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07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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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rk Levinson Nº 53
       Dual Monaural Power Amplifier
          - Posted by 최 원 태

마크 레빈슨(Mark Levinson)에서 오랜 침묵을 깨고 드디어 레퍼런스 파워 앰프 모델을 발표했다. 모델명은 53. 아마도 많은 오디오파일이 Nº 53 이라는 형번(型番)에서 동사(同社)의 Nº 33  모노럴 파워 앰프를 연상하기 쉬울 것이다. 다작(多作)의 앰프 전통명가(傳統名家)인 마크 레빈슨이지만 스스로 "Reference Model"이라 칭(稱)했던 제품은 이제까지 두 모델 뿐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1992년에 발표된 Nº 20.6(아래 우측 사진)과 1994년 말 발표된 Nº 33 이 그 것이다. 1996년에 Nº 33H가 또한 출시 되었지만 이 제품은 Nº 33의 다운 그레이드 모델로 "레퍼런스 급"이라 하기에는 어폐가 있다. 그러니까 Nº 53은 무려 15년 만에 발표되는 마크 레빈슨의 레퍼런스 적통(嫡統) 제품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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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º 53의 등장은 제품 자체로도 이슈가 될 만 하지만, "마크 레빈슨"이라는 상징적인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의 '화려한 귀환'이라는 측면에서도 자못 의미가 있다 하겠다. 돌이켜 보면 30번대, 300번대 모델이 전성(全盛)을 이루던 시기가 마크 레빈슨의 황금기였다. 마크 레빈슨, 크렐, 제프 롤랜드, 플리니우스, 볼더 등이 이끄는 Solid-State TR 앰프들은 80년대 질풍노도의 성장 시기를 거쳐, 90년대 수만불 대의 하이엔드 파워 앰프 시장을 형성하면서 완전히 주류(主流)로 자리를 잡았다. 언급한 Nº 33도 이들 군(群)의 대표적 제품 중 하나이다.

파워 앰프 뿐 아니라 비슷한 시기에 마크 레빈슨은 Nº 32 프리앰프, Nº 31.5 트랜스포트, Nº 30.6 DAC 등 다량의 레퍼런스 모델을 의욕적으로 발표 했었다. 그러나 2001년 Nº 40 미디어콘솔(AV 프로세서)을 끝으로 더 이상의 레퍼런스 모델은 없었고, 아랫급 모델의 개발조차도 그리 활발치 못했다. 아시다시피 이 무렵 마크 레빈슨 브랜드의 전성기를 이끌어 나가던 모(母)회사 매드리걸(Madrigal)이 파산했고, 그 주축 인물인 마크 글래지어 사장도 회사를 떠난다. 마크 레빈슨 브랜드는 모 회사인 하만(Harman)에게 환수 된 뒤, HSG(Harman Specialty Group)에 편입 되면서 다시 정상화 되었지만, 과거에 버금 가는 이렇다 할 제품을 발표 하지 못한 채 5~6년을 허비한다. 비슷한 시기 불어닥친 하이엔드 오디오 시장의 냉랭한 한기(寒氣)와 맞물려 한때 일각에서는 '하이엔드 오디오의 퇴조론' 이야기도 오고 갔다. (하지만 마크 레빈슨은 하이엔드 제품 개발이 주춤하던 이 시기에 오히려 카 오디오 분야에 진출 했으니 결코 한가했던 셈은 아니다.)

2008년 마크 레빈슨은 모처럼 하이엔드 거물(巨物)을 발표했다. Nº 502 미디어 콘솔. 어마한 물량이 투입된 초고가 AV 프로세서로 "마크 레빈슨이 드디어 잠에서 깨어 나는구나"하고 느끼게 해 준 첫 예고탄이었다. 그 몇 달 전에는 같은 HSG사(社)의 스피커 브랜드 Revel Audio가 역시 십 수년만에 Flagship Line인 Ultima 시리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 했었다. 그리고 드디어 작년 말 마크 레빈슨은 15년 만에 새로운 레퍼런스 모노럴 파워 앰프 Nº 53을 발표했다. 형번 만이 아니라 타워형(型)의 외모 또한 전작(前作) Nº 33을 연상케 하는 승계기(承繼器)라 하겠다.


Nº 33을 회고(回顧)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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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발표 되었던 Nº 33은 사운드의 품질과 외양, 스펙, 가격 등 여러 측면에서 오디오 시장에 큰 반향(反響)을 불러 일으켰었다. 당시 Nº 33은 많은 오디오파일들의 선망(羨望)이었다. 10년도 훨씬 전 이야기이다. 그 해 여름 필자는 리뷰를 위해 Nº 33을 시청실에 들여 놓을 기회를 가졌다. 리뷰를 마친 후에도 수입사에 부탁해 한 달은 더 연장해 사용 했었다. 물론 Nº 33은 탑 레벨의 하이엔드 파워 앰프로서 손색없는 훌륭한 소리를 들려 주었다. 하지만 필자는 당시 다른 이유로 Nº 33에 대해 두 손 두 발 다 들고 말았다.

Nº 33은 우수한 성능을 얻기 위해 사용자가 감수 해야 할 단점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그 막강한 덩치. Nº 33은 폭이 33cm, 높이 80cm, 깊이 80cm의 거구(巨驅)이다. 당시로는 흔치 않은 타워형(型)이었는데 무게가 개당 200kg이다. 그냥 사진으로 보면 크기가 짐작이 안 간다. 매장에서 봤을 때에도 알마나 큰 지 감(感)이 잘 안 온다. 막상 방에 들여 놓으면 그제야 실감이 온다. Nº33을 보지 못하신 분들은 아래 사진을 보시고 크기를 짐작해 보시라.(랙 사이에 있는 나란히 두 덩어리 서 있는 것이 Nº 33이다.) 이런 크기의 앰프를 스피커 사이에 놓으면 무대 형성에도 영향이 있다. 그래서 소리를 들어가며 앰프의 위치를 약간씩 바꿔 줘야 하는데 한쪽 무게가 200kg, 두 짝 합쳐 400kg가 되다 보니 장정 둘 셋이 달려 들어도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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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어마한 전기 소모량. Nº 33은 8옴 기준 300W의 대출력을 "순 A 클라스" 방식으로 구동한다. 그런 점을 감안해도 실제 소비 전력은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수준이다. Standby 시 대기 전력이 210W, idle 구동 시 소비 전력이 840W. 그러나 실제로 필자가 6옴 풀레인지 스피커에 물린 뒤 측정한 소비 전력은 1kW는 기본이고 때로는 2kW에도 육박했다. 모노 기준이다. 페어로 계산하면 약 3kW 정도가 에버리지라고 보면 된다. 대형 에어콘 2대를 틀어 놓는 셈이다. Nº 33을 사용 하려면 전기값에 대해서는 아예 무관심해야 한다.

셋째, 덩치 크고 전기 많이 먹는 순 A 클라스의 앰프라면 열(熱)이 나는 건 필연적인 결과다. 그 무렵이 하필 여름이었는데 당시 거주하던 곳은 전기 용량이 크지 않아 Nº 33을 울릴 때에는 에어콘을 감히 틀 수가 없었다. 문을 꼭꼭 잠그고 음악을 듣고 있자면 삽시간에 땀이 주르르 흐른다. 대신 겨울에는 난방비가 절약될 것이다.

이런 문제들에도 불구하고 Nº 33은 그래도 언제나 오디오파일들에게는 동경(憧憬)이었다. 소리만 좋으면 모든 것이 다 용서되는 것이 오디오 하는 사람들의 못 말리는 본성 아닌가?

매드리걸은 Nº 33이 발표된 지 4년 뒤 Nº 33과 기본 특성은 동일하되 크기를 반으로 줄인 Nº 33H를 발표하는데, Nº 33에 대한 문제점을 자신들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Nº 33H의 접미(接尾) 문자 'H'는 'Half'라는 의미로 출력도 반(半), 사이즈도 반이라는 의미인데 실제 부피는 1/3에 불과해 설치에 부담이 없었다. Nº 33H는 큰 히트를 쳤고 판매량도 Nº 33을 훨씬 능가 하는 스테디 셀러가 되었다. 그러나 소리의 스케일감이나 저역의 깊이 등 성능의 차이가 뚜렷했기 때문에 여전히 '레퍼런스 모델'로서의 지위는  Nº 33에게 있는 셈이었다.


Nº 33과 Nº 33H, 그리고 Nº 53

Nº 53을 Nº 33의 뒤를 잇는 승계기라고 했는데 그럼 과연 음질적으로도 그러한가? 아마도 Nº 33 또는 Nº 33H를 사용하고 계신 분이라면 이 점이 가장 궁금 할 것이다.

자세한 음질적 특성은 뒤로 미루되, 우선은 결론부터 간단히 표현 하자. Nº 53은 영락없는 마크 레빈슨의 '바로 그 시절, 그 경향의, 그 앰프'이다. 눈감고 들어도 Nº 33의 족보를 이어 받은 같은 혈통임이 쉽게 짐작 된다. 둘째, 그런데 '족보는 같은데 성질이 좀 다르다'. 무슨 소리일까? 기본적인 생김새는 그 아버지에 그 아들, 깊고 탄탄하고 스케일 있는 사운드는 같다. 그런데 '급'(級)이 완전히 다른 소리'이다. 새 제품이라서, 또 더 비싼 제품이니까 그냥 '예의 상 하는 멘트' 아니다. 깊이나 스피드, 해상력, 포커싱 등 대부분의 측면에서 Nº 33 보다 확실히 진일보(進一步)한 새로운 모습이 느껴진다.

외관은 Nº 33, Nº 33H와 동일한 타워형(型)이다. 그런데 체구가 훨씬 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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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 왼쪽 사진이 Nº 33, 오른쪽 사진이 Nº 33H이다. 그리고 아래 왼쪽 사진이 Nº 53 이다. 보시다시피 세 제품의 디자인은 거의 동일하다. 하지만 체구는 Nº 53이 그중 가장 작다. 사진 사이즈 때문에 Nº 33H보다 커 보이지만 실제로는 키만 약간 크고 너비와 깊이는 훨씬 작다. Nº 33H가 28x47x58cm(폭x높이x깊이), 100kg인 반면, Nº 53은 21x53x52cm, 60kg이다. 부피로 따지면 Nº 33의 25%, Nº 33H의 75% 수준에 불과하다. (Nº 33은 33x80x80cm, 200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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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 사양을 보자. 정격출력(RMS) 기준으로 Nº 33H는 150W(8옴)/300W(4옴)이고, Nº 33은 300W(8옴)/600W(4옴)이다. Nº 53은 500W(8옴)/1000W(4옴)이다. Nº 33과 비교하자면 체구는 1/4인데 출력은 오히려 1.7배이다. 이제까지 출시된 마크 레빈슨 앰프 중에서는 최대 출력이다.
 
어떻게 체구가 더 작아졌는데 출력이 더 증가 할 수 있었을까?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경우 예상 정답은 십중팔구 "스위칭 앰프"가 된다. 스위칭 앰프는 구조 상 리니어 앰프보다 훨씬 컴팩트 하기 떄문이다. 하지만 고개가 갸웃 거려진다. '설마 마크 레빈슨이 스위칭 앰프를?', '마크 레빈슨은 A 클라스 앰프의 주창자(主唱者)인데?'... 아마 이렇게 생각 하시는 분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뜻 밖에도 Nº 53은 정말로 스위칭 앰프이다. 마크 레빈슨 앰프로서는 최초이다. 그러나 스위칭 파워는 아니다. 증폭을 스위칭으로 할 뿐 파워 서플라이는 리니어 방식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을 수 있다. 우리는 앞으로 리니어 앰프와 스위칭 앰프, 그리고 Nº 53에 새로 적용된 증폭 기술에 대해 길고 충분하게 다루게 될 것이다. Nº 53의 제품 특성을 파악 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정이기 때문이다.

가격은 페어 기준 50,000불. 국내 출시 가격은 아직 모르겠다. 최초의 레퍼런스 모델인 Nº 20.6이 15,000불, Nº 33은 33,000불이었다. 그리고 Nº 33H는 20,000불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Nº 33이 출시 된 것이 15년 전이니 세월을 감안하면 그다지 비싸진 편이 아니라고 제조사측 입장에서는 강변(强辯) 할 지 모른다. 또 명색이 <마크 레빈슨의 레퍼런스 모델>이라는 '위상'(位相)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어마한 금액이다. 물론 더 비싼 앰프들도 있다. 하지만 5만불 파워 앰프를 쓴다면 스피커도 10만불짜리를, 소스기기나 프리앰프도 몇 만불짜리를 써야 격(?)이 맞는 셈이 되는걸까? 필자는 오랫동안 하이엔드 기기들을 리뷰 해 온 처지이지만, 이렇게 천정부지 높아져만 가는 기기 가격에 대해서는 필자 또한 정말 대책이 안 선다. 이러다가는 하이엔드 오디오 윗 단계로 '익스트림 하이엔드 오디오'라는 분야를 따로 만들어 독립시켜야 할 것 같다. 걱정거리는 또 있다. 환율(換率)이다. 비단 이 제품 뿐이 아니라 수입 오디오 시장 전체에 지금 핵폭탄으로 작용 하고 있는 것이 바로 '고환율 문제'이다. 수입사들도 도무지 가격을 어떻게 책정 해야 할 지 갈피를 못 잡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위축된 오디오 시장의 분위기를 더욱 경색시키는 악재이다.


디자인 & 인사이드


마감은 전통적인 마크 레빈슨 제품의 '블랙 & 그레이' 톤. 그런데 최근의 마크 레빈슨 제품을 보면 '그레이'의 질감이 기존 것과 약간 다르다. 약간 더 밝고 입자가 고운 편이다. HSG 측 말로는 더 비싸고 튼튼한 소재라고 하는데 필자의 개인 생각으로는 '옛날 그레이'가 더 품위 있어 보인다. 반면 '최신 그레이'는 좀 더 모던한 느낌이랄까. (그런데 얼핏 봐서는 잘 구별이 안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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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열판을 제외한 본체의 폭이 정말 날씬해졌다. 전면에 있는 파워 버튼을 눌러 작동 상태가 되면 아래 사진처럼  빨간 색의 마크 레빈슨 로고가 켜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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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을 보자. 맨 아래 전원 콘센트와 파워 스위치가 보이고 그 위로 스피커 연결 커넥터 두 조가 보인다. 조금 더 위 쪽으로 가면 Balanced 및 Single-Ended 단자가 보인다.  상단에는 Ethernet, Link2 (in/out) 및 Power Save Mode 스위치와 트리거 (in/out) 단자가 나란히 배열되어 있다. (사진을 클릭하면 더 크게 보실 수 있다.)

Power Save Mode Switch는 말 그대로 '절전 스위치'이다. 소비 전력 문제로 애를 겪었던 전작(前作)을 감안한 기능이다. Nº 53은 스위칭 앰프이지만 파워 서플라이는 리니어 방식이다. A 클라스 앰프 같은 커다란 전력의 소모는 없지만, 스위칭 파워처럼 소모량이 작은 것도 아니다. Standby와 Idle에 관계 없이 구동 시 200W 정도의 전력이 소비된다. 그러나 스위칭 증폭이라 그런지 음압이나 세기에 따른 전력 증가가 거의 없었다. 혹자는 Idle 상태라면 감수하겠지만 Standby 상태에서의 200W는 신경이 쓰인다고 말할 것이다. 이때는 '절전 스위치'를 사용하면 된다. 이 스위치가 On 상태면, 프론트 패널의 버튼은 누를 때마다 'On'과 '저전압 절전모드' 사이를 오간다. '저전압 절전모드'가 되면 오디오 회로부에는 전기가 흐르지 않고, 통신/컨트롤 회로에만 전기가 흐르기 때문에 소비 전력이 별로 없다. '절전 스위치'가 Off 상태면 보통 때처럼 프론트 패널의 버튼은 'On'과 'Standby' 상태를 오가게 된다.

Link2 포트는 다른 마크 레빈슨 컴포넌트와 연결하여 작동할 때 사용되나 그나마도 최신 Link2가 장착된 기종에 한할 뿐 예전 기종에는 해당사항 무(無)이다. Ethernet 포트는 ML.net 및 PC와 연결하여 시리얼 포트 제어 명령 등을 내리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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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은 마크 레빈슨 Nº 53을 측면에서 바라 본 내부 구조의 모습이다. 크게 상, 중, 하 세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사진은 한 쪽면만 보여주고 있으므로 독자들은 동일한 배열의 다른 한 쪽면도 염두 하시기 바란다.) 맨 아래의 파워 서플라이 부분부터 보자. 말씀 드렸듯이 마크 레빈슨 Nº 53은 출력단의 증폭 방식은 스위칭이지만, 파워 서플라이는 종래의 리니어 방식 그대로이다. 하지만 스위칭 증폭은 효율성이 높아 A 클라스 증폭 앰프보다는 역시 파워 서플라이의 크기가 훨씬 줄어든다.
 
1개의 2.8kVA 짜리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포머와 4개의 47,000㎌ low-ESR 캐패시터가 배치되어 있다. 참고로 Nº 33은 2.45kVA짜리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2개, 39,000㎌ 용량의 캐패시터를 무려 12개나 사용 했었다. 또 Nº 33H는 3.47kVA 토로이달 트랜스포머 1개와 4개의 60,000㎌ 용량의 캐패시터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말 많이 컴팩트(?) 해진 셈이다.
 
가운데로 올라가 보자. Nº 53은 출력 앰프 모듈을 4개를 사용한다.(사진에는 한 쪽 면 2개만 보인다.) 각 모듈은 두 개씩의 대형 코일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코일은 모두 8개이다. 장차 설명을 하겠지만 바로 이 부분이 Nº 53 고유의 IPT 기술에 의한 스위칭 증폭이 실행 되는 핵심 부분이다. 이 들 네 개의 앰프 모듈들은 서로 연계되어 실효 스위칭 주파수를 500kHz~2MHz 대역까지 높이는 위력을 발휘한다.

맨 위 쪽에는 컨트롤 보드가 자리 잡고 있다. 아래 사진은 앰프 위 쪽에서 컨트롤 모듈을 내려다 본 모습이다. 이 모듈에는 별도의 파워가 따로 공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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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 방식에 대한 서술

아무래도 잠깐이라도 증폭 방식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 좋겠다. 마크 레빈슨 Nº 53을 기술적으로 살펴볼 때 핵심이 되는 키워드는 "스위칭 앰프로의 전환", 그리고 "하만 고유의 새로운 스위칭 기술인 IPT" 이 두 가지이다. 따라서 증폭 방식에 대한 개념적인 이해가 어느 정도 있어야 한다. 아시는 분들에게는 너무 뻔한 이야기이니까 그런 분들은 이 파트를 건너 뛰어 2부로 곧장 넘어 가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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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앰프의 주요 임무는 프리 앰프로 부터 넘겨 받은 미약한 아날로그 전기 신호를 증폭 시켜 스피커를 구동할 만한 큰 전기 신호로 바꾸는 일이다. 파워 앰프는 크게 나누어 (1) 입력 스테이지 (2) 드라이버 스테이지 (3) 출력 스테이지 및 (4) 파워 서플라이 네 파트로 구성이 된다. 위 Nº 53의 내부 사진을 예로 들자면 맨 위쪽이 입력 및 드라이버 스테이지에 해당 되고, 가운데가 출력 스테이지 그리고 맨 아래가 파워 서플라이 부분에 해당된다. 파워 부분은 전기를 입력 받고 강압하고 AC-DC 전환을 하고, 필터링을 하며, 전환된 전기를 캐패서터에 저정하는 작업 등을 하며, 각 스테이지들은 프리앰프에서 전달 받은 약한 전기 신호를 순서대로 처리해 나가면서 높게 증폭 시켜 출력 시키는 역할을 한다.

흔히들 파워 앰프를 분류할 때 Class A, Class B, Class AB, Class D 등등으로 구분지어 말한다. 우리 말로는 간단히 A급, B급, AB급, D급이라 할 수 있는데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를 앰프의 성능을 등급별로 나눈 표시쯤으로 오해하고 있다. A급, B급, C급, D급... 등은 앰프의 성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신호 증폭 방식에 따른 구분이다.

Class A와 Class B는 리니어 증폭 방식이고, Class D는 스위칭 증폭 방식이다. 그러나 증폭 결과에 따른 장단점을 따지다보면 때로는 Class B와 Class D가 유사하기도 하다. 한편 Class AB는 Class A와 Class B가 혼용된 방식이며, 사실은 더 세분화 하자면 Class A/AB, Class E, Class H, Class T 등등 굉장히 많은 종류의 증폭 방식이 존재한다. (아마 지금 이 시간에도 또 다른 새로운 방식이 어디선가 개발 되고 있을 것이다.) 일단 Class A와 Class B가 기본이니까 이 두 가지를 구분해 보기로 하자.

400미터 트랙을 달린다고 가정해보자. Class A는 선수 한 명이 처음부터 끝까지 트랙을 혼자 달리는 것이고, Class B는 두 명의 선수가 구역을 나누어 200미터씩 릴레이로 달리는 것이다. 한편 Class D는 릴레이인 것은 Class B와 같은데 트랙을 도는 수단이 '달리기'가 아니라 '자전거 경주'라고나 할까 전혀 다른 수단을 쓰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Class A는(아래 왼쪽 사진)은 한 개의 트랜지스터가 신호의 + 부분과 - 부분을 모두 담당하는 방식이다. 혼자서 일하니까 일이 일관성도 있고 남의 눈치 볼 것도 없다. Class B 급 방식에서 흔히 말하는 크로스오버 왜곡(Crossover Distortion)이 없다. 대신 혼자서 많은 일을 하려니 힘이 많이 든다. 몸에서 열도 많이 나고 밥도 많이 먹어야 한다. 다시 말해 전기를 많이 소비하고 열이 많이 난다. 전기를 많이 공급해주려면 트랜스포머, 캐피시터도 커야 할 것이고, 또 열이 많이 난다면 그 열을 내보내기 위해 방열판을 크게 달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대개 효율성이 떨어지고 앰프의 덩치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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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Class B(위 오른쪽 사진)방삭은 Class A와 달리 두 개의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한 쪽 Q₁트랜지스터는 + 출력 때 켜지고, 다른 쪽 Q₂트랜지스터는 - 출력 때 켜지는 방식이다. 따라서 한 쪽이 작동할 때 다른 쪽은 쉰다. 달리 말하면 한 쪽 트랜지스터가 스피커로 전류를 "밀어낼" 때 다른 쪽 트랜지스터는 전류를 "끄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런 식의 출력을 Push-Pull 방식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엄밀히 말하면 Class B와 Class B push-pull 방식은 구별이 되어야 하나, 여기서는 그냥 통칭(統稱) 하기로 하자.)

이 방식의 강점은 '효율적'이라는 점이다. 서로 교대로 작동하기 때문에 열도 적고 크기에 비해 대출력도 가능하다. 달리기로 따지면 두 선수가 릴레이로 뛰니까 힘이 덜 드는 셈이다. 힘이 덜 드니까 혼자라면 200m 밖에 못 뛸 것을 400m도 너끈히 뛸 수 있게 된다. 물론 전기도 덜 먹는다. 그러나 단점이 있다. 한 쪽 트랜지스터에서 다른 쪽 트랜지스터로 역할이 전환 되는 지점에서 크로스오버 왜곡이 생긴다. 릴레이 달리기로 비유하자면 1번 주자가 2번 주자에게 바톤을 넘겨 주는 과정에서 연결이 부자연스럽거나 또는 멈칫하는 현상에 비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음질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효율성은 Class B가 앞서고, 음질은 Class A가 앞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설이다. 그래서 덩치가 작은데도 출력이 크고, 전기를 덜 먹는, 예를 들어 멀티채널 같은 경우는 Class B가 많고, 음질을 중시하는 고가의 하이엔드 앰프들은 덩치 큰 Class A가 많다.

물론 출력 방식의 장단점에 대해서는 많은 이견(異見)들이 또한 존재한다. Class A와 Class B의 음질 차이는 순전히 취향에 따른 차이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또 Class A라고 표기된 앰프 중 상당수가 실제로 회로를 자세히 분석해 보면 Class AB 방식에 가깝기 때문에, 대부분 Class A 앰프의 음질적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Class AB 방식은 낮은 출력에서는 A급으로 작동하고 높은 파워가 필요할 때에는 B급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증폭 방식이다. Class AB는 음질과 효율성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말씀 드렸듯이 Class A 라고 알려진 앰프 중에는 기실 Class AB에 가까운 경우가 적지 않다. 그래서 위상반전장치 자체가 아예 없는 '진짜 A급 앰프'들을 이런 '짝퉁 A급'(?)과 구분하기 위해 '순(純)'자(字)를 앞에 붙여 '순 A급' 또는 '싱글 엔디드' 라고 부르기도 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이다. 음질이 우수한 앰프 중에 A급이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A급 앰프가 다른 방식의 앰프보다 음질이 우수하다는 말에는 어폐가 있다. 홈런타자들 보면 대체로 체구가 크다. 아무래도 장거리포를 많이 쏘려면 체중도 좀 있고 허벅지도 굵어야 한다. 그런데 꼭 그대로 비례하던가? 체구 작은 선수가 큰 선수보다 홈런을 많이 치는 경우는 허다하다. 행크 아론이나 왕정치도 날씬한 편이었다. 증폭방식과 음질의 상관관계는 홈런과 체구의 상관관계보다도 훨씬 더 작다. 선입견은 금물이다. A급을 채택했을 때 들어가게 되는 기회비용을, 음질을 향상 시킬 수 있는 다른 부분에 더 효과적으로 배분 한다면 푸쉬-풀 앰프나 D급이 A급 앰프보다 당연히 음질이 좋아질 수 있다.

그러나 1만불 이상의 초고가 하이엔드 파워 앰프들을 살펴보면 압도적으로 A급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이 시장은 아주 자그마한 성능의 개선 정도에도 몇 곱절의 가격을 지불하는 '특수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사용자들이 'A급 앰프'에 대한 막연한 환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예전에는 하이엔드 앰프는 당연히 'A급'이어야 한다는 고정 관념 같은 것이 있었다. '순 A급 하이엔드 앰프'의 붐을 주도하고 환상을 심는 데 앞장 선 브랜듣들이 바로 마크 레빈슨, 크렐, 볼더 같은 브랜드들이었다. 물론 최근 들어서 할크로, 벨칸토 등 Class A가 아니면서 최상급의 사운드를 만들어 주는 제품들이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마크 레빈슨이 이렇게 "전향적으로"  Class D로 방향을 선회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이제 Class D 증폭 방식에 대해 살펴 보자.


Class D(스위칭) 앰프의 장단점


Class D 증폭 앰프를 우리는 보통 '스위칭 앰프'라고 부른다. 스위칭 앰프는 트랜지스터를 고속으로 ON/OFF 시켜 펄스(Pulse)를 만들고 이를 이용해 입력 오디오 신호를 펄스폭 변조(PWM) 신호로 만든 뒤, 로우 패쓰 필터를 걸어서 다시 스피커 출력을 만들어내는 출력 방식이다.
 
그런데 스위칭 앰프에 대해서는 용어 상의 혼동이 잦은 편이다. 많은 분들이 '스위칭 파워''스위칭 앰프' 그리고 '디지털 앰프' 등의 용어를 구분하지 않고 뒤섞어 사용한다. 그러나 이 들은 모두 다른 개념의 용어들이다.
 
우리가 말하는 Class D 앰프는 '신호의 증폭 방식'에 관한 것으로 '스위칭 앰프'라는 용어는 이 경우에만 해당 된다. 한편 스위칭 파워(SMPS)는 스위치 모드의 '파워 서플라이'로 전원 공급에 대한 구분이다. 따라서 스위칭 파워와 스위칭 앰프는 엄연히 다른 용어이다. 할크로(Halcro) DM58은 스위칭 파워를 사용한 앰프이다. 그러나 DM58은 신호 증폭 방식이 Class A/AB 이다. 따라서 스위칭 앰프라고 불러서는 안 된다. 한편 마크 레빈슨 Nº 53은 파워 서플라이가 리니어 파워이다. 그러나 신호 증폭 방식은 Class D이다. 따라서 '스위칭 앰프'라고 부를 수 있다.

'스위칭 앰프'와 '디지털 앰프'도 다른 말이다. 스위칭 앰프가 0과 1 형태의 펄스폭(PWM) 신호를 사용하는 '디지털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흔히 '디지털 앰프'로 오해 되기 쉽다. 스위칭 앰프를 뜻하는 'Class D'의 'D'가 Digital을 뜻하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분들도 많다. 'D'는 Class C 다음 차례로 정의(定義)가 되는 바람에 순서 상 붙은 것으로 Digital을 의미 하는 것이 아니다.

디지털 파워앰프는 입력 신호부터 디지털이어야 한다. 즉 프리앰프로부터 PCM 데이타를 그대로 받아 들여 PWM 데이타로 변환하는 스위칭 증폭 방식을 사용하면 디지털 앰프이다. 즉, 중간에 DAC 회로를 거치지 않는 경우이다.

그러나 스위칭 앰프는 입력 신호가 디지털일 수도 있고, 아날로그 일 수도 있다. 사실 대부분의 스위칭 앰프의 입력 신호는 프리앰프의 DAC 회로를 거친 아날로그 파형이다. 스위칭 앰프에서 사용되는 PWM 데이타는 0과 1로 이루어 진 디지털 신호라는 점에서 PCM과 일맥상통하지만, PCM과 PWM은 엄연히 다른 신호체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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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칭 앰프는 고주파의 triangular wave와 오디오 입력 신호를 비교하는 과정을 통해 오디오 신호의 주파수와 증폭 정보를 모듈레이터를 통해 펄스의 폭 신호로 변조한다.(위 사진 참조) 이 것이 PWM 데이타이다. 이 PWM 데이타에 의해 트랜지스터가 쉴새없이 켜지고 꺼지는 스위칭 작업이 이루어진다. 이때 S₁에 의해 웨이브 폼의 포지티브 반쪽(On+ 출력)이 구동되고 다른 S₂를 통해 네가티브 반쪽(On- 출력)이 드라이브 된다. 증폭된 데이터는 다시 커패시터와 인덕터로 구성된 패씨브 필터에 의해 고주파가 제거되고 매끄럽게 다듬어져 최종적으로 스피커로 전달이 된다.

스위칭 앰프의 가장 큰 강점은 '고효율성'이다. Class D 앰프의 이론적인 최대 효휼성은 100%이고, 보통 90% 이상이다. 한편 Class B는 최대 효율성이 78% 이고, 실제 음악 신호에서는 50%를 밑돈다. 효율성이 높으면 소비되는 전력이 줄어들고, 방열판을 작게 만들수 있으며 따라서 앰프의 체구가 작아지면서도 대출력 파워를 구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일반적으로 저역이 탄탄하고 응답성이 빠르다는 음질적 강점도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위칭 앰프는 음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두 가지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데 (1) Switching Noise와 (2) Dead Band가 바로 그 것이다. 이 두 가지를 어떻게 해결 하느냐가 스위칭 앰프 제조사들의 핵심 기술 개발 과제이다.

이 부분에서 HSG가 내세우는 고유의 특허 기술이 바로 IPT(Interleaved Power Technology)이다. IPT를 이용해 만든 첫 번째 작품이 바로 마크 레빈슨의 Nº 53이다. 실제로 Nº 53은 '스위칭 앰프'라는 요소와 IPT 기술이라는 요소 두 가지로 부터 음질적 특성에 적은 않은 영향을 받고 있다. 이제 위에서 언급한 스위칭 앰프의 두 가지 문제점과 이에 대해 마크 레빈슨이 제시 하는 해결책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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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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