쳐야 한다. 방송 채널이 5~6개 더 늘어나는 댓가라고 하니 감수해야 하는 걸까? (몇달 전 기존 아날로그 케이블을 디지털로 전환했더니 채널이 백 몇 십개가 되었다. 그 중 대부분은 두 번 이상 시청해 본 기억도 없다. 주로 화질 좋고 컨텐츠 좋은 채널만 몇 개 찍어서 보고 있다. 과연 채널 수가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 채널 수가 부족해서 아쉬워 하던 시절은 지났다. 이제는 수 많은 채널 중에서 양질의 컨텐츠, 양질의 화질, 양질의 음질을 찾아나가는 시기이다. 방송사들은 시대를 거꾸로 사는 것 같다.)

이야기가 또 엉뚱하게 MMS로 흘러갔다. 아무튼 대한민국 방송국들이 힘을 합쳐 MMS 720p 방송을 하게 되면 앞으로 Scaler의 중요성은 더더욱 부각될 것이다. MMS로는 공중파 방송의 경우는 온전한 Full HD 화질을 즐길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국내 가전사들은 MMS 방식을 바꿔 줄 것을 방송사에 요청하던지, 아니면 아주 고급의 Scaler를 개발하거나 차용하여 장착하던지 해야 할 것이다.

Tru-Rate, 응답속도, Judder

우선 응답 속도에 관한 코멘트 잠깐. 잘 알려져 있다시피 LCD 패널은 TN 계열, PVA 계열, IPS 계열 등이 있다. 각기 장단점이 있는데, 현재 삼성은 S-PVA, LG는 S-IPS 패널을 쓰고 있다. 두 패널 모두 TN이 갖지 못하는 우수한 장점을 두루 가지고 있지만, 응답속도에서는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다. PVA, IPS 앞에 S(Super)가 붙었을 때에는 응답속도를 크게 개선시켰다는 이유도 한 몫을 했겠지만, 그래도 역시 응답속도는 아직 답답한 수준이다. 이건 각각의 제품에 따라 평가할 성질의 것은 아니다. 패널의 메커니즘 문제라고 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S-PVA나 S-IPS나 아직은 오십보소백보(步笑步)이고 여전히 답답한 수준이다. 스펙에 나와 있는 응답속도는 사실 무시해도 좋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응답은 블랙과 화이트의 상호 이동속도만 가지고 따져서도 안 된다. 백 라이트가 얼마나 안정되었는지 각 컬러 간의 이동속도는 또 어떤지도 중요하다. 흔히 Tr(B→W), Tf(W→B) 등을 측정하고 평균내는 방식도 쓰지만 실제 실사(實寫) 화면에 적용할 수 있는 측정치가 아니다. 따라서 제품 스펙에서 제공하는 응답속도의 수치 하나 하나에 독자들은 결코 민감해 하지 말기를 바란다.

정작 중요한 것은 Tru-Rate 건이다. 앞서 비디오 프로세싱에서 중요한 요소 두 가지 중 한 가지로 꼽았던 항목이다. LCD TV의 가장 큰 단점 중 하나가 바로 Judder가 굉장히 심하다는 점이다. 삼성 보르도 Full HD의 경우도 예외가 아니었다. 경쟁사 제품과 나란히 놓고 비교해 보지 않아 뭐라 말 할 수는 없으나 아무튼 피사체가 수평방향으로 움직이는 패닝 씬에서는 둑둑 끊기는 정도가 만만치 않았다. Judder 가 생기는 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고, 그 종류도 다양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Judder의 원천 원인은 필름 소스의 24Hz 원본을 60Hz로 바꾸는 중간 과정에 있다 하겠다. 그래서 블루레이나 HD-DVD 등은 1080p 24Hz 포맷의 디스크를 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Tru-Rate가 중요한 것이다.

입력 소스가 60Hz의 기존 소스라면 이를 좋은 프로세서를 통해 Inverse-telecine를 시켜야 할 것이고(물론 그렇게 한다고 해서 오리지널 24Hz 소스와 똑같아 진다는 보장은 없다), 다행이 블루레이 처럼 24Hz 소스가 들어오면 별도의 작업이 없이 받은 그대로를 내보내면 된다. 그렇게 한다면 Frame Conversion으로 인한 Judder는 원천적으로 없어진다. 그런데 24Hz를 그대로 내 보낼 수는 없다. 그렇게 내 보냈다가는 눈이 어지러워서 시청자들이 모두 안과에 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24Hz의 배수(倍數) 단위 Frame Conversion이 필요한데, 대형화면의 프로젝터를 지원하는 고급 비디오 프로세서들은 예전에 주로 3배수인 72Hz를 많이 사용했다. LCD TV의 경우 72Hz가 곤란하다. 2배수인 48Hz 아니면 5배수인 120Hz가 가장 바람직한데 120Hz가 고주파라는 부담은 있지만 현재로서는 가장 권장할 만한 주파수이다. 48Hz의 경우 기존 60Hz 보다 낮기 때문에, 그림은 자연스러워질지 모르나 60Hz에 눈이 익은 시청자들에게는 무언가 맹하게 보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60Hz 원본 소스 문제도 있다.)

보르도 Full HD에 120Hz 출력 기능이 지원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다. 처음에는 24Hz 입력도 지원되지 않았다. 삼성 P1200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새롭게 24Hz 출력 기능을 지원한다. 같은 회사 제품인데도 삼성 P1200의 24Hz 출력을 보르도 Full HD가 받지 않았다. 그런데 그 후 펌웨어가 업데이트 되었기 때문에 현재는 24Hz 입력을 받는다. 그러나 24Hz 입력만 받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 Tru-Rate 출력이 되어야만 소용이 있지, 그렇지 않으면 24Hz 입력을 받으나 마나 똑같다.

듣기로는 다음 번 개정 모델에는 120Hz 출력 기능이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내심 가장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보르도 Full HD의 영상을 보면서 느꼈던 가장 답답한 요소 중 한 가지가 120Hz 출력 기능을 통해 얼마나 개선이 될지 지켜 볼 일이다.

암부의 디테일

여러 차례 말씀 드렸듯이 보르도 Full HD는 블랙이 상당히 개선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암부의 계조까지 크게 좋아진 것은 아니다. 암부 계조는 여전히 못 마땅하다. 암부가 너무 뭉치거나 또는 밝기를 조정할 경우 갑자기 너무 떠 버린다. 명세한 계조 조정이 쉽지 않다. 물론 <영화 화면>은 <선명한 화면>에서처럼 Overshooting 되거나 Undershooting 되지는 않는다. 밝은 부분의 계조표현력은 그런대로 괜찮다. 그러나 암부에서는 디테일한 계조 표현력이 아직도 많이 아쉽다. 감마 조정을 통해 개선을 시켜 보려고 했지만 한계가 있다. 암부 계조만 잘 살아 준다면 감마는 2.5 정도를 잡아 주어도 좋을텐데, 보르도 Full HD에게는 좀 무리이다. 감마는 2.2~2.3 정도를 권장한다.

한편 White Uniformity 성능은 꽤 좋았다. Uniformity는 흔히 Screen Uniformity와 Gray Uniformity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前者)는 화면 전체의 균일성, 특히 중앙과 코너의 편차등을 살펴 보는 것으로 이 부분에서 보르도 Full HD는 꽤 좋은 성능을 보여주었다. 전체적으로 깨끗하고 단정한 picture uniformity를 보여 주었다. 후자(後者)는 계조별 consistency를 따지는 것인데, 이는 앞서 Grayscale Tracking 부분에서 이미 언급을 했다.

블랙이 개선되었느니 어쩌니 해도 사실 LCD TV는 LCD TV로서의 뚜렷한 한계가 있다. 특히 영상 Clearity와 블랙 두 가지 측면에서는 PDP에 많이 뒤떨어진다. 삼성의 경우 LCD TV, PDP TV, DLP Projection TV, CRT TV 등 여러가지 방식의 TV를 다 생산하고 있다. 판매대수로 따지면 아직도 CRT가 가장 많겠지만 아마도 회사에서 비중을 두는 것으로는 LCD>PDP>DLP RPTV>CRT 순(順)일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화질로 따지면 꼭 그 반대가 아닐까... 제대로 된 화질을 세팅하자고 하면 그렇다는 이야기이다. 그러고보니 삼성의 CRT 제품은 그다지 높은 퀄러티가 아니었다. DLP RPTV의 경우 RPTV(Rear Projection)로서의 한계인 밝기 문제가 있지만, 삼성의 유일한 하이엔드 제품인 DLP 프로젝터의 엔진을 그대로 쓰고 있어, 잘 세팅만 하면 화질 특성은 매우 우수하게 나온다. 현재까지는 70인치대의 사이즈도 손쉽게 나온다. 하지만 대중은 외면하는 추세이다. 아직도 LCD와 백중을 겨누는 PDP. 솔직히 둘 중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PDP가 아직은 훨씬 더 낫다. 삼성 제품만 그런 것이 아니라, 어느 회사 제품이든 다 그렇다. 그러나 "밝기"에서 밀린다. 그렇다고 해서 PDP가 새삼 LCD와 "밝기" 경쟁을 하는 것은 한심한 일이다. "밝기"에서는 어떻게 하든 LCD를 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외의 제반요소들을 따져보면 아직까지는 PDP가 LCD보다 훨썬 더 좋은 화질을 보여준다. 오히려 이 점은 LCD TV들이 PDP를 닮아 가기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글을 끝내며

처음부터 써야 할 항목들을 차근히 정리해서 써 나가지를 않고, 두서없이 측정 자료를 이것 저것 뒤적이며 그때 그때 살을 붙여 이야기를 써 나갔다. 이런 식으로 쓰다보니 시간이 굉장히 많이 소요되었다. 써 놓고 보니 뭘 썼는지도 모르게 횡설수설한 결과인데 원고 쓰는데 걸린 시간은 만만치 않다. 본업에 쫓기다보니, 최근 몇 년 간 평론 활동을 왕성히 하기 곤란했다. 다시 몸 풀기 작업을 하는 셈이랄까? 혹시라도 빼 먹었거나 잘 못 전달된 부분이 있더라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라며, 긴 글 읽어 주신 독자 제위께 감사 드린다.

보르도 Full HD 장단점 요약 (순서 무관)

장 점

1. 크게 개선된 Black
2. 매우 우수한 명암비
3. 한결 정확해진 Color 값
4. 고급 사용자를 위한 전용 모드 채택
5. 매우 높은 가격대비 성능비
6. 우수한 디자인
7. xvYCC과 같은 선진 기능 채용.
8. 멋진 아이디어의 전동 벽걸이

단 점

1. 여전히 심각한 화질 수준의 <선명한 화면>
2. 암부 계조 표현 능력의 아쉬움
3. 여전히 답보 상태인 응답속도와 답답한 수준의 Judder
4. 이전 모델 보다 좁아진 시야각
5. 아직 더 많이 개선되어야 할 Clearity
6. 일부 입력에서 나타나는 Blanking 버그
7. 썩 우수하지 않은 Grayscale Uniformity
8. 광고 전단지 수준을 못 벗어나는 "메뉴얼"과 "OSD 메뉴 설명"

우수하지만 조금 더 개선되었으면 싶은 요소들

1. Video Processing (including Scaler)
2. 120Hz 지원 기능
3. 디자인과 Trade-off 한 사운드 개선

Posted by hifinet
2007. 4. 18. 18:12

삼성 보르도 Full HD LCD TV (2부)

Posted by 최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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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Full HD의 주요 특장점 (II)

(5) 디자인

디자인에 대해 요즘 삼성에게 괄목상대(對)라는 말 만큼 적절한 어휘가 있을까 싶다. 참 놀랍도록 달라졌다. 디자인은 전통적으로 국내 제품이 일본 제품 들에게 항상 한 수 접히고 들어가는 분야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꼭 그렇지도 않다. 일전에도 LG의 Flatron Fantasy 모델이나 S자형 받침대의 삼성의 971P 같은 모니터들을 보면서 우리 제품들의 디자인 감각도 날로 향상되고 있다는 생각을 했었다. 보르도 역시 매출 향상에 디자인이 아마 단단히 한 몫 했을 것이라고 짐작한다. (아쉬운 것은 왜 LG는 아직 TV 디자인에 그다지 신경을 안 쓰는 건지 잘 모르겠다. 모니터는 괜찮던데..) 아래 삼성의 2006년과 2007년 제품들에 대한 이미지 사진들을 나열해 놓았다. 한번 일별(一別)해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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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르도 (2006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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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르도 플러스(2007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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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젤 Full HD (2006년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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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르도 Full HD (2007년 형)


베젤이 얇아졌다, 베젤이 얇아지면 기기는 좀 더 날렵해 보이겠지만, 화면 매스킹 효과에서는 오히려 부정적이다.  

본체 스위치가 보르도 Full HD는 버튼식이다. 보로도 플러스는 터치식이었다. 터치식이 더 고급스럽고 세련되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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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를 둥그렇게 곡선 처리를 했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느낌을 준다. 타 모델에서 보였던 푸른색의 로우 라이트는 생략을 했다. 사실 로우 라이트는 처음 볼 때만 멋있어 보이지, 실제로 두고 두고 영상을 볼 때에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다.

고광택 하이그로시 베젤을 사용하고 있다. 베젤 맨 아랫부분은 은색 티탄크롬으로 데코 처리를 했다. 꽤 세련된 느낌을 준다. 보르도 플러스의 경우는 투명한 크리스털로 데코 처리를 했는데, 티탄크롬이 좀 더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단정하고 세련된 느낌을 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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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인즉슨 고광택 하이그로시 베젤이라는 것이 TV를 끈 상태, 또는 밝고 화려한 매장에서는 고급스러워 보이고 눈에 잘 뜨이는 요소가 되겠지만, 순수히 화질에 끼치는 영향으로만 따지자면 빛 반사로 인해 시선을 모으는 데에 지장을 준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무광처리를 고집할 수도 없다. TV는 영상기기가 아닌 인테리어 아이템으로서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베젤이 적당히 두껍고 부드러운 맛이 느껴지는 보르도 플러스(2007년형)이 가장 좋아 보이는데, 사람마다 취향이야 다 다를 것이다.

디자인 이야기 하다보면 히든 스피커(Hidden Speaker)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기본적으로 TV에서, 그것도 캐비넷이라고 말하기도 뭣한 체구의 평판형 기기에서 무슨 대단한 사운드를 기대하겠는가? 처음부터 이 점을 인정하고 들어간다면 삼성이 스피커를 재주껏 숨겨 대신 디자인을 살리려고 한 것에 대해 전혀 이의() 없다.

위 사진에 나오는 바닥쪽 티탄크롬 피니쉬 쪽을 손으로 더듬어 만지다 보면 아래쪽으로 그릴이 느껴진다. 소리가 그 쪽으로 나온다. 지향성을 생각하면 꽝이다. 벽면에 바짝 붙였다고 가정하면 주 청취음은 직접음이 아니라 무조건 1,2차 반사음이 되고 만다. 후면에 다른 인테리어 소재나 장치물들이 있을 경우 회절(回折)도 일어날 것이다. 한편 뒷 공간에 여유을 두게 되면 음의 정위감(正位感)이 모호해진다. 까다롭게 오디오 평론식으로 따지자면 가장 큰 문제점은 소리가 아래쪽을 향한 뒤 반사가 되기 때문에, 음의 지각방향을 잡기 어렵다는 점이다. (원래 소리는 수평방향은 구별이 쉽지만 수직방향은 정확성이 떨어진다.) 결론적으로 지향성과 정위감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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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누가 이런 구차하게 따지랴? 이 LCD TV를 보면서 진실로 AV 사운드를 즐기겠다고 생각한다면 지금 당장 AV 앰프와 스피커를 별도로 설치하면 된다. 보르도 Full HD에게는 그냥 별 생각없이 들을 수 있는 수준 이상의 사운드를 기대할 필요는 없다. 광고에 나오는 "파워풀한 SRS TruSurround XT" 라는 문구, 별로 신경 쓸 필요 없다.
음향모드를 사용자가 조정할 수 있는 이퀄라이저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이건 쓸모가 있다. 보르도 Full HD 같은 스피커 구조라면 설치 환경에 따라 특정 주파수가 감쇄될 가능성도 크다. 소리에 민감한 사용자라면 이 항목을 적절히 조정할 수도 있을 것이다.
훗날 스피커를 숨기지 않으면서도 멋진 디자인이 나오게 된다면 좋겠다. 그러나 당장 디자인을 위해 소리의 지향성이나 정위감을 다소 희생하라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혹시 작은 체구의 앰프라도 내장할 수는 없었을까? 외장 스피커와 연결할 수 있게 말이다.

(6) WiseLink 기능
 
언젠가 TV와 PC가 하나가 될 것은 확실한데, TV가 PC를 흡수할 것인지, PC가 TV를 흡수할 것인지는 아직까지 알 수 없다. 아무튼 이제는 TV라고 해도 네트워크와 멀티미디어 기능을 기본으로 장착해야 하는 시대이다.

보르도 Full HD는 이와 관련해 WiseLink 기능PC 모니터 기능, 그리고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 기능 등을 구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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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seLink 기능은 측면에 있는 USB 2.0 단자(좌측 사진 위에서 두번째 단자)에 USB 관련 미디어를 연결하여 그 안에 있는 영상과 음악을 즐기는 기능이다. 말로 들으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실제로 사용해보니 "야, 이거 정말 멋진데~"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아래처럼 그림과 음악을 PC에서처럼 직접 선택을 할 수 있는데 몇 가지 제한조건이 있다. 그림은 JPEG, 음악은 MP3에 국한이 된다. JPEG도 순차적으로 인코딩한 Sequantial Encoding 방식만 지원한다. Multiscan을 한 Progressive Encoding 방식은 100% 호환을 장담하지 못한다. 파일 형식은 FAT16/32만 지원한다. 따라서 대부분 NTFS로 포맷된 하드는 연결해도 인식을 못한다.(윈도우 XP에서는 대개 NTFS를 사용하고 있다.) 필자는 2GB짜리 USB 메모리를 이용해 파일을 옮겼는데 이게 제일 무난하고 간단한 방법이다. 그림 파일의 경우 가로 해상도가 5000이 넘거나 세로 해상도가 4000이 넘으면 역시 인식을 못한다. (그러나 이런 파일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
가장 쿨한 기능은 바로 "배경음악"과 "슬라이드" 설정 기능이다. 사진 100여장을 넣고 슬라이드 기능을 선택한 뒤, 분위기에 맞는 잔잔한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지정한다. 그리고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나란히 앉아 TV를 바라보면 분위기가 아주 그만이다. 앨범이 뭐 굳이 따로 있을 필요가 있나 싶다. 박수 칠만하다. WiseLink는 앞으로 삼성의 저장 매체인 Anyview를 따로 구입해 연결하면 LG의 타임머신 같은 PVR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하는데 기대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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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B 단자를 통해 소프트 업그레이드도 할 수 있다. 삼성전자 사이트로부터 펌웨어를 다운로드 받아 USB 메모리에 넣어 연결한 뒤 옆의 <설정>-<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를 선택하면 TV가 자동으로 USB를 검색한 후 업그레이드를 실시한다.


(7) PC 모니터 기능

뒷면에 있는 D-Sub 15핀(아날로그) 및 HDMI 단자를 통해 PC와 연결을 하여 모니터로 사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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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노트북과 D-Sub 15핀으로 연결한 후의 화면인데(자동차 사진은 노트북의 배경화면이다), 정보란을 보면 자동으로 1024x768@60Hz이 잡혀 있음을 알 수 있다. 메뉴얼의 지원해상도 표를 보면 최대 1920x1080까지 지원이 되나 최적해상도는 1024x768이라고 쓰여져 있다. 그러나 다음 장의 환경설정 설명 부분에서는 또 1920x1080이 최적해상도라고 되어 있다. 뭐가 정답인지 모르겠다. 아무튼 아날로그로 연결했을 때에는 자체적으로 1024x768을 최적으로 잡고 있었다. 또 입력 주파수와 화면을 세부 조정하는 메뉴도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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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ACAP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

DTV의 강점 중 하나가 데이터 서비스이다. 데이터 서비스는 기초적인 방송정보가 담긴 EPG가 있고, 뉴스, 날씨, 생활정보 등이 담긴 양방향 데이터 서비스가 있다. EPG 수신은 한꺼번에 전체 채널을 다 받을 수도 있고, 지금 보고 있는 채널 하나만 받을 수도 있다. 전자(前者)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고, 후자(後者)는 채널을 바꿀 때마다 수신을 해야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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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예 처음부터 작정하고 오늘 무슨 저녁에 무슨 프로그램들을 하는지 전체 채널을 조망하고 싶을 때에는 "전체 채널 수신"을 하면 된다. 시청예약을 할 수 있으므로 방송을 깜박 놓치고 못 보는 경우를 막을 수 있다. (나중에 애니뷰를 연결하면 녹화도 가능해질 것 같다. 그런데 왜 지금 애니뷰를 내장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이렇게 작정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개은 현재 채널 정보만 수신하는 것이 낫다. 전체 채널 수신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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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방향 데이터 서비스(ACAP)을 사용하려면 TV에 네트워크 케이블을 연결해야 한다. 유동 IP(DHCp)를 이용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인터넷 초고속 통신이 유동 IP 방식이다. LAN 선을 TV 뒷면의 LAN 단자에 꽂으면 된다. (공유기를 이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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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설정>의 <네트워크 설정> 메뉴에 들어가 <자동설정>을 선택하면 된다. TV가 알아서 IP를 잡아준다. 혹시 <자동설정>에 문제가 있으면 <수동설정>을 선택한 후 리모콘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IP를 설정해 주면 된다. 아래 메뉴 사진을 첨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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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이 모두 끝나면 데이타 방송을 수신할 수 있다. 리모콘에 있는 데이타 방송 버튼을 누르면 TV는 방송사로부터 데이타 방송을 수신하기 시작한다. 몇 초 후 수신이 끝나면 아래처럼 빨간 버튼을 누르라는 메시지가 뜬다. (보통 때에는 이 기능을 꺼 놓아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루 종일 저 빨간 버튼을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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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버튼을 누르면 아래와 같이 다양한 데이터 정보를 선택해서 수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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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능을 써 보지 않은 분들은 얼핏 위 사진들을 보고 꽤 매력있는 기능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럴 수도 있다. 그런데 몇 번 써 보고 나면 그 후에는 잘 안 쓰게 된다. TV는 방송이나 영화를 보자고 작정하고 켜게 마련이다. 갑자스런 뉴스 속보라도 있지 않은 이상, 중간에 딴 짓을 잘 안 하게 된다. 우선 같이 보는 사람이 짜증을 내고, 본인도 주의가 분산되어 버린다. 더구나 PC를 이용하면 대개 더 빠르고 더 많은 양의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PC를 켤 시간이 없을만큼 분초를 다투는 정보가 필요하다면 이 기능을 쓸 수도 있겠는데, 대개 이 데이터 서비스의 정보가 그다지 빠르게 업데이트가 되는 편이 아니어서, 그 역시 큰 효과가 없다.

오히려 이 양방향 서비스가 위력을 발휘하는 것은 향후 이 기능을 이용한 서비스를 추진 중인 "홈 쇼핑"에서이다. 일반적인 케이블 홈 쇼핑과 달리 이 데이터 방송은 활용 영역이 크다. 실례로 외국의 경우,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들이 입고 있는 의상이나 액세서리에 대한 정보를 이 데이터 방송 서비스로 제공을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방송에 나온 이효리가 차고 있는 팔찌나 목걸이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고 하자. 데이터 방송으로 들어가면 그 팔찌와 목걸이의 가격과 세부 정보, 그리고 구입을 희망할 경우 즉석에서 누를 수 있는 버튼이 제공된다. 대단한 프로모션 방법 아닌가? 물론 아직 우리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 이런 식이 되려면 선결되어야 할 과제가 아직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만간에 우리도 시행이 될 거다.

(9) 입출력단과 HDMI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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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입출력단에 대한 메뉴얼에 있는 설명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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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할 점은 HDMI 입력단자가 3개라는 점과 HDMI 1.3 규격을 지원한다는 점이다. HDMI 단자는 사실 2개는 좀 부족하다. 아직도 DVI 출력 소스기기를 가지고 있는 사용자가 적지 않다. 이런 사용자를 위해 HDMI 1번 입력은 아날로그 음성 출력단을 별도로 붙여 주었다. HDMI는 하나의 입력으로 음성/영상이 모두 지원되지만 DVI를 HDMI로 컨버팅한 경우에는 음성이 따라 입력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향후 HDMI를 지원하는 소스 기기들이 늘어나는 추세이므로 입력단은 풍부할 수록 좋다.

HDMI 1.3 규격은 지금 당장은 아주 큰 효과는 없다. 하지만 동가홍상(裳)이라고, 이왕이면 1.3 이면 좋다. HDMI 1.3이 가장 절실한 분야는 멀티채널 디지털 사운드 파트이다. HDMI 1.3이 되면 dts HD Master(Loseless)까지도 지원하기 때문이다. 물론 HDMI 1.21만 되어도 Uncompressed PCM 5.1 이 지원되므로 큰 문제는 없지만 향후 블루레이 소프트웨어의 사운드 포맷이 다양화 될 것을 대비하면 HDMI 1.3이 필수이다. 그러나 보르도 Full HD는 오디오 프로세서나 소스 기기가 아니기 때문에 이와는 무관하다. 보르도 Full HD 같은 영상기기에서 HDMI 1.3이 유효할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세칭 "딥 컬러"(Deep Color)를 지원하는 점이다. xvYCC라고 부르기도 하는 Deep Color는 색 처리 대역폭이 비약적으로 높아지고 그에 따른 색분해 능력도 커져 기존 좌표보다 훨씬 더 높은 성능을 보인다.
 
그러나 Deep Color는 사실 아직은 별로 신경 쓸 요소가 아니다. 자기 혼자 36비트, 48비트 처리를 하면 뭐하나? 원본 인코딩에서부터 디코딩 소스 기기, 중간 단게에서의 여러 프로세스 등이 모두 이를 지원해야 하는데, 이건 아직까지 까마득한 이야기이다. 그렇다고 HDMI의 넓어진 대역폭을 이용하자고 현행 1920x1080의 최대 해상도 기준을 덜컥 높여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런 건 어느 한쪽의 스펙이 커졌다고 무조건 되는 것이 아니다. 연결되는 모든 분야의 기기 표준이 모두 함께 약속하고 통일해 나가는 작업이 뒤따라야 하는데, 그런 측면에서 HDMI 1.3가 영상 분야에서 큰 위력을 발휘하려면 아직도 한참 기다려야 한다. 따라서 영상 분야에서는 HDMI 1.3이 이전 버전보다 특별히 나은 점이 별로 없다.

(10) 전동 벽걸이

이거 아주 좋은 아이디어다. 작년 9월 독일의 IFA 전시회에 갔을 때 북구쪽 어떤 업체가 이와 비슷한 종류의 벽걸일를 만들어 전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 제품은 수동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되지만 아무튼 참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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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료: 삼성전자 광고
LCD TV의 커다란 약점 중 하나가 시야각이 좁다는 것인데 TV란 시청하다 보면 거실에 서서 운동을 하면서 볼 수도 있고 또 때로는 소파에 누워서 시청을 할 수도 있다. 경험해 본 분은 다 아시겠지만 그럴 때 마다 정위치에서 볼 때와 화질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서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이럴 때 전동 벽걸이를 이용하면 상하 좌우로 일정 각도 틸트가 되기 때문에 시야각이 그대로 유지가 된다. 물론 리모콘으로 조종된다. 단, 좌우는 ±20도라서 별 문제가 없는데 상하는 아래쪽으로만 15도가 틸트가 되고, 위쪽으로 제껴지지는 않는다. (따라서 일어서서 볼 때는 여전히 시야각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또 전동 벽걸이를 벽면에 부착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전동벽걸이는 기본 사양은 아니고, 별도로 구매하는 옵션 품목이다. 가격은 정확히 잘 모르겠다. (20만원 전후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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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까지 삼성에서 보르도 Full HD의 주요 특장점으로 내세운 내용들에 대해 점검을 해 보았다. 또 어떤 기능이 있는가 보르도 Full HD의 메뉴를 찬찬히 살펴보다 보니 알쏭달쏭한 항목들이 세 가지가 있었다. 도대체 메뉴얼과 OSD 설명만으로는 알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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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모드라는 것이 있다. 설명인즉 "게임기를 연결한 후 이 메뉴를 이용하면 좀 더 현실감 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라고 되어 있다. 어떤게 "현실감 있는 게임"인지는 잘 모르겠다. <게임모드>를 "켜기"로 하면 영상은 <표준화면>, 음성은 <사용자모드>로 강제 설정이 된다. 좀 더 현실감 있는 게임을 즐길 수 있지만 화질에서 손해를 본다는 설명도 있었다. 게임기를 직접 연결해 보지 못해 이 기능은 점검을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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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시어터 PC 모드 역시 명확치가 않다. 이 모드에 붙어 있는 설명이다. "PC에 있는 영상물을 TV로 시청할 때 역동적인 화면을 제공합니다." <게임모드>를 설명할 때에는 '현실감 있는"이더니 이번에는 '역동적인'이다. 형용사들은 화려한데 도대체 어떤 것이 역동이고 현실감 있는 것인지, 또 왜 그렇게 되는지 설명이 없으니 답답하다.
가지고 있는 HTPC와 연결해서 이 기능을 "켜기"로 했는데 당장은 뭐가 달라졌는지 잘 모르겠다. 화면모드에서 세부조정이 가능해진다는 점이 달라진 정도이다. 이걸 뜻하는 것일까? HTPC로 영화를 보는 사람들을 위해 고급사용자를 위한 <세부조정>이 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역동적인 화면을 제공한다"로 표현한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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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모드는 메뉴얼 오기(誤記)로 인해 가장 많이 헷갈렸던 기능이다. 그냥 "필름 모드"라고 하면 의미가 다중적이다. [1] 영화를 보기에 알맞은 낮은 색온도, 높은 명암비와 낮은 밝기, 차분한 블랙, 링잉 감소... 등등의 환경이 주어지는 것을 뜻하는 것일 수도 있고, 아니면 [2] Deinterlacing을 할 때 영화소스인가, 비디오소스인가 따질 때 영화 소스라는 것을 의미하는 필름 모드일 수도 있다. 아무튼 좀 포괄적인 의미이다.
그런데 <필름 모드>가 <화질 조정>이 아닌 <설정> 메뉴 속에 있다는 것이 좀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메뉴얼에 적혀 있는 설명이다. "영화 프로그램을 최적의 화질 상태로 시청하기 위한 것"이라고 역시 또 구름 잡는 이야기가 써 있다. 그렇게 환상적인 기능인데 왜 대부분의 입력 상태에서 이 메뉴가 비활성화 되어 있는 걸까? 희한한 일이었다. 메뉴얼에는 "TV(디지털 방송), 컴포넌트 480p, 720p, 1080i에서만 동작합니다" 라고 적혀 있는데 열거한 어떤 입력 모드에서도 이 메뉴는 활성화 되지 않았다. 오히려 컴포넌트이든 S-비디오, 컴포지트이든 480i 입력인 상황에서만 오로지 활성화 되었다. 그렇다면 이 기능의 성격은 뻔하다. 위에 언급한 기능 중 [2]에 해당하는 것이다. 즉, 메뉴얼에 적힌 것의 정반대인 것이다. 아마도 메뉴얼을 만들 때 기술적인 내용을 잘 못 받아 적은 것 같은데 사후 검토가 안 되었던 모양이다.

사실 메뉴얼을 읽다보면 좀 답답할 때가 많다. 실수야 누구한테나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그게 아니다. 메뉴얼은 제품의 기능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이해 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삼성의 메뉴얼을 보면 너무나도 구름잡는 식의 표현이 많다. 기능을 정확하게 설명해 주기보다는 그저 두루뭉술 포장시키는 일에 주력하는 것 같다. 메뉴얼은 "설명서"이지 "광고물"이 아니다. 당연히 만드는 주체도 제품을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어야지, 구름잡는 포장용 단어를 잘 쓰는 사람이어서는 안 된다.

이야기가 잠깐 샜다. 위의 <필름모드> 기능은 480i로 입력된 신호에 대해 De-Interlacing을 필름모드로 하라는 의미이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기능은 별 필요가 없는 기능이다. 생각해보자. 요즘은 내장 디지털 튜너는 물론이고, DVD, 블루레이, HD-DVD, D-VHS, HTPC 등 외부 입력에 사용되는 대부분의 소스들이 480p 이상의 프로그레시브 스캔 또는 1080i 포맷이다. 따라서 <필름모드> 기능이 유효한 입력 소스는 VHS 비디오 정도가 고작이다. 파워 유저는 아닌 셈이다. 그런데 이러한 사용자들이 과연 480i 디인터레이싱에서 필름 모드와 비디오 모드의 차이를 파악하고 민감하게 받아 들일까? 별 필요가 없는 기능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TV의 기본적인 기능에 대해서는 대체적인 설명이 끝난 것 같다. 이제 3부에서는 보르도 Full HD의 화질조정메뉴, 컨트라스트, 색 밸런스 및 계조와 색상 등 화질에 대한 이야기들을 집중적으로 다뤄 보기로 하자.

Posted by hifinet
2007. 4. 15. 16:37

삼성 보르도 Full HD LCD TV (1부)

Posted by 최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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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르도 Full HD 모델명에 대하여

지난 3월 평론가 쇼케이스를 거쳐 4월부터 국내에 판매가 시작된 보르도 Full HD LCD TV는 1920x1080 패널을 갖춘 삼성전자의 LCD TV  라인의 최정상에 위치하는 제품이다. 단순한 외형적 스펙 뿐만 아니라 실제 화질 측면에서도 삼성의 LCD TV를 대표하는 모델이라 할 수 있었다.

삼성은 2006년에도 이미 모젤이라고 불린 1080p Full HD 모델을 내 놓았었다. 그리고 1366x768 패널 제품인 보르도의 높은 인기에는 훨씬 못 미쳤다. 가격도 비쌌고 시장도 아직 성숙되지 않았었다. 삼성은 2007년형 제품을 발표하면서 1366x768 패널 제품에는 "보르도 플러스"라는 명칭을 붙였다. 하지만 1920x1080 패널 제품은 모젤 플러스가 아니다. 모젤이라는 코드명은 사라지고, "보르도 Full HD"라고 명명하기로 했다. 이제 앞으로는 모든 제품들이 보르도로 통일이 되는 모양이다. 아마도 독자 제위들은 요즘 대중매체를 통해 금발의 외국인 미녀가 너울거리는 드레스를 입고 나와 "블랙의 차이"를 강조하는 광고를 많이 보셨을 것이다. 바로 그 모델이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46인치형으로 모델번호는 LN-46M81BD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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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는 치열한 전쟁터... 세계 TV 시장.

지금 전 세계 유명 브랜드들은 치열한 DTV 대전(大戰)을 펼치고 있다. DTV와 아날로그 TV, 플랫패널과 브라운관 TV가 교체 되는 시기인데다가, 같은 DTV도 SD급과 HD급, 같은 HD급도 1366x768 패널 급과 1920x1080 패널급으로 각각 나눠지고 있으며, 또 다른 범주로 플랫패널도 LCD TV와 PDP 계열로 크게 대별(大別) 되고 있다.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여기에 네트워크, 멀티미디어 관련 첨단기능까지 수용하자고 보면 제품의 종류가 수천갈래로 갈라지게 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쟁도 치열하고, 시장 판도도 자주 바뀐다. 브라운관 TV의 최강자 소니의 아성도 무너졌고, LCD TV를 선도하던 샤프의 공고하던 위치도 흔들린지 오래다. 소니, 필립스, 파나소닉, 삼성, LG, 파이오니아, 샤프, 도시바, JVC, 히다치 등이 혼전을 벌이고 있고 중저가의 낮은 품질 제품을 만드는 업체들은 우후죽순이다. 그런 가운데 삼성은 2006년 전 세계 TV 매출 1위를 차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판매대수와 금액, DTV 부분 모두에서 1위에 올랐다. 물론 전 세계적으로 300만대 이상이 팔렸다는 밀리언 셀러 "보르도"의 역할이 가장 컸음은 말할 필요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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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시장 조사기관 디스플레이 서치에 따르면 2006년 전 세계 TV 판매량은 모두 1억 8900만대. 매출액은 1019억 달러였다. 이는 CRT와 LCD, PDP, DLP 및 LCD, CRT 프로젝션 TV 등등을 모두 합친 숫자이다. 매출액을 기준으로 할 때 삼성의 점유율은 14.2%. 11.3%를 기록한 소니를 드디어 눌렀다. LG, 파나소닉, 필립스가 각각 3, 4, 5위이다. 그런데 1-2위 점유율 차이가 겨우 3% 수준이다. 3-4-5위 간은 거의 차이가 없다시피 하고 2위 소니와 3위 그룹의 격차도 3%가 안 된다. 한 마디로 아직도 언제 어떻게 바뀔 지 모르는 혼전 양상이다. 어느 업체든 보르도 같은 대박 상품 하나만 펴내면 순위는 단번에 바뀔 수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판매된 평판형 TV의 판매량은 LCD가 4800여만대, PDP가 930여만대, 합쳐서 5730여만대 정도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직도 판매량으로는 브라운관 TV가 전체 TV의 70%를 차지하지만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면 그 반대이다. 더구나 브라운관은 향후 꾸준히 10~20%씩 감소할 것으로 예측이 되고 평판형은 30~50%의 고속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서치는 2007년 LCD TV는 전년보다 50% 늘어난 7200만여대, PDP는 33% 늘어난 200여만대 가량이 판매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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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그렇게 될 것이다. 미국, 일본, 한국 등의 아날로그 방송이 전격 폐지가 되는 2010년 이후가 되면 신규 판매되는 TV의 90% 이상이 평판형 DTV일 것이다. 그러나 2006년처럼 LCD가 계속 평판형을 주도하게 될 지는 아직 모른다. 아직까지 LCD는 PDP에 비해 화질에서 여러 가지 약점을 보이고 있는데, 50인치 이상의 대형 TV가 주류를 이루게 되면 그 약점이 더 크게 부각되게 마련이다. 성급히 LCD TV에만 치중할 수 없다. 게다가 또 어떤 새로운 평판형 기술이 개발될 지도 알 수 없다. 브라운관의 오랜 독주가 무너진 현재, TV 시장은 향후 5~6년 이상 불확실한 혼전이 진행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확실한 것이 한 가지 있다. 향후 DTV의 대종(大宗)을 이룰 제품은 Full HD 1920x1080 패널이라는 점이다. 1920x1080은 ITU-R 최상위 스펙으로 이는 전 세계 방송규격으로 이미 통일이 된 내용이다. 아무리 기술이 앞으로 비약적으로 발전한다고 해도 방송 통일규격은 쉽게 바뀔 수가 없다. 지금 UDTV(Ultimate Definition TV)가 개발 중이라지만 방송 규격을 바꾸려면 적어도 15~20년은 있어야 한다. 기술이 끊임없이 발전하는 한, 전자제품 세계에서 무한(無限) 업그레드는 필연이라고 한다. 그러나 적어도 패널 해상도에 있어서만은 이제 1920x1080p이 도달점(到達點)이다. 향후 10년 이내에 여기서 더 올라갈 가능성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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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평판형 TV 판매량 5700여만대 중 Full HD 제품의 비중은 단 2% 160여만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2007년에는 판매량이 3배가 넘는 570여만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2010년 전체 평판 TV의 30% 가량이 Full HDTV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지만 아마 그 보다 훨씬 높을 것이다. 원래 HD는 1920x1080 이 오리지널이요, 본류이다. 1366x768 패널 제품은 1920x1080 패널 제품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한시적으로 등장한 대타(代打)일 뿐이다. 1920x1080 패널 가격이 일정 수준까지 떨어지면 1366x768 패널 제품은 존재가치가 거의 없어질 것이다.

향후 DTV 대전(大戰)의 메인 이벤트는 1920x1080 Full HDTV 싸움이다. 그래서 더더욱 삼성의 보르도 Full HD에 큰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아마 제조사 측에서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삼성 TV 달라지고 있는가?
 

삼성이 현재 TV 판매량 1위에 있다고 하지만 그 자리가 안정적이라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삼성은 CRT의 소니, LCD의 샤프 등이 갖고 있던 화질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 삼성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양적인 팽창을 넘어 1위 업체에 걸맞는 질적인 팽창을 부수(附隨)해야만 한다는 점이다. 그런데 화질의 개선은 공장을 증설하거나 유통망을 확충하는 종류의 일과는 조금 다른 성질의 것이어서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자칫 지향점을 잃고 헤매기도 쉽다. 한편 일본 가전사들의 경우, 오랜 세월 화질에 대해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갖추고 있는 편이다. 지금 양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을 때 국내 업체들이 어서 서둘러야 할 부분이 바로 고화질, 고품질 제품을 개발하는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삼성은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분석,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삼성의 2007년 형 제품의 개발 컨셉을 보면 과거에 비해 유달리 화질 개선 쪽에 큰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고급 사용자를 위한 세부적인 화질 조정 메뉴를 따로 두는가 하면, 컬러, 색온도, 블랙 레벨 등에서도 표준을 지키고 퀄러티를 높이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 많이 보인다. 물론 소니, 파나소닉 같은 업체들의 경우 이미 10여년 전 브라운관 TV 시절에도 고급사용자 조정 메뉴 등을 제공하기는 했었다. 그러나 국내 업체들은 고품질을 지향한다는 이미지 차원보다는 "그런 고급 메뉴가 일반인에게 왜 필요하냐?"는 대중적인 입장에만 매여 있었다. 그러나 최근 입장이 달라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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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전사들이 화질에 대한 노하우를 많이 갖추고 있다지만 사실 일본 회사들도 색상이나 화이트 밸런스 등에서는 그다지 표준적이지 못하다. 마음만 먹으면 화질적으로도 얼마든지 일본 회사들을 능가할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그림에 대한 마인드요, 시각이다.

삼성의 디스플레이 제품 중 화질 측면에서 정상급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는 제품은 몇년 전 출시되었던 DLP 프로젝터 정도가 유일하다. 삼성의 DLP 프로젝터는 기존의 삼성 디스플레이 제품과는 전혀 다른 컨셉이었다. 대중성 보다는 표준을 따르고 레퍼런스를 세우는 품질 중심의 제품이었다. 이러한 시도가 하나의 촉발점이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DLP 프로젝터는 소량이 판매 된 변방제품이다. 반면 보르도 Full HD는 삼성의 중심축을 구성하는 주력 상품이다. 그 무게감이 다르다.
 
물론 아직도 아쉬운 점이 적지 않다. 여전히 "선명한 화면"의 그림은 계조도 디테일도 찾기 힘들고, 과거에 비해 놀라울 만큼 좋아졌다고는 해도 "영화 화면"에서도 투명하고 자연스러운 그림이 나오지는 않는다. 물론 LCD TV가 갖는 근본적인 한계점도 아직 있다. 하지만 2006년 형 모젤과 비교할 때 보르도 Full HD는 화질부분에서는 뚜렷한 발전을 이루었다. 이제 방향 설정이 확실히 된 느낌이다. 그렇다면 삼성의 다음 제품들에 대해서도 기대를 해 볼 만 하다.

보르도 Full HD의 주요 특장점

이제 지루했던 서론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제품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기본적인 스펙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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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삼성 측에서 내세우는 보르도 Full HD의 특장점들을 하나씩 열거해 보면서 이들이 실제로 얼마나 유효한지 더불어 살펴 보기로 하자.

(1) 크리스탈 블랙 패널 

광고 문구를 보면 가장 크게 강조되고 있는 부분이다. 작년 모델 모젤은 물론이거니와 앞서 발표된 2007년형 보르도 플러스에도 채택되지 않은 보르도 Full HD의 고유한 특장점이다. 듀얼 블랙코팅이 되어 있어 빛의 산란도가 줄었고 그 결과 블랙 부분이 차분하게 가라 앉았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이로 인해 15000:1의 명암비 달성이 가능해졌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부분은 나중에 화질 평가 부분에서 다시 논의할 생각이다. 15000:1이라는 '의미없는 수치'에만 연연하지 않는다면 일단 이 "블랙패널" 부분은 삼성의 광고문구를 그대로 믿어도 무리가 없을 듯 싶다. LCD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 중 하나인 "블랙" 문제가 상당부분 실제로 개선이 되었고 컨트라스트 비도 크게 개선이 되었다. 자세한 내용은 <2부 화질 평가 부분>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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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 : 삼성전자 (www.sec.co.kr))

(2) Full HD 1080p 패널

 뭐 사실 이건 특장점이라기 보다는 제품의 본질적 요소니까 새삼 덧붙일 것이 없다.
 
그러나 이번에도 용어(用語) 문제만큼은 또 짚고 넘어가야겠다. 마케팅적인 용어 사용을 일일이 시비(是非)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과장(誇裝)과 왜곡(歪曲)은 다르다. 따라서 "Full HD""HD"에 대한 업체들의 자의적인 엉터리 분류에 대해서는 이 글의 말미에 별도로 언급할 예정이다. 주위에서 HD 규격에 대해 오해를 하여 구매 결정에 잘못된 정보를 사용하는 경우를 너무나도 많이 보고 있기 때문이다.

(3) Just Scan 기능

Just Scan? (이게 공식적인 용어인가?) 요즘 와서 자주 오르내리는 용어이다. 공식 용어로 설명하자면 Overscan 0% 라는 뜻이다.
 
고정화소 제품은 입력되는 소스의 해상도가 무엇이던가에 무조건 자기의 고유 패널 해상도로 다시 변환시켜 출력 시킨다. 이를 Scailing이라고 한다. 패널 해상도가 1366x768이면 입력소스가 1920x1080이든, 720x480이든 관계 없이 모두 1366x768로 변환이 되어 나간다. 1080을 768로 변환 시키는 것은 Down Scaling이고, 480을 768로 변환 시키는 것은 Up Scaling이다.
 
근본적으로 Scaling은 없는 것이 제일 좋다. 1:1로 매칭이 되면 Scaling으로 인한 Artifact가 원천적으로 사라지게 되는데, 1366x768 패널의 경우 1920x1080 소스는 픽셀 수가 모자라 1:1로 모두 내 보낼 수가 없고, 720x480 소스는 1:1로 내 보내게 되면 화면 중앙 부분에만 영상이 조그맣게 나타나(보통 pixel matching 모드, 또는 pass-thru 모드라고 한다) 사용자가 고장인 줄 알고 항의를 하기 떄문에 결국 업스케일링을 하게 된다.

보르도 Full HD는 1920x1080 패널이기 때문에 현재 통용되는 모든 영상 입력 규격을 다 수용할 수 있다. 특히 HD 소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1920x1080의 오리지널 영상을 더 이상 Down Scaling 하지 않고 1:1로 다 보여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그러나 그 것은 Overscan이 되지 않는다는 가정 하에서만 그렇다. Overscan이 들어가면 1920x1080 이라는 강점이 그만 상당 부분 희석이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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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화면은 1920x1080의 원본소스가 100% 다 그대로 표현이 된 이른바 "Overscan 0%"의 상태이다. 이렇게 나와야 정상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디스플레이 기기들이 Overscan 0%를 지키지 않는다. 전후 좌우로 2~5% 정도 Overscan이 들어간다. 즉 밑의 사진처럼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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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  사진은 약 3%(가로 6%, 세로 6%) 정도의 Overscan이 들어간 화면이다. 이렇게 되면 보여지는 것은 1920x1080 원본소스 그대로가 아니라, 그의 94%인 1805x1015만 보여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영상의 원본 정보가 다 전해지지 못한다는 문제점과 더불어 1805x1015을 1920x1080 패널에 맞게 Scaling을 하게 됨에 따라 발생하는 화질 열화의 문제점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디스플레이 기기는 원칙적으로 Overscan이 0%가 되어야 한다. 그게 바로 보르도 Full HD가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Just Scan 기능이다.
 
혹자는 이를 여러 해 전에 삼성에서 "1인치를 더 보여준다"고 한창 광고를 했었던 "플러스 원(+1)" 브라운관 TV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기도 하는데 전혀 다르다. Overscan의 퍼센테이지가 작아진다는 측면은 같겠지만, Overscan이 0%인 것과 1%라도 있는 것은 Scaling 작업의 유(有)와 무(無)를 가늠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더구나 과거 삼성의 "플러스원 명품" 제품은 화면비도 맞지 않는, 자의적(意的)인 기준에 의거한 것이었고, Overscan을 줄이는 비율 또한 가로:세로가 전혀 맞지 않는 기형적인 형태였다. 따라서 그 것과 지금의 Just Scan은 전혀 다른 차원의 것이다. "플러스 원"은 사실 눈속임이었고 Just Scan은 정통 기준을 지킨 것이다.

<화면조정> 메뉴에 들어가면 <화면크기>라는 서브메뉴가 있다. 선택하면 아래처럼 <16:9>, <확대1>, <확대2>, <와이드 맞춤>, <4:3>, <원본크기> 등의 6가지를 선택하게 되어있다. 이 중 Overscan 0%는 맨 아래 항목인 <원본크기>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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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을 왜 이렇게 정했는지, 또 별도로 Overscan 조정 항목을 두지 않고 왜 화면비 조정 항목에 끼워 넣었는지 이해가 안 간다.
아마도 일반사용자들이 <원본크기>를 선택했다가 혹시라도 "블랭킹레벨"(곧 설명항 예정이다)이 나오면 항의를 할 수도 있어, 아예 Overscan이 3% 가량 되어 있는 <16:9>를 선택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이런 것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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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메뉴 중 맨 아래인 <원본크기>가 Overscan 0%인 Just Scan 상태이고, 맨 위인 <16:9>를 선택하면 Overscan이 상하좌우 3%씩 잘린 화면이 된다. 물론 화면 정보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강제 Scaling'도 된다. 옆 사진 중 위가 <원본크기>, 아래가 <16:9>모드로 손이 가리키고 있는 가장자리의 라인수를 세어보면 3%가 오버스캔된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당연히 지켜져야 할 Zero Overscan(아무래도 Just Scan 보다는 이 용어가 필자에게는 더 익숙하다) 규격을 제조사들은 지키지 않는걸까?
 
디스플레이 기기 제조사들이 내세우는 가장 큰 명분은 방송을 볼 때 생기는 블랭킹 레벨의 문제점이다. 영상 신호는 한 프레임과 다음 프레임 사이에 존재하는 포치(porch) 부분에 블랭킹 레벨 신호를 갖는다. 이 블랭킹 레벨은 영상 정보가 아니고 프레임 구분 같은 기술 신호를 담고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화면에 나타나서는 안 된다. 그런데 간혹 화면에 간혹 화면에 블랭킹 레벨이 보일 떄가 있다. 화면 끝 부분에 뭔가 어지러운 잡신호(雜信號) 같은 것이 지글 대는 현상이다. 이는 TV가 포치 부분을 영상 정보가 담긴 프레임 신호로 잘 못 인식해서 나타나는 버그(bug)인데, 이런 일이 일어나는 귀책사유는 대개 TV보다는 방송사 측에 있다. DVD, 블루레이 등의 프로덕션 소스들은 블랭킹 레벨이 보이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러나 방송사들이 실시간으로 내보내느 영상은 방송사들 간의 규격의 오차, 원본 컨텐츠 제작사의 제작 장비와 방송 송출 장비와의 부조화 등등의 문제점으로 인해 가끔씩 블랭킹 레벨의 일부가 영상 프레임으로 잘못 인식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화면에 블랭킹 레벨이 보이게 되면 소비자들에게 항의를 받는 것은 제조사들이다. 제품이 불량이라고 오해를 받는 것이다. 이런 잡음을 막기 위해 제조사들은 입력되는 모든 소스에 대해 무조건적으로 2~5%의 Overscan을 해 버린다. 블랭킹 에러는 대부분 끝 부분 1% 미만에서 생기는 오차이니까 아예 상하좌우 2~5%를 뚝 잘라 버리면 설령 블랭킹 레벨이 잘못 읽혀졌다고 해도 화면에 나갈 일이 없어진다. 이렇게 하면 소비자들의 항의 전화는 없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이는 "하나를 얻자고 다른 하나를 버리는 셈"이 된다. 앞서 언급한 Overscan의 문제점-즉, 화면 정보의 손실강제 Scaling-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는 명색이 Full HD인데 전혀 "Full"이 아니다. 체면 손상이다.

사실 기존 TV에서도 이는 개발자의 마인드만 바꾸면-즉 어떻게든 기준을 충실히 지키겠다는 생각만 유지하면 쉽게 해결될 수 있는 사항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Overscan의 퍼센테이지를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넣으면 간단한 일이다. 일반 사용자들을 위해 디폴트 값으로 Overscan 2~3% 정도를 설정하고 고급 사용자들은 이를 Off 시킬 수 있도록 한다던지, 아니면 아예 "영화모드" 등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Overscan이 꺼지게 한다던지 하면 될 일이었다.

 ▼사진 : 삼성전자 (
www.se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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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선책은 블랭킹 레벨이 노출될 위험이 큰 방송 화면-즉 튜너 모드에서는 Overscan을 일정량 넣고, 블랭킹 레벨 위험이 적은 외부입력 모드에서는 Overscan On/Off 기능을 넣는 방식이다. 사실 먼저 언급한 방식을 될 일 인데, 굳이 국내 업체들은 이 두번째 차선책을 썼었다. 작년 모델인 모젤도 그랬었다. 한편 소니의 브라비아 X2000 은 첫번 방식을 채택 했었다. 내장튜너 및 모든 외부 입력에 대해 Just Scan이 가능하고 Overscan 여부는 사용자가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제는 삼성의 보르도 Full HD도 이 것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잘 된 일이다.

그런데 리뷰용 기기를 테스트 하면서 뜻하지 않은 현상을 발견하게 되었다. 외부 입력 모드에서 화면 아랫쪽에 블랭킹 레벨이 불규칙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블랭킹 레벨인지 아니면 이전 영상의 잔상인지는 그 정체는 확실히 알 수 없다. 그러나 어쨌든 화면에 보이지 말아야 할 포치 부분의 데이터가 나타나는 것은 확실하다.)

아래 사진을 보자. 화면 맨 하단에 무언가 잡신호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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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부분을 확대해보았다. (아래 사진) 좀 더 명확하게 블랭킹 레벨의 잡신호가 끼어 들어왔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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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화면 아래쪽에 나타나는데, 가끔은 화면 왼쪽에도 나타날 때가 있다. 화면 상단과 우측에 나타나는 경우는 없었다. 짐작컨대 Just Scan에 어떤 에러가 있었다면 화면 상하좌우에 모두 같은 현상이 일어나야 한다. 필자가 사용하는 소니의 BVM 방송용 모니터의 경우는 프로용 장비이기 때문에 일부러 블랭킹 레벨이 보이도록 하여, 편집이나 화면조정에 도움이 되도록 하기도 한다. 그런 경우라면 상하좌우 모두 블랭킹 레벨이 나오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이 경우는 그도 아니다. 더구나 외부입력을 통해 들어오는 블루레이나 DVD 영상 신호는 신호가 잘 못 들어 있을 확률이 거의 없다. 따라서 현재 추측하는 바로는 Geometry 상의 위치 미세조정에 어떤 에러가 있었던 것 아닌가 싶다. 그런데 이 현상은 입력이 720p일 때는 또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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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입력을 720p로 놓고 촬영한 것으로 화면 아래쪽에 아무런 것도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다가 1080i로 입력을 다시 바꾸면 또 블랭킹 신호가 잡힌다. 아래 사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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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의 하단 40~10 숫자 아래를 보면 프레임을 따라 가로로 하얀 줄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빛이 반사된 것이 아니라 블랭킹 레벨이 나타난 것이다. 사진은 정지영상이라 그냥 하얀 줄로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계속 번쩍번쩍 거리는 형태이다. 사진 속에는 정지 패턴 영상들만 나타나 있지만 동영상에서도 마찬가지이다. 720p 입력에서는 안 보였고, 1080i 입력에서는 처음에는 잘 안 보이나 프레임이 진행 되면 곧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튜너에서는 이런 것이 전혀 없었다. 같은 1080i 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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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 튜너의 1080i 신호이다. 전혀 그런 현상이 없다. 오로지 외부입력의 1080i 입력에서만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 그런데 사실 튜너는 화면크기를 "원본크기"로 설정했다고 해도 그 것이 진짜 Overscan 0%인지 아닌지 필자가 확인할 도리가 없다. 왜냐하면 방송국에서 지금 실시간으로 내 보내주는 화면의 전체 정보가 어떻게 되는지 그때 그때 파악할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그 당시 즉시에 TV를 옆에 끼고 방송국 송출실로 가서 송출되는 영상을 방송용 모니터를 통해 옆에서 지켜본 후, TV에 나타나는 영상과 비교해 보지 않는 이상, 지금 보여지는 영상이 Overscan 0%인지 아닌지 알 도리가 없다. 아니면 같은 기능을 갖추었다는 소니 브라비아 X2000과 나란히 놓고 비교할 수도 있겠지만, 만일 두 기기가 다 틀렸다면 그 또한 확인을 못한다. 물론 이는 쓸데 없는 의심이다. 하지만 언제 한 번 검증해 볼 기회를 만들기는 해야겠다.

물론 위와 같은 문제점이 생기더라도 외부입력에서 화면 크기를 <원본크기>가 아닌 <16:9>를 선택하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삼성이 보르도 Full HD에 대해 "JUST SCAN"이라고 역설하여 광고하는 것 자체가 우스워지고 만다. 잡신호가 나타나는 부분이 그렇게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화면을 아래에서 위쪽을 향해 올려 보는 경우라면 전혀 안 보일 수도 있다. 추측컨대 심각한 에러는 아니고 사소한 버그로 보여진다.

(4) Wide Color Control 

삼성 측의 광고 문구를 그대로 옮겨 보자. "Pavv만의 휘도 알고리즘을 적용하여, Blue와 Green 계열의 색 영역을 더욱 확장시켜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색감을 구현하는 신기술"이라고 한다. 해당되는 이미지 컷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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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삼성전자 (
www.sec.co.kr))

이게 무슨 소리인가? 솔직히 모르겠다. 문구도 이해가 안 가거니와 이 기능이 제품의 본질적 기능인지 사용자 조정 메뉴에서 제공 되는 기능인지도 찾을 도리가 없다. 한참 OSD 메뉴를 뒤적였다.

가능성이 있는 파트는 두 가지이다. 하나는 사용자 세부 조정 메뉴에 있는 "나만의 색상조정" 메뉴이고, 다른 하나는 "컬러 개멋"을 "오토"와 "와이드"로 나누어 선택하는 부분이다. "나만의 색상조정" 항목부터 짚어보자. 원래 색상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묶어 <2부 화질평가> 부분에서 언급하려고 했는데 부득불(不得不)  지금 잠깐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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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세부 조정에 들어가면 "나만의 색상 조정"이라는 파트가 나타난다. (<화면 모드>메뉴에 있는 <선명한 색상>과 동일한 항목이다)
메뉴에서 주어진 색상의 종류를 보자. 살구색, 잔디색, 하늘색, 흰색... 살구색은 한국인의 피부색-살색에 대해 얼마 전부터 통용되는 대칭(代稱)인 듯 하다. 모두가 자연을 나타내는 컬러다. 나타나는 영상 그림 안에서 자연을 나타내는 컬러에 한하여 시청자가 임의로 미세 조정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보인다. 미식축구 좋아하는 미국인들에게 잔듸색 조정 기능을 주면 아주 좋아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잔듸색의 조정은 기본적인 Hue 조정으로도 가능하다. 이 "나만의 색상조정" 기능은 그게 아니다. Hue(색상) 조정은 모든 간접색에 대해 다 적용이 되지만 이 "나만의 색상 조정"은 열거된 색상 계열에 대해서만 적용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글쎄...  이걸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런 류의 간접색 조정 기능은 파나소닉의 AE 시리즈 프로젝터를 비롯해 몇몇 디스플레이 기기들에서 이미 시도된 것들이다. 솔직히 그 이치를 잘 모르겠다. 얼핏 짐작으로는 HSI  영역을 의미하는 것 같기도 하다. 컬러는 일반적인 x, y 값 외에 광밀도를 의미하는 Intesity 값을 갖는다. 흔히 이를 z 값으로 표현한다. 그런데 그 값이라면 일반적인 RGB(primary color) space에서도 논할 수가 있다. 위의 색상 면면을 보면 RGB 같은 절대값을 같는 색상이 아닌, Hue를 틀어서 이루어지는 색상들 이야기이니까 아무래도 HSI(Hue, Saturation, Intensity) 영역에서 다루어지는 분야가 아닐까 싶은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레퍼런스도 없이 달랑 위의 모호한 표현(도대체 잔디색이란 어떤 값의 색상을 말하는 것일까?)의 색상만 Intensity 값을 높인다는 것이 말이 되나 싶다. (※ 색상은 R,G,B를 기준으로 특정한 방향의 Saturation 값을 갖는다. 농구공을 색상계라고 가정을 하면, 정면에서 보았을 때 좌우측 가로 방향을 RGB Saturation, 상하 세로 방향을 Luminance Intensity 광밀도-광량으로 볼 수 있고, 공이 빙그르 돌아가는 방향의 값을 Hue에 비유할 수가 있다. 뭐 아무려면 어떤가, 독자들이 신경 쓸 내용은 사실 아니다.)
 
아무튼 이는 당연히 원본 색상의 왜곡이다. 도대체 주어진 원본 그림 안에서 특정 부분만을 부감(付減) 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는 것일까? (더구나 HSI는 계산에 의해 나타나는 상대적인 색상 계열일 뿐이지 실제 존재하는 절대적인 색좌표로 볼 수 없다. 즉 RGB를 제외 시킨 특정 색만의 세부조정이라는 것이 어떤 레퍼런스를 갖고 이루어지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디스플레이 기기의 첫번째 사명은 "들어온 것을 그대로 가감없이 내보내는 것"이다. 자꾸 자기가 뭘 만들려고 하면 안 된다. 들어온 신호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능력, 신호가 왜곡될 가능성이 있는 요소들을 미리 찾아내어 제거하는 능력, 사실 이 것이 제일 중요한 것이다.

물론 이런 기능을 넣을 수도 있다. 전체 TV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미국에 50인치 이상의 대형 TV를 판매하려면 "미식축구장의 잔듸 색상"이 매우 중요하다. 세일즈 목적이라면 굳이 말릴 이유가 없다. 문제는 그 것을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색감을 구현하는 것"으로 오도(誤導)하고 있다는 점이다. 세일즈를 목적으로 한 원본의 왜곡을 "자연스럽고 사실적"이라고 표현해서는 안 된다. 그저 "사용자 임의로 원하는 색상 조정하는 기능이 있다"는 정도로만 이야기를 해야 옳을 것이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위의 "Wide Color Control"이 "나만의 색상조정"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어쩐지 Wide Color라는 말이 RGB를 포함하는 것으로 뉘앙스가 느껴진다. 그렇다면 패널의 컬러 개멋을 말하는 것이 되는데... 기실 Wide Gamut으로 놓으면 그린과 블루의 색영역이 넓어지는 것은 맞다. 그러나 이는 휘도 알고리즘을 통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패널 특성이 원래 그런 것이다. 또 그린과 블루의 색영역이 넓어진 것과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색감"도 전혀 안 맞는 이야기이다. Wide Color Gamut을 그렇게 부른다면 규격에 맞는 Auto Mode의 bt.709 Gamut은 "덜 자연스럽고 덜 사실적인 색감"이 되는건가? 말도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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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도무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도대체 Wide Color Control이 뭘 의미하는 것이고, 또 그게 왜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운 색감"이 되는건지... 고개를 한참 갸웃 거렸다. 그러다가 참 괜한 것 가지고 머리 쓰고 있다는 생각이 순간 들었다. 어쩌면 실체가 전혀 없는 허구적인 마케팅 문구에 불과한 것을 가지고 굳이 해석하려고 덤벼든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는 그렇게 보고 있다. 필자가 혹시 틀렸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아무튼 현재까지는 이 제품이 가진 특징이 잘 못 이해되어 작성이 된 마케팅용 포장문구가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나중에라도 다시 확인이 되면 별첨하도록 하겠다.

글이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당초 1,2부로 나눌 생각이었는데 이러다가는 3부까지 나가게 될 지 모르겠다. 원고분량의 제한이 없는 웹진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일단 1부를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다.

Posted by hifinet
2007. 4. 4. 16:16

JVC DLA-HD1 D-ILA 프로젝터 (2부)

Posted by 최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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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 메뉴와 조정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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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화면 조정 메뉴 스타일이다. Contrast, Brightness, Color, Sharpness, DNR 등을 선택할 수 있고 HDMI 입력에서는 Tint가 활성화 되지 않는다. 디폴트 값은 모두 0 으로 되어 있는데 Stewart Studiotek HD130 기준에서는 적정한 디폴트 값으로 나타났다.

색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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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되는 색온도 모드는 다섯 가지이다. Low, Middle, HighUser 세팅 모드 2가지인데, 앞의 세 가지 모드는 사용자 조정이 되지 않는다. Low는 색온도 6000K, Middle은 6500K, High는 8500K를 기준으로 세팅을 했다. Stewart Studiotek HD130 100인치 와이드 스크린에서 80 IRE를 기준으로 한 실제 측정 값은 Low는 5830K, Middle은 6240K, High는 8550K였다. 기준치보다 다소 낮지만 디폴트를 그대로 사용한다면 Middle 모드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 유감스러운 것은 User 모드의 기본 값이었다. User 1과 User 2 모두 8000~9000K에 이르는 높은 색온도 값이 디폴트로 되어 있어 6500K를 맞추기 위해서는 꽤 복잡한 조정 과정을 거쳐야 한다. 따라서 User 모드는 반드시 전문적인 캘러브레이션 툴을 갖춘 상태에서만 조정을 해야 하며, 일반 사용자가 대충 눈대중으로 조정해서 될 수 있는 수준의 근접값이 아님을 밝혀둔다. 즉, Gain의 경우는 총 256단계, offset의 경우는 0을 기준으로 ±30, 총 60단계의 패러미터 조정이 RGB별로 가능한데, 기초 색온도가 8500K 수준인 User1의 경우, Blue Gain을 거의 30~40단계 줄이는 등의 큰 범위 조정을 해야 한다. 이를 눈대중으로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국 User 모드는 일반인에게는 별 쓸모가 없는 셈이다. 혹 캘러브레이션 툴을 사용할 경우에도 빅터 HD1은 게인과 옵셋의 상호 간섭이 큰 편이고, ∂E(deviation) 값의 오차가 크기 때문에 전문가에게 의뢰해 델타 값까지 정확히 맞출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역시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디폴트로 Middle 모드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우선 Middle 모드를 디폴트로 해서 계조별 레벨을 측정한 뒤(before) 이어 User 모드에 진입해 미세 조정을 하고 그 측정 값(after)과 서로 비교해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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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ddle Mode의 디폴트 색온도 및 RGB Level 그래프 : 전반적으로 평탄한 특성을 보여주고 있다. 10~100 IRE에 이르기까지 6200K를 전후로 아주 평탄하고 고른 색온도 분포를 보여준다. 유니포미티가 아주 좋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10~30 IRE의 암부에서도 그 특성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이 상당히 놀랍다. 델타 Error, 즉 deviation 값 또한 일정한 수준을 평균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위 차트에서 보듯이 레드 레벨이 그다지 크지 않은 범위 내에서 밝은 쪽으로 갈 수록 약간씩 증가하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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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er1 모드에서 Gain과 Offset을 캘러브레이션 툴을 이용해 세부 조정한 뒤의 그레이스케일 및 RGB 레벨 : 앞서 말했듯이 User 모드는 기본 디폴트 색온도 값이 8500K 가량이다. 이를 6500K 수준으로 낮추려면 Blue Gain을 -36, Red Offset을 -4 정도 수준으로 조정을 해야 했다. (스튜어트 1.3 게인 스튜디오텍 HD130 100인치 스크린, 램프 모드 Normal, Gamma 모드 Normal 기준)

조정을 하면서 매우 불편했던 요소가 한 가지 있었다. 아래 보듯이 Gain과 Offset 조정 메뉴가 서로 다른 메뉴 트리에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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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 상에는 Gain 메뉴는 없고 Offset 메뉴만 있다. Color Temp-User1 모드로 들어가면 R.G.B 값이 나오는데 이 것이 곧 Gain이다. 한편 Offset 모드는 바깥에 별도로 뽑혀져 있다. Gain과 Offset(bias)의 값은 서로 상호 영향을 주기 때문에 대개 같은 메뉴 안에 나란히 배치되게 마련이다. 그런데 빅터 HD1에서는 어찌된 일인지 이를 전혀 다른 별도의 메뉴 트리에 배치해 놓았다.
 
고정화소 제품 중에 어떤 것들은 Gain과 Bias 값이 상호 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샤프의 XV21000 DLP 제품 같은 것이 그렇다) 반대로 영향을 상당히 많이 미치는 기종도 있다. 빅터 HD1은 후자에 속한다. 그렇기 떄문에 위와 같은 메뉴 트리는 더더욱 불편했다. 게인과 바이어스 값 하나를 바꾸려면 리모콘의 키를 도대체 몇 번 눌러야 하는지...

계조별 색온도 값 차트

  Mode       Middle         User1   
 Calibration     (Before)       (After)   
    색온도(K)  ∂E   색온도(K)  ∂E
  10 IRE      6363   6     6359   4
  20 IRE      6246   8     6744   4
  30 IRE      6275   8     6659   4
  40 IRE      6280   8     6647   3
  50 IRE      6247   7     6633   2
  60 IRE      6230   7     6617   2
  70 IRE      6180   7     6558   1
  80 IRE      6145   7     6529   0
  90 IRE      6109   7     6478   1
 100 IRE      6088   7     6465   3

캘러브레인션을 마친 뒤의 유저 모드 값은 10~100 IRE 공히 6500K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균일한 색온도 값을 보여 주었다. 암부 쪽이 밝은 쪽에 비해 다소 그린 값이 치우쳐 있는 까닭에 40 IRE 이하의 deviation 값은 3~4 수준을 유지하지만, 50~90 IRE 쪽은 델타 값 2 이하를 보이고 있다.
 
색온도는 Red와 Blue의 균형을 통해 결정이 된다. 그러나 Red와 Blue가 똑같은 밸런스로 모자라거나 넘치게 될 경우에는, 비록 외견 상의 색온도 값이 바르게 나오더라도 실제의 RGB 레벨은 맞지 않게 된다. 이 경우는 Red와 Blue를 함께 조정해 주던지 또는 기준 밝기가 흐트러지지 않는 범위에서 Green의 값을 수정해 주어야 한다. 이런 요소들까지 감안하여 적정값을 알려주는 간접지표가 곧 deviation, 세칭 델타(∂) 에러 값이다. 색온도가 6500K와 근접한 수준까지 오게 되면 색온도 이상으로 델타 에러 값에 신경을 써 주어야 한다.

종합적으로 계조별 유니포미티는 합격점을 줄 만하다. Middle의 디폴트 모드 값이 다소 낮게 잡힌 점만 제외하면 말이다. (만일 User 모드의 기본 값을 Middle에 맞춰 정해 놓았다면 일반 사용자들도 별도의 Tool 없이 Blue의 게인이나 옵셋을 2~3단계 하향 조정하는 수준에서 6500K에 근접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부득불 현재로서는 그냥 6200K 모드의 Middle을 그냥 쓰는 수 밖에 별 다른 도리가 없다.)

감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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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네 가지의 감마 모드를 제공한다. Normal, A, B, C 등이 그것인데, 기본값에 대한 언급이 없어 그 기준을 전혀 알 수 없다. 이 기종을 먼저 리뷰했던 일본의 평론가 사이토씨는 감마 A 모드가 평균값 2.2 일 것이라고 추측을 했는데, 필자의 경우는 Normal로 놓고 측정했을 때 아래와 같이 2.2의 표준 감마 값을 얻어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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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트라스트 비

빅터 HD1의 컨트라스트 비는 논란의 여지가 무척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 그 논란의 중심에는 Full On/Off 컨트라스트 비와 Ansi Contrast 비 간의 커다란 이격(離隔)이 버티고 서 있다. 이제부터 빅터 HD1의 컨트라스트 비에 대한 실체 분석 찬찬히 해 보기로 하자.

빅터는 HD1의 컨트라스트 비를 15000:1이라고 밝혔다. 표면적인 컨트라스트 비 숫자에 너무 연연하지 말라고 누차 강조해 온 필자이지만, 그래도 LCD 계열 제품에서 15000:1이라는 숫자가 제시되었다는 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들만큼 놀라운 수치였다.

빅터는 자신들의 제품에 Auto Iris 기능이 장착되어 있지 않음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즉, Auto Iris를 사용하지 않고도 15000:1의 컨트라스트 비를 구현한 것인 만큼 Auto Iris를 사용한 타사(他社)의 수치와는 근본이 다르다는 이야기일게다. 그 주장에는 동의한다. 그러고보니 참 아이러닉 하구나 하는 생각도 더러 든다. 어떤 회사에서는 Auto Iris 기능을 주(主) 강점으로 내세우고, 어떤 회사는 그 기능이 없다는 것이 강점의 한 요소가 되기도 하고...

결론부터 말하면 Auto Iris를 사용해서 측정한 Contrast 비는 '엉터리'이다. 빅터 주장이 맞다. 밝은 장면, 어두운 장면 구분해서 각각 조리개를 풀고, 잠그고 해서 나타나는 화이트와 블랙은, Full Field On/Off도, Ansi Black/White의 개념도 아닌, 제조사 편의대로 조합한 '맘대로식' 컨트라스트 비일 뿐이다. 사실 시청자 입장에서 가장 실제적이고 의미가 있는(meaningful) 컨트라스트 비는, 실제 화면에서 느껴지는 다이내믹레인지 감(感)을 수치로 옮겨 놓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생각해보면 이것이 컨트라스트 비를 따지는 궁극적인 목적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도대체 '실제 화면'이라고 하는 것이 어떤 것을 말 하느냐 하는 것이다. 화면의 몇 %를, 어떤 위치에, 어떤 정도의 명도로, 어떤 값의 색상이 표현되었을 때, 그 화면을 객관적 수치로 인정할 수 있는 '실제 화면'로 인정할 것이냐 하는 문제인데, 당연히 이런 기준은 없다. 만일 그런 화면 기준이 있다면 그 역시 이미 '실제 화면'일 수가 없다. 일종의 패러독스라고나 할까? (왜 플라톤의 '이데아'가 갑자기 생각이 날까? 너무 거창하다고 생각할 것도 없다. 기실 따지고 보면 독자들의 마음 한 구석에 종교처럼 늘상 자리잡고 있는 '절대 색감의 세계'나 '극상의 영상 다이내믹레인지' 같은 추상적 세계 같은 것이 곧 실제(實際)하지만 실재(實在)하지는 않는 '이데아'적 속성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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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객관화 할 수 없는 '실제 화면'를 어떻게 구성해서 표준적인 데이터를 뽑아내는가 하는 점인데, 그래서 나온 방법 중 하나가 Ansi Contrast Ratio이다. 미국 표준협회에서 제안한 방식으로, 좌측과 같은 체커보드를 화면에 띄워 그때의 블랙과 화이트를 따지는 방법이다.(체커보드는 반드시 4x4일 필요는 없다. 그런데 주로 4x4 가 많이 쓰인다.) 좀 더 객관적이기 위해 좌측과 똑같은 모양이되 블랙과 화이트의 위치만 서로 바꾼 패턴을 한번 더 띄워 측정하기도 한다. (디스플레이 기기는 측정 위치가 조금만 바뀌어도 광량이 크게 바뀌는 경향이 있다. 그냥 우리 눈에는 똑같아 보이지만, 화면을 100개의 사각형으로 쪼개서 일일이 각각의 사각형의 밝기를 측정해 보면 다 각기 다른 수치가 나오는데, 그 수치 간의 차이가 생각보다 꽤 크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이런 식으로 추출해 내는 Ansi Contrast 비는 일반적인 Full Field Contrast 비(比) 보다 좀 더 실제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 또한 따지고 들어가자면 헛점이 많다. 우리가 영상이 임팩트하다고 느낄 때, 반드시 피크 화이트/ 피크 블랙의 대조만 가지고 그런 느낌을 갖게 되느냐 하는 원초적 질문이 우선 제기될 수 있다. 즉, 계조의 정확성과 질감이 임팩트한 영상을 만드는데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느냐 하는 문제이다. 또한 반대로 다이내믹레인지를 반드시 동시적(simultaneously)인 개념으로 봐야 하냐는 의문도 제기될 수 있다. 즉, 칠흑 같이 어두운 밤 장면과 환한 대낮의 장면이 짧은 시간 간격을 두고 순차적으로 제시될 때 느껴지는 대비감(對比感)-이런 경우 교차 시간이 짧을 수록 대개 명세한 질감 구분이 쉽지 않게 된다-이 영상을 보다 임팩트하게 만든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인 것이다. 후자(後者)의 경우라면 화면 전체가 블랙인 Full Off 상태와 화면 전체가 화이트인 Full On 상태를 기준으로 측정한 Full On/Off 방식 Contrast 비도 설득력이 있다.

왈가왈부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가 느끼는 영상 다이내믹레인지의 크고 작음은 블랙과 화이트 두 가지의 대비만 가지고 단순하게 평가되는 것은 아니다. 높고 낮은 것에 덧붙여 강하고 약함, 세고 여림의 질감적인 요소가 가미 되었을 때에 영상 다이내믹레인지가 넓게 느껴지는 것이다.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Contrast 비(比)'나 '밝기' 같은 스펙 상의 수치는 "좋은 영상"을 평가하기 위한 접근방법 중의 하나에 불과한 것이지, Contrast 비가 높다는 것 자체가 곧 "좋은 영상"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주객전도(倒)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그런데 Contrast 비를 측정하는 원래의 이러한 그 근본적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수단이 목적을 합리화 시키는 한 예(例)가 있으니, 그 것이 바로 조리개를 풀었다가 조였다 하면서, 서로 다른 조건 하에서 흑과 백의 값을 측정하는 <Auto Iris + Full On/Off Contrast 비 값>이다. 간단히 말해 이건 "장난"이다. Auto Iris는 시청 할 그 즉시의 일시적 편의성을 위해 잠시 사용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코 컨트라스트 비 수치를 언급할 때 이용되어서는 안 되며 특정 디스플레이 기기의 다이내믹레인지 성능을 평가할 때에도 결코 원용()이 되어서도 안 된다. 컨트라스트 비를 따지는 그 근본 목적을 망각한 것이다.

그런 점에서 빅터가 Auto Iris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언급한 것은 세류(世流)에 부응하는 타사(他社)에 비해 보다 진실한 자세라고 칭찬해 줄 만 하다. 그러나 문제는 빅터가 말한 15000:1이라는 수치 또한 Full Field 컨트라스트 비일 뿐, 실제 Ansi 컨트라스트 비는 그 보다 엄청 떨어진다는 점에 있다.

밝기와 명도를 각기 디폴트(0 값) 상태에 놓고, 감마 Normal, 색온도 Middle의 조건 하에서 Full Field 밝기를 일단 측정해 보았다. 100 IRE 기준 최대 밝기는 17.19 fL(풋 램버트), 칸델라 기준으로 59.81cd(칸델라). 다소 높기는 하지만 크게 문제될 정도는 아니다. All Black의 밝기는 0.005cd. 대충 계산해도 12000:1이 나온다. 제시된 스펙에 거의 근접하는 매우 놀라운 수준의 밝기이다. 이런 정도라면 실제로 On/Off 할 때 마다 명암을 따로 조정하고 시청 환경을 좀 더 철저히 통제하는 식의 "실험실 측정"을 시도한다면 회사측에서 발표한 대로 15000:1은 너끈히 나오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코 "뻥"이 아니었다.

이어서 ANSI Contrast 비에 대한 측정을 시도해 보았다. 마침 테스트 당시 측정 장비 중 한 가지가 준비가 되지 않아, 흑과 백의 위치가 반전되는 두 가지 타입의 체커보드를 사용하지 못하고, 일단 한 가지 종류의 체커보드를 쓰되, 위치에 따른 밝기 값을 보정하기 위해 중앙의 네 부분을 나란히 측정하여 비교하기로 했다. 측정 결과는 아래 그림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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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기준으로 Ansi Contrast 비(比)를 어림 추산해보면 80:1~120:1 정도의 수치가 나온다. 평균 잡아 약 100:1 정도의 안시 컨트라스트 비를 보이는 셈이라고 볼 수 있다. 15000:1 vs 100:1... Full Field On/Off 컨트라스트 비가 예상보다 높았던 것에 한 번 놀랐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시 컨트라스트 비는 여전히 높지 않다는 점에서 또 한번 놀랐다.

사실 안시 컨트라스트 비는 500:1 정도만 해도 높은 편에 들고, 감탄을 자아내는 영상을 보여주는 CRT 디스플레이 기기의 안시 컨트라스트 비가 막상 재어보면 300:1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안시 컨트라스트 비가 낮더라도 블랙이 가라 앉아 있고 암부의 계조 표현이 섬세하면 사람들은 영상이 차분하다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빅터의 안시 컨트라스트 값은 확실히 예상보다 낮았다. 참고로 최근에 비슷한 방식으로 테스트를 했던 기기들의 안시 컨트라스트 비를 살펴보면 마란츠(Marantz)의 DLP 프로젝터 VP-11S1가 420:1, 소니의 SXRD 프로젝터 VPL-VW50가 130:1, 샤프(Sharp)의 DLP 프로젝터 XV-Z21000이 800:1이었다.
 
소니의 130:1과 빅터의 100:1은 거의 엇비슷한 수준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러나 실제 체감하는 바로는 빅터의 블랙이 훨씬 더 안정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더불어 30 IRE 이하의 암부 계조도 소니 VW50보다 좋은 편이다. 다시 보아도 동류(同類)의 LCD 제품군(群)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블랙이 좋다. 안시 컨트라스트 비도 사실 LCD 제품치고는 그렇게 나쁜 편이 아니다. 그러나 스펙 상의 ON/OFF 컨트라스트 비 15000:1만 그대로 믿고 진짜로 DLP 이상 수준의 블랙 레벨이 재현되는 것으로 오해를 해서는 안 된다. 1부에서도 밝혔듯이 LCD 계열로서는 우수하나, DLP 계열과 비교하자면 중간을 밑도는 수준의 블랙 레벨이다.

안시 컨트라스트 비가 떨어지는 것은 빛 간섭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스크린 코너 쪽으로 빛이 샌다는 점은 이미 지적한 바 있다. 광학계를 개선했다고 해도 아직 LCD 패널의 특성을 충분히 극복하지는 못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피크 화이트의 밝기가 18fL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것은 매우 다행스러운 일이다. LCD 계열 프로젝터는 패널 특성 상 이처럼 빛 간섭이 상당 부분 있을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외형 상의 Full Field 컨트라스트 비 수치를 높이겠다는 의도로 최대 밝기를 왕창 높여 버리면 절대 안 된다.  "실험실 수치", 즉 all black과 all white를 따로 따로 재어 나오는 수치 값은 높게 나오겠지만, 실제 시청 화면에서는 과도하게 밝은 화이트 레벨이 검은 색 부분을 침범해 안시 컨트라스트 비가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우리는 스펙 상으로는 대단히 높은 컨트라스트 비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영상에서는 왜 이렇게 블랙이 떠있는지 의아심을 갖게 되는 기기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점은 컨트라스트 비를 따질 때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중요한 부분이다. LCD 계열의 프로젝터에서는 아무리 스펙 상의 컨트라스트 비 수치가 화려해도, 실제적인 암부의 레벨은 '최대 밝기'에 결정적으로 의존한다는 점, 이번 기회에 다시 한번 강조하고자 한다.

빅터 HD1의 블랙 역시 이런 이유로 인해 일반적인 영상에서는 심도(深度) 깊은 검은색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어두운 장면이 나타나면 그때 오히려 HD1의 진가(眞價)가 발휘된다. 배경이 어두우면 어두울 수록 HD1의 블랙은 더 차분해진다. 암부 계조력이 괜찮은 편이기 때문에 이 능력과 맞 물리면 꽤 볼만한 그림이 나온다. 테스트로 사용했던 <Kingdom of Heaven>(Blu-Ray)를 예로 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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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이 어두운 배경이 중심이 되고 부분 부분 밝은 장면이 섞여 있을 경우, HD1은 꽤 차분하고 안정된 그림을 보여준다. 물론 이 경우에도 아주 심도 있는 블랙은 아니다. 그러나 장면에 몰입하기에 전혀 지장이 없는 괜찮은 그림을 보여준다. 샤프나 마란츠 DLP 수준의 블랙은 아니지만 웬만한 보급형 DLP 보다도 오히려 나아 보이는 블랙이다.

그러나 아래와 같이 밝은 배경이 중심이 되면 상황이 좀 달라진다. 이때 보여지는 블랙은 앞의 그림만큼 차분하지 못하다. 예전 D-ILA 수준은 아니지만 역시 암부가 들떠있다는 생각을 그림을 보는 내내 갖게 된다. 이럴 때 보면 역시 LCD 계열의 한계는 어쩔 수 없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된다. 한 마디로 "두 얼굴의 사나이"가 아니라 "두 얼굴의 블랙"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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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낮은 안시 컨트라스트 비 때문에 그림의 상황에 따라 영상의 심도가 변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혹자는 언뜻 이럴 때 Auto Iris가 있으면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할 수도 있겠다. 회로의 판단 능력과 반응 속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이상적으로만 작동한다면 일정 부분 좋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과연 밝고 어두움의 차이를 어떤 경계를 놓고 판단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세상이 아무리 디지털화(化) 되어 가더라도, 우리가 직접 보고 듣고 느끼는 것은 언제까지나 아날로그이다. 깊이 있는 그림과 소리는 아날로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이해가 없으면 결코 디지털로 컨버전 될 수 없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걸 잘 못하면 밝고 어두운 양극단만 고려될 뿐, 실제적인 중간 계조는 형편없이 뭉개지는 그림이 나올 수도 있다.

빅터 HD1을 보면서 새삼 느낀 것은 30~60 IRE의 중간 수준의 레벨 표현이 썩 훌륭하고 명세하다는 점이었다. 빅터의 영상이 부분적인 단점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안정되고 훌륭하게 느껴지는 것은 바로 중간 계조에 대한 밝기와 디테일을 모두 잘 잡아내었기 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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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PEG2 코덱 Blu-Ray 중에서는 화질이 가장 우수한 편으로 손 꼽히는 <Tears of the Sun> 또한 아래와 같은 숲속 장면이 나올 때 빅터 HD1의 능력이 십분 발휘가 되었다. 이러한 종류의 특성은 만일 HD1이 Auto Iris 기능을 갖추어 강제로 작동을 했다면 자칫 제대로 구현되지 못했을 항목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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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 계조에서의 심도 있는 그림에 비하면, 밝은 장면에서는 부분 부분 디테일이 묻혀 버리는 느낌이 있다. 전반적으로 계조 표현력이 우수하기는 하나, 90 IRE가 넘어가면 섬세함이 다소 둔탁해진다.

해상도와 노이즈

1080p의 높은 해상력과 맞물려 Genum의 GF9351VXP의 우수한 프로세싱 파워가 빛을 발한다. Focus도 DLP 수준은 아니지만 꽤 또렷한 편이다. 노이즈는 괄목할만 하다. 이전 D-ILA 모델에서도 그랬듯이 상당히 깨끗하고 단아한 그림을 보여주고 있다.

스크린 유니포미티도 좋은 편이나 테스트 기기의 경우 Full Field White 화면을 띄웠을 때, 화면 좌측에 푸르스름한 핫 스팟이 희미하게 나타났다. 또한 가로방향 자막 슬라이딩을 테스트 하던 중에 흰색 자막 한쪽 끝이 살짝 멍이 든 것처럼 물들어 같이 흘러가는 현상도 있었는데 앞에 언급한 스팟 현상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기기마다 다를 수도 있으므로 일반화 하기는 성급하다.

색 재현력

두서없이 글을 진행을 하다 보니 화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Color 부분을 거의 끝 부분에서 다루게 되었다. 약 1년 전 쯤에 Faroudja의 FDP-DLA1080p 모델, 즉 HD2K의 윌리엄 펠프스 튜닝과 파루자 DVP1080 프로세서가 어울러진 5만불짜리 모델을 리뷰한 적이 있었다. 실망한 부분도 있었고, 감탄한 부분도 있었지만 Color의 표현력 만큼은 매우 우수했다. 그래서 HD1에 대해서도 내심 기대하는 바가 없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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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터 DLA-HD1의 Primary Colour CIE 좌표

아무래도 색좌표를 넓게 가져 가려고 하는 것은 유행(流行)인 것 같다. 그러나 유행일 것이 따로 있지, 엄연한 표준 규격이 있고, 사회적, 기술적 약속의 개념인데 이렇게 마케팅적인, 또는 몇몇 개발자의 취향을 이유로 색좌표에 대한 레퍼런스가 흔들려도 좋은지 그건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빅터 HD1 역시 요즘 유행하는 추세를 그대로 따랐다. 의도한 것인지, 아니면 표준에 맞추려고 했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윌리엄 펠프스 버전에서 드러났듯이 제대로 프로그래밍만 한다면 색상은 좀 더 정확해질 수 있는 것 같다. 따라서 색 좌표가 안 맞는 것은 패널의 특성이 아닌 셈이다. 색상으로만 말하자면 오히려 표준에 맟추기 힘든 것은 DLP 쪽이 훨씬 심하다.

위 그림에서 보듯이 빅터의 색좌표(흰색 삼각형 라인)는 R,G,B 모두 BT.709 기준(회색 삼각형 라인)을 아주 크게 벗어나 있다. 대개 색좌표를 넓게 쓸 때에는 그린이 주로 많이 빠지는 편인데, 이 정도면 레드와 블루도 많이 빠진 편이라고 봐야 한다. 전체적으로 색좌표가 넓다는 이야기는 색상이 과포화 되어 있다는 의미가 된다.


BT.709(HD) 색좌표 기준값과 빅터 DLA-HD1 측정 값

      BT 709    DLA-HD1  
      X     Y     X     Y
   Red   0.640   0.330   0.658   0.341
  Green   0.300   0.600   0.287   0.698
   Blue   0.150   0.060   0.148   0.037

실제로도 빅터 HD1의 색상은 다소 과장되어 있고 중간색도 자연스러운 편이 아니다. 그러나 색상이 왜곡된 것은 아니다. 전체적으로 색상은 틀어지지 않고 자기 색상을 잘 짚어 내주고 있다. 즉, 그린이 다소 옐로우쉬 하다던가, 레몬 냄새가 난다거나, 또는 블루가 감청계열로 보인다거나... 이런 식으로 색상이 틀어진 점은 없다. 단, 문제는 표현되는 자기 색상이 너무 과포화(Oversaturated) 되어 있다는 점이다.
 
Saturation이 높으면 처음 볼 때는 쨘~한 것이 색감이 인상적이고 좋게 보인다. 여기에 적절히 안정된 블랙만 받쳐주면 잘 세팅된 CRT 이상의 임팩트한 영상이 느껴진다. 그런데 그건 그 때 뿐이다. 색이 과포화되면 원래 제작자가 의도했던 색상의 섬세한 질감이 제대로 표현이 되지 못한다. 옅어야 할 놈도 진하고, 진해야 할 놈은 더 진하고... 이렇게 되면 그림이 전체적으로 단조롭게 느껴지게 마련이다. 때로는 과감하고 떄로는 자연스럽고... 떄로는 강렬하고 때로는 하늘하늘 희미한 색상이 자유롭게 표현이 되어야 한다. 밝고 어두움의 차원과는 별도로 색상도 질감이 표현되는 다이내믹레인지가 있다. 수치적으로는 채도와 명도, 그리고 밸런스 등으로 표현이 되지만, 이들 각각의 요소들이 표준을 잘 지켜야만, 각 요소들이 서로 어울려 그 색상 고유의 색 특성이 표현되는 다이내믹 레인지를 정해 주기 때문이다. 그런데 당장 눈에 보이는 RGB 하나 하나에 집착해서, 무조건 진하면 좋고, 강렬하면 좋다라는 식으로 나가게 되면, 이건 설탕만 잔뜩 부려 놓아 단 맛만 남은 음식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림이 단조롭고 경박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빅터 HD1의 영상을 보면서 느낀 가장 큰 불만요소가 바로 이 점이었다. 그러나 어쩌랴.., 이게 유행(流行)이요, 대세(大勢)라는데... 물론 색상의 왜곡이 그다지 없기 때문에 부담없이 그림을 즐길 때에는 아주 인상적이고 훌륭한 색 표현감이 느껴진다. 요즘 색 왜곡이 심각한 디스플레이 기기들도 많은데 이만하면 아주 훌륭하지 않나 긍정적으로 평가해 줄 수도 있다. 그러나 좀 더 진지하게 생각해보면 영상의 깊은 맛, 섬세한 질감을 표현하는 능력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다. 색좌표만 조금 좁게 가져갔어도 훨씬 다채롭고 섬세한 그림이 되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다.

24Hz Judder Free?

넓은 색좌표 말고 요즘 유행하는 영상 기능이 또 있다. 24 프레임 True Rate 기능이다. 쉽게 말해 1080p 24프레임의 필름 원본 소스(Blu-Ray와 HD-DVD 디스크가 이를 지원한다)를 그 포맷 그대로 받아 들인 후, 디인터레이싱 없이 48Hz, 72Hz, 120Hz 등의 24의 배수(倍數)로 출력을 내 보내는 기능이다. 이렇게 하면 초당 24프레임의 필름 소스를 30프레임(60필드) 또는 60프레임 등의 규격으로 바꾸기 위해 프레임 숫자를 맞추는 작업(2-3 풀다운 작업)을 할 필요가 없다. 그냥 곧장 곱하기 몇을 해서 24프레임의 배수로 내 보내면 된다. 이렇게 하면 풀다운 프로세싱 과정이 생략이 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Judder Free가 된다.
 
우리가 보는 일반적인 필름 소스 영상은 사실 크고 작은 저더가 세세히 스며 들어 있다. 단지 어떤 것은 민감하게 느껴지고 어떤 것은 잘 느껴지지 못할 뿐이다. 우리가 극장에서 영화를 볼 때 뭐라 딱 꼬집어 말할 수는 없지만 TV나 DVD에서 보는 영상과는 무언가 다른, 동작이 보다 자연스럽고 동선(動線)이 부드럽게 이어지는 느낌을 받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런 종류의 수직 주파수를 True Rate라고 부른다. True Rate는 24Hz의 배수가 되어야 한다. 배수의 경우는 별도의 디인터레이싱 작업 없이 그냥 단순하게 "따블, 따따블"로 곱해 버리면 된다. 따라서 24, 48, 72, 96, 120Hz 등이 True Rate에 해당 되는데, 과거 CRT 프로젝터 시절에는 24, 48Hz는 플리커링 문제 때문에 일단 제쳐 놓았고, 96, 120Hz는 고주파라 고해상도 작업에서는 매우 높은 스펙을 요구하기 때문에 역시 배척이 되었다. 주로 사용된 것이 72Hz였지만, 사실 이걸 제대로 구현한 비디오 프로세서는 Snell & Wilcox의 G2 Interpolator를 비롯해 몇 몇개 손으로 꼽을 정도였다. 잘못하면 득(得) 못지 않게 실(失)도 많기 떄문이다. 트루 레이트의 실(失)에 대해서는 나중에 다시 이야기 할 기회를 만들도록 하자. 최근 고정화소 디스플레이기 기술이 발전하면서 고(高) 스펙이 가능해지자, 급작히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 True Rate 기술이다.

빅터 HD1 프로젝터는 초당 24프레임을 입력 받는 것이 확인 되었다. 이걸 확인하는 것도 사실 현재로서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왜냐하면 HD-DVD/Blu-Ray의 원본이 24프레임이라 하더라도 현재 출시된 관련 플레이어 중에서 24Hz 출력을 지원하는 기기를 찾기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가장 이상적(理想的)인 조합은 1080p 24Hz 원본 소스를 플레이어가 디인터레이싱 하지 말고 그대로 디코딩만 해서 디스플레이 기기로 넘기면 디스플레이 기기가 이걸 받아서 True Rate로 내보내는 것이다. 그러나 원본소스→플레이어→디스플레이 기기 중 어느 한 가지만이라도 약속을 어기게 되면 True Rate 구현은 불가능해진다.

다행히 빅터 기종을 테스트 하는 기간 중에 테스트용으로 삼성전자의 2세대 Blu-Ray 플레이어인 P1200이 잠시 들어와 있었다. 이번 4월부터 미국에 출시될 모델로, P1000에 이은 삼성의 두번째 모델이다. P1000 보다 여러가지 측면에서 발전된 성능을 보이고 있는데,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 중 한 가지가 24Hz 출력 기능을 가졌다는 점이다. HDMI로 연결된 디스플레이 기기가 24Hz 입력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으로 체킹이 되면 자동적으로 24Hz 출력 메뉴가 비활성화 된다. 테스트용으로 들어와 있는 몇 가지 종류의 영상 기기에 물렸었지만, 모두 24Hz 입력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빅터 HD1과 필자가 구입해서 사용하고 있는 DVDO의 VP50 비디오 프로세서만 오로지 24Hz 입력을 받을 수 있었다.

그러나 빅터가 받아 들인 24Hz 입력을 48Hz의 True Rate로 정상적으로 출력하는지 눈으로 파악하는 것 이외에는 아직 확인할 도리가 없다. 참고로 이미 출시된 마란츠의 1080p DLP 프로젝터인 VP-11S1과 올 가을 출시 예정인 삼성의 1080p DLP 프로젝터 등도 True Rate 입출력 기능을 갖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은 미완성(未完成)의 상태이다. DLP 칩 제조사인 T.I 쪽에서 아직 48Hz 출력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해 현재는 임시로 50Hz 출력을 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50 또는 60으로 변환된 24Hz 소스는 True Rate로서의 아무런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건 마치 KBS, MBC 등 방송사들이 MMS 720p 방송을 추진하면서 1080i 소스를 720p로 바꾼 것을 마치 720p 오리지널 소스라도 되는 양 착각해서, 720p의 장점이 어쩌고 해상도가 어쩌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되어 버린다. 이번 기회에 독자들은 유념해주시기 부탁 드린다. 진정한 True Rate는 입력과 출력이 모두 True Rate 여야 한다. 소스 프로그램도 24 프레임으로 레코딩 되어 있어야 한다. 이 세 가지 중 한 가지만 충족이 되지 않아도 True Rate가 아니다.

LCD의 경우는 48Hz 출력에 아직 별 문제가 없다. 빅터가 수평, 수직 주파수 정보를 보여주는 기능이 없어 최종 확인은 못 했지만 눈으로 보기에도 24Hz 입력과 60Hz 입력은 서로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Departed> Blu-Ray 디스크의 첫 장면 톱니 바퀴가 맞물려 돌아가는 로고 장면이나 두번째 챕터 자동차가 숲 속으로 미끄러져 들어오는 장면 등에서 True Rate는 확실히 자연스럽고 부드러운 동작의 흐름을 보여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잔상이 좀 더 많고 군데 군데 윤곽이 살짝 흐려지는 경향이 있는데, 역시 응답 속도 및 플리커링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여진다. 이 부분은 앞으로 더욱 개발되어 발전될 분야이기도 하다. 아무튼 빅터 HD1에 이 기능이 탑재된 것은 참 반가운 노릇이다.

색수차와 패널 얼라인먼트 기능

1부에서도 밝혔듯이 빅터 HD1은 색수차가 꽤 있는 편이다. 시청자의 높낮이 위치에 따라 다르겠지만 아무튼 스크린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색수차가 확실하게 느껴진다. 그러나 2미터 이상 떨어지면 색수차는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한 가지 더 . 패널 얼라인먼트를 R,G,B 각각 미세하게 위 아래로 조정하는 기능이 있다. 마치 CRT에서 컨버전스를 맞추듯 얼라인먼트를 맞춰 주는 기능인데, 혹시 이 기능을 이용해 색수차를 조정할 수 있을까 오해하는 사용자도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패널 얼라이먼트는 운송 또는 설치 도중 혹시라도 미세하게 위치가 틀어졌을지 모르는 패널에 대한 위치를 잡아 주는 기능이고(그나마도 단계간 조정이 그다지 정세하지 않은 편이어서 한 단계만 조정해도 너무 과도한 수준으로 RGB 중 한 색상이 튀어 오른다.), 색수차는 렌즈의 굴곡도로 인한 광학적인 현상이다. 따라서 얼라인먼트로는 색수차를 수정할 수 없음을 미리 밝혀둔다.

YCbCr 컬러 입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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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HD1은 24 프레임 입력 기능과 더불어 컬러도 YCbCr 디지털 트랜스포팅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데논 DVD-A1XV처럼 HDMI으로 YCbCr 출력을 할 수 있는 DVD 플레이어도 더러 있지만, 아무래도 이 기능 역시 블루레이 및 HD-DVD 플레이어를 겨냥한 차세대용 첨단 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컬러를 YCbCr 4:2:2 (또는 4:4:4)로 받으면 색상의 순도와 깊이가 다소 더 증가한 그림을 얻을 수 있다. 메뉴에는 Auto와 4:4:4, 4:2:2, RGB 등의 선택 바가 나타나 있는데, 실제로 Auto 기능이 잘 작동하지는 않았다. 따라서 가끔씩 트랜스코딩이 잘 못 된 벌건 영상이 나타날 때가 있는데 그 때에는 직접 위 메뉴에 들어가 해당되는 컬러 스페이스를 정해주면 된다.
 
맺으며

개요를 잡지 못한 채 두서 없이 이야기를 진행하다 보니 횡설수설 정돈이 되지 못한 글이 되어 버렸다. 독자 제위(諸位)의 이해를 바란다.

빅터 HD1은 (1) 매력적인 가격대 (2) 안정된 블랙 (3) 섬세한 중간 레벨의 계조력 (4) True Rate, YCbCr Space 등의 첨단 기능 지원 (5) 우수한 그레이 스케일 (6) 스크린 도어가 없고 노이즈가 적은 깨끗하고 단정한 화면 (7) VXP 칩이 주도하는 뛰어난 비디오 프로세싱 능력 등등을 주요한 강점으로 가지고 있었다. 물론 1080p라는 해상도에서의 강점은 새삼 추가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편 (1) 안시 컨트라스트 비가 썩 좋지 않은 점 (2) 색 영역이 너무 넓고 색 표현이 단조로운 점 (3) 피크 화이트 부근에서 계조가 다소 뭉쳐 디테일한 화이트의 질감 표현력이 떨어지는 점 등등을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을 수 있다.

많은 분들이 비슷한 가격대의 소니 VW50과 견주어 보고 싶어 하실 것이다. 빅터는 국내에 정식 수입 되고 있지 않아 정확한 가격 비교는 곤란하다. 아마도 소니가 약간 더 저렴하지 않을까 싶다. 또한 정식 수입품이므로 A/S 문제에서도 이점이 있다. 컬러 스페이스가 부정확한 것은 소니 VW50도 마찬가지이지만 전체적으로 소니는 블랙이 아직도 많이 불안정하다. 영상이 평면적이고 힘이 없다. 각 기기 나름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구입 조건이 비슷하다면 주저 없이 빅터 HD1을 권하겠다. 그림의 완성도 측면에서는 DLP 1080p 저가형 모델보다도 확실히 우위에 있다. 따지자면 Best Buy인 셈이다. 그러나 소니는 앞서 언급한 대로 구입조건에서 이득이 있다. 이에 대한 가치 우선을 판단하는 일은 실 사용자의 몫이다.

빅터 DLA-HD1. 당분간은 중가(中價) 이하의 LCD 계열 프로젝터를 이끌 선두주자로 평가될 것이 확실해 보인다.

Posted by hifinet
2007. 4. 4. 15:55

JVC DLA-HD1 D-ILA 프로젝터

Posted by 최원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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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한동안 잠잠했던 프론트 프로젝터 시장이 최근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혹자는 그동안의 소강 상태를 경기 침체에서 연유된 것으로 보기도 하나, 사실 근본적인 원인은 720p 제품에서 1080p 제품으로 업그레이드 되는 기술적인 기간이 가져온 과도기 때문이었다고 봐야 한다. 1080p의 출현이 예상보다 다소 더뎠다. 개인적인 기대로는 작년 봄 쯤에 1080p 프로젝터들이 쏟아져 나오기를 바랬다. 결국 약 1년 쯤 시기가 늦춰진 셈이다.

기실 1080p 비디오 프로젝터가 진작에 없었던 것은 아니다. 소니와 빅터로 대별되는 Advanced-LCD 제품, 즉 SXRD D-ILA 소자를 통한 1080p 프로젝터들은 이미 기(旣) 출시된 상태였다. 소니는 2003년 1080p 고정화소의 효시로 불리우는 소니의 SXRD 방식 프로젝터 "퀄리아 004"를 필두로, 작년에 VW100을 1000만원대 초반의 가격으로 출시했다. 출시 당시로는 아주 파격적인 가격이었다. 그만큼 시장은 1080p 프로젝터에 목 매어놓고 있었던 것이다.
 
빅터 역시 D-ILA 관련 프로젝터들을 꾸준히 발표했다. 2004년 5월에 발표한 DLA-HD2K는 0.82인치 D-ILA 소자를 이용한 것으로 섬세한 디테일, 우수한 클리어리티, 화사한 색상으로 화제를 모았는데, 이듬해 이 제품은 메리디언 브랜드로 다시 포장이 되 재 발표되기도 했다. 국내에도 수입되어 선을 보인 적이 있는 파루자 FDP-DILA1080p HD가 바로 그 제품이다. 파루자 브랜드를 사들여 꽤 짭짭한 재미를 보았던 제너시스는 칩셋 시장에만 주력하는 대신 파루자 브랜드를 엔드유저용 완성품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영국의 하이엔드 오디오 업체 메리디언에게 허락을 했는데, 메리디언이 그 첫 작품으로 발표한 것이 바로 파루자 FDP-DILA1080p HD였다.
 
이 제품은 빅터의 HD2K 프로젝터를 베이스먼트로 해서 "파루자 DVP-1080" 프로세서를 분리형으로 기본 장착했고, 여기에 보태어 유명한 영상 엔지니어 윌리엄 펠프스(William Phelps)씨에게 캘러브레이션 프로그램을 맡겨 로얄티를 덧붙인 제품이었다. 영상의 완성도 면에서 일단 소니의 퀄리아 제품보다 한 단계 더 성숙한 면을 보였고, 빅터에서 1년 뒤인 2006년 중반에 출시한 후속작 HD11K/HD12K 보다도 월등 우수한 화면이었다. 그러나 수년 전의 9인치 삼관식 프로젝터를 방불케 하는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결정적인 문제였다.

역시 예상한대로 1080p 프로젝터 시장을 본격적으로 확대시킨 것은 엡손 D6 패널을 사용하는 LCD 프로젝터들이었다. 미츠비시, 파나소닉 그리고 엡손 등이 200~300만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1080p 제품을 내 놓으면서 드디어 오랫동안 과도기적 침체기를 겪고 있던 프로젝터 시장은 작년 말 부터 서서히 기지개를 다시 켜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DLP 제품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샤프(Sharp), SIM2 등이 테이프를 먼저 끊었다. 그리고 이어서 옵토마, BEN-Q, 마란츠 등이 이어졌다. 비록 야마하와 삼성, 산요 등이 아직 대열에 참가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이쯤 되면 720p 프로젝터 시절과 시장의 형성 구도는 비슷할 것 처럼 보여졌다. 500만원대 이하의 중저가 LCD 프로젝터, 500~1000만원대의 중고가 DLP 프로젝터, 1000만원대 이상의 하이엔드 DLP 프로젝터, 그리고 독자적으로 더 높은 스펙과 더 높은 가격대를 갖는 SXRD/D-ILA 제품들... (※ 야마하는 프로젝터 사업을 포기한 듯 보이고, 삼성과 산요는 뒤늦게라도 관련 제품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이번에는 상황이 좀 다르다. 720p가 주종을 이루던 시절, 소니와 빅터는 1080p 제품이라는 이유로 자사의 제품에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 1080p 시절이 되니 더 이상 해상도로는 내세울 것이 없다. 그래서일까? 소니와 빅터 모두 약속한 듯이 Advanced-LCD 제품의 가격대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했다. 앞서 언급했던 소니의 VPL-VW100이 시작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소니는 올해 VPL-VW50을 출시했다. 500만원대의 가격이다.
 
그러자 항상 높은 가격대만 고집하던 빅터의 D-ILA 프로젝터 가격도 뒤따라 내려 왔다. 그것도 아주 파격적인 가격의 인하이다. 지금 소개하는 제품 DILA-HD1이 바로 그 선봉에 선 제품이다. 아직 국내 수입은 되지 않았지만 현재(2007년 4월 초) 일본 내 스트릿 프라이스가 65만엔(세금 포함) 남짓. 한화(韓貨)로 500만원 남짓되는 가격이다. 빅터의 기존 제품들의 가격이 그동안 많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HD10K가 150만엔(약 1200만원), HD2K가 200만엔(약 1600만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가격 인하 정책이다.
 
덕분에 아주 재미있게 되었다. Advanced-LCD 제품들의 참여로 인해 1080p 프로젝터 시장은 한층 더 복잡해졌다. 100만원대의 720p LCD 제품들, 200~400만원대의 1080p LCD + 720p DLP 제품들, 400만원대~600만원대의 1080p SXRD/D-ILA 제품들, 600~1000만원대의 1080p DLP 프로젝터 1군(群), 1000~2000만원대의 1080p DLP 프로젝터 2군(群)... 언제나 그렇듯이 서로 얼키고 설키고, 제품들 간의 특장점도 각기 다르고, 가격대와 성능이 순접(順接)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래서 소비자들은 한편으로 즐겁고 한편으로 고민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오랜 만에 찾아온 1080p 신제품들의 범람을 꼼꼼히 잘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새로 가다듬은 병기

D-ILA 기술 빅터가 현재 가지고 병기() 중 가장 두드러진 무기이다. VHS로 대표되는 리니어(Linear) 레코더 미디어 시장의 강자 빅터가 최근의 넌 리니어(Non Linear) 미디어 시장 적응에 실패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매각 위기에 놓인 빅터이지만 아직도 그 브랜드 가치를 탐내는 회사들이 많다. 그러한 빅터에게 D-ILA 기술은 회사의 외적 가치를 높여주는 대표적인 장기(長技) 중 하나이지만 사실 그 동안 별로 큰 효자 노릇은 하지 못했다.

D-ILA는 기존의 TFT형 LCD를 개량한 차세대-LCD 이다. 사실 이제 이 '차세대'(次世代)라는 말도 더 이상 쓰기 멋적다. SXRD, D-ILA, LCOS 등이 개발된 지도 이미 오래 되었고, 또 이들이 HD나 블루레이처럼 기존의 포맷을 갈음할 새로운 포맷이라고 말하기에는 사실 대표성(代表性)도 많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냥 "개량형 LCD"쯤이라고 부르면 어떨까?

D-ILA는 반사형 LCD이다. 기존의 TFT-LCD가 투과형이기 때문에 갖는 광량의 손실, 개구율의 손해, 산란도의 증가 같은 문제들을 대폭 개선한 제품이다. 유리 기판을 통과한 빛은 액정을 거쳐 실리콘 백플레이트 부분에 닿은 뒤 영상 정보를 받아 반사가 된다. 이때 빛이 액정을 거쳐 집적회로 쪽에 닿을 때 산란이 되지 않도록 액정을 안정되게 잡아주는 배향막(配向膜)이 필요하다. 또한 액정을 통과할 때에도 빛이 직진성을 유지하도록 도와주는 미세한 조정막도 필요하다. 이들의 역할이 D-ILA에서는 대단히 중요하다. 투과형 LCD 제품과의 차별화된 영상도 상당부분 이 부분에서 유래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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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A는 기존 LCD에 비해 색상 조정이 보다 정확하고, 무엇보다도 계조별 유니포미티가 뛰어난 아주 깨끗한 영상을 제시한다는 데에 큰 강점이 있다. 동급의 픽셀을 가진 LCD 제품에 비해 영상의 클리어리티가 확실히 더 좋다. 깨끗한 느낌이 난다. 더 밝고, 더 화사하다. 그러나 결정적인 두 가지의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하나는 높은 가격이고 다른 하나는 어찌 할 수가 없는 "들뜬 블랙"이다.

결론부터 말하자. 빅터의 DLA-HD1은 이 두 가지를 모두 다 잡았다. 진짜로 다 해결했을까? 가격이야 정책에 따라 떨어질 수도 있지만, 가격이 떨어진 상태에서 약점인 블랙까지 잡혔다면... 이 제품이 가격이 두, 세 배에 이르는 상급 라인  제품들보다 더 성능이 좋다는 이야기가 되는셈인가? 설마 HD11/HD12/HD2K를 여전히 판매하고 있는 입장에서 빅터가 이런 식으로 제품 정책을 썼을까? 의심 가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그런 의심이 들든, 안 들든 어쨌든 결론은 같다. 빅터 DLA-HD1은 가격대를 불문하고 이제까지 필자가 보았던 D-ILA 제품 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영상을 보여 주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 비결의 핵심은 D-ILA가 갖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들뜬 블랙"을 비약적으로 개선 시켰다는 점에 있다. 블랙만 놓고 보면 기존 HD11/HD12, HD2K 모두 비교 대상이 아니다. 언뜻 보면 D-ILA가 아닌 새로운 소자인가 싶을 정도이다. (기실 HD1은 새로 개발한 디바이스를 사용하기는 했다.) 그렇다고 블랙이 아닌 다른 부분에서 상급기기보다 성능이 떨어지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간단히 말해 HD11/HD12K를 살 의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HD1으로 시선을 돌리기 바란다. 대부분의 측면에서 HD1이 더 낫다.

그러나 HD2K는 조금 다르다. 특히 윌리엄 펠프스를 간과할 수 없다. 펠프스가 튜닝했고 메리디언(Meridian)에 의해 Faroudja FDP-DLA1080p HD라고 이름 붙여진 Modified HD2K는 색상이 매우 정확하다. 색상의 정확도 측면에서 HD1은 펠프스의 FDP-DILA1080p HD를 따르지 못한다. 물론 여기에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요소를 집어 넣겠다면 HD1이 다시 우세해진다. (두 기종의 가격차이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따져본 적이 없다. 대략 8배 이상인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하이엔드 시장에서는 종종 "가격대비 성능"이라는 단어가 "절대 성능의 우위"라는 단어 앞에서 맥을 추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다.

놀랍도록 개선된 블랙... 얼마나 좋아졌을까?

지금까지 HD1의 개선된 블랙에 대해 칭찬을 잔뜩 했다. 제품을 아직 보지 않은 독자들로서는 "도대체 얼마나 블랙이 가라 앉았다는 것일까?" 무척 궁금할 것이다. 특히 일본 잡지를 최근 읽어 본 독자라면 더더욱 그러할 것이다. 일본 잡지에서는 HD1의 블랙이 DLP 이상이라느니, CRT에서 보던 흑(黑)을 재현했다느니, 상상을 초월하는 놀라운 컨트라스트 비라느니.. 찬사가 연일 쏟아지고 있다.

정말 DLP 이상의 블랙일까? 상상을 초월하는 컨트라스트 비를 보여주고 있을까?

아니다. DLP 이상의 블랙, CRT 수준의 블랙은 절대 아니다. 일본 잡지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의 컨트라스트 비"라는 표현도... "호들갑"이라고 밖에 평할 수 없다. 가격과 블랙, 두 가지 요소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인 것이 상승 작용을 해서 평론가들에게 후한 평가를 받게 되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DLP 이상의 블랙 수준"은 절대 아니다. DLP 중에서도 광학계가 안 좋아 유난히 블랙이 높은 제품들이 있다. 그들과 비슷한 정도이다. 다시 말해 정상적인 수준의 DLP 제품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수준이다. 특히 샤프처럼 블랙에서 특히 강점을 가진 DLP와 비교하면 차이가 상당히 크게 난다. 그러나 기존의 LCD 제품들보다는 확실히 앞선 수준이다. 기존의 D-ILA는 투과형 LCD 보다도 블랙이 더 높은 편이었지만, HD1의 신형 D-ILA 디바이스는 이 판세를 대번에 역전 시켰다.

이 정도만 해도 사실 놀라울 정도로 개선된 블랙이다. "컨트라스트 비"에 대해서는 좀 길게 언급할 사안이라 판단되어 상술(詳述)은 나중으로 미루겠다.

디자인

언뜻보면 기존 모델들과 별로 크게 다르지 않은 외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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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찬찬히 보니 다른 점들이 더러 눈에 뜨인다. 위 사진에서도 보듯이 렌즈 좌우로 큰 그릴이 보인다. 공기 흡배기구(吸排氣口)이다. 흡배기구를 전면에 설치한 제품이 뭐가 있었더라 선뜻 기억이 나지 않는다. 특이한 설계이다. 프로젝터를 벽에 바짝 붙여 놓는 경우에는 사실 흡배기구로 유입되는 공기의 순환공간이 적어 벽 쪽 공기가 후끈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이렇게 앞 쪽에 해 놓으면 확실히 공기 유입에는 유리한 점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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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에서 제시하는 색상은 흰색과 검은색 두가이다. 원래는 투톤 타입의 검은색 모델 한 가지로만 출시하려다가 뒤늦게 흰색 모델이 추가되었다. 리뷰한 제품은 흰색 모델이었는데 세련된 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깨끗한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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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 교체를 위한 도어를 기기 측면에 만들어 놓았다. 기기를 정면에서 봤을 때 좌측면에 도어가 있다. 벽에 바짝 붙어서 천정에 걸린 경우에서도 램프 교체를 위해 굳이 프로젝터를 들어 낼 필요가 없다는 것이 빅터의 설명이다.




흡배기구가 앞 쪽에 있기 때문에 팬 소음이 퍼져 나가지 않을까 염려 했지만 실제로 별 영향이 없었다. 요즘은 하도 조용한 기종들이 많아 상대적으로 소음이 크다 느낄 분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대체적으로 무난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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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패널의 단자 커넥터부이다. HDMI 단자 2조, 컴포넌트 단자 1조, S-Video 및 컴포지트 단자 각 1조씩을 장착하고 있으며, RGBs 신호의 입력도 가능하다. 별도로 RS-232C 단자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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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모콘 모습. 우측은 리모콘 백라이트를 켠 상태. 감도는 우수하나 다소 크고 그립감이 별로 좋지 않은 편이다.

















렌즈와 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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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의 2배 줌 유리 타입 렌즈(BHL5009-S)를 사용하고 있다. 새로 개량되어 장착한 모델로 가장 큰 차이점으로 색수차(差)가 크게 줄었다는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빅터 HD1에는 적지 않은 색수차가 존재한다. 이전 모델보다 많이 줄었다고 빅터에서는 말하나 개인적으로는 비슷비슷한 수준으로 느껴진다. 색수차는 코너로 갈 수록, 그리고 스크린에 가까이 다가갈 수록 차이가 커진다. 포커싱은 괜찮은 편이다. 물론 DLP 수준의 칼 같은 포커싱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1080p의 정세함을 십분 느낄 수 있는 선명한 엣지를 제공해 준다.

렌즈 쉬프트 기능이 꽤 막강하다. 좌우로 80%, 상하로 34%... 전동은 아니다. 줌도 쉬프트도 모두 수동으로 조절한다. (사실 익숙해지면 수동이 더 편하고 정세하게 맞출 수 있다.) 테스트한 스크린의 사이즈는 와이드 100인치였는데 약 4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투사를 했다. 보다 자세한 투사 거리표는 아래의 표를 참조하기 바란다.

DLA-HD1-W/-B 투사거리표
                    화면 사이즈              투사거리
     인치    W(mm)     H(mm)    Wide(m)    Tele(m)
      60     1,328        747       1.78      3.63
      70     1,549        872       2.09      4.24
      80     1,771        996       2.40      4.86
      90     1,992      1,121       2.71      5.47
     100     2,214      1,245       3.01      6.08
     110     2,435      1,370       3.32      6.70
     120     2,656      1,494       3.63      7.31
     130     2,878      1,619       3.93      7.93
     140     3,099      1,743       4.24      8.54
     150     3,320      1,868       4.55      9.16
     160     3,542      1,992       4.86      9.77
     170     3,763      2,117       5.16    10.38
     180     3,984      2,241       5.47    11.00
     190     4,206      2,366       5.78    11.61
     200     4,427      2,490       6.08    12.23
※위 거리표는 ±5%의 오차가 발생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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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프는 200W 초고압 수은램프를 사용하고 있다. HD11K/12K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것이 아닌가 싶다. 램프는 "표준"(Normal)과 "고휘도"(High) 두 가지 모드를 지원한다.

"표준" 모드에서는 최대 170W 출력으로 작동을 하고 "고휘도" 모드에서는 최대 200W 출력을 한다.

D-ILA는 너무 밝아서 문제가 되는 기종이다. "표준"으로 놓을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 (혹, 빛이 새어 들어오는 환경에서 부득히 봐야 할 상황이라면 그때 "고휘도"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스크린

두 종류의 스크린에서 테스트를 해 보았다. 하나는 Stewart의 Studiotek HD130, 다른 하나는 역시 StewartGray Hawk RS. 전자(前者)는 게인 1.3의 화이트 매트 레퍼런스 스타일이고, 후자(後者)는 게인 0.95의 그레이 계열 스크린이다. 두 종류의 스크린 모두에서 다 잘 맞는다. 빅터의 전작기들은 들뜬 블랙을 가라 앉히는 것이 급선무(急先務)였기 때문에 게인 1.3의 스튜디오텍 130은 잘 맞지 않았다. 그림이 다소 평면적이 되곤 했다. HD1에서는 그러한 부조화를 찾아 보기 힘들다. HD130에서도 괜찮은 그림이 나온다. 블랙이 일정 한계 이하로 가라 앉았기 때문이다. 한편 그레이 호크에서는 한층 더 차분하고 영상의 입체감이 살아 나는 그림을 보여준다. 밝기가 좋기 때문에 피크 화이트 부분에서도 그다지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는다. 굳이 고르자면 그레이호크에서 더 좋은 궁합을 보여준다. 다소 과도한 듯한 밝기가 적당히 눌려지면서 포커싱 면에서도 다소의 덕을 본다. 그러나 스튜디오 HD130에 투사해도 기기의 성능은 충분히 발휘가 된다.

새로운 D-ILA 디바이스와 광학 엔진- (1) 새로운 D-ILA 디바이스

빅터 HD1의 가장 커다란 특장점으로 (1) 저렴해진 가격대와 (2) 안정된 블랙 두 가지를 언급했었다. 한 가지 더 보태자면 (3) 우수한 프로세싱 능력도 꼽을 수 있다. 가격 문제는 빅터의 마케팅 정책과 관련된 것이므로 이 자리에서 더 왈가할 것이 아니고, 안정된 블랙우수한 프로세싱 능력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부분을 잠시 살펴보는 것이 좋을 듯 싶다.

HD1이 스펙에서 자랑하는 15000:1의 컨트라스트 비는 결국 낮아진 블랙에서 유래된 수치이다. 예전부터 여러 차례 언급해 오고 있지만, 높은 컨트라스트 비는 "낮은 블랙"에서 유래가 되어야지, "높은 화이트"에서 유래되어서는 안 된다. 전자(前者)는 차분하고 임팩트한 영상을 보여주지만, 후자(後者)는 영화나 비디오 소스보다는 스포츠나 데이터용 소스를 보는데에 차리리 적합한, 지나치게 밝고 들뜬 영상을 보여주기 쉽다.

HD1의 높은 컨트라스트 비는 크게 낮아진 블랙에서 유래되었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다. 이렇게 블랙을 대폭 낮출 수 있게 된 것은 핵심 부품인 D-ILA 소자와 광학엔진을 모두 새롭게 개량화 한 것이 성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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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의 기존모델에서 사용되었던 1080p 디바이스는 모두 0.82인치 타입인 반면 HD1은 새로 개발한 0.7인치 타입을 사용하고 있다. 사이즈가 작아지면 그만큼 픽셀 간의 간격이 더 조밀해져야 한다. 이건 LCD이든 DLP이든 고정화소 제품이라면 어떤 것도 피해갈 수 없는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이다. 픽셀 간격이 넓어지면 밝기, 컨트라스트 비 등이 떨어지고 화면도 거칠어진다. 이 간격을 좁히는 일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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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는 자사(自社)의 홈페이지에서 HD1의 픽셀 갭의 간격을 0.5㎛ 이하로 줄였다고 밝히고 있다. 그런데 이건 좀 두루뭉실하게 느껴진다. 왜냐하면 빅터는 이미 0.82인치형 소자를 채용한 HD11K를 발표할 때 픽셀 갭을 0.35㎛인치 이하로 줄였다고 밝힌바 있고, 0.7인치 SVGA 타입을 사용한 리어 프로젝션 TV를 발표할 때에도 0.4㎛ 이하의 픽셀 갭을 구현해 93% 이상의 개구율을 보인다고 자랑한 바 있기 떄문이다.

그러나 빅터가 HD1에서 새로운 구조의 디바이스를 채용한 것은 맞고 그 성능이 우수한 점은 분명히 인정해야 한다. 아래 필자가 편집해 놓은 그림이 몇 장 있다. (※ 원본 그림 자료 출처 : www.jvc-victor.co.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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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LA 패널을 옆에서 보면 맨 밑에 전극(電極)이 있고 그 위로 배향막이 있으며 그 배향막 위로 액정분자들이 나란히 배치되어 있는 형태이다. 액정분자들은 일정한 간격으로 나란히 배치가 되어야만 입력되는 광 정보(光 情報)를 왜곡 없이 전달할 수 있다. 그러려면 배향막이 굴곡이 없이 평탄하게 유지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실제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아무리 평탄하게 하려고 해도 화소 사이나 접합부분 등에 미세한 간격(VIA)이 발생하게 마련이다. 간격이 생기면 당연히 그 위에 배치되는 액정분자는 배열이 흐트러질 수 밖에 없다. 이 간격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대한 줄이는 것이 액정 반도체 공정 기술의 핵심 사안 중 하나이다. 간격이 많으면 많을 수록 새어 나가는 빛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빅터는 새로 개발된 기술을 통해 배향막의 평탄화 수준이 크게 개선 시켰다고 말한다. 그런데 배향막만 가지고는 안 된다. 평탄한 배향막 위에서도 배열이 흐트러지는 액정 분자들이 간혹 존재한다. 이를테면 '불량 학생'들인 셈이다. 이건 액정의 재료를 개선 시킴으로서 해결하는 수 밖에 없다. 빅터는 액정의 재료도 새로 바꾸었다고 말한다. 액정 재료를 개선하고, 배향 기술을 향상 시키는 것은 모두 첨단의 고난도 기술이다. 빅터에서는 이 부분에서 비약적인 기술의 발전을 이루어 평균 액정 간(間) 갭(Gap)을 기존의 평균 3.2㎛에서 2.3㎛ 수준으로 크게 줄였다고 밝히고 있다.

이로 인해 컨트라스트 비가 5000:1에서 20000:1까지 크게 향상이 되었고, 더불어 응답속도도 8㎳에서 4㎳로 2배 가량 개선되었다는 주장이다. 더불어 색 정보와 계조별 유니포미티가 크게 개선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한 마디로 새로 개발된 디바이스를 "만병 통치약"으로 소개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색 정보는 빛의 손실이 줄어든다고 해서 더 정확해 진다는 보장이 없다. 계조별 유니포미티 또한 빛의 손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D-ILA 디바이스 못지 않게 광학 엔진 쪽의 영향도 크다. HD1의 경우 새로운 광학 시스템이 디바이스의 개선작업과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좋은 유니포미티를 보여 줄 수 있었던 셈이다.

새로운 D-ILA 디바이스와 광학 엔진- (2) WIRE GRID 광학 엔진

새로운 D-ILA 디바이스의 개선으로 인해 이론적으로 20000:1 까지 컨트라스트 비가 올라갔다고는 하지만,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광학 엔진이다. 광학계를 거치면서 어쩔 수 없이 빛은 다소의 손실을 입게 되고 컨트라스트 비는 감소 되게 마련이다. 빅터 HD1은 새로운 광학 엔진(Wire Grid)를 채용했다. 이 엔진 덕분에 20000:1의 컨트라스트 비가 큰 손실 없이 최종적으로 15000:1 수준으로 안착(安着) 했다는 것이 빅터의 설명이다.

아래 그림을 보자. 빛의 진행 경로가 완전히 바뀌었다. 좌측이 기존 방식이고, 우측이 새로운 Wire Grid 방식이다. 기존에는 광원에서 나온 빛이 여러 층의 편광 필터가 있는 블록 프리즘을 통한 뒤, 걸러진 빛이 D-ILA를 거치는 방식인데, 이때의 애로점은 블록 프리즘에 들어가는 빛의 각도가 매우 크고 편광판의 성질에 따라 빛의 특성이 변할 수 있다는 점이다. 아시다시피 광원에서 나온 빛은 자연광(自然光) 상태이다. 이 빛은 일정한 필터를 거치면서 한쪽 방향의 P 편광과 반대쪽 방향의 S 편광으로 분리가 되는데, P 편광은 투과 시키고 S 편광은 반사 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때 S 편광의 일부가 흡수가 되거나 혹시라도 투과가 되면 광 특성(光 特性)이 왜곡이 될 수 밖에 없고, 컨트라스트 비가 크게 낮아질 수 밖에 없다. 물론 기존 방식도 유리 프리즘의 특성이 좋고 편광 분리 소자를 정밀한 것을 사용하면 큰 문제는 없다. 그러나 빅터는 HD1에서 아예 빛 경로 자체를 바꿔 버렸다. 광원에서 나온 빛은 D-ILA 디바이스를 거친 뒤에 Wire Grid라고 명명(名)된 새로운 형식의 편광판에 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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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re Grid는 유리기판 위에 알루미늄으로 만든 rib을 촘촘히 배열해 놓은 구조로 되어 있다. PDP도 마찬가지이지만 고정화소 방식에서는 갈빗대처럼 보이는 이 rib이 영상의 품질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식을 만드는 것에 비유하자면 좋은 재료를 얼마나 잘 저며 놓는지, 원재료 그대로의 맛과 향기가 살아 있도록 잘 조미(調味)하는지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Wire Grid 편광판은 알루미늄 rib이 폭 10~50nm, 높이 100~150nm 간격으로 촘촘히 배열이 된 무기질 편광판으로 각도에 따라 특성이 달라지는 경향이 적고, 블랙 화면일 때 빛이 새어 나가는 현상을 최대한 억제 시켰다는 것이 빅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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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전체적인 컨트라스트 비가 개선된 점은 인정하겠지만 흔히 "빛이 샌다"라고 하는 현상이 최대한 억제 되었다는 빅터의 주장에는 결코 동의 할 수 없다. HD1 역시 전작기들과 마찬가지로 올 블랙(ALL BLACK) 화면에서 빛이 샌다. 코너 부분을 보면 금방 눈에 뜨일 정도로 빛이 어스름 새어 나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 정도가 HD11K나 HD2K 보다 많이 완화된 것은 확실하다. 빛이 새는 현상은 코너에 국한될 뿐 스크린 전반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아직도 불만족스러운 수준이다. 이 점은 앞으로 빅터가 개선 시켜야 할 과제 중 한 가지이다.                   Wire Grid 기판의 실제 사진(확대) ▶

VXP 프로세서의 채용

빅터는 외부 프로세서 칩을 사용하는데에 상당히 오픈된 마인드를 가지고 있는 듯 하다. 파루자, 앵커베이에 이어 지넘까지 내노라하는 프로세서 전문 회사의 칩을 이렇게 고루 채용하는 경우도 흔치 않다. 해상도가 높아지면 높아질 수록 프로세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경험 상 프로세서는 기술력이 우수한 전문 회사의 것을 채용한 뒤 자신들의 시스템에 적합화 시키는 것이 가장 무난하다. 괜히 프로세서까지 스스로 개발해서 사용하겠다고 나서면, 시간과 비용만 많이 잡아 먹을 뿐, 최종 결과물이 그다지 좋게 나오지도 않는다. 영상 엔지니어들의 흔히 보이는 공통된 경향 중의 하나가, 디코딩, 디인터레이싱, 스케일링 등의 프로세싱 과정을 실제보다 굉장히 과소평가 한다는 사실이다. '이론적으로 뻔한 것 아닌가?', '뭐 그까이 것?' 하는 식으로 쉽게 보고 직접 개발하려고 덤벼드는 이유 중의 하나는, 기존의 프로세서 명품(?) 브랜드의 가격이 너무 비싼 것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어쨌든 그렇게 덤벼든 결과가 제대로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고가(高價)의 프로세서, 명성을 오랫동안 유지하는 전문 프로세서 칩 브랜드들은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되었다는 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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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이야기가 옆으로 새었다. 빅터는 그런 점에서 상당히 오픈된 편이다. 지넘(Genum)은 최근 비디오 프로세서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두각을 보이는 회사이다. 2~3년 전만 해도 전설적인 브랜드 테라넥스에 기반을 둔 실리콘 옵틱스(Silicon Optix)에 비해 다소 밀리는 추세였으나, 최근에는 파루자, 실리콘 옵틱스와 대등하거나 또는 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하는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
 
빅터 HD1에 사용된 칩은 GF9351 VXP 칩이다. 마란츠의 1080p DLP 프로젝터인 VP11S1에 사용되었던 것과 동일한 모델이다. Full 10비트 분해가 가능한 칩으로 1080i→1080p에서 트루 모션 디인터레이싱을 지원하는데 그 성능이 매우 빼어나다. 또 파루자의 DCDi에 해당하는 Fine Edge 기능이 있어 빠른 응답 화면에서도 Jagged Edge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더불어 edge enhancement 기능이라고 할 수 있는 Fidelity Engine 기능이 있으며, Reality Expansion이라고 해서 YCbCr 4:2:2 데이터를 4:4:4로 업샘플링 해주는 성능도 가지고 있다.

지금까지 빅터 DLA-HD1의 기본적인 스펙을 두서 없이 살펴 보았다. 이어서 2부에서는 HD1의 화질 평가 및 메뉴 및 기능에 대해 살펴보는 기회를 갖기로 하겠다.

Posted by hifi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