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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5. 10. 15:06

파이오니아 쿠로 KRP-500M/600M 플라즈마 모니터 (2)
- posted by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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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및 명암비

쿠로 PDP-5020FD의 블랙이 "갈 데까지 간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말씀 드린 바 있다. 이미 갈 데까지 갔는데, '시그니처'라는 타이틀이 하나 더 붙었다고 거기서 블랙이 더 내려갈 것 같지도 않고, 또 더 내려 갈 곳도 없다고 보았다. 처음에 KRP-600M 모델만 접했을 때에는 그 생각이 맞아 보였다. 600M은 시그니처 모델이지만, 논 엘리트 쿠로 모델인 PDP-5020FD와 비교했을 때 블랙이 더 깊지는 않다. 그러나 뒤이어 KRP-500M 모델을 입수해 비교해보니, '거기서 블랙이 더 내려갈 수도 있구나'하는 것을 알았다.

사실 KRP-600M의 블랙은, 같은 60인치인 논 엘리트 모델(PDP-6020FD)이나 엘리트 모델(PRO-151FD, KRP-600A) 등과 비교가 되어야 한다. 쿠로는 50인치와 60인치가 실질 명암비에서 분명한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이즈가 달라지면 공정한 비교가 아니다. 그런데 같은 60인치에서도 시그니처가 논 엘리트나 엘리트 모델보다 블랙이 조금 더 깊을 것으로 추측된다. 50인치가 그랬기 때문이다.

보통 디스플레이 기기의 블랙 레벨은 전체 화면이 모두 블랙인 Field Black 패턴을 기준으로 측정한다. Field Black을 기준으로 하면, 논 엘리트 모델이든, 엘리트 모델이든, 또는 시그니처 모델이든 블랙 레벨에서 차이가 거의 없다. 심지어 50인치 모델과 60인치 모델 또한 측정치에서 거의 차이가 없다. 사이즈에 관계 없이, 등급에 관계 없이 쿠로 9세대 모든 모델이 Field Black에서 0.000~0.003 cd 범위 내에서 비슷한 밝기를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이런 방식의 측정으로는 모델 간의 차이를 알 수 없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실제로 영상을 볼 때, 그레이드 간에 또는 사이즈 간에 분명한 차이가 육안으로 드러나 보인다는 것이다. 각각의 수상기를 따로 보면 차이를 알기 어렵다. 그러나 여러 대를 나란히 놓고 비교해보면 확실한 차이가 드러난다. 따라서 시그니처 모델의 블랙을 좀 더 파헤치기 위해서는 Field BlackAnsi Black 두 파트로 나누어 분석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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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P-500M의 Field Black 밝기는 0.000~0.003 cd 범위이다. 앞서 PDP-5020FD 리뷰 때 필자는 고정 명암비를 계산하기 위해 5020FD의 Field Black 밝기를 0.0013 cd로 산정했다. 시그니처 모델도 동일하다고 보면 된다. 사실 0.001, 0.002... 처럼 소숫점 셋째자리를 거론하는 레벨이 되면, 아주 미묘한 오차만 가지고도 끝자리 숫자가 휙휙 바뀔 수 있으므로, 끝자리 숫자 하나, 둘 차이에 연연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

예를 들어 Field White가 120 cd라고 할 때, Field Black이 0.001 cd 이면 고정 명암비가 120,000 : 1 이 되고, Field Black이 0.002 cd가 되면 고정 명암비는 절반인 60,000 : 1 이 된다. 수치만 보면 굉장히 큰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거의 같은 수준이다. 사실 동일한 Field Black 에서도 어떤 때는 0.001이, 어떤 때는 0.002 가 계측될 만큼 오차범위 안의 수치들이다. 만일 이 보다 열배가 높은 0.01 cd와 0.02 cd 를 비교하라면, 이건 육안으로 봐도 대번에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러나 0.001~0.002 cd 수준은 실제 영상에서든 패턴 영상에서든 그 차이를 알기 어렵다.

최근 플랫 TV들이  명목 상의 고정 명암비를 높이기 위해, Field Black 신호가 들어 올 경우 전기를 완전히 꺼버리는 "꼼수"를 쓴다는 말씀은 여러 차례 드린 바 있다. PDP-5020FD 리뷰 때 쿠로 또한 "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씀 드렸다. 이 부분을 이번에 좀 더 찬찬히 살펴 보았다. 쿠로는 필드 블랙 신호가 들어 왔을 때 2단계 또는 3단계로 블랙 레벨이 바뀐다. (편의 상 이를 1단계~3단계 블랙이라고 부르자.) 이렇게 블랙 레벨이 단계적으로 바뀐다는 것은, 쿠로 역시 블랙 신호에 대응하는 내부의 알고리즘이 별도로 존재함을 알 수 있다.

1단계 블랙은 0.002~0.003 cd 수준이고, 2단계 블랙은 0.001~0.002 cd, 3단계 블랙은 0.000~0.001 cd로 사실 상 전기가 꺼진 상태이다. 1단계 블랙 상태에서 약 10초가 지속되면 블랙이 2단계 수준으로 떨어지고, 다시 20초간 필드 블랙이 더 유지되면 블랙이 더 떨어져 3단계 수준이 된다. 사실 30초쯤 지나서 나타나는 3단계 블랙은 0.000 cd로 수치가 나타나더라도 사실 의미가 없다. 필드 블랙이 30초간 유지되는 그림이 실제 영상에서 나타날 일은 없기 때문이다. 그저 명목 상의 고정명암비를 높이기 위한 "꼼수"일 뿐이다.
 
그렇지만 1단계 블랙을 고정 명암비를 계산할 때 적용하는 것도 불합리 해 보인다. 왜냐하면 쿠로의 블랙이 항상 1단계→2단계→3단계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떤 때는 1단계가 아닌 2단계 블랙 수준으로 곧장 떨어질 때가 있는데 사실은 이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따라서 고정 명암비를 계산할 때 적용되어야 할 쿠로의 블랙 레벨은 2단계 상태인 0.001~0.002 cd 범위로 보아야 맞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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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로 시그니처 모델의 고정 명암비는 왼쪽 도표와 같다. 필드 블랙과 필드 화이트를 기준으로 했을 때는 약 40,000:1이 나오고, 1/9 화이트 윈도 패턴(전체 화면의 1/9이 100 IRE 화이트 윈도우인 화면)으로 측정하면 약 90,000~95,000:1 안팎이 나온다. 이는 PDP-5020FD의 고정 명암비와도 비슷한 수치이다. 전체적으로 모델 등급에 관계 없이 50인치 모델이 60인치 모델보다 피크 화이트가 조금 더 밝은 편인데, 필드 화이트 패턴 때 보다는 화면의 일부만 화이트 일 때 특히 더 그렇다. (대개의 TV들은 사이즈에 따른 밝기 편차가 당연히 있다.)

말씀 드렸듯이 고정 명암비 수치는 사이즈나 그레이드에 관계 없이 대개의 쿠로 9세대 모델이 거의 비슷하다. 우열이 따로 없다. 측정해보면 다 비슷하게 나온다. 사실 이 정도의 고정 명암비 수치만 놓고 봐도 쿠로 9세대는 경쟁제품보다 월등 성적이 우수하다. 그런데 쿠로의 블랙을 높이 평가 되는 진짜 이유는 단순한 '고정 명암비'에 있지 않다. 수치 장난으로 변질된 고정 명암비에 현혹 될 것 없이, 실제 영상에서 보여주는 블랙의 깊이와 암부의 계조에서 쿠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탁월한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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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쿠로는 실제 영상에서의 블랙과 필드 블랙 패턴에서의 블랙이 그다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이 점이 쿠로의 가장 큰 강점이며, 펀치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 내는 원동력이다. 이를 몇 가지 간접적인 지표를 통해 살펴 보기로 하자.
 
Ansi Contrast 비는 우측 사진처럼 체커 보드의, 화이트와 블랙 사각형들을 측정해서 계산하는 데, 고정 명암비와 달리 흑백이 혼재된 상태에서 블랙이 화이트의 간섭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독립적으로 블랙의 깊이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지 살펴 보는데에 쓰인다. 물론 APC가 작동하는 PDP에서는 Ansi Contrast 역시 직접적 지표가 되지는 못한다. PDP는 화면의 구성 상황에 따라 동일한 계조 레벨에서도 밝기가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간접 지표는 된다. 더구나 쿠로처럼 계조와 감마가 안정되어 있으면, 그리고 앞서 언급했듯이 APL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 시그니처 모델이라면 충분히 유의미한 수치가 될 수 있다.

 4x4의 Checker Board 두 종류(Reverse Checker Board 포함)를 이용해 모델 별로 각 6차례에 걸쳐 측정해서 평균값을 구했다. (같은 영상을 오랫동안 고정 시키면 쿠로는 밝기가 약간씩 떨어진다. 또 Image Retention의 염려도 있어 수시로 화면의 종류를 바꾸어 다시 측정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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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M의 안시 명암비는 약 20,000:1, 600M은 약 9,000:1 정도가 나온다. 최근 출시된 플랫형 TV들의 안시 명암비는 5000:1을 초과하는 경우를 보기 힘들다. 둘 다 대단히 우수한 수준이다. 그런데 두 모델 간에도 뚜렷한 차이가 드러난다. 한 마디로 500M이 600M 보다 '더 밝고, 더 어둡다'.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고, 밝은 부분은 더 밝다는 뜻이다. 필드 블랙, 필드 화이트에서는 사이즈 간 차이가 별로 없다. 그래서 고정 명암비는 비슷하게 나온다. 그러나 실제 영상에서는 500M이 600M 보다 확실히 더 펀치감이 강하고 임팩트 있는 그림을 보여준다. 그 원인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앞서 리뷰했던 PDP-5020FD의 경우, 동일한 방식의 측정에서 안시명암비가 77.6 cd / 0.005 cd = 약 15,000:1의 수치가 나왔다.

모델의 등급에 관계 없이 50인치 모델은 60인치 모델보다 실제 영상을 볼 때 조금 더 블랙이 가라 앉는 편이다. 그 것이 단순히 사이즈 때문인지, 아니면 오리지널 파이오니아 패널(50인치)과 NEC 계열 패널(60인치)의 차이에서 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PDP-5020FD는 KRP-600M 보다 아랫 등급의 논 엘리트 모델이지만  실제 안시 블랙은 더 가라앉은 편이다. 그러나 안시 화이트는 그렇지 않다. 오히려 60인치임에도 불구하고 600M이 약간 더 밝다. 만일 60인치 논 엘리트 모델 PDP-6020FD였다면 5020FD보다 안시 화이트 레벨이 더 떨어졌을 것이다.(600M이 500M보다 밝기가 떨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따라서 이는 KRP-600M이 60인치라 하더라도 시그니처 모델이라 더 우수한 패널을 사용했기 때문이라 추정할 수 있다.

한편 KRP-500M와 PDP-5020FD은 같은 50인치이지만 500M이 더 밝고 높은 안시 명암비를 나타낸다. 블랙도 조금 더 내려 가고, 피크 화이트는 훨씬 우수하다. 8세대와 9세대의 여러 모델을 두루 살펴 보면서 필자는 쿠로의 명암비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을 수 있었다.

① 필드 블랙의 레벨은 사이즈와 등급에 관계 없이 다 엇비슷하다. (따라서 고정 명암비는 비슷하다)
② 실제 영상에서의 명암비는 사이즈에 따라 등급에 따라 다른데, 우선 블랙 레벨은 사이즈가 우선 요소이며 그 다음으로 등급에 따라 미세한 차이가 있다. 즉, 등급에 관계 없이 딜단 50인치 모델의 블랙이, 60인치 모델보다 더 어둡고 가라앉은 블랙을 나타낸다. 그러나 같은 사이즈 내에서는 시그니처가 엘리트보다, 엘리트가 논 엘리트 모델보다 실제 영상에서의 블랙이 미세하게 더 내려간다. 그러나 사이즈에 따른 편차에 비하면 별로 큰 차이는 아니다.
③ 실제 영상에서의 화이트 레벨은 등급이 우선하고, 그 다음으로 사이즈에 따라도 다르다. 즉, 윗 등급으로 갈 수록 피크 화이트가 더 밝으며, 동일한 등급이라면 작은 사이즈가 더 밝다. 시그니처 60인치가 논 엘리트 50인치보다 더 밝다. 물론 명암비를 좌우하는 큰 요소가 분모(分母)이다 보니, 블랙이 더 깊은 50인치 논 엘리트가 60인치 시그니처보다 안시 명맘비는 더 높게 나타난다. 그러나 실제 영상에서의 임팩트는 60인치 시그니처 모델이 훨씬 더 강하게 느껴진다.

비단 명암비 때문이 아니더라도 시그니처 60인치는 엘리트나 논 엘리트 50인치 모델보다 더 우수한 화질적 특징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발광 능력이 더 좋다. 따라서 색감이 더 풍부하게 느껴진다. 둘째, 정밀한 세팅을 통해 감마와 색상, 그레이스케일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다. 셋째, 고대역이 더 명세하고 또렷한 영상을 제공한다. 넷째, 화면이 더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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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같은 시그니처의 50인치와 60인치를 비교하면, 500M은 600M 보다 블랙이 더 차분하고, 더 다이내믹하며, 발색 또한 더 앞선다. 즉, 화질에서는 50인치가 60인치보다 확실히 더 좋다. 그러나 600M은 사이즈가 크다는 무시 못 할 장점이 있다. 이거 무시 못한다. 플랫형 TV는 아직 40~50인치대가 주종이다. 화면이 60인치 정도로 커지면 화질적인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쿠로 60인치는 안 그렇다. 특히 시그니처 모델 60인치는 화면의 임팩트와 화질의 임팩트가 서로 시너지 역할을 해주고 있어 대단히 매력적이다. 테스트 기간 동안 500M과 600M 모델을 나란히 놓고 동일한 영상을 계속 비교했다. 화질의 차이를 살펴보자고 보면 항상 50인치가 두드러져 보인다. 그런데 정작 프로그램을 오랫동안 시청하게 될 때에는 항상 60인치에 눈이 간다. 솔직히 50인치 시그니처가 옆에 자리하고 있어 비교되어 그렇지, 60인치 시그니처 모델도 이미 갈데까지 간 탁월한 수준의 화질인데다가 사이즈가 주는 압도감이 대단하다.

감마와 DRE 모드

쿠로 시그니처 모델을 테스트 하면서 가장 시간도 많이 들이고 고생도 많이 한 부분이 감마 테스트이다. 시그니처 모델은 5개의 감마 프리셋 모드를 제공한다. 또 Pro Adjust에서 가면 DRE 모드라는 것이 있는데 이 DRE에 따라 프리셋 감마 5개가 또 다 바뀐다. DRE(Dynamic Range Enhancer)는 인위적으로 계조별 밝기를 조정해 명암비를 높이는 방식이므로, 감마 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당연하다. 50인치와 60인치는 블랙과 화이트 레벨이 달라 감마 값도 다르다. 또 쿠로는 그레이스케일을 캘러브레이션 할 때 Green 값을 손대는 경우가 꼭 발생하는데, 이렇게 되면 디폴트 감마 값이 또 영향을 받을 소지가 커진다. 이렇게 감마 값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많다 보니 감마를 측정하고 테스트 하는데 엄청난 시간이 소요될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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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듭한 결과, 우선 DRE 모드 값을 설정하는 것이 우선 순위라는 결론을 얻었다. DRE는 OFF, LOW, MID, HIGH의 네 단계가 있는데 원칙적으로는 OFF가 맞다. DRE 개념 또한 명암비를 높이기 위한 '꼼수'의 일종이다. 옆 그래프를 보자. 붉은 색 커브는  정상적인 2.2 감마 그래프이다. 어두운 쪽과 밝은 쪽에 관계 없이 2.2 감마 값이 나란히 유지된다.  그런데 푸른 색 커브는 붉은 색 커브와 양상이 약간 다르다. 평균 값은 2.2로 동일하다. 그러나 암부(가로축 1~5) 쪽은 붉은 색보다 더 어둡고, 밝은 쪽(가로축 8~10)은 븕은 색보다 더 밝게 나타난다. 아랫쪽은 감마 값이 2.5~2.7 수준이고, 밝은 쪽은 감마 값이 1.3~1.8 수준이다. 이렇게 틀어져 버린 푸른 색 커브의 감마를 흔히 'S 커브 감마'라고 부른다. 그래프의 꺽어진 모습이 'S'자 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이 S 커브를 만드는 이유는 (1) 암부가 들뜨는 단점을 어느 정도 감출 수 있고 (2) 밝은 환경의 매장에서 자신들의 TV가 조금이라도 더 '쨍'하게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대신 치뤄야 할 댓가가 크다. 어두운 쪽, 밝은 쪽 할 것 없이 모두  뭉개져 자연스러운 계조 표현이 될 수 없다. 한 마디로 계조를 크게 왜곡 시킨다.

쿠로의 경우 명암비도 충분하고 계조가 우수해 굳이 위의 S커브 감마 모드를 만들 이유가 없다, DRE 모드도  OFF로 놓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 DRE를 OFF로 놓으면 쿠로는 Above White를 표현하지 못한다. 16~235의 비디오 레벨 신호를 정상적으로 처리한다면 디스플레이 기기는 패턴 상에서 -4% Below Black이나 105% Above White 같은 Out Range 신호를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쿠로는 Below Black은 문제가 없는데 Above White는 DRE를 OFF 시킨 상태에서는 제대로 표현을 하지 못한다. 그렇다고 완전히 클리핑 되는 것도 아니다. 105% White는 클리핑 되지만, 102% White는 또 희미하게 구별이 된다. 그런데 DRE를 LOW로 놓으면 Above White가 Clipping 없이 확실하게 표현이 된다.

따라서 타협점을 찾아야 했다. DRE LOW 상태에서 감마 값을 측정해보고 S 커브가 나타날 경우, 클리핑을 감수하더라도 DRE OFF를 선택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DRE LOW의 감마가 DRE OFF의 감마에 비해 그다지 크게 왜곡된 것이 없다면 클리핑이 없는 DRE LOW를 선택 하는 것이 나을 수 있다.

아래는 DRE 모드 4개 x  감마 모드 5개 = 총 20개의 감마 모드를 따로 따로 측정하여 평균 감마 값 및 10~30 IRE, 40~60 IRE, 70~90 IRE 계조 감마 값을 비교하여 표로 만든 것이다. (※ KRP-500M의 1080p/24Hz 모드에서의 측정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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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 OFF 모드를 보자. 다섯 개의 프리셋 모드 모두가 어두운 부분, 중간 부분, 밝은 부분 간의 감마 값에서 별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 것이 정상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LCD, PDP TV 들은 이렇게 정상인 감마 커브가 나타는 경우가 별로 없다. 비정상인 S 커브를 그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DRE OFF를 기준으로 할 때 적정한 감마 모드는 500M은 모드 2번, 600M은 모드 3번이다.

한편 DRE가 작동된 경우를 살펴 보자. 가장 극단적인 DRE HIGH의 경우, 감마 값이 가장 높은 모드 1을 선택해도 평균 감마 값이 2.01에 불과하다. 그런데 각 계조단위 별로 보면 전형적인 S 커브인 것을 알 수 있다. 어두운 쪽(10~30 IRE)은 감마 값이 2.31로 상당히 어두운 반면, 밝은 쪽(70~90 IRE)은 감마 값이 1.77도 날라간 영상이다. DRE MID 또한 비슷한 양상이다. 대개의 플랫형 TV들이 이런 식의 감마 커브를 만들곤 한다. 따라서 MID와 HIGH는 써서는 안 된다. 어두운 쪽, 밝은 쪽 모두 뭉쳐져 정보가 다 날라간 단순한 영상이 되어 버린다.

관건은 DRE LOW 모드이다. 일단 밝은 쪽에서의 의도적인 과장은 없다. 40~90 IRE의 넓은 범위가 일정한 감마 값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30 IRE 언더의 암부 쪽은 역시 의도적으로 더 어둡게 만들었다. 쿠로는 블랙이 깊고, 디테일 묘사력이 좋아 암부의 감마가 다소 낮아도 그렇게 영상이 뭉개져 보이지는 않았다. 따라서 DRE LOW 라 하더라도 (1) 30 IRE 언더 감마 값이 2.5 이내이고 (2) 40 IRE 이상의 감마 값이 평탄하며 (3) 40 IRE 이상의 감마 값 평균이 표준 감마 값(2.20)에 크게 어긋나지 않으면 수용할 만 하다고 판단 된다. 테스트 결과 DRE LOW는 다섯 개의 프리셋 모두 위의 (1), (2) 조건을 충족한다. 그러나 (3)의 조건까지 놓고 따지면 DRE LOW에서 가장 적절한 모드는 500M에서는 모드 1번, 600M에서는 모드 2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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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측은 DRE LOW 를 기준으로 했을 때 KRP-500M 및 KRP-600M의 평균 감마 값 표이다. 캘러브레이션을 하기 전 감마 값과 캘러브레이션을 마친 뒤의 감마 값이 약간 다른데, 500M보다 600M에서 더 큰 차이를 보인다. 500M은 조정 전이나 후 모두 모드 1이 2.20에 가장 가까웠다. 600M은 조정 전에는 모드 3, 조정 후에는 모드 2가 2.20에 더 가깝다. 나중에 그레이 스케일에 대해 다시 언급하겠지만,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DRE 모드가 바뀌거나, 감마 모드가 바뀌더라도 색온도에 그다지 영향을 주지 않는다. 따라서 사용자는 500M의 경우는 <DRE LOW+감마모드 1>과 <DRE OFF+감마 모드 2>, 600M의 경우는 <DRE LOW+감마모드 2>와 <DRE OFF+감마모드 1> 중 어떤 것을 선택해도 무방하다.

필드 유니포미티

필드 유니포미티 성능이 대단히 우수하다. 화면의 중앙, 코너 등의 밝기에 편차가 있는지 체크하는 스크린 유니포미티 테스트도 완벽히 통과한다. 또 화면의 특정 부분이 밝기가 달라짐에 따라 색이 변하는 현상도 전혀 없다. 논 엘리트 쿠로도 우수하지만, 시그니처 모델은 그 특성이 더 좋은 편이다. 또 500M과 600M 간에도 차이가 있다. 필드 블랙의 경우, KRP-500M은 중앙 부분이 0.002 cd가 측정 되었을 때 네 군데 코너 쪽의 밝기도 역시 0.002~0.003 cd 수준으로 측정된다. 그러나 KRP-600M은 중앙은 0.002 cd가 나오더라도 귀퉁이 코너 쪽은 0.004~0.007 cd로 중앙에 비해 다소 밝기가 높게 나타난다. 한편 밴딩 노이즈의 경우, 논 엘리트 모델은 20~30 IRE 부근의 White와 Green에서 미세하게 잡힌 편이나, 시그니처 모델은 그나마도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이는 역시 패널의 성능 차이 때문으로 추정된다.

Color와 Tint 조정

보통 TV는 Contrast, Brightness, Color(Saturation), Tint(Hue), Sharpness의 기본 화질 메뉴를 제공한다. 이 중 Color와 Tint는 보통 디폴트 값이 제일 잘 맞는 편이다. 그런데 쿠로는 그렇지 않다. 디폴트로 설정된 Color 값 0를 그대로 두면, 완전히 '물 빠진 원색'이 되어 버린다. Saturation을 더 높여야 한다. 사실 왜 디폴트를 그렇게 부정확하게 설정 했는지는 좀 의아하다. 쿠로의 몇 안 되는 단점 중 하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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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니처 모델의 프로 조정 모드에 들어가면 위와 같은 Blue Only Mode를 선택할 수 있다. DVE 나 AVIA 같은 캘러브레이션 디스크를 살 때 끼어 오는 Blue Filter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시그니처 모델이 전문가용 프로 장비로 설계 되었다는 '티'를 내는 셈이다. Blue Only Mode를 통해 Color SMPTE 패턴을 띄워 놓고 Color(Saturation)를 조정해 보니 +10 ~+13 수준으로 값을 높여야 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Color를 +10에 놓으면 Tint를 건드리지 않아도 되고, Color를 +11에 놓으면 Tint를 Green 방향으로 +1 시켜야 했다. 이는 KRP-500M, 600M 모두 동일했다. 둘 중 하나를 택하라면 <Color +11, Tint G1>이 조금 더 맞는 값이다. (물론 기기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어, 모든 쿠로 사용자에게 이 수치를 일률적으로 적용해도 되는지 장담할 수는 없다.)

Color Accuracy, Color Space

오로지 Wide Gamut 하나만 채택했던 논 엘리트 쿠로 모델과 달리 시그니처 모델은 두 가지의 Color Space 모드를 제공한다. Mode 1은 Wide Gamut이고, Mode 2는 Normal Gamut이다. 디폴트는 Mode 2 이다.

먼저 Mode 1 부터 살펴보자. 아래는 500M의 Color Space Mode 1의 색 좌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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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Wide Space 좌표이다. 지난 번 리뷰했던 PDP-5020FD의 색 좌표 도표(아래 그림)와 한번 비교해보자. 거의 똑 같다. R, G, B의 프라이머리 컬러는 물론이고 Yellow, Cyan, Margenta의 세컨더리 컬러까지도 좌표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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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좌표가 넓어지면 전체적으로 색상이 과포화 된다. 얼굴 피부에는 붉으스름한 끼가 과도하게 흐르고, 잔디색은 물감을 덧칠한 듯 부자연스럽게 나타난다. 영상미(美)에 예민 하지 않은 분들에게는 시원시원한 느낌을 주고 색감이 또렷하게 각인되기 때문에, 매장 내에서 경쟁사 제품들과 비교 될 때는 더 강한 인상을 주게 된다. 그래서 파이오니아도 논 엘리트 모델에는 와이드 개멋을 고정 컬러 스페이스로 설정한 것이다. 그러나 와이드 개멋은 "틀린 색상 범위"이다. 원래의 색상이 아닌, 과장된 인위적인 색상이기 때문에 틀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된다. 잠깐 동안은 이목을 더 끌 수 있을지 몰라도, 고화질의 고급영상을 감상할 때에는 색상의 부자연스러움 때문에 방해를 받게 된다. 그래서 요즘은 삼성, 소니, LG 모두 와이드 개멋을 쓰지 않는다. BT.709의 표준 좌표에 맞게 세팅하는 추세이다.

아래는 500M의 Color Space Mode 2의 색 좌표이다.(Calibration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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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선은 500M의 색 좌표이고, 거의 겹치듯 보이는 회색 선은 표준 BT.709 좌표이다. 500M의 색좌표는 BT 709에 거의 근접한다. 그러나 100%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래프에서 보듯 Green의 x 값이 살짝 벗어나 있다. 그리 큰 차이는 아니다. Red와 Blue는 거의 일치한다.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 쿠로 M 시리즈는 일본 내수 및 유럽 수출형 모델이므로,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ITU-R BT.709가 아닌 EBU의 색 설정 좌표를 따른다는 점이다. (일본의 경우는 프로용과 컨슈머용이 분리되어 709와 EBU 3273이 혼용 되는, 좀 복잡한 구조이다.) 아래는 KRP-500M의 색좌표를, BT709 대신 EBU 3273 기준에 대비 시킨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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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에서 보듯, 흰색선(KRP-500M 색좌표)과 회색선(EBU 표준 색좌표)는 거의 완전히 일치해서, 회색선이 흰색선에 가려 보이지 않을 정도이다. 이로 미루어 KRP-M 시리즈가 EBU를 표준 좌표로 삼아 세팅이 된 것은 확실해 보인다. 물론 미국형 시그니처 모델인 PRO-111/141FD은 BT 709와 일치하는 색좌표를 가지고 있다. 이 것이 M 시리즈와 111/141FD의 차이점 중 하나이다.

그런데 BT 709와 EBU 색 좌표는 실제로 별 차이가 없다. EBU(European Broadcasting Union)는 ITU-R Recommended BT 규약과 별개로 운용되는 개념의 단체가 아니다. EBU 또한 ITU-R을 기본으로 해서, 자체 권고안을 설정한다. EBU는 HDTV에 대한 대응이 ATSC 보다 많이 늦었는데, 프로 및 컨슈머용 비디오 모니터에 대한 EBU 3320 규약에서는 BT 709를 HD 표준안으로 받아 들이고 있다. 그러나 FPD(Flat Panel Displays)에 대한 EBU의 가이드 라인에서는 EBU Tech 3273의 u'v' 좌표를 프라이머리 개멋으로 지정하고 있다. EBU Tech 3273의 u'v' 좌표는 우리가 이전에 일반적으로 EBU(SDTV) 좌표라고 부르던 것이다. 그런데 EBU 3273 좌표는 실제로 ITU-R BT 709와 값이 거의 비슷해서, 구별 한다는 것이 사실 별 의미가 없다. EBU의 가이드 라인에서도 '양 좌표 간의 차이는 무시해도 좋을만큼 작다'고 언급하고 있다.

실제로 위에서 본 두 개의 CIE 차트를 보면, EBU에 정확히 들어맞는 500M의 색좌표가 BT 709에 맞추어도 Green의 x 값만 살짝 벗어났을 뿐 나머지는 거의 일치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BT 709와 EBU 3273은 오로지 Green의 x 값만 0.010 차이가 있을 뿐, Red, Blue는 완전히 일치하고 Green도 y 값은 완전히 동일하다. 아래는 BT.709와 EBU의 표준 색좌표 값 및 KRP-500M과 600M의 측정 색좌표를 나열한 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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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709와 EBU는 오로지 Green의 x 값이 0.300과 0.290으로 다를 뿐, 나머지 좌표값은 완전히 일치한다. KRP-500M의 색좌표를 보면 EBU에 100% 완벽히 들어 맞는다. (±0.005은 오차범위이므로 동일한 값으로 간주한다.) KRP-600M도 EBU에 거의 일치한다. 그러나 500M만큼 완벽히 들어 맞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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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709와 EBU의 색 좌표 값 차이가 크지 않고, M 시리즈에 색 좌표를 보정하는 CMS 조정 기능이 있기 때문에, 약간의 Calibration 과정만 거치면 M 시리즈의 색 좌표를 BT.709에 거의 일치하게 만들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게 할 필요도 없고, 또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자신들이 설정한 표준 디폴트 색좌표에 맞도록 처음부터 철처하게 설계가 된 제품이어서, 색좌표를 바꾸게 되면 그레이스케일이 속성이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게다가 CMS는 luminance와 saturation의 포인트는 손대지 못하고 오로지 tint만 조정이 되기 때문에, 좌표 조정에 한계가 있으며, 조정 시 움직여야 하는 값의 범위도 매우 커진다. CMS와 그레이스케일의 조정의 합치점을 찾기 위해, 며칠 간 기기를 붙잡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본 결과, 필자가 내린 결론은 다음과 같은 것이다.

①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CMS 조정을 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②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굳이 CMS 조정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기본적인 색좌표가 정확하다.
③ CMS를 조정해서 색 좌표를 더 정밀하게 조정을 할 수는 있으나, 대신 그레이스케일이 흐트러지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두 가지를 다 만족 하는 방법은 없다. 그런데 전자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을 +10 이라고 하면, 후자를 통해 잃게 되는 것은 -100에 해당된다. 따라서 ①과 같은 결론이 나온 것이다.

표준 색상에 대한 왈가왈부 많은 주장이 있는데, 종합해서 딱 한 마디로 정리 하면 "BT 709가 표준이다". 소스가 필름이냐, 방송용 비디오냐, 포스트 프로덕션 과정이 어떻게 되느냐, 텔레시네 및 그 이후의 디지털 미디어가 되기 까지의 영상 처리 과정이 어떠했느냐, 주파수와 프레임 레이트가 어떻게 되느냐 등등... HDTV 표준 색좌표는 고려 해야 할 요소들이 많다. 하지만 사실 그렇게 심각하고 엄밀하게 따질 것도 사실 없다. BT 709와 EBU는 한끗 차이도 안 되기 때문에, 구분이 별 의미가 없다.
 
EBU 좌표 기준으로 500M의 색 좌표를 살펴보면, R,G,B는 퍼펙트한 수준이지만, 세컨더리 컬러인 Y. C, M은 약간씩 벗어나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기본 메뉴의 Color/Tint 값이 모두 0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서 쿠로는 Color/Tint의 디폴트 값이 다소 어긋나 있다는 말씀을 드린 바 있다. 이 것부터 맞추어야 한다. Color +11, Tint G+1로 조정을 마쳤다. 이렇게 하면 CMS를 통해 세컨더리 컬러의 틴트를 조정한 것과 같은 효과를 준다. 아래는 Color/Tint 조정 및 그레이 스케일 Calibration까지 모두 마친 뒤 다시 측정한 500M의 CIE 좌표이다. (기준은 EBU 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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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CIE 차트를 보면, 캘러브레이션 이전과 비교할 때 Yellow, Cyan, Margenta가 현격하게 표준 좌표에 근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BU 좌표를 기준으로 할 때 프라이머리(RGB), 세컨더리(YCM) 모두 나무랄 데 없이 정확히 들어 맞는 우수한 Color Accuracy를 보고 있다. 단지, RGB는 디폴트에서 이미 정확히 맞은 상태이지만, YCM은 Color/Tint 조정을 해야만 맞게 된다는 것이 2% 아쉬운 점이다.

필자는 여러 대의 9세대 쿠로 제품을 테스트 해보면서, 각 제품들이 그레이 스케일, Color/Tint, CMS 등에서 약간씩 서로 다른 특성을 보인다는 점을 알았다. 특히 Gray Scale 색온도 조정 수치는 각 기기마다 편차가 꽤 큰 편이다. 한편 Color/Tint 는 그다지 큰 차이가 없었다. Color 값은 +10~+13 사이에서 조정이 되어야 한다.(이에 맞추어 Tint 값도 조정이 바뀌어야 한다.) 왜 디폴트 값을 이렇게 엉뚱하게 만들어 놓았는지는 참 의문이다. 비단 9세대 쿠로만 그랬던 것이 아니다. 8세대 쿠로 때에도 그랬다.

아래는 KRP-600M의 Calibration 후의 CIE 1931 좌표이다.(기준은 EBU 좌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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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M 역시 500M과 마찬가지로 Calibration 후에는 RGB 뿐 아니라, YCM 까찌도 표준에 거의 일치하는 아주 우수한 색 정확도를 보인다. 굳이 500M과 비교하자면, 600M은 Red가 약간 더 과포화 된 상태이다. 그렇다보니 세컨더리 컬러에서도 Yellow 의 정확도가 500M 보다 약간 뒤떨어진다. (역시 조금 과표화된 느낌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비교일 뿐 전체적으로는 500M, 600M 모두 색 정확도는 만점 수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Color Temperature, Gray Scale

쿠로의 계조 평탄성이 좋은 것은 이미 3, 4세대 제품 때 부터 정평(定評)이 나있다. 문제는 디폴트 값이다. 고가의 측정 장비를 갖출 수 없는 일반인들은 디폴트 값을 그대로 이용 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모델의 컨셉이 점문가용 프로 장비 아니냐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다.) 그런데 디폴트 값 은 6300K 전후로, 약간 낮은 편이며 (Pure Mode-색온도 Manual 모드 선택 시), δE 값은 평균적으로 7 정도를 유지했다. 1/9 Window 패턴과 Photo Research PR-650을 이용해 측정했는데, 0.8 cd 이하의 10 IRE 값은 포토리서치가 광량의 값은 잘 읽어 내는데, 색 분석은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따라서 20 IRE~100 IRE 범위 내에서 색온도를 조정하되, 10 IRE는 육안으로 통해 20~30 IRE와 대조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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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표는 1080p/24Hz에서의 KRP-500M과 KRP-600M의 Grayscale 디폴트 값이다. 표에서 보듯 500M과 600M 모두 20~100 IRE의 계조값이 매우 평탄하다. 계조별 색온도는 무엇보다도 "평탄성"이 중요하다. 계조별로 색온도가 들쭉날쭉하면, 밝기의 변화에 따라 그림의 톤이 달라져 버린다. 그러나 옆처럼 평탄성이 확보되면 약간만 조정해도 전체적인 그레이스케일이 크게 개선된다. 옆 표에서 단 한 가지 신경 쓰이는 것은, 600M의 20 IRE 값이다. 다른 계조들의 δE 값과 유독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보통 이런 경우 캘러브레이션을 시도할 때 암초 역할을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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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re> Mode에서 <Color Temp> 항목을 <Manual>로 놓은 뒤, 커서키를 통해 진입을 하면 우측 화면의 <White Balance>를 조정 메뉴가 나타난다. "High"는 Gain, "Low"는 Bias를 의미한다. Gain/Bias는 기기마다 적용 범위에 편차가 있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의 경우, High, Low 모두 전대역에 폭넓게 영향을 미치는 편이며, 비교적 매우 정세하게 조절이 되는 편이다. 플랫형 TV들은 대개 같은 밝기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광량이 수시로 바뀌어, 같은 세팅 값에서도 매번 다른 결과의 색온도 값이 나타나는 경우가 잦은데, 쿠로는 그런 현상이 거의 없었다.

10~30 IRE는 Low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한편, High 값에도 섬세하게 반응하는 편이고, 40~60 IRE는 High, Low 양쪽 값에 고르게 영향을 받는다. 70~100 IRE는 High 값에 민감히 반응하나, Low 값에도 미세한 반응을 보인다. 예상한대로 암부의 경우, 10~20 IRE는 30~50 IRE와 별개의 독립적인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색온도 조정 시 가장 민감하게 신경 써야 할 부분은 10~20 IRE를 맞추기 위해 조정한 값이, 30~50 IRE의 색온도를 엉뚱하게 만들어 놓지는 않는지, 또 그 반대의 경우는 없는지 체크하고, 그 타협점을 찾아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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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yscale 조정 시 유의해야 할 점 또 하나는, 앞서 언급 했듯이 쿠로 시그니처는 가급적 CMS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CMS를 건드리면 Grayscale이 심하게 영향을 받는다. 특히  암부의 계조 평탄성이 많이 흐트러지게 된다. 물론 그렇다해도 캘러브레이션이 아주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어찌어찌 하면 엇비슷하게 맞출 수는 있다. 그러나 얻는 효과에 비해 지불해야 할 시간적 고생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왠만하면 CMS를 건드리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다른 쿠로의 특성 한 가지는, 1080p/24Hz와 1080p/60Hz, 1080i/60Hz 등 서로 다른 수평주파수 및 프레임 레이트에서도 모두 동일한 Gain/Bias 값의 적용을 받는다는 점이다. 즉, 1080p/24Hz 해상도에서 Grayscale을 맞춘 뒤 그 High, Low 값을 그대로 다른 주파수에 옮겨 적어도, 거의 똑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매 수평 주파수 및 프레임레이트 마다 따로따로 캘러브레이션을 하지 않아도 좋으니, 보통 편한 것이 아니다. 위에 필자가 테스트한 기기의 White Balance 수동 조절 값을 적어 놓았다. 그러나 말씀 드렸듯이 이 값은 모든 시그니처 기기에 일률적으로 적용될 수 없다. 기기마다 다 각기 특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 점 유의하시기 바란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은 각각의 해상도 및 프레임레이트에 따라 다 각각의 메모리 페이지를 갖는다. 예를 들어 보자. Input 5에 입력된 1080p/24Hz의 블루레이 소스가 걸었다고 하자. 이를 기준으로 그레이 스케일이나 여러 화질 조정 메뉴를 열심히 조정한 뒤, 잠시 뒤 같은 Input 5에 1080i/60Hz의 공중파 방송 소스를 입력 시키면 방금 전에 조정 했던 조정 치가 모두 사라지고, 디폴트 상태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조정한 것이 지워진 것이 아니다. 같은 입력에서도 해상도에 따라 프레임 레이트에 따라 다 각각 다른 메모리를 쓰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합리적이지만, 한편으로는 번거롭다. 1080p/24Hz 세팅치와 1080i/60Hz 세팅치가 같더라도, 일일이 손으로 적어 놓고 나중에 리모컨으로 버튼을 눌러 옮겨 넣어야 한다. 이런 점을 깜박 잊고, 블루레이 영상을 보면서 화면을 조정해 놓고서, 나중에 공중파 영상을 시청할 때 그때 조정한 값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줄 착각한 채로 계속 보는 경우가 종종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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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은 캘러브레이션을 마친 뒤의 500M과 600M의 각 해상도 주파수/프레임 레이트별 색온도를 측정한 값이다. 먼저 KRP-500M을 보자. 한 마디로 놀라운 수준의 Grayscale이다. 1080p/24Hz, 1080p/60Hz, 1080i/60Hz 모두 δE(델타 에러) 값이  전대역에 걸쳐 0~1 범위를 벗어나지 않으며, δE의 값이 0인 계조도 5~7개에 이른다. δE는 특정 색 좌표와 D65 포인트와의 거리값의 제곱근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표면적인 색온도 값 뿐 아니라, Red/Blue와 Green의 밸런스 관계까지도 감안해서 산정되기 떄문에, 사실 Grayscale에서는 표면 색온도보다 δE 값이 더 중요한 지표이다. δE가 0을 보인다는 것은, R,G,B가 D65 포인트를 중심으로 완벽한 밸런스를 이루고 있다는 뜻이 된다. 대개의 디스플레이 기기의 경우, δE가 0인 계조가 2~3개 정도만 되어도 "그레이스케일이 대단히 좋은 기기"로 평가받는다. 그런데 500M은 δE 값이 0로 나타내는 대역이 전체의 2/3에 이른다. 근래 보기 드문 수준의 평탄한 그레이스케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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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는 500M 모델의 계조별 RGB Level이며, 아래는 500M 모델의 계조별 색온도 히스토그램이다. 우수한 그레이스케일 특성이 두 그래프에 모두 잘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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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KRP-600M의 캘러브레이션 후 그레이스케일을 살펴보자. 500M과 대동소이하다. 해상도에 관계 없이 전(全) 계조에서 6500K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δE도 5~7개 수준으로 탁월하다. 단, 500M와 비교하자면 오로지 20 IRE의 δE가 2~3 수준으로, 약간 벗어나 있다는 점만 다른데, 앞서 이 부분이 염려된다고 말씀 드린바 있다. 쿠로 시그니처는 Red에 대한 감도가 20 IRE와 30~50 IRE 부분이 서로 많이 다른 편이다. 그래서 20 IRE를 정확하게 맞추면 30~50 IRE의 색온도가 틀어진다. 그래서 20 IRE를 6600~6700K 수준으로 높여야 나머지 중간 대역까지가 완벽히 D65 포인트에 머물게 된다.

500M과 600M의 그레이스케일은 감마, DRE, Film Mode, Energy Save, Color, Tint 등의 수치 값을 바꿔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는다. Brightness는 영향을 주기는 하나, 그 효과가 미약하다. 반면, Contrast는 아주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CMS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색온도 조정을 마친 뒤에는 Contrast와 CMS를 다시 만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실제 영상

과연 쿠로 시그니처는
그 명성에, 'Signature'라는 Naming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훌륭한 화질을 보여 주었다. 9세대 쿠로의 공통적인 특징인 깊고 단단한 블랙과 우수한 계조 표현력, 뛰어난 발색 능력에 덧 붙여, EBU 표준 좌표를 정확히 구현한 색 정확도와, 근래 보기 드문 탁월한 Grayscale, 그리고 Advance Film Mode에서 구현되는 72Hz True Rate 3:3 풀 다운 및 정확한 Film Adaptive Processing, 그리고 우수한 Field Uniformity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화질 평가 항목에서 퍼펙트한 성능을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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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오니아가 홈 일렉트로닉 사업에서 철수하게 된 것은 애석한 일이다. 그러나 철수하기 직전에 상징적 의미를 지닌 이런 레퍼런스 제품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떠난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 하겠다. 앞으로도 몇 년간 디스플레이 시장은 LCD가 주도하는 세상이 될 것이다. 쿠로 시그니처 모델이 아무리 레퍼런스 화질이니 뭐니 말해도, 밝은 환경에서 밝은 소스를 높은 Contrast 수치로 시청할 때에는 이놈 저놈 구별이 거의 안 간다. 엣지 딱딱 끊어지고, 시원하게 밝고 화려하게 그림을 전달해 주는 LCD TV가, 게다가 손가락 한 마디만큼의 얇기와 멋진 디자인까지 갖추었니 대세가 되는 것은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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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쿠로 시그니처는 불을 완전히 끄고, 고화질의 블루레이 소스를 6500K 색온도에 딱 맞추어서 진지하게 볼 때에만 그 화질의 우수함이 드러난다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전혀 그렇지 않다. 필자도 야구 시합을 보거나, 에능 프로, 뉴스, 드라마 등을 볼 때 심각하게 화질을 조정해 가며 보지 않는다. 그러나 이들 소스들에서 조차도 쿠로 시그니처의 위력은 대단하다. 다른 플랫형 TV의 화면을 아주 간단하게 압도해버린다. 물론 앞서 언급한 고화질 소스에서, 또 캄캄한 환경에서는 그 성능이 더 크게 빛난다. 쿠로는 SD급 소스와 HD급 소스의 화질차가 좀 두드러지게 나는 편이다. HD급 소스의 화질이 워낙 좋아서 상대적으로 더 그렇게 느끼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SD급 소스를 환하게 해 놓고 해 볼 때에는 쿠로 또한 그냥 평범한 TV 수준이다. 그러나 노이즈가 지글한 아날로그 케이블 SD급 소스를 볼 때에도, 블랙의 안정감, 동적 해상도의 우수함, 계조의 뛰어남은 그대로 배어져 나온다. 평범하되 무언가 격이 다른 느낌이다. HD급 소스로 비교하면 그때에는 천하무적(天下無敵)이다.

끝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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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말씀 드렸듯이 쿠로 시그니처 플라즈마 모니터는 이제까지 출시된 그 어떤 플랫형 TV 보다 우수한 최상급 레퍼런스 제품이다. 플랫형 TV 뿐 아니라  CRT TV들도 일반 민수용 제품들은 경쟁 상대가 되지 못한다.  BVM-D 시리즈, F 시리즈 같은 하이엔드 프로용 모니터들과 견줄만한 수준이다. 사실 이들 제품과 비교하더라도 계조의 정세함, 감마, 색상의 풍부함은 약간 열세일 수 있으나, 블랙은 오히려 조금 더 좋을 듯 싶고, Uniformity와 Grayscale 평탄성 등은 훨씬 앞선다고 말할 수 있다. 무엇보다 코딱지만한 이들 CRT와 달리 쿠로는 50~60인치의 큼지막한 사이즈에서 이런 화질이 구현 된다는 것이 놀랍다.

기술이란 늘 발전하게 마련이다. 새로운 기술, 새로운 소재의 TV 또한 언젠가 등장할 것이다. 따라서 언젠가 쿠로를 능가할 화질의 제품도 나타날 것이다. LCD TV가 그 역할을 하기는 힘들어 보인다. 아주 특별한 비약적 사건이 수반되지 않는 이상 말이다. 하지만 Post-LCD TV도 곧 등장하지 않겠는가. 단, 시간은 좀 걸릴 것 같다. 어찌되었든 그때까지는 쿠로 시그니처의 화질에 도전할 직시형 TV를 만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최 원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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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Equipment

● Color Spectro Radiometer : Photo Research PR-650
● Luminance Measuring Meter : Minolta LS-100
● Test Pattern Generator : AccuPel HDG-4000
● Analysis Program : Datacolor Colorfacts Professional 7.5
● Source Component : Playstation 3, Pioneer BD-09FD, Panasonic BW900, LG 3430 Digital Tuner, TVX 6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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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